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목록
-
[주간 여성뉴스 브리핑] 모로코 지진 이후 아동·청소년 여성, 성폭력에 노출되고 월경과 출산 안전 문제도 심각1. 모로코 지진 이후 아동·청소년 여성, 성폭력에 노출되고 월경과 출산 안전 문제도 심각 최근 규모 6.8의 강진으로 3천 명 가까이 숨진 모로코에서 아동·청소년 여성들이 가족과 집을 잃은 고통뿐 아니라 여성으로서 겪는 이중의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일부 남성들은 지진 지역에서 성폭력, 인신매매를 통한 강제 결혼을 비롯한 성착취를 자행하고 있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지진 지역의 아동·청소년 여성을 대상으로 성착취를 조장하는 온라인 게시물이 급증했다. 모로코의 성평등 단체 활동가 벤슬리마네는 “젠더 기반 폭력과 착취의 위험성은 이미 인지하고 있었다”며, “재난 구호에서 성인지적 접근 방식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유엔개발계획에 따르면 여성과 소녀가 재해로 사망할 확률은 남성보다 14배 더 높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성착취 온라인 게시물로 체포된 사람은 1명뿐이다. 이전에도 가난한 지역 여성들은 월경에 필요한 용품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없었지만, 지금은 씻기도 힘든 상황이다. 여성교육센터 활동가 노라 피츠제럴드는 “지진이 발생했다고 여성의 월경이 멈추지는 않는다”며 “이전에는 일회용 생리대 대신 재사용 천을 사용했지만, 그래도 최소한 사생활을 보호하고 위생 상태를 유지할 수는 있었다. 이제는 씻을 곳도 없다”고 상황을 전했다. 또한 피츠제럴드 활동가는 “아기는 태어나는 것을 멈추지 않는다”라며 현지 상황을 설명한다. 유엔인구기금(UNFPA)에 따르면 최소 4,100명의 임산부가 지진 피해를 보았으며 의료서비스를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홍수 재난을 당한 리비아에서도 비슷하다. 현지에서는 특히 여성과 소녀, 이주민들의 피해가 큰데 이재민 4만5천여 명 중 임산부는 2만 명으로, 의료적 지원이 긴급한 상태다. 유엔여성기구조차 이렇게 말한다. “기후위기는 결코 성중립적이지 않다.” <참조 기사> https://www.aljazeera.com/news/2023/9/18/moroccan-girls-face-threat-of-sexual-assault-forced-marriage-after-quake https://www.npr.org/2023/09/19/1200291487/survivors-of-libyas-floods-include-20-000-pregnant-women-who-need-health-care 2. 미국 최저임금 노동자의 3분의 2는 여성 미국 국립여성법률센터의 새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서 최저임금으로 저평가된 직종에서 일하는 사람이 2,100만 명에 달하며 이 중 약 3분의 2가 여성인 것으로 드러났다. 시간당 15달러 이하의 최저임금을 받는 직업은 패스트푸드점 직원, 레스토랑 서빙과 바텐더, 보육원 직원, 유치원 교사, 호텔 노동자, 개인 및 가정보건보조원, 식료품 계산원 등이 포함된다. (현재 20개 주의 최저임금은 시간당 7.25달러로 유지되고 있다.) 또한 최저임금 일자리에서 일하는 여성의 약 38%가 빈곤층 또는 빈곤층에 가까운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저임금 노동자 중 유색인종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전체 노동력에서 차지하는 비율보다 최대 2배나 높았다. 여기에 모성 불이익(motherhood penalty; 아이가 있는 여성이 노동시장에서 임금 불이익을 겪는다는 뜻)과 자녀를 둔 여성이 가족을 돌보기 어렵게 만드는 제도적 장벽까지 더해지면, 정규직으로 일한다고 해서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예를 들면, 아이를 키우고 있는 매튜스는 병원 환자가 의사 진료를 받기 전 혈압, 체온 등을 재는 의료보조원 자격증을 따고 시급 25달러의 정규직 일자리를 제안받았다. 그러나 거주 지역에서 저렴한 보육 서비스를 찾을 수 없어 결국 파트타임으로 일해야 했다. 지금 그는 건설회사 행정보조원으로 시급 16달러를 받지만, 노동시간이 일정치 않다 보니 아이를 키우는 데 계속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보고서의 공동 저자이자 국립여성법률센터 연구원인 보그트만은 “자녀를 둔 여성 노동자가 돌봄으로 인해 고임금 직장에서 주당 40시간 또는 50시간을 일할 수 없을 때 시간제 일자리로 밀려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문제는 최저임금에 가까운 임금을 지급하는 일자리는 유급 병가나 가족 휴가 등의 혜택이 부족하고 노동시간이 불안정하여 돌봄에 대한 국가정책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참조 기사> https://www.forbes.com/sites/hollycorbett/2023/08/30/labor-day-2023-how-paying-a-living-wage-can-contribute-to-gdp-growth/?sh=7124774710b0 3. 고용평등상담실마저 운영 폐지하겠다는 정부 23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고용노동부가 국회에 제출한 2024년 예산안에서 ‘고용평등상담실 운영’ 예산을 ‘고용평등상담지원’ 예산으로 바꾼 뒤 올해 12억1,500만 원이던 예산을 내년 5억5,100만 원으로 54.7% 삭감한 것으로 밝혀졌다. 노동부는 민간 고용평등상담실을 지원하는 대신 전국 8개 고용노동부 지청이나 본부 등에서 담당자 1인을 채용하여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고용평등상담실은 고용노동부가 예산을 지원하고 성차별, 직장 내 성희롱, 모성보호 및 일가정 양립 등에 관한 상담을 담당하는 민간 여성노동상담시설이다. 남녀고용평등법에 따라 노동부는 상담을 운영하는 민간단체에 예산을 지원하여 사업을 진행했다. 고용평등상담실은 2000년부터 전국 19개가 운영되고 있으나, 고용노동부는 최저임금을 맞출 수 없는 초저예산만을 지급하며, 인건비가 아니라 운영비를 지원하는 것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말해 왔다. 그러면서도 노동부는 여성 노동자들의 권리구제 창구로 고용평등상담실을 적극 홍보·활용해 왔다. <참조 기사> https://www.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2309221402001 4. “진짜사장이 책임져라!” 콜센터 상담사들 첫 총파업 금융권 콜센터 상담 노동자들이 차별철폐와 직접고용을 주장하며 처음으로 총파업에 나선다. 공공운수노조 대전지역일반지부 소속 콜센터 노동자들은 2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청인 은행·금융사들은 콜센터 상담사들을 직접고용하라”고 촉구했다. 지부 국민은행콜센터지회·하나은행콜센터지회·현대씨앤알콜센터지회·현대하이카손해사정콜센터지회 소속 1천여 명의 조합원들은 내달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노동자들은 △근무조건 상향 △성과급 지급 △원청의 직접고용을 요구하고 있다. ‘여성 집중ㆍ저임금ㆍ비정규직’ 노동의 대표 사업장으로 손꼽히는 콜센터는 원하청 착취 구조가 또렷하게 나타나는 사업장이다. 대기업 원청이 하청업체 두세 곳을 경쟁시켜 상담사들의 노동력을 최대치로 뽑아낸다. 취업이 마땅치 않은 경력 단절 여성이 콜센터로 유입되기에, 기업들도 노동환경 개선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국 콜센터 노동자는 약 50만 명으로 이 가운데 77%가 비정규직이다. <참조 기사>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3092115000003502?did=NA 5. 브라질 대법원, 임신중지 비범죄화 투표 실시 브라질 대법원이 임신중지 비범죄화 여부에 대한 재판을 시작했다. 대법원장은 비범죄화에 찬성표를 던진 상태며 법관 한 명이 화상투표 대신 직접투표를 실시하자고 요구해 최종 표결은 차후 치러질 예정이다. 현재 브라질에서는 82년 전에 만들어진 법에 따라 임신중지는 강간, 산모의 생명에 대한 위험, 태아의 무뇌증 등 세 가지 경우에만 허용된다. 대법원이 이번 투표에서 찬성 판결을 하면 브라질에서 임신중지는 12주까지 비범죄화된다. 이는 최근 멕시코 대법원의 임신중지 비범죄화 판결 등 라틴 아메리카 나라들의 흐름에 따른 것이다. Global Doctors for Choice Brasil 소속인 크리스티앙 페르난도 로사스는 “임신중지의 금지는 ‘우리는 여성의 권리에 반대한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고 했다. 의사인 크로넴버거 산토스는 집에서 임신중지를 시도한 여성들이 병원에 왔을 때는 이미 출혈이 있고 감염된 상태인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로사스 박사는 “안타깝게도 브라질에서는 임신중지나 가족계획, 사후 피임약에 대한 문제만이 아니다. 공중보건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생명을 위험에 빠뜨리는 종교 근본주의자들의 강요가 문제”라며 “해결책은 간단하다. 임신중지를 원하지 않는 사람들은 헌법이 부여한 권리를 사용하지 않으면 된다”고 단호히 말했다. <참조 기사> https://www.bbc.com/news/world-latin-america-66881900 6. 게임업계 여성혐오 차별시정 인권위 권고에도 3년간 손 놓은 문체부 2020년 5월 인권위는 문화체육관광부에 게임업계 내 여성혐오·차별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이 실태조사 결과에 따라 해당 관행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문체부 산하 한국콘텐츠진흥원에는 게임콘텐츠 제작지원 사업의 업체 선정기준을 개선하는 등 여성혐오·차별적 관행 근절대책 마련을 권고했다. 그러나 3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 같은 권고는 착수조차 되고 있지 않은 것으로 경향신문 취재 결과 드러났다. 문체부 관계자는 “게임 콘텐츠 제작 지원, 사업 선정 기준에 ‘(종사자) 권익 보호 규정’ 항목을 넣고 지원 사업 참가 기준 체크리스트에 ‘혐오·차별로 인해 종사자의 권익 침해 및 불공정행위 지적·처분’을 작성하도록 했다”며 권고를 이행하려 노력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혐오나 차별을 겪은 노동자가 불이익을 우려해 피해 사실을 알리지 않으면 실효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실제 해당 항목은 2021년부터 생겼지만, 단 한 건도 접수되지 않았다. 전국여성노조에 따르면 지난 2016년 이후 게임업계 내 여성 인권과 관련한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가 부당한 대우를 받은 여성 노동자는 최소 14명에 달한다. 최근에도 한 여성 일러스트레이터가 과거 ‘페미니즘’을 지지하는 글을 SNS에 리트윗했다며 모바일게임 이용자들로부터 항의가 빗발치자, 제작사가 해당 일러스트레이터를 해고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같은 페미니즘 사상검증은 게임 이용자뿐만 아니라 일부 제작사들이 페미니즘 성향을 보인 여성 노동자들에 대한 적극적인 사전색출과 강제퇴출에 나서면서 현재까지도 비슷한 행태가 반복되고 있다. 인권위 권고에도 정부가 손 놓고 있는 사이 노동자들은 법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예술인에게 불공정한 계약을 강요하거나 성별 등의 이유로 차별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예술인권리보장법’이 지난해 9월부터 시행되었지만, 이 법은 문화예술노동자의 범주를 국가기관 종사자 등으로 협소하게 규정하고 있어 민간기업 피해 노동자들은 권리 보호의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참조 기사> https://www.khan.co.kr/national/gender/article/202309182123015
-
[230923기후정의행진유인물] 거리를 넘어 일터에서, 기후정의 계급투쟁으로 나아가자아래에서 다운 받을 수 있습니다.
