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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삼성 하청 ‘케이엠텍’ 청년노동자의 백혈병 발병과 부당해고에 맞선 투쟁작년 겨울, 한 아버지가 반올림에 연락을 해왔다. 스무 살 아들이 백혈병에 걸려 투병중이라고 했다. “우리 승환이가 구미에 있는 케이엠텍에서 일하다 백혈병에 걸렸습니다. 갤럭시 핸드폰을 만드는 삼성전자 1차 협력회사에서요. 주말에 대학도 다니고 주중에 일하며 돈도 벌어 보겠다는 아들이 대견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삼성이라는 타이틀을 믿고 보냈거든요., 아주 건강했던 아들이에요. 그런데 백혈병에 걸리자 회사는 나 몰라라 합니다.” 승환 아버지의 이야기는 17년 전 만난 또 다른 아버지 황상기 님을 떠올리게 했다. 삼성반도체 백혈병 사망노동자 고 황유미의 아버지 황상기 님도 그간 혼자 겪었던 억울한 사연을 처음 만난 자리에서 쏟아냈었다. 안타깝게도 2007년 황유미 님은 스물셋의 나이로 사망했다. 그 뒤 아버지는 ‘삼성을 상대로 싸울 사람들’을 찾아다녔다. 아버님의 호소에 노동시민사회단체들이 힘을 모아 반올림(구 삼성반도체백혈병대책위)을 만들었고, 그 뒤 실로 많은 직업병 피해자들이 제보를 해왔다. 그 힘으로 삼성과 정부를 상대로 직업병 책임을 묻는 싸움을 했다. 2018년에는 삼성전자 대표이사의 사과, 피해자들에 대한 배제 없는 보상, 재발방지대책 약속도 받아냈다. 불가능해 보였던 반도체 직업병 산재인정의 길도 만들어졌다. 이러한 피해자들의 투쟁으로 삼성전자의 작업환경도 눈에 띄게 개선되었다. 더 이상 황유미가 했던 업무와 같이 화학물질에 그대로 노출된 채 세정작업을 하는 설비는 찾아볼 수 없다. 그러나 첨단 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전략들, 영업비밀 우선주의, 새로운 제품의 빠른 출시와 기술혁신 등은 새로운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게다가 알려진 유해위험 업무들은 사내외의 하청업체로 상당부분 외주화되었다. 그러하기에 직업병 피해는 현재진행형이다. 그리고 이번에는 그동안 잘 드러나지 않았던 휴대폰 하청노동자의 백혈병 피해였다. 산재신청 승환님의 투병 중 손가락 사진 (사진=이종란) 처음 접한 삼성 휴대폰 하청노동자의 백혈병 피해문제다. 그런데 노동자들의 진술 외에는 정보가 너무 없었다. 산재신청을 준비하면서 회사에 작업환경측정 자료와 물질안전보건자료 등 산업안전보건법상 사업주가 갖춰야 하는 안전보건자료를 요청했으나 회사는 측정자료 겉표지와 함께 유해물질 노출은 없다는 식의 결론 외에는 아무것도 제공하지 않았다. 케이엠텍에서 일하다 어떤 유해요인에 노출되어 백혈병이 걸렸는지를 과연 입증할 수 있을까. 현행 산재보험법상 업무와 질병간의 상당인과관계는 피해노동자 측에서 입증하도록 되어 있는데, 안전교육도 받지 못한 노동자가 어떤 유해인자에 노출되었다고 증명할 수 있을까. 게다가 회사는 아무 책임도 지려 하지 않는다. 승환님은 앞 공정에서 고온 납땜이 되어 넘어온 휴대폰 기판에 검은 플라스틱 조각들을 하루 2천개씩 조립했다고 했다. 1개씩 조립할 때마다 에어건(Air Gun)을 반복해 사용했는데 그때마다 달콤한 향(방향족 화학물질 냄새)이 났다. 어디선가는 시큼한 냄새(산 류의 물질 냄새)도 났다. 이 냄새들의 정체는 과연 무엇인지? 몸에 어떤 영향이 있는지 기업이 노동자에게 확인시키고 노출되지 않도록 할 의무가 있지만 케이엠텍은 문제없다고만 강조할 뿐이다. 승환님이 일하면서 낀 하얀 장갑이 매일 새까맣게 변했다. 이 분진의 정체는 무엇인가. 작업대 바로 앞에는 고주파 장비가 있는데 이것이 몸에 어떤 영향이 있는가. 제품의 불량이 발생하면 동료가 인두 납땜도 같은 공간에서 했었다. 납땜할 때 유해물질이 발생할 수 있다. 방수용 갤럭시 폰 제작에 접착제가 사용되고 고온에서 발암물질이 발생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제대로 위험을 확인할 길이 없다. 국가나 기업도 모르는 위험을 노동자가 증명해야 인정한다는 부당한 산재보험제도이나 달리 방법이 없었다. 하는 수 없이 아는 만큼의 유해물질 노출과 미지의 위험에 대해 지적하며 승환님은 4월 17일 근로복지공단에 산재요양급여신청서를 접수했다. 최종 판정까지 1년 안팎의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그나마 제대로 조사가 이루어질지는 의문이다. 백혈병에 걸리자 무급휴직 끝에 해고하다 승환님은 작년 9월 백혈병이 발병한 뒤로 7번의 항암치료를 받았고, 올해 3월말 조혈모세포 이식수술을 했다. 살기위한 치료 과정이라지만 고통은 심각했다. 아파서 잠도 못자고 먹지도 못했다. 이식 후 심하게 목구멍과 항문이 헐고, 염증반응으로 온몸이 까맣게 변했다. 아들의 고통이 커질수록 부모의 마음도 타들어갔다. 무책임한 회사에 대한 분노도 커졌다. 그간 회사는 치료비 한 푼 보탠 것이 없다. 무급휴직 4개월 만에 예고도, 서면통지도 없이 일방적으로 해고한 것이 회사가 한 전부다. 어느 날 집으로 날라 온 건강보험 통지서의 변경사항을 보고 해고가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노동자는 소모품이 아니다. 당장 일할 수 없는 몸이라고 하더라도 사업주가 일방적으로 해고하는 것은 명백한 부당해고다. 근로기준법에도 산재노동자의 요양기간과 그 이후 30일간을 절대 해고금지기간으로 두고 있기도 하다. 그럼에도 케이엠텍은 산재가 의심되는 중대질병으로 아픈 노동자를 예고도 없이 내쫓은 것이다. 원청과 하청은 치료비와 생계비 지원에서도 큰 차이가 있었다. 사실 원청 삼성전자는 반올림 직업병 투쟁 과정에서 자체 유급병가, 상병휴직, 치료비 지원제도를 대폭 향상시켰다. 이러한 기업의 상병지원제도는 공단에 정식의 산재신청을 줄이는 수단이 되기도 하나, 당장 치료와 생계를 위해 노동자에게 도움이 되는 제도이기도 하다. 그렇게 삼성전자는 산재여부와 무관하게 치료비와 검사비용 일체를 회사가 지원하고, 최대 3년 6개월의 유급병가 및 상병휴직을 지원한다. 그러나 삼성1차 하청 케이엠텍은 노동자가 아플 경우에 치료비 지원은커녕, 취업규칙에 보장하는 1개월의 무급휴직제도가 전부였다. 그나마 회사는 승환님의 상황을 봐주어 3개월 더 무급휴직을 연장했다며 생색을 냈다. 학습노동자는 ‘아프면 쉴 권리’도 없다? 대학의 부당한 퇴학 조치 승환님은 대학에서도 퇴학조치를 당했다. 케이엠텍에서 일하다 주말에는 칠곡 소재 영진전문대를 다녔는데 백혈병 투병으로 수업 일수를 채우지 못했다면서 대학은 3개월 만에 강제자퇴(사실상 퇴학)시켰다. 어떻게 휴학 안내도 없이 대학이 막무가내로 아픈 학생을 퇴학시킬 수 있을까? 이 기막힌 현실은 해당 제도가 기업에 인력 공급을 우선하는 산학협력 제도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케이엠텍과 영진전문대학이 맺은 ‘고숙련 일학습병행제(P-TECH)’는 일종의 대학생 현장실습제도인데 2년간 산학협력 기업을 다니면 학사 자격을 부여하는 제도로 관련 법률도 제정되어 있으나 여기에는 장기휴학을 보장하는 조항조차 마련하지 않고 있다. 대학은 법제도가 없어 휴학은 안 된다고 했다. 다만 이 억울한 사연이 알려지면서 대구, 구미지역 노동시민사회단체 등이 영진전문대의 퇴학조치를 비판하고 여러 매체에서도 보도를 냈다. MBC 기자는 장기휴학이 가능하다는 교육부 지침을 찾아 보도했다. 그러자 대학은 절대불가하다는 입장에서 선회하여 승환님에게 복학 및 휴학 조치를 내렸다. 이렇게 승환님의 퇴학문제는 해결되었지만 여전히 일학습병행 제도의 문제점은 남아있다. 더 근본적인 문제도 있다. <다음 소희> 영화에서도 드러나듯 현장실습 노동자들은 저항하기 힘든 사회적 지위에 놓여있다는 점이다. 이는 위험에 내몰리게 하는 중요한 요소다. 미숙련노동자라는 조건도 위험한 지점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그동안 현장실습노동자들의 안타까운 죽음을 계속 봐왔다. 죽음을 부여잡고 싸운 유가족들, 현장실습문제를 제기한 교사들, 노동시민사회의 지속적인 투쟁으로 지금은 고등학교 현장실습제도에 안전권, 노동권 관련 기업의 의무적 조항과 학교의 감독 제도가 생겨나긴 했지만 ‘현장실습’이라는 구조적 취약성의 문제는 고스란히 남아있다. 