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정치방침, 총선방침에 대한 입장
민주노총은 4월 24일(월)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고 정치방침, 총선방침 수립을 위한 논의를 진행했습니다. 민주노총은 진보정치의 단결을 통한 진보연합정당 건설을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과거 민주노동당, 통합진보당의 의회주의, 대리주의에 대한 제대로된 평가도 없고, 반이명박전선, 반박근혜전선을 펴자며 민주당과의 연합으로 빠져들어갔던 경험에 대한 평가도 없습니다. 특히 이것은 문재인 정부 시절 민주노총의 전직 위원장들을 포함한 전현직 간부들이 대거 민주당에 기어들어갔던 상황이나 전주 을 보궐선거에서 민주노총 후보가 "고맙습니다 민주당"을 내걸었던 현재의 상황으로 볼 때 대단히 중요한 지점입니다.
지금 민주노총이 노동자정치세력화를 위해 해야 할 일은 첫번째, 자본가정당-민주당과의 완전한 단절, 두번째 전체 노동자계급의 요구를 쟁취하기 위해 결사적인 총파업을 조직하는 것을 통해 자본주의를 철폐하고 노동해방 세상을 건설하는 노동자정치세력화의 토대를 형성하는 것입니다.
전진은 진보연합정당 건설안 반대 입장을 성명을 통해 밝히고, 민주노총 임시대의원대회에 선전물을 배포하고, 대의원인 회원은 적극적으로 토론에 참여했습니다.
★ 2023년 3월 28일 전진 성명
민주노총이 4월 24일 임시대대를 열어 정치-선거방침(안)을 상정한다. 세상을 바꾸는 노동운동을 실현하고자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추진한다는 명목상 취지는 마땅히 공감한다. 그러나 우리는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구체적 방법에서 “진보 정치세력이 대단결하는 노동중심의 단일한 진보정당 건설”이라는 민주노총의 정치-선거방침(안)에 동의하지 않는다.
우선 과거 민주노총이 주도했으나 파산해버린, 민주노동당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민주노동당은 단결투쟁 속에서 노동대중의 힘을 모으는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참된 의미에서 벗어나, 국회의원 배출을 지상목표로 선거주의·의회주의 전략에 몰두했다. 그 연장선에서 민주노동당은 야권연대 노선에 따라 그저 자본가 정당일 뿐인 민주당과 연합해 국회의원 숫자를 늘리는 데 몰두했다. 아무렇지도 않게 이루어진 자본가 정당과의 연대는 정치세력화를 향한 노동자들의 열망과 동력을 위축시켜 오늘날 노동자 정치세력화 운동이 표류하게 만든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민주노동당의 전철을 극복하는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위해, 무엇보다 ‘모든 노동자의 민주노총’, 즉 계급대표성 획득을 향한 민주노총의 부단한 투쟁과 민주당으로부터의 독립성 획득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 민주노총 운동에는 단위사업장 중심주의와 조합주의가 횡행하고 있고, 특히 대기업 노조들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배신행위는 새롭지도 않을 만큼 많다. 또한, 이번 노조법 2·3조 개정 투쟁에서도 나타났듯, 민주노총은 투쟁을 통한 온전한 노조법 개정투쟁 대신 민주당의 입법에 기대 끌려다녔다. 이런 한계가 축적되며 버젓이 민주당을 지지하는 흐름이 민주노총 전·현직 지도자들 사이에서 확산하고, 조합원들도 자본가 정당의 영향력에 빨려 들어갔던 것이 엄중한 현실이다.
