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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투쟁] 동아시아 반제반전 노동자 국제연대로, 군사적 긴장과 전쟁을 부추기는 지배계급에 맞서자![편집자 주] 대북전단 살포와 오물풍선 부양, 919 군사합의 전면효력 정지 등 한반도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고조하고 있다. 이 글은 지난 6월 7일 ‘한반도 전쟁반대 울산 긴급촛불집회’ 발언문을 현 정세에 조응해 보완한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2018년 4월 '한반도의 평화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선언'을 했다. 연이어 6월에는 북미 정상회담이 열렸다. 그러나 2019년까지 이어진 북미 정상회담은 아무런 성과도 없이 끝났고, 이후 한반도 정세는 긴장과 대립으로 치달아 왔다. 2024년 6월 윤석열 정부가 판문점선언 부속합의인 919 군사합의 효력 중지를 선언하며, 군사적 긴장과 대립은 한층 높아지는 국면을 맞았다. 역사적으로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긴장과 전쟁 위기는 미국과 일본, 중국과 러시아의 이해관계를 둘러싼 상호대립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1990년 소련과 동구의 붕괴로 냉전에서 승리한 미국은 달러 패권과 군사력을 지렛대로 유일 패권을 누려왔다. 그러나 미국의 패권은 중국의 경제적·군사적 굴기에 이어 새로운 패권을 꿈꾸는 열강들이 고개를 들며 흔들리고 있다. 미국은 대중 무역 제재에 이어 공급망 재구축, 오커스·쿼드에 이은 ‘캠프 데이비드 협정’을 통한 미·일·한 군사동맹 구축 등으로 패권 유지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제, 세계는 미국과 중국, 나토와 러시아의 패권 대립 등과 함께 새로운 강대국을 꿈꾸는 열강들이 활개 치는 다극질서로 변하고 있다. 언제 어느 곳에서 전쟁이 벌어져도 이상하지 않은 조건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즉 나토와 러시아의 대리전은 2년을 넘어섰다. 이제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공격을 용인했다. 이에 상응해 러시아는 전술핵무기 사용을 운운하고 있어 전쟁 양상이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불허다. 또 하나는 중동 전쟁 위기다. 미국을 등에 업은 이스라엘은 지난 8개월 동안 팔레스타인인 36,000명을 학살했다. 이스라엘의 집단학살은 사망자 중 어린이, 여성, 노약자가 25,000여 명일 정도로 잔인하다. 이는 이란·시리아·레바논 등 주변국과의 전쟁위기로 번지고 있다. 이렇듯 세계 여러 지역에서 분쟁과 전쟁이 일어나고 있는데, 그중 군사적 긴장과 대립이 가장 첨예한 지역은 바로 한반도와 대만을 둘러싼 투쟁이 격화하는 동아시아, 그리고 중국과 아세안 국가들의 해양 분쟁이 치열한 남중국해다. 이 지역은 미국과 중국 패권 대립의 중심이다. 동아시아와 한반도에서 치열한 대립이 펼쳐지는 상황에서, 윤석열 정부는 한미일 군사동맹의 일원으로 한미일 연합군사훈련을 강행하고 있다. 최첨단 무기를 전개하는 한미·한미일 연합군사훈련이 한반도 남쪽의 육상, 해상, 공중에서 전개되고 있으며 이는 북·중·러 동맹의 강화와 전쟁위기 고조로 이어진다. 우리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그리고 제국주의 시대에 살고 있다. 제국주의는 전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그것은 인류를 야만으로 몰아간 1차, 2차 세계대전으로 입증되었다. 지금, 우크라이나에서, 중동에서, 동아시아에서 펼쳐지는 전쟁과 분쟁은 3차 대전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에 우리는 다음을 요구한다. - 우리는 노동자 민중의 피와 땀으로 이룩한 사회발전의 성과를 파괴하는 전쟁에 반대한다. - 우리는 제국주의 패권과 자본의 이익을 위해 노동자 민중을 서로 죽이게 하는 전쟁을 반대한다. - 윤석열 정부와 미국은 동아시아의 위기와 전쟁을 부추기는 한미일 군사동맹과 연합군사훈련을 즉각 중단하라. - 동아시아 전쟁 위험을 높이는 미국-중국의 패권 대립과 일본의 군사력 팽창을 중단하라. - 노동자 민중의 생존과 미래를 위협하는 동아시아와 남중국해에서의 전쟁을 막기 위해, 남북한, 미국과 중국을 포함한 전 세계 노동자계급이 반제반전 국제연대에 나서자. -
[번역] 중국에 파업이 돌아오다중국 최대 음식배달 플랫폼 메이퇀 배달 노동자 (사진: REUTERS/ALY SONG/FILE PHOTO) (옮긴이 주) 최근 중국 노동자투쟁 상황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아시아 노동 리뷰>(Asian Labour Review)에 6월 4일자로 실린 ‘The Return of Strikes in China’를 번역하여 게재한다. (원문) https://labourreview.org/strike-wave-china/ 1980년대 시장 개혁 이후 ‘세계의 공장’이 된 중국에서는 특히 2000년대와 2010년대 초에 제조업 부문에서 파업이 빈번하게 발생했다. 그러나 2016년 이후 공장 파업은 전반적으로 그 수와 규모가 감소했으며, 파업의 중심도 제조업에서 서비스 부문, 특히 플랫폼 경제로, 연안 도시에서 중국 내륙으로 옮겨가고 있다. 공장 노동자들의 최근 파업 양상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무엇인가? 플랫폼 노동자들의 파업은 중국 노동자운동의 현황에 대해 무엇을 말해주는가? 제조업 파업의 부활 2023년은 2016년 이후 파업의 활기에서 새로운 정점을 찍은 해였다. 공장 파업 건수가 눈에 띄게 증가했으며, 특히 주강삼각주와 양쯔강삼각주 등 연안지역에서 파업이 가장 많이 발생했다. <중국노동통신>(China Labor Bulletin)에 따르면 2023년 공장 파업은 434건으로 2022년 37건, 2021년 66건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434건 중 약 80%가 남동부 연안지역에서 발생했다. 2023년 공장 노동자들의 파업 증가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중국노동통신>의 중국 파업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제조업 파업의 절반 이상이 저부가가치 공장의 이전 또는 폐쇄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이후 이러한 공장 이전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다. 첫째, 코로나19 팬데믹의 파급 효과로 인해 자본 이전이 가속화되었다. 코로나19로 인해 글로벌 공급망의 최하단에 위치한 공장들은 큰 타격을 입었고, ‘제로코로나’ 정책이 종료된 이후에도 주문량이 늘지 않았다. 이러한 압박에 따라 공장들은 비용 절감을 위해 임금이 낮은 지역으로 이전했다. 지난 10년 동안 운영의 일부를 이전한 일부 공장은 이제 완전히 이전하고 있다. 둘째, 팬데믹은 글로벌 공급망의 구조조정을 촉발했다. 대형 글로벌 브랜드들은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중국 공급업체에 과도하게 의존해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하게 됐다. 이로 인해 이들 브랜드는 다른 곳에서 공급업체를 찾게 되었다. 가장 극적인 사건은 2022년 ‘제로코로나’ 정책으로 인해 세계 최대 아이폰 조립공장인 정저우의 폭스콘 공장에서 노동자들의 대규모 시위가 벌어진 것이다. 이로 인해 새 아이폰 모델의 출시가 지연되었고, 애플은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 중국 외 지역으로의 생산 전환을 가속화했다. 셋째, 2000년대 말부터 연안지역 지방정부들은 산업 고도화를 촉진하기 위해 저급 제조업이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도록 장려했다. 2023년 광둥성 정부는 공장 이전을 장려하고 ‘첨단화, 지능화, 친환경화’ 제조업을 촉진하기 위해 거의 10개의 청사진과 지침을 발표했다. 이러한 요인들이 결합되어 중국 연안, 특히 남부 주강삼각주에서 저급 제조업 자본이 대량으로 빠져나가는 현상이 발생했다. 중국 노동법에 따르면 고용주는 노동자를 해고할 경우 퇴직금을 지급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이윤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고용주들은 2023년에 공장 이전 비용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사용했다. 일부 사장들은 몰래 기계를 반출하거나 잠적하기도 했다. 따라서 노동자들이 퇴직금을 받지 못하거나 심지어 임금과 사회보험을 지급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중국판 틱톡에서 노동자들은 이러한 현상을 ‘사장들의 도주’라고 부른다. 일요일이나 휴일을 마치고 돌아온 노동자가 사장이 이미 도망친 것을 발견하는 경우도 있다. 국경절과 설 연휴 기간 동안 노동자들은 사장의 도주 가능성에 대한 걱정을 짧은 동영상으로 표현했다. 고용주가 퇴직금을 피하기 위한 또 다른 일반적인 전략은 노동자에게 ‘주 5일, 하루 8시간’ 근무를 강요하는 것이다. 표준 노동일은 국제 노동운동의 역사적인 승리이지만 오늘날 중국에서는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다. 중국의 제조업 부문에서 노동자는 일반적으로 매우 낮은 기본급을 받기 때문에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연장근무에 의존해야 한다. 고용주가 연장근무를 줄이거나 없애면 노동자는 충분한 수입을 올릴 수 없다. 이렇게 함으로써 고용주는 노동자가 자발적으로 그만두도록 효과적으로 강요하여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을 수 있게 된다. 일부 고용주들은 노동자를 기술적으로 ‘해고’하지 않으면서 공장을 다른 곳으로 이전하기 위해 이 전략을 사용한다. 고용주들은 또한 월급을 더 줄이기 위해 노동자에게 더 많은 휴가를 제공한다. 일부 공장은 노동자들에게 일주일에 이틀이나 사흘만 일하게 하고 최저임금의 70~80%만 지급한다. 일부 공장은 단순히 생산을 중단하고 몇 달 동안 휴무를 하기도 한다. 이러한 전략을 통해 사장들은 퇴직금을 회피하거나 줄일 수 있었다. 또한 노동자들을 매우 불안정한 상황에 놓이게 했다. 중국의 지속적인 경기 침체로 노동자들은 높은 임금을 받을 수 있는 대체 일자리를 찾기가 매우 어려웠다. 따라서 공장 폐쇄와 이전으로 인해 2023년에 많은 비공인 파업이 발생했다. 고용주의 전략에 대응하여 노동자들은 법 안팎에서 행동에 나서고 요구를 제기했다. 첫째, 노동자들은 고용주에게 퇴직금 지급을 압박하기 위해 폐쇄된 공장의 기계 반출을 막았다. 둘째, 노동자들은 휴무일 연장과 잔업 취소를 고용주의 꼼수로 인식하고 ‘주 5일, 하루 8시간’ 근무제에 맞서 싸우며 잔업 시간을 요구했다. 셋째, 노동자들은 연장근무수당에 의존할 필요가 없도록 고용주에게 기본급 인상을 요구했다. 넷째, 일부 노동자들은 사장이 퇴직금을 줄이기 위해 임금을 삭감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법에 규정된 것 이상의 퇴직금을 요구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2023년 11월 세계 최대 신발 제조업체 중 하나인 바오첸 코퍼레이션은 장쑤성 양저우에 있는 공장을 폐쇄하고 인도에 대한 투자를 늘렸다. 