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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126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규탄 한국시민사회 3차긴급행동 유인물]아래에서 다운로드 하실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과 모든 종류의 집단학살 공모 중단을 요청하는 팔레스타인 노동자민중의 호소에 응답하자! 한국 정부는 대이스라엘 무기수출을 즉각 중단하라! 2023년 10월 16일, ‘가자 지역 팔레스타인 노동조합 연맹’은 이스라엘의 집단학살에 맞서 전세계 노동자 민중에게 각 국가와 자본이 모든 종류의 공모를 멈추게 할 것을 촉구했다. (팔레스타인 노동조합의 긴급요청 전문) 전 세계 수많은 노동자들이 이스라엘과 공모하는 자본을 타격하며 팔레스타인 노동자들의 호소에 응답하고 있다. 이탈리아, 벨기에, 캐나다, 영국, 미국, 스페인 등지의 군수공장 노동자들과 항만노동자들이 이스라엘로 향하는 무기판매와 선적을 거부하고 있다. 인도에서는 모든 주요 노동조합이 인도 정부가 이스라엘과의 협정을 폐기할 것을 촉구하며, 노동자들에게 이스라엘 제품 불매운동과 화물취급 거부를 호소했다. 한국의 대이스라엘 무기수출은 지난 10년 간 3배 증가했다. 한국의 노동자들도 지금 당장 한국 정부가 이스라엘에 모든 종류의 무기수출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며 투쟁하자! 팔레스타인 마을을 부수는 HD현대건설기계, 이스라엘과의 집단학살 공모를 중단하라! 현대건설기계가 이스라엘에 판매한 굴착기가 팔레스타인 민중들의 집을 부수고 이스라엘 불법 정착촌을 늘리는데 사용되고 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민중들의 집을 무허가 건물이라며 부수고, 그 자리에 새 정착촌을 짓는다. 수많은 팔레스타인 민중이 폭력적인 정착민(settler)과 이스라엘 군대에 의해 목숨을 잃고 있다. 2023년 11월 13일(월) 팔레스타인평화연대와 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를 비롯한 부울경지역 단체들이 함께 현대건설기계 후문에서 이스라엘과의 사업중단을 요구하는 선전전을 진행했다. 이후 사회주의를향한전진은 팔레스타인 해방의 대의를 지지하는 울산 노동자, 활동가들과 함께 공동투쟁단위를 꾸려 집회, 선전전을 비롯한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현대건설기계 굴착기는 이스라엘의 강제점령 프로젝트를 위한 선봉대 역할을 하고 있다. 현대의 굴착기는 단지 굴착기가 아니라 전쟁범죄에 사용되는 무기이다. 전세계 노동자들이 이스라엘로 보내는 물자 선적을 거부하고, 공장을 점거하며 무기판매 중단을 요구한 것처럼, 현대건설기계 노동자들도 굴착기 공급을 거부해 이스라엘의 군사점령 확대를 중단시키자. 세계의 다른 노동자들과 함께, 팔레스타인 민중들의 절절한 호소에 한국의 노동자들도 연대투쟁으로 응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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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 총파업 연재기고] #9 투쟁 24일 차, 기만 씨의 마음2021년 여름,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 상담노동자들은 투쟁에 돌입했다. 약 1천 가지의 업무를 하며 하루에 약 120콜씩 전화를 받았다. 화장실 가는 시간도 통제받으며 인센티브를 더 받기 위해 경주하듯 일했다. 그러나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저임금 하청업체 소속 비정규직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투쟁의 결과는 ‘소속기관 전환’이었다. 온전한 직고용은 아니지만 비교적 고용 안정성이 나아지는 결과였다. 그러나 2년이 지난 2023년 11월,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1,600여 명의 상담사는 아직도 저임금 하청업체 소속 비정규직을 벗어나지 못했다. 기다리다 지친 노동조합원들은 원주에 위치한 국민건강보험공단 본사로 모였다. 이들은 어떤 마음으로 이곳에 모였을까, 하루하루 어떤 투쟁을 하며 그 속에서 어떤 감정을 느꼈을까 궁금했다. ‘오늘의 투쟁’을 하루하루 돌아보기 위해 조합원을 인터뷰해서 정리하기로 했다. 투쟁 24일 차는 부산2센터 소속이며 지회 정책부장인 김기만 조합원의 시선으로 돌아보았다. 2015년 4월, 기만 씨가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에 입사했다. 1년이 조금 넘었을 무렵 몸이 안 좋았다. 병원에선 한 달간 쉬어야 한다고 했다. 회사에 병가를 요청했는데 ‘그 정도 쉬려면 그만두셔야 해요’라는 말을 들었다. 결국 기만 씨는 회사를 그만두었다. 그만둘 때 이런저런 서류에 서명해야 했는데, 회사가 주는 거에 서명만 했다. 그러니 실업급여 대상에서 제외되었다는 말을 들었다. 서명을 잘못했다고 했다. 약 4개월 후, 기만 씨는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에 재입사했다. 3년 정도 더 일했다. 어느 날 잘 모르는 사람들이 찾아왔다. 노동조합을 만들 거라고 했다. 설명회를 하러 왔으니 모여달라고 했다. 기만 씨는 안 그래도 열악한 노동 환경 때문에 노동조합이 생기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터였다. 설명회 다음 날, 기만 씨와 많은 상담사가 가입서를 바로 썼다. 2021년 여름, 치열한 직고용 투쟁이 ‘소속기관 전환’으로 마무리되고 다들 각자의 지역/지회로 돌아갔다. 기만 씨는 부산에서 생각했다. ‘쉽게 될 리가 없어. 분명 회사는 소속기관도 안 해주려 할 거야. 언젠가 다시 투쟁하게 될 거야.’ 기만 씨의 생각은 현실이 됐다. 2023년 11월 1일부터 파업해야 한다는 말을 들으며 기만 씨는 ‘때가 왔구나’ 생각했다. 