-
결코 고상할 수 없는 ‘사서(司書)’ 일을 하는 노동자들의 외침- 구청 앞 집회 참가자에게 경찰과 구청이 구청 내 화장실을 이용하지 못하게 한다. - 용변이 너무 다급했던 참가자는 노상방뇨를 한다. 이때 경찰과 구청은 참가자에게 어떤 입장을 보일까? 해당 참가자를 연행할까? 물론 참가자가 노상방뇨를 한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양천구청과 양천경찰은 양천구청 앞에서 연좌해 집회를 진행하는 참자가들에게 구청 내 출입은 물론 구청 내 화장실 사용조차 막았다. 양천구청 둘레는 경찰들이 지켜 섰고, 곳곳에 ‘위험 출입금지’라는 문구가 적힌 접근금지 테이프를 둘렀다. 하물며 사적 건물인 주유소조차도 화장실을 무료로 개방하는데 공공기관인 구청이 화장실 사용조차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공공의 안녕보다 개인의, 특정 세력의 안녕을 지키려는 처사라고밖에 볼 수 없다. 15분 VS 48시간 “저는 공대를 졸업했습니다. 도서관 사서가 되기로 결심한 이유 중 하나가 사서는 책에 둘러싸여 책을 보다가 이따금 이용자가 문의를 하면 답해 주면 되는 ‘꿀직업’으로 생각했기 때문이죠.” 9월 19일에 열린 ‘양천구청의 노동자 폭력 진압 규탄 집회’에 참여한 노원구의 한 사서 이야기다. 하지만 그 생각이 환상이었음을 깨닫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양천구청의 노동자 폭력 진압 규탄 집회’의 ‘노동자 폭력 진압’은 지난 9월 13일에 벌어졌다. 이날 양천문화재단에 소속되어 사서로 일하는 노동자들은 양천구청 1층 로비에서 평화롭게 연좌해 구청장 면담을 요구하고 있었다. 15분이 지나자 양천구청의 요구로 출동한 경찰들이 폭력을 휘두르며 노동자 10명을 연행했다. 이 과정에서 2명의 노동자가 팔과 다리에 큰 부상을 입었다. 심지어 한 노동자는 뼈가 살을 찢고 나오기까지 했다. 경찰은 연행한 노동자들을 48시간 동안 구금했다. 연행으로 부상당한 노동자들이 병원 치료를 요구하자, 경찰은 수갑을 차야만 병원에 갈 수 있다고 했다. 결국 노동자들은 수갑을 찬 채로 병원을 방문해야 했다. 연행된 10명 중 1명은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지부장이었는데 그는 양천서 정보과와 구청 행정지원국장이 주선한 교섭 자리에 참석하려고 이동하다가 연행됐다. 그런가 하면 이기재 양천구청장은 이러한 폭력사태는 묵과한 채 양천문화재단 노동자들의 요구를 불법으로 몰며, 근거 없는 주장과 노조혐오를 담은 게시물을 자신의 SNS에 게재했다. 양천문화재단은 양천구의 출연기관으로, 공공도서관과 문화시설 등을 위탁 운영하고 양천구민에게 공공문화서비스를 제공한다. 양천구는 양천문화재단의 지도감독기관이며, 양천구청장은 재단의 이사장을 임명하고, 양천구는 양천문화재단 노동자들의 인사, 보수, 정원 등 노동조건의 거의 모든 것들에 대한 권한을 갖고 있다. ‘꿀직업’일 수 없었던 사서 다른 자치구의 문화재단에 소속된 노동자들의 노동조건과 처우도 열악한 편이지만 양천문화재단 노동자들의 경우는 더하다. 대부분의 구립도서관 사서들은 책 대출과 반납 관련 업무, 책 관련 각종 문화 프로그램 기획과 진행 업무는 기본으로 수행한다. 여기에 이용자들을 응대하는 서비스직 업무도 하는데 이 과정에서 대면 업무로 인한 감정노동과 스트레스가 어마어마하다. 악성 민원에도 시달린다. 인력이 부족해 청소 업무까지 맡다 보니 사서들은 도서관 운영에 필요한 모든 일을 떠안고 있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손목질환, 허리디스크 등의 질병을 앓기도 한다. 양천문화재단 노동자들은 최저임금 수준의 기본급을 받는다. 임금인상률은 물가인상률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 몇 년을 일해도 월급은 제자리 수준이다. 노원문화재단 노동자들은 연 120%의 명절수당이라도 받지만 양천문화재단 노동자들은 그마저도 받지 못한다. 노동조건과 처우가 이처럼 열악하다 보니 양천문화재단에서는 작년 한해 동안만 정원의 30%에 가까운 노동자들이 퇴사했다. 필리버스터, 쏟아지는 이야기들 ‘양천구청의 노동자 폭력 진압 규탄 집회’는 1부와 2부로 진행됐다. 1부는 집중집회와 필리버스터로, 2부는 투쟁문화제로 구성되었다. 필리버스터의 이야기가 이어지면서 전체 집회는 예정 시각보다 40여 분 늦게 마무리되었다. 집회에는 양천문화재단 노조 조합원들과 노원문화재단 노조 조합원들을 비롯해 여러 사업장의 노동자 150여 명이 참여했다. 필리버스터 시간에 참여한 한 노동자는 “경찰이 ‘민중의 지팡이’라는데 이번 일을 겪고보니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노동자는 “성별, 지위를 막론하고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기관에서 일한다는 사명감으로 일을 한다. 그런데 노동자들의 처우를 모른 체하고 면담 요청마저 불응하는 기관의 태도를 보며 사명감이 떨어지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공공기관에 대한 신뢰, 도서관에 대한 신뢰를 지키기 위해 사서로 일해왔다. 구청도, 경찰도 신뢰할 수 있는 기관, 신뢰를 주는 기관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한 노동자도 있었다. 오대희 공공운수노조 서울시사회서비스원지부장은 “서사원 노동자들의 처지와 양천문화재단 노동자들의 처지가 법적 사장과 현장의 사장이 다르다는 점에서 더 많이 닮았다”고 이야기했다. 여전히 미심쩍은 양천문화재단, 양천구청 집회가 이어지는 동안 양천문화재단 노동자들과 양천구청 담당자, 양천문화재단 본부장과 영영관리팀장과의 면담이 진행되었다. 면담에서 명절수당은 25%로 이야기되었고, 장기근속수당은 신설 가능성에 대해서만 구두로 이야기되었다. 노동자들은 그나마 양천구청과 양천문화재단 측이 면담에 응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구두로만 정리된 내용으로 논의를 더 진전시킬 수 없으니, 문서로 내용을 정리해 달라고 요청한 상황이다. 장기근속수당을 포함해 노조 측 요구 중 반영 및 실행하기 어려운 내용들은 그 이유 역시 문서로 정리해 주면 전체적인 내용을 총회에서 논의해 답변을 내놓겠다고 노조는 입장을 정리했다. 사측은 9월 21일까지는 문서를 준비하겠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중요한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 면담 자리에서 양천구청은 경찰의 연행 과정에서 부상을 당해 팔과 다리에 깁스를 한 노동자의 병가 처리를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답했다. 처음에는 “규정 상 불가능하다”고 말하더니, 규정을 찾아서 보여주자 “규정에는 ‘할 수 있다’고 되어있지 ‘해야 한다’라고 되어있지 않다”라고 말해 현장에 있던 노동자들의 분노를 자아냈다. 구청은 ‘우선 연차를 쓰고, 그래도 부족하면 그 때 병가를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는데, 이마저도 유급병가가 아니라 무급병가를 검토해보겠다는 뜻이었다. 다친 노동자와 같은 도서관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도 발언대에 나와 “오늘 아침부터 ‘다친 000 조합원의 병가처리가 통과되지 않으면 어떡하나’란 생각에 하루종일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며, 동료를 다치게 하고 책임도지지 않는 양천구청을 향해 분노의 목소리를 높였다. 김윤수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조직부장은 “다친 노동자의 병가에 대해 확실한 답이 없다면, 사측이 노동조합과 교섭할 태도가 있다는 진정성을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주변에서 다들 연대할 준비를 하고 있으니, 즐겁게 투쟁했으면 좋겠습니다” 이 날 오후 3시 집중집회부터 4시 필리버스터, 7시 문화제까지 쉬지 않고 진행된 일정에,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의 여러 단위를 비롯한 많은 노동자와 사회단체가 참여했다. 7시 문화제에는 특히 많은 단위들이 참여해 연대발언을 했다. 변선영 서울지부 광운대분회장은 5년 전 용역업체가 파산하며 체불된 임금을 받기 위해 투쟁했던 이야기를 공유하고, 현재 새로운 용역업체에 의해서도 체불된 임금을 받기 위해 투쟁을 시작한다는 이야기를 전하며 양천문화재단분회 노동자들의 투쟁을 격려했다. 복수노조 사업장이라 소수노조의 위치에 있는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투쟁하려 한다는 광운대분회장은 양천문화재단분회 노동자들을 지지하기 위해 늦게까지 자리를 지켰다. =발언중인 김윤숙 분회장 김윤숙 서울지부 서울도시가스분회 분회장은 자신 또한 경찰에 의해 연행된 경험, 수차례 경찰서로부터 전화가 오고 조사에 불려다니던 경험을 소개하며, 처음에는 두려웠지만 지금은 당당하게 나의 집회할 권리와 노동조합할 권리를 이야기한다고 얘기해 양천문화재단분회 노동자들의 사기를 북돋았다. 그리고 가장 힘들 때 무엇보다 옆에 있는 동료가 가장 큰 힘이 된다며, 단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남정아 유천초 해고노동자는 발언 이후 '바위처럼' 몸짓을 통해 참가자들을 일으켜세웠다. 남정아 전교조 유천초분회 해고노동자는 강원도 교육감과의 면담약속을 받고 찾아갔다가 24시간 만에 강원도교육청에서 경찰에 의해 연행당했던 자신의 경험을 소개하며, 모범을 보여야 할 국가행정기관이, 노동자들에게 지급해야 할 수당도 제대로 지급하지 않으며 착취하는 모습을 미래 세대에게 물려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나리 서울지부 노원문화재단분회 부분회장은 ‘사서 노동자의 노동조건 개선이 지역주민들과 함께하는 양질의 도서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면서, 양천문화재단 사서 노동자들이 그 점을 꼭 기억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안종헌 서울지부 노원문화재단 분회장은 ‘도서관계가 여러분을 주목하고 있다’며, ‘우리도 투쟁을 시작할 땐 우리만 바꾼다고 생각하고 시작했는데, 그게 아니더라. 노원만큼 너무나 힘들고 열악한 곳이 많다는 걸 투쟁하고서야 알게 됐다’며, ‘다음에는 무릎을 꿇어서라도 다른 조합원들을 데리고 연대하러 오겠다’, ‘든든한 동료들이 있고, 주변에도 많은 이들이 함께 연대할 준비를 하고 있으니 잊지 말고, 즐겁게 투쟁했으면 좋겠다’며 노원문화재단분회도 함께 투쟁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민중가수 이해규 동지가 문화제를 빛내주었다.
