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 년간, 마르크스주의는 계급 대립에만 천착할 뿐 여성이나 유색 인종, LGBTQ+에 대한 억압 같은 다른 형태의 억압은 무시한다는 주장이 마치 상식처럼 통용되어 왔다. 실제로 스탈린주의로부터 사회민주주의 전통에 이르는, 그리고 오늘날 미국민주적사회주의자들(DSA)까지 포함하는 자칭 마르크스주의자들은 특수한 억압의 중요성을 경시하고 노동자계급 중 상층에만 유리한 경제주의 전략을 고수해 왔다. 그러나 성적·젠더적 억압에 대한 스탈린주의 및 사회민주주의의 반동적 입장은 마르크스주의의 유산을 조금도 반영하지 않는다. 혁...
LGBTQ+ 억압은 자본주의적 생산 및 재생산 구조에 깊이 각인되어 있다. 사회주의만이 퀴어 해방, 나아가 모두의 성적 해방을 위한 토대를 만들 수 있다. 2004년에는 미국인의 60퍼센트가 동성 결혼에 반대했다. 지금[2019년]은 61퍼센트가 동성 결혼을 지지한다.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높은 인기를 끌었던 후보 중 한 명은 커밍아웃한 게이 남성이었고, 오늘날 젊은 세대의 절반 이상은 자신을 비이성애자로 정체화한다. 굉장한 변화가 있었음은 분명하다. 그러나 정치 권력의 최상부...
조선소에 다니는 이현중(가명) 노동자와 오승재 공무원 노동자는 부부다. 울산 남구청에 ‘혼인신고서’를 접수했는데 ‘불수리처분’을 받았다. 동성이라는 이유다. 1987년 노동자대투쟁 이후 민주노조는 일터와 사회에서 노동자를 향한 차별에 대항하며 조금씩 ‘평등세상’을 향해 나아갔다. 하지만 아직 바꾸지 못한 게 태반이다. 그중 하나가 인구 20명 중 1명으로 존재하는 성소수자가 여느 부부들처럼 사랑하고 생활공동체로 사는 삶이 차별당하는 문제다. ...
올해 사업계획에 대한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전체회의를 앞두고, 사회주의를향한전진은 사업계획에 포함된 OSF 기금 수령의 건에 대해 반대 연서명을 받았다. 이는논의를 보다 폭넓게 촉진하고,나아가 차별금지법 제정운동을 더욱 폭넓게 조직하기 위한 과정이었음을 밝히고자 한다.연서명과 같은 수단들은 대의제 민주주의가 가질 수 밖에 없는 필연적 한계를 보완하는 장치이며, 직접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한매개다. '압박'과 '동원'은 민주주의의 불가분한 요소다 2024년 3월 민주노총 대의원대회...
올해[2020년]는 스톤월 항쟁 50주년이 되는 해다. 기업들은 이때를 틈타 대대적인 핑크워싱에 나섰다. 무지개 운동화, 머그, 티셔츠가 쏟아졌다. 자긍심의 달 기간 동안 뉴욕 경찰은 뱅크 오브 아메리카, 웰스 파고를 비롯한 거대 기업들과 나란히 공식 프라이드 퍼레이드에서 행진했다. 바로 그 같은 달에, 레일린 폴란코(Layleen Polanco)는 라이커스 섬의 교도소 독방에서 사망했다. 오늘날 LGBTQ+ 운동이 품고 있는 모순을 이보다 더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는 없을 것이다. 무지개로 치장한 경찰이 행진하...
'교차성(Intersectionality)'은 학계, 페미니스트 활동가, 그리고 사회운동에서 빈번하게 사용되는 단어다. 테리 이글턴(Terry Eagleton)이 지적했듯이, "계급, 인종, 성별"은 "현대의 성 삼위일체"다.[1] 교차성에 대한 담론은 많지만, 그 용어의 정의는 종종 불분명하다. 그것은 이론인가, 아니면 경험적인 묘사인가? 그것은 개인적 주체성의 영역에서 작동하는가, 아니면 지배 시스템을 분석하는가? 그리고 궁극적으로, 이 개념은 교차하는 억압의 ...
가부장적 자본주의 체제 하에서 차별과 억압은 단일한 개개별의 것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자본주의 권력이 섬세한 가공을 거쳐 제조한 갈라치기의 기준은 서로 화합하며 유기적으로 노동자계급을 양분한다. 그렇기에 자본주의 생산을 멈춰 세우고 노동자민중의 물리적 압력을 무엇보다 생생히 전달할 수 있는 총파업 투쟁, 총파업 투쟁으로 대표되는 강력한 현장에서부터의 운동만이 우리의 답이 될 수 있다. 지금은 점으로 흩어져있는, 차별에 맞서 싸운 노동자들의 레퍼런스를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운동이라는 선으로 이어낼 선전과 선동. 전술이 필요하다. 만...
차별금지법제정연대에서 ‘열린사회재단(Open Society Foundation)’으로부터 사업기금을 지원받을지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 이를 결정하기 위한 26일 전체회의를 앞두고, 차제연 집행위는 “자금의 출처가 중대한 인권 침해에 직접 연루된 경우, 기금 수령 조건이 특정 집단·의제에 대한 침묵을 요구하는 경우, 기금의 운용방식이 포괄적 차별금지법의 제정이라는 차제연의 목적에 명백하게 반하거나 해가 되는 경우에는 연대체 차원의 최소 기준선에 위배된다고 판단하여야”하며, &...
한국여성단체연합이 주관한 여성대회 부스에는 ‘1366서울센터’가, 대회에는 원청 사용자 원민경 성평등가족부장관이 참가했지만, 그 사측에 맞서 1년째 싸우고 있는 ‘1366서울센터분회’는 부분파업을 하고 3.8 여성파업에 참가했다. 성평등한 임금과 승급 체계를 위해 투쟁해 온 KEC지회는 간부파업을 하고 참가했다. 여성억압과 착취에 맞선다면, 분명 어깨를 걸어야 할 이는 현장에서 투쟁하고 있는 여성 노동자들이다. 가부장적 자본주의 체제를 떠받치며 여성운동이라 할 수 없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
반올림·빵과장미의 ‘찾아가는 집담회’ 현장 스케치 2026년 2월 21일. 여성의 날을 앞둔 토요일 오후, 설 연휴의 들뜬 기운이 가시지 않은 거리와 달리 내가 향한 곳에는 조금 특별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었다. 매년 3월 8일 여성의 날을 앞두고 우리는 분노와 결의를 다지곤 하지만, 올해 내 마음 한구석은 유독 무거웠다. 초부터 화려한 AI 호황과 반도체 산업의 장밋빛 전망이 쏟아졌지만, 그 화려함 뒤에 더욱 잔혹하게 가려진 노동자들의 현실을 외면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