하청노동자 백혈병 발병, 삼성이 책임져라 4월 17일 첫 기자회견을 삼성본관 앞에서 가졌다. 반올림, 아프면쉴권리공동행동 등 48개 단체가 공동주최로 참여한 기자회견을 통해 삼성전자에 책임을 촉구했다. 삼성 갤럭시 휴대폰을 만들다 백혈병에 걸린 하청노동자 산재 문제에 원청 삼성전자는 책임을 비켜갈 수 없다. 국제사회가 공급망의 최정점에 있는 모기업에 협력업체는 물론이고 연루된 모든 공급망에 환경과 인권 침해 등을 규제하도록 공급망 인권실사 제도를 요구하고 있는데다가, 삼성전자는 협력업체에 대해 일찍이 노동 인권, 안전, 환경 등을 준수하도록 하는 ‘협력업체 행동규범’을 마련해 뒀다. 사실 이러한 행동규범이 만들어지기까지 휴대폰 분야만 뒤돌아봐도 하청 노동자들의 아픔과 저항의 역사가 있다. 아이폰 생산 기업 애플사는 미국자본이지만 생산은 중국과 대만에 있는 폭스콘 회사가 해왔고, 폭스콘 노동자들은 아이폰 생산 압박에 심각한 과로와 열악한 환경에 시달려 2012년경 중국노동자들이 연쇄 자살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국에서도 삼성, LG 등에 납품하는 핸드폰 부품 제조업체(2차, 3차 하청)에서 사용한 메탄올이라는 독성물질에 노출되어 2016년경 청년노동자 여러 명이 눈을 실명당하고 뇌손상까지 입는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안타깝게도 동일한 사고가 2023년초 베트남 삼성 하청공장에서도 발생했다). 삼성전자 행동규범은 이런 탄생배경을 가지고 있고, 삼성은 의무를 다해야 한다. 이번 케이엠텍과 같은 협력업체에 대해 곧바로 적용할 수 있는 규범이었다. 그러나 삼성은 나서지 않았다. 겉으로만 행동규범을 내세울 뿐 최소한의 실천도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아픈 건 부모책임’이라는 하청 사장의 헛소리 삼성 본관 앞 기자회견 후 보도가 되자, 반응이 없던 케이엠텍 사장이 아버님께 만나자고 연락해 왔다. 구미에서 부산까지 공장장과 함께 과일바구니를 사들고 왔다. 아파서 먹지도 못하는 승환님에게, 아픈 뒤 7개월 동안 단 한 번도 연락 없던 회사 대표이사가 급하게 찾아온 이유는 위로금으로 상황을 무마해보려는 꼼수였다. 사장은 피해자의 아버지를 더 가슴 아프게 했다. 자신이 그동안 직원들을 위해 최선을 다했고, 고혈압, 당뇨병에 걸린 직원들의 건강관리까지 신경써왔다고 하면서, 결코 백혈병은 회사 때문이 아니라고 강조하더니 결국 “아픈 건 부모책임”이라는 말로 승환님 부모님에게 잊기 힘든 상처까지 줬다. 승환님 아버님은 위로금이 든 봉투를 돌려주고는 이런 식으로 무마하려 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구미공단 노동자들의 연대 어떻게 무책임한 회사를 상대로 싸울 수 있을까. 게다가 회사는 구미에 있는데 어떻게 하나 걱정만 앞서는데 케이엠텍 투쟁에 관심을 보인 반올림 후원회원이자 전진 회원인 한 분이 ‘구미에 연대해주실 동지들이 있습니다’라고 했다. 그 후 전화가 왔다. 차헌호 아사히글라스 지회장이다. “케이엠텍 공장앞에서 아침 출근선전전을 해 볼께요. 대신 공장 앞에 달아놓을 현수막 문구 10개만 알려줘요.” 먼저 요청한 것도 아닌데, 매주 케이엠텍 앞에서 출근선전전을 알아서 한다고? 아무리 전국에서 가장 모범적으로 연대하는 동지들이라 들었지만, 전화로 듣고도 믿기지 않았다. 거듭 고마움을 표현했다. 새벽 기차를 타고 내려가 첫 출근선전전 만큼은 함께했다. 케이엠텍 회사는 아사히글라스 회사의 바로 옆 블록에 있었다. 아사히지회 해고노동자들은 케이엠텍 출근선전전을 가장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 어느 시간대에 노동자들이 가장 많이 출근하는지 조사했다. 바를 ‘정(正)’자를 종이에 새기며 출근 시간대를 파악했다. 7:40~8:20 사이가 가장 많이 출근하는 시간이라 파악하고는 그 시간에 맞춰 약속대로 매주 목요일마다 선전전을 했다. ‘케이엠텍은 백혈병 산재 발생 책임을 지라’고 마이크를 잡고 호소하고, 케이엠텍 노동자들에게 반올림이 만든 선전물을 나눠주었다. 이렇게 공장 앞 선전전이 시작되고 5월 14일 제2차 기자회견을 케이엠텍 회사 앞에서 하겠다고 예고하자 회사 사장은 다시 부산 승환님의 집 근처까지 찾아왔다. 집요하게 아버님께 전화를 계속 했다. 아픈 게 부모책임이라던 대표이사인데 다시 다급해져 만나자고 한 이유는 분명했다. 삼성이 보이지 않게 압력을 행사했는지를 확인할 수 없었으나 언론보도에 삼성도 대응을 하고 있었다. 하청 사장으로서 이 문제가 더 확대되는 것에 큰 부담이 있었던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피해자 집에 찾아가 무마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아버님은 대표이사에게 그 뜻을 분명하게 전했다. 기자회견 후 공식면담은 회사에서 가지겠다고 했다. 5월 14일 기자회견에는 구미와 대구경북지역의 많은 노동시민사회단체가 연대했다. 대구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를 비롯해 현장실습 문제를 비판하며 활동해온 여러 단체, 아사히글라스(비정규직)지회 동지들, 민주노총 구미지부 동지들, 지금도 250여 일째 고공농성을 하면서 고용승계 투쟁 중인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에서도 참여했다. 반도체 노동자들인 KEC지회 동지들도 함께했다. 이렇게 구미공단 노동자들이 한 사업장 노동자들처럼 뭉쳐 싸우고 있었다. 거기에 케이엠텍이 있었던 것이다. 케이엠텍도 이 노동자들의 연대에 많은 긴장을 했다. 협상 과정에서 드러난 작업환경의 문제점 5월 14일 기자회견 이후 회사와 공식적인 협상을 시작했다. 피해자의 아버님, 반올림 활동가인 본인, 차헌호 지회장이 교섭위원으로 함께했다. 첫 면담에 앞서 안전보건자료의 제공과 현장 실사를 강력히 요구했다. 산재입증에 필요한 것들이었다. 회사의 태도를 지켜보는 시선들이 생기자 회사는 조금씩 양보안을 내놨다. 안전보건자료를 얻고 현장실사를 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여러 문제를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승환님이 일한 부서의 공기 질이 좋지 않았다. 현장실사에 참여한 공조배기분야 전문가(30년간 공조배기 엔지니어로 일한 분)의 판단에 따르면, 작업공간에 비해 배기환기 장치가 부족했다. 천장의 환기팬도 멈춰 있었고(회사는 주기적으로 도는 구조라 설명), 옥상에는 유해물질을 걸러줄 정화장치도 없었다. 에폭시 수지(몰딩용 물질)를 고온 경화하는 과정에서 2차 부산물로 벤젠, 포름알데히드 등 백혈병을 유발하는 발암물질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러한 유해물질이 옥상으로 빠져나간 뒤에 다시 환기구를 통해 현장으로 재유입 될 수 있는 구조였다. 공장 옆의 식당이나 기숙사에도 오염된 공기가 퍼질 수 있었다. 오븐의 국소배기장치도 부족했다. 물질안전보건자료만 보더라도 다양한 유해물질이 취급되었다. 솔더 페이스트, 플럭스, 접착제, 세척제, 에폭시 수지, 마킹용 잉크, 윤활제 등을 사용함에 있어 국소배기와 보호구가 필수인데 일부공정은 국소배기와 적절한 보호구가 지급되지 않았다. 작업환경측정 자료에도 ‘각 공정 작업 시 취급하는 유해인자가 공기 중으로 확산되어 근로자에게 노출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었다. 그러나 회사는 이러한 작업환경 문제점을 그간 전혀 인지하고 있지 못했다. 그러면서 앞서 쓴 산재 답변서에는 피해자가 소설과 같은 주장을 한다고 책임을 외면하려 했다. 면담과정에서 확인된 이런 문제들에 대해 회사도 일정부분 책임을 인정하고 회사가 미처 인식하지 못한 유해요인이 있을 수 있다는 내용을 포함해 수정된 서면을 공단에 제출하기로 했다. 그리고 작업환경 상 드러난 문제들은 회사가 개선을 하기로 약속했다. 현장실사시 승환 작업 후임의 장갑 사진 (사진=이종란) 연대의 힘으로 만들어낸 사과, 보상, 재발방지대책에 대한 합의 3달 동안 케이엠텍 대표이사와 세 차례의 공식 면담을 진행했다. 대리인들을 통해 수차 실무교섭도 병행했다. 백혈병 치료에 필요한 치료비 지원 부분이 가장 큰 쟁점이었다. 협상과정은 큰 인내심이 필요하기도 했다. 6월 말 아사히 비정규직 해고 투쟁 9년 결의대회 때는 케이엠텍 회사까지 수 백 명의 집회참여자와 다 같이 행진해 갔다. 