예상했던 거라고 화가 안 나는 것도 아니었다. ‘저번에 어떻게든 상황을 무마하려고 소속기관을 말한 거야. 다 순 거짓말이었던 거야.’ 억울했다. 2023년 11월 24일, 기만 씨는 원주로 향했다. 부산에서 동대구까진 기차로, 동대구에서 원주까진 고속버스를 타고 왔다. 날이 춥다. 부산도 원주도 한파가 찾아왔다. 기만 씨는 나름 옷을 따뜻하게 챙겨입었다. 기차를 타니 따뜻했다. 밖을 바라보니 햇살이 좋았고 평화로워 보였다. 기만 씨는 아이러니함을 느꼈다. 세상은 평온해 보이고 오늘 기만 씨의 생일이기도 했다. 그런데 우리 상황은 힘들고 마음은 전쟁터다. ‘사람들은 우리 상황을 잘 모르겠지.’ 건보공단과 노동조합의 상황이 어딘가에 파묻혀있는 거 같았다. 원주에 도착하니 오후 1시쯤이었다. 조합원들과 이젠 익숙해진 일상을 함께 했다. 밥을 먹었고 선전전과 결의대회를 했다. 부산2센터 집행부와 중간중간 이야기도 조금 나눴지만 대부분 “이날 조합원 숫자가 얼마나 될까요?” 같은 업무적인 이야기였다. 사실 기만 씨는 공단에 대한 분노도 있고 투쟁이 길어진다는 걱정도 있지만, 머릿속에 가득한 건 두 가지다. 하나는 단식하는 은영 누나 걱정, 다른 하나는 조합원 조직에 대한 걱정이다. 투쟁이 길어지면서 조합원들이 점점 힘들어하는 거 같아서 걱정이다. 가정이 있는 조합원은 농성하는 게 부담스럽단 걸 잘 알고 있다. 말을 꺼내기 어렵다. 하지만 투쟁을 포기할 순 없다. 조합원들에게 어떻게 하면 더 잘 다가가고 함께해달라고 할 수 있을까 항상 고민한다. 투쟁 24일 차, 기만 씨는 오늘을 ‘은영 지부장님을 걱정한 날’이라고 정리했다. 이은영 지부장과 기만 씨는 같은 센터 소속이다. 아주 친한 사이는 아닌지 몰라도 서로 반말하며 ‘누나’, ‘기만아’하는 사이다. 2년 전에 18일간 단식했던 은영 누나가 또 단식을 하고 그게 길어지는 걸 보며 걱정이 많다.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의 소속기관 전환을 향한 총파업 투쟁 24일 차, 익숙해진 투쟁과 평온한 날씨 속에서 마음이 전쟁터라서 아이러니했던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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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투쟁] 달아달아 밝은 달아, 유천초 투쟁 밝혀주세Instagram에서 이 게시물 보기 사회주의를 향한 전진(@marchtosocialism)님의 공유 게시물 ==== 이소연(변혁적여성운동네트워크 빵과장미) 안녕하세요. 저는 빵과장미에서 활동하는 이소연입니다. 저는 오늘 지면을 빌려 교육 노동을 담당하는 여성 노동자들이 겪는 부조리에 대해 말하고 싶습니다. 2022년 한국교육개발원의 교육통계 서비스 자료의 여성교원비율에 의하면 초등학교는 77%, 중학교는 71%, 고등학교는 57%입니다. 이 중에서 관리직 여성교원 비율은 현저히 떨어집니다. 초등학교는 54%, 중학교는 36%, 고등학교는 19% 정도입니다. 교육 노동자의 대다수는 여성 노동자이며, 모순적이게도 관리직에서는 낮은 비율을 차지합니다. 실제로 교육현장에서 일하는 여성 노동자들의 의견이 교육 행정이나 관리의 측면에서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것은 어떤 우연이나, 개개인의 갈등에 의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여성 교육 노동자들이 관리직 교원으로 진출하지 못하는 이유는 진급제한, 핵심업무배제 등 가부장적 자본주의의 한국 사회에서 주요 요직은 남자가 맡아야 한다는 구시대적인 발상을 교육계가 견고히 유지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일 것입니다. 사실 한국 사회에서는 가사, 돌봄, 교육 등 다음 세대의 사람들을 기르는 재생산에 관련한 노동은 여성들이 맡고 있지만 이들에 대한 인정, 대우는 그 중요성에 비해 한참 부족한 실정입니다. 우리 사회에서 어떤 것이 가치있는지,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지, 어떤 삶을 살 수 있는지에 대한 다양한 길을 알려주고 이끌어주는 것이 교육 노동자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사회의 가치체계를 다음 세대에 전하는 교육이 자본주의 체제를 공고히 유지할 다음 세대를 만들어내는 것에 치중되어 있는 것은 아닐까요? 성별이분법적인, 학벌주의, 학력주의 교육에서 벗어나 혁신에 대한 치열한 고민과 교육을 담당하는 공간에서 소위 ‘다르다’는 의견을 내고 주장하고 타협하지 않았다 하여 내리는 징계는 이 체계를 공고히 하려는 자본과 남성중심사회의 억압입니다. 사회주의를 향한 전진, 변혁적 여성운동 네트워크 빵과장미는 이 자본주의 체제와 가부장제에 의문을 제기하고 균열을 낼 것입니다. 내년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에 여성 파업에 적극적으로 조직하고 참여하여 여/성소수자에 대한, 노동자에 대한 억압, 차별, 배제, 낙인을 부수고 나아갈 것입니다. 유천초 공대위에 함께하는 동지들과 끝까지 연대하며, 자본주의적인, 가부장적인 교육 체계에서 벗어나 해방의 사회를 함께 만들어갈 지식 나눔의 순간을 만끽할 것입니다. 