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 고용노동부는 불법파견·구사대폭력 행사한 현대차를 특별근로감독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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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신문

[발언] 고용노동부는 불법파견·구사대폭력 행사한 현대차를 특별근로감독하라!

  • 박수연
  • 등록 2025.10.14 13:16
  • 조회수 257

[편집자 주] 지난 3, 4월 현대차는 울산공장 앞에서 구사대를 동원해 이수기업 해고 노동자들과 연대 동지들을 폭력적으로 해산했습니다. 그러나 경찰은 구사대 폭력을 방조하여 사실상 이에 공조했습니다. 더구나 불법파견을 방치해 온 고용노동부는 이번에도 현대차의 폭력을 방관할 뿐이었습니다. 이에 현대자동차 특별근로감독 촉구 1,120명 청원인, 현대차 구사대 이수기업 폭력사건 진상조사단을 비롯한 연대단체들이 10월 14일 오전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용노동부에 현대차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이 자리에 당시 구사대 폭력의 증인이자 피해 당사자로 선 박수연 동지의 발언을 전합니다.

 

[사진] 비주류사진관 전병철

 

저는 3월 13일과 4월 18일에 제가 목격했던 일들에 관해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지난 3월, 처음으로 현대자동차 울산 공장에 갔던 날로부터 어느새 7개월이 지났습니다. 그날 저는 구사대라는 게 뭔지 약간 알게 되었습니다. 공장 앞에 도착하자마자 ‘머리라도 다치면 큰일이니까 충돌이 생길 것 같으면 무조건 빠져라’, ‘아예 뒤쪽에 자리 잡고 있어라’, 하는 말을 들었습니다. 폭력 사태는 사실상 예정된 일이었습니다. 폭력을 동원한 현대그룹의 노동자 탄압은 지난 수십 년간 당연한 듯이 자행되어 왔기 때문입니다. 현장에는 수많은 경찰이 있었음에도 누구 하나 예견된 폭력을 막아 세우기 위해 노력하지 않았습니다. 

 

3월 13일에는 200여 명, 4월 18일에는 500여 명의 구사대가 있었습니다. 수백 명이 똑같은 옷을 입고 모여 있는 게 딱 군대다 싶었습니다. 그들은 사유재산인 천막을 힘으로 부수고 강탈하고, 심지어는 트럭에 싣고 도망갔습니다. 집회 참가자를 밀치고 밟고 주먹질하고 머리채를 잡고, 물건들을 찢고 걷어차고, 우리가 카메라를 들면 땅바닥에 패대기치면서 쓰러진 사람 얼굴에 카메라를 들이대는 게 제가 목격한 ‘구사대’의 모습이었습니다. 반년이 지났지만 곱씹을수록 생생합니다. 어쩌면 저토록 거리낌 없이 폭력을 휘두를 수 있나 경악했던 것도, 새벽에 쳐들어와서 물건을 죄다 부숴놓고는 쌍욕을 하며 돌아가는 모습에 지금 화내야 할 게 누군데, 황망해졌던 것도, 수백 명이 얽히고설킨 와중에 넘어진 동지가 살려달라고 소리치는데 구사대고 경찰이고 신경 쓰지 않았던 것도, 그나마 저는 크게 안 다쳐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다음날 보니 무릎이 멍투성이라 깜짝 놀랐던 것도 말입니다.

 

구사대, 말 그대로 회사를 지키는 조직입니다. 그들이 지키는 현대그룹은 돈 좀 더 만져보겠다고 이십여 년씩 바쳐서 일한 사람을 소모품처럼 내다 버리고, 저들 듣기 싫은 말 한다고 폭력으로 짓밟는 회사입니다. 과연 이게 지킬 가치가 있는 모습입니까? ‘우리는 인류를 위해 옳은 일을 하고자 존재한다’라고 홈페이지에 당당하게 적어놓는 현대차, 그들이 말하는 ‘인간’에 노동자는 포함되지 않고, 그들이 ‘옳다’라고 여기는 일은 ‘더 많은 자본을 축적할 수 있는 일’인가 봅니다.

 

새 정부가 들어선 지 4개월이 지났습니다. 광장의 힘으로, 빛의 혁명으로 민주주의를 지켜냈다는 정부입니다. 그러나 여당은 첫 국정감사 증인 자리에서 현대차그룹 총수 정의선을 증인으로 채택했다가 철회했습니다. 제가 ‘민주주의는 공장 문 앞에서 멈춘다’라는 말을 처음 알게 된 건 3월 13일, 천막을 뺏기고 공장 정문 앞에서 철야 농성을 하던 중이었습니다. 고인 물은 썩습니다. 멈춰있는 민주주의, 진보하지 않는 민주주의 역시 그럴 것입니다. 저는 응원봉과 깃발을 들고 지난겨울 광장을 지켰던 시민으로서, 또 양심과 윤리를 아는 인간으로서, 그리고 무엇보다 세상을 만들어 나가는 노동자로서, 현대자동차 구사대 폭력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끝까지 지켜보고 함께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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