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투쟁 뉴스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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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 "발전노동자 총고용 보장이 기후정의" 슬로건을 걸고 파업에 나서야 합니다[편집자 주] <공공재생에너지 확대! 발전노동자 총고용 보장!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531 대행진>이 태안과 창원에서 열렸다. 올해 말 폐쇄되는 태안화력 1호기를 시작으로, 2036년까지 전국 59개의 발전소 중 28개가 폐쇄될 예정이다. 노동운동과 기후정의운동의 연대로, ‘공공재생에너지 확대’와 ‘발전노동자 총고용 보장’을 걸고 정부와 원청자본에 맞선 기후정의파업에 나서자는 발전노조 서부본부 이재백 동지의 발언을 싣는다. 태안화력에서 일하고 있고 발전노조 서부본부장을 맡고 있는 이재백입니다. 반갑습니다! 투쟁! 작년 330 충남노동자 행진에 이어서 1년 만에 이곳 태안에서 노동자시민대행진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제가 대표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태안화력에서 일하고 있고 태안에서 살고 있는 주민으로서 오늘 오신 동지들께 감사하다는 말씀 먼저 전하겠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연대 부탁드립니다. 기후위기가 매우 심각합니다. 작년에는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온도 상승폭이 1.5도를 넘었고, 가능성은 극히 낮지만 5년 내에 1년 정도는 2도씨를 넘을 수 있다고 합니다. 조천호 박사가 ‘2도씨는 파국적이고 회복할 수 없는 위험’이라고 말했는데, 그 위험에 한발 더 다가섰습니다. 어쩌다가 이 지경이 됐는지 모르겠습니다. 발전소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문제도 심각합니다. 올 12월부터 태안화력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폐쇄가 시작되지만, 대책이 없습니다. 기후위기 문제와 발전소 노동자 해고 문제는 다르지 않습니다. 노동자 문제를 포기한다고 해서 기후문제가 해결되지 않습니다. 반대로 기후문제를 포기한다고 노동자 문제가 해결되지 않습니다. 사실 둘은 공동의 목표, 공동의 상대를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정부입니다. 자본의 이윤을 우선시하는 기후정책 때문에 기후위기는 더욱 더 심각해지고 있고 노동자 문제는 방치되고 있습니다. 기후정책과 노동자 대책의 키를 쥔 정부을 움직이지 않는 한, 기후위기도, 발전소 노동자 문제도 해결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해법을 알고 있습니다. 공공재생에너지 확대! 공공주도로 재생에너지를 확대건설하고 발전소에서 해고되는 노동자를 고용하면 됩니다. 민간이 아니라 공공이 주도해야 합니다. 민간이 주도하면 건설도 더디고 비용도 많이 들어갑니다. 민간 자본은 이윤이 안 된다고 생각하면 도중에 포기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발생하고 있는 일입니다. 또 민간이 주도하면 최소한의 인력으로 열악한 비정규직 일자리만 양산할 것입니다. 공공이 주도해야 안정적으로 재생에너지를 건설할 수 있고, 적정한 양질의 일자리 만들 수 있습니다. 정부도 이 뻔한 방법을 압니다. 하지만 하지 않습니다. 이윤이 되지 않기 때문에 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래서 정부를 움직이기 위해 노동자 민중이 투쟁해야 합니다. 2023년 3월에 독일에서 운수노동자들의 파업이 있었습니다. 20만 운수노동자들이 파업에 들어 갔습니다. 언론의 표현처럼 ‘모든 바퀴가 멈춘 파업’이었습니다. 이 파업은 기후파업으로 불렸습니다. 기후활동가들이 적극적으로 결합해 성공시킨 파업이기 때문입니다. 기후활동가들은 시민들과 노동자 지지모임을 만들고, 파업연대 서명을 받았습니다. 심지어 파업을 주저하는 노동자들을 직접 설득해 파업에 참여시키기도 했습니다. 당시 내건 슬로건이 "운수노동자 생활임금이 기후정의다" 였습니다. 운수노동자의 처우가 매우 열악했고, 이 때문에 많은 노동자들이 일을 그만두고 떠났습니다. 정부는 이를 핑계로 대중교통을 줄였고, 대신 고속도로를 열심히 건설했습니다. 당연히 개인 자가용 이용이 늘 수밖에 없었고 온실가스 배출이 늘면서 기후위기를 심화했습니다. "운수노동자 생활임금이 기후정의다"라는 슬로건 걸고 싸운 독일노동자와 기후활동가들의 판단이 정확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도 "발전노동자 총고용 보장이 기후정의다"라는 슬로건을 걸고 싸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니, 그렇게 싸워야 합니다. 발전소 노동자들은 8월 경고파업 그리고 11월 파업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1차적으로 노조간부가 파업을 조직하기 위해 애쓰겠지만, 여러 활동가 동지들이 적극적으로 결합해서 조직해야 힘 있는 파업, 정부정책을 올바르게 바꿀 수 있는 파업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계급투쟁 없는 환경운동은 정원가꾸기에 불과하다“는 치코 멘데스의 말처럼, 자본과 노동자가 윈윈하는 기후운동은 없습니다. 자본의 탐욕을 꺾지 않으면 기후위기도 막지 못하고, 노동자 대량해고도 막지 못할 것입니다. 힘차게 투쟁해서 기후위기 막고 발전소 노동자 총고용보장 쟁취했으면 좋겠습니다! 노동자 민중 하나되어 정의로운 전환 쟁취하자!2025-06-02 | 조회 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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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 처벌법 폐지' 외치는 대선, 오늘도 노동자는 일터에서 죽는다2025년 5월 15일, HD현대중공업이 HDC현대산업개발(주)에 발주한 사외방파제 헥사콘 설치 공사현장에서 일하던 40대 노동자가 익사하는 중대재해가 발생했다. 고인이 사망한 지 15일째인 5월 29일, 유족과 '중대재해없는세상만들기 울산운동본부'가 기자회견을 열었다. "엄마, 나 절대 물에 안 들어가고. 텔레비전으로 보면 줄 잡아주고 하는 거, 엄마 봤지? 그거다." 