-
또 한 번 간절함을 담아…‘오체투지 행진 이번이 몇 번째세요?’ 하마터면 무례하게 들릴 수도, 상처를 후벼 팔 수도 있을 질문을 세종호텔 조합원에게 던질 뻔했다. 다행히 그 질문이 막 목구멍을 넘으려는 순간 다시 삼킬 수 있었다. 9월 19일부터 세종호텔 조합원들은 ‘세종호텔 정리해고 철회와 정의로운 판결을 촉구하는 오체투지 행진’을 시작했다. 오체투지 행진은 21일까지 이어진다. 세종호텔 사측은 민주노조를 지속적으로 탄압하다가 지난 2021년 12월 코로나19를 핑계로 노동자 12명을 정리해고했다. 노동조합은 정상영업 제안을 전하기도 했지만 사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고용유지지원금을 추가로 신청하지도 않았다. 물론 사측은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지 않아도, 노동자들을 해고하지 않아도 경영을 잘할 수 있을 만큼 자산이 충분했다. 2023년 9월 현재, 코로나19에서 벗어나 대부분의 일상이 전처럼 회복됐고, 많은 관광객이 다시 한국을, 서울을 찾고 있음에도 사측은 해고자들을 복직시키지 않고 있다. 심지어 호텔 등급 하락을 감수하면서까지 식음료 사업을 축소하고 노동자들의 자리를 외주인력으로 채우고 있다. 4성급이었던 세종호텔은 2023년 8월 9일 3성급으로 하락했다. 호텔업 등급평가기준에 따르면, 식음료업장이 2개 이상 설치‧운영되어야 4성급 요건을 충족할 수 있다. 사측은 지난 4월 말부터 식음료사업부를 폐지하고 1층 식당 공간에 한해 식음료업장 1곳을 외부 업체에 위탁 운영을 맡긴 상황이다. 19일, 오체투지 행진을 시작하기에 앞서 ‘세종호텔 정리해고 철회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부당한 정리해고를 사법부의 판결로나마 바로잡아지기를 바라며 법원에 의견서를 제출했다. 의견서에는 131개 시민사회단체와 1,012명의 시민들도 함께 참여했다. 민주평등사회를 위한 전국교수연구자협의회를 포함한 전문가들도 의견서를 함께 제출했다. 사실 세종호텔 조합원들이 오체투지 행진을 한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세종호텔 조합원들은 사측의 수년 동안 계속된 구조조정과 노조탄압에 맞서 이미 2012년 초부터 로비점거파업, 선전전, 집회 등을 펼치며 싸움을 이어왔고 2015년에도 ‘쌍용차 해고자 전원복직! 정리해고 폐지를 위한 오체투지 행진’과 ‘정리해고‧비정규직 철폐 오체투지 행진’에 함께했다. 이후에도 다른 여러 사업장의 오체투지 행진을 같이했다. 19일에 이어 20일과 21일에 계속되는 ‘세종호텔 정리해고 철회와 정의로운 판결을 촉구하는 오체투지 행진’ 일정은 아래와 같다. 마음 가득한 지지와 응원 부탁드린다. ▲ 9월 20일(수요일) 10:00~12:00 신사역 6번 출구 → 한남오거리 13:30~17:30 한강진역 1번 출구 → 전쟁기념관 ▲ 9월 21일 (목요일) 11:00~12:10 전쟁기념관 → 숙대입구역 4번 출구 13:30~17:00 숙대입구역 4번 출구 → 세종호텔 18:00 투쟁 문화제(세종호텔 앞)
-
[성명] 923 기후정의행진 조직위원회의 기본소득당 제척을 환영한다9월 19일, 923 기후정의행진 조직위원회가 기본소득당을 제척(조직위 참여 배제)했다. 사회주의를향한전진은 조직위원회의 결정을 환영하며, 기후정의운동을 민주당·국민의힘 등 보수정당으로부터 독립적인 운동으로 확대하기 위해 함께 노력할 것임을 밝힌다. 지난 7월 12일에 열린 기후정의행진 1차 조직위원회에서 사회주의를향한전진은 2020년 21대 총선 당시 민주당 위성정당에 참여한 기본소득당의 조직위원회 성원자격 박탈을 제기했다. 기후정의운동은 민주당과 독립적인 운동이어야 한다는 제기였다. 이 요구는 8월 16일 열린 2차 조직위원회에서 ‘기본소득당 조직위 참여 배제의 건’으로 공식 상정되었고, 9월 6일 3차 조직위원회에서는 ‘기본소득당에 위성정당 참여에 대한 성찰과 재발방지 입장을 요구하고, 이를 18일까지 이행하지 않을 경우 제척(퇴출)한다’는 수정동의안이 전진을 포함한 참여단체 과반의 찬성으로 의결되었다. 기본소득당은 기후정의행진조직위의 위성정당 참여에 대한 성찰과 재발방지 요구에 대해 그 어떤 반성도 표명하지 않았음은 물론, 정당한 문제제기와 의사결정을 폄훼하기까지 했다. 이는 사실상 민주당과 계속 연대하겠다는 의사표명에 불과하다. 민주당은 기후악당이다. 자본을 위한 그린워싱 그 자체인 ‘한국형 그린뉴딜’ 추진, 탈원전공약 기만적 파기, 자본을 위한 신규 민간 석탄화력발전 확대 등을 자행한 민주당과 독립적인 기후정의운동을 향한 조직위원회의 결정은 정당하고 상식적이기까지 하다. 기후정의는 국가와 자본에 맞선 계급투쟁이어야 한다. 자본주의가 만든 기후참사에 맞서, 무엇을, 어떻게, 얼마나 생산할지를 노동자 민중이 결정하는 세상을 향한 투쟁이어야 한다. 923 기후정의행진 조직위원회의 기본소득당 제척을 다시 한번 환영한다. 2023년 9월 19일 사회주의를향한전진
-
[인터뷰] 양천구청장 면담 요구하다 연행된 양천문화재단분회 사서 노동자들양천문화재단은 양천구의 출연기관으로, 공공도서관, 문화시설 등을 위탁 운영하고 양천구민들에게 공공문화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이다. 양천문화재단의 노동자들은 2022년 노동조합을 만들어 2년 가까이 처우개선을 위해 단체교섭을 진행해왔다. 그러나 양천문화재단과 양천구청의 무책임으로 교섭이 끝내 결렬되었고, 노동쟁의조정도 중지되어 투쟁에 돌입했다. 양천문화재단분회는 지난 8월 9일, 8월 19~20일, 9월 13~14일 경고파업부터 전면파업까지 여러 차례 파업을 진행했으나, 사측은 노조의 최종 수정안에 대해 불수용 외에 그 어떤 답도 하지 않았다. 양천문화재단은 ‘서울특별시 양천구 문화재단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에 근거하여 설립되었고, 예산은 양천구의 출연금으로 조성되며, 매 해 사업계획서와 예산서를 구청장에게 승인받아야 하고, 이를 변경할 때도 마찬가지다. 재단의 이사장을 구청장이 임명하며, 현재 재단의 경영, 인사를 담당하는 본부장과 경영팀장은 구청에서 파견한 공무원이다. 따라서 양천구는 문화재단 노동자들의 인사, 보수, 정원 등 사실상 노동조건의 모든 권한을 갖고 있다. 실제로 교섭에서 양천문화재단 사용자는 “구청과의 협의 또는 승인 없이는 결정할 수 없다”라고 일관되게 답변했다. 그래서 양천문화재단분회는 구청장 면담을 지속적으로 요구하였으나, 구청은 노사간 협의할 사항이라며 성의 없는 답장만 보내왔고, 8월 2일 이후로는 면담을 요구한 날에 찾아가니 구청 문을 모두 폐쇄하고, 구청에 출입하려는 조합원들을 저지했다. 8월 9일 파업결의대회에서는 구청장 면담을 요구하는 조합원 및 노동자들과 구청 공무원, 경찰이 대치하는 일이 발생했고, 9월 13일 두 번째 집회에서는 급기야 10명이 연행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9월 13일 14시 40분경, 경찰은 양천구청 1층 로비에서 평화롭게 연좌하여 구청장 면담을 요구하는 노동자 9명을 15분 만에 기습 연행했다. 그 과정에서 남성경찰이 여성을 연행하기까지 하며, 팔을 비틀고, 발목을 짓밟는 폭력행위가 있었다. 부상당한 여성노동자들이 병원 이송을 요청하자 경찰은 수갑을 차지 않고서는 병원에 갈 수 없다고 답하기도 했다. 또한 양천경찰서 정보과의 주선 및 양천구 행정지원국장의 추진으로 제안된 실무협의(교섭)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던 이성균 서울지부 지부장을 미란다 원칙 고지도 없이 기습 연행하여 대화조차 무산되었다. 경찰이 주선한 교섭을 위해 이동하던 교섭위원을 경찰이 불법적으로 연행한 것이다. 무리한 연행으로 조합원 팔에 상처가 났다. (사진=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이 와중에 이기재 구청장은 양천구청에서 벌어진 이러한 폭력사태는 묵과한 채 양천문화재단 노동자들의 요구를 불법으로 몰며, 근거 없는 주장과 노조혐오를 담은 게시물을 자신의 SNS에 게재하였다. 이기재 양천구청장은 페이스북에 노조의 요구를 '불법행위', '떼쓰기'라 규정하는 글을 올렸다. (사진=페이스북 갈무리) 9월 13일 저녁, 양천문화재단분회 조합원들은 양천구청 앞에서 연행자 석방을 요구하며 투쟁을 이어가고 있었다. 양천문화재단 도서관 운영팀의 임현아, 김선형, 정지숙 조합원을 만나 도서관 사서 노동자들의 노동과 투쟁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 — Q. 양천문화재단에서 어떤 일을 하고 계신가요? 임현아: 양천문화재단분회 조합원 대부분이 양천구 구립도서관에서 사서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책을 대출해주고 반납을 받는 일부터, 책과 관련된 각종 문화 프로그램들을 기획하고 진행하고 있습니다. 간략하게 말씀드리면 이 정도이고, 그 외에 이용자들을 응대하며 서비스직으로서의 업무도 하게 되죠. 또 도서관들이 다 너무 작다 보니까, 본래 저희는 사서직이라 책을 다루는 게 직무이지만, 필요에 의해 시설관리도 함께하고 있습니다. 물 새는 데 있는지 체크하고, 화장실 변기도 청소하고, 그런 일까지 같이하고 있고요. 되게 복합적으로 (도서관 운영에 필요한 일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Q. 사서의 일반적인 노동조건이 어떤가요? 임현아: 저희는 책을 다루는 나름 전문적인 직종인데, 인원이 너무 부족해서 여러 가지 잡다한 일을 다 맡아서 해야 되다 보니 전문성이 떨어지는 느낌이 있습니다. 또 워낙 책들이 무겁기 때문에, 무거운 책들을 많이 옮기다 보면 손목 질환이나 허리 디스크가 생기기도 합니다. 김선형: 일을 하다보면 다양한 이유로 몸이 상하는데요. 