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서 스코틀랜드까지, 한국석유공사와 다나 페트롤리엄을 규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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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신문

울산에서 스코틀랜드까지, 한국석유공사와 다나 페트롤리엄을 규탄하다

25.11.26. 이스라엘 집단학살 공모기업 한국석유공사 규탄 국제행동의 날

  • 강진관
  • 등록 2025.12.18 12:35
  • 조회수 1,427

지난 2년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집단학살과 군사점령에 맞서 싸워온 팔레스타인 연대 단체들이 11월 26일 울산 한국석유공사 본사 앞에 모여 한국석유공사·다나 페트롤리엄 규탄 국제행동의 날 집회를 열었다.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 소속 노동조합, 팔레스타인 평화·연대 단체, 한반도 평화 단체, 기후정의운동 단체, 환경운동단체, 진보 4당, 정치·노동·사회·시민 단체, 개별활동가들이 한국석유공사 앞에 모였다.

 

서울에서 달려온 버스가 집회장에 도착하며 ‘국제행동의 날’ 사전행동이 시작됐다. 노동당, 정의당 현수막이 걸린 집회장에서 오픈마이크, 현수막 걸기, 연날리기, 피켓 만들기, 분필 행동, 피켓 걸기, 노래 배우기, 커피 나누기 등 다양한 행동은 국제행동의 날 집회를 돋보이게 하는 프로그램이었다.

 

 

작지만 소중한 국제연대 불꽃

 

‘국제행동의 날’은 한국 울산과 영국 스코틀랜드와 런던에서 진행됐다. 한국에서는 팔레스타인과연대하는한국시민사회긴급행동, 팔레스타인의평화를위한울산긴급행동, 기후정의동맹, 기후위기비상행동,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 민주노총 기후위기대응특별위원회가 공동주최했다. 석유공사 앞에는 서울, 울산, 부산, 대전 등에서 50개 단체와 활동가 150여 명이 참가했다.

 

영국에서는 스코틀랜드팔레스타인연대캠페인(SPSC) 등 수십 명의 활동가가 다나 페트롤리엄 본사가 있는 스코틀랜드 애버딘 및 에든버러, 런던 주재 한국대사관 앞 항의행동을 조직했다. 지난 10월 휴전 발효 이후에도 이스라엘의 학살과 봉쇄가 지속되는 가자지구, 극우 시온주의자들의 테러와 불법 점령촌 확장으로 고통받는 서안지구 등 팔레스타인 현지 단체들도 국제행동의 날 집회의 의미와 정신에 연대했다.

 

좌: 다나 페트롤리엄 스코틀랜드 본사 / 우: 런던 주재 한국대사관 

 

국제행동의 날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식민지배, 가자지구 점령과 집단학살에 맞선 긴 투쟁의 연장에 있는 집회였다. 또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침공 직후, 석유공사가 100% 지분을 소유한 다나 페트롤리엄을 통해 가자지구 원유와 가스를 수탈하는 범죄행위 중단을 촉구하는 항의행동이었다. 나아가 한국석유공사가 지구 곳곳에서 벌이는 기후위기 가속 행위를 규탄하는 자리였다.

 

참가자들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식민지배, 가자지구 집단학살과 자원 수탈, 전쟁과 학살로 이윤을 쌓는 자본, 기후위기 등 모든 것이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낱낱이 폭로했다. 또한 지난 10월 10일 3단계 휴전안 발효에도 이스라엘은 여전히 가자지구 53% 이상을 점령하고 있으며 수백 명을 학살했음을, 팔레스타인 230만 민중의 자결권을 짓밟고 있음을 규탄하며 팔레스타인 해방을 향한 저항을 결의했다.

 

 

이스라엘과 한국석유공사의 집단학살 공모를 규탄한 연사들

 

국제행동의 날 집회는 팔레스타인과연대하는한국시민사회긴급행동 지혜 활동가의 사회로 시작했다. 연사들은 이스라엘의 식민지배와 집단학살, 집단학살 공모와 기후위기 등 다양한 각도에서 한국석유공사와 이재명 정부를 규탄하며 팔레스타인 연대를 호소했다.