노동자들의 파업 압력으로 공장은 법이 정한 대로 노동자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지난 1년 동안 노동자들의 임금이 5,000위안(약 95만원)에서 2,000위안(약 38만원)으로 급격히 감소하면서 퇴직금이 크게 줄었다. 노동자들은 보상 계획에 불만을 품고 파업을 계속했다. 요약하자면, 노동자들은 고용주의 공세에 맞서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주었다. 많은 노동자가 과거에 파업을 통해 집단행동에 참여하는 경험을 쌓았고 또 이를 공유했다. 2023년 파업에서는 작업 중단, 집회, 농성, 공장 출입구 봉쇄, 기계 지키기 등 다양한 전술을 사용하여 사장들을 압박했다. 또한 노동자들은 총공회(노동조합), 노동국, 법무부, 사회보장국 등에 불만 사항을 전달하며 여러 정부 기관에 시정조치를 요구했다. 일부 투쟁이 몇 달 동안 지속되는 등 노동자들의 활력이 행동의 지속 기간에서도 입증되었다. 하지만 이번 파업 물결에도 한계가 있었다. 첫째, 제조업 노동력의 규모가 급격히 축소되면서 노동자들의 협상력이 제한되었다. 수만 명의 노동자가 참여했던 2016년 이전 파업에 비해 2023년 공장 파업 참가자는 보통 수십 명에서 수백 명에 불과했다. 둘째, 많은 공장이 생산 축소를 겪고 있었기 때문에 노동자들은 이미 생산 규모가 축소되거나 중단된 공장을 상대로 파업을 벌였다. 이러한 파업은 사측에 경제적으로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없었다. 셋째, 2015년 이후 중국 정부가 더욱 권위주의적으로 변하고 노동권 보호를 약화시켰으며 노동운동에 대한 탄압을 강화했다. 정부는 노동자들의 행동을 억압하기 위해 고용주들과 손을 잡았다. 2023년의 파업 물결에서도 노동 NGO의 개입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선전의 한 자동차 부품 공장에서 파업이 발생하자 정부 기관과 노동조합이 신속하게 개입하였는데, 표면적으로는 분쟁을 중재했지만 실제로는 사측을 지지했다. 지방 노동감독관은 ‘고의로 생산을 방해하는 노동자는 해고하고 구금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에 항의하기 위해 이 공장의 노동자 수백 명이 함께 걸어 나와 지하철을 타고 시청으로 향했다. 하지만 지하철에서 내리자 경찰이 이들을 가로막고 버스에 태워 다시 공장으로 돌려보냈다. 이렇듯 제조업 부문 노동자들은 투쟁 과정에서 더 적대적인 상황에 마주쳤다. 플랫폼 노동자들의 새로운 전술 지난 몇 년 동안 제조업의 공장 폐쇄와 IT·부동산 같은 분야의 대규모 해고로 인해 플랫폼 산업에 진출하는 노동자가 점점 더 많아졌다. 2018년 중국 최대 음식배달 플랫폼인 ‘메이퇀’의 배달 노동자는 270만 명이었는데, 2023년에는 700만 명 이상으로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승차공유 운전자도 같은 추세이다. 이처럼 플랫폼 노동자가 크게 증가했지만 경기 침체로 인해 고객층이 줄어들고 있다. 중국의 플랫폼 산업은 2023년에 ‘포화 상태’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관찰자들은 공장 노동자에 비해 플랫폼 노동자들이 집단적 조직화에서 더 큰 장벽에 직면해 있다고 주장한다. 플랫폼 노동자들은 노동 과정에서 공간적으로 더 많이 분산되어 있어 지속적인 관계를 구축하기가 더 어렵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소통과 조율이 더 어려워진다. 하지만 2023년 중국의 플랫폼 노동자들은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산발적으로 투쟁을 벌였다. 10월에는 헤이룽장성 칭안현의 노동자 50여 명이 메이퇀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8월에는 하이난성 청하이시의 메이퇀 노동자들이 파업에 나섰다. 4월에는 광둥성 산웨이시에서 수백 명의 메이퇀 음식배달 노동자들이 일주일 이상 파업을 벌여 국내외의 관심을 끌었다. 산웨이 지역 음식배달 노동자들의 파업은 최근 몇 년간 플랫폼 노동자들의 파업 중 가장 길고 가장 잘 알려진 파업 중 하나였기 때문에 자세히 살펴볼 가치가 있다. 메이퇀 산웨이 지사에 고용된 음식배달 노동자는 총 800명에서 1,000명 사이였다. 2023년 4월 초, 메이퇀의 현지 관리사무소는 노동자들에게 지급하던 각종 보조금을 취소하고 주문 건당 단가를 낮췄다. 그 후 메이퇀 노동자들은 각 역과 팀 내에서 오프라인 대화를 통해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몇 년 전 성공적인 선례가 있었기 때문에 일부 직원들이 파업을 제안했다. 이들은 위챗 그룹을 개설하고 팀원들에게 파업에 대한 관심을 표시하기 위해 그룹에 가입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한 지인·친구 네트워크를 통해 다른 팀과 역의 동료들을 추가했고, 그러자 이들이 다시 자기 팀원들 사이에서 소문을 퍼뜨렸다. 쿠이위안 거리는 산웨이에서 가장 번화한 지역으로, 많은 배달 노동자들이 주문을 받기 위해 기다리는 곳이었다. 그곳에서 기다리는 동안 노동자들은 동료들에게 파업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위챗 그룹에 가입하도록 권유했다. 며칠 만에 위챗 그룹에 가입한 노동자 수가 수백 명으로 늘어났다. 위챗 그룹 참여자 누구도 대면 조직화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4월 중순까지 수많은 오프라인 대면 조직화가 이루어졌다. 오프라인 대화를 통해 노동자들은 비가 올 때 파업을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메이퇀은 보통 비가 올 때 더 많은 주문량을 받기 때문에 그때 파업을 하면 메이퇀에 가장 큰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결정은 오프라인에서 팀원 네트워크와 팀 간의 지인·친구 네트워크를 통해 노동자들 사이에 불균등하게 전달되었다. 4월 19일, 비가 내렸다. 노동자들은 위챗 그룹에 “지금 비가 오니 더 이상 주문을 받지 말아야겠다”와 같은 메시지를 올렸다. 수십 개의 메시지가 그룹에 넘쳐나자 모두가 파업이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위챗 그룹에 속하지 않은 노동자들도 점점 더 많은 노동자들이 앱에서 로그오프하면서 배달이 불가능할 만큼 많은 주문이 배정되자 파업이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주문을 완료할 수 없어 일을 중단했다. 일부 노동자들은 파업 첫날이 끝날 무렵 산웨이에서 역에 기반해 움직이는 메이퇀 노동자들의 70%가 파업에 참여했다고 추정했다. 둘째 날 밤, 메이퇀은 파업을 중단시키기 위해 주변 지역에서 수백 명의 노동자를 산웨이로 투입했다. 파업파괴에 동원된 노동자들에게는 일당 200위안의 기본급과 산웨이 노동자들보다 거의 3배나 많은 단가가 지급되었다. 이는 산웨이 현지 노동자들을 더욱 분노하게 만들었다. 노동자들은 파업 3일째부터 경영진에 가장 충성도가 높은 30명의 현지 노동자만 파업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추정했다. 나머지는 모두 파업을 벌였다. 파업파괴에 동원된 노동자들은 메이퇀의 운영을 제대로 유지하지 못했다. 그들은 산웨이의 복잡한 지역 지리를 잘 몰랐고 주문을 배달하는 데 매우 느렸다. 그들 가운데 많은 이들이 곧 지쳐서 차라리 기본급만 받고 인터넷 카페에서 비디오 게임을 하며 하루를 보내는 것을 선호했다. 그러자 지역 당국과 경찰이 노동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일터로 복귀하라고 압력을 가하기 시작했다. 한 노동자는 경찰의 전화를 받고 압박에 굴복하여 일터로 돌아가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곧 그의 팀원들이 메이퇀 업무 앱을 통해 그가 순위 시스템에서 ‘최고 성과자’로 선정된 것을 보게 되었고, 따라서 그가 업무에 복귀한 게 틀림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러자 같은 팀에서 파업을 조직하고 있던 그의 삼촌에게 꾸중을 들었다. 다른 팀원들에게도 꾸중을 들었다. 이 노동자는 다시 파업에 들어갔다. 동료노동자들 간의 압력이 국가 당국의 압력을 무력화시킨 사례였다. 파업이 시작된 후 위챗 그룹은 노동자들이 다음 단계를 논의하는 활기찬 공간이 되었다. 노동자들은 경영진과 교섭할 대표를 선출하지 않기로 결정했는데, 노동자 교섭 대표들이 보복을 당할까 봐 두려웠기 때문이다. 대신 팀 리더들이 노동자들의 요구 사항을 경영진에게 전달했다. 8일째 되던 날, 경영진은 모든 보조금을 원상복구하고 단가를 기존 수준으로 회복하는 것으로 양보했다. 그러나 파업 참가자들은 파업 기간 동안 ‘모든 등급의 폐지’라는 야심차고 평등주의적인 요구를 만들어 냈다. 그렇게 되면 노동자들을 더 잘 단결시킬 수 있을 것이었다. 파업 전에는 많은 보조금이 A등급 노동자에게만 지급되었고, 그 단가도 더 높았다. 노동자들은 보조금을 메이퇀 앱을 통해 일하는 모든 산웨이 배달 노동자에게 적용하고 단가를 균등화할 것을 요구했다. 이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러자 파업 참가자들 사이에 균열이 생겼다. 8일차와 9일차에 A등급 노동자들이 대부분 업무에 복귀했지만, 하위 등급 노동자들은 파업을 계속 이어갔다. 이후 며칠 동안 경영진은 매일 보너스를 지급하며 노동자들을 다시 일터로 유인했다. 11일째가 되자 파업 참가자의 약 80%가 업무에 복귀했다. 14일째에 파업이 사실상 종료되었다. 파업의 마지막 단계에서 일어난 파업 참가자들 사이의 분열은 지속적인 영향을 미쳤다. 반년이 지난 후에도 일부 노동자들은 저녁 식사 자리에서 A등급 노동자들이 자신을 배신했다고 불평하며 다시는 이런 배신자들과 함께 파업을 하지 않겠다고 맹세했다. 파업 이후 메이퇀 경영진은 파업을 조직하고 유지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한 팀원 네트워크를 방해하기 위해 산웨이 지사와 팀 구조를 훨씬 더 자주 개편했다. 이번 파업에는 주목할 만한 몇 가지 측면이 있다. 첫째, 플랫폼 노동자들이 주로 비교적 작은 도시의 지역 주민인 경우, 노동자들 간의 촘촘한 인적 네트워크가 공간적으로 분산된 노동력을 조직하는 중요한 통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둘째, 이 사례에서는 아이러니하게도 플랫폼 알고리즘이 노동자들의 파업을 확산하고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셋째, 노동자들의 연대가 취약하며 경영진의 ‘분할지배’ 전략을 극복하는 것이 단체행동의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음을 또한 알 수 있다. 2023년 공장 노동자와 플랫폼 노동자가 주도한 중국의 파업은 고무적이면서도 냉정한 교훈을 준다. 경기 침체가 노동자들의 생계에 다양한 방식으로 심각한 영향을 미치자 노동자들은 이에 맞서 싸우면서 ‘마땅히 받아야 할 것’을 요구하겠다는 강한 결의를 보여주었다. 그러나 동시에 산발적이고 즉흥적인 노동자들의 투쟁은 사측의 책략, 정부의 조치, 경제의 구조적 변화로 인해 제약을 받기도 했다. 이러한 장벽에 대응하려면 보다 정교하고 지속가능한 조직화 방식과 더 강력하고 광범위한 계급 연대의식이 필요하다. 거칠게 조직화를 가로막는 정치 환경 속에서 이를 어떻게 달성할 수 있을지가 중국 노동자들에게 절박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
