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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 고 뚜안님 죽음 앞에 사과하라! 강제단속 중단하라! 체류권을 보장하라!12월 18일 울산출입국·외국인사무소 앞에서 ‘12.18 세계이주노동자의 날 고 뚜안님 사망사건 진상규명과 강제단속 중단 촉구 기자회견’이 울산과 경북지역 노동자, 시민단체 5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열렸다.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가 울산이주민센터와 함께 나서면서 민주노총 경북본부와 더불어 총 30개의 단위가 규모 있게 모였다. 제조업이 많은 지역인만큼 금속 노동자가 많이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정부가 강제단속으로 지난 10월 28일 뚜안님을 죽음으로 내몰고도 사과 한마디 없고, APEC을 빌미로 12월 초순까지 강제단속을 계속한 행태를 규탄했다. 참가자들은 이주노동자 강제단속이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 배터리 공장의 반인권적 단속으로 한국 노동자 300여 명이 끌려갈 때와 다르지 않”음을 강조했다. 그리고 “고 뚜안님의 죽음 앞에 국가는 답하라”, “폭력적이고 강제적인 강제단속 즉각 중단하라”고 외치며 정부가 작금의 사태에 사과하고 이주노동자 정책을 권리보장으로 전면 전환할 것을 요구했다. 현장에서 힘차게 발언한 서영호양봉수열사정신계승사업회 이도한 집행위원장과 변혁적여성운동네크워크 빵과장미 배예주 활동가의 발언문을 싣는다. [서영호양봉수열사정신계승사업회 이도한 집행위원장 투쟁사] 안녕하세요 현대자동차지부 서영호양봉수열사정신계승사업회 이도한입니다. 요즘 제가 출근을 위해 아침에 일어나 제일 먼저 하는 일이 TV를 켜는 일입니다. 그리고 뉴스 채널을 틀어 뉴스를 보는 것이 하루의 시작입니다. 뉴스를 보다 보면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나오는 소식이 있습니다. 이 땅의 수많은 노동자가 산업현장에서 온갖 사고로 목숨을 잃는다는 소식입니다. 요즘에는 이주노동자 산재 사망이 늘었다는 보도입니다. 하지만 저는 그 실태는 정확히 알지 못했기에 인터넷을 검색하게 되었고, 한국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들의 현실을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습니다. 현재 한국에는 280여만 명의 이주노동자들이 노동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12월 18일이 세계 이주노동자의 날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1987년 노동자 대투쟁은 저임금 장시간노동에 맞선 투쟁, 부당함과 차별에 맞선 투쟁, 그리고 죽지 않고 일할 권리를 쟁취하기 위한 투쟁이었습니다. 그리고 저항의 역사 속에는 열사의 투쟁이 있었습니다. 그 수많은 투쟁이 있었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투쟁하는 노동자들이 있고, 비정규직노동자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주노동자들이 있습니다. 오늘은 세계 이주노동자의 날입니다. 1990년 12월 18일 유엔에서 <모든 이주노동자와 그 가족의 권리 보호에 관한 국제협약>이 채택되었습니다. 12월 18일이 세계 이주노동자의 날인 이유입니다. 한국에서 ‘세계 이주노동자의 날’은 2000년부터 시작되어 올해로 25주년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지금까지도 국제협약을 비준하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최근 5년간 매년 100명 이상의 이주노동자가 산업재해로 목숨을 잃고 있습니다. 