일단 비염, 손목건초염부터 시작합니다. 다른 도서관에서 일하는 친구들은 책을 나르다가 허리디스크가 터진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 최저시급만도 못한 임금을 받으며 일을 합니다. 여성이 많은 직종이라 그런지 수당도 상대적으로 적은 것 같아요. 그런데도 저희에게 배당되는 업무량은 항상 늘어납니다. 문화 프로그램 기획에서 시작해, 데스크업무, 화장실 청소까지 업무가 배당되는데, 명절/근속수당도 못 받아가며 일하는 게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Q. 사서 직무에 해당하는 일뿐 아니라 시설관리나 청소도 함께 맡아서 한다고 하셨는데요. 그러면 공공도서관에는 시설관리나 청소를 담당하는 노동자가 없나요? 정지숙: 보통 사서라 하면 일반적으로 책 속에 파묻혀 사는 모습을 생각하시지만, 저희가 그렇지를 못해요. 저희는 책과 관련된, 이용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문화 프로그램을 만드는 게 저희의 직무라고 알고, 그 일을 하고 싶어서 사서직을 택한 건데, 그 일에 집중하질 못해요. 예컨대 시설관리부터 청소하는 것까지, 도서관에 필요한 일을 저희가 다 그냥 떠안아야 하는 부분이 있어요. 지난 정부까지는 솔직히 노인 일자리라든가 그런 공공근로 등이 많이 지원됐었어요. 근데 정부가 바뀌면서, 좀 엉뚱하게 느껴지는 규정들을 만들어서 (공공근로를) 청소 인력으로 활용할 수 없게끔 만들어 놓았어요. 그 인력을 다른 쪽으로 보충해 주는 것도 아닌데, 청소는 해야 하니 결국에는 사서들이 청소까지 하는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일하는 해맞이 역사도서관 같은 경우는 단독 건물이어서 시설관리 일자리가 있었어요. 있었는데…그 자리에 시설에 특화된 기술이 있는 분이 아니고 그냥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기 위해 온 구청장 낙하산을 배정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있어도 무의미한 자리가 돼 버렸어요. 그래서 현재는 만능으로, 빈 업무들을 채워나가야 되는 게 사서의 직무가 돼버렸습니다. Q. 이용자들과 늘 대면하는 업무이다 보니 그런 측면에서의 어려움도 있을 것 같습니다. 임현아: 사서들이 대부분 여성이다 보니 성희롱을 겪는 경우도 있고, 여성이라고 얕잡아보는지 이용자가 말을 막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기사를 보셨는지 모르겠는데, 좀 심한 경우에는 민원인이 마음에 안 든다고 가위를 꺼내 찌르려 하는 시도가 있기도 했습니다. (관련기사 링크) 사람을 계속 상대하니까 감정노동은 기본이고, 도서관이 늦게까지 운영하다 보니 당직을 하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김선형: 대면업무를 하다 보니 이용자의 악성 민원에 굉장히 취약한 편입니다. 이용자 폭언으로 인한 공황장애 등 대면 업무로 발생하는 정신적 피해는 거의 다 받는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용자의 뒤에서 구청 등의 집단들이 부당한 요구를 많이 합니다. 최근에는 성인지 감수성 도서들을 구청에서 일괄적으로 조사해 ‘빼라’고 지시하고, 다른 구에서는 도서관장이 쫒겨나는 일도 벌어졌어요. (관련기사 링크) 다른 시에서 학부모 단체들이 ‘이 책을 빼라’고 사서들에게 지속적으로 악성민원을 넣었고, 구청에서는 “이용자들 말을 들어줘야지” 라면서 사서들을 압박했습니다. 우리를 막아주는 방패막이가 없는 느낌이에요. 저희는 어떤 책이건 다 소장을 하고 있어야 하고, 이용 가치가 있는 책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이런 식으로 책을 빼버리라 하며 도서관의 기본적인 기능조차 마비시켜버리는 게 문제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런 일들이 개개인 사서들에게 굉장히 우울감을 주기도 하고, 공황장애를 유발하기도 합니다. Q. 악성민원에서 보호받지 못하는 문제도 있다고요 정지숙: 양천구에 온갖 민원들이 들어오잖아요. ‘구청장에게 바란다’라는 게시판이 있는데, 솔직히 그런 게시판에 들어온 도서관 관련 민원들은 결국 다 사서한테 와요. 구청장이 대답하는 부분은 하나도 없어요. 이용자 중에는 “너희 세금 받아먹으면서 이런 것도 못 하냐” 그러며 무리한 요구를 하시는 경우도 많거든요. 저희는 그래도 전혀 보호받지 못해요. ‘양천구청 직원이니 악성 민원에 대해서는 구청이 우리를 좀 보호해 주겠지’라는 믿음이 처음에는 있었는데, 몇 해 전 프로그램 관련 악성민원인 때문에 저는 감사과까지 갔었거든요. 그렇게 전혀 보호받지 못하고 처우도 개선되지 않는 상황에서, 계속 과중한 업무를 해야 하는 게 자괴감이 드는 부분이죠. 이게 양천구만의 문제는 아닐 거예요. 제가 감사과까지 가야 했던 게, 제가 기획한 문화 프로그램에 대해, “저 초청강사는 대학교수가 아니다” “도서관 환경이 지저분하다” “이것은 인문학 강의가 아니다” 등의 민원을 끊임없이 제기한 사람이 있었어요. 한 가지 민원에 대해 답변을 드리면 다른 쟁점을 잡아 다시 민원을 넣고, 그에 대해 다시 답변을 드리면 다시 앞의 쟁점으로 돌아와 또 반복민원을 넣으셨어요. 결국 그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주임 선에서 해결이 안 돼서 총괄을 맡았던 저도 감사까지 가고 별별 일이 있었어요. 그 프로그램 담당하셨던 주임님도 그것 때문에 약간 처벌을 받으셨을 거예요. 프로그램 한번 잘해보려고 운영했다가, 억지스러운 반복민원이 제기되는데 이로부터 사서를 보호해주기는커녕 감사과까지 가야한다는 점에서 전혀 보호받지 못한다고 느끼죠. Q. 어떻게 노동조합 활동을 하게 되셨나요? 임현아: 저는 올해 2월에 입사했는데, 양천문화재단에 들어오기 전부터 노동조합의 존재를 알고 있어서 입사할 때부터 ‘노동조합에 들어야겠다’라고 생각했습니다. 노동조합이 없으면 저희가 노동자로서 목소리를 낼 방안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양천문화재단에 들어오자마자 다른 선생님들에게 노동조합이 있는지 물어보고, 수습기간이 끝나자마자 가입했습니다. 이전에 다른 문화재단에서도 근무했었는데, 그때는 계약직이어서 자세한 사정은 모르지만 거기도 양천문화재단처럼 비슷하게 구청으로부터 위탁을 받아 운영되는 상황이었는데요. 도서관 위탁주체가 바뀌는 과정에서 고용승계 문제가 생겼고, 거기서 일하시던 분들이 노동조합을 통해 파업을 하면서 어떻게 해결을 했는지를 봤거든요. 또 제 주변에서 노동조합이 있으나마나 한 회사에 다니는 사람들 얘기도 들었고, 그러다 보니 ‘노동조합이 있는 곳에 있어야 되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정지숙: 저는 양천문화재단이 위탁업무를 시작한 2019년 10월부터 근무한 1기 멤버였기 때문에, 노동조합이 생기자마자 가입했습니다. 노조 활동에 깊이 있게 관여하거나 운영위원회를 열심히 도왔다거나 그러진 않았지만, 요즘은 집회를 하면 할수록 ‘단합이 더 필요한 투쟁이 되겠구나’란 생각이 들고 마음이 자라고 있는 상황이에요. 김선형: 저는 올해 4월 입사로 (조합원 중에) 가장 최근에 입사한 편이에요. 저는 노원문화재단 도서관에서 5년 가까이 일을 했었는데요, 양천문화재단에는 현재 명절수당이 없는데, 노원문화재단에서는 연 120% 명절수당을 받았어요. 하지만 명절수당을 받았다고 해도, 사서라는 직군 자체가 처우가 되게 안 좋아서 노동조합이 필요하다고 계속 생각은 했었어요. 당시 ‘도서관을 바꾸는 토끼들’이라는 서울시 TF에도 참여했었는데, 그래도 사서의 처우가 개선되지 않아 ‘직접 행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올해 7월에 수습기간이 끝나자마자 노동조합에 가입했어요. 정지숙: 김선형 조합원과 달리 저는 근속년수는 오래됐지만, 사서로서 일한 기간은 비슷해요. 대학에서 사서 관련 전공을 했지만, 졸업 후에는 IT분야에서 일을 하다가 뒤늦게 전공을 살려서 사서 일을 시작한 케이스인데요. 졸업 후에 사서 일을 바로 하지 않았던 이유가, 사서라는 조직이 좀 답답하고 발전도 없는 것 같았거든요. 그러다 30대 후반에 뒤늦게 다시 사서 일을 하게 됐는데, 제가 20대에 대학 졸업할 당시에 느꼈던 사서 조직과 지금의 조직이 ‘정말 하나도 변화가 없다’라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그래서 이거는 어떻게 보면 ‘선배 사서들의 잘못이 아닐까’, ‘뭔가 변화를 주고, 노조를 만들어 투쟁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렇게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똑같은 모습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거든요. 노조가 만들어져서 가입했고, 열심히 동참은 못 해도 협조를 하는 게 제 몫이라고 생각을 했는데요. 선배 사서로서 우리가 먼저 만들어내지 못한 것들을 후배들이 열심히 해주니 우리가 박수 쳐주고 이끌어주고 그게 우리 몫이라고 생각했는데, 솔직히 지금은 부채감이 있어요. 저는 오로지 양천구에서만 근무했었거든요. 그래서 새로운 친구들이 올 때마다 물어봐요. “다른 구 사서 조직도 이러니?” 물어보면 별반 다르지 않더라고요. 그중에서도 양천구가 정말 최악이고, 그래서 저희가 투쟁하지 않을 수 없었죠. Q. 현재 노동조합에서 ‘장기근속수당’과 ‘명절수당’을 주요하게 요구하고 있는데요. 이에 대해 설명해주시겠어요? 임현아: 일단은 그 두 부분이 제일 주된 문제예요. 