케이엠텍 앞에서 승환 어머님이 마이크를 잡고 호소를 했고 동지들에게 고마운 마음도 전했다. 그 자리에 함께 있던 세월호 참사 희생자인 경빈님의 어머님, 고 김용균 노동자의 어머님이 승환 어머님을 안아주었다. 위로와 연대의 마음이 오갔다. 집회 참여자들이 소원 천을 회사 정문 앞에 매달았다. 회사는 교섭이 끝날 때까지 그때 매단 소원 천을 떼어내지 못했다. 그렇게 몇 달 간 이어진 투쟁 끝에 8월 9일 마침내 사측과 합의에 이르렀다. 회사는 입장문을 통해 공식 사과를 하고, 부당해고의 철회, 2025년 말까지 상병휴직기간의 보장, 치료비 지원, 산재처리에 대한 협조, 작업환경개선 등을 합의했다.(입장문 첨부 참조) 입 장 문 이승환님의 완전한 쾌유와 일상으로의 빠른 복귀를 기원합니다. 갑작스런 발병으로 병마와 힘들게 싸우고 있을 때 위로보다는 공감하지 못하는 해고 처리 등 일련의 상황으로 이승환 님과 가족 분들이 겪으셨을 아픔에 깊이 공감하며 회사 대표로서 세심하게 살피지 못한 점 책임을 통감합니다. 1. 회사는 이승환님의 백혈병에 대하여 산업재해 신청에 필요한 자료를 원만하게 제공하지 못한 점에 대해 사과드립니다. 해고에 대하여도 다시 한 번 사과드립니다. 2. 회사는 이승환님의 백혈병 치료에 대해서는 산업재해 신청 결과에 관계없이 치료 지원금을 합의와 동시에 지원토록 하겠습니다. 향후 산업재해 인정 시에도 대위권(상계)을 행사하지 않겠습니다. 3. 회사는 이승환님의 해고를 철회하고, 2024년 2월 1일자로 복직조치 하였습니다. 또 복직과 동시에 상병휴직으로 처리하여 2025년 12월 31일까지 고용상태를 유지하겠습니다. 4. 앞으로도 회사는 산업재해 혹은 산업재해 신청 건의 발생 시에는 당해 사원에게 산업재해 증명에 필요한 사항들 중 회사가 가능한 범위 내에서 최대한 협조할 것이며,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수 있도록 작업환경도 더 개선하겠습니다. 5. 이를 위하여 아래 사항들에 대하여 개선을 약속드립니다. 1) 근로자들에게 안전보건정보에 대해 제대로 알권리를 제공하며 안전보건 표식이 더 크게 잘 보이도록 재부착하고, 정기적으로 맞춤형 안전보건교육을 강화하겠습니다. 2) 현장의 작업환경개선을 위한 조치로 배기/흡기 장치, 국소배기장치, 정화시설 등의 점검, 개선 등은 전문가의 의견을 반영하여 관련 시설을 보완하고, 적절한 보호구 지급 등 안전보건 조치를 지금보다 더 강화하겠습니다. 3) 중대재해나 산재(의심질병포함), 안전사고 등의 경우 대표이사에게 즉시 보고하여 대표이사가 신속한 조치 및 책임지는 안전보건관리 체계를 강화하겠습니다. 당사는 앞으로도 사원들이 더 안전하고 쾌적하게 일할 수 있는 사업장을 만들기 위해 더욱 노력하고 세심히 살피겠습니다. 아픔을 겪고 있는 이승환 님의 빠른 쾌유를 빌며 다시 한 번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2024년 8월 9일 ㈜케이엠텍 대표이사 박창규, 윤경완 마무리하며 승환님도 최선을 다했다. 고통스런 병마와 싸우는 상황에서도 삼성 앞 기자회견에 처음 참석하는 엄마에게 용기를 주며 연설문을 반복해서 읽어보게 하고, 스스로도 용기 내어 인터뷰도 했다. 처음 문제를 제기한 아버님도 부산에서 구미까지 오가며 끝까지 최선을 다하셨다. 어머님도 아사히 투쟁에 참석하여 같이 행진하고 케이엠텍 앞에서 정당한 목소리를 내는 데 주저함이 없으셨다. 이런 가족들의 투쟁이 큰 변화를 만들었다. 구미지역 노동자들의 연대는 정말 잊을 수 없을 것이다. 현장실습 문제를 제기한 활동가들, 선생님들의 힘도 모였다. 아프면쉴권리 공동행동도 첫 연대의 포문을 열어주며 힘이 되었다. 그런 연대의 힘들이 모여서 삼성과 하청 회사를 움직이고 해결의 실마리를 찾게 되었다. 다행히 승환님의 몸도 서서히 회복중이다. 승환님이 고마움을 전해왔다. “저를 위해 많은 분들이 애써주셔서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털기춤 이모티콘도 함께 보내줬다. <언젠가 예쁜 꽃을 피울 사람>.. 승환님의 카톡 프로필에 담긴 시의 한 구절처럼 언젠가 아픔 딛고 활짝 피기를. 하청노동자들이라고 대우가 낮아야 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니다. 원청, 아니 대자본이 다단계 하청구조로 생산을 하면서 임금이나 환경, 노동조건의 책임은 지지 않으면서 쉽게 이윤만 취하려는 고약한 셈법은 생명의 가치를 우선하고 평등을 추구하는 우리가 연대의 힘으로 바꿔나갈 수 있다. 케이엠텍 투쟁에서 보여준 구미노동자들의 연대, 노동시민사회의 연대는 우리의 힘이 결코 작지 않음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주었다. 모두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승환님의 완전한 쾌유를 빈다. -
[2024 정치캠프] 선택세션3_ 프랑스 신인민전선, 극우파 성장에 맞선 대안인가?자본주의 위기가 심화하면서 세계 곳곳에서 극우파가 부상하고 있습니다. 노동자계급은 이에 어떻게 맞서야 할까요? 프랑스는 전형적인 구도를 보여줍니다. 6월 유럽의회 선거에서 국민전선이 급부상하자 미크롱이 소집한 7월 조기총선에서 신인민전선이 승리했습니다. 그런데 신인민전선은 극우파의 성장에 맞선 노동자계급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요? [선택세션3] 프랑스 신인민전선, 극우파 성장에 맞선 대안인가? 10월 13일(일) 10:00/ 경향신문사 12층 사회: 최종현_ 사회주의를향한전진 학생위원회 발제1: 조아킴_ 프랑스 연속혁명 활동가 발제2: 양준석_ 사회주의를향한전진 국제연대위원장 ★ 참가신청 bit.ly/2024전진정치캠프 -
[2024 정치캠프] 전체세션2_ 팔레스타인부터 동아시아까지미국이 중동패권을 위해 키워온 사냥개 이스라엘이 가자 학살을 1년째 지속하고 있습니다.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제국주의 패권대결은 점점 더 많은 곳에서 전쟁을 일으키고 있으며, 미중 패권대결은 특히 동아시아에서 전쟁 가능성을 그 어느때보다 키우고 있습니다. 팔레스타인의 해방을 쟁취하는 노동자민중의 투쟁은 동아시아에서 제국주의 패권전쟁을 막아내는 투쟁과 연결돼있습니다. 팔레스타인부터 동아시아까지, 전쟁과 학살을 끝내기 위한 노동자계급의 국제주의 반제반전 투쟁을 우리는 어떻게 만들어갈 수 있을까요? [전체세션2] 팔레스타인부터 동아시아까지 - 지금, 노동자계급의 국제주의 반제반전투쟁을 위하여 10월 13일(일) 13:30/ 경향신문사 12층 사회: 김요한_ 사회주의를향한전진 정책선전위원 발제1: 양동민_ 사회주의를향한전진 정책선전위원 발제2: 마리암_ 프랑스 '연속혁명' 활동가, 레바논 출신 사회주의자 토론: 국제사회주의대안(ISA)_ 중국홍콩대만지부 소속 사회주의자들 이시다 마유미_ 일본 개헌·전쟁 저지! 대행진 운동 사무국 김미옥_ 현대글로비스 울산지회장 윤태현_ 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 사무장 남희정_ 교육노동자현장실천 활동가 ★ 참가신청 bit.ly/2024전진정치캠프 -
