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지난 6월 28일 1시, 서울역에서 저임금 노동자의 임금 기준이 되는 최저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결의대회가 열렸다. 결의대회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가 주최했으며, 같은 날 3시, 숭례문 앞에서 열린 ‘최저임금 인상! 노동기본권 쟁취! 민주노총 결의대회’ 사전대회 형식으로 진행됐다.
저임금 철폐가 민생을 회복시키는 것
전국교육공무직본부 결의대회에서 정인용 본부장은 “이재명 대통령은 민생회복을 첫 번째 사명으로 내걸었습니다. 그 민생이 우리 비정규직 저임금노동자들이 민생인지 지켜볼 시간입니다. 우리의 최저임금 인상 요구에 이재명 정부는 응답해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교육공무직노동자들이 저임금을 철폐하고, 학교급식 위기 해결이 민생입니다”라고 소리 높여 말했다.
현장발언에 나선 류옥정 조합원은 “민생 민생 하는데, 정작 대통령과 정부는 최저임금 결정이 코앞인데도 임금 얘기는 한마디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민생을 말하면서, 민생의 최전선에 있는 우리 노동자들을 외면한다? 진짜 대한민국, 진짜 민생 맞습니까? 그게 민생 회복 맞습니까!”라고 꼬집었다.
역시 현장발언에 나선 최윤영 조합원은 “‘미안해서 어떡해.’ 자신의 손가락이 잘려 나갔는데 바쁜 동료들에게 민폐를 끼치는 것이 더 신경 쓰였던 우리의 동료. 매년 반복되는 사고를 겪은 많은 급식노동자도 비슷했을 겁니다. 더는 이렇게 살고 싶지 않습니다. 사고를 당하면 ‘미안하다’가 아니라 ‘도와달라’고 크게 소리칠 수 있는 곳에서 일하고 싶습니다”라며 안전한 일터, 안전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투쟁하자고 힘껏 외쳤다.
또한 조합원들로 구성된 100인 합창단의 공연도 진행됐다. 결의대회 참가자들은 100인 합창단이 부르는 노래 <세상에 지지 말아요>, <천천히 즐겁게 함께>를 같이하며 더욱 굳건한 투쟁 결의를 다졌다. 결의대회를 마친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조합원들은 “최저임금 인상에서 임금교섭 승리까지, 하나 된 투쟁을 결의한다!”, “비정규직 저임금 철폐, 교육공무직 위상강화” 등의 구호를 외치며 민주노총 결의대회에 합류했다. 민주노총 결의대회에 참가한 각 산별 조합원들은 “최저임금 대폭 인상으로 생존권을 보장하라”, “노조법 2·3조 즉각 개정하라”, “반노동 정책 당장 폐기하라”, “말뿐인 노동존중 이제는 끝내라”라고 요구했다.
사진: 전국교육공무직본부
모든 노동자에게 최저임금 적용 무산, 최저임금도 제자리걸음 될 상황
최저임금을 둘러싼 최대 쟁점이었던 특수고용, 플랫폼, 프리랜서 등 모든 노동자에게 최저임금 적용은 지난 6월 10일, 이재명 정부 최저임금위원회에 의해 이미 무산됐다. 지난 10일 최저임금위원회 공익위원들은 “도급제 등 특수한 형태의 임금근로자에 대한 실태조사(대상 규모, 수입, 근로조건 등)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2027년 최저임금 심의에 활용할 것”을 고용노동부에 권고했다. 하지만 이 권고를 고용노동부가 수용해야 할 의무는 전혀 없는 상황이다.
지난 6월 13일 직장갑질 119가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법정 최저임금을 특수고용직 노동자, 플랫폼 노동자, 프리랜서 노동자 등 모든 노동자에게 적용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를 물었다. 그 결과 ‘적용해야 한다’라는 응답이 72.6%로 나타났다. 이처럼 ‘모든 노동자에게 최저임금 적용’은 절박하고도 중요한 요구였는데 최저임금위원회는 이를 무산시켰다.
그런데 민주노총은 “매우 제한적인 조치이자 아쉬운 수준이지만, 최저임금 적용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한 제도 개선 논의에 있어 한 걸음 나아간 진전”이라며 이를 마치 성과로인 양 포장했다. 이런 느슨하고 타협적인 자세가 최저임금 투쟁의 동력을 갉아먹는 게 아닌가?
또한 민주노총을 비롯한 노동진영은 2026년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으로 올해보다 14.7% 인상한 시급 1만 1,500원을 최초 요구안으로 제시했다. 작년 2025년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은 그 전해보다 27.8% 인상된 1만 2,600원이었다. 민주노총 스스로 모든 물가가 올랐다고 얘기며 최저임금 대폭 인상을 주장하면서 인상률은 훨씬 낮췄다. 이마저도 더 낮춰 지난 6월 26일 회의에서 노동계는 2026년 최저임금 수준을 시급 1만 1,460원(14.3% 인상)으로 수정했다.
민주노총은 7월 16일과 19일 총파업 대회를 통해 노동기본권 쟁취를 위한 전면 투쟁에 나설 계획이다. 또한 7월 16일부터 24일까지를 총파업 주간으로 선포, 사업장별 집중 투쟁을 진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총파업은 선포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무엇보다 민주노총이 지난 대선 기간에 보여줬던 이재명에 대한 태도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자본가 정당과 단절하지 않고 모든 노동자에게 최저임금 적용, 저임금 철폐를 이뤄낼 순 없다.
사진: 전국교육공무직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