지금 임금협상이 잘 안되고 있어서, 그 부분에 집중해서 말씀드리는 것도 있어요. 장기근속과 관련해 말씀드리자면, 승진제도가 거의 이름만 있고 실제로는 없는 상황이에요. 지금 저희 팀에서는 과장 1명, 대리 1명, 나머지 50여 명은 다 똑같은 주임급 팀원이에요. 과장과 대리 2명 빼고는 몇 년이 됐든 간에 다 직급이 똑같아요. 그런 부분이 좀 문제가 있죠. 김선형: 명절수당도 못 받아가며 일하는 게 말이 안된다고 생각해요. 노원문화재단에서 연 120% 명절수당을 받았기 때문에, 모든 기관이 당연히 그런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이번 추석에도 명절수당 받으면 부모님에게 선물을 해드리려고 계획을 짜뒀는데, 불효자식이 됐어요. 그리고 장기근속수당과 관련해 말씀드리자면, 저는 가장 늦게 입사했는데, 먼저 일하신 분들이 저와 월급을 똑같이 받는 게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일도 더 많이 하셨고, 그동안의 노고가 있는데 그 노고에 합당한 대우를 받지 못한다는 게 마음 아파요. Q. 그래서 오늘 낮에 구청장 면담을 요구하러 왔는데, 조합원들을 포함해 10명이나 연행이 되었잖아요. 이 상황을 보면서 무슨 생각이 드셨나요? 임현아: 명절수당은 원래는 아예 얘기가 없었는데 계속 저희가 선전전을 하고, 파업도 몇 번 하고 해서 지금 그나마 (교섭에서) 얘기가 나온 거예요. 저희가 아무것도 안 하고 가만히 있었더라면 그 얘기조차도 나오지 않았을 거라서, 오늘 여기 현장에 나온 것도, 당연하다 해야 하나, 감사하다 해야 하나, 표현이 잘 안 되는데 아무튼 그렇습니다. 저희 집회 시작한 지 30분 만에 (조합원들이) 연행되셨다고 들었어요. 그 과정에서 저희가 엄청 막 격렬한 몸싸움을 한 것도 아니었고, 그냥 정말 가만히 앉아있었는데 연행했다고 하더라고요. 연행하는 영상을 공유해줘서 봤는데, 6명밖에 안 되는데 정말 많은 인원이 둘러싸고서 발로 막 밟고, 거칠게 연행해서 그 점이 굉장히 마음에 안 들었어요. 조합원들이 괜찮으실지 걱정도 되고…저희 지부장님도 중간에 교섭을 다시 한다는 얘기를 하고서 교섭을 하러 나가시다가 이 자리에서(양천구청 정문 앞) 연행이 되셨고요. 김선형: 경찰들이 다 들을 수 있게 우리는 지금 교섭하러 가게 됐으니 ‘잘 다녀올게’ 하고 가다가 여기서 바로 연행됐어요. 경찰들도 그 말을 다 들었으니 당연히 길을 열어줄 거라고 생각했는데 여기서 잡아가 버렸어요. 임현아: 그냥 너무 어이가 없었죠. ‘이게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인 건가’ 그런 생각도 들었고요. 저희는 정당하게 저희 목소리를 내는 건데, 이렇게 불합리하게 사람을 끌고 가고 이게 말이 되나 그런 생각을 좀 많이 했습니다. 김선형: 저희가 들어오면 같이 얘기하려고 먼저 들어가 계셨던 운영위원들이 있었거든요. 그분들은 정말 그 안에서 그냥 앉아서 기다린 것밖에 안 했는데, 갑자기 30분 만에…안 끌려나가려고 서로 이렇게 팔짱을 끼고 있었는데 그거를 풀겠다고 발로 밟고 그랬다고 하더라고요. 첫 번째로 우리가 항상 하는 말이 “공권력, 행정력 낭비다”라는 말을 해요. 저희 같은 일선 사서들은 이용자들 대면 업무하면서 이렇게까지 갈려나가는데, 여기 나오는 경찰들은 구청에서 내리는 지시 하나 때문에 다른 주민들에게 필요한 일에 동원되지 못하고 여기에 다 모여 있는 모습이 ‘행정력 낭비다’라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죠. 다 비슷비슷한 월급 받으면서 이 사람들은 왜 이렇게까지 다른 노동자들을 탄압하는 위치에 있어야 하는가 참 안타깝기도 해요. 정지숙: 아마 솔직히 지금 인터뷰하시면서도 느끼겠지만, 저희가 서투를 거예요. 저 같은 경우도 솔직히 예전에 대학 때 최루탄 연기까지 맡아본 세대이기도 하지만, 이렇게까지 당사자가 되어서 투쟁한 건 처음이기 때문에, ‘노조 활동 이런 식으로 하는 게 맞는 거야’ ‘법이 어떻고’ ‘이게 불법이고’ 하는 그런 말들이 다 의아해요. 솔직히 뭐가 뭔지도 하나도 모르겠고 근데 이 상황이 좀 불합리하다는 건 그냥 잘 몰라도 느껴져요. 사서들이 정말 대대적으로 하나가 되어야 하는데, 왜 도서관협회는 사서 노조를 못 만들까요? 이게 왜 안 될까요? Q. 명절수당, 장기근속수당에 멈추지 않고 노동조합에서 바꿔나갈 것이 많을 것 같은데요. 또 어떤 현장의 요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김선형: 지금 재단에 계시는 팀장님이나 본부장님 같은 경우에는 구청에서 오신 분들이라 사서 업무에 대한 이해도가 없고, 저희가 왜 이런 투쟁을 하는지에 대한 생각 자체가 없으신 것 같다는 느낌을 항상 받았어요. 개인적으로는 그분들 대신에, 진짜 도서관이나 문화재단과 관련 있는 사람, 직무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사람으로 교체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문화재단 업무가 공연문화팀, 도서관운영팀, 경영관리팀 세 가지인데요. 이 세 가지에 대한 직무 이해도를 충분히 갖고있는 사람이 대표를 맡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서대문구 같은 경우에는 노조 활동을 통해서 비정규직 선생님들이 다 정규직화됐대요. 저희도 그랬으면 하는 마음이 크거든요. 서대문구도 정규직화까지 2년 걸렸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정규직이어야 직장을 안정적으로 다니면서 좀 더 이 도서관에 애착이 생기고 일하고 싶은 마음도 생기는 거잖아요. 그래서 최종적으로는 정규직 전환까지 갔으면 좋겠어요. 정지숙: 김선형 조합원이 중요한 말을 다 해주었는데요. 솔직히 문화재단이라고 하나로 묶기에는 공연문화와 도서관이 굉장히 성격이 다른 분야이기도 해요. 근데 (대표들이) 너무 이해도가 없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냥 보기에만 멋져보이는 결과가 나오기를 바라고요. 도서관이나 책의 중요성을 모르는 사람들은 없을 텐데, 자꾸 이상한 쪽으로 행정을 해가는 게…도서관 사서까지 이해해달라는 것도 아니에요. 솔직히 정말 크게는 대한민국의 문화 발전을 위해서는 기본부터 바로 서야 되잖아요. 그 기본을 바로 세울 수 있는 가장 작은 단위가 도서관일 수도 있는데 그걸 너무 경시하는 것 같아요. 특히 양천구의 상황이 더 안타까워요. 저희 이사장님이 와서 취임사로 하신 말씀 중에 “나는 도서관을 한 번인가 두 번밖에 안 가봤다, 나는 딴따라다”라고 얘기했어요. 취임사였나 첫 식사자리에서 직접 한 말이에요. ‘도서관에 제대로 안 가봤다’라는 말을, 도서관 직원이 대부분인 재단에 와서 부끄럽지도 않게 한다는 것이, 굉장히 좀…’왜 저런 사람이 이사장으로 왔지’란 생각이 들었죠. *필자는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을 위한 투쟁의 미디어 스튜디오 알'의 편집자로 활동하고 있다. 필자가 13일 양천문화재단 투쟁을 취재해 스튜디오 알에 보도한 영상을 함께 소개한다. — 이날 연행된 노동자들은 48시간 동안 경찰서에 구금됐다. 또한 경찰은, 폭력 연행으로 부상당한 노동자들에게 수갑을 차지 않으면 병원에 갈 수 없다며 겁박도 서슴지 않았다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와 양천문화재단분회는 이기재 양천구청장에게 이 사태에 대해 사과하고, 양천문화재단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 문제를 해결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와 양천문화재단분회 노동자들은 인권유린과 노조탄압을 자행한 양천경찰, 양천구청을 규탄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9.15(금) 오전 11시에 진행하였고, 9월 19일(화) 15시부터 집중집회와 필리버스터, 문화공연을 이어서 진행할 예정이다. [양천구청의 노동자 폭력 진압 규탄 집회] 일시 및 장소 : 9월 19일(화) 15시부터, 양천구청 정문 1부 : 집중집회(15시~16시), 구청장 면담(16시), 필리버스터 : 16시~17시 30분 2부 : 투쟁문화제(19시부터 쭈욱~) / 문화 공연 : 이해규 문화활동가
-