 

여는 발언에 나선 팔레스타인과연대하는한국시민사회긴급행동 한나 활동가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한 서구 언론의 거짓 선전을 비판하고 “일제강점기에 누가 가해자인지 이해하는 것이 복잡하지 않은 것처럼 팔레스타인 문제는 전혀 헷갈릴 게 없다”고 발언했다. 또한 지난 10월 발효된 휴전에 대해 “이스라엘은 언제든지 집단학살을 재개할 수 있고 심지어 이미 수백 번 휴전을 어겼으며 지금도 ‘저강도’ 집단학살을 자행하고 있다”며 식민지배와 군사점령 지속 아래 이루어진 휴전의 기만성을 비판했다. 이어서 전쟁범죄에 가담하며 죽음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HD현대, 한화 에어로스페이스, 한국석유공사, 카이스트, 연세대학교 등등 이스라엘과 거래하고 교류하는 기업과 기관”들을 규탄했다. 마지막으로 “이스라엘에 대한 한국 기업과 정부의 지원과 거래, 그리고 관계를 끊어내는 게 한국인들의 책임”이라며 발언을 맺었다.

 

다음으로 가자지구 출신 난민 활동가 살레 알-란티시 동지의 당사자 발언이 뎡야핑 활동가의 통역과 함께 이어졌다. 그는 어린 시절을 소환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봉쇄와 전쟁의 실체를 폭로했다. “전쟁과 숨 막히는 봉쇄는 일상의 작은 일도 고통스럽게 만든다. 정전은 단순히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었고 이스라엘 점령군이 고의로 전력을 무기로 삼아 가자지구 민간인을 억압하고 체계적으로 해치는 노력의 일부”라며, “이스라엘은 연료 반입을 어떨 땐 허용하고 어떨 땐 차단하면서 가자지구를 압박하고 고의로 파괴하려 든다. 설상가상으로 이 연료 자체가 약탈당한 자원이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의 천연자원을 약탈해,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접근할 수 없게 막았고, 전쟁의 무기로 활용했다”고 발언했다. 따라서 억압체제를 강화하는 거래에 대한 참여는 범죄 공모이며 “집단학살을 자행하고, 타국을 점령하는 정부와 사업을 유지하는 것은 기본적인 인권을 희생시키고 파시즘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이라고 규탄했다. 그렇기에 한국석유공사는 이스라엘과 모든 협력을 즉각 멈춰야 하며, 이것은 단지 도덕적 문제가 아니라 법적 의무임을 강조했다.

 

 

이어서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 최용규 본부장은 이스라엘이 벌이는 전쟁은 집단학살이라고 규정한 후, 한국석유공사가 전쟁에 에너지를 대고 있다며, 석유공사는 “대한민국 국민과 전 세계인 앞에 사과하고 즉각 이스라엘에 에너지를 대는 행위에서 모두 철수하라”고 발언했다. 또한 “한반도는 언제든 미국이 마음먹으면 전쟁이 일어날 수 있는 지역”인데도 “이스라엘이 벌이는 이 참혹한 학살에 왜 정부기관인 한국석유공사가 에너지를 대는 것이냐?”고 규탄하며, 한국석유공사에 “즉각 철수해서 국민 앞에 사과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했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포기하지 않는 한 팔레스타인 해방은 반드시 올 것이며, 이스라엘 네타냐후는 전 세계 민중 앞에 반드시 심판받을 것이다. 팔레스타인의 해방을 위해 끝까지 함께 투쟁하자”라고 참여자들을 독려했다.

 

 

다음은 지난 5년간 불법파견 철폐투쟁을 끝내고 2026년 1월 1일부로 현대건설기계 정규직으로 복직하는 현대중공업지부 사내하청지회 변주현 조합원의 발언이 있었다. 복직할 현대건설기계를 생각할 때 마음이 편하지 않다며, 그 이유가 “현대건설기계에서 생산하는 굴착기와 건설장비들이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의 집과 삶의 터전을 부수는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고, 서안지구에서도 이스라엘 불법 정착촌 확대, 팔레스타인인들을 추방하는 도구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국 방산기업, 건설기업, 에너지 기업들은 지금 당장 이스라엘의 집단학살을 지원하는 모든 행위를 중단하고 사죄하라”고 발언했다. ‘K-방산’을 외치며 무고한 사람들을 죽이는 전쟁무기 판매에 열 올리는 이재명 정부와 석유공사를 보면 울화통이 치민다며 “우리가 생산하는 제품이 팔레스타인을 비롯해 지구 곳곳에서 벌어지는 전쟁에 사용되어 학살 도구가 되는 것에 반대한다. 우리 노동자들이 만든 제품들은 잿더미가 된 팔레스타인을 재건하는 평화와 자유의 수단, 삶과 생존의 수단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며 발언을 마무리했다.