달아달아 밝은달아 / 강~강~술~래 유천초 투쟁 밝혀주세 / 강~강~술~래 여기 모인 노동자들 / 강~강~술~래 모든탄압 이겨내네 / 강~강~술~래 여성억압 이겨내고 / 강~강~술~래 비정규직 철폐하네 / 강~강~술~래 자본에 맞서싸워 / 강~강~술~래 노동해방 이뤄내네 / 강~강~술~래 달아달아 밝은달아 / 강~강~술~래 유천초 투쟁 밝혀주세 / 강~강~술~래 강~강~술~래 / 강~강~술~래 (김경미 빵과장미 동지 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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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의 젠더적 대안은 ‘탈성장’ 아닌 ‘노동자계급의 생산과 재생산 통제’ - 노동자계급의 페미니즘을 향하여2005년 미국 루이지애나 미시시피 일대를 덮친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인해 대피소로 이동한 여성들이 당한 강간 비율은 지역 기준보다 53.6배 높았다. 2015년 네팔 지진 이후 인신매매 피해자의 수는 15년 전보다 약 4배 증가했다. 2021년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한 뒤 여성 10명 중 7명은 파트너에 의한 언어적 또는 신체적 학대가 더 흔해졌다고 밝혔으며, 10명 중 6명은 공공장소에서 성희롱이 더 심해졌다고 말했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미국 남성의 실업률은 2020년 2월에서 4월 사이 355만 명에서 1,100만 명으로 증가한 반면, 여성의 실업률은 같은 기간 270만 명에서 1,150만 명으로 증가했다. 세계 성별 식량 안보 격차도 2019년 6%에서 2020년 10%로 확대됐다. 국내서도 팬데믹 이전 여성 노동자들의 자녀 돌봄 시간은 주당 43.7시간, 남성 노동자들의 자녀 돌봄 시간은 주당 41시간이었지만, 팬데믹 이후 여성 노동자들의 자녀 돌봄 시간은 63시간으로 늘었다. 성별임금격차 역시 2020년 66.6%에서 2021년 65.8%로 더 증가했다. 기후위기가 여성에게 더 치명적이라는 것은 알려진 사실이다. 기후위기는 성 중립적이지 않고, 성차별을 강화한다. 기후위기는 성별에 기반한 폭력을 확대하고, 임신성 합병증을 비롯해 여성의 성과 재생산 건강을 더욱 위협한다. 여성이 일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는 부족해지며, 무급 가사·돌봄 노동은 늘어난다. 즉, 기후위기는 여성억압과 같은 말이며, 이를 더 심화한다. 하지만 모든 여성이 기후위기에 더 많은 고통을 경험하는 것은 아니다. 클라라 체트킨이 여성 문제는 계급에 따라 달라진다고 명징하게 지적했듯,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후위기의 결과 역시 계급에 따라 달라지며, 그로 인해 더 악화한 젠더불평등을 경험하는 이들은 오로지 노동자계급 여성일 뿐이다. 자본가계급 여성은 기후위기가 여성에게 전가하는 고통에서 벗어난다. 그들 대부분은 기후위기로부터 안전한 공간에 있거나 생계를 위협받지 않는다. 기후위기가 심화한다고 더 많은 가사·돌봄 노동을 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그들은 녹색자본주의를 외치며 새로운 이윤을 찾고 있을 공산이 크다. 반면, 노동자계급 여성, 특히 도시빈민이나 농어촌, 장애인을 비롯한 소수자 여성의 생존권은 더 위태로워진다. 여성의 다수는 비공식부문, 병원이나 관광 서비스 등 저임금 불안정 일자리에서 노동하여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서처럼 기후위기로 인한 폐업과 실직에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또 공적 자원을 이용할 기회도 적어진다. 아울러 전 세계적으로 여성 노동자의 4분의 1이 종사하는 농업, 임업, 어업에서는 가뭄과 불규칙한 강우를 비롯한 기후위기로 인해 더 많은 노동을 수행해야 한다. 이동할 권리나 독립적으로 생활할 권리를 제한당해 온 장애여성의 생존권은 더욱 위태롭다. 가부장적 자본주의란 무엇인가 이 같은 상황에서 11월 말 COP28을 앞두고 ‘페미니스트 기후정의 선언(이하 선언)’이 준비되고 있다는 것은 반가운 소식이다. 선언은 페미니즘 관점이 기후정의 담론의 주요의제가 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제안되었으며, 특히 기후위기가 가부장제와 결탁한 자본주의 체제의 문제라는 것을 분명히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하지만, 선언은 기후위기의 원인을 가부장적 자본주의에서 찾으면서도 그 주요 문제나 대안은 탈계급적이라는 점에서 토론이 필요하다. 선언은 ‘가부장제적 자본주의’가 ‘남성중심의 경제 시스템’으로 ‘성장’과 ‘개발’만을 사회의 중요한 목표로 상정했고, 그 과정에서 생태계가 무차별적으로 파괴됐으며, 여성을 비롯한 사회적 소수자들의 노동은 비가시화되고, 저평가되었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기후위기의 해법으로 “여성·지역민 등 사회적 소수자가 주체가 되는 탈중앙집권적 기후위기 대응책”과 함께 ‘탈성장 돌봄사회로의 전환’을 요구한다. 즉, 선언은 ‘가부장제적 자본주의’라는 말로 기후위기에 젠더와 계급적 관점을 제기하지만, 대안에서는 젠더적 관점만 유지할 뿐 계급적 관점은 비켜간다. 아울러 대안도 ‘성장체제’에서 ‘탈성장 돌봄사회로의 전환’이라고 전제하여, 노동자가 생산하는 잉여가치 착취를 통한 자본가의 ‘이윤’ 창출을 최대 목적으로 하는 자본주의 체제의 계급적 본질을 다루지 않고 있다. 그러면 과연 ‘가부장제적 자본주의’는 어떤 체제일까? 가부장적 자본주의라는 말은, ‘가부장제’라는 억압적 젠더 체계를 포함한 체제 규정이다. 여기서 자본주의가 생산수단을 소유한 한 줌의 자본가계급이 노동자계급을 착취하고 수탈하는 계급사회라는 점을 전제하면, 가부장적 자본주의란 가부장제라는 젠더억압질서를 활용해 자본가계급의 이해를 관철하는 자본가 중심의 계급사회라고 할 수 있다. 그러면 이러한 가부장적 자본주의에서 야기된 기후위기가 여성에게 불균형적으로 전가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여성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떠맡은 노동자계급 재생산이라는 역할에 있다. 리즈 보걸에 따르면, 계급사회가 지속되려면 착취 가능한 노동력이 재생산되어야 하지만, 자본가들은 생산과 재생산을 갈라놓고 후자를 전자에 종속시킴으로써 노동력 재생산 비용을 절감하고, 간접적으로 이윤을 늘리는 조건을 확보한다. 임신출산하는 여성은 그 기간의 생계를 남성 부양자와 자본주의 국가에 의탁하게 됨으로써 종속적인 위치에 놓인다. 그러나 여성은 임신출산 뒤에도 가부장제 속에서 여전히 가사노동의 굴레에 얽매인 상태이기 때문에, 불완전한 노동력으로 취급되어 노동자계급의 하층으로 배치된다. 