이정제 노동자는 혹시라도 위험한 잠수일을 할까 걱정하던 모친을 안심시키던 현대산업개발 하청업체 ‘아진건설’ 소속 '잠수조공'이었다. 5월 15일, 회사는 잠수부가 아닌 그에게 전날 기상악화로 미뤄진 잠수작업을 지시했다. 테트라포드와 바지선을 연결하는 줄을 푸는 마지막 공정의 일이었다. 파도가 거세고 와류도 강했으나, 그는 잠수복만 입은 채 250톤급 바지선에서 내려 바다로 들어가야 했다. 어떠한 잠수장비도 없이, 마지막 숨을 들이쉬고 바다로 잠수했다. 그것이 이정제 노동자의 생애 마지막 숨이 되고 말았다. 현장에는 원청 안전관리자도, 작업지휘자도, 잠수부도, 감시인도 없었다. 관련 업무의 위험평가서 내용도, 바지선에 실린 잠수장비도, 잠수작업 시 2인1조 원칙도 없었다. 사측 관리자라면 이런 조건에서 바다로 잠수할 수 있었겠는가? 노동자를 죽여놓고도 현대산업개발과 아진건설은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하청사는 처음에는 숨진 노동자를 탓하더니 이제는 동료 노동자 탓을 하고 있다. 아진건설 사장은 유족에게 ‘수심 1m도 안 된다’, ‘평소에 하던 일’이다, ‘밧줄은 밖에서 자르면 되는데 왜 바다에 들어갔는지 모르겠다’는 막말을 해대기도 했다. 울산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인의 빈소에는 현대산업개발의 화환이 없다. 그런데 기가 막히게도, 현대산업개발에 공사를 발주한 현대중공업 경비대가 있다. 유족이 현대산업개발 사측에 문제를 제기하기 시작하자, 현중 경비대들이 유족과 빈소 주변을 감시하기 시작한 것이다. 바로 이 장면이 현대산업개발 원청 자본이 노동자를, 노동자의 생명을 대하는 모습이다. 기자회견에 참가한 유족들은 현대산업개발은 연락조차 없다고 호소했다. 유족들은 '현대라는 대기업 이름을 달고 어떻게 이런 일을 벌일 수 있느냐'고 되물었다. HDC현대산업개발 자본은 2022년 1월 광주 화정동 아이파크 신축 현장 붕괴사고 등 최근 5년간 18명의 노동자와 시민을 사망하게 만든 살인기업이다. 그런데도 작년에는 ‘한국의 경영대상’ ESG부문 대상을 받았다. 현대산업개발이 대체 사회에 어떤 기여를 했나? 자본이 자본에게 수여한 이 어처구니 없는 상은, 책임감도 죄책감도 없이 노동자를 죽인 것에 대한 치하인가? 기자회견에 참가한 노동자들과 활동가들, 그리고 유족은 현대산업개발과 아진건설에 중대재해에 대한 책임과 재발 방지를 요구했다. 아울러 '중대재해 처벌법 폐지'가 공공연히 외쳐지는 대선판을 규탄하며 정부와 국회를 향해 '중대재해처벌법을 강화하고 노동자와 시민의 생명을 보호하라'고 촉구했다. 중대재해없는세상만들기 울산운동본부는 기자회견을 마친 후 부산지방노동청에 HDC현대산업개발 법인과 정경구 사장, 아진건설 사장 등 5명을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으로 고발했다. 하지만 우리 모두는 알고 있다. 기자회견과 고발로 자본과 정부가 자행하는 살인을, 일터의 죽음을 막을 수 없다. 다단계 하청구조와 복잡다단한 생산의 그물망 속에서, 민주노조는 원청 자본의 책임을 요구하며 모든 노동자의 생명과 노동권을 지키기 위해 투쟁해야 한다. 현장과 거리에서 더 힘차게 투쟁하자. 이정제 노동자를 죽게 만든 자본을 호되게 처벌하고, 노동자의 단결 투쟁으로 죽음의 외주화를 끝장내자!2025-05-29 | 조회 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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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호텔 고진수 지부장 고공농성 100일, 우리의 투쟁은 계속된다지난 5월 23일 금요일은 세종호텔지부 고진수 지부장이 고공농성에 돌입한 지 100일이 되던 날이다. 조합원과 연대의 힘을 믿고 철제 구조물에 올랐던 고진수 동지와 그를 외롭게 두지 않겠다던 이들이 세종호텔 앞에서 다시 한 번 결의를 다졌다. 세종호텔지부의 노조탄압·정리해고 투쟁이 더 큰 연대의 투쟁으로 번질 수 있었던 것은 단연코 정치 변혁의 주체와 힘에 대한 확신에서 비롯한다. 우리는 투쟁문화제를 통해 그 확신을 또다시 증명해냈다. 당일 17시 서비스연맹 결의대회에서는 ‘압도적 정권교체’를 비판하며 진정으로 노동자가 주인이 되는 정치에 대한 발언이 이어졌다. 19시에 시작한 투쟁문화제는 그야말로 투쟁을 우리의 문화로 만드는 끈끈한 연대를 보여줬다. “황소처럼 우직한 사람” 고진수 동지를 향한 시부터 바위처럼 살아보자는 노래에 어느새 무대로 나와 몸짓을 추는 동지들, 그리고 꽃다지 달밤 콘서트까지 울고 웃는 무대가 계속되었다. 비가 오는 궂은 날에도 자리를 지킨 우리는 명동 애플 앞에서 한국옵티칼하이테크의 고용승계를, 한화빌딩 앞에서 하청노동자 처우 개선을 위해 행진했다. 투쟁은 다음날까지 이어져, 2차 희망텐트를 세종호텔 앞에 펼쳤다. 맑아진 하늘에 우리는 “이길 때까지 싸우겠다”고 다짐했다. 투쟁문화제에서 고진수 동지는 민주당에게 노동존중을 희망할 것이 아니라, 조직적 힘으로 노동권을 쟁취하자며 그 길을 함께 열어가자고 전했다. 고진수 동지 고공농성 100일 투쟁문화제는 그 조직적 힘이 어디에 있는가를 분명히 보여줬다. 몸짓, 노래, 발언으로 울고 웃는 투쟁이 얼마나 오래가는지, ‘너’에게는 없는 ‘우리, 동지, 연대’가 가진 힘이 얼마나 강력한지 세종호텔 앞에 있던 모든 이들이 함께 느꼈다. 해방을 위한 힘은 온갖 억압과 차별, 소외가 만연한 바로 그곳, 투쟁의 현장에 있다. 노동자계급과 노동자계급에 연대하는 모든 이들의 자주적 투쟁이 해방의 세상으로 나아가는 유일한 방법이다. 뼈가 시린 겨울, 고진수 동지가 연대의 힘을 믿고 하늘로 올라갈 때 땅에서는 연대의 힘으로 그를 지지하는 이들이 있었다. 고진수 동지가 땅으로 내려와 함께 이 봄을 만끽할 때 비로소 봄이 올 것이다.2025-05-26 | 조회 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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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중공업, 이주노동자에게 숙식비 갈취하는 파렴치한 차별 중단하라!2025년 5월 8일, 고용노동부 울산지청 앞에서는 이주노동자에게 숙식비를 갈취, 차별하는 HD현대중공업과 이를 두둔한 고용노동부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최근 고용노동부는 현대중공업지부가 이주노동자들에게만 밥값을 받는 차별을 시정하라고 진정한 사건에 대해 ‘검사 내사 지휘를 받은 결과 차별이 아니’라며 사건 종결을 통보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밥값까지 대놓고 이주노동자를 차별하는 재벌과 정부를 규탄하는 자리였다.