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첫 번째 프라이드가 ‘항쟁’이었다면 이번 프라이드는 ‘파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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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첫 번째 프라이드가 ‘항쟁’이었다면 이번 프라이드는 ‘파업’이다

스타벅스 노동자, 150개 매장에서 파업, “성소수자 해방을 위한 노동자계급 투쟁을 조직하자”

  • 배예주
  • 등록 2023.07.04 14:07
  • 조회수 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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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 랜더스(Reba Landers)

2023년 7월 1일

 

올 6월, 스타벅스는 노동자들에게 프라이드(퀴어문화축제)에 맞춘 매장 꾸미기를 금지하는 새로운 정책을 시행했다. 노동자들은 성소수자 친화적 기업이라고 자처해 온 스타벅스의 위선을 받아들이는 대신, 노동조합이 있는 150여 개 매장에서 파업을 벌였다.


스타벅스는 고객과 노동자 모두에게 성소수자 친화적 기업으로 스스로를 내세워 온 오랜 역사가 있다. 프라이드의 달(6월, 성소수자 축제기간)을 맞아 매장 꾸미기를 주저하지 않았고, 프라이드 상품을 판매했으며, 심지어 노동자들에게 제한적인 트랜스젠더 의료 혜택도 제공했다. 그러나 이번 6월, 스타벅스는 프라이드의 달을 기념하기는커녕 오히려 성소수자 노동자들의 표현의 자유를 탄압했으며, 프라이드의 달이 시작되자마자 매장 내 성소수자(LGBTQ+) 장식에 대한 정책을 변경했다. 


스타벅스노동조합(SBWU)은 이러한 반퀴어 정책 변경이 성소수자 노동자에 대한 공격이며, 노조와의 교섭이 아닌 사용자가 위에서 강제적으로 지시한 부당노동행위라는 이유로 고용주를 전미노동위원회(NLRB)에 고발했다. 스타벅스 본사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들은 노조가 부당노동행위를 저질렀다고 제기하면서 노조가 스타벅스의 명예를 훼손하고 프라이드를 지지해온 스타벅스의 ‘오랜 역사’를 지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때 노동자들은 국가기관을 신뢰하며 전미노동위원회에 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 과정은 통상 수개월이 걸리고 객관적이지 않으며, 전미노동위원회는 종종 사측에 유리한 판결을 내린다. 그래서 스타벅스 노동자들은 오클라호마에서 필라델피아, 뉴욕에 이르기까지 전국 150여 개 지점에서 파업에 나서는 전투적인 방식을 택했다.


트랜스젠더에 대한 역사상 최악의 입법 공격이 벌어지는 와중에, 스타벅스의 반성소수자 행보는 놀랄 일이 아니다. 선거 시기가 다가오면서 성소수자 이슈는 아마도 투표에 가장 논쟁적인 사안이 될 것이다. 극우파는 유권자 기반을 결집하고 중도 표를 끌어모으기 위해 트랜스젠더 커뮤니티를 공격하고 있다. 민주당은 더 많은 중도파 유권자를 잃을까 봐 의미 있는 조치는 취하지 않으면서, 그저 성소수자 친화적으로 보이는 적당한 균형점을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기업들도 비슷하다. 과거 스타벅스는 성소수자 노동자와 고객을 말로는 지지했지만, 이는 단지 그 지지로 이익을 얻을 때나, 성소수자 이슈가 덜 분열적일 때, 그들이 더 좋은 기업으로 보일 수 있을 때뿐이었다. 하지만 ‘타겟’, ‘버드라이트’ 등 대기업들이 성소수자 커뮤니티 지원을 이유로 비난받은 올해 프라이드 분위기에서 스타벅스의 무지개 장식은 끔찍한 홍보 실패작이 될 수도 있고, 더 나쁘게는 이윤 손실로 이어질 수도 있다. 궁극적으로 모든 기업에 중요한 것은 이윤이기에, 올해 스타벅스가 강력한 탄압에 나선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양극화된 정치 환경에서 성소수자 커뮤니티를 지원하는 데는 비용이 많이 들 수 있다. 과거에 얼마나 많은 무지개 깃발을 휘날렸든 간에 기업들은 결코 돈 몇 푼보다 특별히 억압받는 사람들을 선택하지 않을 것이다.