 

 

이스라엘의 집단학살 전쟁과 화석연료 채굴·수탈을 폭로한 연사들

 

이날 국제행동의 날에는 기후정의를 위해 싸우는 단체들이 참여했다. 기후정의동맹 은혜 활동가는 가자지구에는 “4,530억 달러에 달하는 천연가스와 710억 달러에 달하는 17억 배럴의 석유가 매장”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 둘은 바로 기후위기 시대에, 우리가 끊어내야 할 ‘화석연료’ 에너지원”이며, “2023년 10월 말, 이스라엘은 지상군을 팔레스타인 땅에 투입하고 며칠 지나지 않아 영국, 이탈리아, 한국 등 6개 대기업에 12개의 탐사권을 부여”했고, 한국석유공사가 “강탈당한 바다에 기생해 돈맛을 보려 한다”라고 비판했다. 이어서 “병원도 학교도 지하철도 공장도 전부 전기로 돌아간다. 그런데 에너지를 소수 기업의 돈벌이로 맡겨도 되는가? 전쟁범죄와 학살의 연료로 쓰이게 둬도 되는가?”라고 묻고, “누구나 차별 없이, 삶에 필수적인 에너지를 보장받아야 한다. 에너지를 쏠쏠한 사업거리로만 다루는 다나 페트롤리엄, 한국석유공사, 그리고 이스라엘의 전쟁범죄에 순진한 척 공모하는 한국 정부를 더 이상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며 지금이 에너지 공공성을 위해 함께 싸울 시간이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마지막으로 “기후정의는 세상의 착취가 자본으로 이어져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그렇기에 우리의 투쟁과 해방도 반드시 도미노처럼 이어진다. 우리는 지금, 이 땅에서, 에너지 자본에 맞서는 투쟁으로, 기후부정의와 이스라엘의 전쟁범죄에 함께 맞서자! 팔레스타인 해방을 위해 싸우자!”라는 호소로 발언을 마쳤다.

 

 

기후위기비상행동 김은정 공동대표는 한국은 이미 “원유 가스 소비 세계 9위, 수입 4위국으로 여전히 기후악당”인데, “윤석열 정부가 산유국의 꿈을 호들갑스럽게 부풀리며 진행했던 동해 가스전 탐사사업인 대왕 프로젝트 역시 혈세 낭비, 반기후 정책이라는 비판에도 현재진행형”이며, “현 정부는 석유공사의 부패를 없애고 경제성만 갖춘다면 동해 가스전 탐사를 막지 않겠다는 것인데 과연 실리 중심의 이재명 정부답다”라고 비판했다. 이어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탐사는 “그 자체로 매우 적극적인 기후파괴 행위”이며, “풀 한 포기, 낱알 하나까지 모든 걸 몰살시키고 물, 식량, 에너지 어느 것 하나 남겨놓지 않음으로 회복 불능상태를 만드는 팔레스타인 초토화 전략은, 자본의 자기증식과 무한한 잉여를 위해 지구 구석구석 사람과 자원을 약탈하고 남은 연료를 모조리 태움으로서 지구를 회복 불가능 상태로 몰아가는 초토화와 닮아있다”라고 밝히며, “국익 명분으로 자행되는 불법적인 팔레스타인 자원 수탈을 당장 중단시킬 것을 강력히 촉구”하며 발언을 맺었다.

 

 

이어 한예종 돌곶이포럼의 노래와 율동 공연으로 분위기를 전환한 후, 울산기후위기비상행동 이현숙(울산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의 발언이 이어졌다. 이현숙 공동대표는 “석유로 돈 버는 공장이 즐비하고 핵발전소를 세계에서 가장 많이 끼고 있는 울산에 오신 여러분을 환영”한다는 인사와 함께, 한국 최초의 공해병인 ‘온산병’이 울산에서 발생했고, 70년대 말부터 85년까지 이어진 반공해투쟁과 환경운동의 태동을 소개한 후 발언을 이어갔다. 기후위기 시대에도 여전히 석유공사는 “더 많은 석유 가스 우라늄을 확보하기 위해 더 많은 세금을 쓰고 있다”고 비판하며, 한국을 넘어 “팔레스타인 해안까지 가서 채굴하는 한국석유공사 자회사 다나 페트롤리엄 상황을 접하고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발언했다. 이어서 “이스라엘이 국제사회의 지지를 등에 업고 중동에서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끊긴 가스를 유럽에 수출하는, 단숨에 화석연료 생산자 순위에 오른” 상황이며, 팔레스타인은 “지구촌 최대의 학살 현장이자 에너지 수탈 현장”이라며, 팔레스타인의 자원수탈과 점령에 단호히 반대한다는 결의로 발언을 마무리했다.