"드라마틱하게 엑시트(EXIT)하겠다"1. “드라마틱하게 엑시트하겠다” “드라마틱하게 엑시트하겠다”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인사청문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기자들과 만나 여성가족부 존폐 여부를 묻는 질문에,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에 폐지 방침을 유지하겠다며 이와 같이 말했다.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고 강조하며 여가부 폐지를 공약한 윤석열 정부와 마찬가지로 김행 후보자 역시 젠더 구별은 무의미한 논쟁이라고 답했다. 또한 “생명은 존중받아야 마땅하다”고 “(여성의) 자기결정권이라는 그럴듯한 미사여구에 감춰진 ‘낙태’(임신중지)의 현주소를 들여다보겠다”라며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부정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아울러 여성이 아이를 출산하고 키울 수 있도록 정부가 도와주면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처럼 말했다. 2019년 4월 헌법재판소는 여성의 임신중지권이 헌법 제10조에서 정하는 행복추구권에서 파생된 자기결정권의 핵심이라고 판단하며 형법상 ‘낙태죄’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이 기본적인 권리를 부정하는 자가 여가부 장관이 될 자격이 있을까? 윤석열 정부의 성차별적 인사는 다른 곳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대법원장 후보 이균용은 판사 재직 시절 다수의 성범죄 사건과 가정폭력 사건에서 가해자의 형량을 깎아준 사실이 있다. 이 후보자는 배우자의 배를 여러 차례 발로 밟아 숨지게 한 가정 폭력범에게 ‘고의가 없었다’며 감형한 바 있다. 아동 성폭행범에게는 나이가 젊다는 이유로 감형해 줬다. 여성들에게 약물을 섞은 커피를 먹인 강도에게는 ‘진지하게 반성한다’는 이유로 감형했다. <참조 기사> https://www.yna.co.kr/view/AKR20230914046500530?input=1195m https://www.hani.co.kr/arti/society/women/1108709.html 2. 이란 히잡 시위 1년, 저항은 끝나지 않았다 2022년 9월 16일 이란 정부에 살해당한 마흐사 아미니의 죽음은 전국적 시위를 촉발했다. 여성뿐 아니라 수많은 노동자 민중이 ‘#여성 #삶 #자유’를, 그리고 ‘#독재자에게 죽음을’을 외쳤다. 이란 시위 1년, 정부의 탄압으로 대규모 투쟁은 잦아들었지만, 최근에도 정부가 대규모 체포를 단행했다. 휴먼라이츠워치의 세페리파 이란 선임연구원은 “이란 당국은 여성에 대한 정부의 조직적 억압과 불공정의 상징이 된 마흐사 지나 아미니의 구금 사망을 대중이 추모하는 것을 막기 위해 저항하는 민중들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고 밝혔다. 여성 인권 운동가, 언론인, 예술가, 시위 중 사망한 이들의 유가족 등이 체포됐고, 현 정권을 지지하지 않는 이들은 직장까지 잃었다. 이미 지난 1년간 어린이 69명을 포함해 500명 이상이 살해당했다. 잡혀간 이들을 지원하는 변호사들이 줄 소환됐다. 히잡법을 준수하지 않은 사업장 수백 곳이 폐쇄당하기도 했다. 최근 정부는 새로 70개 조항의 ‘히잡과 순결에 관한 법’을 만들고 있다. 히잡을 쓰지 않은 여성에게 추가적 벌금과 처벌, 취업과 교육 기회 등을 박탈하고, “조직적으로 저항하거나… 다른 이들도 저항하도록 부추긴 이들”을 최대 10년의 징역형에 처하는 내용이 들어있다. 하지만 잔혹한 탄압에도 불구하고 히잡을 착용하지 않는 여성들과 민소매나 반바지 등 불법 복장을 착용하는 남성들이 있고, 거리에는 #여성, 삶 자유, #마흐사가 계속 쓰이고 있다. 평범한 이들이 여성을 존중하는 태도도 달라졌다. 징역을 살았던 여성 일란루는 “이제 남성들은 거리나 지하철, 시장에서도 여성들을 존경하고 우리들의 용기를 높이 산다”라며 “이란 여성들은 이제 평등한 권리를 보장하는 결혼 계약 등 다른 여러 사항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내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란 여성으로부터 타오른 저항의 불길은 지금도 조용히 타오르고 있다. (마흐사 아미니 사망 1주기에 즈음해 한국뿐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이란연대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참조 기사> https://www.hrw.org/news/2023/09/15/iran-crackdown-dissent-ahead-protest-anniversary 3. 신당역 스토킹 살해사건 1주기, 무엇이 바뀌었나? 지난 14일 지하철 2호선 신당역 10번 출구에서는 신당역에서 일하다 살해당한 여성노동자를 추모하는 1주기 추모문화제가 열렸다. 100여 명의 노동자와 여성단체 활동가, 시민들이 참석했다. 추모문화제에서 발언한 참석자들은 모두 참혹한 사건 후에도 변한 것이 없다며 정부와 서울교통공사를 비판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교통공사노조가 직원 1,055명을 대상으로 벌인 실태조사에서 노동자들은 입을 모아 “여성 노동자에게 일터는 여전히 위험하다”고 말했다. 사건이 발생한 이후 줄곧 노동자들은 ‘2인 1조 순찰’을 위한 인력충원을 요구했으나, 현장에서는 일주일에 절반 이상 ‘나홀로 근무’해야 하는 상황이다. 교통공사 노동자들은 신당역 사건이 ‘직장 내 젠더폭력’임을 강조했다. 정부는 사건이 일어난 후 부랴부랴 스토킹처벌법 개정과 스토킹피해자보호법 제정 대책을 내놓았으나, 이는 단지 사건을 스토킹 범죄에 한정했을 뿐이다. 근로복지공단이 신당역 사건을 산재로 인정했지만 고용노동부는 중대재해처벌법으로 사건을 수사하지 않았다. 사건 직후 공사측은 자신의 책임을 언급하지 않고 가해자 개인에게 책임을 돌리려는 모습을 보였으며, 사건 이후에도 사내 ‘성희롱·성폭력 사건처리 매뉴얼’을 개정하지 않았다. <참조 기사> https://www.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2309110930001 4. 여성 직장인 11% ‘일방 구애’ 경험 … 여전한 직장 내 성차별 14일 시민단체 직장갑질119와 아름다운재단이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엠브레인 퍼블릭’에 의뢰해 지난달 2일부터 10일까지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직장인 절반 이상(57.5%)이 직장 내 성범죄로부터 안전하지 않다고 답했다. 여성 직장인 10명 중 1명(11%)은 직장 상사로부터 원치 않는 ‘일방적 구애’를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여성 비정규직 14.7%는 일터에서 원치 않는 구애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규직 남성(2.5%)의 5.8배에 달하는 수치다. 또 회사가 직장 내 성범죄로부터 직장인을 잘 보호하는지에 대해 ‘그렇지 않다’는 응답이 여성은 64.1%, 남성은 35.9%로 성별 간 인식 차이는 두 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자가 신고한 경우에도 58.8%는 신고를 이유로 불이익을 받았고, 54.2%는 회사가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한편, 이러한 일방적 구애 상황을 막기 위해서는 상사와 후임 간 사적 연애를 금지하는 취업 규칙이 필요하다는 응답 또한 44.5%에 달했다. 상사에 의한 일방적 구애는 업무상 불이익 등 직장 내 괴롭힘과 스토킹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성폭력 예방을 위한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참조 기사> http://www.wome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40241 5. 내년부터 두 자녀 이상 가구에 아이돌봄 이용 요금 10% 추가 지원 내년부터 두 자녀 이상 키우는 가구는 아이돌봄서비스 이용 요금의 10%를 추가로 지원받는다. 아이돌봄서비스는 12세 이하 아동을 대상으로 아이돌보미가 집으로 찾아가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이용 가구의 소득 기준에 따라 서비스 이용 금액을 차등 지원한다. 아이돌봄서비스 이용 가구에 대한 정부 지원이 확대되면서 내년 지원 가구 수는 현재 8만5,000 가구에서 11만 가구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여성가족부는 맞벌이 등으로 양육 공백이 발생하는 가구의 양육비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2024년부터 다자녀 가구에 아이돌봄서비스 본인 부담금의 10%를 추가로 지원한다고 11일 밝혔다. 아이돌봄 종사자 활동 수당도 올해 최저임금을 간신히 넘는 9,630원에서 내년 1만110원으로 5% 인상한다. 두 자녀 이상 가구를 대상으로 하는 아이돌봄 지원 확대는 정부가 지난 3월 ‘저출산(저출생)·고령사회 정책 과제 및 추진 방향’으로 제시한 정책이다. 그러나 이 같은 정책이 저출생 대책으로서 과연 실효성을 갖는지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따라붙는다. 통계청 일가정양립실태조사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 연평균 근로시간은 OECD 평균 1,692시간보다 약 330시간 길며, 육아휴직제도 또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사업체는 50%에 불과하다. 양질의 사회적 돌봄 지원은 턱없이 부족한 데다가 여성의 불안정한 일자리와 임금소득 등의 문제는 여성과 남성이 일과 돌봄을 병행할 수 없게 만드는 주된 요인이다. 성평등한 사회구조로의 근본적 재편 전망을 제시하는 정책, 권리로서의 돌봄과 사회서비스 보장 방안이 빠진 채 관련 예산을 찔끔 올려 지원하는 것만으로는 의미 있는 변화를 가져올 수 없다. <참조 기사>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3091114520004317?did=NA 6. 에티오피아 정부에 의한 사우디행 가사 노동자, 인신매매와 강제노동에 시달려 에티오피아는 사우디아라비아에 가사 노동자를 보내기 위해 50여 개의 국영기관이 페이스북에 수백 개가 넘는 채용 홍보글로 여성을 모집하고 있다. 에티오피아 정부는 여성 노동자에게 사우디에서는 이주 노동자가 노동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카팔라제도’(고용주 동의로 이직과 체류자격 허가)나 ‘스폰서제도’에 의해 통제당한다는 정보를 고의로 숨긴 채 채용에 등록하게 만든다. 