악랄한 한전의 섬발전소 노동자 184명 집단해고에 맞선 싸움, 발전노조 도서전력지부 노동자 투쟁에 연대를!지난 8월 14일, 섬 지역 발전소에서 일하는 노동자 184명이 집단해고됐다. 발전노조 도서전력지부 노동자들이다. 이들은 울릉도를 비롯한 전국 66개 섬 발전·배전시설에서 발전, 정비, 검침 등을 담당하는 노동자로서 JBC(한전 퇴직자 모임인 ‘한국전력전우회’가 설립한 회사) 소속이었고, 작년 6월 9일 한국전력을 상대로 근로자지위확인소송에서 승소했다. 한전이 도서발전노동자를 직접 고용해야 함을 법원이 확인한 것이다 하지만 한전은 법원 판결에 따라 섬발전소 노동자들을 한전 정규직으로 직접고용하는 대신, 도서발전사업을 한전 자회사인 ‘한전MCS’로 이전했다. 그 과정에서 한전MCS는 근로자지위확인소송 취하와 소송 포기에 동의한 노동자만 전적을 허용하고 이를 수용하지 않은 184명은 단칼에 해고했다. 형식적으로는 한전MCS가 고용승계를 거부했지만, 실질적으로는 한전이 해고한 것이다. 노동자 탄압의 선봉, 한국전력! 해고된 노동자 184명은 ‘소송취하 조건이 없다면 한전MCS로 전적하겠다’는 의사까지 밝혔지만 한전은 끝까지 소취하 조건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간 불법파견 철폐투쟁에서, 소취하 조건을 내걸어 현재 일자리마저 빼앗는 짓은 어떤 자본가도 하지 않았다. 물론 밀양송전탑 반대투쟁에서 보여준 한전의 악랄하고 패륜적인 행태를 떠올리면, 한전에 뭔가를 기대를 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고 사치인 것 같다. 이게 말이야, 방귀야? 한편, 한전은 소송취하를 자회사 전적의 조건으로 내세운 이유를 “노동자들의 전적 이후에도 노사 간 분쟁이 계속되는 경우 ‘노동자들의 고용안정과 이를 통한 안정적 전력 공급’이라는 정규직 전환 목적을 달성하기 어려워서”라고 한다. 대체 이게 무슨 소린가? ‘노동자의 고용안정’도, ‘안정적 전력 공급’도 법원 판결에 따라 한전이 섬 지역 발전노동자들을 직접고용하면 달성된다. 이런 쉽고 확실한 방법은 제쳐두고 한전이 택한 방법은, 발전업무와 거의 무관한 검침과 요금수납 전문 자회사 한전MCS로 노동자들을 전적하는 것이었다. 이게 정말 말이냐, 방귀냐? 섬발전소 노동자를 정규직화하기는커녕, 한전은 섬지역 발전업무를 검침과 요금수납 전문 자회사 한전MCS로 넘겼다 투쟁으로 정규직화 쟁취하자! '은밀한 민영화'를 철폐하자! 한전의 탄압으로 650명에 달하는 섬발전소 노동자 중 450여 명은 한전MCS로 옮겨갔다. 이들은 주로 한국노총 소속이거나 무노조 노동자들이다. 남은 184명은 굳은 각오로 한전에 맞서 투쟁하고 있다. 전국의 흩어진 섬에서 모이는 것이 쉽지만은 않지만, 세종시 산업통상자원부와 국회 앞, 그리고 용산 대통령 집무실과 나주 한전본사 앞에서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섬발전소 노동자들은 한전 정규직이다. 2023년 6월 법원 판결은 이미 이를 확인했다. 뿐만 아니라, 섬발전소는 원래 한전이 직접 운영했다. 다시 말해 섬발전소의 모든 발전설비와 노동자는 한전 소속이었다. 1996년부터 하나, 둘 넘기다 결국 전국 66개 도서발전소를 JBC가 위탁운영하게 된 것이다. 섬발전소 노동자의 투쟁은 불법파견에 맞선 투쟁이고 한전에 의해 위탁·외주화된 노동자들을 원래의 자리로 되돌리는 투쟁이다. 반드시 승리해서 불법파견 박살내고 정규직화 쟁취하자! 껍데기만 ‘공기업’일 뿐 은밀히 민영화되어 각급 외주·하청업체 비정규직으로 가득찬 발전현장에서, 원하청 노동자의 연대로 모든 비정규직을 철폐하자! 발전산업을 국유화하고 노동자 민중이 통제하자! -
[2024 정치캠프] 선택세션2_ 왜 사회주의 학생운동인가위기의 시대, 자본주의 체제에 맞선 학생운동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전진은 지금이야말로 학생운동이 정치적 이념에 근거한 투쟁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의 학생운동을 진단하고, 학생운동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전망을 함께 토론해봅시다. [선택세션2] 왜 사회주의 학생운동인가 10월 12일(토), 17:00/ 경향신문사 15층 사회: 조형우_ 전진 학생위원회 발제: 유지원_ 전진 학생위원회 토론: 박민상_ 고려대 생활도서관 박서진_ 이화여대 노학연대모임 바위 김한울_ 서강대 인권실천모임 노고지리 이시온_ 홍익대 미대의외침 ★ 참가신청 bit.ly/2024전진정치캠프 -
지옥은 여전히 지옥이다 - 택배산업 죽음의 행렬 멈출 연대의 힘 모으자!죽음의 행렬 지난 7월 4일 경산에서 40대 쿠팡 여성 택배노동자가 배송업무 중 폭우에 휩쓸려 실종됐다가 사흘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7월 3일 오후 5시부터 다음날 오전 11시까지 180mm가 넘는 기록적 폭우가 내렸지만 쿠팡은 배송을 중단시키지 않았다. 재난 앞에 무방비 상태로 놓여 있는 택배노동자의 처지를 비극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그런데 이 노동자는 산재 보상도 받을 수 없다. 노동부는 산재보상보험법과 산업안전보건법 등이 퀵플렉스에만 적용되고, 카플렉스는 제외된다고 봤다. 퀵플렉스가 계약한 쿠팡CLS와 달리 카플렉스가 계약한 쿠팡 본사는 법적 택배사업자 자격이 없다는 이유다. 쿠팡 배송 노동자는 자회사(쿠팡CLS)와 계약한 ‘퀵플렉스’와 쿠팡 본사와 계약하는 ‘카플렉스’로 나뉘는데 숨진 노동자는 카플렉스였다. 자기 차로 로켓배송을 수행하는 것만 다를 뿐인데, 다른 기사들과 똑같이 쿠팡 물건을 배송하는데 이 노동자는 정부와 자본이 씌워 놓은 굴레 때문에 죽어서도 차별 받는다. 2012년 2개 직종(퀵서비스 기사, 택배기사), 2016년 3개 직종(대리운전기사, 대출모집인, 신용카드 모집인), 그리고 그 이후에도 몇 가지 업종이 추가되어 산재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특수고용노동자가 늘어났다. 2022년 5월 “주로 한 업체에서 일했다”라는 기준, 즉 ‘전속성’이라는 기준도 폐지됐지만 아직도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특수고용노동자는 수없이 많다. 쿠팡 남양주 캠프에서 일하다 올해 5월 28일 과로사로 세상을 떠난 정슬기씨는 쿠팡의 압박에 “개처럼 뛰고 있긴 해요”라고 답변했다. 쿠팡은 정슬기씨에게 지금까지 어떠한 사과와 보상도 하고 있지 않다. 지난 7월에는 쿠팡 제주물류센터에서 일하던 일용직 노동자 한 명이 숨지고, 심야 배송을 하던 또 다른 노동자 한 명이 뇌출혈로 쓰러졌다. 지난 18일에는 쿠팡 시흥캠프에서 일하던 58세 노동자가 쓰러져 숨졌고 26일에는 그곳에서 일하던 다른 노동자가 또 쓰러져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다행히 목숨을 건졌다. 같은 달 청주에선 쿠팡 로켓설치 대리점 대표가 죽었다. 지난 8월 7일에는 한진택배 대전메가허브털미널에서 30대 노동자가 쓰러졌다. 당시 그 노동자의 체온은 40.9도에 이르렀다. 흔히 택배 상하차 알바를 ‘지옥의 알바’라 부른다. 아마 2000년대 중반부터 이런 말이 나온 것 같은데 세월이 많이 흘렀지만 변한 게 거의 없다. 한진택배에서 쓰러진 노동자는 택배 상하차를 했다고 한다. 보통 컨베이어 레일을 안으로 조금씩 집어넣거나 빼면서 물건을 상차하거나 하차하는데 사방이 꽉 막힌 화물차 안의 열기는 찜통 그 이상이다. 대부분의 물류센터는 냉난방 설비가 거의 없다. 내가 일했던 터미널에는 천장에 걸려 있는 선풍기가 전부였고 컨베이어 레일에 물건을 올리는 분류알바 노동자들에게는 그것조차 없었다. 최근 몇 년간 대형택배사들이 매년 택배비를 올렸는데 노동자를 위한 투자는 보이지 않는다. 대형허브터미널을 지었다고 하지만 그곳에 노동자들을 위한 공간과 시설은 없다. 건당 수수료는 몇십년 째 제자리거나 오히려 깎였다. 전무한 대책 나는 지난 8월 31일까지 서울에서 택배 일을 했다. 3년 넘게 했는데 올해 여름이 가장 더웠다. 오래 일한 동료들도 올해가 가장 덥다고 했다. 아침에 터미널에 가면 밤새 웃통을 벗고 일했던 분류알바 노동자를 많이 볼 수 있었다. 특히 이주노동자가 많았다. 배송하는 동료 기사들은 “살갗이 타들어간다”고 했고 “숨이 턱턱 막혀 계단을 오를 수 없다”고 얘기했다. 나는 3년 전에 항문이 헐었던 경험을 했는데 올 여름엔 온 몸에 쉴 새 없이 땀띠가 돋아나는 경험을 했고 체력이 달려 쓰러질 것 같은 기분으로 배송을 했다. 원청이나 대리점에서 생수 한 병 받지 못했다. 그들은 아무 것도 얘기하지 않았다. 기사들도 그들에게 어떤 기대를 하지 않았다. 2022년 태풍 힌남노가 한반도를 강타했을 때 원청은 택배노동자를 신경 쓰지 않았다. 배송하지 못한 물건이 젖지 않도록 컨베이어 레일 밑으로 넣으라는 지시만 내렸다. 온열질환 산재 건수는 승인 사례 기준으로 2020년 13건(사망 2건), 2021년 19건(사망 1건), 2022년 23건(사망 5건), 지난해 31건(사망 4건)으로 매해 증가했다. 올해도 워낙 심한 폭염이었고 수많은 노동자가 쓰러졌기에 국회에서도 폭염작업중지법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작업중지권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설사 그 법이 제정된다 하더라도 노동자들이 그 법을 활용하고, 실제로 행사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택배노동자들이 폭염과 폭우 앞에서 자신의 안전과 생명이 위태로운데도 배송을 멈출 수 없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그 중 하나가 당일 배송 압박이다. 