그 결과 직장을 구하더라도 고용이 불안정한 저임금 일자리로 내몰리며, 다양한 유형의 직장 내 성차별이 뒤따른다.* 결과적으로 가부장적 자본주의 체제 속에서 여성은 가정이나 사회에서 불완전한 성별로 존재하여 여성에 대한 폭력이 용인되고, 여성의 노동력은 저평가되며, 무급 가사·돌봄 노동을 떠안는다. 그리고 기후위기는 이 같은 조건을 더욱 심화하여 젠더폭력이나 무급 가사·돌봄 부담, 실업과 빈곤 등 기후변화로 초래되는 위기를 더 많이 떠안게 된다. *오연홍, 사회 재생산 이론과 계급 환원론, 전진 내부토론회, 2023.7.25 이를 전제하면, 기후위기에 필요한 페미니즘 관점은 자본주의 체제에서 여성이 떠맡은 노동력 재생산 역할과 그에 따른 노동력 평가절하와 직접 관련되어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자본이 여성에게 전가한 무급 가사·돌봄 노동을 사회화하고 여성의 노동권을 방어하는 것이 기후위기로부터 여성을 방어하는 핵심적 대안이 된다. 또한 궁극적으로 여성해방은 자본가들을 위한 체제인 가부장적 자본주의 변혁을 우회할 수 없다는 사실도 확인하게 된다. 아울러 이는 남성을 포함한 모든 성별의 노동자계급이 단결투쟁해 쟁취해야 하는 과제라는 점도 누락돼선 안 되는 문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문제는 경제의 규모가 아니라 계급관계다 그러나 선언은 기후위기의 대안을 ‘탈성장 돌봄사회로의 전환’이라고 전제하여 계급적 질문을 누락한다. 선언이 말하는 탈성장 담론은 자본주의가 환경 파괴와 생태 위기를 유발했다는 관점을 취하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 그러나 탈성장 담론은 계급적 관점을 누락해 자본주의 대량생산시스템의 근본 모순을 비껴간다. 즉, 경제체제가 누구를 위해, 어떻게 기능하는가의 문제임에도 생산의 규모에 관한 문제로 원인을 비틀어 버린다. 단적으로, 에코페미니즘을 말하는 반다나 시바는 대자본에 비판적인데, 그 맥락은 기술회의주의와 자급경제 선호를 전제한다는 점에서 극히 한계적이다. 이는 기술을 둘러싼 계급관계를 누락함으로써, 논의를 기술 자체로 소급한다. 스페인 마르크스주의 페미니스트 호세피나 마르티네스가 지적한 것처럼, 마르크스는 자본가들의 수중에서 과학기술 발전이 노동자를 위해 더 많은 자유시간을 만들어내는 게 아니라 오히려 더 많은 잉여노동을 창출할 뿐이며, 노동자에게서 노동의 짐을 덜어주는 게 아니라 더욱 육중한 쇠사슬로 묶어버리고, 노동자에게 규율을 강제하고 통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된다고 말했다. 또 시바는 “금융 중심의 성장 경제를 멈추고 생태 경제와 사회 경제를 늘려야 한다”고 말하지만, 이는 녹색자본주의나 민영화된 돌봄체계를 떠올리면, 무력한 주장일 뿐이다. 실비아 페데리치가 말하는 소규모 공동체의 상호부조도 계급투쟁의 중요성을 누락한 복고주의에 다름 아니다. 사이토 고헤이가 말하는 탈성장 코뮌주의 역시 계급투쟁이란 이행의 문제를 다루고 있지 않다. 일부 탈성장론자들도 인정하듯, 문제는 생산의 규모가 아니다. 단순히 생산의 규모를 조절하는 것으로는 현재의 기후위기를 해결할 수도, 여성억압을 없앨 수도 없다. 단적인 사례가 코로나 팬데믹 기간 나타난 여성억압 심화다. 이 기간 세계는 마이너스 경제성장률을 기록했지만, 여성은 오히려 더 큰 부담과 폭력을 겪어야 했다. 게다가 선진 자본주의 국가일수록 경제성장률은 둔화하여 왔고, 그럴수록 자본가들은 저개발 국가의 노동력 착취와 자원 수탈을 재촉해 왔다. 노동자계급의 생산과 재생산 통제 결국 자본주의가 여성과 사회적 소수자들의 노동을 비가시화하고, 저평가하는 이유는 단순히 자본주의가 ‘성장’과 ‘개발’만을 추종하기 때문이 아니다. 즉, 생산과 재생산의 지배구조 문제이자 생산과 재생산의 주인이 누구인가의 문제, 즉 자본가계급인가 노동자계급인가의 문제다. 자본주의는 오로지 자본가들의 이윤 추구를 위해 상품화할 수 있는 것만 개발하고 이를 위해 노동력을 위계화하고 착취하여 여성과 성소수자, 장애인의 존재와 이들의 노동을 저평가하고 비가시화한다. 그러나 선언이 말하는 “여성·지역민 등 사회적 소수자가 주체가 되는 탈중앙집권적 기후위기 대응책” 역시 대안이 될 수 없다. 가부장적 자본주의 체제의 지배계급은 ‘남성’이 아니라 자본가계급이며, 피지배계급은 노동자계급이다. 그리고 이 노동자계급에는 여성뿐 아니라 남성과 지역주민, 사회적 소수자 역시 포함된다. 물론 자본가계급에도 여성과 지역주민, 사회적 소수자가 존재하지만, 그들은 기후위기를 유발하는 당사자일 뿐이다. 이에 기후위기에 대해서도 계급적 관점에 기초한 주체화가 필요하며, 자본주의 체제를 갈아엎을 투쟁 역시 생산을 담당하는 노동자계급의 투쟁을 우회할 수 없다는 점에서 기후위기를 둘러싼 투쟁은 바로 계급투쟁의 문제라는 점을 누락하지 말아야 한다. 더구나 더욱더 잦아지고 있는 태풍이나 장마, 산불과 가뭄을 비롯한 기후재난을 생각하면 탈중앙집권적 기후위기 대응책이란 대안이 얼마나 무력할 것인지 알 수 있다. 비인간동물을 비롯한 전 지구적 생태계를 위협하는 문제 역시 ‘남성중심 경제체제’나 ‘성장체제’의 문제가 아닌 ‘자본가계급의 착취와 수탈’이라는 점을 명확히 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선언이 제안하는 대로 '남성중심의 경제시스템'이 문제이거나 '탈성장' 역시 대안이라고 볼 수 없다. 가부장적 자본주의가 양산한 기후위기, 그리고 이에 따라 심화하는 여성억압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노동자계급이 생산과 재생산을 통제하기 위한 투쟁이 필요하다. 생산과 재생산을 노동자계급이 통제하게 되면, 한편으로는 기후위기를 가속하는 생산부문을 폐지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여성에게 전가된 가사·돌봄 노동을 사회가 떠맡고 여성을 비롯한 소수자의 존엄을 보장하기 위해 현존 생산력을 계획적으로 재배치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노동자계급의 페미니즘 운동이 필요하다. 