 

 

다나 페트롤리엄 본사가 위치한 스코틀랜드에서 보내온 연대 발언

 

마지막 발언은 국제행동의 날 제안 단체 중 하나인 스코틀랜드팔레스타인연대캠페인(SPSC) 데이브 활동가가 전해온 연대 발언을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 김계화 부본부장이 대독했다. 아래 전문을 싣는다.

 

“스코틀랜드는 다수가 아닌 소수를 위해 자원을 수탈하는 등 제국주의와 식민주의 사업에 공모해 온 역사가 있다. 애버딘에 본부를 둔 기업들이 과거와 현재에 이스라엘의 전쟁범죄와 공모하는 행위는 우리의 부끄러운 역사를 상기시킬 뿐만 아니라, 더 공격적이고 수위 높은 행동을 취할 필요성을 보여준다. 스코틀랜드에서 우리는 오늘 애버딘의 다나 페트롤리엄 본부 앞에 모였다. 분노하는 마음으로 모인 것이다. 우리 도시에 본부를 둔 기업이 정착민 식민주의 아파르트헤이트 국가와 사업을 한다는 것에 분노해서 모였다. 석유 가스 산업은 이미 윤리와 거리가 멀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렇다고 한계가 없겠는가? 팔레스타인의 해역으로 국제적으로 인정된 구역에서 이스라엘과 손을 잡고 가스를 탐사하기로 결정한 것은 상식을 벗어나는 행위이고, 다나는 이에 대한 처벌을 받아야 마땅하다. 이런 기업들엔 주로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하는 것을 주된, 혹은 유일한 목적으로 삼는 정체불명의 주주들이 있기에 우리가 책임을 묻는 것이 쉽지 않다. 다나와 이스라엘 간의 거래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을 때 다나도 마찬가지일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알고 보니 한국 정부가 소유하는 공기업인 한국석유공사가 다나를 소유하고 있었다. 처음 이 소식을 알게 된 후 낙담했다. 다나의 주인들이 수천 마일 거리 멀리 있는데 우리가 어떻게 스코틀랜드에서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그러나 우리는 서로의 운동을 연결시키며 가자지구 해역에 위치한 다나의 사업, 즉 오늘날 세계에 잘못된 모든 것을 상징하는 사업에 대한 글로벌 캠페인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오늘 11월 26일, 한국과 스코틀랜드에서 모인 우리는 지리적으로 멀지만, 분노와 수치심이 가득한 마음에 있어서는 단결되어 있다. 아파르트헤이트와 집단학살을 자행하는 국가와 기존대로 정상적인 사업을 해서는 안 된다는 우리의 명확한 요구에 다나 페트롤리엄과 한국석유공사 그리고 한국 정부가 응할 때까지 우리 함께 연대하고 투쟁하자. 지중해부터 요르단강까지, 팔레스타인은 해방되리라!”

 

 

한국석유공사 규탄 1만 명 서명 전달 및 항의행동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한국석유공사 규탄 1만 서명과 국제행동의 날 요구를 들고 한국석유공사 본사로 행진했다. 참가자들은 소리 높여 집단학살을 규탄했고, 팔레스타인 연대를 호소했다. 한국석유공사 건물 1층 로비 건너편에 모인 참가자들은 대표단을 본사로 보낸 후에도 노래와 구호를 외쳤고, 분필 행동을 진행했다. 얼마 후 돌아온 대표자들은 한국석유공사 관계자에게 국제행동의 날 참가자의 요구와 1만 명 서명을 전달하고, 가자지구 집단학살 공모 중단 요구에 한 달 내 답변을 요구했다고 보고했다. 대오는 석유공사를 더 압박할 항의행동의 필요를 공유하고 본집회 장소로 이동했다.

 

 

매우 짧은 시간에 쫓기듯 프로그램을 진행해 아쉬움도 있었지만, 계획한 프로그램과 항의행동을 모두 진행했다는 점에서 긍정적 감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본집회 장소에서 참가자들은 구호를 외치며 사진을 찍었다. 또한 노고를 격려하고 다시 모여 투쟁할 날을 기약하며 일정을 마무리했다.