집단학살에 퀴어자긍심은 없다서울퀴어문화축제는 올해도 많은 방해에 직면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서울퀴어문화축제는 근거없이 서울시청 광장 사용을 불허당했다. 혼인평등법이나 차별금지법도 오랫동안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의 퀴어는 여전히 기본적인 법률상의 평등도 누리지 못하며, 혐오세력으로부터 존재를 위협받는다. 2000년부터 이어진 퀴어문화축제는 한국의 퀴어들이 자신의 존재를 긍정하고, 차별과 억압에 맞서는 주체로 스스로를 조직화하는 중요한 행사였다. 그리고 지난 6월 1일, 2024년 서울퀴어문화축제가 15만 명의 참가 속에 진행되었다. 퀴어와 앨라이(퀴어 당사자는 아니나 차별에 반대하는 연대자를 뜻하는 용어(ally)) 참가자들은 일상의 억압에서 벗어나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며 잠시나마 해방의 분위기를 누렸다. 하지만 퀴어문화축제에는 ‘퀴어자긍심’을 논할 자격이 없는 이들도 함께했다. 이날 미국, 영국, 독일 대사관을 포함해, 덴마크, 핀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프랑스, 네덜란드, 벨기에, 아일랜드,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주요 서구 국가의 대사관들이 축제에 부스를 열고 참여했다. 이들은 서울퀴어문화축제에 대한 후원을 의미하는 ‘파트너십’ 단체로도 홍보됐다. 특히 ‘프리미엄 파트너십’을 택한 호주 대사관과 미국대사관은 퀴어문화축제 공식책자의 마지막에 자신의 슬로건과 로고를 박았다. 2시 본 행사가 시작되기 전에는 미국 대사의 축사발언이 영상을 통해 현장에 송출되었고, 영국 대사는 퀴어문화축제를 방문해 부스에 머물며 사람들과 사진을 찍었다. 서구 제국주의 국가들은 팔레스타인 집단학살의 또 다른 주범이다 이날 서울퀴어문화축제에 참가한 미국, 영국, 독일 등 서구 제국주의 국가들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에서 자행하고 있는 대규모의 집단학살을 가능케 한 주범들이다. 이들은 이스라엘의 집단학살과 인종청소에 대해 ‘테러에 맞선 자위권의 행사’라는 이름으로 정당성을 부여해왔고, 무기수출과 경제지원을 통해 이스라엘의 집단학살을 물리적으로 가능케하고 있다. 지난 5년 간 이스라엘에 공급된 무기 중 65%가 미국으로부터, 30%가 독일로부터 나왔다. 오바마 정부때부터 미국은 2026년까지 이스라엘에 매년 38억 달러의 군사지원을 하고 있다. 여기에는 전투기, 헬리콥터, 유도탄 등 가자지구 민중을 공격하는 데 사용되는 무기들이 포함된다. 또 미국 하원은 지난 4월 우크라이나, 이스라엘, 대만에 안보지원을 제공하는 950억 달러의 법안 패키지를 통과시켰고, 이를 통해 이스라엘은 앞으로 미국으로부터 약 260억 달러의 추가원조도 받을 예정이다. 여기에 더해 바이든은 지난 5월 탱크 포탄, 전술 차량 박격포탄 등 10억 달러 이상의 무기를 제공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수천 발의 정밀유도탄, 소구경 폭탄, 벙커버스터, 소형무기 등 의회에 공식적으로 통보하지 않아도 되는 100건 이상의 군사판매도 진행해왔다. 경제적 지원뿐 아니라, 2023년 10월 18일 인도주의적 전투중단 결의안 거부, 12월 8일 휴전결의안 거부, 2024년 2월 20일 휴전결의안 거부, 5월 20일 국제형사재판소의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 대한 전쟁범죄 혐의 체포영장청구 거부 등 미국은 이스라엘에 노골적인 정치적 지지도 제공해왔다. 뉴욕타임스, AP 등 주요 서구언론은 학살을 정당화하기 위해 하마스가 강간을 무기화했다는 보도를 퍼뜨렸고, 바이든은 이를 그대로 받아 연설에 인용하며 이스라엘의 집단학살에 정당성을 부여해주었다. 영국 역시 높아가는 무기 수출 중단 요구를 묵살하며 막대한 무기를 이스라엘로 수출하고 있다. 영국 방산업체 BAE시스템즈는 F-35 전투기 부품의 15%를 공급하고 있으며, 이 전투기는 가자폭격에 사용되고 있다. 지난 5월에 영국은 라파공격을 앞두고서도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지원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은 2023년, 전년보다 10배나 많은 무기를 이스라엘로 수출했으며, 독일의 대 이스라엘 무기 수출 218건 중 185건이 10월 7일 이후 이루어졌다. 지난 4월 국제사법재판소에서 니카라과가 독일을 집단학살 조장으로 제소한 것에 대해 반박하며, 독일은 “이스라엘의 안보는 독일 대외 정책의 핵심”이고, 이스라엘의 대량학살이 ‘자위권’이라는 주장을 반복했다. 퀴어문화축제에 집단학살 동참국이 있을 자리는 없다 이날 미국, 영국, 독일 대사관이 자리한 36번 부스 맞은편에서는 오전 11시부터 행진이 시작되던 4시까지 팔레스타인 긴급행동의 주관 아래 제국주의 대사관들의 핑크워싱을 규탄하는 항의 선전전이 진행되었다. 선전전 참가자들은 “미국, 영국, 독일은 학살지원 중단하라” “Free, Free Palestine(팔레스타인에 자유를)” “퀴어는 팔레스타인 집단학살 반대한다” “From the River to the sea Palestine Will be Free(요르단 강에서 지중해까지 팔레스타인은 해방되리라)” 등의 팻말을 들었다. 사회주의를향한전진도 “팔레스타인 퀴어를 살해한 폭탄이 미국으로부터 나왔다. 주한미국대사관은 퀴어퍼레이드를 함께할 수 없다”는 피켓을 제작해 함께 들었다. “퀴어가 요구한다, 집단학살 중단하라!” “퀴어는 팔레스타인 해방을 지지한다” “팔레스타인 민중들은 퀴어와 연대한다” 등과 같은 구호가 끊기지 않고 울려퍼졌다. (관련: ‘Queers in Palestine’이란 단체에서 퀴어 팔레스타인인을 대변하며 2023년 11월에 성명을 발표했다.) 서울퀴어문화축제 참가자들은 핑크워싱 규탄에 적극적으로 호응해주었다. 부스 앞을 지나던 많은 참가자들이 항의구호에 호응해 함께 구호를 외치며 지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여러 퀴어단체들도 항의행동에 동참했다. 8천 부의 유인물이 모두 배포됐고, 약 18개 이상의 부스에 긴급행동에서 제작한 유인물이 비치됐다. 팔레스타인 국기를 부스나 행진차량에 걸어놓은 팀도 있었다. 긴급행동에서 준비한 선전전 대오는 20명 안팎이었는데, 피켓팅 참가자 수가 계속 불어나 행진 직전 무렵에는 40~50명 가까운 사람들이 선전전을 함께 진행했다. 2시부터 이스라엘 대사관 인근에서 개최된 ‘이스라엘의 집단학살 규탄 16차 긴급행동 «팔레스타인에 해방을 - 우리의 해방은 연결돼 있다»’에는 600명 넘는 인원이 참가했다. 최근의 집회 참가자 수에 비해 훌쩍 늘어난 참가자 수를 통해 제국주의 대사관들의 핑크워싱 규탄 행동이 퀴어커뮤니티와 운동사회 내에서 다시 한 번 팔레스타인 연대투쟁의 의의를 확산하는 계기가 됐음을 짐작해볼 수 있었다. 팔레스타인 긴급행동 16차 집회 참가자들은 이스라엘 대사관 앞으로 행진해 함께 이스라엘을 규탄하는 구호를 외쳤다. 이후 팔레스타인 긴급행동은 4호차와 6호차 뒤에 행진대오를 형성하여, 구호를 외치며 퀴어퍼레이드 행진에 함께했다. 많은 행진 참가자들과 지나가는 시민들이 팔레스타인 연대를 호소하는 피켓과 구호에 호응했다. 아무도 지우지 않는 퀴어자긍심을 위해 - 국가와 기업으로부터 독립적인 변혁적 퀴어운동을 퀴어문화축제에 기업과 서구 제국주의 국가의 대사관이 참여하는 문제는 2010년대 중반부터 오랫동안 핑크워싱 논란을 불러일으켜왔다. 올해 팔레스타인 긴급행동의 대응은 특히 ‘제2의 나크바’라 불리는 이스라엘의 광범위한 집단학살이 7개월 째 지속되고 있던 상황에서 제기된 것으로, 퀴어커뮤니티 내에 핑크워싱에 대한 논쟁을 확산시키는 계기점이 되었다. 많은 퀴어단체/활동가들과 퀴어 당사자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팔레스타인에 대한 연대를 표명하며, 성소수자 억압을 지속하는 주체인 국가와 자본으로부터 독립적인 퀴어자긍심에 관한 더 많은 논쟁을 촉발하고 있다. 5월 30일에는 HIV 소수자난민인권네트워크, 서울인권영화제, 팔레스타인평화연대,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HIV/AIDS인권행동 알이 팔레스타인 연대성명서를 발표했고, 6월 18일까지 연서명을 조직하고 있다. 개최를 앞두고 있는 한 지역퀴어문화축제 조직위에서는 만장일치로 미국, 영국, 독일 대사관을 초청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6월 13일부터 4일 간 진행되는 제26회 서울인권영화제에는 ‘팔레스타인 연대 특별 섹션: 연대로, 해방으로’가 마련됐다. 6월 16일(일) 오전 10시에는 ‘핑크워싱(Pinkwashing Exposed: Seattle Fights Back!)’(2015)이 상영되며, 11시에는 HD현대의 이스라엘 굴착기 수출 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 ‘언허드: 마사페르 야타를 지켜라(Unheard: Defend Masafer Yatta)’(2023), ‘이름의 무게(I Signed the Petition)’(2018)가 상영되고 13시부터는 ‘퀴어와 팔레스타인 연대에 대해 고민하며 모두의 해방을 이야기’하는 토크쇼가 예정돼있다. 이스라엘의 집단학살을 지원하고 있는 서구 제국주의 국가들의 퀴어문화축제 참여를 둘러싼 논쟁은 보다 근본적인 질문으로 우리를 이끈다. 실제로 많은 서구 제국주의 국가들에선 동성혼이 법제화돼있고, 법률적 평등과 권리를 보장하며, 적극적인 정책으로 퀴어에 대한 차별을 시정해나가기도 한다. 이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동시에 그 국가들이 적극적인 정치적, 경제적 지원으로 팔레스타인의 퀴어들을 학살하고 있다는 것 또한 분명한 사실이다. 이 모순적 상황 앞에서 퀴어운동은 누구의 손을 잡을 것인지를 정해야 한다. 당연히, 양쪽의 손을 다 잡는 것은 불가능하다. 앞으로 이 논쟁이 더욱 확대돼 우리가 처해있는 모순을 분명히 밝히고, 대안을 구체화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를 위해 올해 하반기에도 핑크워싱에 관한 논쟁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가며, 내년에는 퀴어문화축제가 준비되는 초기부터 특허독점제약사 길리어드, 제국주의 대사관 등 기업, 국가들이 부스참여, 후원 등으로 퀴어문화축제에 참여하는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자. 국가와 자본으로부터 독립적인 변혁적 퀴어운동을 만들어나갈 필요성을 함께 이야기하자. -