그것이 바로 여성에게 더 가혹한 가부장적 자본주의의 기후위기를 해결하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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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투쟁] 한 명도 잃을 수 없다! 해고없는 소속기관 전환 시행하라!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총파업 21일차 비정규직 이제그만 투쟁문화제Instagram에서 이 게시물 보기 사회주의를 향한 전진(@marchtosocialism)님의 공유 게시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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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센터 노동자들은 어디에 이의제기해야 하나요?”사진: 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 노동자 파업을 지지하는 구호를 외치는 토론회 참여자들 “아무도 생리휴가가 있는지 말해주지 않았다. 고객이 억지로 요구한 반성문인데도 관리자가 쓰게 했다. 제사 때문에 연차를 내자 고사리 산 영수증을 제출하라고 했다. 취업규칙 같은 건 본 적도 없었다. 야간에는 휴게실이 없어서 바닥에서 쪽잠을 자다 콜이 울리면 다시 받아야 했다. 직원은 모두 여성이고 관리자만 남성이다.” 이번에도 여성 노동자들은 할 말이 많았다. 지난 9일, 변혁적여성운동네트워크 빵과장미에서 진행한 ‘할말많’ 토론회에서는 또다시 여성 노동자들이 겪어 온 차별과 폭력에 관한 이야기들이 쏟아졌다. 특히 작년 12월, 저축은행중앙회 통합콜센터의 용역업체 변경과정에서 고용승계 약속을 어기고 4명을 부당해고한 원청과 하청 효성 ITX를 규탄하며 원직복직 투쟁과 단식 투쟁을 진행했던 이하나 동지와, 3월 14일 콜센터 노동자들에게 해고를 통보한 신용보증재단 콜센터 하청업체에서 파업 투쟁을 진행한 김민정, 임지연 동지가 참석해 콜센터 현장의 문제와 투쟁을 생생하게 들려줬다. 또 최근 ‘해고 없는 전환’을 쟁취하기 위한 국민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 노동자들의 전면파업까지, 여러 콜센터 여성 노동자들의 투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열린 토론회여서 더욱 의미가 컸다. 토론회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여성 노동자들이 투쟁을 결심하는 과정이었다. 이하나 동지가 저축은행중앙회 통합콜센터 측의 부당한 조치에 맞설 수 있었던 것은 “가만히 있으면 바뀌는 것이 없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김민정 동지는 “생존권을 타인에게 맡길 수 없어서” 투쟁에 나서게 됐다고 한다. ‘화이트칼라 공장’ 콜센터 산업은 배예주 빵과장미 동지가 설명했듯, “전자감시 기술이 결합된 ‘화이트칼라 공장(White-collar factory)’”이다. 예전 여성 저임금 직종이 ‘공순이’로 상징됐다면, 지금은 ‘콜순이’로 변화했으며, 노동조건은 여성 집중, 저임금, 고과(성과급), 비정규직·간접고용, 전자감시기술 등을 통한 노동통제와 감시, 숨 막히는 감정노동, 스트레스, 방광염, 높은 이직률 등으로 상징된다. 이러한 콜센터는 특히 1998년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파견법)’이 시행된 뒤 파견, 도급 형태의 간접고용이 대다수인 대표 직종으로 자리 잡았다. 그리고 간접고용이 지속될수록 노동조건 개선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간접고용에 이어 콜센터 상담사들의 노동조건을 더욱 열악하게 하는 것은 성과급제다. 성과급제는 콜 수 등을 채우지 못했을 때 월급을 깎는 형식으로 운영되어 강력한 노동통제 제도로 기능한다. 이런 상황에서 콜 수를 채워야 하는 콜센터 노동자들은 자리를 이탈하는 것은 물론, 쉬는 시간조차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이와 연관되어 문제가 된 것은 콜센터 노동자들의 건강권이다. ‘2023년 콜센터 노동자 건강권 실태조사 보고서 발표’에 따르면, 콜센터 노동자들의 대부분은 상지 통증, 허리 통증, 만성피로, 방광염 등의 증상 및 질환을 가지고 있었다. 이에 빵과장미 이영미 동지는 “2022년 업무관련 질병으로 인한 치료 경험 질문에 상지와 허리의 통증, 만성피로 비율이 70% 수준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한국 노동자 평균보다 적게는 3배, 많게는 6배나 높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군다나 최근 늘어나는 플랫폼 기업 콜센터 노동조건은 더 열악하다. 플랫폼 기업 콜센터는 여러 하청업체 계약을 통해 경쟁을 부추기며 그런 경쟁 속에서 노동자 착취는 더 강해진다. 2021년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실시한 ‘콜센터 노동자 인권상황 실태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플랫폼 콜센터 노동자의 고용형태는 간접고용 비정규직이 대다수다. 이들의 평균임금은 192만 원에 불과해 콜센터 노동자 평균임금(235.8만 원)에도 미치지 못하며, 강도 높은 감정노동에 시달리는 데다, 휴가 및 이석 통제도 더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노동자 차별과 억압의 집합소 이 때문에 콜센터는 여성 노동자를 차별하고 억압하는 집합소가 된다. 그러면 과연 콜센터 여성 노동자들은 어떻게 이러한 이의를 제기할 수 있을까? 노동자들은 “뭉쳐 싸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하나 동지는 동료들과 악의적인 규칙을 모아 회사에 개정하지 않으면 노동청에 가겠다고 항의했고, 때로는 회사 내에 대자보를 붙이기도 했다. 지난 복직 투쟁에서도 마찬가지였다고 한다. 