이는 한국 노동운동이 반드시 해결해야 할 또 하나의 투쟁 과제를 제시합니다. 국제협약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주노동자 및 가족이 노예 상태나 예속 상태에 놓이지 않을 권리 △강제적 또는 의무적 노동을 요구받지 않을 권리 △이전의 자유와 거주지 선택의 자유를 가질 권리 △취업국 국민과 임금, 고용조건과 노동조건에 있어 차별받지 않을 권리 △노동조합 가입 및 활동의 권리입니다. 제가 조사한 결과 이주노동자의 질병 및 산업재해를 합친 수는 2020년 7,583명 (사망 118명), 2021년 8,030명 (사망 129명), 2022년 8,286명 (사망 108명), 2023년 8,792명 (사망 112명), 2024년 9,219명 (사망 114명), 2025년 상반기 4,550명 (사망 59명)입니다. 지난 10월, 5개 부처 합동단속으로 대구 성서공단에서 일하던 베트남 유학생 뚜안씨가 추락해 사망했습니다. 뚜안씨는 계명대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원 입학을 준비하는 동안 생계비를 벌어야 했습니다. 꿈과 희망을 안고 한국에서 공부와 노동을 병행하며 자신의 삶을 꾸려 나갔습니다. 하지만 ‘불법’이라는 명분으로, 생명· 안전·인권은 온데간데없는 무자비한 단속을 당한 뚜안씨는 벌금과 강제추방의 공포와 불안 속에서 우리 곁을 떠나야 했습니다. 살기 위한 뚜안씨의 최소한의 저항은 위험한 곳에 몸을 숨기는 것이었을 것입니다. 그 순간 가족과 친구들이 보고 싶었을 것입니다. 더 이상 뚜안씨와 같은 죽음은 없어야 합니다. 오늘 이곳에 참석하신 분들은 노동단체, 시민사회단체, 정당에서 사회 전반적인 문제를 고민하고 바꿔 나가고자 활동하는 분들입니다. 이주노동자의 죽음이 더 이상 반복되어서는 안됩니다. 여기 계신 분들이 활동하는 곳에서 한 번 더 이주노동자 문제를 생각하고 토론하고 문제를 해결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사업장 이동의 자유를 박탈하는 고용허가제 철폐와 비자제도의 철저한 개선, 생명과 안전, 그리고 인권을 무시한 강제단속 철폐, 산업재해의 철저한 예방을 위해 법과 제도를 바꾸는 투쟁이 필요합니다. ‘왜 우리가 먼저 해야 하느냐’고 묻지 말고, 엄청나게 늦었다고 반성해야 합니다. 늦었지만 한국 노동자가 이러한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해, 세계 노동운동 역사에 모범사례로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뚜안님의 명복을 빕니다. 한국에서 노동하다 목숨을 잃은 모든 이주노동자의 명복을 빕니다. [변혁적여성운동네트워크 빵과장미 배예주 활동가 투쟁사] 안녕하세요. 변혁적여성운동네트워크 빵과장미 배예주입니다. 나라는 잘 나간다지만 노동자민중은 살기 힘들어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는 ‘세계 1위 저출생국가’가 한국입니다. 20명 중 1명이 이주민인 오늘 맞이하는 세계 이주노동자의 날, 시민사회가 던져야 할 질문이 많습니다. 지속 가능 사회의 ‘필수인력’, ‘이주민 유치는 필수’라고 말합니다. ‘K-유학’에 열 올리면서 마녀사냥식 이주노동자 강제단속으로 뚜안님을 죽음으로 내모는 사회를 우리는 뭐라고 불러야 합니까? 누군가는 해외로 유학 가고, 일하러 갑니다. 배낭여행 가서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합니다. 만약 한국인 청년이 타국에서 졸업 앞두고 일하다가 강제단속에 죽임을 당했다면, 이재명 대통령은 조지아 공장 사태에 이어 이를 뭐라고 말할 건가요? 왜 이 문제 앞에 침묵하십니까? 유엔에서 강조한 ‘글로벌 책임 강국으로서의 역할’이 왜 국경과 인종을 넘어 노동자 민중에겐 무관한 것일까요? 