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 여성 노동자 외모 통제는 노동자의 자유와 존엄을 부정하며, 성차별 인식을 조장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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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투쟁

[발언] 여성 노동자 외모 통제는 노동자의 자유와 존엄을 부정하며, 성차별 인식을 조장할 뿐입니다

 

[편집자 주] 최근 여성 노동자의 화장법, 머리 모양, 손톱, 복장, 액세서리류까지 세밀하고 규정하고 통제하는 마사회 사측의 '고객응대 매뉴얼'이 큰 분노를 불러일으켰습니다. 2월 14일 <백기완 추모·비정규직 철폐 내 삶을 바꾸는 민주주의 2차 대행진>, 공공운수노조 마사회지부 김현주 동지는 자본의 여성 노동자 외모 통제를 규탄하며, 노동자의 단결과 연대를 통한 일터의 차별 철폐와 여성의 권리 쟁취를 강조했습니다.  김현주 동지의 발언을 본인 동의를 얻어 게재합니다.

 

안녕하십니까? 동지 여러분, 말벌 동지 여러분! 저는 공공운수노조 마사회지부 과천지회 지회장 김현주입니다. 투쟁으로 인사드립니다. 투쟁!

 

노동자는 출근 준비시간까지 포함 하루 10시간 이상, 많게는 13시간 이상을 직장에서 보냅니다. 30~40년을 이렇게 반복해서 생활합니다. 정말 많은 시간을 직장에서 보냅니다.

 

그런데 이렇게 많은 시간을 일하는 현장에서 외모와 용모를 통제당하면 어떻겠습니까? 빨간색 염색 안 된다, 단정하게 묶어라, 귀걸이는 한 개, 1cm 이하로 착용해라, 목걸이도 그렇게 해라! 이런 규정을 만든 후 강요하면 여러분 마음이 어떻겠습니까? 출근길이 즐거울 수 있을까요?

 

제가 다니는 한국마사회시설관리 주식회사는 한국마사회 자회사로 보안, 시설, 청소 업종으로 경마를 즐기는 고객에게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입니다, 제주에서 서울까지 전국 28개의 지사가 있습니다.

 

지난 12월 수원지사의 한 여성 노동자가 귀걸이가 길다는 이유로 떼라는 관리자의 강요를 받았고 그전에는 머리가 지저분하다는 이유로 묶으라는 지시를 받았습니다. 이 여성노동자는 수치심과 모욕감을 느꼈고 마사회지부 수도권지회 지회장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관리자는 회사 규정에 있는 내용이고, 고객응대 매뉴얼에 따라 행동해 달라고 한 것이라 우겼습니다. 하지만 이 매뉴얼은 노동조합과의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만들어진 것입니다. 한국마사회는 이윤 추구를 위해 서비스의 개념을 노동자의 외모로까지 확장하면서 유독 여성 노동자의 외모와 용모를 통제하고 있습니다. 노동자의 화장법, 머리 모양, 손톱, 복장, 액세서리류까지 세밀하게 규정하고 통제하고 있습니다. 

 

이런 외모 통제는 노동자의 자유와 존엄을 부정하며, 여성 노동자에게 '여성다움'을 강요하며 성차별 인식을 조장할 뿐입니다. 유신시대와 다를 바 없는 외모 통제입니다. 그런데 이런 일이 마사회에서만 일어나고 있을까요? 백화점, 항공사를 비롯한 수많은 노동현장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마사회의 인권 억압은 용기 있는 여성 노동자의 문제제기로 알려지게 되었고, 마사회지부가 나서서 연대를 조직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3.8여성파업조직위원회와 사회주의를향한전진 등이 연대에 나섰고 온라인 항의행동을 조직했습니다. 결국 한국마사회시설관리 주식회사는 부랴부랴 고객응대 매뉴얼에서 외모와 용모 통제 부분을 뺐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강압적인 행동으로 여성노동자에게 수치심을 안겨준 회사의 사과, 관리자의 문책, 피해자에 대한 보호조치를 요구합니다.

 

이번 사례처럼 자본은 우리 노동자를 쥐어짜는 것도 모자라 인권까지 탄압하지만, 결국 노동자가 단결하고 연대하면 우리의 권리를 되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처럼 일상적으로 차별당하는 여성의 권리 역시 노동자가 단결하면, 남성노동자와 여성노동자가 단결하면 쟁취할 수 있습니다. 곧 3월 8일 국제여성의날 다가오는데요, 우리 노동자가 나서 여성의 권리를 위해 앞장서 투쟁하면 좋겠습니다. 한국마사회지부 역시 그 길에 함께하겠습니다.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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