그는 “침묵하면 우리는 계속 착취당할 수밖에 없고 이런 상황을 받아들여야 할 수밖에 없다. 우리뿐 아니라 다른 콜센터를 위해서도 우리가 계속 싸우고 투쟁해야 다른 곳에서도 노동자의 권리를 위한 투쟁이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용보증재단 콜센터 김민정, 임지연 동지는 1초라도 늦으면 지각에, 무급 조기출근과 연장근무, 제대로 쓰지 못하는 연차, 미흡한 보호조치를 비롯해 문제가 비일비재했지만, 노동조합이 만들어진 뒤 싹 바뀌었다고 한다. 노조가 결성된 계기도 재단이 노동자들에게 거짓 선전과 함께 정규직 전환 정책에 반대를 종용하자 이에 공동대응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김민정, 임지연 동지는 “그럼에도 2년마다 고용불안에 떨어야 하는 재계약 문제나 낮은 상담 권한, 민간부문의 낮은 조직률은 여전한 문제”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콜센터 노동자 투쟁은 그 절대다수가 여성이라는 점에서 여성 생존권을 위한 투쟁이기도 하다. 하지만 긴 노동시간, 퇴근하고서도 이어지는 무급 가사·돌봄노동, 만성적인 통증 및 스트레스로 여성 노동자들이 조직적 행동에 참여하기는 쉽지 않다. 가부장적 자본주의, 인종주의 사회가 요구하는 능력이 없는 여성은 저임금 불안정 노동을 해도 되는 존재로 여겨진다. 자본주의는 젠더와 인종 등을 매개로 노동자를 범주화하고 분할함으로써 착취를 더 강화한다. 그렇기에, 이렇게 어려운 상황을 뚫고 나오는 여성 노동자의 목소리는 울림이 더 크다. 그리고 이미 많은 콜센터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만들어 투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고군분투 중이다. 이 투쟁에 힘을 더하기 위해, 자본의 착취 구조를 면밀히 드러내고 대안을 제시하는 변혁적 페미니즘 지식 생산과 실천이 시작되어야 한다. 변혁적여성운동네트워크 빵과장미가 주도적으로 이 흐름에 앞장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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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투쟁] 생활임금 쟁취! 노동조건 개선! 해고없는 소속기관 전환 쟁취!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가 투쟁하는 이유Instagram에서 이 게시물 보기 사회주의를 향한 전진(@marchtosocialism)님의 공유 게시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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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투쟁] "팔레스타인 민중과 연대하는 이들에게 "반유대주의"를 덮어씌우는 이스라엘의 궤변을 단 한 순간도 받아들이지 마십시오!"Instagram에서 이 게시물 보기 사회주의를 향한 전진(@marchtosocialism)님의 공유 게시물 *사후보도자료에 담긴 유재익 님의 발언전문을 공유합니다. 안녕하십니까? 먼저 오늘 집회의 기획 및 주최를 담당하는, 플렛폼씨를 비롯한 시민 단체들과, 오늘 시간을 내어 함께 하게 되신 모든 이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저는 한국에 체류하는 유대계 미국인 유재익이라고 합니다. 물론, 본명은 “유재익”이 아니지만, 한국에서 동물권 활동을 하면서 한국 이름을 만들기로 했고, 유태인이라는 저의 소중한 정체성을 담아 “유”씨 성을 가지기로 하였습니다. 저희 고조부모님 세대는 리투아니아, 폴란드 등 동유럽 지역에서 미국으로 이주하셨고, 증조부모님 세대, 조부모님 세대에 이어 모두 다 유태인이신 저희 부모님께서 저를 유태인 초등학교, 유태인 중학교에 보내셨습니다. 거기서 저는 구약 성경과 유대교의 율법을 공부하면서 현대 히브리어, 즉 이스라엘 히브리어를 제2 언어로 배웠습니다. 지난 번의 팔레스타인 연대 긴급행동에 참여했을 때, 다음에 또 참여할 계획은 있었지만, 오늘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발언까지 할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 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제가 평소 정말 좋아하는 한국인 인기 유튜버의 한 영상을 보고, 특히 한국 사회에서 발언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마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 영상에서는, 이스라엘의 전쟁 범죄를 목도하는 여러 나라의 반응을, 거의 백만 명의 시청자에게 설명하면서, 미국 사회가 “팔레스타인인과 유대인으로 나뉘었다”고 말했습니다. 영상마다 수십, 수백만 명의 조회수를 기록하는, 시사뉴스 전문 유튜버조차도 그렇게 이야기를 할 정도이니, 한국 사회 전반에서 “이스라엘 정부를 지지하는 세력은 유태인, 비판하는 자는 모두 비유태인”이라는, 잘못된 인식이 얼마나 팽배하겠습니까? 저는 그 유튜버가 많은 한국인들과 마찬가지로 “유태인”과 “시온주의”의 차이를 아직 모르기 때문에 그렇게 이야기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차이를 모르는 것은 바로 이스라엘 정부가 의도하고 공격적으로 선전해 온 지점입니다. 여러분, 시온주의라는 것은 팔레스타인인의 존재와 존엄성에 신경을 쓰지 않은 채 그들이 살던 땅에 유태인의 국가를 건국하여, 전쟁과 점령으로 그 나라를 확장하는 것을 주장해 온 민족주의 사상입니다. 19세기 말에 시온주의가 탄생했을 때부터, 그러한 사상에 대한 유태인들의 견해는 팽팽히 대립해 왔으며, 지금 이 순간에도 시온주의를 규탄하는 유태인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이스라엘 정부는 시온주의자가 곧 유태인인 것 마냥 선전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 생각해봅시다. 