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330 충남노동자행진, 사회주의를향한전진은 교육노동자현장실천, 변혁적여성운동네트워크 빵과장미, 학생사회주의자연대와 함께 <노동자 산업통제운동을 위한 330 충남노동자행진 사전결의대회>를 개최했습니다. 금속노조 현담산업지회 박명희 동지의 발언을 공유합니다.
저는 충남 아산에 있는 현담산업이라는 자동차 부품 회사에 다니는 박명희입니다. 저희 회사는 내연기관에서 필수 부품인 연료펌프를 만들고 있습니다. 몇 년 전까지는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자동차가 당연했습니다. 하지만 5~6년 전부터 탄소 배출 감소를 위해 전기차로의 전환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해 자동차산업전환은 필연적입니다. 사실 자본가들이 이윤에 눈이 멀어 이러한 산업전환은 오히려 늦었습니다.
중장기적으로 내연기관 부품 사용은 줄어들고 점차 사라질 것입니다. 현재 내연기관 부품의 30~50%가 없어집니다. 이것은 수십 만 명 에 달하는 부품사 노동자들이 실업상태로 내몰린다는 것을 뜻합니다. 특히 자본과 기술이 취약한 중소 부품사 노동자들이 희생양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저희 회사에는 15년에서 20년이 넘게 일한 많은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지금 이분들의 소원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바로 ‘정년퇴직하는 것’입니다. 정년퇴직 때까지 회사가 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우리 회사도 망하지 않고 전기차, 수소차 부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신규 라인이 깔리는 게 소원입니다. 하지만 회사는 전기·수소차의 신규라인 증축은커녕 곧 사라질 산업이라면서 설비투자를 중단했고 정년퇴직 등으로 자연 감소하는 자리에 정규직이 아니라 비정규직을 채용해서 1년짜리, 2년짜리 파리목숨들을 늘리고 있습니다.
게다가 안전한 현장을 위한 현장 개선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일하다 다치지 않고 병들지 않고 죽지 않는 현장을 만들려면 최소한의 투자를 해야 하지만 현재 조건에서 최대한의 이윤을 뽑아내기 위해 투자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동차 부품사 노동자들은 위험한 산업재해로 속절없이 내몰리며 산재 발생률은 해마다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습니다. 직업성 질병뿐만 아니라 일하다 다치는 직업성 사고 건수가 우리 회사는 매년 20여 건에 달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우리 회사는 현장이 깨끗하다고 얘기되는 곳인데도 이 지경인데 수없이 많은 더 열악한 회사의 사정은 정말 처참할 것입니다.
저희는 전기 수소차로의 전환을 반대하지 않습니다. 저희는 내연기관차가 없어지더라도 삶을 유지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동하기를 원합니다. 우리의 후손을 위해서라도 기후위기를 극복해 나가는 데 함께 참여하기를 원합니다. 기후위기를 극복하는 데 있어 한쪽에서는 자본가들은 어마어마한 부를 축적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노동자들이 노동현장에서 쫓겨나 삶의 낭떠러지로 떠밀려 죽어나가는 비극이 벌어져서는 안 됩니다.
자본과 정권은 산업전환과정에서 노동시간을 단축해서 일자리를 늘리는 등 노동자들의 고용을 보장해야 합니다. 저희 자동차 부품사 노동자들은 노동자가 죽어나가는 방식이 아니라 노동자가 사는 방식의 정의로운 전환이 이뤄질 수 있도록 투쟁할 것입니다. 죽을 수 없기에 살기 위해 투쟁해 나갈 자동차 부품사 노동자들의 투쟁에 응원과 관심 그리고 동참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