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월 19일,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극우세력의 폭동이 벌어졌다. 이는 직접적으로는 윤석열과 국민의힘이 극우들의 행동을 조직해온 결과이고, 또한 한국 자본주의의 위기와 문재인 정부의 위선이 젊은 층의 극우화를 심화시켜온 결과이기도 하다. 민주당의 위선적인 페미니즘 정책은 젊은 남성들의 반페미니즘 정서를 강화시켜 극우 세력에게 힘을 실어주었다. 이러한 극우 세력의 성장을 막기 위해서는 민주당으로부터 독립적인 노동자 계급의 투쟁이 필요하며, 모든 형태의 차별과 혐오에 맞서 싸우는 사회적 총파업을 조직해야 한다. 1월 25일 광화문 집회 당일 스튜디오 알의 정세 리포트를 지면을 통해서도 전한다.
안녕하십니까. 스튜디오 알 미디어활동가이자 사회주의를향한전진 회원 양동민입니다.
저는 지금 1월 25일 광화문에서 진행되는 윤석열 퇴진집회에 나와있습니다.
지난 19일, 윤석열의 구속이 확정된 다음날 새벽, 극우세력은 서부지방법원을 습격하고, 폭동을 일으켰습니다. 이들은 경찰을 구타하고, 건물을 파괴하고, 서버를 탈취하려고 시도했습니다. 현장에 있던 언론사 기자는 집단 린치를 당해 병원에 입원했고, 기자의 카메라에 있던 메모리카드를 탈취하려고 했습니다.
이번 극우세력 폭동은 내란을 둘러싼 계급투쟁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이번 폭동은 윤석열과 국민의힘이 끊임없이 극우 대중들의 행동을 조직해온 결과입니다. 윤석열은 한남동 관저 앞에 모인 대중을 ‘애국시민’이라고 부르며, “여러분과 함께 끝까지 싸우겠다”라고 선동해왔습니다. 그리고 국민의힘은 줄기차게 윤석열 내란을 감싸고 옹호해왔습니다. 전 최고위원 김재원은 윤석열의 내란을 ‘성전’이라고 치켜세우며, 극우세력의 집회를 "십자군의 창대한 거병“이라 비유하기도 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번 폭동이 단지 우발적으로만 발생한 일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극우세력이 오랫동안 꾸준히 성장해온 결과라는 점입니다. 기존에 장년세대를 중심으로 구성됐던 한국의 극우파는 최근 2030 남성들과 결합하며 세력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실제 이번 서울서부지법 폭동에서 체포된 90명 중 절반 이상이 2030이라는 점이 보도되기도 했습니다. 이번 폭동은 이들이 물리적으로 상당한 힘을 보여줄 수 있는 수준에 다다랐다는 것을 보여주는 하나의 위험한 징후입니다.
젊은 극우의 부상은 한국 자본주의가 청년 세대의 절망을 키워온 결과입니다. 가장 낮은 출생률과 가장 높은 자살률이 드러내듯이, 무역전쟁과 기술전쟁으로 국제적 자본의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자본가들은 더 많은 이윤을 위해 더 낮은 임금으로 더 오래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가 되라고 민중에게 강요해왔습니다. 자본주의 위기에서 만성화한 실업과 불평등, 미래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이 극우 준동의 뿌리입니다. 그리고 이들은 미국, 아르헨티나, 이탈리아, 독일 등 다른 나라에서 확산되고 있는 극우와 마찬가지로, 여성, 이주노동자, 성소수자, 장애인, 조직된 노동자들을 공격하며 생존권 위기의 원인을 소수자에게 돌립니다.
특히 한국에서 극우는 민주당 문재인 정부의 거대한 위선과 기만 덕분에 폭발적으로 자라났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2017년 집권할 때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 했습니다. 하지만 조국사태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났듯이 문재인 정부 5년은 평등하지도, 공정하지도, 정의롭지도 않았습니다. 전례없는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자산소유자들의 배를 불리며 청년들의 꿈을 빼앗았고,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도, 최저임금 1만원 공약도 지키지 않았으며, 특별연장근로를 허용해 노동시간 단축을 무력화했습니다.
또 지금 극우 청년들에겐 반페미니즘이 매우 중요한 가치인데요. 이 또한 민주당 식의 위선적 페미니즘이 낳은 결과입니다. 문재인 정부를 지나며 성별임금격차는 하나도 개선되지 않았습니다. 오로지 바뀐건 여성 고위공무원과 공기업 여성임원 뿐입니다. 양질의 일자리 확대도, 최저임금 인상도 없이, 더 많은 여성 착취자와 여성억압자를 만드는 것이 민주당의 페미니즘이었습니다. 또 민주당은 ‘페미니즘’을 앞세워 집권하고도, 박원순 등 성폭력 가해자를 감싸고 추모하며, 피해자에게는 집단적인 린치를 가했습니다. 남녀노동자 모두의 삶을 더 안정적이고 평등하게 만들기는 커녕, 위선으로 가득찬 ‘민주당식 페미니즘’은 젊은 남성들에게 어떤 헤게모니도 발휘할 수 없었고, 오히려 우파의 반페미니즘 선동에 촉매를 제공했습니다.
민주당 문재인 정부에 대한 반감이 윤석열 정부를 만들었습니다. 극우가 성장한 이유는 문재인 정부가 ‘평등하고, 공정하며,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어서가 아니라, 문재인 정부가 내건 모든 약속이 허구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현재 피부로 체감되고 통계로도 나타나는 2030 남성층의 낮은 광장투쟁 참여율은, ‘도로 민주당 정부’에 대한 불신과 직결돼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극우세력의 성장을 제압할 수 있는 방법은, 민주당과 철저히 독립적인 노동자계급의 투쟁뿐입니다. 민주당과 완전히 다른 세상을 만들어 내겠다는 세력만이 극우를 제압할 수 있습니다. 계급적이고 변혁적인 페미니즘에 기반해, 모든 여성과 소수자 혐오를 척결하는 운동, 모든 이들에게 평등하고 존엄한 삶을 보장할 수 있는 운동만이 극우를 제압할 수 있습니다.
이미 노동자민중은 그런 역량을 보여주었습니다. 수백만 명이 윤석열 탄핵과 구속을 위해 거리로 나왔고, 남태령, 한강진에서 중요한 투쟁을 해냈습니다. 전장연 투쟁, 거통고 조선하청지회 투쟁, 세종호텔 투쟁, 지혜복 교사의 투쟁 등에 당도하고 있는 연대의 물결은 계급투쟁의 범위와 주체를 전례 없이 확대할 가능성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불평등과 혐오에 맞서 싸우는 광장의 민중은 헌재의 판결을 바라보고 있을 때가 아님을 알고 있습니다. 이제 조직된 노동자들이 앞장서서 길을 열어야 합니다. 총파업 조직화 공동행동을 통해 함께 현장을 조직합시다. 그리고 광장의 동지들에게 함께 호소합시다. 민주노조에 가입해 함께 싸웁시다. 함께 일터를 멈추고, 연차를 쓰고, 조퇴를 하고 광장으로 모여 사회적 총파업을 만듭시다! 그 힘으로 모든 내란세력을 척결하고 새 세상을 열어냅시다! 투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