민주노총은 싸워야 정치세력화할 수 있다. 최저임금 30% 인상과 노조법 2·3조 개정투쟁 등 전체 노동계급의 요구를 걸고 투쟁해야 노동자 전체의 지지와 열망에 기반한 정치세력화를 선도할 수 있다. 민주노총이 투쟁으로 명실상부한 계급대표성을 획득할 때, 그리고 민주당·국힘 같은 자본가 정당에 의탁하지 않고 단호히 투쟁할 때, 그 성과가 수천 물길을 따라 노동자 정치세력화 운동으로 흘러 들어갈 것이다. 바로 그러한 역할을 통해, 민주노총은 다양한 노동자 정치세력과 정당들이 선거주의·의회주의와 같은 유혹을 떨치고 노동대중의 힘을 성장시키는 투쟁정당으로 발돋움하게 추동하고 지원할 수 있다. 계급투쟁의 과정에서 노동계급이 참된 노동자 정당을 선택할 수 있도록, 노동계급을 정치권력 쟁취투쟁의 주체로 세울 수 있도록 길을 열어야 한다. 그것이 민주노총의 역할이다.
“단일한 진보정당 건설”(안)은 노동자 정치세력의 단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과거 “민주노동당에 대한 배타적 지지 방침”은 민주노동당 이외의 다양한 노동자 정치세력들의 정치적 권리를 심각하게 제약함으로써 노동자운동의 분열을 초래했고, 야권연대 등 민주노동당 지도자들의 배신적 행위에 대한 대중적 비판을 봉쇄했다. “단일한 진보정당 건설”(안)은 그러한 배타적 지지 방침의 확대판일 뿐이다.
민주노총이 진보정당으로 규정하는, 정의당·진보당·노동당·녹색당 등 다양한 정당들, 그리고 ‘사회주의를향한전진’을 비롯한 다양한 노동자 정치세력 사이에는 상당한 정치적 차이가 객관적으로 존재한다. 북한 정권에 대한 태도, 선거주의·의회주의에 대한 입장, 민주당에 대한 태도, 사회주의에 대한 지지여부 등은 물론이요, 노동자투쟁, 정치세력과 노동조합의 관계에 대한 입장에서도 상당한 차이가 있다. 이런 명백한 차이를 임시로 봉합한 채 민주노총의 권위로 건설하는 진보정당은 갈등만 불러올 뿐이다. 이는 과거 민주노동당의 분열 과정에서 이미 극명하게 드러난 불행을 재현함으로써 노동자 정치세력화에 대한 노동자들의 염증과 비관주의를 확대하는 도박일 뿐이다.
노동자 정치세력화, 그야말로 정당한 목표의 실현에 있어 민주노총이 해야 할 진정한 역할은 따로 있다. 바로 모든 ‘노동자의 민주노총’을 실천으로 증명하는 것이다. 노동계급을 대표하는 조직이라면, 아니 되고자 한다면, 단호히 전체 노동자의 생존을 위한 총파업을 조직하고 그 과정에서 단사주의·조합주의를 일소해야 한다. 민주당과 국회에 끌려다니지 않고, 노동자의 독립적인 힘에 기반해 싸워야 한다.
노동자 정치가 꽃필 수 있는 가장 비옥한 토양은 바로 이런 투쟁으로 마련될 것이다. 그 토양 위에 다양한 노동자 정치세력이 제휴하고 경쟁하며 성장할 수 있도록, 노동자운동에 복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런 역사적 과정을 통해, 검증받고 신뢰받는 명실상부한 노동계급정당의 등장으로 노동자 정치세력화 운동이 결실을 보게 될 것이다. 그 과정을 통해서만 진정한 정치적 단결의 길이 열릴 것이다. 더 큰 분열로 이어질 강제단일화 방안을 노동자에게 강요하지마라. 노동계급의 정치적 진로는 노동계급이 선택하게 하라!
사회주의를향한전진은 노동계급 단결투쟁에 헌신하고, 사회주의를 향한 노동자운동의 전진을 앞장서 이끌어내 노동자 정치세력화에 복무하고자 한다. 우리는 노동계급의 일부로서, 노동자 투사들과 함께, 또한 자본주의에 맞서 싸우는 노동자 정치세력과 함께, 참된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향해 전진할 것이다.
2023년 3월 28일
사회주의를향한전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