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잠깐만, 어? 진짜 부결이다!” - 통상임금 관련 사측 꼼수 걷어차고 투쟁 2라운드 준비하는 KEC지회 노동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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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신문

[인터뷰] “잠깐만, 어? 진짜 부결이다!” - 통상임금 관련 사측 꼼수 걷어차고 투쟁 2라운드 준비하는 KEC지회 노동자들

  • 이영미
  • 등록 2025.07.23 15:27
  • 조회수 112

KEC지회는 2010년 자본의 민주노조 파괴 책동에 맞서 340일 동안 끈질기게 투쟁한 후, 현장에 들어가서 싸우자는 집단적 결의로 복귀했다. 사측은 노조파괴 시나리오에 따라 만든 복수노조로 현장을 장악해 들어갔다. 그러나 KEC지회 동지들은 소수노조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았다. 자본이 만든 어용노조가 앞장서 노동조건 개악안들을 수없이 밀어붙이는 속에서도, 전체 현장 노동자를 향한 선전과 선동을 지속하며 활동을 전개해왔다. 이러한 현장활동이 가능했던 것은 무엇보다 평조합원들이 현장에서 움직일 수 있는 기본적인 체계를 튼튼히 갖췄기 때문이다. 작년 통상임금 적용 범위 관련 대법원 판결이 난 후, 지회는 자본의 꼼수를 예상하고 간부부터 조합원까지 전체 현장을 조직하기 위해 분투했다. 그 결과 끝내 교섭대표권을 가지고 있는 어용노조 조합원들도 임단협 잠정합의안 부결을 선택했다. 잠정합의안은 부결됐고, 다시 투쟁의 2라운드를 준비하고 있다. 금속노조 구미지부 KEC지회 김성훈 사무장을 만나 관련 이야기를 들었다.

 

김성훈 사무장(왼쪽) 사진: 경향신문

 

최근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씀해 주세요

 

작년 12월 19일 통상임금 관련 대법원 판결이 났죠. 대법원은 통상임금 적용 범위를 기존의 ‘정기성, 일률성, 고정성’에서 ‘고정성’을 제외하고 ‘정기성과 일률성’만을 기준으로 봤습니다. ‘아, 우리 현장에도 영향이 있겠구나, 사측이 상여금을 가지고 장난질을 치겠구나’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KEC는 여전히 최저임금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저임금을 받고 있어요. 특히 지회의 여성 조합원들은 차별 시정이 있었음에도 금속노조 소속이라는 이유로 승진에 차별을 겪고 있습니다. 어용노조가 진행하는 교섭에서 임금 인상은 택도 없고, 그나마 법적으로 매년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상분 정도만 오르는 실정이죠. 하기에 이번 통상임금 관련 대법원 판결을 두고 사측은 상여금을 기본급화하는 타 사업장 추세를 따라할 것이라는 점이 예상됐죠. 역시 사측은 2월 3일 지회와 진행한 개별교섭에서 ‘대법 판결에 따른 임금을 지급하지 않는 것은 체불’이라는 문제 제기에, ‘상여금이 너무 많다’는 소리를 지껄였습니다. 그리고 현장에서는 대법 판결이 ‘권고사항일 뿐’이라는 헛소리를 해대는 자들도 있었습니다. 다수노조인 어용노조를 이용해 통상임금 판결을 무력화하려는 사측의 꼼수가 나오기 시작한 거죠.

 

현장을 조직한 과정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우리는 판결이 나고 바로 논의에 들어갔습니다. 이번에 제대로 하지 못하면 앞으로 더 어려운 길로 갈 수 있다는 판단이었어요. 지회 임원회의를 열어 사측의 행보를 예상하고 대응방안을 논의하고 확대 간부회의를 통해 대응방침을 확정했습니다. 임원회의, 집행부 수련회, 확간 수련회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의제와 현장 대응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토론하기를 반복했죠. 이번 사안의 중요성을 전체 조합원 교육과 간담회를 통해 알려냈습니다. 올해 핵심의제로 현장 전체를 조직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죠. 우리 지회만이 아니라 2노조, 3노조, 그리고 소수지만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비조합원들을 조직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절박함이 있었죠.

