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투쟁] 울산대병원은 노동자 희생 강요와 독선경영 중단하라! 실질임금 인상하라!
  • 해당된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의 투쟁] 울산대병원은 노동자 희생 강요와 독선경영 중단하라! 실질임금 인상하라!

  • 배예주
  • 등록 2024.12.31 11:38
  • 조회수 64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울산대학교병원분회 노동자들이 2024년을 하루 남겨둔 12월 30일, 올해 임금교섭 쟁의행위를 79%의 높은 찬성률로 결의하고 병원 로비에서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높은 노동강도, 인원부족으로 정평이 나 있는 울산대병원은 HD현대중공업 재벌의 병원이다. 의료연대본부 소속 사업장 중 유일하게 의사, 병원장이 사측 교섭대표로 참여하지 않는 병원이기도 하며 공공병원이 없는 울산에 있는 유일한 3차 종합병원이다. 이날 집회에는 탄핵 시국의 연말인데도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 공공운수 울산지역본부, 의료연대본부, 현대중공업지부 등 서울과 영남권에서 많은 연대 단위가 참여했다. 전진도 그중 하나였다.

 

최근 울산대병원 측은 기본급 2.4% 인상안을 철회하고, 5년간 노사교섭 없이 의료수가와 연동해서 임금을 올리자며 노동조합을 무시하는 안을 제시했다. 이후 조합원들이 압도적 찬성으로 파업을 결의하자 5년 무교섭 안을 철회하더니 2년만 무교섭안에 이어 기본급 1.7%라는 실질임금 삭감안을 제시했다. 이에 분노한 조합원들은 “들리는가 현장의 목소리, 독선경영 중단하라! 힘들어서 못살겠다, 실질임금 인상하라! 일하면서 울어봤다, 감정수당 신설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고 형형색색 응원봉을 흔들며 사측을 규탄했다.

 

현대재벌의 울산대병원은 작년부터 노조탄압을 본격화했는데 작년 가을 인원충원을 핵심요구로 한 28일간의 파업에 이어 올해 연말 미타결까지 윤석열정부의 의료민영화, 반노동 기조에 편승해 ‘병원사업장 노조파괴 컨설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엘리오앤컴퍼니와 손잡고 노조 무력화, 노동조건 저하 공세에 집중하고 있다. 

 

 

최만식 공공운수노조 울산지역본부장은 “윤석열 퇴진 투쟁뿐 아니라 안전한 병원과 공공성 강화를 위한 투쟁은 정당하다”며 “억압과 착취에 맞서 단결하자, 공공운수노조도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결의를 밝혔다. 박경득 의료연대본부장은 “윤석열의 내란은 실패했고, 자격 없는 대통령을 반드시 끌어내려야 하듯이, 울산대병원에서도 사측이 교섭대표로 노조위원장 출신을 내보내는 등 잘못된 문제들을 반드시 바로 잡자”고 말했다. 아울러 “컨설팅업체 엘리오앤컴퍼니에 33억 원을 주고 맡긴 울산대병원 발전방안은 인건비 줄이기에서 시작해 자동 임금인상으로 노조의 교섭력 약화, 파업 무력화를 꾀하지만, 반드시 다른 준비가 있을 것이다. 서울대병원에는 같은 컨설팅업체가 인력감축안을 들고 왔다. 우리의 미래가 걸려있으므로 노동조합으로 뭉쳐서 싸우자”고 강조했다.

 

이민규 울산대병원분회장은 “사측이 파업을 부추기는 것 같다. 이제 본때를 보여주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며 내일 4차 조정에서 제대로 된 안이 나오지 않으면 투쟁 수위를 높이고 함께 단결해서 싸우자고 했고 조합원들은 큰 함성과 환호로 화답했다.

 

 

중환자실 나이트업무에 들어가야 하는 조합원이 마지막으로 마이크를 잡았다.

 

“의사 집단행동으로 초반에는 환자가 줄어드는 상황이 잠시 있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전국의 환자들이 울산대학교 병원에 몰리면서 의료진과 직원의 업무 강도와 정신적, 신체적 고통은 날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언제나 환자 생명과 직결되는 중요한 업무를 수행하며 그 과정에서 엄청난 스트레스와 피로를 감수하고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책임감을 가지고 하루하루 열정적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병원은 우리의 가중된 노동에 대해 충분히 보상하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우리의 정신적 신체적 건강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이런 환경 속에서 병원의 제시안은 많은 직원의 사기를 떨어뜨려 놓았습니다. 일한 만큼 적절한 보상을 원한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언제부터 병원의 미래는 보지 않고 바라기만 하는 것이란 인식이 생겼을까요? 병원 짓는다고 4년 내내 직원들에게 이해해달라 바랬는데, 이젠 의사 집단행동으로 어려워졌으니 또 직원들에게 이해해 달라고 하는 병원을 우리 직원들은 언제까지 이해해야 하는 것일까요?

 

사측은 우리가 더 나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또한 환자들에게 더 나은 치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개악안 철회 및 제대로 임금인상을 하여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할 것을 강력히 요청합니다. 연내 타결을 원한다면 당장 내일인 12월 31일에 지금의 1.7% 기본급을 고집하지 말고, 직원들의 고충을 들어 적절한 임금안을 노동조합에 내주시길 바랍니다. 직원이 있어야 병원이 살 수 있습니다”

 

절절한 현장의 목소리는 결의대회 참가자들의 마음을 모두 담은 듯 병원에 쩌렁쩌렁 울려 퍼졌다.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