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와 사내하청지회, 울산이주민센터뿐만 아니라 동구지역조선노동자조직화사업단 울림, 금속노조 법률원, 울산인권운동연대, 울산시민연대, 제 정당(정의당, 노동당, 진보당, 민주당), 현대차 이수기업해고자, 공공운수노조 울산지역지부, 서울 말벌 동지들, 전진 등이 참가했다. 현대중공업 자본이 싼값에 숙련노동자를 사용하기 위해 직고용 이주노동자(E7-3비자) 1천여 명을 채용하면서 저질러온 임금 갈취는 숫제 ‘강도짓’이라고 불러도 좋을 정도다. 우선 현중 자본은 ‘외국인생활지원비’ 명목으로 정주노동자보다 11배나 높은 516,500원을 매달 공제해왔다. 당시 E7-3비자 이주노동자에게는 1인당 국민총소득(GNI) 80%가 적용되었는데, 사진처럼 280여만 원 임금에서 ‘주택공제’라는 기숙사비(50,000원)에 ‘외국인생활지원비(516,500원)’, 즉 통상임금 20%가 공제되고 최저임금을 받는 구조였다. 이주노동자들은 이유조차 모른 채 통상임금 20%를 매달 갈취당했고, HD현대중공업은 2025년 E7-3 비자의 임금 기준이 최저임금으로 내려간 이후에야 강도짓을 멈췄다. 그런데 세계 제일의 조선소 자본이라서인지, 이주노동자 차별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2025년 1월 1일부터는 밥값을 차별했다. 현대중공업 식당에서는 정규직이든 하청이든 물량팀이든 정주노동자는 아무도 돈 내고 밥을 먹지 않는다. 그런데 자본은 직고용 이주노동자에게만 점심 밥값으로 매달 210,000원을 떼먹었다. 조식과 석식은 5,600원씩 내게 했다. 그런데도 고용노동부는 이러한 행위를 차별이 아니라고 자본을 비호한 것이다. 울산이주민센터 김현주 센터장은 ‘HD현대중공업이 고용노동부 가이드라인에 따라 기숙사비 5만 원만 받으면 되는데, 2023년 11월 27일 폐기된 숙식비 공제지침을 적용해 1년 이상 이주노동자의 임금을 갈취해왔다. 그래서 임금체불이라 했더니 고용노동부가 임금체불이 아니라고 한다’며 ‘이는 HD 현대중공업, 그리고 고용노동부, 법무부 다 같이 공모한 차별이자 범죄’라고 규탄했다.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 이병락 지회장은 ‘고용노동부와 법무부는 지금 당장 이 문제를 바로잡을 것’을 촉구했다. 금속노조 법률원 조세화 변호사는 자본의 황당한 헛소리와 이를 인정한 노동청을 꾸짖었다. ‘언어 소통에 문제가 있어 업무수행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숙식비를 차별했다? 숙식비는 업무의 질과 양에 상관없이 재직에 대한 복리후생’이라며 ‘그렇다면 세계 1위 조선소가 왜 업무수행 능력이 떨어지는 이주노동자 1천 명을 고용하냐’고 반문했다. ‘생존과 생존의 기초가 되는 숙식비에 대해 이렇게 차이를 둔다면, 이는 헌법 11조, 근로기준법 6조를 들기 이전에 상식과 염치가 없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백호선 지부장은 ‘ESG경영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면서도 출신 국가가 다르다고 노동자를 차별하는 HD현대중공업의 행태를 이대로 둘 수 없다’며 ‘모든 노동자가 차별 없이 일할 수 있는 현장을 만들겠다’고 결의를 밝혔다. 기자회견에 참가한 노동자들은 현대중공업에서 그야말로 허리띠 졸라매고 일하는 이주노동자가 차별받는 현실에 분노하며 ‘임금 떼먹는 현대중공업과 고용노동청 각성하라’고 외쳤다.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은 기자회견 후 이뤄진 대표단 면담에서도 자본을 두둔하며, 친절하게도 ‘지방노동위원회에 기간제 차별시정 진정을 넣는 방법이 있다’고 안내했다. 정부가 나서서 이주노동자 차별과 혐오를 선동하는 만행을 투쟁으로 끝장내야 한다. 이주노동자에게 출신 국가의 음식을 제공해도 모자랄 판에 밥값을 차별하는 현대중공업, 노동자의 단결투쟁으로 책임을 묻자.2025-05-09 | 조회 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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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파면, 현장의 목소리4월 4일, 노동자 민중이 윤석열을 파면했습니다. 파면 소감과 앞으로의 투쟁에 대한 의견을 몇 분 동지들께 들었습니다. = 현중사내하청지회 해고노동자 윤태현 - 될 게 된 거다. 당연한 파면이다. 선택지는 둘이었다. 법으로 파면시키는 것과 노동자 시민들이 직접 끌어내는 거였고 오늘 파면되었다. - 아직 많은 일이 남아있다. 내란세력 청산이 남았고 세상을 바꾸는 2차전이 남아있다. 새로운 국면에서 마음을 가다듬고 투쟁으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각 시에만 총파업이 필요했다고 보지 않는다. 거대 양당 체제에서 노동자들이 목소리를 내려면 더 강력한 투쟁과 총파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현중사내하청지회 해고노동자 변주현 - 윤석열 파면 선고를 듣고 나서 기뻐서 눈물이 났다. 한시름 놨다는 기분이었다. 함께 고생한 동지들이 생각났고 가족들도 생각났다. - 하지만 기쁨도 잠시 노조 사무실로 돌아가는 길에 현대차 해고자 이수기업 안미숙 동지가 연행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리고 고공농성 동지들의 성명이 올라왔다. 그리고 여전히 공장에 들어가지 못하는 우리의 처지가 보였다. 파면 전에도 ‘윤석열 없는 세상’, ‘다시 만날 세상’ 만들어가자 했지만, 막상 되고 나니 막막하다. 파면된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이며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이대로 민주당이 집권하면 친자본 정책으로 또 우리 노동자들이 고통스러워질 텐데 파면됐으니 할 거 다 했다고 민주노총이 손 놓을까 봐 걱정된다. 우리가 빼앗긴 것들을 되찾고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라도 아직은 긴장을 놓아선 안 되겠다. = 말벌 동지 - 너무 기쁩니다. - 하지만 우리가 바꿀 세상은 이제 시작이기에, 도취되지 말고 이제 혐오에 기반한 정치를 몰아내기 위해 차별금지법 입법 투쟁이 시급하다고 생각합니다. = 빵과장미 동지 - 윤석열 당선될 때 터진 울음이 파면의 날 기쁨의 눈물로 이어졌네요. - 막막한 세상을 뚫고 더 나은 곳으로 향하는 우리, 낮은 곳에서부터 손잡고 함께 틈을 냅시다! = 공공운수노조 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노동자 - 윤석열 파면은 너무나 당연한 결과였기에 불안(파면 안 될까)하지 않았고, 대통령에 당선된 사실부터가 잘못된 일이었기에 지금이라도 바로잡을 수 있게 된 오늘이 행복한 날입니다. - 갈라진 민중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 무너진 상식을 바로 잡고, 철탑 위에(고공에) 있는 노동자들이 다시 땅을 밟을 수 있게 하는 투쟁이 필요합니다. 