쿠팡은 정해진 물량을 시간 내에 배송하지 못하는 일이 반복되면 해고할 수 있는 제도(클렌징 제도)를 두고 있다. 내가 일했던 택배사는 수시로 대리점별 당일배송률을 비교해 통보하면서 노동자들을 압박했다. 예전에는 대리점 소장들이 물량이 많으면 재우라고(당일 배송을 하지 않고 다음날 하라고) 얘기했는데 요즘엔 원청 압박을 얘기하면서 당일 배송을 하지 못하는 기사는 그냥 그만두라고 할 정도다. 이런 압박 아래에 놓인 택배노동자들은 폭염이 기승을 부려도, 폭우가 쏟아져도 탑차 안에 가득가득 물건을 싣고 배송지로 출발한다. 이밖에도 원청이 물량을 조절해 택배노동자들의 물량 부담을 줄여주면 택배노동자들의 숨통이 조금이라도 트일 수 있는데 원청은 절대로 그렇게 하지 않는다. 최고 기온이 33도 이상을 넘어가는 날씨라면, 폭우와 태풍이 예상되는 날씨라면 물량을 조절해줘야 하는데, 모든 물량을 다 쏟아내고 당일 배송하라니 노동자들은 계속 벼랑에 내 몰릴 수밖에 없다. 몸이 아파도 단 하루도 쉴 수 없는 특수고용노동자의 열악한 처지 역시 노동자들의 손발을 묶는다. 배송 중 더위를 심하게 먹어 쓰러진 뒤 119에 실려간 동료도 봤고 아침에 분류작업을 하다가 심한 더위 때문에 계속 토하는 동료들을 봤다. 이들은 하루라도 쉬고 싶었지만 대체할 사람이 없기 때문에 계속 일을 해야 했다. 이 폭염에 단 하루의 유급휴가도, 단 하루의 연차도 없다. 내가 쉬려면 용차(대체차)를 구해야 하는데 수십 만 원에 이르는 용차 비용을 감당할 수 없기에 울며 겨자 먹기로 일해야 한다. 정부와 자본은 여전히 택배기사가 자영업자라고 하지만, 사장이라고 하지만 이 사장이 통제할 수 있는 건 하나도 없다. 건당 수수료도, 물량도, 휴가도 그 어떤 것도 마음대로 결정할 수 없다. 기후가 아니라 세상을 바꾸자! 올 여름 폭염을 견뎌가며 밤 10시, 11시까지 자주 일했던 한 동료는 “누가 쓰러져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고 “누가 쓰러져야만 이 상황이 조금이나마 바뀔 것 같다”라고도 했다. 당일 배송 압박에 저항하지 않는다면, 노동시간을 줄이지 않는다면 누군가는 쓰러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였다. 이 동료는 우리 터미널 상황만 봐서 그런 얘기를 했는데 앞서 얘기한 여러 사례처럼 이미 곳곳에서 택배노동자들은 쓰러지고 있고 죽어가고 있다. 지난 9월 7일 강남에서 열린 기후정의행진에 참여했는데 노동자가 많이 참여하지 않아 아쉬웠다. 그러나 건설 현장, 조선소, 제철소, 택배 물류 현장에서 일하는 수많은 노동자는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온몸으로 깨닫고 있고 생존을 위한 대책을 갈망하고 있다. 앞으로 더 많은 노동자가 여러 곳에서 더 큰 저항에 나서리라 확신한다. 얼마 전까지 쿠팡물류센터 노동자들이 온도감시단 활동을 펼치며 자본에 대항했고 과로사한 정슬기씨에 대한 대책위가 꾸려지며 좀 더 폭넓은 연대를 만들어가려 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의 주7일, 365일 배송 방침에 맞서 CJ대한통운 택배노동자들이 투쟁을 고민하고 있다. 이러한 투쟁들에 함께하자. 이 투쟁들을 하나로 연결시켜 더 큰 전선을 만들자. -
[우리의 투쟁] "A학교 성폭력 사안이 제대로 해결될 수 있도록 당당히 끝까지 투쟁하겠습니다." 딥페이크 성폭력 긴급대응집회 발언2024년 9월 6일(금), 보신각에서 열린 ‘텔레그램 딥페이크 성폭력 긴급 대응 집회’에서 지혜복 교사가 발언했다. 지혜복 교사는 A학교에서 벌어진 성폭력 사안, 피해학생의 신원을 노출시키고 사건의 공론화를 막으려 한 학교당국과 교육청, 부당전보되어 싸우고 있는 지금의 상황을 설명했다. 그리고 지혜복 교사가 겪은 A학교 성폭력 사안의 처리과정의 문제가, 딥페이크 성폭력 범죄가 10대들 사이에서 광범위하게 일어난 것과 연결돼있음을 이야기했다. 성차별과 성폭력을 외면해온 가부장적 자본주의 사회의 문제이며, 교육부가 성관련 교육과정 후퇴, 성인권교육예산 폐지, 청소년 예산 90% 삭감, 성평등 도서 퇴출 등 지난 몇 년사이 심화시켜온 성평등 교육의 총체적 위기를 이야기했다. 그리고 교육노동자로서, 여성노동자로서, 부당전보에 굴하지 않고 A학교 성폭력 사안의 제대로 된 해결을 위해 당당히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다짐을 밝혔다. 현장에서는 ‘딥페이크 성폭력 사태에 직면해 지혜복 교사 투쟁을 지지하는 여성, 노동자, 시민 서명운동’도 함께 진행되었다. 집회에 참가한 많은 사람들이 서명운동에 동참해주었다. 아래는 지혜복 교사의 발언 전문이다. — 안녕하십니까. 저는 A학교에서 일어난 학내 성폭력 사안을 제대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다 부당전보 되어, 8개월 째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매일 투쟁하고 있는 교육노동자 지혜복입니다. 오늘 여러분들과 함께 저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되어 참으로 기쁩니다. 다시 한 번 인사드리겠습니다. 반갑습니다! 저는 작년 5월 말 여학생들과의 상담 과정에서 학생 간 성폭력 사안이 2년간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학교관리자들에게 보고하고 무기명 설문조사를 긴급하게 실시하였더니 여학생의 3분의 2가 다양한 성폭력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6명의 피해 학생이 용기를 내어 자신의 이름을 걸고 신고했습니다. 그러나 A학교 관리자들은 성폭력을 제대로 해결하기는커녕 사건을 축소하고 2차 피해를 유발했습니다. 학교 내 학폭전담기구의 조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조사 담당자가 피해 학생 신원을 유출했고, 그는 피해학생들을 생활지도부로 불러 공개 조사하였으며, 심지어 수업 시간까지 찾아가 생활지도부로 오라며 학생들의 인권을 침해하였습니다. 또한 가해 학생 보호자만 연락을 취하고 피해 학생 보호자에게 일체 연락하지 않았으며 피해 학생을 조사하는 과정에 법정대리인 내지 보호자가 동석하는 보호조치도 전혀 없었습니다. 저는 서울시교육청에 이 사안을 제대로 해결해야 한다며 공익제보했습니다. 그러나 교육청은 2달 후 학교 조사 과정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답변했습니다. 그러나 학교 안 상황은 최악이었고 피해 학생들을 이대로 둘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서울시교육청 학생인권교육센타에 재조사를 요청하였습니다. 8개월 만에 작년 말 12. 27. 다행히 시정 권고 조치가 학교에 내려왔습니다. 시정 조치가 제대로 이행될 수 있도록 올해 하나씩 점검하고 부족한 부분을 지속적으로 요구할 생각이었습니다. 피해 학생들이 이제 자신감을 다시 회복하고 성폭력으로부터 안전한, 그리고 행복한 학교생활을 보내게 될 거라고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A학교는 사건을 제대로 해결하기는커녕 저를 부당전보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성폭력 사안이 제대로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피해 학생들을 두고 이대로 떠날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부당전보된 학교로의 출근을 거부하고 다시 A학교로 되돌아가기 위한 싸움을 시작했습니다. 올해 1. 21. 아침, 서울시교육청 앞으로 나가 영하 20도의 강추위 속에서 싸움을 시작해 이제 가장 더운 계절을 지나고 있습니다. 학교관리자, 중부교육지원청, 서울시교육청은 하나가 되어 누구도 일체 책임을 지지 않기 위해 피해 학생과 보호자, 교사의 목소리를 지우며 조력한 교사의 노동권을 박탈하면서까지 이 사안이 잘 해결된 것으로 공식 발표하였습니다. 