[기고] 무늬만 프리랜서 이제그만, 최저임금 적용대상 확대하라!방송프로그램 외주제작사 4년차 방송작가 정수현씨는 하루 8시간 근무하고 2,060,740만원을 받기로 했다. 2024년 월 최저임금이다. 하지만 그의 실제 근무시간은 하루 12시간이 되기도 했고, 주말에도 일했다. 연장수당, 야간수당은 한 번도 받은 적이 없었다. 채용공고에는 재택이 가능하고 업무 장소를 선택할 수 있다고 되어 있었지만 매일 일정한 시간에 사무실로 출퇴근해야 했다. 더 이해할 수 없었던 건 다른 이들은 모두 재택을 하고 회의가 열릴 때만 사무실에 나왔는데, 정수현씨 혼자만 출근했다는 사실이다. 하루 종일 혼자 사무실을 지키면서, 문제제기하면 할수록 이상한 사람이 되어 가는 일터에서, 그는 괴로웠다. 6월 11일 열린 ubc울산방송 실소유주 SM그룹 책임 촉구 기자회견 장면 제작사가 내민 ‘프리랜서 근로계약서’ 정수현씨는 일을 시작할 때 계약서를 쓰지 않았다. 업무로 인한 갈등, 은근한 괴롭힘들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 1월 갑자기 해고 통보를 받았다. 제작사는 해고를 하면서 계약서를 내밀었다. 그 계약서의 이름이 매우 이상한데 ‘프리랜서 근로계약서’였다. ‘따뜻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같은 양립할 수 없는 두 가지가 함께 있는 계약서라니! 추측하기로는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표준근로계약서 앞에 프리랜서라는 말을 급하게 붙인 듯 했다. 회사는 정수현씨를 해고하면서 ‘너는 프리랜서야, 그러니 권리를 주장할 수 없어’라고 말하고 싶었을 것이다. 방송 미디어 현장에는 ‘프리랜서’ 계약이 많은데 일하는 사람들도 근무시간과 공간이 유연한 노동형태를 선호하기도 해서 프리랜서 계약을 선택한다. 하지만 문제는 실제로 ‘프리’하게 일하지 않는 무늬만 프리랜서가 매우 많다는 것이다. 정수현씨처럼 채용공고와 실제 내용이 다를 뿐 아니라, 제작사가 지정한 사무실에서 지휘 감독 하에 일해야 한다. 이러저러한 꼼수와 프리랜서라는 이름으로 착취하기 위한 고민을 하면서 ‘프리랜서 근로계약서’까지 등장하게 된 것이다. 채용 공고와 다른 업무 환경, 장시간 노동과 반복되는 야근, 업무 과정에서 은근한 괴롭힘, 갑작스러운 해고 통보... 정수현씨가 그곳에서 일하며 겪은 일인데, 방송 미디어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그렇게 낯설지 않다. 모두들 비슷하게 열악하다. 정수현씨는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진행하고 있다. 정수현씨가 해고 후 <엔딩크레딧>에 연락을 해 왔을 때 그는 많이 지쳐 있었지만 본인이 겪은 부당한 상황을 알리고 싶어 했고,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올해 1월 회사가 갑자기 해고 통보를 하면서 내밀었던 계약서다. 프리랜서 근로계약서라는 앞 뒤가 맞지 않는 계약서를 급조해 '너는 프리랜서니 권리가 없어'라고 말하고 싶었을 것이다. 시급 5,000원, 방송 미디어 현장은 최저임금 안 줘도 되나요? “평일 밤 11시까지 일했고, 주말도 최소 4~12시간은 일했어요. 급여를 대충 계산해보니 시급 5,000원 수준이었어요.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요?” 정수현씨가 지난 3월 19일 ‘진짜 최저임금 당사자들의 할 말 잇 수다’ 집담회에 패널로 참가해 한 말이다. 집담회 참여를 처음 제안했을 때 망설였지만, 용기를 내 무대에 서고 마이크를 들었다. 정수현씨의 말은 프리랜서라는 이유로 최저임금이 적용되지 않는 방송 미디어 현장의 상황을 돌아보게 했고, 업종, 직군, 분야도 다양하고 급여지급 방식도 다르고 보수 수준도 천차만별이지만 여전히 최저임금 미만의 노동자들이 방송 미디어 현장에 많이 있다는 것을 환기시켰다. 특고·플랫폼·프리랜서 등 비임금 노동자 수가 계속 늘어나 847만 명에 달하는데도 최저임금 보호 대상에서 빠져 있고, 방송현장의 대다수 ‘무늬만 프리랜서’들은 방송사, 제작사의 지휘 감독을 받고 일하면서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최저임금을 적용받지 못한다. 방송현장은 무수히 많은 법원 판례, 노동위 판정, 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 등을 통해 노동자성이 인정되었지만 현실에서는 나몰라라 하는 경우가 지속되고 있고, 정수현씨처럼 시급 5,000원을 받으며 일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되는 것이다. 알음알음 일을 구하게 되고 평판이 중요한 방송현장에서 부당한 계약 조건과 열악한 노동 환경을 견디며 일을 하는 노동자가 너무나 많다. 나중에 더 좋은 자리가 있겠지, 방송을 계속 하려면 참고 견뎌야 해라고 주문을 걸면서 버티는 것이다. 특고 플랫폼 프리랜서, 최저임금 적용 대상 확대를 위해 싸우자! 방송 미디어 현장에서 최저임금 관련한 논의는 거의 이루어지지 못했다. 임금과 관련한 기준이 없고, 분야 직군 별로 급여 계산 방식도 다르고, 직급별로 차이도 많기 때문이다. 차이도 크다 보니 방송현장 미디어 전반이 최저임금 미만이라고 말하기 어렵고, 최저임금 수준의 노동자가 얼마나 되는지 파악도 되지 않는다. 스타일리스트, 의상, 소품, 미술, 외주제작사의 방송작가 등 몇몇 직군의 저연차 노동자들이 해당될 것이라고 실태조사나 사례 등을 통해 추측할 뿐이다. 2024년 최저임금위원회 논의가 시작되면서 플랫폼, 특고, 프리랜서 확대적용 문제가 화두로 떠올랐다. 윤석열 대통령도 노동약자인 플랫폼 특고 노동자를 보호해야 한다고 말한 만큼 저임금으로 고통받는 노동자들의 문제가 사회적으로 매우 중요한 이슈가 된 것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를 위해 목소리 내고 싸우는 노동자들의 투쟁이다. 플랫폼, 특고, 프리랜서들의 노동자성이 인정되고, 온전한 노동권을 누리며, 최저임금이 보장될 수 있도록 더 많이 싸워나가야 할 것이다. 방송 미디어 현장에서도 최저임금 적용 확대에 대해 더 많이 이야기하고 알려나가려고 한다. 이것이 정수현씨의 바람이기도 하다. 6월 11일 열린 ubc울산방송 실소유주 SM그룹 책임 촉구 기자회견 장면 -
[기고] ‘노동약자보호법’ 아닌 ‘사업주 보호법’ 만드는 윤석열 정부=5월 14일 진행된 '함께 보듬는 따뜻한 노동 현장' 민생토론회 KTV국민방송 화면 갈무리 윤석열 정부, 노동약자를 보호하겠다? 지난 5월 14일, 윤석열 대통령은 ‘함께 보듬는 따뜻한 노동 현장’이라는 주제의 민생토론회에서 “‘노동약자 지원과 보호를 위한 법률’(약칭 노동약자보호법)을 제정해 노동약자를 국가가 더 적극적으로 책임지고 보호하겠다”고 말했다. 해당 법률안에는 △질병, 상해, 실업을 겪었을 때 경제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공제회’ 설치 △노무제공자와 사업주 사이의 분쟁조정협의회 설치 △표준계약서 제정 △이를 위한 정부 재정지원 사업 등에 관한 법적 근거 등이 담길 예정이다. 대통령의 말 끝나기가 무섭게 이틀 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민생토론회 사후브리핑에서 “노동약자보호법 제정안이 올해 정기국회에서 논의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해당 법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려는 모양새다. 기존에 일하는 사람들을 포괄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근로기준법이나 노조법 등이 있음에도, 정부가 이러한 법률과는 별개의 시혜적 법안을 냈다는 점은 생각해 볼 만한 지점이다. 노동약자보호법 속 용어가 노동조합이 아닌 '공제회', 고용노동부/지방노동위원회가 아닌 '분쟁조정협의회', 근로계약서가 아닌 '표준계약서'인 것은 애초에 노동약자는 노동자가 아니라는 시각에서 기인한다. ‘노동하는 약자’라면서 마치 사업주와 동등한 계약자인 양 취급한다. =고용노동부에서 6월 9일 발표한 "노동약자를 보호하고 지원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보도자료 내용 갈무리 ‘노동약자보호법’은 노동약자와 노동자를 갈라치는 법 사실상 정부가 말하는 노동약자, 즉 미조직 노동자들은 작은사업장/저임금/불안정 노동자들일 것이다. 이 노동자들이 현장에서 겪고 있는 문제는 최저임금 미지급, 임금체불, 갑질, 장시간 노동, 위험한 노동, 고용불안 등이다. 그런데 이를 단순히 공제회 설치를 지원 받거나, 분쟁조정위원회의 도움을 받거나, 표준계약서를 작성한다고 실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까. 정부는 ‘노동자의 권리와 사용자의 책임’보다는 ‘정부의 지원과 도움’이란 소극적이고 시혜적인 방식으로 노동약자를 보호하겠다고 나선다. 그러나 법적 강제력이 없는 방식으로는 일터가 바뀔 수 없다. 현 시스템은 ‘노동약자’를 통해 이윤을 내야 작동하기 때문이다. 일터에서 노동자의 권리와 사용자의 책임을 명확히 강제하지 않으면 노동자들의 권리는 계속 침해된다. 이 법이 제시하는 권리는 기존 근로기준법이 보장하는 노동자의 권리에 미치지 못할뿐더러, 지속되는 권리침해를 정부의 지원으로 메꾸는 것에는 한계가 분명하다.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셈이다. 애초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프리랜서·배달 노동자에게 근로기준법을 적용하는 것에 대해 “(노-사에게) 굉장히 복잡한 권리·의무가 생기고 (사용자를) 규제하기 위한 처벌 조항이 들어간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표했다. ‘복잡한 의무와 권리’ 없이 노동약자를 보호할 수 있을까? 그의 말은 사실상 노동약자를 방임하겠다는 뜻으로 들린다. 이러한 정부의 문제적인 정책은 기존 노무현, 문재인 정부 시절 추진되었었던 ‘비정규직 보호법’, ‘플랫폼 종사자 보호법’과도 맥을 같이한다. 노무현 정부가 추진한 '비정규직 보호법'은 IMF 이후 급증한 비정규직 노동자를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제정됐으나, 실제로는 비정규직 노동자를 2년마다 상시적 고용불안에 빠뜨렸고, '비정규직'을 2등 노동으로 고착화시켰다. 문재인 정부 시기 추진했던 '플랫폼 종사자 보호법'도 배달라이더 등의 플랫폼 노동자를 '노동자'로 인정하는 대신, '플랫폼 종사자'라는 제3의 지위를 부여해 기존 노동법에 못 미치는 권리를 보장하자는 법이었다. 윤석열 정부가 말하는 '노동약자보호법' 또한 일하는 모든 노동자에게 근로기준법과 같은 기존 노동법을 확대/보강 적용해 기본적 권리를 보장하기보다, 별도의 법을 만들어 오히려 취약한 노동을 고착화시키는 방식이다. ‘노동약자’ 보호에 필요한 것은 노동법 확대적용과 노조법 2,3조 개정이다 노동약자보호법은 언뜻 취약한 노동자들을 보호해주려는 좋은 법안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 법이 시행된다면 노동자들의 권리구제, 권리쟁취 방식은 파편화될 것이고, 취약한 노동자들은 더 취약해질 것이다. 정부가 ‘노동자’라는 이름을 지우기 위해서, 노동자들이 노조를 만들고 단결할 권리를 제한하기 위해서, 노조 혐오의 기조를 깔고 법제정을 추진하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다. 현 정부가 내놓은 노동약자보호법은 실질적으로 정부가 책임지고 노동약자를 보호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책임지고 사업주들을 보호하겠다는 법안이다. 진정 노동약자를 보호하고 싶다면 무엇보다도 근로기준법을 비롯한 기존 노동법을 작은사업장, 플랫폼, 특수고용 등 일하는 모든 노동자들에게 확대해 강력하게 적용해야 한다. 또한 비정규직의 사용기간을 2년으로 제한했지만, 결과적으로 비정규직 노동자를 2년에 한 번씩 해고되도록 만들었던 '비정규직 보호법'의 사례에서 보듯, 일터에서 노동자가 사용자에 맞서 투쟁할 권리가 없이는 정부의 어떤 시혜적 지원정책도 노동자를 보호할 수 없다. 노동자와 사용자 간의 불평등한 관계는 어떤 보호법도 결국 사용자의 이익을 위해 작동하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노동약자가 스스로를 조직하고 투쟁할 권리를 보장해야만, 진정으로 노동약자를 보호할 수 있다. 따라서 모든 노동자에게 노동법 전면적용을 통해 권리를 명문화하는 것에 더해, 원청사용자의 범위를 확대하고 투쟁할 권리를 전면적으로 보장하는 노조법 2,3조 개정이 뒷받침되어야만 노동약자의 권리가 현장에서 진정 보호될 수 있을 것이다. -