노동자가 살고,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만들 수 있는 희망찬 투쟁을 하겠습니다. = 현대차비정규직지회 이수기업 해고노동자1 - 12.3 이후로 코앞에 노동자의 권리를 내세우기보다는 계엄으로 불합리한 상황을 바로잡기 위한 투쟁이 급선무였다. 이제 윤석열이 파면되었다. - 이제 일상으로 돌아왔다. 노동자의 권리를 되찾는 투쟁에 힘을 싣고 좀 더 노동자의 힘을 모을 수 있는 투쟁을 만드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한다. = 현대차비정규직 이수기업 해고노동자2 - 윤석열 파면은 당연하다. 그의 죄가 한둘이 아니다. 윤석열 파면 시간을 끈 건 헌법재판소가 잘못한 것이다. 노동자와 시민이 외치니 그마나 일주일 빠르게 판결이 났다고 생각한다. - 파면되었다고 끝난 게 아니다. 내란세력이 남아있다. 자본도 내란세력 잔재다. 일터에, 도처에 윤석열이 많이 남아있다. 내란세력을 다 몰아내기 전까지는 계속 투쟁해야 한다. = 말벌 동지 - 후련함 반, 앞날 걱정 반입니다. 가장 커다란 걸림돌이었던 윤석열을 우리 손으로 뽑아냈다는 사실은 분명 기뻐해 마땅한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윤석열 퇴진 시위라는 구심점이 사라진 뒤에도 시민과 투쟁하는 노동자 사이의 연대가 이어질 수 있을지 걱정됩니다. - 우리는 저마다 모두 노동자입니다. 노동권 쟁취를 위한 싸움은 불의에 맞선 시민의 연대가 아닌 우리 자신의 요구를 관철시키는 것입니다. 윤석열 없는 사회에서는 연대시민 말벌로부터 스스로를 조직하고 투쟁하는 꿀벌이 됩시다. 밖에서 건네는 손이 아니라 일터 안에서 내뻗는 손이 됩시다. = 현대차 노동자 - 사람들이 잘 모를 때는 그 사람이 잘하겠지 하며 선택합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사람들을 힘들게 하고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사람들은 진실을 알게 되었고 탄핵과 파면을 선택했습니다. 권력을 가져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가 보여줬습니다. 만약 다음에 선택된 대통령이 똑같은 잘못을 하면, 우리는 또다시 언제든 나설 수 있게 늘 올바른 노동자의 눈으로 지켜봐야 한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 양당 정치의 결과는 또다시 우리의 선택을 좁게 만듭니다. 그렇다고 지금 당장 혁명적 투쟁을 만들지 못하니 결국 누군가는 권력을 가질 것입니다. 또한 탄핵 정국에서 생존과 자신 삶에 목숨 걸고 투쟁하는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이 땅의 모든 저항하고 투쟁하는 노동자의 투쟁이 이제는 승리하기 위해 들뜨지 말고 탄핵 때보다 더 크게 연대해야 합니다. 그리고 극우세력의 준동에 대해 우리의 대책이나 방비를 해야 하겠습니다. = 대학원생노동조합 김홍주 - 우리는 내란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그 수괴의 범죄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썩은 병폐들을 드러냈고, 핍박 받던 소중한 생명들이 있음도 배웠다. 그래서 힘들었지만 그만큼 가치 있는 투쟁이었다. 윤석열 파면은 앞으로 이룰 사회대개혁의 초석이 되어야 한다. -내란수괴의 거듭된 거부권 행사로 인해 가로막힌 노조법 2조, 3조 개정이 가장 시급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실질적인 사용자가 교섭에 나오도록 하고, 노동조합의 쟁의행위를 임금협상 이외에도 포괄적으로 인정하도록 하며, 쟁의행위를 무력화하기 위한 기업의 무분별한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해야 한다. = 희망연대본부 저축은행중앙회 통합콜센터 노동자 - 동트기 전이 가장 어둠이 짙은 법. 계엄의 밤 이후 가장 어둡던 4개월을 함께 견디며 새벽을 맞이한 우리가 자랑스럽습니다. 옳음을 포기하지 않았던 모든 국민의 승리입니다. - 노동자는 일터로, 내란범은 감옥으로! 누구도 차별받지 않는 대한민국으로! 고공동지들(세종, 옵티칼, 거통고) 모두 일터에서 지상에서 우리와 함께 일상을 영위해야 합니다. = 자동차부품사 노동자 - 윤석열 파면은 당연한 결과다! 노동자민중의 투쟁의 결과물이다! 노동자들은 식당에서 11시 22분 TV를 통해 파면을 확인한 순간 환호와 박수로 식당공간을 가득 채웠다. 123일의 긴 투쟁이 22분이라는 짧은 시간의 판결로 갈음된다는 것이 허탈하기도 했다. - 이제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야 한다. 잘못된 사회구조와 법제도를 모두 갈아엎고 “노동자 민중이 오롯이 주인되는 세상! 고통받지 않는 세상!”을 위해 노동자 민중의 힘으로 국가권력을 장악해야 한다. 노동자 민중 항쟁으로 노동자 민중이 살기 좋은 세상을 건설하자!2025-04-05 | 조회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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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의 이수기업 해고노동자 폭력탄압을 규탄한 1박2일 농성투쟁!거듭된 자본의 폭력 3월 13일 16시, 현대자동차 재벌 자본의 경비대가 현대차 울산공장 정문 앞에 열린 현대차 비정규직 이수기업 정리해고 규탄 집회 앞에 도열했다. 매우 커다란 문 안쪽과 무대 앞쪽, 그리고 정문 안까지 2백 명쯤 되는 숫자였다. 그리고 이들은 정리해고를 규탄하고 복직을 촉구하는 집회가 마무리되고 인도에서 이수 노동자들이 농성용 천막을 펼치자 득달같이 달려들어 천막을 부수고 빼앗았다. 그리고 갑자기 나타난 1톤 트럭에 실어 보낸 후 정문을 봉쇄했다. 사진: SNS라이브(상: 촬영자 미상 / 하: 정승철) 3월 14일 새벽 5시 30분, 현대차 경비대는 갑자기 정문을 열더니 밤새 문 앞에 있던 이수 노동자들에게 달려들었다. 또다시 폭력으로 노동자들을 마구 밀쳐냈다. 이것이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를 대하는 재벌 자본의 방식이다. 자본은 수십 년 일한 이수기업 노동자들을 하루아침에 정리해고하는 것도 모자라 불법 폭력마저 불사하며 노동자를 짓밟았다. 