그리고는 이제는 저를 중징계하겠다고 9. 12. 징계위를 소집해 해직시킨다고 합니다. 저는 딥페이크 성폭력이 하루 아침에 일어난 일이 아니라, 그 배경에는 오랫동안 성차별과 성폭력을 외면해 온 이 가부장적 자본주의 사회와 교육당국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단적인 사례로 A학교에서 일어난 사안입니다. 그래서 딥페이크 성범죄 가해자의 75.8%가 10대이며, 디지털 성범죄 가해 아동·청소년 10명 중 9명은 ‘범죄’라는 인식 없이 디지털 성범죄에 가담했다고 생각합니다. 더구나 딥페이크 성폭력 사태가 일어나자 교육 현장에서는 여학생들을 모아놓고 “니들이 스스로 사진을 지우고 조심해야 된다”고 했답니다. 그런데 SNS 사진을 지우게 한다고 딥페이크가 사라질까요? 그동안 과연 교육당국은 이런 지경에 이르기까지 무엇을 했습니까? 오히려 교육부는 2022년 개정교육과정에서 ‘성소수자’, ‘성평등’, ‘재생산’, ‘섹슈얼리티’ 표현을 삭제했으며, 여성가족부는 올해 ‘성인권교육’ 사업 예산을 전액 삭감, 폐지했습니다. 이를 포함해 여성가족부 청소년 예산 90%도 중단됐습니다. 학교와 전국의 도서관에서는 성평등 도서들이 줄줄이 퇴출당하거나 열람이 제한되고 있습니다. 청소년 성평등 교육은 총체적인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청소년 딥페이크 성폭력을 바로 잡기 위해서는 포괄적 성교육을 비롯해 성평등한 교육을 위한 교육당국의 긴급한 노력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학교 내 성평등 교육 수업시수가 확보되고 교육과정에 반드시 편성되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성평등 교육이 학교 현장에서 제대로 실현되기 위해서는 성폭력 피해를 호소하는 학생들과 이들의 곁에 선 교육노동자들의 목소리와 권리가 보장되어야 합니다. 저는 앞으로도 학교 내 성폭력 피해를 외면하는 이 부당한 현실에 맞서, 중징계 협박에 맞서서, 싸우겠습니다. 굴복하지 않겠습니다. A학교로 돌아가 성폭력 사안이 제대로 해결될 수 있도록 여성노동자로서, 교육노동자로서 당당하게 끝까지 투쟁하겠습니다. 이 투쟁이 승리할 수 있도록 여러분께서도 더 많은 지지와 연대를 보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투쟁! Instagram에서 이 게시물 보기 사회주의를 향한 전진(@marchtosocialism)님의 공유 게시물 -
[번역] 올림픽 복싱 선수들을 둘러싼 논쟁의 원인은 자본주의, 트랜스포비아, 인종차별(원문) https://www.leftvoice.org/capitalism-transphobia-and-racism-to-blame-for-controversy-around-olympic-boxers/ 샤샤 프로스트 2024년 8월 24일 올림픽 선수인 이마네 켈리프(Imane Khelif), 린 유팅(Lin Yu-Ting)에 대한 ‘성별 적격성’ 과정을 둘러싼 논란은 공정성, 여성 보호 또는 사실에 관한 것이 아니다. 이것은 트랜스포비아와 인종 차별을 통해 노동계급과 억압받는 계층을 분열시키려는 지배계급의 정치적 의제가 만들어낸 논란이다. 엘리트 스포츠의 ‘성별 적격성’ 문제는 올 여름 올림픽에서 여러 억만장자와 미디어 인사들이 두 여성 복싱 선수(알제리 국적인 웰터급 이마네 켈리프와 대만 국적 페더급 린 유팅)를 상대로 악랄한 캠페인을 시작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영국 신문 가디언은 2023년에 이 여성들이 성별 적격성 검사에 불합격했다는 이유로 국제권투협회(IBA)에서 실격 처분을 받았다는 선정적인 기사를 실었고, 이는 전 세계 우익 언론에 의해 빠르게 증폭되었다. JK 롤링, 일론 머스크, 도널드 트럼프와 같은 유명 인사들이 혐오 놀이(hate-fest)에 합류하여 트랜스젠더와 다른 성별 불일치자에 대한 이미 적대적인 정치 환경에 불을 지폈다. 아랍 여성인 켈리프는 인종 차별주의자들이 위험하고 무서운 존재로 묘사하기에 특히 유용한 대상이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이 여성 복싱 선수들이 올림픽 대회 규정에 따른 자격을 갖추었으며, 학대를 극복하고 각자의 체급에서 금메달을 따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이 두 선수 이외의) 많은 여성이 높은 자연적 테스토스테론 수치나 XX 이외의 염색체를 가졌다는 점을 문제삼는 독단적인 규정 때문에 올림픽 수준의 경쟁에서 계속 배제되고 있다. 다른 유전적 이점을 가진 사람에게는 제한이 없다. 예를 들어 키가 최상위 1퍼센트에 속한다고 해서 농구 선수나 배구 선수가 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마이클 펠프스처럼 발목이 이중 관절이고 팔이 대단히 길어도 문제가 안 된다. 참고로, 인터섹스 여성(즉, 태어날 때 여성으로 지정되었지만 호르몬 수치가 일반적이지 않거나 XX가 아닌 염색체를 가진 사람)은 전체 여성의 약 1.7%를 차지하는 반면, 키가 6피트 이상인 여성은 전체 여성의 0.5%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렇게 드문 유전적 이점을 가진 여성들로 미국 여자 농구팀 명단의 2/3를 채워도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스포츠에서 트랜스 및 인터섹스 여성의 역사 성별 적격성 검사는 1967년 소련 여성 선수들이 의심스러울 정도로 남성적으로 보인다는 비난에 대응하기 위해 국제적 수준에서 채택되었다. 수십 년 동안 성별 검증 테스트에 떨어진 여성들은 세상에 "남성"으로 드러나기보다는 조용히 은퇴했다. 하지만 허들 선수 마리아 호세 마르티네스-파티뇨(Maria José Martínez-Patiño)가 1988년 올림픽을 앞두고 실격 처리되면서 이러한 상황은 바뀌었다. 마르티네스-파티뇨는 신체가 테스토스테론에 반응하지 않는 인터섹스였기 때문에, XY 염색체와 남성 호르몬 수치를 가지고 있었지만 해부학적 구조가 여성 기준에 완전히 부합했다. 유전학자 알베르트 드 라 샤펠(Albert de la Chappelle)의 지원을 받아 그녀는 법정에서 실격 처리에 맞서 싸웠고, 1992년 올림픽에 맞춰 국제 대회에 출전할 수 있었다. IOC는 2003년에 트랜스젠더와 인터섹스 여성이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표준 남성 범위인 10-35 nmol/L 미만인 한 출전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규정을 채택했지만, 이는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인터섹스 주자로서 800m 기존 우승자인 캐스터 세메냐가 두 번째 금메달을 딴 후 바뀌기 시작했다. 세메냐는 다른 두 명의 아프리카 인터섹스 여성, 부룬디의 프랜신 니욘사바(Francine Niyonsaba)와 케냐의 마가렛 웜부이(Margaret Wambui)와 함께 시상대에 올랐다. 이들은 일부 우익 집단과 현대 분리주의 페미니즘**으로 발전한 자칭 ‘페미니스트들’의 분노를 샀다. * 테스토스테론은 ‘남성호르몬’으로 알려져 있지만, 단백동화 스테로이드 중 하나로 주로 근육과 뼈를 증가시키는 호르몬이다. 성별에 관계없이 생식기관에서 생성된다. ** 원문에서는 ‘젠더 비판적’으로 표현되었으나, 국내서 주로 사용되는 분리주의 페미니즘[TERF]으로 번역한다. TERF는 ‘Trans-Exclusionary Radical Feminist’의 약자로 트랜스젠더를 배제하는 급진적 여성주의자이다. 이들은 트랜스 여성이 여성임을 부정하고 젠더 개념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가지고 있다. 2018년, 전 영국 보수당 정치인인 세바스찬 코(Sebastian Coe)가 신임 회장으로 취임한 세계육상연맹은 400m, 800m, 1500m 경기에 출전할 수 있는 선수들의 테스토스테론 기준을 5 nmol/L로 낮추는 새로운 규정을 도입했다. 세메냐는 새로운 규정을 준수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낮추는 것을 거부하면서 올림픽에 더 이상 출전할 수 없었다. 