갓난 아들을 둔 31세의 피키르테는 정부 교육을 이수하고 6월 사우디로 보내졌는데, 모집기관이 배치한 집에서 음식을 거의 제공받지 못했고 성폭력 시도를 피해야 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과중한 업무는 견딜 수 있지만 온종일 배고픔에 시달리는 건 너무 힘들었다. 방문이 잠기지 않아 잠들기가 두려웠다”라며 “정부의 말은 전부 거짓이다. 그들은 여성을 이곳에 데려온 다음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는 신경 쓰지 않는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2021년 사우디아라비아는 카팔라제도 수정안을 발표했지만, 이주 가사 노동자에 대한 보호 조치는 포함되지 않았다. 걸프만 국가에서는 연평균 약 1만 명의 아프리카나 동남아시아 출신 이주 노동자가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가사 노동자에 대한 임금체불도 고질적 문제다. 한 여성은 이러한 현실에 대해 “정부들이 인신매매와 강제노동을 조장하는 심각한 문제”라고 했다. 에티오피아 노동부는 사우디가 카팔라제도를 “완전히 없애기로” 합의했다는 거짓말도 페이스북에 게시했다. 언론인 렘마는 “에티오피아 정부가 젊은 여성에게 고의로 잘못된 정보를 제공해 유인하는 방식은 명백한 범죄다. 카펠라제도 폐지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키면서 가사 노동자를 계속 모집하는 것은 ‘나는 인신매매를 한다’며 떠드는 것”이라며 정부를 규탄했다. <참조 기사> https://www.theglobeandmail.com/world/article-ethiopia-domestic-work-saudi-arabia-facebook/
-
현대제철이 비정규직 노동자를 죽였다 - 더 이상 죽지 않기 위해, 노동자의 단결과 투쟁을 호소한다현대제철 비정규직 노동자의 죽음 지난 8월 29일 현대제철 당진공장에 다니는 비정규직 노동자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 병원으로 옮겼지만 뇌사판정을 받았고, 9월 6일 장기기증을 마친 후 생을 마감했다. 사진=충남노동자뉴스 길 고인은 2010년 30대 중반에 사내하청업체에 들어왔다. 연주공장 주상공정(제강공장에서 정련을 마친 용강1)을 연속주조기에 주입하기 위한 준비공정)에서 10년 넘게 일했다. 현대제철이 자회사를 밀어붙이며 그가 다니던 업체를 폐업했고, 그가 일하던 공정은 자회사로 넘어갔다. 하루아침에 다른 업체, 다른 업무로 쫓겨가는 신세가 됐다. 같이 일하던 동료들도 뿔뿔이 흩어졌다. 1) 불순물이 제거된 쇳물 3개월간 대기했다. 자회사로 더 많은 공정을 넘긴 탓에 들어갈 자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우여곡절 끝에 냉연공장 롤샵(압연에 쓰일 롤을 연마 등으로 준비하는 공정)으로 전적되었다. 좀처럼 일이 손에 익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동료들과도 데면데면해졌다. 올해 3월, 고인이 다니던 업체가 또 폐업되고 다른 업체로 전적됐다. 3월 21일 천장크레인 수동운전 리모컨을 조작하다 설비 사고를 냈다. 회사에선 수천만원에서 수억 원을 보상해야 할 거라고 한다. 그 사고 이후 리모컨을 잡을 수가 없다. 동료들의 시선도 곱지 않은 것 같다. 주변에서 당분간 휴직을 권했다. 당장 가족들의 생계가 걱정이지만 다른 방도가 없었다. 3개월 정도 쉬면 다시 일을 할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러나... 현대제철의 자회사 강행이 노동자를 죽였다 2021년 현대제철은 자회사 설립을 밀어붙였다. 불법적 비정규직 양산의 책임을 덮으려는 조치였다. 자회사 ‘현대ITC’는 덩치 큰 용역회사에 불과했고 그 자회사에서 일하는 노동자들도 여전히 비정규직이었지만, 현대제철은 ‘자회사 정규직’이라고 포장했다. 현대제철은 14개 업체의 도급계약 종료를 통보하며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자회사로 가라고 협박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파업하면 생산에 지장을 받는 핵심 공정을 자회사로 넘겼다. 비정규직지회 투쟁의 힘을 최대한 빼겠다는 심산이었다. 현대제철 비정규직지회는 총파업으로 저항했다. 현대제철 자본은 정규직 노동자로부터, 그리고 전국 각지로부터 파업 대체인력을 모집해 투입했다. 246억 원에 달하는 손해배상도 청구했다. 비정규직지회는 53일 파업으로도 자회사 도입을 온전히 막아내지 못했다. 현대제철은 하청업체가 맡았던 일자리 상당수를 자회사로 넘겼다. 많은 비정규직 노동자가 자회사로 넘어갔다. (운송·환경사를 제외하고) 자회사를 거부한 1,900여 노동자 중 940여 명이 일하던 공정이 자회사로 넘어갔다. 이에 따라 천명에 가까운 인원이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환경과 업무로 쫓겨가야 했다. 현대제철은 자회사로 넘길 공정을 먼저 선정한 다음, 남은 공정을 하청업체 몫으로 남겼다. 자회사가 공식적으로 일을 시작하는 2021년 9월 1일 이후, 자회사로의 전직을 거부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인력배치는 고려하지도 않았다. 일자리를 지키려면 자회사로 가라는 협박이나 다름없었다. 그런데도 자회사로 넘어간 인원이 현대제철의 예상보다 적었다. 그러자 현대제철은 회유와 협박으로 현장을 들쑤셨다. 공정을 빼앗으려고 사람까지 바꿔치기하고, 자회사 인원이 어느 정도 차면 공정조정을 한다며 일자리를 빼앗아 갔다. 거기에 비정규직지회의 전 지도·집행부까지 동원됐다. 현대제철은 약 9개월간 비정규직 노동자를 분열시키면서 자회사에 부족한 인원을 채워갔다. 자회사로 가지 않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들어가야 할 일자리는 ‘좁은문’이 됐다. 당장 일자리가 없는 노동자들은 공장이나 집에서 기약 없이 대기하게 했다. 짧게는 1~2개월에서 길게는 7~8개월이나 대기했다. 노동자들은 기약 없는 대기에 언제 잘릴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떨어야 했다. 견디지 못한 수십 명은 다른 일자리를 찾아 공장을 떠났다. 현대제철은 노동자들이 십수년간 공들여 해오던 일을 강탈하고, 동고동락하던 동료들과 강제로 헤어지게 하고, 수개월간 대기시키며 고용불안에 떨게 했다. 자회사 전직을 거부한 노동자들은 ‘해보지 않은 일인데 제대로 해낼 수 있을까’, ‘새로운 사람들과는 잘 어울릴 수 있을까’, ‘일 못한다고 잘리지는 않을까’ 등 극심한 심적 부담으로 고통받았다. 현대제철은 작년부터 원청이 맡아야 할 안전관리 업무를 하청노동자들에게 떠넘기는 부당한 방침을 강요하며,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워크오더2)를 발행하지 않는 갑질까지 저지르고 있기도 하다. 이렇듯 현대제철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병들게 하고, 극한 상황으로까지 내몰았다. 2) 원청에서 하청에 발행하는 작업지시서 현대제철 원하청 모든 노동자의 단결과 투쟁으로 불법적 비정규직 양산의 책임을 덮으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현대제철 자본이 노동자를 죽였다. 노동자를 극한 선택으로 내몬 책임은 전적으로 현대제철에 있다. 더는 노동자가 죽임 당해서는 안 된다. 현대제철은 사망한 노동자의 유족에게 사죄하고 보상함은 물론, 자회사 설립 강행으로 발생하는 모든 문제를 책임지고 해결해야 한다. 탐욕으로 가득찬 정의선을 강제할 수 있는 것은 노동자의 단결과 투쟁뿐이다. 그래서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등 돌리고 있는 현실이 못내 아쉽다. 현대제철 당진공장의 모든 노동자가 단결해 함께 공장을 멈출 때, 파업을 이유로 사용자가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못할 때, 현장통제권이 노동자들의 손에 있을 때 노동자가 죽임 당하지 않는다. 현대제철 불법파견 철폐! 온전한 노조법 2·3조 개정! 고인의 죽음 앞에 다시 투쟁을 결의하자. 사진=충남노동자뉴스 길
-