경찰은 그런 행위를 뻔히 지켜보면서도 경비대를 현행범 체포하지 않고 오히려 노동자, 시민들에게 연행을 경고하는 방송을 해댔다. 항의 철야농성 이로 인해 현대차 비정규직 이수기업 노동자의 정리해고 철회, 고용승계 쟁취 집회에 참석했던 노동자와 연대 시민들은 자본의 탄압에 분노하며 철야 농성에 들어갔다. 현대자동차 원하청 노동자, 금속노조 간접고용 사업장 대표자와 현대그린푸드 등 현대차 비정규직단위들, 울산지역 노동자와 단체 동지들, 트위터를 보고 전국에서 온 말벌 동지들, 부산지역 여러 노동자 등은 현대차 정문 앞에 모여 현대차 자본의 폭력탄압과 경찰 비호를 규탄했다. 밤에도 늦게 소식을 듣고 달려온 노동자와 연대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며 자본의 공장 문 앞에서 짓밟혀버린 민주주의에 분노했다. 사진: 현중사내하청지회 이수기업 안미숙 동지,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김형수 동지, 현대차 공동행동 김현제 동지, 금속노조 조직국장 진환 동지가 차례로 사회를 보고 이수기업 해고노동자들부터 연대한 노동자와 말벌 동지 등이 자유발언을 이어가며 ‘연대의 힘’으로 현대차 자본에 맞서자는 의지를 불태웠다. 말벌 동지들이 현대차를 규탄하는 포스트잇을 굳게 걸어 잠긴 철재문과 경비대가 보이는 유리창 등에 부착했다. ‘이수기업해고자 복직시켜라’, ‘2025년에도 백골단? 구사대? 폭력자본 규탄한다’, ‘윤석열 파면 구속!’. 나중에 경비대 몇 명이 뛰쳐나와 자신들이 보이는 유리창에 붙이지 말라는 작은 소동도 있었다. 유리창에 여러 개 붙은 글은 “부끄러운 줄 알라”였다. 옵티칼과 세종호텔, 전국에서 찾아온 연대 성주에서 사드 반대 투쟁을 벌이는 주민이신 ‘싸람’의 기록자 손소희 동지께서 옵티칼하이테크지회 고공농성자 박정혜 동지의 전화를 연결해주셨다. 그리고 세종호텔 고공농성자 고진수 동지의 전화도 연결되었다. 해고에 맞서 하늘에서 싸우고 있는 동지들은 트위터 라이브 방송을 보면서 이수투쟁에 함께하고 있었다. 현대차 자본을 꾸짖으며 연대의 마음을 전하고 함께 싸워서 함께 현장으로 돌아가자는 힘찬 투쟁발언을 해주었다. 농성자들은 “옵티칼도 승리하고 이수노동자 승리하자!”, “정리해고 박살내고 현장으로 돌아가자!”는 구호로 화답했다. 현대중공업지부 대의원 수련회에 참가하던 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가 방송차를 끌고 결합하고 나서는 더 힘찬 분위기가 되었다. 노동자들의 앰프 소리가 커지자, 경비대가 정문 안쪽에서 큰 음향장비를 끌고 나오더니 가요를 틀기 시작했다. 이 상황이 어이없었던 대오는 양방향에서 투쟁가와 구호로 응수했다. 그랬더니 경비들이 슬그머니 음악을 껐고 농성자들은 한바탕 웃을 수 있었다. 자정이 되기 전에는 ‘진짜 사장이 나와라’ 율동을 배우면서 차가운 밤공기를 이겨냈다. 0시 10분 퇴근시간에 경비대가 문을 조금 열어 대오는 퇴근하는 노동자들을 만나면서 현대차 자본의 폭력 탄압과 이수노동자 투쟁의 정당성을 알렸다. 많은 퇴근자가 ‘수고 많으십니다’는 격려와 인사로 이수기업 투쟁을 응원해주었다. 탄압이 불어넣은 투쟁 결의 이수기업 34명 노동자가 일하던 자리는 1차 하청 비정규직 공정에서 ‘촉탁계약직’ 공정으로 바뀌어 고용불안이 더 심해졌다. 현대차는 약 7천 명 직접고용 촉탁계약, 약 1만 4천 명의 비정규 일자리와 갈수록 줄어드는 정규직 자리로 노동자를 갈라치기하며 비정규직 초과착취를 강화하고 있다. 이수기업 정리해고는 불법파견 은폐, 비정규직 확대만이 아니라 앞으로 자본의 이윤을 위한 광폭한 구조조정이 일환이기도 하다. 이에 맞선 저항에 자본은 변함없이 구사대 폭력을 휘둘렀다. 그런데 자본이 잘못 건드렸다. 이수기업 노동자들은 덕분에 자본을 향한 분노가 고조되었고 부족했던 투쟁을 절감하며 더 큰 투쟁의 결의를 다졌다. 특히 1박 2일 동안 약 2백 명의 노동자·시민이 직접 연대하고 SNS를 통해 수천 명이 응원하는 모습을 보면서 큰 자신감을 얻었다. ‘이수기업 정리해고 철회 및 고용승계대책위원회’는 3월 14일 오전 10시 기자회견에서 해고자에게 폭력을 가한 현대차 원청의 사과와 책임 처벌, 고용승계를 요구했다. “천막을 치려던 땅이 현대차 것이냐! 자신이 법인 양 천막을 폭력 강탈해갔다. 하지만 많은 노동자, 말벌 동지가 연대했다. 우리가 승리할 것이라는 확신을 또 한 번 가졌다. 반드시 승리할 것이다.” 현대차 정문에 울려 퍼진 이수 해고자 안미숙 동지의 목소리와 이수노동자들의 눈빛은 단호했다. 더 힘찬 단결과 연대로 현대차 공장 앞에서 짓밟힌 생존권, 짓밟힌 민주주의를 되찾자. 이수 노동자들은 다음 투쟁을 기약하며 다시 공장 앞과 윤석열 퇴진 광장에 선다. 윤석열은 감옥으로! 해고자는 현장으로!2025-03-14 | 조회 1,4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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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촌 ‘광장’부터 서울시교육청 앞 ‘광장’까지 청년학생의 변혁적 목소리로 채우다지난 3월 7일 15시 30분, 언제나 청년과 학생들로 붐비는 신촌 스타광장에 낯선 보라색 현수막이 내걸렸다. ‘너희는 갈라치지만, 우리는 단결한다!’ 바로 2025년 3.8 여성파업의 메인 구호였다. 보라색 현수막 앞, 속속들이 모여드는 여러 깃발과 대오에 행인들의 이목이 자연스레 쏠렸다. 그렇게 구조적 성차별 철폐! 가부장적 자본주의 철폐! 2025 3.7 여성파업으로 가는 청년학생 사전행진 대회가 시작되었다. 행진은 15시 30분에 시작해, 몇 개의 발언과 문화공연 이후 신촌을 거쳐 2025 3.8 여성파업 전야제가 열리는 서울시교육청까지 걸음을 이었다. 사전행진의 시작을 알리는 첫 발언은 이화여자대학교 학생소수자인권위원회의 장유진(활동명 비유) 동지가 맡았다. 사전행진 이전, 각각 고려대학교와 단국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열린 캠퍼스 릴레이마이크에서도 “노동자의 권리는 차별과 자본의 논리 위에 있다”며 힘찬 발언을 전했던 장유진 동지는 이날도 학교에서 경험한 학내 여성 노동자들의 노동 현실을 말하며 여성파업의 8대 요구안으로 탄핵 이후 해방 세상을 건설할 것을 청년학생들에게 전했다. 이은 발언으로는 동덕여대재학생연합의 현 동덕여대 재학생 동지가 마이크를 건네받았다. 윤석열 퇴진 광장 속에서 총장 직선제 쟁취와 조원영 현 동덕여자대학교 총장 사퇴를 요구하며 더 큰 연대로 넓어져 온 동덕여대 민주화 투쟁의 문장들이 신촌 광장을 쩌렁쩌렁 울렸다. 재학생 동지는 세종호텔과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 노동자들이 동덕여대 투쟁과 상호 연대해왔던 과정을 설명하면서 2025 3.8 여성파업으로 전진해나갈 것을 청년학생 동지들에게 호소했다. 