그녀는 새로운 규정에 대한 법적 싸움을 시작했으며, 이는 현재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3년 후 열린 도쿄 올림픽에는 두 명의 나미비아 인터섹스 선수 크리스틴 음보마(Christine Mboma)와 베아트리스 마실링기(Beatrice Masilingi)가 참가했다. 두 선수 모두 이전에 400m와 800m 경기에서 성공을 거뒀지만, 인위적으로 테스토스테론을 줄이는 것을 피하기 위해 200m에 출전하기로 했다. 음보마는 이 종목에서 은메달을 땄고, 마실링기는 6위를 차지했다. 이에 세계육상연맹은 다시 규정을 강화하여 모든 종목의 테스토스테론 기준치를 2.5 nmol/L로 정했다. 음보마와 마실링기는 테스토스테론 차단제를 복용하여 규정을 준수했지만, 달리기 속도가 상당히 감소하여 결국 2024년 파리 올림픽 출전 자격을 얻지 못했다. 도쿄 올림픽은 또한 트랜스 여성이 올림픽에 출전한 최초이자 유일한 사례였다. 뉴질랜드 역도 선수 로렐 허버드(Laurel Hubbard)는 자신의 종목에서 마지막 순위를 기록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은퇴했다.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스포츠 행사에 트랜스 여성이 참가한 것은 트랜스 사람들에 대한 도덕적 공포를 키우는 데 이용되었고, 여성 스포츠에서 트랜드젠더의 참가를 전면적으로 금지해야 한다는 요구에 불을 지폈다. 2022년 미국 수영 선수 리아 토마스(Lia Thomas)는 전국 대학 선수권 대회에서 출전한 4개 종목 중 하나인 500야드 자유형에서 우승했다. 우익 언론과 정치인들은 토마스의 경쟁자 중 한 명을 대변인으로 내세워 악의적인 캠페인을 벌였다. 결국 IOC는 이에 항복했고, 가맹 연맹이 트랜스 여성의 참가에 대해 더 엄격한 규칙을 도입하도록 허용했다. 2024년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수영, 육상, 역도, 사이클, 럭비, 심지어 양궁 종목을 관할하는 기구들이 사춘기 이후로 지속적으로 테스토스테론을 억제하지 않은 경우 트랜스 여성의 참가를 금지하는 규칙을 도입했다. 또한 많은 대회에서는 모든 여성 참가자가 경기 12개월 전 2.5 nmol/L 미만을 유지하도록 요구했다. 이 새로운 규정으로 인해 해당 종목에서 사실상 모든 트랜스 여성이 국제 대회에 출전할 기회가 사라졌다. 토마스 외에도 2023년 세계 선수권 대회 BMX 자유형에 출전한 첼시 울프(Chelsea Wolfe), 성공적인 대학 육상 선수인 세세 텔퍼(CeCé Telfer), 미국에서 권위 있는 장거리 사이클 경기에서 우승한 오스틴 킬립스(Austin Killips), 프랑스럭비연맹 선수 알렉시아 세레니스(Alexia Cerenys)는 이러한 차별적인 규정이 없었다면 이번 대회에 참가했을지도 모르는 사람들 중 일부이다. 이전 규정에 따라 의학적 전환을 거친 트랜스 여성은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정상 여성 범위와 같거나 그 이하이다. 사춘기 동안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으면 뚜렷한 이점을 얻는다는 개념은 과학적 문헌에 의해 뒷받침되지 않는다. 이전 규정이 시행된 20년 동안 트랜스 여성이 국제 수준에서 주목할 만한 성공을 거두지 못한 것은 이 주장의 오류를 더욱 잘 보여준다. 문제의 근원에 있는 자본주의 그러면 우익은 왜 몇 주 동안 특정 여성 복싱 선수의 생식기와 염색체에 집착했을까? 지배 계급의 일부는 왜 이런 혐오 놀이(hate-fest)를 조장하고 있으며, 왜 노동계급의 특정 계층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일까? 안전 문제가 진정한 걱정거리는 아니다. 복싱은 이미 매우 위험한 스포츠이고, 이는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약간 높아진다고 한들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지배계급은 노동계급 민중이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를 뒤집어씌울 누군가가 필요하다. 그들이 옹호하는 자본주의 시스템의 본질적인 불공정성을 대신해서 말이다. 많은 빈곤층과 노동계급 민중에게 스포츠는 좋은 삶에 도달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방법 중 하나이며, 트랜스젠더와 인터섹스가 성공으로 가는 길을 막고 있다는 생각은 자본가들이 쉽게 팔아먹을 수 있는 아이디어다. 우리가 이 잔혹한 체제 하에서 살고 있는 한, 모든 사람은 일자리나 스폰서십 계약을 얻는 데서 잠재적 경쟁자로 취급받는다. 따라서 고등학교 수준에서도 경쟁 스포츠는 불필요하게 높은 수준의 경쟁을 요구한다. 순위에 따라 장학금 수령 여부가 결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학이 무상이고 일자리가 보장된다면, 스포츠는 재미로 즐길 수 있게 될 것이고, 트랜스젠더와 인터섹스 운동선수에 대한 지배계급의 혐오 캠페인은 인기를 누리지 못할 것이다. 좌파는, 우파와 ‘분리주의 페미니스트’의 위선을 폭로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트랜스 커뮤니티, 더 넓은 LGBTQ+ 커뮤니티, 페미니스트 운동의 사회적 성취를 옹호하기 위해서뿐만 아니라 노동계급이 스스로를 적으로 돌리게 하려는 우파의 시도를 막기 위해서다. 노동계급이 자본주의를 전복하는 데 필요한 단결을 구축하려면 "인민의 호민관”으로서 행동해야 하고, 민주적 권리를 위한 투쟁에 노동계급의 힘을 행사해야 한다. 우리는 스포츠계의 트랜스젠더 반대 캠페인을 단호히 거부해야 하고, 궁극적으로는 조금 더 빨리 달리거나 조금 더 멀리 점프하는 것이 누군가가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 여부를 결정하지 않는 체제를 위해 싸워야 한다. -
‘반찬값’ 벌기 위해 목숨을 내놓아야 하는 사회사진=전국교육공무직본부 물가 상승, 아니 물가 폭등으로 인해 ‘반찬값’을 충당하기가 호락호락하지 않게 된 지 이미 오래다. 그런데도 여전히 어떤 이들은 노동전선에 나선 여성들의 노동을 폄하하며 그깟 ‘반찬값’ 벌러 나왔다고 말한다. 물론 여성들이 반찬값만을 얻기 위해 노동에 나서는 것은 아니다. 인간은 누구나 먹고살기 위해서 노동을 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본은 여성 노동자를 더 낮은 임금으로 더 많이 착취하기 위해 여성의 노동을 평가절하한다. 사진=전국교육공무직본부 지난 9월 8일, 충북에서 일하던 급식 여성 노동자가 폐암으로 사망했다. 그는 10년 넘게 최선을 다해 학교 급식실에서 일하다 폐암에 걸렸고 2022년에 폐암을 산업재해로 인정받았다. 충북지역 학교 급식실 노동자가 폐암에 걸려 산업재해 인정을 받은 것은 2021년에 이어 두 번째였다. 그가 소속되었던 전국교육공무직본부에 따르면 그는 산업재해를 인정받은 후 치료에 전념했음에도 불구하고 학교로 돌아갈 수 없었고 결국 죽음을 맞이했다. 전국교육공무직본부는 성명서를 통해 “폐암의 원인은 조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매연 또는 고농도 미세먼지인 ‘조리흄’”이라고 꼽았다. 또한 “조리흄이 폐암에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것은 기정사실이고 수많은 산업재해를 통해 입증”되었다고 말했다. 나아가 “지속적으로 조리흄을 산업안전보건법상 유해인자로 지정하려는 노력을 해왔음에도 지지부진한 상황”이라며 “얼마나 많은 노동자가 목숨을 잃어야 하는가”라고 물었다. 사진=전국교육공무직본부 2021년 한 해 동안 전국 학교 급식 노동자의 산업재해 발생 건수는 1,206건에 달했고 사고 빈도는 해가 갈수록 늘고 있는 상황이다. 매해 급식 노동자들이 폐암으로 사망하고 있으며 폐질환의 양상 또한 다양해지고 있다. 급식 노동자들은 폐암뿐만 아니라 폐섬유증, 폐결절 등으로 아픔을 겪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급식 노동자들은 낮은 임금과 불리한 처우에 허덕이고 있다. 더 이상 살기 위해 일하다 목숨을 잃는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 모두가 안전한 학교, 모두가 안전하게 일하고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한편 전국교육공무직본부는 9월 9일부터 13일까지를 ‘폐암 산업재해 사망 피해 급식 노동자 추모 주간’으로 지정했다. 추모 기간 동안 조합원들은 업무 시작 전 추모의 시간을 갖기로 했다. 또한 산업재해 사망 노동자 추모 이미지를 카카오톡과 여러 SNS의 프로필로 활용해 추모의 마음을 널리 퍼트리기로 했다. 사진=전국교육공무직본부 -