식대인상 투쟁에 나선 청소노동자들 “우리는 최저인간이 아니다!”따뜻한 밥 먹고싶다! 대학이 나서서 식대 인상하라! 폭등하는 물가 고공행진 속에서도 서울지역 16개 대학은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와의 교섭에서 2,700원 식대 동결을 고수하고 있다. 서울지부는 “따뜻한 밥 먹고 싶다! 식대를 대학원청이 나서서 인상하라!”는 공동요구를 걸고 대학별 연속 집중집회를 3달째 진행 중이다. 그리고 6월 5일(수) 낮 2시,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청소노동자들은 '대학 모든 구성원에게 따뜻한 밥! 노조파괴 불법업체 태가비엠 퇴출!'을 외치며 집단교섭 투쟁 승리를 위한 집중대회를 열었다. 이화여자대학교 대강당 앞에선 '최저임금 대폭인상! 생활임금 쟁취!', '원청이 책임지고 생활임금 보장하라!'라는 선명한 요구를 새긴 청소노동자들의 빨간 조끼가 강렬한 붉은 물결을 만들었다. '따뜻한 밥 한 끼 권리를 보장하라! 진짜사장 총장이 식대를 인상하라!'는 청소노동자들의 거센함성이 파도처럼 몰아쳤다. 여는 마당에서 이화여대 이애경 분회장의 현장발언은 집회에 참여한 모든 청소노동자의 마음을 울렸다. 그는 “최저임금 받는다고 최저인간이 아닙니다. 우리가 이 자리에 서 있는 이유는 단 얼마의 식대를 높이는 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비록 잘 드러나지 않지만 그 몫을 충분히 해내고 있는 우리같은 노동자들의 인권에 대해서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투쟁하지 않으면 세상은 변하지 않고 어떤 높은 사람도 알아서 우리 문제를 해결해 주지 않습니다”라며 노동자들이 이곳에 모인 이유를 밝혔고, 용기와 힘을 내어 청소노동자들 노동이 얼마나 가치있는 일인지 당당하게 외칠 것을 주문했다. 노조파괴 악덕 하청업체 태가비엠 퇴출하라! 연세세브란스병원 청소노동자들을 괴롭힌 악덕업체 '태가비엠'이 이화여대에서도 등장했다. 원청인 연세세브란스병원과 하청 태가비엠은 지난 2016년부터 세브란스병원 청소노동자들이 노조설립을 시도하자 조직적으로 공모해 노조파괴를 목적으로 조합원을 표적탄압했다. 세브란스병원 청소노동자들은 오랜 시간 노조탄압에 맞서 인간의 존엄성과 민주노조를 지키기 위해 투쟁해왔다. 이화여대분회 김종극 부분회장은 태가비엠을 향한 분노를 쏟아냈다. “2024년 2월 14일 법원은 태가비엠의 부당노동행위를 인정하며 유죄 판결을 내렸고 노동조합은 즉각 퇴출 요구 공문을 학교에 발송했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이화여대는 불법업체 태가비엠에게 용역비를 주고, 태가비엠이 중간착취 사람장사로 이익을 챙기도록 돕고 있습니다.” 그는 “세브란스와 태가비엠이 그랬듯, 이화여대가 태가비엠의 또 다른 공범이 아니라면, 지금 당장 태가비엠을 퇴출해야 하고, 이것은 이화여대분회의 요구이고, 세브란스병원분회의 요구이고,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의 요구이며 이 자리에 모인 모두의 요구입니다!”라며 대학측에 노조탄압 불법업체를 쫓아낼 때까지 싸울 것이라는 강력한 투쟁의지를 밝혔다. 이화여대는 시설관리노동자 구조조정 중단하라! 이 날 사측의 구조조정으로 해고위기에 놓인 시설관리노동자의 규탄발언도 있었다. “새로운 업체가 들어오게 되니 짐을 싸서 나갈 준비를 하랍니다.” 그는 ‘장시간 노동에 시달려왔지만 대학당국이 인력보충은 커녕, 이화여대에서만 12년 일해온 노동자를 고용불안과 직군전환에 시달리게 한다’며 대학측을 고발했다. 그는 “학생들과 노동자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중요한 일이라는, 노동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으로 버텨왔습니다” … 그동안 우리 노동조합이 단결과 투쟁으로 지켜온 기본적이며 핵심적인 가치인 고용승계, 고용안정을 원청이 흔들고 있습니다”라며 절박한 현실을 바꾸기 위해 함께 싸울 것을 다짐했다. 청소노동자를 지지하는 빵과장미의 여성노동자들 변혁적여성운동네트워크 '빵과장미' 회원들도 '김밥보다 낮은 한끼 식대 올려! 바꿔!', '청소노동자의 밥 한 끼를 지키는 투쟁을 지지합니다'라는 피켓을 만들어 집회에 참여해 청소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지하고 연대했다. 정은희(빵과장미)는 "누구의 한 끼 식사는 160,000원이고, 청소노동자의 식대는 2,700원입니다. 분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라며 "부자들을 잡아먹자(EAT The RICH)"라는 미국에서 유행하는 구호를 언급하며 식대에서부터 나타나는 극심한 불평등을 비판했다.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100일이 넘는 시간 동안 ‘A학교 성폭력 사안 해결, 공익제보 교사 부당전보 철회’를 요구하며 투쟁중인 지혜복(교사노동자)은 “이 자리에서 한 끼 밥값이 2,700원이라는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 그동안 모르고 있어서 미안했습니다. 그런데 고작 400원을 인상하라는 요구에도 응하지 않는, 김밥 한 줄 값도 안 되는 밥값도 주지 못하겠다는 사측, 대학재단측에 경악했고 분노를 느낍니다”라며 “승리할 때까지 함께 하겠다”고 연대를 다짐했습니다. 강원도교육청 행정폭력에 맞서 ‘부당징계 취소 투쟁’을 960일 넘게 이어오고 있는 전교조 유천초분회 남정아 빵과장미 회원은 “노동할 권리와 존엄을 위해 싸우고 있는 청소노동자들의 투쟁은 학교에서 함께 살고 있는 학생들의 투쟁이기도 하고, 그들의 양육자의 투쟁이기도 하고, 우리의 투쟁입니다. 모두를 위한 투쟁을 하고 있는 아름다운 청소노동자들의 실천과 행동은 옳습니다!"라며 이 투쟁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옳은 싸움을 하고 있는 동지들에 대한 사랑과 존경을 표현했다. 부당한 현실을 바꿔나가는 청소노동자들의 투쟁의 길에 함께한다 '진리에 기초하여 지혜와 지식을 갈고 닦으며 인류사회의 공동선을 향한 덕행과 아름다움을 추구한다'는 이화 교육의 목표는 청소노동자들은 배제하고, 그들의 노동을 소외시킨다. 오히려 청소노동자들이 “세상을 이화롭게!”라고 외치며 열악한 노동조건과 환경을 바꾸고 권리를 주장하며 부당한 현실을 바꾸는 공동선을 펼쳐가고 있다. 새벽에 출근하는 육체 노동자들은 어떤 날은 다리가 후들거리고 땀이 비오듯 쏟아지기도 하고, 아침 일찍 출근하느라 정작 따뜻한 밥 한 끼 제대로 못 먹고 나오는 날이 다반사다. 아무도 없는 캄캄한 강의실 불을 켜고 학생들이 오기 전에 청소를 해놓으려 부지런히 쓸고 닦다 보면 오전 일을 마치는 11시 이전부터 허기가 지기 마련이다. 현재의 한끼 2,700원도에 터무니없는 식대인데, 올려도 얼마 되지 않는, 고작 끼니당 400원조차 인상하지 못하겠다고 버티는 대학재단들은 규탄받아 마땅하다. 집중집회 때 청소노동자들은 결코 주눅들지 않는다. 주저앉지도 않는다. 세 달을 공동요구안을 놓고 투쟁해 왔지만 지치지 않고 흥겹게 투쟁가를 부르고 신나게 몸짓도 하며 함께 어우러져 정말 즐겁게 싸우고 있다. 집회마당을 가득 채운 매섭게 휘몰아치는 분노 속에서도, 목청 높인 요구 속에서도, 동지들과 함께 한다는 기쁨은 불안과 두려움을 떨쳐내게 한다. 그렇게 청소노동자들은 손잡고 어깨 걸고 함께 웃으며 뚜벅뚜벅 걷고 있다. 청소노동자들의 '비정규직철폐연대가'는 뜨거웠고, 본관으로 행진하며 소원글을 쓴 리본을 묶고 항의서한을 대학재단 측에 전달하기까지 한결같은 결기로 광장은 가득찼다. 이 투쟁이 꼭 승리해 ‘최저임금은 노예임금이 아니며’, ‘청소노동자는 최저인간이 아님’을 온 세상에 알리기를 소망한다. 이 투쟁에 사회주의를향한전진도 함께할 것이다. 함께 싸워! 함께 승리하자! 새벽부터 일했는데 2,700원 웬 말이냐! 진짜 사장 총장이 식대를 인상하라! 따뜻한 밥 먹고 싶다 식대를 인상하라! 대학 모든 구성원에게 따뜻한 밥을! 노조파괴 불법업체 태가비엠 퇴출하라! -
[주간 여성뉴스 브리핑] ‘2022 국가성평등지수’, 돌봄·의사결정서 극심한 격차 재확인1. ‘2022 국가성평등지수’ 발표 … 돌봄·의사결정서 극심한 격차 재확인 2022년 국가성평등지수가 전년보다 소폭 개선됐어도 공공과 민간 부문 모두에서 여성의 의사결정 참여율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여전한 유리천장과 ‘독박 돌봄’ 등의 제약이 여성들의 발목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7일 여성가족부(이하 여가부)는 <2022년 국가성평등지수 측정결과>를 발표했다. 여가부에 따르면 2022년 국가성평등지수는 100점 만점에 65.7점으로 전년보다 0.2점 상승했다. 성평등지수는 국가의 성평등 수준을 계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도록 지수화한 것으로, 남녀의 격차(GAP)를 측정한다. 성비가 완전 평등 상태는 100점, 완전 불평등 상태는 0점으로 책정한다. 여가부는 지난 2010년부터 성평등기본법 제19조에 따라 국가의 양성평등 수준을 파악하고 정책 추진 방향을 수립·점검하기 위해 매년 조사·공표하고 있다. 이번 성평등지수는 7개 영역(의사결정·고용·소득·교육·건강·돌봄·양성평등의식)의 23개 지표로 남녀평등 정도를 점수화했다. 영역별로 살펴보면 교육이 95.4점으로 가장 높았고 뒤이어 건강(92.4점), 양성평등의식(80.0점), 소득(78.5점), 고용(74.0점), 돌봄(31.4점), 의사결정(30.7점) 순으로 집계됐다. 노인이나 아동 돌봄 시간 등 남녀 격차 등을 반영하는 ‘돌봄’ 분야는 31.4점으로 매우 낮았다. 구체 항목별로 살펴보면 가사노동 30.7점, 육아휴직 사용 31.7점이고, 신규 지표인 노인돌봄 분담도 31.7점에 그쳤다. 이 밖에도 4급 이상 공무원과 국회의원 등 고위직 내 여성 비율을 수치화한 ‘의사결정’ 역시 30.7점에 그쳤다. 한편 세계경제포럼(WEF)의 젠더 격차지수에서 한국은 146개국 중 105위(2023년)다. 영국 시사주간지《이코노미스트》가 OECD국가를 대상으로 평가하는 유리천장지수에서도 한국은 12년 연속 꼴찌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 여성들이 아이를 갖지 않는 현상(저출생 문제)에 대해서는 국가적인 관심과 대책이 쏟아지고 있지만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정작 여성의 일과 삶을 둘러싼 구조적 차별은 십수 년째 방치되어 왔음을 이들 통계는 분명히 가리키고 있다. <참조 기사>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4060711350003765?did=NA 2. 유엔 여성차별철폐위 “여가부 폐지 철회 및 여가부 장관 즉시 임명” 한국 정부에 권고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CEDAW)가 최근 한국 정부에 여성가족부 폐지안을 철회해야 한다고 권고하는 한편, 여성가족부 장관 즉시 임명 등 부처 권한을 오히려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여성가족부 측은 여가부 장관 조속한 임명 및 부처 폐지 법안 철회는 “국제기구가 입장을 밝힐 사안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이하 위원회)는 지난 3일(현지 시각) 제9차 한국 국가보고서 심의 최종견해(concluding observations)를 발표했다. 위원회는 여성차별철폐협약에 가입한 국가를 대상으로 협약 이행 상황을 심의한다. 한국은 1984년 12월 협약에 가입한 이래 4년마다 관련 분야의 정책 성과를 국가보고서 형태로 유엔에 제출해 왔다. 