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은 정말 일자리를 감소시키는가? 매년 최저임금 결정 시기가 되면, 최저임금 인상이 저임금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선전이 되풀이된다. 2022년에도 전경련은 최저임금 1만원이 되면 최대 16.5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진다고 주장했다. 고양이 쥐 걱정한다더니, 자본가들은 실업보다는 저임금 일자리가 노동자들에게 더 낫다며 훈장질이다. 그러나 저들 주장이 사실이었다면 자본주의 사회의 일자리는 이미 한참 전에 모두 사라졌을 것이다. 실상은 다르다. 2018년의 최저임금 대폭 인상(16.4%)에도 당시 고용...
“후보로 최저임금 1만원을 내세우면 당선은 확실하겠네요.” 2016년 총선, 2017년 대선 분위기가 실제로 그랬다. 모든 정당의 후보들이 실현 시기만 차이가 있을 뿐 최저임금 1만원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불과 5~6년 만에 상황은 정반대가 되었다. 2022년에 연거푸 치러진 대선과 지자체 선거에서 최저임금을 핵심 공약으로 내건 정치세력은 존재하지 않았다. 모든 정당의 후보가 시기의 차이만 있을뿐 최저임금 1만원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사진=KBS) 어쩌다가 최저임금은 찬밥 신세가 되어...
사진: 연합뉴스 한국 노동자와 연금 한국 노동자는 세계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울 만큼 많은 노동에 시달리다 49.3세가 되면 비자발적으로 퇴직한다. 49세. 법정 퇴직연령까지는 11년, 연금수령까지는 16년이나 남아있는 나이다. '주된 일자리'에서 퇴출된 노동자가 실제로 노동력 시장을 떠나는 나이는 72.3세다. 이렇듯 한국 노동자는 50세도 안 되는 나이에 직장에서 쫓겨나 이곳저곳을 떠돌며 무려 23년이나 더 일하고 나서야, 즉 OECD 가입국 평균보다 7.8년을 더 일하고서야 은퇴한다...
“이대로 살 순 없지 않습니까?” - 대우조선 하청노동자들의 투쟁을 기억하자 2022년 4월,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는 원청 대우조선에 단체교섭 체결을 요구했다. 하청업체 가짜사장들은 사소한 문제에도 ‘원청 재가가 필요하다’는 말만 반복했기 때문이다. 대우조선은 하청노동자들과 고용관계가 없다며 응답하지 않았다. 6월, 하청노동자들은 대우조선을 상대로 빼앗긴 임금 30% 회복과 단체협약 체결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했다. 회사가 어려워졌다는 2014년부터 하청노동자 월급은 최저임금과 점점 가까워져 갔고, 550%에 달하던 상여금은...
사진: 연합뉴스 “굶어 죽을지언정 그런 돈은 받지 않겠다” 일제 식민지 시대 일본 전범기업에 끌려가 강제노동을 당한 피해자 양금덕(94) 할머니가 3월 13일 국회 외교위원회에서 ‘한국 기업들의 모금에 기초한 제3자 재단의 위자료 대리변제’라는 윤석열 정부의 굴욕적 해법을 단호히 거부하며 한 말이다. 널리 알려져 있듯이, 한국 대법원이 2018년 강제노동 피해자들에 대한 일본 기업들의 위자료 배상을 확정 판결했지만, 일본 정부와 기업들은 이를 거부해 왔다. 일본 정부의 입장은 ‘강제노동에 대한 위자료 청구권은 1...
초저금리와 양적완화는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과 기록적 인플레이션은 새로운 '위기와 전쟁'의 시대의 문을 열었습니다. 자본주의는 이제 패권대결, 보호주의, 기후위기가 만든 경제위기를 금리조절 정책으로는 해결할 수 없습니다. 그렇게 자본주의는 금융대공황과 하이퍼인플레이션을 향해 치달아갑니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은 역사적 교훈이 말해주듯, 전쟁을 통한 대량파괴의 반복입니다. 이를 막기 위한 유일한 해법은 전쟁과 위기의 시대를 노동자민중의 '혁명'의 시대로 뒤집는 것 뿐입니다. 다행히 신자유주의 시대 노동자운...
자본주의는 이윤율 회복을 위해 1980년대 신자유주의, 세계화, 금융화의 시대를 열었습니다. 신자유주의 정책으로 시간당 실질임금 상승률은 시간당 노동생산성 상승률을 줄곧 하회했습니다. 세계화는 값싼 임금과 시장확대로 신자유주의의 약점을 보완했고, 자본가들은 생산적 투자 확대 대신 금융수탈의 확대로 낮은 이윤율을 벌충했습니다. 그러나 금융화의 확대는 결국 2008년 금융위기를 불러왔습니다. 자본주의 체제는 초저금리와 양적완화 정책에 의지해 금융위기가 대공황으로 번지는 것을 차단해왔습니다. 그러나 이는 모순을 해소함으로써 ...
자본주의 체제는 성장과 정체, 위기와 전쟁을 반복하며 뚜렷히 구분되는 특징을 가진 시대를 거쳐왔습니다. 그 중 1980년대 신자유주의 세계화와 금융화의 시대 이전까지, 자본주의는 크게 4개의 시대를 거쳐왔습니다. 1776~1871년 자유경쟁과 부르주아혁명의 시대, 1871~1914년 독점과 제국주의 전면화의 시대, 1914~1945년 세계전쟁과 대공황과 노동자혁명의 시대, 1945~1980년 전후호황과 개량주의의 시대입니다. 다시 위기와 전쟁의 시대로 빨려들어가는 오늘날의 자본주의를 이해하기 위해, 2부에서는 신자유주의...
인간이 한평생을 거치며 소년기, 청년기, 장년기, 노년기의 모습을 거쳐 가는 것처럼, 자본주의도 상당히 뚜렷하게 구별되는 특징을 가진 시대들을 거쳐왔습니다. 역사를 보면, 자본주의는 처음엔 활력을 갖고 성장합니다. 이후 외견상 평화와 안정을 누리지만 모순이 누적되는 시기가 펼쳐진 뒤, 어느 시점에 이르면 누적된 모순이 폭발하면서 모든 것이 전면적으로 요동치고 충돌하여 체제 자체가 사활적 위기로 빠지는 시기로 나아갔습니다. 그 사활적 위기의 돌파구는 전쟁과 대량파괴를 통해 자본주의의 청년기를 다시 회복하는 것이었습니다. ...
지난 30여년 동안 세계 자본주의가 상대적 안정과 평화를 누릴 수 있게 한 건 세계화와 금융화였습니다. 그런데 세계화와 금융화 자체에 내재한 모순이 전개된 결과 세계화는 더 이상 제대로 작동하지 않게 됐고 금융화는 파괴적 에너지를 너무나 거대하게 축적했습니다. 그래서 자본주의는 심각한 균열과 파열로 점철된 새로운 시대로 빠져들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과 기록적 인플레이션이라고 하는 두 가지 큰 사건을 마주했습니다. 이 두 사건은 그동안 물밑에서 진행되던 변화의 극적인 표현이고 또 이 변화를 결정적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