[우리의 투쟁] "노동부, 국방부, 삼성, 모두 우리를 죽음으로 몰아붙였습니다." 김태윤 아리셀참사 유가족협의회 공동대표 발언2024년 9월 3일(화), 강남역 8번출구 삼성전자 본관 앞에서 아리셀 추모문화제가 열렸다. 김태윤 아리셀 참사 유가족협의회 공동대표는 어떻게 관리감독해야할 노동부, 국방부, 공급망 원청인 삼성의 무책임과 방관이 켜켜이 쌓여 아리셀 참사를 만들어냈는지 설명했다. 수사결과를 통해 에스코넥과 아리셀에 안전관리 대책과 안전교육이 전무했다는 게 드러났다. 김태윤 대표는 "아리셀 공장에서 참사 전 3년 간 4번의 폭발 화재가 있었고, 바로 이틀 전에 폭발사고가 났을 때 노동부가 제대로 특별근로감독을 나왔더라면 참사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얘기했다. 또 "아리셀은 국방부에 납품하는 군납용 배터리의 검사용 시료를 바꿔치기해 품질검사를 조작했는데, 그 때 국방부가 거래를 중단하고 정확히 문제제기했더라면 무리한 생산과정 끝에 참사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 얘기했다. 또 "삼성이 자신들이 만든 협력사 행동규범에 따라, 아리셀의 안전조치 위반을 제대로 관리감독했더라면 참사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 얘기했다. 아리셀 참사 유가족협의회는 공대위와 함께 매주 화요일 저녁 7시, 삼성전자 본관 앞에서 매주 집회를 이어나가고 있다. 아래는 김태윤 대표의 발언 전문이다. ---- 오늘로써 72일차, 6월 24일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수사결과 들으셨을겁니다. 수사결과를 통해서 노동부도 국방부도 그리고 삼성도 당사자인 아리셀, 에스코넥 또한 공범이라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죽을 수밖에 없었던 현장이었다라는 게 명명백백 드러났습니다. 여기 계신 분들 CCTV를 통해서 보셨을 겁니다. 출입구에는 3만 5천 개의 완성된 배터리들이 적재되어 있었습니다. 리튬 배터리는 위험성 유해물질이기 때문에 소량씩 분리해서 콘크리트 벽에 별도 보관을 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출입구에 온 제품을 적재해놨습니다. 그리고 안전교육이 전혀 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 폭발성 유해물질이 일반 소화기로 소화될 수 없었다는 것을 몰랐던 우리 가족들은 일반 소화기로 끌려다가 처참하게 폭발로 40초 만에 온전하지 못한 시신으로 처참한 죽음을 맞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수사 결과를 통해서 (드러난 건) 안전관리 대책과 교육이 전혀 없었다는 것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저희가 알고 있는 그 이상이었습니다. (희생자들은) 비상구에 대해서 전혀 알고 있지도 못했을 뿐만 아니라, 있다고 하는 비상구는 재난과 죽음 앞에서조차 이주노동자에게 차별이었습니다. ID카드나 지문인식이 되지 않으면 비상구를 통해서 대피할 수조차도 없게끔 만들어져 있는 게 그게 어떻게 비상구라고 얘기할 수 있겠습니까? 이뿐만이 아닙니다. 아리셀 공장에서는 3년 동안 4번의 폭발이 있었습니다. 그 폭발 중 마지막, 이틀 전에 일어났던 폭발 사고 때, 노동부나 관련된 곳에서 특별근로감독을 나왔더라면 참사로 죽지 않았을 겁니다. 노동부 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방부에도 문제가 있었다는 게 명명백백하게 나타났습니다. 지난 2월부터 아리셀이 국방부에 군납용 배터리를 납품을 하는데, 납품 과정에서 기준 미달인 게 나타났습니다. 이 부분을 빨리 납품하라고 하는 과정에서 에스코넥, 아리셀이 검사용 시료를 바꿔치기 했다고 합니다. 그것도 모자라서 성적을 조작하고, 배터리 봉인을 풀면서까지 시료를 바꾸면서 사인을 조작했다고 합니다. 국방부는 당연히 거래 중단 했었어야 됐습니다. 그리고 이와 관련해서 정확하게 에스코넥, 아리셀에 대해서 문제제기했더라면, 죽지 않았을 겁니다. 이 모든 것들이 국가와 에스코넥이 벌인 사회적 참사이고 인재이고 우리를 죽음으로 몰아붙였던 하나의 과정이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우리 가족들은 (자신이) 누구 소속으로 무슨 어떤 일을 하는지조차도 몰랐습니다. 그런 과정 속에서 이런 참사들이 벌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어느 누구도 책임지는, 사과하는 자세를 보이고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희 유가족들 두 달여 가까이 노동부로, 국방부로, 국회로 그리고 삼성 앞까지, 지금 이곳까지 왔습니다. 이 모든 과정들이 저희 유가족들은 하루하루가 고통 속에서, 그렇지만 우리 가족들을 안녕하게 하기 위해서, 억울함을 풀기 위해서 이 악물고 함께 흩어지지 않고 싸우고 있습니다. 에스코넥은 아리셀의 모회사입니다. 그리고 (아리셀 대표인) 박순관이 대표로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아리셀의 납품은 하나의 별도의 자회사가 아니라, (에스코넥의) 하나의 부서 혹은 사업장으로 운영됐기 때문에, 에스코넥이 성실하게 나와서 우리 유가족들한테 진정어린 사과를 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나오고 있지 않습니다. 저희가 삼성에 온 이유는, 또 다른 참사를 막기 위해서 삼성에 왔습니다. 에스코넥이 삼성전자에 휴대폰 배터리를 납품하고 있습니다. 삼성 SDI에는 2차 전지를 납품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얘기했던 것처럼, 좀 전에 양한웅 대표님 말씀하셨죠, 삼성, 노동자를 죽이는 기업이었습니다. 그런데 삼성에 행동규범이라는 것들이 있더라고요. 전혀 (삼성) 자기네들의 행동과 맞지는 않지만, 그래도 행동규범이라고. 협력사와 그 협력사의 협력사까지 행동규범을 지키라고 되어 있습니다. 어떤 행동규범이냐면 노동존중, 본인들은 하지 못하면서, "노동존중, 안전존중, 환경존중 하지 않는 협력업체는 거래를 중단할 수 있다" 라고 되어 있습니다. 거래 중단을 하셔야죠. 지금까지 말씀드렸던 모든 만행들이 에스코넥, 아리셀에서 이루어졌습니다. 그렇다면 삼성은 당장 거래 끊으셔야죠. 거래 중단하고 이것과 관련된 관리감독 제대로 하셔야 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이 아리셀 공장, 에스코넥 공장에서 만들어진 위험천만한 휴대폰 배터리가 전 국민을 상대로 참사를 벌일 수 있는 무기가 되기 때문입니다. 이 부분들 해결하지 않는다면 저희 유가족들, 삼성제품 휴대폰 불매운동까지 할 겁니다. 그래서 반드시 삼성이 책임지고, 에스코넥이 저희 유가족과 만나서 이 부분에 대한 진상규명과 더불어 유가족들에 대한 보상의 문제 제대로 풀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유가족들, 삼성뿐만이 아니라 노동부, 국방부 상대로 해서 지속적인 투쟁들 해나갈 겁니다. 그래서 다시는 일하러 나갔다가 죽지 않는 안전한 일터를 만들기 위해서 끝까지 여기 계신 분들과 함께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김태윤 아리셀참사 유가족협의회 공동대표 발언(9월 3일(화)) - Instagram에서 이 게시물 보기 사회주의를 향한 전진(@marchtosocialism)님의 공유 게시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