서양에서 나치 독일이 자행했던 홀로코스트의 역사 때문에, 반유대 혐오가 매우 진지하게 문제시되는 사회 분위기가 형성되었습니다. 이스라엘 지지 세력은 이것을 이용해, “시온주의”가 곧 “유태인”이라 명명하며, 이스라엘 정부의 군사적 점령과 전쟁 추진을 비판하는 것을 마치 유태인에 대한 혐오 발언인 양 포장하고 있습니다. 팔레스타인에 대한 폭력을 정당화하는 데, 휴전을 요구하는 언론사와 일반 시민에게 재갈을 물리는 데, 꽤나 유용한 수사적 도구로, 이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스라엘의 행동을 좌시할 수 없겠다며 “Not in our name”, 즉 “우리 이름으로 학살하지 말라”는 문구의 셔츠를 입고 워싱턴 DC 미국 국회의사당을, 그리고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기차역인 뉴욕 그랜드 센트럴 터미널을 점거하여 휴전을 요구한 수 천명의 유대계 미국인 시민 불복종자들은 반유대 세력입니까? 이스라엘의 건국을 “인종청소”라고 고발한, 이스라엘 출신 역사학자 일란 파페 박사님과, 현재 이스라엘이 자행하는 가자 공격을 “제노사이드의 교과서적 사례”라고 성명한 홀로코스트 연구자 라즈 시걸 교수님을 비롯한 이스라엘 정부와 시온주의를 비판하는 이스라엘 인권 운동가와 수많은 유태인 학자들은 반유대 세력입니까? 오히려, 반유대 혐오와 폭력으로 가득찬 저희 유태인 조상님들의 괴로운 역사를 바라보는 입장에서, 억압받는 이들과 연대하여 모두의 자유, 모두의 해방을 위해 투쟁하는 것이 유태인으로 살면서 가져야 하는 진정한 가치관이자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치 홀로코스트 때, 바르샤바 게토 봉기에 참여한 이후,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와 마이다네크 강제수용소에 갇혀 나치에 의해 일가족을 잃게 된 부모 슬하에서 자란 미국 정치학자, 노먼 핑켈슈타인 박사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 “바로 그 이유로, 일가의 모든 가족 구성원들이 홀로코스트 아래 박멸당한 부모님께서 저에게 주신 바로 그 가르침 때문에 나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범죄를 저지를 때 침묵하지 않을 것입니다!” 같은 이유로, 저는 전적으로 유태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덮어씌워지는 “이스라엘 정부가 대표하고 보호해 주는 사람”이라는 정체성을 거부하겠습니다. 저는 전적으로 이스라엘 정부가 가자지구에 가하는 봉쇄와 폭격 전범을 규탄하겠습니다. 저는 전적으로 자유를 간절히 바라며 지옥 속에서 존엄하게 살아 있는 것만으로 이스라엘의 억압에 저항하는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겠습니다. 그리고 저 같은 유태인은 적지 않으니, 제가 한 말이 “반유대 혐오”라고 누명을 씌우려는 세력들의 궤변을 단 한 순간도 받아들이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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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투쟁] ‘단결 트젠, 용산은 젠더땅’ 6회 트랜스젠더 추모의 날 집회 : 트랜스젠더도 시민이다, 기본권 보장하라!Instagram에서 이 게시물 보기 사회주의를 향한 전진(@marchtosocialism)님의 공유 게시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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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여성뉴스 브리핑] 성희롱 난무하는 아르바이트 현장. 법적 처벌 규정도 없다1. 성희롱 무법지대에서 일하는 아르바이트생 카페·편의점에서 일하고 있는 10·20대 아르바이트생들이 무차별적 폭행과 폭언, 성희롱을 당하는 사건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소형 카페나 편의점은 혼자 일하는 때가 많아, 고객의 폭력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된다. 특히 언어적 성희롱의 경우 현행법상 별도의 형사처벌 규정이 없어 아르바이트생이 ‘성희롱 무법지대’에서 홀로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감내하는 현실이다. 아르바이트생 절반 이상이 일터에서 괴롭힘(성희롱, 폭언, 폭행 등)을 경험한다. 작년 ‘3.8세계여성의 날 기념 여성청소년 노동경험’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중 34%가 반말 및 욕설, 폄하를 당했고, 21%가 성희롱과 꾸밈노동을 강요당했다고 한다. 현행법에서 ‘성희롱’은 양성평등기본법, 남녀고용평등법을 토대로 근로관계를 전제로 한 ‘직장 내 성희롱’에 대해서만 규율하고 있어 가해자가 고객일 경우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또한 해당 법안들에서도 신체 접촉이 없는 언어적 성희롱에 대해선 별도의 형사 처벌 규정이 없다. 20대 국회에서는 이와 관련하여 2개의 성희롱 관련 법안이 발의됐으나, 두 법안 모두 심층적 논의 없이 국회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현재 21대 국회에서는 관련 법안이 발의되지 않았다. <참조 기사> https://www.segye.com/newsView/20231115522389?OutUrl=naver 2. ‘단결트젠, 용산은 젠더땅’ - 트랜스젠더 추모의 날 집회 2018년부터 진행된 트랜스젠터 추모의 날 집회가 올해도 지난 18일 이태원광장에서 열렸다. 사회주의를향한전진도 참여한 추모 집회에서 참가자들은 편견과 비아냥으로 인해 삶을 등진 이들을 추모하고 애도하는 것에 머물지 말자고 외쳤다. 