 

국제행동의 날이 울산지역에 선사한 소중한 것들

 

한국석유공사·다나 페트롤리엄의 집단학살 공모, 한국 기업과 기관들의 이스라엘 네타냐후 정부와의 협력과 교류, 화석연료 채굴 기후악당 기업, 이재명 정부의 군수물자 수출과 지원을 규탄하는 국제행동의 날은 참으로 소중하고 뜻깊은 집회였다. 팔레스타인과연대하는한국시민사회긴급행동 활동가들의 제안과 준비, 적극적인 참여가 있었기에 한국석유공사 앞 국제행동의 날을 잘 마칠 수 있었다.

 

울산지역은 한국석유공사 규탄 국제행동의 날 집회로 많은 것을 얻었다. 지난 2년 팔레스타인평화를위한울산긴급행동의 중심 역할을 맡아온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 노동조합을 비롯해 정당·정치·노동·사회·시민 단체들이 한자리에 가장 많이 모이는 계기를 마련했다. 또한 아직 더 강력한 투쟁으로 나아가지 못했으나, 이스라엘의 집단학살에 공모하는 울산지역 HD현대, 한국석유공사를 공동투쟁 대상으로 재확인하며 국제연대의 발걸음을 더 내딛는 자리였다. 특히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 소속 노조들의 임원 선거, 산별노조 투쟁 일정, 연말이라는 조건에도 노조 간부와 지역 활동가 수십 명이 참가해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식민지배, 가자지구 점령과 집단학살, 전쟁과 기후위기의 연관성 등 다양한 사안을 접하는 소중한 기회였다.

 

지난 2년간 미국, 프랑스, 영국,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등에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군사점령과 집단학살에 맞선 학생들의 투쟁, 노동자 파업과 급진적 가두투쟁이 이어졌다. 이탈리아 노동자 파업과 거리 투쟁은 멜라니 정부를 위협할 정도로 강력했다. 그러나 그간 한국 조직노동자들의 팔레스타인 연대집회 참여율은 매우 낮았다는 점에서, 울산지역 노동자 수십 명이 국제행동의 날에 참가한 것은 중요한 성과이다.

 

 

팔레스타인 평화·자유·해방을 향한 국제연대는 계속돼야

 

4년 째 계속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집단학살과 중동 국가들에 대한 무차별 폭격, 미국 유일 패권의 약화와 미-중 패권투쟁 격화, 이런 변화의 틈새에서 지역패권을 꿈꾸는 지역 강국 간 분쟁과 전쟁, 남중국해와 동아시아 주변 국가들 사이 전쟁 위기...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은 세계가 위기·전쟁·혁명의 시대로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금, “조용히 살고 싶은 사람은 20세기에 태어나지 말았어야 한다”라는 트로츠키 말을 떠올린다.

 

위기와 전쟁의 시대는 인류에게 ‘야만이냐, 사회주의냐?’라는 물음을 던진다. 이 물음에 세계 혁명세력과 노동자 민중이 제대로 답하지 못하는 한, 세계 곳곳 분쟁은 결국 야만으로 치닫을 것이다. 그리고 바로 지금, 이스라엘의 집단학살과 그에 맞선 투쟁은, 미국과 중국의 투쟁, 대만과 남중국해를 둘러싼 동아시아 열강투쟁과 마찬가지로 국제정세의 중심에 있다.

 

 

이스라엘은 점령 중인 53% 이상의 가자지역을 자기 영토라고 선전하며 식민지배의 야욕을 불태운다. 불안정하기 그지 없는 ‘휴전’은 가자지구 230만 주민에게 길고 험난한 과정이 될 것이다. 이는 이스라엘 군대의 점령지 완전 철수, 가자지구 봉쇄해제와 지원, 집단학살과 인종청소 반대를 외치는 세계 노동자 민중의 투쟁을 이어가고 확대할 동력일 것이다. 전 세계 노동자 민중과 함께 가자지구 평화를 위한 국제연대를 확대하자! 나아가 이스라엘의 시온주의 지배계급을 타도하고 요르단강에서 지중해까지 자유롭고 해방된 팔레스타인을 향한 국제연대를 강화하자!

 

지난 2년 한국 팔레스타인 연대운동의 성과와 앞으로 이어질 투쟁이, 위기·전쟁·혁명의 시대에 더 크고 더 급진적인 반제반전 국제연대를 건설하는 밑거름이기를 기대하며 글을 맺는다. 트로츠키의 말처럼, “당신은 전쟁에 관심이 없을지 몰라도, 전쟁은 당신에게 관심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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