기업의 행동과 말 사이의 이러한 위선적 차이는 기업과 정치인들이 자신의 부와 권력에만 관심이 있을 뿐 노동자계급이 어떤 대가를 치르는가는 신경쓰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사장들과 정치인들은 노동자를 배려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러므로 스타벅스 노동자들의 집단 파업은 노동자의 힘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다. 스타벅스 노동자들은 전미노동위원회가 내리는 솜방망이 처벌을 바라며 가만히 앉아 있지 않았고, 길고 지루한 교섭 과정을 통해 미미한 이득을 얻을 때까지 기다리지 않았으며, 성소수자 커뮤니티에 대한 공격을 방치하지 않았다. 시카고의 한 스타벅스 조합원은 인터뷰에서 “결국 기업에 중요한 것은 자본뿐이다. (…) 우리는 이 아름답고 활기찬 커뮤니티가 돈벌이 수단이나 교환권이 아니란 점을 분명히 말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노동자들은 사장들이 자신의 요구를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고, 노동자로서 자신의 힘을 이해했으며, 자신의 일을 중단했다.


모든 분야, 모든 지역 노동자가 스타벅스 노동자들의 모범을 따라야 한다. 공화당과 민주당은 노동자계급이나 특별히 억압받는 사람들을 신경 쓰지 않으며, 기업은 오직 이윤을 보호할 뿐이라는 사실이 그 어느 때보다 분명해졌다. 성소수자 커뮤니티, 특히 트랜스젠더에 대한 공격에 맞서 싸우기 위해 노동자들은 우리의 가장 큰 자산인 노동력과 다수로서 노동자의 규모를 활용해야 한다. 우리가 일터에 출근하지 않으면 전 세계가 멈추고 기업의 이윤도 멈춘다. 스타벅스 노동자 파업과 같은 대중파업은 사측의 이윤축적을 중단시킴은 물론, 노동자계급의 연대를 구축한다. 또한 민주당이나 공화당과 독립적으로 노동자를 조직해 노동자의 요구를 쟁취하고 성소수자 커뮤니티에 대한 정치인들의 악의적 공격에 맞서 싸울 수 있음을 입증한다. 


우리는 이러한 투쟁의 기세를 유지해야 한다. 스타벅스노동조합 파업은 노동운동이 성소수자 해방에 있어 전략적 역할을 할 수 있고, 또 해야만 함을 드러낸다. 그러나 노조만 이런 투쟁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노조가 없는 사업장에서는 성소수자 동료를 위해 작업거부와 작업중지를 조직해야 하고, 학교 내 성소수자 동맹은 휴업을 조직해야 하며, 독립적인 지역조직들은 민주당이나 기업과의 협력을 거부하고 계급적 독립성과 전투성으로 이러한 공격에 맞서 싸워야 한다. 우리가 이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법 제도나 정치인, 기업이 아니라 서로에게 의지하는 것이다. 성소수자 해방을 위한 노동자계급 운동이 필요하며, 우리가 함께 조직해 이 운동을 만들어야 한다. 첫 번째 프라이드는 항쟁이었지만, 우리는 여기서 멈출 수 없다. 성소수자 해방을 위해, 그리고 모든 노동자계급과 억압받는 이들의 해방을 위해 함께 항쟁하고, 파업하고, 조직하자. 스타벅스 노동자처럼 싸움을 조직하자. 노동자계급의 힘과 반자본주의적 전망으로, 억압으로 이윤을 쌓는 이 체제 전체를 무너뜨리는 투쟁을 조직하자. 


[원문] 

https://www.leftvoice.org/the-first-pride-was-a-riot-this-pride-is-a-strike-starbucks-workers-shut-down-over-150-sto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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