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2025 정치캠프 <약탈과 전쟁·학살로 치닫는 자본주의 국제질서> 세션 참여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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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신문

[기고] 2025 정치캠프 <약탈과 전쟁·학살로 치닫는 자본주의 국제질서> 세션 참여후기

 

[편집자 주]

이 글은 지난 11월 28일부터 30일까지 진행된 사회주의를향한전진 2025 정치캠프 <위기·전쟁·혁명> 2일차 전체세션 <약탈과 전쟁·학살로 치닫는 자본주의 국제질서> 참여 후기이다. 

 

지난 11월 28일~30일에 열린 2025 사회주의를향한전진 정치캠프에 참가했다. 작년에도 신청은 했지만, 건강이 좋지 않아 참석하지 못했고, 올해는 굳은 결의를 다지고 참여했다. 지역에서 함께 활동하는 동지의 추천으로 정치캠프를 알게 되었으며, 현재 전진을 후원하고 있다.

 

필자는 대전에서 교육공무직본부 활동을 했고, 지금은 팔레스타인긴급행동 대전모임 활동가로서 팔레스타인 연대, 무기산업 감시, 국제연대 활동을 중점으로 하고 있다. 동지들과 함께 팔레스타인 연대모임을 운영하며 무기박람회에 비폭력 행동 등을 해왔지만, 활동이 지속될수록 무기력함이 커지는 경험도 했다. 무기산업의 확대, 팔레스타인 집단학살, 전 세계적 전쟁위기라는 문제는 지역에서 활동하는 한 명의 활동가가 대응하고 감당하기에는 너무 거대하게 느껴졌다.

 

지역에서도 무기산업이 문제이고 팔레스타인 집단학살이 잔혹하며 전쟁위기가 노동자 민중의 모든 것을 파괴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문제의식은 자주 공유된다. 그러나 “그래서 당장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 앞에서는 뚜렷한 해답을 찾기 어려웠다. 지역의 많은 활동가들은 우리 안의 폭력성부터 마주하는 개인적 실천과 비폭력 행동을 당장의 실천으로 제시한다. 타당하고 필요한 제안이라고 생각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렇게 거대한 산업과 위기, 폭력을 그에 비해 너무 작은 실천만으로 막아낼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남았다.

 

대전은 특히 한화그룹과 거대 연구단지를 축으로 군산복합도시로 재편되어 가고 있다. 전 세계적 위기가 대전의 '기회'가 되고, 그 과정에서 대전의 노동자들에게 안정적인 일자리와 복지가 보장되는 듯한 현실도 존재한다. 이런 조건에서 전쟁에 반대하고 무기수출 중단을 요구하는 일은 종종 ‘좋은 일’, ‘이상적인 일’ 정도로 취급되곤 했다. 필자 역시 논리와 근거가 충분하지 못해, 이런 쟁점을 정면으로 토론하기가 쉽지 않았다.

 

이런 고민 속에서 정치캠프, 그중에서도 제국주의를 주제로 한 세션에 관심이 갔다. 특히 제국주의 세션 메인 발제문이 가장 인상 깊었다. 마르크스주의라는 관점으로 현재의 위기를 분석하는 시도가 유의미하다고 느꼈고, 현재의 국제관계가 어떤 토대 위에서 형성되고 변화하는지 살펴보는 과정 자체가 흥미로웠다. 특히 미국 내부에서 제조업 강화를 주장하는 논리가, 중국·러시아라는 새로운 안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무기와 방위체제를 생산할 공급망이 필요하다는 판단과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이를 위해 철강·조선·자동차 같은 산업을 다시 자국 내로 불러들이는 정책이 추진된다는 설명은, 국제정세와 산업구조가 맞물리는 방식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국제주의를 견지하는 노동운동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주장에는 적극 동의한다. 다만 지역의 조건이 녹록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지역 노동운동은 민족주의에 기반한 ‘한국노동자 살리기’에 무게를 두고, 지역 건설노조 투쟁현장에서는 ‘불법노동자 단속 강화’ 같은 구호가 일상적으로 외쳐지기도 한다. 이주노동자들과의 연대를 말하기에는, 노동조합으로의 조직은 물론이고 제대로 된 이주노동자 지원센터 하나 없는 실정이다.

 

지역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라는 조건 속에서, 팔레스타인 연대활동에 노동조합 활동가들을 조직하려는 시도나 지역의 이주민들을 직접 만나기 위한 기획을 어떻게 만들어갈지 늘 고민이 많다. 아직 뚜렷한 방책을 갖고 있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정치캠프에서 얻은 식견을 바탕으로 한 땀 한 땀 조직해 나가겠다. 전진 후원도 꾸준히 이어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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