 

초반부터 너무 힘을 들이면 지칠 수 있기 때문에 타이밍 조절을 많이 했어요. 사실 소식지에 실었던 현장 반응도 초반에는 잘 올라오지 않았어요. 간부들이 주 2회 퇴근 후 회합을 하는데, 회의 내용을 봐도 내용이 올라오지 않더라고요. 그럼에도 전체 조합원 교육까지 다 마치고 나니 움직이는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했죠. 먼저 움직이는 사람들이 있잖아요. 그런 사람들이 지회에 와서 현장에서 말귀를 못 알아먹는다는 하소연을 하기도 했어요. 분명 현장에서 조합원들의 활동이 평소와 다르다는 것이 느껴졌어요. 현장에서 조금 서툴고 때로는 틀린 얘기들이 들어오기도 해요. 이런 모습마저도 조합원들이 현장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우선 소식지를 발행했어요. ‘상여금은 임단협 논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못 박으며 예상되는 사측의 시나리오를 제시했고, 떼먹고 있는 임금이 어느 정도인지 직급별로 분석해 소식지에 실었습니다. 그리고 KEC지회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현장에서 나오는 목소리 등을 담았죠. 주 2회 조합원들과 함께 선전전을 진행했고, 식당 등에서 모든 노동자를 대상으로 OX 스티커 부착 등의 실천활동도 벌였습니다. 조합원들이 수시로 드나드는 지회 사무실엔 통상임금 관련한 유튜브 강의를 다운받아 틀어놓았어요. 조합원들이 오가며 자연스럽게 보고 들을 수 있게 한 것이죠. 조합원들은 ‘내 상여금 니가 왜!’ 배지를 달고 라인에서 만나는 동료들과 대화하고 토론하며 현장활동을 왕성하게 전개했습니다.

 

"내 상여금 니가 왜!" 

 

4월이 돼서야 사측은 올해 임단협 안 속에 상여금 900%를 매월로 75%씩 나눠 지급하는 안을 제시했습니다. (현재 짝수 달과 설, 추석, 여름휴가 100%씩 지급) 상여금을 기본급화해  그나마 매년 법적 최저임금 인상으로 올랐던 임금 인상조차 하지 않겠다는 것이죠. 6월 23일 사측 통상임금 안을 그대로 반영한 임단협 잠정합의안이 나왔습니다. 그날도 식당에서 진행할 이벤트성 선전전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날아온 잠정합의안에 지체할 시간이 없었어요. 그간 관행을 봤을 때 사측도 어용노조도 결코 시간을 많이 주지 않고 바로 투표를 밀어붙일 것이라 예상됐거든요. 잠정합의안 부결 현수막부터 주문했습니다. 그리고 조합원 잠정합의안 설명 시간 30분을 이용해 조합원들을 소집했습니다. 잠정합의안을 설명하는 데는 30분도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그동안의 교육과 활동으로 조합원들은 5분 만에 상황을 바로 이해하고 현장에 들어가 무엇을 해야 할지 알았기에 바로 현장으로 뛰어갔죠. 잠정합의안 투표를 하기 전 3일 동안 조합원들은 집중력 있게 현장에서 부결을 조직했습니다. 그때부터 현장에서 포착되는 분위기, 노동자들의 목소리가 지회로 마구 올라왔죠.

 

‘챗GPT에 확인해 봤는데 지회 말이 맞더라, 무조건 반대 찍을 거다’, ‘교섭위원이 믿고 기다려달라고 했는데, 이렇게 배신을 하다니 화가 난다’, ‘최저임금 인상돼도 임금 안 오르면 뭐 먹고 사는데’, ‘이것들이 우리를 호구로 보네’, ‘열 받아 죽겠네, 최저임금 인상을 막아버리노’, 이렇게 현장은 분노로 들끓었어요. 그리고 조합원들이 올린 현장의 분노가 가득 찬 목소리들은 잠정합의안의 문제점과 함께 바로 소식지에 실어서 발행했죠.

 

 

소수노조로서 현장을 조직한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어떤가요?

 

KEC지회 조합원들은 지난 2010년 노조를 파괴하려는 사측에 맞선 투쟁 과정을 거치면서 상처가 커요. 민주노조를 위한 처절한 투쟁 과정에서 먼저 떠나간 이들, 뒤통수 쳤던 이들을 마주하는 것은 15년이 흐른 지금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죠. 현장에 복귀한 초기에는 갈등이 심해 너무 힘든 시간을 보내기도 했어요.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감정이 내려가기도 하고, 결국 우리의 노동 조건을 개선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이성적으로 활동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경험했죠. 그동안 어용노조가 합의한 임단협을 두고 부결이 나오긴 했어요. 그러나 교섭대표노조(어용노조)가 가결이라는 이유로 그대로 통과되곤 했죠. 그런데 어용노조에서도 부결 표를 던진 조합원들이 소수 있었어요. 같이 현장에서 일하고 퇴근 후 술 한 잔 하면서 대화하며 관계를 형성해간 이들이 반대표를 던지는 것이죠. 2015년에는 찬성률이 50% 조금 넘어선 걸 보면서 조금 더 노력하면 되겠다 싶었어요. 그런데 바로 다음 해에 2016년에 찬성률이 70%가 넘어선 걸 보면서 속이 상했죠. 그래도 계속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잖아요. 하기에 속상함에 머물지 않아요.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분석했어요. KEC지회도 힘들고 지치기도 해요. 그럼에도 꾸준한 현장활동 노력들이 예전에 비해 덜 뺏기고, 가끔 임금도 올리기로 하면서 결실을 맺는 거죠. 이번에도 조합원들과 이야기했어요. 이번에 상여금 뺏기면 10년간 우리 임금 안 오른다, 감정 내려놓고 어용노조 조합원들도 조직하는 것으로 무조건 다 붙어야 한다고요. 바로 우리를 위해서 싸우자고요. 우린 기본적인 현장활동의 구조가 갖춰져 있고, 조합원들도 경험으로 알고 있기 때문에 이번에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KEC지회는 3.8 여성의 날 전체 여성 노동자들에게 기념품을 나눠주고, 연 1회 복수노조 캠프에 타 노조 조합원들을 초대한다. 그 외에도 다양한 활동을 통해 일상적으로 공장 전체 노동자를 조직하기 위해 실천하고 있다_편집자 주)

