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광장말빛
[편집자 주]
지난 3월 1일, 서울경찰청 앞에서 ‘경찰은 민주주의 광장에 대한 공격을 멈춰라’ 기자회견이 열렸습니다. 기자회견은 지난 28일, A학교 성폭력 사안 공익제보교사 부당해임에 항의해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1박 2일 텐트농성과 피케팅을 하던 노동자와 시민 23명을 폭력적으로 연행한 경찰에 대한 항의를 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습니다. 더구나 경찰은 연행자에 대해 변호사와 가족 이외에는 면회를 금지하는 반인권적인 행태를 보였습니다. 기자회견에 참여한 여러 발언자 중 세종호텔부 허지희 사무국장의 발언 내용을 전합니다.
동지들, 반갑습니다. 세종호텔지부 허지희입니다. 어제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벌어진 사건은 저희에게 충격이었습니다. 우선 세종호텔지부는 현재 지부장이 고공농성을 시작했는데 위치 자체도 위험하지만 공권력이 지부장을 끌어내려 이 투쟁을 멈출 수 있다는 생각에 우리는 굉장히 위협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를 지켜주는 동지들이 있습니다. 아래에서 함께 자고 함께 지부장을 응원하는 우리 동지들이 있었습니다. 어제 그 동지들이 교육청에서 연행이 된 겁니다.
저는 경찰들이 너무 비겁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지혜복 동지가 전교조 상급단체로부터 지지를 못 받고 있다는 것, 그리고 말벌 동지들이 개인이라는 것, 가장 약하고 가장 소수가 투쟁하는 곳을 경찰이 공격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마치 서부지법을 폭도들이 휘저어 놓은 것처럼 가장 약한 시민들과 한 명의 투쟁하는 노동자가 마치 폭동이라도 일으킨 것으로 보고 마녀사냥을 한 것입니다. 그래서 너무 화가 납니다. 지금 우리 동지들, 12월 3일 내란 이후에 광장에 나온……, 집회나 시위 경험이 겨우 3개월밖에 안 된 선량한 시민들입니다. 그들이 연행되어서 지금 면회조차 안 되는 상황을 마주하고 얼마나 당황스럽고 놀랐겠습니까?
사진: 광장말빛
3년 동안 세종호텔에서 투쟁을 해도 사측이 우리의 말을 들어주지 않아 작년에 세종대학교에 저희 조합원들이 몰려갔었습니다. 우리가 연서명 받은 것을 전달하라고 하며 세종대학교 총장을 만나겠다고 하자 경찰은 교내에 바리케이트를 쌓았습니다. 경찰이요. 그리고 경찰은 지부장을 비롯해 우리 조합원, 연대자들을 연행해 갔습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최소 면회를 하게 했고 어떤 상황인지 파악할 수는 있게 했습니다. 그런데 도대체 우리 노동자들과 말벌동지들이 어떤 무모한 짓을 했다고 지금 면회도 안 되는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솔직히 겁주려고 하는 것밖에 아니지 않습니까? 경찰 맛 좀 봐라 하는 수준밖에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서부지법 폭도들처럼 너희도 길거리에서 폭력 행사하지 않느냐는 사인을 보낸 거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투쟁이 폭력은 아니지 않습니까. 그런데 경찰은 우리를 폭력배 취급했습니다. 그래서 정말 분노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지금 세종호텔 지부장이 고공농성하는 곳에는 경찰차가 몇 대씩이나 있습니다. 분명히 언젠가 우리가 문제가 없다고 마음을 조금 놓는 상황에 경찰이 언제든지 뛰어 올라올 수 있고, 예전에 투쟁에서 고공농성자를 때려 패서 질질 끌어내린 것처럼 그렇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경찰의 어제의 행동은 계엄령 시에 할 수 있는 군인의 행동밖에 안 됩니다. 시민들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고 있는 경찰청, 정신 차리시길 바라고 지금 당장 우리 동지들을 내놓으시길 바랍니다. 투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