[공동성명] 이주 노동자에게 지역 돌봄위기 헐값에 전가하려는 정부를 규탄한다!최근 정부가 고령화와 인구절벽에 처한 지역에서 일정 기간 요양보호사로 일한 이주노동자에게 영주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방안이 알려졌다. 10일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국내 대학 보건복지 관련 학과를 졸업한 외국인 중 구직 비자(D-10)를 보유한 이가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딴 뒤, 행정안전부가 지정한 인구감소지역(올해 기준 89개 시·군·구)에서 요양보호사로 일하면 근무 기간에 따라 장기 체류 자격을 주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이를 위해 법무부에 ‘외국인 요양보호사 확보 방안’을 제출하고 비자 문제 등을 논의 중이며, 이르면 올해 안에 이 제도를 시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 동안 지역 노인 요양의 현실은 실제로 아비규환에 가까웠다. 한국은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이 이미 17%를 넘어 초고령사회(20% 이상)로 진입하고 있고, 심지어 군 지역 82곳 중 76곳은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이 때문에 노인의 간병과 생활 지원 요구가 급증하고 있지만, 요양보호사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노인의 생존권이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 그러나 노인 요양 위기는 단지 국내 노인의 수가 많고, 요양 노동자의 수가 적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가 아니다. 지역에서 요양보호사 구인이 어려운 이유는 그들에게 세심하고 강도 높은 돌봄노동을 요구하면서도 경력도 인정되지 않는 최저임금만 지급해 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2년 민주노총이 발표한 <돌봄노동실태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재가요양보호사의 월급은 150만 내외, 시설요양보호사는 200만 원 초반의 저임금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뿐만이 아니다. 재가요양보호사는 이동시간이나 교통비를, 시설요양보호사는 휴게시간을 제대로 보장 받지 못한다. 아파도 쉴 수 없거나, 대체근무자가 있을 경우에만 쉴 수 있다는 응답도 40%에 육박할 만큼 노동강도는 심각하다. 이밖에도 성희롱이나 언어폭력, 신체폭력의 경험률 역시 매우 높다. 노인생활지원사의 현실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정부는 이번 계획에서 열악한 노동환경 개선 없이 ‘영주권 부여’라는 미끼로 이주민들을 유인하려 한다. 그러나 정부가 새로 진입하는 이주 요양 노동자의 노동권을 얼마나 보장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물론 영주권 역시 일정한 자산과 수입, 자격을 요구하는 현재의 기준이 전면 개정되지 않는 한 이주 요양 보호사는 체류 자격까지 불안정하게 되어 이중삼중의 차별 속에서 일해야 한다. 특히 현재에도 성폭력을 비롯해 각종 인권 침해에 시달리고 있는 요양보호사의 현실을 감안하면, 지원 받을 수 있는 자원이 적은 이주 요양보호사의 인권이 얼마나 쉽게 침해될 수 있을지는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결국 이 같은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채 영주권이라는 달콤한 미끼를 내밀어 이주 노동자를 이용해 지역 노인 돌봄 위기를 해결하려는 보건복지부의 이번 계획은 이주민에 대한 기만일 뿐이다. 보건복지부의 이번 계획은 서울시가 최근 ‘저출산’을 이유로 강행하고 있는 ‘이주가사 근로자 도입 시범사업’과 궤를 같이 한다. 이는 돌봄위기를 이주 노동자에게 싼값으로 전가하려는 목적일 뿐 저출생위기를 해결하지 못한다. 우리는 이미 이주/정주 여성 노동자를 갈라치기하고 이들의 노동권을 후퇴시킬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가사 및 돌봄 노동자들의 일자리가 좋은 일자리가 되도록 하는 정부의 노력이다. 더구나 이주 가사 노동자에게는 최저임금 적용을 예외화하는 법안까지 국회에 계류되어 있는 현실에서 정부의 계획은 이주/정주 돌봄노동자들에게 바닥으로의 경쟁을 강요하는 것이다. 정부가 정녕 저출생과 돌봄위기에 관심이 있다면, 해체위기인 서울시 사회서비스원부터 운영정상화 및 확대하라. 국가가 돌봄을 책임지고 질 좋은 서비스와 노동조건을 보장하라. 고용허가제를 폐지하고 인권과 노동권을 보장하는 제도를 실시하고 차별금지법을 제정하여 이주 노동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를 근절하라. 가사 및 돌봄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고용하고 생활임금을 보장하라. 그것이 우리가 원하는 존엄한 삶의 시작이다. 그리고 이 존엄한 삶은 이주 노동자에게도 역시 보장돼야 한다. 2023. 9. 15 이주 가사・돌봄노동자 시범사업 저지 공동행동
-
가진 자들은 폭력을 자행해도 보호받는데 왜 우리는 물 한 모금의 자유마저 빼앗겨야 합니까?[편집자 주] 9월 11일(월) 오전 11시, 서울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는 ‘한국옵티칼하이테크 단전, 단수 인권침해 규탄, 국가인권위원회 긴급 구제 신청 기자회견’이 열렸습니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 지분 100%를 소유한 일본 닛토덴코 자본은 구미공장의 상수도를 막도록 구미시에 요청하고, 한전을 통해 단전을 시도했습니다. 일방적인 청산과 폐업통보로 노동자를 해고한 것으로 모자라, 노동자들의 전셋집에 가압류를 걸고, 이제는 단전단수를 통해 노동자를 탄압하는 닛토덴코 자본에 맞서 13명의 한국옵티칼 하이테크 노동자들이 투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있었던 박정혜 금속노조 구미지부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여성부장의 발언을 동의를 얻어 게재합니다. 사진=전병철 저는 한국옵티칼하이테크에서 12년 일한 박정혜입니다. 지금은 불타버린 공장을 지키며 일자리를 되찾기 위해 노조사무실에서 농성 중에 있습니다. 지난 9월 8일 오전 10시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조합원들과 회의를 마친 후 화장실에 갔습니다. 그때까지 화장실 사용에 아무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제 바로 뒤에 화장실을 이용한 조합원이 물이 안 나온다고 했습니다. “무슨 소리고, 좀전까지 물 나왔는데” 하는 순간 불현듯 떠올랐습니다. 회사가 단수를 하겠다고 하더니 이게 그건가 싶어 수도꼭지를 틀었습니다. 물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부리나케 상수도사업소에 연락을 했습니다. 회사가 단수를 신청해 물을 끊었다고 했습니다. 정말 기가 막혔습니다. 너무 화가 났습니다. 일방적인 청산과 폐업 통보로 우리를 해고했던 회사가, 제가 사는 전셋집에 가압류까지 걸더니 이제는 우리가 거주하는 노조사무실에 단전단수까지 신청한 것입니다. 단전단수. 태어나서 지금까지 한 번도 겪어본 적이 없습니다. 사람이 물 없이 살 수 있습니까? 어떻게 이런 일이 아무렇지도 않게 일어날 수 있는지 당하고도 믿기지 않았습니다. 당장 물이 끊기니 불편함은 말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일상의 불편도 불편이지만 만약 예기치 못한 불이라도 난다면 다 죽으라는 겁니까? 이건 사람이 사람에게 할 수 있는 짓이 아닙니다. 회사가 이렇게까지 잔인하게 구는 이유를 생각했습니다. 결국 괴롭히기였습니다.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앞뒤 가리지 않고 사람을 괴롭히는 것. 누군가를 괴롭혀 굴복시키려는 것이 아무렇지도 않은 세상. 이게 내가 사는 세상이라니 소름이 끼칩니다. 저는 <국가인권위원회>가 무얼 하는 곳인지, 어디에 있는지 몰랐습니다. 오늘 여기에 처음 와 봅니다. 낯설지만 이런 곳을 국가가 운영한다니 위로가 되기도 합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인권 침해를 당한 이들을 구제하는 곳이라고 들었습니다. 인권! 인간답게 살 권리라는 말이겠지요. 극한 전쟁 상태의 포로에게도, 교도소 재소자들에게도 물과 음식은 제공됩니다. 생명을 가진, 살아 숨쉬는 인간이기 때문입니다. 물은 인간의 생명이자 생존입니다. 회사가 물을 끊은 건, 살아 숨쉬는 우리의 숨통을 끊겠다는 신호였습니다. 자신들을 위해 수 십 년 한솥밥 먹으면서 일한 우리를 세상 밖으로 내던지는 행위였습니다. 묻고 싶습니다. 공장폐업으로 하루아침에 쫓겨난 노동자들에게는 인권이 없습니까? 공장을 재가동하라고 내 일자리로 돌아가고 싶다고 농성하는 노동자들은 인권이 파괴돼도 괜찮습니까? 가진 자들은 불법을 일삼으며 폭력을 자행해도 보호받는데 왜 우리는 물 한 모금의 자유마저 빼앗겨야 합니까? 인권위원회에 호소드립니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구미공장에서는 지금도 여전히 13명의 노동자가 있습니다. 하루하루 생존을 위해 공장을 지키는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자신을 던져서라도 소중한 가족만은 지키고 싶은 간절함으로 하루를 버티는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우리도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물 한 모금에 인권위원회를 찾는 이들이 다시는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배 고픈 사람 앞에서 혼자 밥을 먹지 않는 것이 인간에 대한 예의라고 배웠습니다. 물을 끊어, 인간을 괴롭혀 자신의 탐욕을 채우려는 자들에게 “그건 나쁜 짓이야. 멈춰라”고 해주십시오. 누구에게라도, 어떤 순간에도 인간의 존엄과 권리는 보장되어야 합니다. 이 당연한 상식이 통하기를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사진=전병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