또 성소수자 차별과 혐오를 넘어 울분에 찬 투쟁을 통해 모두가 평등과 존엄을 누릴 수 있는 사회를 만들자고 다짐했다. 아울러 이날 추모 집회에서는 트랜스젠더만이 아니라 장애인, 이주노동자 등 소수자들에 대한 모든 차별과 혐오를 규탄하고 폭로하는 목소리도 울려 퍼졌다. <참조 기사> https://socialism.jinbo.net/bbs/board.php?bo_table=news&wr_id=631&me_id=16&me_code=30 3. 프랑스,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빈곤의 여성화 심화 프랑스의 가톨릭자선기관이 이번 주에 발표한 지원보고서에서 ‘빈곤의 여성화’를 지적했다. 기관이 지원한 빈곤층이 2022년 78만 명에서 올해 100만 명으로 대폭 증가했는데, 대상자는 주로 비혼모(25.7%)와 독신 여성(20.9%)을 포함한 성인 1인 가구가 75%였다. 2000년대 초 빈곤층 여성의 비율이 전체 52%에서 2022년 57.5%를 차지하며 증가하는 상황과 일치한다. 이는 프랑스국립통계연구소(INSEE)가 낸 통계 결과와도 유사하다. INSEE의 2021년 통계 결과에 따르면 전년도에 비해 50만 명이 추가로 빈곤선 아래로 떨어져 빈곤 인구 비율이 프랑스 전체 인구의 14.5%로 증가했다. 책임자 장 메흐카트는 “빈곤한 한부모 가정의 90% 이상은 수입이 적어 양육비가 부족하다. 여성은 주로 저임금 일자리에 고용되고, 시간제로 일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자녀 돌봄과 가사로 경력 개발을 하지 못한다. 또한 이혼하면 생계가 막막해진다”고 말했다. 또 “노동시장, 일자리의 젠더 불평등은 성별 연금격차로도 이어지며,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플레이션이 심화했고 난민 여성의 비율이 늘어난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기관은 대상자 약 5만 건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작년 이들의 평균소득은 538유로, 하루18유로(19달러)로 프랑스 빈곤선인 1,211유로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금액으로 이들이 살고 있다며 “한 달에 538유로로는 생활할 수 없다. 특히 여성 부양자는 자녀 양육을 위해 인간관계, 외출, 적절한 영양 섭취를 포기하면서까지 자신을 희생한다”라고 강조했다. 기관은 마크롱 정부가 ‘비경제활동인구’에 지원하는 것에 대해 ‘미친 돈’이라고 말한 것을 비판하며 정부가 최저임금과 연동한 빈곤층 지원계획을 확대할 것을 요구했다. 기관은 “지원 신청자의 60%는 통계상 ‘비경제활동인구’인 실업자다. 그들은 학교, 병원, 푸드뱅크, 아픈 가족과 친척, 불안정 일자리의 면접을 위해 숨 가쁜 일상을 산다. 그런데 정치꾼들이 이들 때문에 막대한 돈(미친 돈)이 든다고 말하는 건 틀린 것이자 불공정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참조 기사> https://www.france24.com/en/france/20231115-feminisation-of-poverty-france-s-cost-of-living-crisis-is-hitting-women-hardest 4. 출산휴가 뺀 성과급 산정은 차별...인권위 차별시정 콜센터 상담사로 일하는 여성 노동자가 보건휴가, 출산 전·후휴가, 유산·사산 휴가 등 여성이 주로 사용하는 휴가를 성과급 근무율 산정 시의 근무 시간에서 제외하는 것은 여성에 대한 차별이라며 인권위에 진정했다. 진정 내용에 대해 사측은 남녀를 불문하고 근로 제공 여부에 따라 성과급을 산정했을 뿐, 이를 ‘성별’로 구분하지 않았다고 소명했다. 인권위는 보건휴가, 출산 전·후휴가 및 유산·사산 휴가는 명백하게 여성만 사용할 수 있는 휴가여서 불리한 대우에 해당한다며, 이를 이유로 성과급에 불이익을 주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판단했다. <참조 기사> https://www.humanrights.go.kr/base/board/read?boardManagementNo=24&boardNo=7609623&menuLevel=3&menuNo=91 5. 네덜란드노조연맹, 여성이 주로 일하는 부분의 임금 대폭 인상 요구 11월 15일은 유럽연합이 정한 동일임금의 날이다. 성별 임금격차 해소란 이슈가 대두된 지 약 70년이 지났지만, 문제는 여전하다. 유럽연합에서도 여성이 남성보다 13%나 낮은 임금을 받고 있다. 네덜란드노동조합연맹(FNV)은 성명을 통해 여성이 주로 일하는 부문의 임금 대폭 인상과 공공돌봄 확대를 요구했다. 네덜란드노조연맹은 성별 임금격차는 지난 2년간 오히려 커졌다고 밝히며 정부와 정치인들이 말하는 임금격차 해소는 48년 동안 어떤 효과도 없었다고 비판했다. 노조연맹은 자체 설문조사결과, 응답자의 55%가 임금격차를 경험했다며 여성 노동자가 주로 일하는 부문의 임금을 대폭 인상할 것을 촉구했다. 아울러 사용자에게 임금 차별 문제를 제기하는 여성 노동자가 괴롭힘을 당하거나 계약 연장을 거부당하는 사례를 지적하고 이들 노동자에 대한 보호조치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돌봄노동에 관한 설문에는 여성 노동자의 98%가 가사, 양육과 비공식 돌봄 등 무급 노동의 가치를 높게 평가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노조연맹은 육아와 돌봄에 대한 노동자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포괄적(비공식) 돌봄에 대한 유급 휴가를 폭넓게 제공하는 등 정부가 제대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참조 기사> https://nltimes.nl/2023/11/14/equal-pay-day-trade-union-calls-big-wage-increases-sectors-many-women-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