행진 전 분위기를 돋구는 문화공연도 있었다. 문화공연을 맡은 성공회대학교 몸짓패 ‘아침햇살’의 서하 동지는 불나비와 새물 두 곡으로 대오를 뜨겁게 달궜다. 신촌에서 출발한 대오는 충정로를 지나 서울시교육청까지 거침없이 향했다. 대오에는 학생뿐만 아니라 청년 노동자들도 함께였다. 민주노조 깃발을 띄운 지 채 한 달조차 되지 않아 여성파업에 연대하기 위해 달려온 전국대학원생노조 이화여대분회 분회장 조민형 동지, 민주일반노조 누구나지회의 최윤실 동지가 행진 발언으로 청년학생 사전행진에 함께했다. 이외에도 성공회대학교 노학연대모임 가시의 김승연 동지,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학생 공동행동의 로리 동지, 2025 여성파업 학생참가단의 김지현 동지가 구조적 성차별 철폐와 가부장적 자본주의 변혁에 동의하는 청년학생 중 한 사람으로서 힘차게 발언했다. 대오는 대학원생의 노동권 보장, 제국주의 분쇄를 통한 팔레스타인 해방, 여성파업 승리를 통한 차별금지법 제정, 혐오정치 조장하는 윤석열 퇴진 등 다양한 청년학생의 요구를 구호로 외치며 걸었다. 윤석열 구속 취소라는 엄청난 퇴행적 결정이 내려졌던 당일이었지만, 외려 그렇기에 구조적 성차별 철폐! 가부장적 자본주의 철폐! 2025 3.7 여성파업으로 가는 청년학생 사전행진은 더 굳세고 힘차게 진행되었다. 구조적 성차별, 이성애 중심주의, 성별 이분법, 젠더폭력을 양산하는 가부장적 자본주의는 상습적으로 청년학생의 삶을 위협한다. 윤석열 구속 취소 이후 하루가 멀다 하고 세를 더욱 불리고 있는 극우세력 또한 우리 일상의 가장 큰 위협 중 하나다. 그러나 노동자계급의 투쟁, 노동자계급에 연대하는 청년학생의 투쟁으로라면 반드시 이를 격파하고 해방으로 나아갈 수 있다. 지난 3.8 여성파업을 초석 삼아 더욱 변혁적인 청년학생의 투쟁, 더욱 긴밀한 계급적 노학연대의 전진으로 나아가자. 나란히 찾아올 노동해방, 성소수자 해방, 여성해방의 세상으로의 길에 청년학생의 발자국을 남기자.2025-03-12 | 조회 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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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유미를 기억해 주세요. 재벌의 이윤을 위해 더 이상 죽을 수 없습니다!사진: 전병철 [편집자 주] 3월 6일, 고 황유미 18주기 추모, 반도체특별법 폐기 결의대회가 열렸습니다. 결의대회에서 황유미를 기억하며 노동자의 목숨보다 이윤을 우선하는 기업, 반도체특별법을 제정하려는 기업과 정부를 비판한 이종란 반올림 상임활동가의 발언문을 옮깁니다. 긴 겨울이 끝나고, 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가 닥치는 3월의 첫 주에 반올림은 한 해를 황유미 추모로부터 다짐합니다. 인쇄된 어느 달력에도 황유미 님의 기일이 적혀 있지 않지만, 반올림의 추모 달력에는 3월 6일 황유미 님의 기일이 있습니다. 이날을 우리는 반도체 산재사망노동자 추모의 날로 기려왔습니다. 그렇게 18년 동안 해마다 황유미 님과 또 다른 황유미들을 추모해 왔습니다. 얼마나 많은 노동자가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사망했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반도체 산재사망노동자 114명의 이름과 약력이 담긴 영정 피켓을 오늘 준비했습니다. 이 영정들을 들고 오늘 추모제 끝에 행진을 하고자 합니다. 500만 원으로 입막음하려 했던 삼성 85년생 유미 씨가 살아 계셨더라면 마흔 살이 되었겠네요. 황유미 님은 2007년 3월 6일 23살의 나이에 멈췄습니다. 유미 씨는 2005년 속초상업고등학교 3학년 때 남들이 부러워하는 삼성반도체 회사에 취업했습니다. 부푼 꿈을 안고 입사한 유미 씨. 유미 씨의 다이어리에는 첫 월급 타면 엄마, 아빠, 할머니에게 속옷을 사드리고 동생 시계와 신발을 선물하겠단 너무도 선한 계획이 적혀 있었습니다. 유미 씨 다이어리에는 조금 착잡한 내용도 있습니다. 반도체 라인에서 실수를 해서 반성문을 연습한 흔적, 엔지니어에게 혼나서 펑펑 울었다는 일기. 그중 유독 시선이 머무는 내용도 있습니다. “엄마가 대학 가라고 했는데 끝까지 우겨서, 회사에 왔는데 지금 퇴사하면 엄마한테 미안해서 퇴사를 못하겠다. 슬픈 책이라도 읽고서 펑펑 울고 싶다. 나도 친구들처럼 대학에 가고 싶다.”라고 했습니다. 그런 유미 씨는 입사 1년 8개월 만에 몸에 이상이 찾아왔습니다. 속이 메슥거리고, 먹으면 토했고, 어지러운 증상이 나타났습니다. 백혈병이 찾아왔습니다. 유미 씨와 함께 2인 1조로 일하던 동료도 똑같은 급성 백혈병이 발병해 한 달 만에 숨졌습니다. 유미 씨는 조혈모세포 이식 수술을 했지만 백혈병이 재발해 2007년 3월 6일 병원에 다녀오는 길에 아버지가 몰던 택시 안에서 숨을 거두고 말았습니다. 산재를 의심했던 아버지는 2인 1조 작업자 둘 다 백혈병이 걸렸으니 산재라 확신했습니다. 화학물질로 동그란 반도체 기판을 세척하는 작업을 했다는 딸의 이야기를 듣고 화학물질에 뭐가 문제가 있다고 의심을 했습니다. 그리고 삼성에게 산재처리를 요구했지만 돌아오는 것은 단돈 500만 원으로 입막음하려는 것뿐이었습니다. 서로가 서로의 증인이 되어 그러나 유미 씨의 억울한 죽음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10년이 넘는 투쟁했습니다. 그 투쟁이 계기가 되어 우리는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산재를 개인의 불행으로 여기며 살아왔던 제2, 제3의 황유미를 무수히 만나 왔습니다. 인구 10만 명당 고작 2~3명밖에 걸리지 않는다는 매우 드문 혈액암인 백혈병이 삼성 기흥공장에서만 무더기로 나왔습니다. “반도체 공장에선 종이쪽지 하나도 나오지 않는다, 삼성이 모든 정보를 통제하기에 아무것도 증명하지 못할 것이다. 결코 이길 수 없는 싸움이다.”라고 모든 이들이 이야기할 때 피해자들은 서로를 도왔습니다. 서로가 서로의 증인이 되어 주었습니다. 유미 씨와 같은 디피전 공정에서 일한 엔지니어는 법정 증인이 되어 주었습니다. 엔지니어는 말했습니다. “나는 알고 있으니까요. 유미 씨 같은 여성 오퍼레이터들이 그 독한 가스들을 마셔가며 일했던 것을 나는 알고 있으니까 내가 이야기할게요.” 사실 증인이 되어 준 그 분도 베게너씨 육아종이라는 매우 드문 희귀질환 피해자였습니다. 그와 함께 일한 남택신 대리는 흑색종으로 사망했고, 주교철 부장은 백혈병으로 사망했습니다. 3라인에서 하도 사람이 여럿 죽으니 노동자들은 3라인을 ‘사고라인’이라 부르기도 했습니다. 지금까지도 그 3라인에서는 피해자가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작년 가을 난소암으로 이명순 님이 사망했고, 림프종, 뇌종양으로 투병중인 분도 계십니다. 