"빛을 따라서 더 열심히 투쟁해서 꼭 여러분을 만나러 가겠습니다." 고공농성 1년, 박정혜, 소현숙 동지의 이야기
  • 해당된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의 투쟁

"빛을 따라서 더 열심히 투쟁해서 꼭 여러분을 만나러 가겠습니다." 고공농성 1년, 박정혜, 소현숙 동지의 이야기

2025년 1월 10일(금), 먹튀자본 니토덴코에 맞서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박정혜, 소현숙 동지가 공장 지붕에 올라간지 1년 하고도 이틀이 지난 날,  ‘고공농성 1년 한국옵티칼하이테크 희망텐트’에 함께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 옵티칼하이테크 공장 앞에 모였다. 박정혜, 소현숙 동지는 고공 위에서 전화연결을 통해 그 자리에 모인 이들에게 발언을 전했다. 두 동지의 목소리를 더 널리 전하고자 스튜디오 알 영상을 지면을 통해서도 전한다.

 

 

소현숙

오늘 희망텐트에 함께해주신 동지 여러분, 시민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는 한국옵티칼하이테크 조합원 소현숙입니다. 투쟁!

 

저희가 오랜 시간 동안 열심히 일해온 공장에서, 정말 하루아침에 화재를 핑계로, 같은 회사가 아니라는 말도 안 되는 핑계를 대면서, 보험금이랑 물량만 홀랑 가지고, 도망치려고 하는 니토덴코를 붙잡고, 저희가 빼앗긴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되찾기 위해서 투쟁을 결심하는 과정은 정말 쉽지가 않았습니다.

 

먼지보다 작은 노동자의 힘으로 정말 거대한 자본과 또 권력을 가진 기업에게 지금의 부당함을 지적하고 노동자의 권리를 주장하는 건 지금의 대한민국에서는 정말 너무나 힘겹습니다.

 

이대로 공장이 문을 닫으면 길거리로 노동자들이 쫓겨나는 걸 알면서도 지자체나 외국인 투자기업을 관리하는 공단의 관계자들은 눈 하나도 깜빡하지 않았습니다. "어쩔 수 없다" "자기들은 할 수 있는 게 없다" 사실상 손을 놓고 지켜보기만 했습니다.

 

속으로 차오르는 울분을 참으면서, 이대로는 포기할 수 없었기 때문에, 솔직히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저희들은 거리에 나섰습니다. 거리에서 외롭게 투쟁하는 저희들에게 다가온 건 이름 모를 시민분과 연대 동지들이었습니다. 

 

동지들께서 옵티칼로 모여주신 덕분에 작년에 비바람이 몰아칠 때 크레인과 경찰을 동원해서 노동자들을 끌어내려는 지자체와 공권력을 막아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니토덴코가 저희 노동자들에게 가하려고 했던 단전과 가압류 등도 지금까지 잘 막아낼 수 있었습니다.

 

기업은 저희 노동자를 그냥 시간당 생산량, 그런 것만 따지는 기계로 봅니다. 저는 저희 옵티칼의 투쟁으로 지금 노동자를 대하는 이 사회가 좀 바뀌었으면 좋겠습니다. 조금씩 조금씩 좋은 결과가 생겨서, 옵티칼 투쟁도 승리하고

오늘 함께 해주신 동지들께도 힘이 나는 세상이 올 때까지, 여러분들이 오늘 모아주신 희망의 빛을 가지고 열심히 싸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박정혜

네 안녕하십니까 한국옵티칼하이테크 수석부지회장 박정혜입니다. 투쟁!

솔직히 어저께 정말 날씨가 많이 추웠습니다. 그래서 밤새 걱정을 많이 해서 잠을 못 잤습니다. 여러분들이 이렇게 오시는데 '추우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으로 정말 많은 걱정을 했고, 또 '어떤 말씀을 드려야 될까'라는 고민으로 어저께 진짜 한숨도 못 잤지만 오늘 이렇게 여러분들과 동지분들을 만나게 되니 저희의 하루의 피로가 풀리는 것 같습니다.

 

앞서서 저희 사안들을 이렇게 좀 들으셨겠지만, 저희가 고공에 오를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니토덴코는 솔직히, 잃은 게 없습니다. 니토덴코는 많은 혜택을 받았고 불이 나면서 보험금도 받고 아직까지 평택이라는 공장에서 저희 물량을 가지고 가서 생산을 하며 수익을 내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신규 채용까지 했으면서 여기서 그렇게 가서 일하고 싶다는 노동자들은 내팽개치고 쳐다보지도 않습니다.

 

여기에 불이 나고 모든 책임은 노동자들이 다 짊어졌습니다. 그래서 그게 너무, 열심히 일한 이 회사에 분노가, 억울해서, 저희는 어떻게든 저 평택의 니토옵티칼로 일을 하러 가겠다는 마음으로 이 고공농성에 올랐습니다.

 

처음 정말 추운 날씨에 올라왔고 따뜻한 봄도 왔고 정말 더운 여름도 왔고 제가 제일 좋아하는 가을도 왔고 겨울이 또 이렇게 찾아왔습니다. 솔직히 이렇게 오래 있을 거란 생각을 하지 못했는데, 어떻게 열심히 싸웠는데, 아직까지 이렇게 고공에 있습니다.

 

1년이란 시간 속에 이 하늘 감옥에서 이 사회와 단절되고 있었을 때 정말 힘든 시간도 많았고 지쳐서 내려가고 싶은 순간들도 정말 많았습니다. 근데 저희가 그 시간보다 저희를 위해서 항상 연대해주시고 저희 목소리를 대신해서 알려주시고 그리고 100일, 200일, 300일에 연대 단위를 점점 넓혀주시면서 저희를 위해서 항상 응원해주시고 연대해주신 분들이 그 긴 시간을 함께해주셨기 때문에 저희가 이렇게 고공에서 무사하게 1년을 버틸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자리를 비롯해서 정말 저희와 함께 싸워주시는 동지분들과 시민분들께 감사하다는 인사드리겠습니다. 오늘 말 그대로 저희에게 빛이 돼 주시기 위해 오셨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그 빛을 따라서 집으로 돌아가고 현장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그 빛을 따라서 더 열심히 투쟁해서 꼭 여러분을 만나러 가겠습니다. 그 길에 항상 함께해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투쟁!

 

니토덴코 심판하고 현장으로 돌아가자!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