위원회는 최종견해에서 ▲여성가족부(이하 ‘여가부’) 폐지 계획의 철회 및 부처 강화,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비동의 강간죄 도입, ▲안전한 임신중지 및 관련 서비스에 관한 포괄적인 정책체계 도입과 건강보험 적용, ▲일본군 ‘위안부’ 문제 관련 법적 배상을 포함해 피해자/생존자의 구제 등을 주요 권고로 제시했다. 특히 위원회는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및 구체적 입법 타임라인 설정 ▲여가부 자원 대폭 확대와 직원 역량 강화 ▲비동의 강간법 제정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생존자에 대한 완전하고 효과적인 구제 배상 등에 대해 해당 권고의 이행상황을 2년 이내에 추가 보고하라고 한국 정부에 요구했다. 제9차 한국 정부 심의 대응에 참여한 26개 여성·시민사회단체 및 네트워크는 위원회의 최종견해를 환영하며 “이번 위원회 심의 과정에서 드러났듯이 한국 사회에는 대통령 지지도 반등을 위한 국면 전환용 반여성주의적 수사로는 가릴 수 없는 ‘구조적 성차별’이 엄연히 존재하며, 성평등이라는 국제사회의 공동의 지향과 목표에 다가가기 위한 정부 및 정치권의 시정 노력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참조 기사> https://www.ibaby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17595 https://www.newsis.com/view/?id=NISX20240605_0002762132&cID=10220&pID=10200 3. 기혼·유자녀 여성 노동자의 근속 기간, 혼인 관계가 없는 노동자의 2배 한국의 기혼, 유자녀 여성 노동자는 혼인 관계가 없는 여성 근로자보다 근속 기간이 2배 이상 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일자리 안정성’이 사전적으로나 사후적으로 출산의 주요한 요인이라는 점이 확인된 셈이다. 3일 한국고용정보원은 <고용 동향 브리프> 최신호에서 ‘여성 일자리와 출산의 선택’을 주제로 일자리 안정성과 출산의 관계를 분석했다. 해당 연구에서는 여성 노동자의 근속 기간과 종사하는 산업 분야를 일자리 안정성의 척도로 삼았다. 통계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결과적으로 혼인 관계가 없는 여성 노동자와 기혼 유자녀 노동자 간 평균 근속 기간 차이는 44.6개월이나 벌어졌다. 연령 구간별로 보면 20∼24세 구간에서 기혼 유자녀 여성 노동자에 비해 앞서던 혼인 관계가 없는 여성 노동자의 평균 근속 기간이 25~29세 구간부터는 역전하기 시작했다. 두 집단의 근속 기간 차이는 45∼49세 구간에서 가장 컸다. 산업 분야를 봤을 때도 근로 안정성이 떨어지는 직종에서 혼인 관계가 없는 취업자 비중이 높았다. ‘숙박 및 음식점업’에서 혼인 관계가 없는 여성 노동자 비율은 기혼 유자녀 여성 노동자보다 약 2배 많았다. 이정아 한국고용정보원 부연구위원은 위와 같은 통계를 근거로 “일자리 안정성은 사전적, 사후적으로 출산을 선택하는 주요한 요인”이라며 “일자리 불안정성이 유배우, 유자녀 상태로 전환하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추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저출생 대책에서 노동시장의 불안정에 대한 고민 없이 단기 유인책만 마련하면 근본적인 해법이 어려울 수 있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한편, 연령에 제한을 두지 않고 전체 여성 취업자 중 단순노무직이 차지하는 비중을 따지면 기혼 비율이 높았다. 이날 통계청에 따르면 4월 기준 여성 단순노무직은 207만 9,000명으로 1년 전보다 12만 5,000명 늘었다. 기혼 여성 단순노무직은 123만 9,000명으로 전체 기혼 여성 취업자의 16.6%를 차지했다. 혼인 관계가 없는 여성 단순노무직 비중과 비교하면 3배가 넘는다. <참조 기사> https://www.segye.com/newsView/20240603515905?OutUrl=naver 4. 인도, 일터에서 폭염에 병드는 섬유 노동자 인도 타밀나두의 기온이 4월부터 43℃를 기록하는 등 에도르 섬유산업 지역이 극심한 폭염과 열악한 노동환경으로 섬유 노동자들이 실신하고, 열사병, 탈수, 요로감염, 질염 등 각종 질환에 시달리고 있다. 타밀나두섬유일반노동조합(TTCU) 티비야키니(Thivyarakini) 위원장은 “올해 폭염으로 인해 질병에 걸리는 노동자가 늘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패션 브랜드와 공급업체들은 여름 성수기 배송기한만 강요하고 있다. 인도 섬유산업 4,500만 명의 노동자 중 여성이 70%를 차지하는데, 대부분 열악한 환경의 저임금, 장시간 노동에 처해 있다. 많은 공장은 더위를 식혀줄 냉방기는커녕 환기장치도 갖추지 않고 있다. 주석판으로 만든 지붕은 실내온도를 오히려 더 높이고 있다. 대부분 공장에 깨끗한 수돗물과 위생적 화장실이 없고 노동시간 중 화장실 사용 가능 횟수는 단 2번뿐이다. 공장 의무실에조차 식염포도당이 충분치 않은 데다 간호사가 온열질환 응급 처치법을 모르는 경우도 많다. 방직공장 노동자 강가(Ganga)는 사업주가 “회사는 한 달에 만 루피(Rs)도 안 되는 월급을 주면서 40℃가 넘는 온도에서 일주일에 6일, 하루 9시간 일을 시키고 식염포도당도 각자 가져오길 원한다”고 말했다. 다림질 업무를 하는 앰비카(Ambika)는 “더위에 기절할까 봐 두렵다. 낮에도 물을 많이 마실 수 없어 위험한 걸 알고 있다”고 말했다. 재단사 헤마(Hema)는 “여름철 공장은 압력솥 같다. 폭염과 생리통을 동시에 참을 수는 없다”면서 약물로 생리를 늦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동자들 대부분은 끼니도 거른다. 락쉬미(Lakshmi)는 “더위에 도시락이 상한다. 관리자도 알지만 우리는 납품을 맞추려 장시간 일한다”고 말했다. 검사원 첼라말(Chellamal)은 “더워지면서 질 건강이 나빠지고 온몸에는 발진이 생겼다. 공장 간호사가 면옷을 입으면 나아진다는데 내가 버는 8,500루피로는 식비와 임대료도 감당이 안 되는데 어떻게 면옷을 살 수 있겠냐”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류공장의 인사담당자는 “공장의 최고 허용온도는 30℃ 안팎이지만 3월 중순 이후부터 36℃까지 올랐다”고 밝혔다. 글로벌 의류산업 공급망 꼭대기의 자본은 대부분 국제법과 국내법 규제를 피하고 맨 아래에 있는 여성 노동자들은 물과 음식도 먹지 못한 채 폭염 속 장시간 노동에 혹사당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섬유산업을 위한 독일시민단체’의 대표인 라비니아 무스는 “이제 브랜드 기업이 이러한 착취가 불가능하게 기후위기의 현실도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https://behanbox.com/2024/06/06/in-tns-garment-factories-heat-stress-is-leaving-women-workers-sick-fatigued/ 5. 멕시코, 전투적 교사노조 파업 투쟁 멕시코에서 진보적 집권여당연합*의 여성 대통령이 선출되었지만, 다수가 여성인 교사들의 노동조합인 전국교육노동자연합(CNTE)의 투쟁은 계속되고 있다. 교사들은 2023년 스승의날 법령에 따라 정한 최소 월 급여 1만 6,000페소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등의 열악한 현실에서 6월 7일, 파업 24일 차 행진 시위를 벌였다. 노동자들은 멕시코시티 중앙광장인 소칼로의 파업 농성장에서 출발해 도심에서 행진하며 “북에서 남으로, 동에서 서로, 어떤 희생이 있더라도 우리는 승리할 것이다”라고 외쳤다. 노조는 100% 임금인상, 기간제 교사의 정규직화, 출산육아휴직 및 가족 돌봄 휴가 개선, 해고자 복직, 노조탄압 중단, 퇴행적 교육개혁 철회 등을 요구하며 투쟁하고 있다. 정부와 자본가정당으로부터 독립된 민주노조를 추구하는 50만 조직의 교육노동자연합(CNTE)은 지난 5월 15일 스승의날부터 오악사카, 게레로, 치아파스주에서 무기한 파업을 시작하며 농성에 돌입했다. 하지만 정부는 대통령이 바뀌었어도 경찰을 동원한 탄압을 지속했다. 지난 4일에는 대통령과 노정교섭이 열리는 동안 경찰이 집회 대오에 폭력을 행사해 수십 명의 교사가 다쳤다. 원주민단체와 지역사회가 곧바로 정부의 탄압을 규탄하는 연대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CNTE 교사들에 대한 탄압은 셰임바움이 이끄는 정부가 자신의 권리를 요구하고 저항하는 모든 사람에게 분명하고 직접적인 탄압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다. 하지만 7일에도 경찰은 행진 도로를 제한하고 폭력을 행사했다. 결국 교육노동자들의 21일간의 파업과 농성으로 정부는 노조 요구안을 상당히 수용했다. 정부는 먼저 해고자 164명을 복직시켰고, 93%의 해고자 복직을 약속했다. 퇴직 근속연수를 여성 28년, 남성 30년으로 단축하는 등 노조 요구를 반영한 수정법안은 6월 11일 의회에 제출된다. 노정합의에 따라 노조는 7일 집회 후 농성을 종료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노동자들이 남은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농성장을 떠날 생각이 없자, 노조는 ‘함께 투쟁을 시작하고 끝낸다’는 입장으로 집회 마무리에 파업 농성을 지속한다고 발표했다. *진보정당들로 이뤄진 집권여당연합은 셰인바움 당선자의 국가재건운동(MORENA)과 녹색당(PVEM), 노동당(PT)으로 구성되어 있다. <참조 기사> https://www.resumenlatinoamericano.org/2024/06/07/mexico-condenan-represion-contra-maestros-de-la-cnte-en-ciudad-de-mexico-y-oaxaca/ https://www.jornada.com.mx/noticia/2024/06/07/sociedad/maestros-de-la-cnte-marchan-del-angel-al-zocalo-2669 6. 미국, 뉴욕의 프라이드 행사에서 벌어진 팔레스타인 연대 시위 6월, 성소수자 자긍심의 달(LGBT Pride Month)을 맞아 성소수자 국제비영리인권단체 아웃라이트 인터내셔널(Outright International)이 지난 3일,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개최한 화려한 갈라 행사장 인근에서는 팔레스타인 연대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에 참여한 300여 명의 사람들과 액트업(ACT UP) 뉴욕지부, 여러 성소수자 단체들은 “‘아웃라이트’가 UN의 ‘협의적 지위’에 있는 인권기구임에도 팔레스타인 집단학살에 대해 침묵하기로 결정”한 사실을 비판하고 이 단체가 ‘팔레스타인에 대한 휴전 재확인, 인도적 지원, 유엔에서 미국의 전쟁 공조를 멈추게 할 것, 학살에 연계된 기업이 후원과 참여 중단’하게 할 것 등을 요구했다. 아웃라이트 재정 후원자, 행사 참가자 등에게 ‘집단학살에 자부심은 없다’는 문구 등이 쓰인 팔레스타인 연대 요청 선전물도 나눠주었다. 시위에 참여한 앤J.티파(Anne J. Tifah)는 “사람들의 스마트폰에 동일한 알고리즘이 작동하지는 않는다”며 “팔레스타인의 해방에는 여러분의 해방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누르 알다예(Noor Aldayeh)는 “성소수자 팔레스타인인도 존재한다. 이들은 아파르트헤이트, 점령, 집단학살, 인종 청소 그리고 80년 넘게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가해진 이주로부터 보호받을 수 없었다”고 했다. 팻(Pat)은 “팔레스타인에서 일어나는 참상에 연대하지 않는 우리 커뮤니티의 성소수자들을 조직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 우리는 계속 목소리를 낼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참조 기사> https://www.autostraddle.com/act-up-outright-international-action/ https://www.them.us/story/lgbtq-activists-protest-outright-international-gala-demand-action-palestinians https://www.washingtonblade.com/2024/06/05/pro-palestinian-activists-protest-outright-international-gala-in-nyc/ -