 

부결을 확인한 순간은 어땠나요?

 

그날 우리가 퇴근도 미루고 대기하고 있었어요. 이미 우리 지회는 개표를 다 마쳐서 다수 노조에 결과를 팩스로 보내주고 기다리고 있었죠. 3개 노조 사무장 카톡방이 있는데 이전 경험으로 봐서 오후 6시 20분쯤이면 오겠다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그보다 조금 일찍 알림이 울렸어요. 기다리고 있던 모두가 저의 카톡 소리에 시선이 쏠렸죠.

 

“부결이다. 아니 아니 잠깐만...” 어용노조 투표 결과를 먼저 봐야하는데 전체 결과를 먼저 본 거죠. 빠르게 스크롤을 내려 확인했어요. “어? 진짜 부결이다!” 그 자리에 있던 모두 놀라면서도 환호했어요. 저 역시 놀랐죠. 사실 투표 전날 부결이 될 거라고 예상하고 소식지를 미리 써놨거든요. 지회장이 이거 낼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던 간절한 순간들이 사무치게 다가왔어요. 조합원들도 열심히 현장에서 뛰면서 반응이 체크된 구역은 예상을 했죠. 반면에 반응이 없는 구역 조합원들은 말도 안 들어먹고 답답하다고 하소연한 조합원도 있었어요. 그래도 부결 소식을 함께 들었던 조합원들은 빨리 나가서 술 한 잔 마시러 가자고 했고, 그중에 야간 근무를 들어가야 하는 조합원들은 굉장히 아쉬워했죠.

 

현장 조합원들이 집중력 있게 움직일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번 부결을 만들어 낸 현장활동이 그냥 자연스럽게 작동되는 것은 아니에요. 2010년 투쟁 이후 현장에 복귀하면서부터 노동조합 활동을 강화시키기 위한 시스템을 만들었어요. 예를 들어 퇴근 후 간부 회합이나 수시 간담회 같은 것들이 있죠. 예정된 일정이 아니라 필요한 사안이 발생하면 수시로 퇴근 후에 모여 논의하는 거죠. 2013년도에는 ‘민주노조 건설하자’라는 플래카드를 걸고 조합원들이 참여하는 자주적 활동이 될 수 있도록 노력했어요. 이런 시스템이 한 번 자리 잡으면 조합원들이 자연스럽게 움직이게 되죠. 조금 활력이 떨어지는 시기가 있더라도, 조합원들 스스로 체득한 경험은 마음먹으면 다시 끌어올릴 수가 있거든요. 이러한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는 조합원들과 이야기도 많이 해야 하고, 규정도 있어야 하죠. 지회는 대의원대회를 거쳐 3주에 한 번씩 군(구역별) 간담회를 실시한다는 규정이 있어요. 규정이 있어도 대의원들이 실제 움직여야 가능하죠. 아마 이런 군 간담회를 자발적으로 하는 곳은 잘 없을 거예요. 군의 대의원이 의장이 되어 간담회를 진행하죠. 대신 방식은 군별로 자유롭게 열어뒀어요. 지회 회의실에서 하기도 하고, 식당에서 밥을 먹으면서 하기도 하죠. 잘 되는 군도 있고, 좀 덜 되는 군도 있긴 해요.

 

 

매년 임단협 시작할 때 올해 중요한 것을 알려주고, 현장에서 함께 대응하자고 말하죠. 또한 연대투쟁도 당연히 해야 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어요. 옵티칼 투쟁에도 조별로 결합하고, 민주노총 최저임금 선전전 지침도 조합원들이 함께 결합하죠. KEC지회 안에는 일상적 노동조합 활동이 간부부터 조합원들까지 함께 논의하고, 함께 실천하는 것으로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어요. 이런 것이 가능한 이유는 2010년 파업 당시 서로 소통하고 교육받고 토론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죠. 파업 당시 우리는 토론하고 공유하는 시간을 많이 가졌어요. 처음에는 우리 조합원들도 토론하고 발표하는 것을 어색해하고 낯설어했죠. 6개 조에서 3개 조만 발표했어요. 조건이 있었거든요. 간부와 대의원들은 절대 발표자로 나서면 안 된다는. 그런데 3주 정도 지나니까 전체 조가 다 발표에 나서더라고요. 그리고 토론 과정에서 조합원들이 낸 아이디어를 집행부에서 수렴해 반영하는 것도 중요하게 생각했어요.