얼마 전 산재신청을 한 3라인 출신 여성 노동자는 본인도 암이고 자녀 또한 건강손상 장애를 입었습니다. 함께 일한 여성 동료 4명이나 같은 장애 아이를 가졌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노동자들은 가스냄새를 맡으며 일을 하고 있습니다. 얼마나 안전해졌을까요? 자동화되었다는 반도체 화성사업장은 안전해졌을까요? 아닙니다. 그곳에서 일한 신정범 님은 2023년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수어통역사가 꿈이었던 정범 씨는 죽고 나서야 법정에서 산재가 인정되었습니다. 반도체특별법에서 거론되었던 연구개발 노동자는 안전할까요? 아닙니다. 장시간 고강도 노동을 하면서 유해화학물질에 노출되어 일한 연구개발노동자들도 피해가 많습니다. 고 황선민, 고 최진경 님 등 반도체에 사용되는 PR 등 화학소재를 개발하는 일을 하다 백혈병과 유방암으로 젊은 생을 마감했습니다. 초미세 계량을 위해 심지어 국소배기장치를 끄고 작업을 했다고 했습니다. 최진경 님은 암 초기에 산재신청을 했는데 암말기가 되어도 산재조사가 수년째 끝나지 않았습니다. 산재처리 지연 문제가 심각하다며 국회에서 증언을 하기로 약속한 당일 응급실에 실려가 다시는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옆에서 조금 지켜보는 저도 이렇게 억울한데 한평생 같이 동고동락한 가족들의 삶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요? 가족들의 시간은 사랑하는 이의 죽음 뒤로 멈춰버렸습니다. 단지 오래된 기흥공장만의 문제일까요? 아닙니다. 반도체 조립라인인 온양공장에서도 피해자가 많습니다. 박지연 님은 백혈병으로 이윤정 님은 뇌종양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삼성만의 문제일까요? 그것도 아닙니다. 물론 삼성에서 가장 많은 피해자가 발생한 것은 사실이지만, 후공정을 담당하는 ‘엠코’라는 회사에서도 노조 노안부장님이 유방암으로 사망했고, 매그니칩 반도체에서도 김진기 님이 백혈병으로 사망하는 등 한두 명이 아닙니다. 응원봉에 들어가는 ‘빛반도체’라는 LED 칩을 만드는 서울반도체의 이가영 님도 림프종으로 스물여덟 짧은 생을 마감했습니다. 대학에 붙고도 돈이 없어 공장에 갔던 여성입니다. 가족들은 가영님을 보내고 껍데기 같은 삶을 살고 있습니다. 2024년 작년에도 다섯 분의 사망제보가 들어왔습니다. 작은 반도체 소재업체에서 불산을 취급하던 노동자는 불산이 몸에 튄 후 보름 만에 돌연사하기도 했습니다. 한 집안에 자식 3명이 모두 반도체공장에 입사했는데 큰 딸은 30대 초반에 위암으로 막내는 2023년에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난 일도 있었습니다. 아직도 밝혀내야 할, 끝내 밝혀져야 할 억울한 죽음이 너무도 많습니다. 하청, 협력업체가 포함되지 않은 2019년 집단역학조사 결과에서도 삼성, SK하이닉스 등 6개 반도체 회사에서 10년 동안 암에 걸린 노동자의 숫자는 3,442명이었고 이 중 사망자 1,178명입니다. 사진: 전병철 더 이상 죽을 수는 없습니다 반도체 노동자들의 암과 질병 피해가 크다는 것이 밝혀졌지만, 후속대책은 전무합니다. 이런 비극에 대해 정치권과 정부는 모른 척합니다. 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반도체 특별법이 꼭 필요하다고 홍보하고 있는데, 그 안에 노동자에 대한 안전대책은 단 한 줄도 없습니다. 더 이상 죽을 수는 없습니다. 우리사회에 반도체가 꼭 필요하다면 노동자들이 죽지 않고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하는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탐욕스런 재벌 기업에게 온갖 특혜를 주는 방식으로, 모든 권한을 주는 방식으로 반도체를 생산하는 것에 반대할 수밖에 없습니다. 역사에서 보면 늘 죽은 자가 산자를 구해왔다고 합니다. 오늘 우리는 방진복을 입고 억울하게 돌아가신 114명의 영정 피켓을 앞에 세우고 행진을 할 것입니다. 오늘 우리는 이분들과 함께 외칠 것입니다. 더 이상 죽이지 말라고, 노동자의 생명과 건강을 짓밟고 만드는 반도체특별법을 막아야 한다고 말입니다.2025-03-07 | 조회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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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할 수 없을지라도 ‘우리’는 할 수 있다!지난 2월 13일 새벽 5시, 세종호텔지부가 고진수 지부장이 하늘 감옥으로 오르며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고진수 지부장이 올라간 곳은 세종호텔 앞 도로에 설치된 10m 높이 철제 구조물이다. 키가 180cm가 넘는 고진수 지부장이 그곳에서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의 폭은 채 1m도 되지 않는다. 더구나 구조물이 차들이 쌩쌩 달리는 도로 위에 있어 안전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이에 세종호텔지부 조합원들은 더 마음을 졸일 수밖에 없다. 고공농성을 벌이는 구조물 위치 자체도 위험하지만 공권력이 마구잡이로 투입될 경우 안전을 더 보장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진수 지부장은 고공농성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13일 고농농성을 시작하며 고진수 지부장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15년간 싸워왔습니다. 정리해고 투쟁은 3년을 겨우 넘었지만 노조탄압에 맞선 투쟁은 15년간 이어졌습니다. 회사는 복수노조법을 활용해 교섭권을 앗아가고 부당전보와 각종 괴롭힘으로 노조의 힘을 약화시켰습니다. 그렇게 임금은 개악되고 정규직은 점점 줄어들었습니다. 급기야 세종노조의 위원장이었던 김상진 동지를 해고해 차근차근 노조를 파괴했습니다. 그리고 2021년 12월 10일 민주노조 조합원 12명만 표적 정리해고하며 노조파괴에 종지부를 찍으려 했습니다. 이 상황이 솔직히 답답합니다. 노동자들이 유리한 판결은 10년 가까이 시간을 질질 끌지만 우리 세종호텔처럼 노동자에게 불리한 판결은 속전속결로 처리됩니다. 정리해고의 부당함을 증명하려면 고공농성이라는 극한의 투쟁으로 저 스스로를 몰아넣어야 합니다.” 고진수 지부장이 고공에 오른 것은 사실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7년 박근혜 탄핵 이후 고진수 지부장은 정리해고법 폐지, 비정규직 철폐를 요구하며 광화문 사거리 광고탑에서 고공단식농성을 벌였다. 