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호를 발행하며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
4월 4일(금) 11시 22분, 노동자민중들은 환호했습니다. 3월 8일 윤석열이 석방되고 선고가 지연되고, 한덕수 탄핵이 기각되는 것을 보면서 불안감이 높아졌던 노동자민중들은 파면 선고에 안도감을 내쉬었습니다.
사회주의를향한전진은 12.3내란 이전부터 ‘윤석열 퇴진은 민주당에 의존해서 될 일이 아니고, 민주노총 총파업으로 퇴진시켜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12.3내란이 터지고는 즉각 ‘노동자 총파업과 민중항쟁으로 윤석열 타도’를 선전하고 조직했습니다. 1월 정기총회도 간소하게 진행하고, 윤석열 퇴진 투쟁에 집중했습니다. 3월 8일 윤석열이 석방된 이후에는 조직의 모든 사업을 연기하고, 광장 투쟁에 집중하면서 현장에 총파업을 호소하고 조직하기 위해 분투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12.3내란 이후의 4개월을 평가하면서 미뤄둔 사업을 재개하고 있습니다.
이번 뉴스레터 8호는 윤석열 퇴진 투쟁에 집중하느라 예정된 시기보다 발행이 미뤄졌습니다. 후원회원 인터뷰는 반올림(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이종란 상임활동가의 얘기를 실었습니다.
<투쟁하는 전진>에서는 전진이 집중해서 활동했던 ‘윤석열 타도 투쟁’, ‘3.8여성파업’, ‘A학교 공대위 투쟁’, ‘고공농성 사업장 공동투쟁’을 간략히 소개합니다. <공부하는 전진>에서는 야심차게 준비한 <사회주의 기초학습 12강 교육>을 소개합니다. <함께합시다> 일정도 주목해서 봐주시기 바랍니다.
반올림은 노동자들이 더 이상 희생되지 않도록, 안전하게 일할 권리를 현장에 뿌리내리고자 합니다
이종란_ 반올림(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상임활동가
Q. 자신을 소개해 주세요.
A. 안녕하세요? 저는 반올림(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에서 상임활동을 하는 이종란입니다. 2007년 황유미님의 죽음을 알게 되면서부터 반올림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삼성반도체에서 유해화학물질을 취급하며 일하다 겨우 스물셋의 나이에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난 황유미님의 눈빛이 저를 붙잡았던 것 같습니다.
삼성이 반노동기업이란 사실도 저를 추동했습니다. 진상규명 대책위를 시작했고, 그 대책위가 반올림의 출발입니다. 저는 노무사이기도 해서 백혈병, 뇌종양처럼 좀처럼 밝히기 어려운 직업성 암이나 난치성 질환에 걸린 전자산업 노동자나 그들의 유가족을 상담하고 있습니다. 그들을 조력하면서 함께 문제를 알리고 현장을 바뀌기 위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삼성을 비롯한 전자산업 자본의 이윤 몰이 속에서 수많은 노동자가 죽었습니다. 이 문제를 알고 난 뒤 18년 동안 한 번도 죽음의 행렬이 멈춘 적은 없습니다. 반도체 노동자들의 억울한 죽음과 직업병 고통을 가까이에서 바라본 증언자로서 아직도 많은 책임감을 느끼며 활동하고 있습니다.
Q. 사회주의를향한전진을 어떻게 알게 되었나요?
A. 좀 오래된 인연은 2015~2018년 삼성 서초사옥 앞에서 1027일 동안 천막농성을 했을 때 생겼습니다. 농성장 지킴이를 헌신적으로 하신 양동민, 임용현 동지를 만났습니다. 박근혜 퇴진 투쟁 때는 삼성 재벌에 맞선 공동투쟁체를 꾸려 백종성 동지와 함께 활동했고 사내유보금 환수운동에서도 이주용 동지를 만났습니다. 지금 전진의 동지들과 과거 인연이 깊습니다.
작년에는 이용덕 동지를 만나 전진이 추구하는 방향을 들으면서 한층 가까워진 느낌이었습니다. 이용덕 동지가 택배 노동자로 일했는데, 물건을 분류해 싣고 나가는 터미널이 반올림 사무실 옆에 있어서 우연히 알게 됐습니다. 그 후 용덕 동지가 반올림 후원회원으로 활동하면서 많은 도움을 주셨습니다.
