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구조적 성차별이 여기 있다! 기아차는 화성공장 청소노동자 부당해고·징계 철회하라!” 12월 11일 경기도 지방노동위원회의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에 관한 심문을 앞두고 차별과 탄압에 맞서 투쟁해 온 여성 노동자들이 기아차 화성공장 청소노동자 투쟁을 지지하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현대차 본사 앞에서 진행된 이날 기자회견에 연대한 허지희 세종호텔지부 사무국장 동지의 발언을 전합니다.
![]()
해고 전 호텔객실 청소노동자로 일한 시간이 있었습니다.
로비를 점거한 파업에 참가하고 사실상 사측이 만든 새 노조에 가입하지 않은 보복조치였습니다
특히 기억에 남는 장면은 룸메이드 주간미팅 시간에 하우스키핑팀장에게 ‘차렷 경례’를 시킨 것입니다.
팀장은 변방에 자신만의 소왕국을 만들어 놓고 있었습니다. 지금이라면 사측에 항의하고 직장내 괴롭힘으로 징계를 요구했을 일이지만 당시엔 너무 어이없어 웃음밖에 안 나왔습니다
객실을 정비하는 일은 호텔의 새 상품을 만드는 일로 핵심적인 업무입니다. 그러나 룸메이드 중 누구도 승진을 하는 일은 없습니다.
청소하는 여사님이기 때문입니다. 호텔은 객실을 판매하는 판촉지배인 또는 호텔의 꽃이리는 프론트 클락만 승진시킵니다.
이름만 정규직인 룸메이드는 최저임금 수준임에도 서울시내 대부분 용역회사 소속인 룸메이드들은 정규직이 되려고 세종호텔로 이직해 오곤 했습니다.
저임금이라도 정규직은 고용이라도 보장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것도 코로나 때까지였습니다. 경영위기를 핑계로 세종호텔 또한 룸메이드 용역회사를 들였습니다.
기억에 남는 일은 단체협약으로 1년 이상 비정규직 근무해야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규정이 있었습니다. 비정규직이었던 룸메이드와 남성노동자의 부적절한 행위에 대해 여성노동자만 해고된 일이 있었습니다.
남성은 가족을 부양한다는 통념 속에 여성의 노동은 부차적인 것으로 취급되는 것입니다.
우리 사회의 중요업무는 남성이 한다고 여기는 관습, 여성의 노동은 부수적이라고 여겨지고 폄하됩니다. 현실은 그 부수적 노동 중에서도 청소노동 등 우리사회에서 기반노동은 대부분 비정규직에게 맡겨진다는 겁니다.
코로나 이후 호텔객실청소는 플랫폼 업체에서 방 개수에 따라 수입을 정해져 보통 12객실을 청소하던 일이 최근 세종호텔에서는 25객실 청소합니다. 그 고된 일이 이주노동자 노동이 되고 있으며 더 이상 4대 보험 가입도 안 해주는 노동이 되었습니다.
기아차 화성노동자들이 투쟁하고 있다는 소식은 가슴 아프고도 반가운 일입니다.
용역회사나 자회사 소속의 청소노동자들이 구조적 차별과 열악한 처우의 개선을 당사자들이 요구한다는 것은 너무도 자랑스러운 일입니다.
구조적 성차별이 없다는 윤석열의 거짓은 더 이상 먹히지 않지만 성차별과 가부장적 문화는 곳곳에 뿌리 깊습니다.
그래서 기아차 화성공장 여성노동자들의 투쟁이 더 중요한 투쟁입니다. 부당노동행위가 일상화된 직장 내 조직문화를 끊어내는 것은 부당해고와 징계를 철회시키는 것에서 출발할 것입니다.
지방노동위원회는 기아차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의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을 인정하고 조합원들의 징계와 해고철회를 판단하시기 바랍니다.
세종호텔지부는 일터의 차별에 저항하는 용기있는 기아차 화성공장 여성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지하며 마음깊이 연대합니다.
함께 싸웁시다. 투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