[빵과장미 톡톡 시즌2] 다섯가지 장면으로 돌아보는 2024년 3.8 여성파업3월 8일 국제 여성의 날을 맞아 2024년 3‧8여성파업조직위원회 주최로 3‧8 여성파업대회가 열렸습니다. ‘역행하는 시대, 돌파하는 우리의 투쟁’이라는 모토를 건 이날 집회에는 800여 명의 노동자가 서울 보신각 앞마당을 가득 메웠습니다. 여성파업조직위는 41개 노조와 단체가 모여 2023년 11월부터 이번 3‧8 여성파업을 조직해 왔습니다. 구미의 금속노조 KEC지회와 공공운수노조 국민건강보험공단고객센터지부는 현장 조합원들이 파업을 하고 상경해 투쟁에 함께했고 그 외 노동자도 연월차 휴가나 조퇴 등으로 현장노동을 중단하거나 무급 가사노동을 멈추고 여성파업에 동참했습니다. 2024년 여성파업을 다섯가지 주요 장면으로 돌아보았습니다. 유튜브로 들어가서 시청하기: https://youtu.be/Y67AkO3T_kQ 편집: 양동민 -
단 한 명도 포기하지 않는 건보고객센터지부의 여성파업 - 찾아가는 여성파업(7)건보고객센터지부 김금영 서울지회장이 3월 8일 여성파업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주어진 파이를 두고 하는 싸움이다 보니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어요. 도급업체와 하는 교섭이기 때문에 원청이 정해놓은 범위에서 협상해야 하거든요. 그래서 결국 최저임금이 최고임금이 되는 거죠.” 김금영 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지부 서울지회장이 방금 빠져나온 교섭에 대해 말했다. 밀고 당기는 샅바싸움처럼 손에 진땀을 빼는 이야기는 아닐까 잔뜩 기대하고 있었지만, 사실 그의 말이 맞았다. 5년 전 설립한 노동조합부터 직접고용을 쟁취해 그 ‘최고임금’을 깨기 위한 것이었으니 말이다. 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 서울사무소에서 10년째 일해 온 김금영 서울지회장. 그는 지난 3월 말 해고 없는 소속기관 전원 전환 투쟁을 마무리한 뒤 다시 신규업체와의 교섭으로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오늘만 해도 교섭 두 건이 진행됐다. 공단은 모두 12개 업체에 도급을 주는데 이 중 5개 업체가 변경됐고 3개가 서울에 있다. 긴 파업 투쟁을 거친 조직을 정비하기 위해 임금협상부터 시작했지만, 곧 단체협상을 거쳐 쟁의권까지 벼릴 것이다. “더 이상 콜 받는 기계로 살 수 없다” 전 조합원 파업 72일과 원주 본사 앞 농성 150일. 도보행진 500리에 2박3일 간의 오체투지. 김 지회장을 비롯해 서울, 경기, 원주, 부산, 광주, 대전, 대구 건보고객센터 상담노동자 850명이 지난해 11월 1일부터 올해 3월 29일까지 달려 온 5개월간의 기록이다. 뿐만 아니라 이은영 지부장은 35일간의 단식 끝에 병원에 실려 갔다. 쟁대위원들도 밥 먹듯 끼니를 걸렀다. 영하 20도의 강추위 속에서 물집 잡힌 발로 500리를 걸었고, “국회와 대통령은 들어라”라며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시작해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까지 시꺼먼 매연이 풀풀 날리는 아스팔트에 코를 박고 삼보일배했다. 총선을 앞두고는 국회 앞에서 “공공부문 마지막 남은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국회가 답하라”라고 외치며 하루 3번의 선전전을 했고, ‘실종된 비정규 대책-정규직 전환 약속 불이행 규탄 노동자-시민 1만인 선언’을 조직해 12,533명의 참가를 이끌어냈다. 해고 없는 소속기관 전원 전환을 위해 수많은 기자회견을 비롯해 국민의힘과 서울고용노동청 앞 집회와 기습시위 등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했다. 지난해는 10년 사이 가장 적은 파업 일수를 기록한 해였지만, 건보 노동자들은 두 달을 통째로 파업하고도 열흘을 더했다. 대한민국 계급투쟁 최전선에 그들이 있었다. 그렇게 건보고객센터 조합원들이 소속기관 전원 전환을 위해 사력을 다해 싸웠지만, 이들은 이미 최소 2년 전에 정규직으로 전환됐어야 하는 노동자들이다. 문재인 정부는 ‘임기 내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정책을 추진했고, 국민연금공단과 근로복지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 공단과 유사한 공공기관은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을 완료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와 여당은 정규직의 반발 뒤에 숨어 건보고객센터 상담 노동자들을 외면했고, 이에 대한 노동자들의 대답은 투쟁이었다. 결국 3차례의 노동자 파업 끝에 2021년 10월 공단은 내부 인사와 외부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공단 민간위탁사무논의협의회를 열었고, 협의회가 고객센터 노동자 고용형태를 소속기관으로 결정하고, 상담사 고용안정·처우개선을 위해 적극 노력하라고 권고하면서 문제가 일단락됐다. 하지만 그로부터 2년이 지나도록, 건보고객센터 상담사들은 ‘단 한 명’도 전환되지 못했다. 오히려 사측은 2023년 10월 “2019년 2월 27일 이후 입사자들은 직업기초능력평가(NCS)를 통해 공개경쟁 채용하겠다”는 구조조정안을 내밀었다. 이미 길게는 5년 가까이 일한 노동자 700여 명에 대해 다시 시험을 보고 들어오라는 소리였다. 아무도 납득할 수 없는 안이었고, 그렇게 다시 파업이 시작됐다. 삼보일배 내내 들리던 녹음된 목소리가 말해줬던 것처럼 나의 동료와 정규직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는 없기 때문에, 단 한 명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지도부는 곧바로 현장 순회 간담회를 거쳐 파업 여부를 조합원 투표에 붙였다. 조합원들은 투표율 96.9%에 91.5%라는 압도적 찬성률로 화답했다. 그렇게 72일간의 파업이 시작됐다. 간부들도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 두 달 치 월급이 통째로 들어오지 않자, 김치 반찬까지 들고 올라온 조합원도 있었다. 2년에 한 번씩 도급계약을 하기에 대부분 대출도 쉽지 않았지만, 대출을 쓸 수 있는 조합원들은 2019년에 이미 다 끌어다 쓴 상태였다. 결국 조합원들이 할 수 있는 방법은 서로 의지하며 버티는 것뿐이었다. 건보고객센터지부 삼보일배 장면(출처: 스튜디오 R) 단 한 명도 포기할 수 없다 콜센터는 과거 ‘블루칼라’의 봉제공장과 대비해 ‘화이트칼라 공장’이라 불린다. 봉제공장에서처럼 불안정한 저임금 일자리다. 고객센터 상담사의 95% 이상은 여성이고, 40대 여성이 60%가 넘는다. 이 같은 상담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이 열악한 것은 잘 알려져 있다. 업무만 1,000여 개인데, 사방이 막힌 닭장차 같은 곳에서 화장실도 못 가고 하루 120콜을 받아야 한다. 악성고객이나 민원에 시달리거나 성희롱도 부지기수로 일어난다. 20년을 일해도 최저임금 수준의 월급에 2년마다 재계약해야 한다. 그래서 경력이 생길 수 없는 직장이기도 하지만, 경력단절 여성의 비율이 높기도 하다. 한부모 가정이나 여성가장 비율도 높다. 김금영 지회장은 “우리는 경력인정도 가정의 안정도 그 어느 것 하나 바랄 수 없는 저임금 여성 노동자들”이라며 “과거 대표적인 저임금 여성 노동자였던 청계천·구로공단 여공의 위치가 지금은 콜센터 상담사로 바뀌었는데, 이제는 감정노동까지 최악의 노동조건에서 일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렇게 열악한 노동조건은 고스란히 상담 노동자들의 정신과 육체에 쌓인다. 김금영 지회장은 “상담 노동자들은 방광염, 신우신염, 각종 여성질환과 근골격계질환 등의 질병을 달고 산다”라며 “12개 센터의 용역업체가 각기 다르고 경쟁 관계에 놓여있어 실적압박은 일상이고 상담사들은 몇 푼 안 되는 인센티브의 노예가 되어 치킨게임과 같은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하면 패배자로 낙인찍혀 얼굴조차 제대로 못 들고 다니는 그런 삶을 살고 있다”고 설명한다. 실적 압박과 악성 민원으로 때로는 숨도 쉬기 어렵고 불안장애, 공황장애, 우울증 등의 정신질환도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원청과 하청의 위, 수탁이라는 고리 속에서 위탁업체가 노동자의 정신건강에 관심을 두는 건 사치다. 김 지회장은 “우리는 지속적으로 용역업체에 노동자의 안전과 권리를 요구하지만, 원청인 건강보험공단 때문에 원청이 안 된다고 한다는 답변만 메아리처럼 들려온다”고 토로한다. 여성 노동자들은 늘 쪼들리고 부대끼는 일상이지만, 공단의 사정은 사뭇 다르다. 사실 공단은 천문학적인 이윤을 내며 돈 잔치를 벌이고 있다. 2021년 건보공단 영업이익은 2조 2천억 원에 달했고, 2022년 영업이익은 무려 4조 원이 넘었다. 정기석 공단 이사장의 연봉은 기본급만 1억 5천만 원에 성과급으로 5천만 원을 넘게 가져갔다. 노동자 임금의 10배에 가깝다. 그는 지난해 고위공직자 중 가장 많은 재산(약 92억 원)을 소유해 언론을 장식하기도 했다. 민주노총 부설 민주노동연구원은 지난 2월 콜센터 대기업 현황과 노동조합의 전략을 발표하고, “상위 15개 대기업 콜센터 매출액 평균이 2,960억, 영업이익 평균이 93억 원이었으며 대부분은 20년 동안 지속적인 순이익 상태였다”라며 “이러한 사실은 그동안 우리가 알고 있던 영세한 위탁 콜센터와는 전혀 다른 결과”라고 꼬집었다. 그런데 임금이 낮고 불안정한 상담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은 건보뿐 아니라 콜센터산업 전반의 문제다. 2022년 국가인권위원회가 발표한 콜센터 노동자 인권상황 실태조사에 따르면, 콜센터 노동자들의 월 평균임금(세금공제 전 월평균 총수령액 기준. 각종 상여금 및 현물 등 포함)은 겨우 217만 원이다. 전 산업 월평균 임금 267만 원에 대비하면, 고작 81.2%에 그친다. 그래서인지 콜센터 노동자 투쟁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작년에도 콜센터 노동자 투쟁이 줄줄이 이어졌다. 1월에는 저축은행중앙회 고객센터에서, 4월에는 서울신용보증재단 콜센터에서, 12월에는 KB 국민은행 콜센터 상담원 240여 명이 집단해고되어 고용승계 투쟁을 진행했다. 