 

KEC지회가 소수노조인 상황에서도 꾸준하게 활동하며 민주노조를 지킬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우리가 뭐 특별한 무엇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금속노조 강령대로, 노동조합의 민주성과 자주성, 투쟁성이라는 기본 원칙을 지키고 있는 것이죠. 민주노조의 기본 원칙은 우리 노동자의 역사 속에서 수많은 시행착오와 탄압을 이겨내면서 만들어진 것이잖아요. 그게 바로 노동자들이 만든 지혜가 모인 것이죠. 이런 기본원칙을 바탕으로 우리 지회가 투쟁하면서 경험한 것을 현장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죠. 또한 모든 정보가 투명하게 조합원들에게 공유되는 것이 필요해요. 예를 들어 조합원들이 가장 관심이 많은 교섭 과정이 비공개되는 경우가 많거든요. 어용노조는 절대 비공개를 유지하고 있죠. 제가 알고 있는 것, 집행부가 알고 있는 정보는 바로바로 조합원들에게 알려주죠. 그래야 상황 판단도 조합원들과 함께 할 수 있고, 조합원들 속에서 아이디어도 나오거든요. 이렇게 기본정신을 지키는 것이 한편으로 힘 들기도 해요. 자본이 별다른 탄압을 하지 않는 시기에는 관성이 자연스레 똬리를 틀기도 하거든요. 하지만 우리에게 무엇보다 민주노조가 절실하니까요. 원리 원칙을 지키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복수노조 사업장, 특히 소수노조에서 활동하고 있는 동지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고생 많다, 진짜 힘들 건데.” KEC지회는 서로가 힘을 모아가면서 정말 잘 해왔다고 생각해요. 조합원들이 워낙 활동을 잘하니까 자랑스럽죠. 지금은 소수노조로 있지만 처음에는 규모도 있었기에 괜찮아요. 그런데 복수노조 사업장에서 소수노조들이 겪는 피해의식이 있을 수 있어요. 집행부에서 이렇게 고생하는데 조합원들이 알아주지도 않아서 스스로 자괴감이 들기도 할 거예요. 그래서 민주노조를 유지하는 길은 무엇보다 지도부가 감당하면서 버티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인원도 얼마 되지 않아 조합비도 부족한 것이 현실이거든요. 그럼에도 소수의 무기력함 속에서도 훌륭하게 투쟁하는 동지들이 계시는 걸 알아요. 일단 마음으로 위로하고 싶어요. 그리고 이야기도 많이 들어주고 싶고요. 뭘 어떻게 하라는 것은 차후 문제인 거 같아요. 그리고 왜 우리처럼 못할까라는 문제는 아닌 것 같아요. 사업장마다 상황과 처지, 조건이 다 다르니까요. 어려운 조건에서도 버텨내고 있는 동지들이 대단하다고 생각하고, 우리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끝까지 할 거라는 걸 알아요. 그렇게 꾸준하게 가다 보면 그 동지들도 웃는 날이 있을 거잖아요.

 

복수노조 교섭창구단일화 제도가 없어져야 할까요?

 

생긴 게 없어지기는 쉽지 않잖아요. 국가 차원에서 어떻게 하지 않는 이상 없어지지는 않겠죠. 현실에서 인정하고 가야죠. 복수노조 속에서 받는 탄압은, 탄압의 본질이 아니라 탄압의 구체적 형태, 탄압이 가해지는 구체적 지형이 변했을 뿐이라고 생각해요. 근본적으로 노동자와 자본가의 관계는 변하지 않았잖아요. 변화된 지형에서 우리의 위치는 어떤 상황이고 어떻게 실천해야 하는가를 고민해야죠. 복수노조가 아니라 하나의 노조라면 좀 더 쉬울 수는 있겠죠. 그러나 지금의 상황에서 우리 지회로 한 명을 더 데려와 조직화하는 방식도 있을 것이고요, 다른 노조의 조합원도 같이 성장하는 방식이 있죠. 우리가 가진 정보를 공유하면서 어용노조 조합원들도 깨달을 수 있도록 하면서요. 그런 것이 현장활동이죠. 꾸준하게 밀고 가면 과정마다 맛보는 결과가 있는 것 같아요. 때로는 상처도 받고 욕도 하지만 원래 그런 거 아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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