정리해고, 비정규직법을 비롯한 온갖 노동악법을 철폐하자! 2021년 세종호텔 사측이 조합원들을 정리해고하면서 든 근거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영상의 어려움이었다. 그리고 대법원은 2024년 12월 12일, 세종호텔 사측의 정리해고가 정당하다고 선고했다. 하지만 세종호텔 해고자들은 경영상의 어려움은 허울 좋은 구실일 뿐이고 민주노조 조합원을 표적 해고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세종호텔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는 물론이고 지금껏 많은 영업 이익을 올리고 있다. 이에 세종호텔지부 조합원들은 원직복직을 주장하면서 나아가 정리해고, 비정규직법을 비롯한 온갖 노동악법을 철폐하기 위해 싸우고 있다. 세종호텔 동지들의 처절한 사투에 화답하듯 최근 많은 말벌 동지들이 세종호텔지부 농성장과 고진수 동지를 함께 지키고 있다. 그런가 하면 지난 2월 15일,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이 주최한 탄핵집회 광장에 모였던 참가자들이 행진을 세종호텔 농성장에서 마무리하며 연대의 커다란 힘을 보여줬다. 이후에도 민주노총 조합원 대열을 중심으로 많은 말벌 동지 대오가 주말 탄핵집회 마무리를 세종호텔 농성장에서 이어가고 있다. 3월 1일에는 한국옵티칼하이테크 해고자들의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22일간 350km 여정으로 진행된 ‘희망뚜벅이’ 대오가 세종호텔 농성장을 찾기도 했다. ‘나’는 할 수 없을지라도 ‘우리’는 할 수 있다! 지난 2월 22일, 고공농성 10일 차를 맞이한 고진수 동지는 행진 대오 앞에서 이렇게 발언했다. “정리해고, 비정규직법을 비롯한 온갖 노동악법의 철폐와 노동시간 단축을 통해 일자리를 나누는 데 앞장섭시다. 먹고사는 문제를 정치권이 아닌 노동자들의 힘으로 해결합시다. 총파업을 조직하고 당당하게 노동악법 철폐를 요구합시다. 총파업 투쟁으로 전국의 투쟁사업장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합시다.” 윤석열 계엄령 이후 우리는 광장에서 ‘나’는 아니어도 ‘우리’가 가지고 있는 엄청난 잠재력을 느끼고 또 발휘하고 있다. 점점 커지고 있는 그 잠재력을 광장에서뿐 아니라 현장과 더 넓은 공간으로, 조직된 노동자와 미조직 노동자에게로 확장시키자. 그 힘으로 세종호텔, 옵티칼, 한화오션, 이수기업, 서면시장, A학교 등 여러 공장과 일터,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고 진정으로 노동자들이 웃을 수 있는 노동자 세상을 만들자.2025-03-04 | 조회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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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 부당함을 알게 되고, 저항하는 사람들을 알게 된 우리는 경찰권력의 탄압에 순응하지 않는다!사진: 말벌동지 [편집자 주] 지난 3월 1일, 서울경찰청 앞에서 ‘경찰은 민주주의 광장에 대한 공격을 멈춰라’ 기자회견이 열렸습니다. 기자회견은 지난 28일, A학교 성폭력 사안 공익제보교사 부당해임에 항의해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1박 2일 텐트농성과 피케팅을 하던 노동자와 시민 23명을 폭력적으로 연행한 경찰에 대한 항의를 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습니다. 더구나 경찰은 연행자에 대해 변호사와 가족 이외에는 면회를 금지하는 반인권적인 행태를 보였습니다. 기자회견에 참여한 여러 발언자 중 여러 투쟁장에서 힘을 보태주고 계신 말벌동지인 광고판 동지의 발언 내용을 전합니다. 바로 어제 2월 28일 오전 8시 반경 A학교 성폭력 사건 공익제보자 지혜복 선생님과 함께 싸우는 23명의 동지가 부당하게 연행되었습니다. 공공기관인 서울시교육청에, 기본적인 화장실 사용마저 경찰기동대를 투입해 막고 전기를 5번이나 끊은 일에 대해 사과를 요청하는 자리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경찰이 현행범으로 연행하겠다 협박하며 제시한 근거는 ‘퇴거불응과 공무집행방해’였습니다. 우리가 방해한 공무가 무엇입니까? 직원들의 출근을 막았습니까? 교육청 건물을 점거해 집기를 부수고, 직원들을 협박했습니까? 우리는 학교 내 성폭력 사건에 대한 2차 가해와 공익제보자 선생님을 향한 부당전보·부당해임을 규탄하고 그에 항의하던 집회 중 맞닥뜨린 서울시교육청의 반인권적 행태에 대해 규탄하며 직원들의 출퇴근에 방해되지 않게 통행로를 피해 피켓을 들고 사과를 요청했을 뿐입니다. 그러나 폭언과 협박, 심지어는 폭행 끝에 23명의 동지들은 부당하게 연행당해 기본적인 권리인 면접권조차 박탈당한 채 폭력집단에 준하는 취급을 받고 있습니다. 오늘 면회를 신청하기 위해 방문한 경찰서에서 저는 “지휘체계를 통해 상급기관에서 온 명령이다”라며 접견신청서를 작성하기 위해 경찰서에 진입하는 것마저 금지당했습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다른 경찰서에서는 ‘상호통정’, 즉 ‘증거인멸을 위해 내통할 수 있다’는 이유로 접견을 거부했다고 합니다. 사진: 변주현 불명확한 근거와 서로 말이 다른 불분명한 명령이 가리키는 바는 명확합니다. 분명한 죄가 있는 것이 아닌 불안과 혼란에 사람을 몰아넣어 압박하기 위한 체포 남발, 인권 탄압,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입니다. 저는 그것이 유효한 압박은 아닐 것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23명이 연행당한 후, 서울시교육청 앞에는 그 2배에 달하는 인원이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을 규탄하기 위해 모여들었습니다. 우리끼리 농담처럼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 40명도 잡아가면 어쩔 건데? 그럼 그땐 80명 모여서 마저 규탄할 거야!” 하고요. 저항하는 사람들을 만났고, 부당함을 알았고, 그렇기에 자신의 양심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향하는 사람들은 절대 경찰권력의 탄압에 순응하지 않을 것입니다. 투쟁!2025-03-02 | 조회 1,4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