반올림에서의 저의 역할이 주로 산재 피해 해결이나 산재 지원이었는데, 법제도가 너무 열악하다보니 법을 바꾸기 위해 국회의원을 찾아다녀야 했습니다. 산재 인정 자체에 매달리거나 정책을 바꾸기 위한 활동에 많은 시간을 쏟아야 했습니다.
저의 운동이 피해자를 양산하는 구조는 그대로 둔 채, 겉만 살짝 바꾸는 정도에 그치지 않을까 고민을 많이 했고, 힘들었습니다. 이용덕 동지는 현장에 중심을 둔 운동, 근본 변혁의 디딤돌이 되는 운동을 강조했는데, 지금까지 제 활동과 피해자들의 투쟁을 좀 더 다른 각도에서, 좀 더 넓은 각도에서 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작년에 삼성 휴대폰 하청공장인 구미 케이엠텍에서 20대 초반의 백혈병 피해자가 발생했는데, 이 투쟁에 대해서도 많은 조언을 해 주셨고, 지역의 동지들과 연결까지 해 주셔서 승리할 수 있었습니다. 용덕 동지의 제안으로 반올림 후원의 밤도 열었는데, 너무 많이 와주시고 후원해주셔서 힘을 많이 받았습니다.
정은희 동지도 힘이 많이 되었습니다. 작년 11월경 저희가 삼성 여성노동자들의 암과 자녀산재를 알리는 기자회견을 열었는데 3.8여성파업조직위원회가 적극적으로 결합했습니다. 정은희 동지가 현장 선전전을 제안해주셨습니다. 기흥공장의 여성 노동자들이 참여했는데, 정말 오랜만에 기흥공장에서 현장 선전전을 했습니다. 현장 선전전, 삼성 서초사옥 오픈마이크 등 현장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더 많이 낼 기회가 생겨 힘을 받았습니다.
Q. 반도체특별법 저지 투쟁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금 상황과 고민을 말씀해 주십시오.
A. '재벌 특혜 반도체특별법 저지, 노동시간 연장반대 공동행동'에 80여 단체가 함께하고 있습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까지 나서 주52시간 노동 상한제를 무너뜨리려는 시도를 했는데 공동행동과 현장의 노동자들이 목소리를 높인 결과 52시간 적용제외 시도를 막아냈습니다.
하지만 반도체특별법의 중요한 문제는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반도체특별법은 삼성과 SK 등 반도체 재벌에게 엄청난 특혜를 주는 법안입니다. 노동자 민중의 혈세로 천문학적인 보조금을 지급하고, 특별회계를 적용하며, 예비타당성조차 건너뛰고, 전력과 용수를 무제한 지원하는 법안입니다. 주 52시간 상한제를 빼면 국힘과 민주당의 차이는 없고, 최근 민주당이 반도체특별법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해 법안 처리 속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어떻게 이 흐름을 막을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반도체특별법 토론회, 반도체특별법 저지 서명운동과 함께 다양한 사업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Q. 반올림 활동의 전망과 각오를 말씀해 주십시오.
A. 반올림은 노동자들이 더 이상 희생되지 않도록, 안전하게 일할 권리를 현장에 뿌리내리고자 합니다. 다단계 하청 생산구조 속에서 위험은 더 보이지 않는 곳, 더 열악한 곳으로 떠넘겨지고 있습니다. 이런 현실을 드러내고, 반도체산업 전체 노동자들의 연대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평등해야 안전해진다는 생각으로 더 열심히 투쟁하겠습니다.
Q. 전진에 바라는 점을 얘기해 주십시오.
A. 전진 동지들은 지금도 너무 많은 활동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윤석열 퇴진 투쟁에서 총파업을 호소하는 활동도 돋보였습니다. 총파업 호소 유인물이나 극우 세력 분석에 관한 글도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전진 동지들은 말벌 동지들과 함께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 세종호텔, 옵티칼, 지혜복 선생님 투쟁에 늘 있습니다. 말과 글로 투쟁을 알리고 몸으로 투쟁을 조직하며, 선두에서 애써주시는 동지들입니다. 든든합니다.
그런데도, 한마디 한다면 사회주의 사상을 좀 더 대중적으로 설명하면서, 투쟁하는 노동자들에게 한 발 더 다가가는 활동을 기대합니다. 새로운 세상을 바라는 많은 분에게 희망을 안겨주시면 좋겠습니다. 끝으로 걱정되는 마음에 활동가들의 휴식도 보장되어야 한다는 말을 드리고 싶습니다.
8호 뉴스레터 02페이지 ◀◀◀ 클릭하시면 다음 페이지로 넘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