김금영 지회장은 “우리의 투쟁은 전체 콜센터 산업과 연결되어 있다”라며 “공공기관인 건보고객센터의 승리는 다른 사업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라고 강조한다. “당신의 투쟁은 우리의 투쟁”, 여성파업 그래서 건보고객센터 상담노동자들이 여성파업에 나선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건보고객센터지부는 2024년 3.8여성파업조직위원회(조직위)에 참가하여 3월 8일 국제여성의날, 여성파업의 일환으로 하루 파업에 나섰다. 전 조합원 850명은 집단으로 생산을 중단했고, 이 중 200명은 서울 보신각에서 열린 여성파업대회에, 이외 조합원들은 원주 본사 앞 농성장에 결집해 농성 투쟁을 진행했다. 더구나 건보는 3월 8일 국제여성의날을 하루 앞두고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전야제 집회까지 개최했다. 메이데이 전야제는 있었지만, 여성 노동자의 이름으로 국제여성의날 전 전야제를 개최한 것은 아마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일 것이다. 전야제에서 노동자들은 20대부터 50대까지 무대에 나와 건보고객센터의 노동조건이 얼마나 비인간적인지, 또 해고 없는 소속기관 전원 전환이 얼마나 정당한 요구인지 절박하게 호소했다. 30대 여성 노동자는 자신이 평범한 사람처럼 살기 위해서는 건보고객센터뿐 아니라 야간과 주말 아르바이트까지 투잡, 쓰리잡을 해야만 한다고 하소연했고, 그 순간 이곳저곳에서는 숨죽인 울음소리와 함께 결의의 구호가 울려 퍼졌다. 앞서 여성파업을 조직해 왔던 동지들은 고객센터 노동자들의 파업투쟁에 적극적으로 연대하며 여성파업을 제안했다. 조직위가 가장 먼저 한 일도 출범일인 11월 1일 전면파업을 시작한 건보고객센터지부 투쟁에 연대 성명을 내는 것이었다. 조직위는 “건보고객센터 노동자들의 전면파업은 우리 여성 노동자 모두를 위한 투쟁”이라는 입장을 냈고, 이 투쟁을 지지하는 여성 노동자들의 선언을 조직하기도 했다. 또 원주 본사 앞 농성장과 집회를 찾아다니며 연대하며 여성파업을 알렸고, 특히 1월 8일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공장 옥상에 올라 고공농성을 시작한 박정혜, 소현숙 노동자의 연대 메시지를 들고 집회에 참여해 투쟁하는 여성 노동자들의 연대를 전하기도 했다. 아울러 조직위는 건보고객센터 노동자들의 투쟁을 조명하며 “당신의 투쟁은 나의 투쟁, 세상을 바꿀 우리의 이야기”라는 이름의 오픈마이크 별도 행사를 조직하기도 했다. 오픈마이크는 최전선에서 싸우는 여성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드러내기 위한 조직위 사업으로, 건보고객센터지부의 투쟁이 왜 여성 노동자 모두를 위한 투쟁인지 살피며 여성 노동자들의 연대투쟁을 제안했다. 앞서 살펴봤던 것처럼, 건보고객센터는 대표적인 저임금 불안정한 일자리로, 주로 경력단절 여성이 일하는 여성 다수 사업장이자, 감정노동과 노동통제가 일상화된 작업장이라는 점에서 건보고객센터 노동자들의 투쟁은 여성 노동자 모두를 위한 투쟁임이 분명했다. 이 자리에 참가한 이경화 경인지회장은 “윤석열 정부 아래 건보 투쟁이 무모하게 보일 수도 있다. 그런데 방법이 없다. 11월 1일 파업에 들어가며 내가 할 수 있는 게 나를 죽이는 것밖에 없다고 말한 적 있다. 지금도 그렇다. 그래도 단 한 명도 포기할 수 없다는 이 마음은 바꿀 수 없다. 이미 내 옆에 2년 3년 같이 근무한 동료를 어떻게 버리나. 그래서 우리 투쟁은 계속되는 거다”라고 발언했다. 또 양명주 조합원은 “가장 중요한 주소, 이름 같은 개인정보를 열람할 수 있는 우리가 하청노동자라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 공단은 지금 면접과 시험이라는 협박으로 우리를 흔들고 있다. 자식뿐 아니라 옆에 있는 동료도 잃을 수 없다. 공단은 계속 현실을 회피하지 말고 제대로 된 대화에 임하라. 이 세상 모든 여성 노동자의 노동 가치를 인정받을 때까지 우리는 투쟁하겠다”라며 투쟁의 결의를 전했다. 오픈마이크는 서비스 여성 노동자 착취로 악명 높은 대표적인 호텔기업 중 하나인 명동 세종호텔지부 농성장에서 열렸고, 세종호텔 여성 해고 노동자 허지희 동지가 사회를 맡아 더욱 의미 있었다. 박순향 톨게이트지부장과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소현숙, 박정혜 동지도 전화 목소리로 상담 노동자들과 함께했다. "당신의 투쟁은 나의 투쟁, 세상을 바꾸는 우리의 이야기" 오픈마이크 (출처: 전병철) 드디어 3월 8일 국제여성의날 당일에는 김금영 지회장이 여성파업대회 발언자로서 “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는 1917년 ‘빵과 평화’를 외치던 여성 노동자들의 파업을 기억하며, 대한민국 여성 노동자로서 세상을 바꾸는 투쟁을 함께 이어 나가겠다”라고 선언했다. 국제여성의날이면 보통 ‘빵과 장미’를 말하지만, 국제여성의날 제정으로 이어진 자본주의 초기 여성 노동자들의 투쟁을 기억하고 또 우크라이나와 팔레스타인을 비롯해 현재에도 전쟁에 고통당하고 있는 여성들을 생각하며 ‘평화’를 말하고 싶었다고 한다. 건보고객센터지부의 참여는 여러 면에서 여성파업운동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우선 여성파업이 현장과 투쟁을 조직하고 연대하며 만들어질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되었고, 생산을 중단하는 실제적 파업을 추구했던 여성파업의 방향을 보다 구체화했다. 또 건보고객센터지부의 참여는 여성파업 요구에 ‘고용안정과 비정규직 철폐’가 포함되는 중요한 계기가 되기도 했다. 특히 건보고객센터지부 참여로 상담 노동자들의 투쟁이 여성 노동자 모두가 겪고 있는 문제임을 확인하고, 다양한 여성억압을 함께 제기하며 가부장적 자본주의에 맞선 전체 노동자들의 단결투쟁의 계기를 조직했다는 점에서 뜻깊었다. 뿐만 아니라 건보고객센터지부의 ‘단 한 명도 포기하지 않는 해고 없는 소속기관 전원 전환 투쟁’의 기치는 “단 한 명도 포기하지 않는 세상을 위해, 여성의 노동을 중단합니다!”라는 여성파업 선언문에도 새겨졌다. 사실 “단 한 명도 포기할 수 없다”는 구호는 2015년 이후 여성살해에 맞서 아르헨티나를 뒤흔든 수백만 규모의 '니 우나 메노스 운동(Ni Una Menos, 단 한 명도 잃을 수 없다)'의 구호였다. 건보고객센터의 투쟁이 신자유주의 세계화 속에서 니 우나 메노스 투쟁을 비롯한 동시대 여성 노동자들의 투쟁과 연결되어 있음을 알 수 있는 구호였다. 이은영 건보고객센터지부장(1번째 사진 오른쪽)과 조합원들의 모습 단 한 명도 포기할 수 없다는 신념 교섭이 원청이 쳐 놓은 유리천장에 가로막혀 있기는 하지만, 김금영 지회장은 숨 돌릴 짬 없이 바쁘다. 최근에는 검찰이 지난 투쟁을 빌미로 사법적 탄압에 나서 이에 맞선 투쟁을 열심히 조직하고 있다. 검찰은 최근 공공운수노조 간부 2인에게는 징역 3~5년을, 이은영 지부장을 비롯한 조합원 29명에게는 300~500만 원의 벌금을 구형했다. 모두 합치면 9,300만 원이다. 최저임금 사업장 노동자로서 2025년 최저임금 산정을 앞두고 투쟁도 조직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 것은 직고용과 정규직화를 위한 투쟁이다. 공단과의 현재 쟁점은 여전히 2019년 이후 입사자 공개채용 문제다. 공단은 바뀔 수 없다고 한다. 하지만 조합원들 역시 마찬가지다. 아무리 임금이나 처우가 좋아진다고 한들 비정규직의 한계는 자명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단 한 명도 포기할 수 없다는 신념을 가지고 싸우고 있고 앞으로도 그러하다는 게 김금영 지회장의 말이다. 연봉 2억 원씩 받는 정기석 공단 이사장은 “마른 걸레라도 쥐어짜면 물이 나온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는 그 물이 비정규직이 흘리는 눈물이라는 것을 과연 알기나 할까? 하지만 건보 노동자들은 눈물 흘리는 대신, 비정규직 철폐를 향해 오늘도 전진한다. 6월 8일에는 최저임금 인상을 위해 전국 콜센터 노동자들과 함께 어깨를 걸 예정이다. -
[우리의 투쟁] 발달장애인 가정 생명보호정책 지원체계 구축하라!Instagram에서 이 게시물 보기 사회주의를 향한 전진(@marchtosocialism)님의 공유 게시물 “올해 5월엔 발달장애인 일가족이 사망한 채 발견되는 참사를 마주해야 했습니다”,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은 언제까지 죽음이란 공포에 시달려야 합니까” 2024년 6월 4일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울산지부와 울산장애인부모회가 주최한 ‘발달장애인 가정 생명보호정책 지원체계 구축 촉구오체투지 울산결의대회’가 열렸습니다. 여러 장애인 관련단체와 더불어 장애인노조, 민주노총울산지역본부, 공공운수노조 울산본부, 노동당 울산시당, 울산인권운동연대, 사회주의를향한전진 등이 참여했습니다. 발달장애인 가족이 각자도생의 벽에 절망해 사망사고로 이어지는 사회적 참사가 2022년과 2023년에 10건씩 발생한 데 이어 올해 벌써 3건이나 발생했습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지난 5월 일가족 3명이 숨지자, 이들 가족의 49재가 되기 전까지 사회적 타살로 내몰리는 발달장애인 가족의 문제를 정부에 묻기 위해 전국 오체투지 투쟁을 결의하고 울산에서도 아스팔트 위에서 온몸으로 호소했습니다. 2022년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발달장애 부모의 59.8%가 극단적 선택을 고민한 적이 있습니다. 울산 오체투지 결의대회에 참가한 이들은 국가책임이 없는 상태에서 오롯이 개별 가정에게 내맡겨진 발달장애인 돌봄을 “극한의 현실”이라고 일컬었습니다. 작년 오체투지의 요구는 ‘발달장애인 전 생애 권리 기반 지원체계 구축’이었습니다. 하지만 국회와 정부의 실질적 대책이 없는 가운데 다시 죽음의 행렬을 마주하자, 올해는 ‘발달장애인 생명 보호정책 지원체계 구축’을 내세워야만 했습니다. 대오는 약 2km의 거리를 오체투지와 도보로 이동하며 쉬지 않고 외쳤습니다. ‘발달장애 권리 보장’, ‘발달장애 생명 보호’, ‘발달장애 참사 멈춰’, ‘발달장애 지원 확대!’. 참가자들은 목적지인 울산시청을 에워싸며 더 큰 목소리로 정부의 실패로 초래된 인권 재난, 발달장애인 가정 참사의 책임을 국가에 물었습니다. 자본주의 사회는 노동자 민중을 ‘착취당할 노동력’이자 ‘비용’으로만 간주하며, 그 잣대로 사람을 구분합니다. 그래서 지각, 인지, 운동, 언어 등에 장애를 가진 발달장애인이 똑같은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교육, 주거, 의료, 생활, 독립, 노동 등 삶의 권리를 위해 제공되어야 할 공적 서비스를 철저히 외면합니다. 휠체어를 타고 마이크를 잡은 뇌병변장애자는 “우리가 풀떼기만도 못하냐”고 말했습니다. 한 가닥의 희망도 없이 죽음을 택할 수밖에 없는 발달장애인 가족의 죽음이 계속되는데도 ‘자본에게 퍼줄 예산과 정책’은 있고, 발달장애인의 고립과 고통을 조사하고 24시간 공적 돌봄을 지원할 의사는 없는 사회에 대한 분노는 시종일관 절절한 목청으로 울려 퍼졌습니다. ‘발달장애인 행정전수조사, 주거생활서비스, 종합지원계획 마련하라’, ‘인간다운 삶을 위해 발달장애인법, 특수교육법 전부 개정하라!’. 이날 집회 참여한 민주노총 조합원은 10명을 넘지 않았고 대부분은 여성인 장애인 부모였습니다. 장애인에 대한 차별을 철폐하고 자립 생활을 비롯한 모든 권리를 전면 보장하기 위한 투쟁이 장애인과 그 가족만의 과제일 수 없습니다. 더 많은 노동자가 장애인 권리를 위해 싸울 때 노동자계급이 자본주의 세상을 바꿀 주체로 힘을 키울 수 있을 것입니다. 발달장애와 장애인 차별 철폐 투쟁에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입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