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16일, 울산 현대자동차 출고사무소 앞 모듈화 단지 내 자동차 부품공장 ‘모팜’에서 이주노동자 50여 명이 수갑 채워져 강제로 연행됐다. 태국 국적 노동자 42명 등 이주노동자들은 미란다원칙 고지도 받지 못한 채 사복경찰과 출입국관리소 단속 인력에게 체포되었고, 줄줄이 묶여 호송되었다. 이것은 인간사냥이다.
이번 울산 사태는 모든 노동자 민중을 경악케 한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공장 구금 사태를 떠올리게 한다. 9월 4일, 미국 이민세관단속국은 역대 최대 규모인 475명을 단속·구금했고, 그 중 317명은 한국 노동자였다. 이들은 쇠사슬에 묶이고, 감옥과 같은 시설에 갇히며, 심각한 인권침해를 당했다.
한국 노동자들이 미국에서 당한 단속·추방과 울산에서 벌어진 이주노동자 단속·추방은 하등 다르지 않다. 트럼프 정권은 ‘불법 이민자 연 100만 명 추방’을 내걸고 대대적 단속·추방을 벌이며 미국 노동자들에게 ‘이주노동자 혐오’라는 극우 민족주의를 전파하고 있다. 9월 4일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공장 노동자 구금 사태는 그 산물이다.
한국에서 벌어지는 단속·추방 역시 마찬가지다. 2024년 법무부가 발표한 ‘제4차 외국인정책 기본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목표지향적 불법체류 감축 계획’을 통해 ‘불법체류’를 41만 명에서 20만 명대로 감축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상시 정부합동단속 체제’를 유지하겠다고 한다. 이 모두가 이주노동자를 희생양으로 정주노동자에 대한 민족주의적 통제를 강화하는 과정, 노동자를 국적에 따라 분열시켜 착취체제를 강화하는 과정이다.
장기화하는 한국경제 침체 속에서, 국가와 자본은 분노의 화살을 피하고자 이민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를 조장한다. 이주노동자들을 확대하면서도, 사업장 이동의 자유조차 없이 무권리 상태로 착취하고 억압하며, 끝없는 단속·추방으로 정주노동자와 분열시킨다.
미국에서 체포된 한국 노동자들에게 존엄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한국에서 체포된 이주노동자들에게도 존엄이 있다. 국가와 자본에 맞서, 노동자는 국적이 아니라 계급으로 단결해야 한다. 모든 단속·추방에 반대하자. 일터에서 벌어지는 인간사냥에 맞서 노동자의 국제연대를 강화하자. 노동조합은 국적에 관계 없이 지역 현장 모든 노동자들의 권리를 방어하기 위해 싸우자.
이주노동자 단속·추방 중단하라!
고용허가제 폐지하고 사업장 이동의 자유 쟁취하자!
정주노동자와 이주노동자는 계급으로 단결하자!
2025년 9월 25일
사회주의를향한전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