왜 유엔이 정한 국제이주노동자권리협약 비준은 모르쇠입니까? 자본의 돈벌이는 국경을 넘나들고, 모든 재화가 세계 노동자의 땀방울로 연결되어 있는데, 노동자가 일하러 한국에 오면 왜 인권과 노동권을 봉쇄당해야 할까요? 고 뚜안님이 성서공단에서 만들던 자동차부품은 여러 부품사를 거쳐 현대자동차를 만들겠지요. 이주노동자의 노동 없이 현대자동차 한 대도, 현대중공업 배 한 척도 만들 수 없고, 식탁도 차릴 수 없습니다. 그런데 자본과 정부는 언제까지 이주노동자의 노동력만 취하고 권리를 삭제할 건가요? 반인권적 비자정책으로 미등록 이주노동자를 양산하고 폭력 단속으로 이주노동자의 목숨을 빼앗고 삶을 망가뜨리는 이 야만을 언제까지 계속할 건가요? 작년에도 우리는 이주노동자를 다치고 죽인 정부를 규탄하며 울산출입국 앞에 왔습니다. 울산과 경북은 조선과 자동차 등 제조업 이주노동자가 많은 지역인데, 작년에만 강제단속으로 베트남 노동자 1명이 추락사했고, 태국 노동자는 발목 골절에 태아를 잃었으며, 스리랑카 노동자는 무릎과 발목 골절로 아직도 발에 감각이 없는 상태입니다. 결국 뚜안님의 목숨까지 빼앗은 글로벌 책임 강국, 부끄럽지 않으십니까! 이 질문들은 정부와 자본을 향한 분노와 규탄입니다. 저는 동시에 우리 책임에 관한 것이기도 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우리가 이주노동자와 같은 노동자이자 이웃으로서 차별과 착취에 맞서야 하기 때문입니다. 저들이 조장하는 차별과 혐오에 동조하거나, 폭력에 침묵하는 것은 같은 노동자민중이 당하는 일을 외면하여 단결의 힘을 스스로 약화하는 꼴이 됩니다. 가장 낮은 곳에 있는 노동자가 빼앗기고 탄압받을수록, 전체 노동자와 민중의 권리도 공격받기 쉬워지는 게 이치입니다. 세계 이주노동자의 날 던지는 우리의 분노로 시민사회와 노동조합이 이주노동자의 권리를 위해 나섭시다. 현장에서 지역에서 모든 정주노동자-이주노동자 민중의 단결과 연대를 이어갑시다. 불법 사람은 없습니다. 내가 뚜안이다. 우리가 뚜안이다! 투쟁! -
[발언] 롯데백화점은 노조와 해고자에 대한 혐오를 멈춰라! 노조 조끼와 몸자보는 혐오물품이 아니다![편집자주] “노조 조끼와 몸자보는 혐오물품이 아니다! 롯데백화점은 노조와 해고자에 대한 혐오를 멈춰라!” 현대차 이수기업 해고 노동자 동지들의 요구를 담은 몸자보를 입고 롯데백화점 푸드코트를 이용하려 한 연대 동지와 노조 조끼를 입은 거통고조선하청지회 노동자들에게 보안요원이 몸자보 탈의를 요구해 논란을 빚었습니다. 노동자의 권리를 요구하는 항의 동영상이 퍼지면서 공분을 샀는데요, 12일에는 롯데백화점의 노조혐오에 대한 항의행동도 진행됐습니다. 현장에서 발언한 스테끼 동지의 발언문을 전합니다. 오늘 저희는 몸자보와 노조조끼를 입고 다시 이 자리에 섰습니다. 바로 그저께, 이 롯데백화점 푸드코트에 노조조끼를 입고 들어갔다는 이유로, 조끼를 벗으라고 한참동안이나 강요받는 노조혐오를 겪었기 때문이고, 그리고 거대자본 현대차에 의해서 부당하게 해고당한, 이수기업 해고자를 복직시키라는 문구가 적힌 몸자보를 ‘규정상‘이라는 이유로 탈의하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이 자리에 섰습니다. 도대체 몸자보 벗으라는 그 규정이란 게 뭡니까? 노동조합은, 노동자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서, 회사가 갑질을 하니 조직적인 대응을 하기 위해서 있는 겁니다. 노동조합은, 이렇게 밥 먹으려다 제대로 밥도 못 먹게 하는, 그런 룰을 만드는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인간다움을 지키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것입니다! 그러니 ‘사유지라서 노조조끼는 안 된다’는 그 안내지침이 존재한다면, 그것은 반드시 없어져야 할 지침일 것입니다. 그런데 사안의 심각성에 비해 롯데백화점의 대처는 정말 실망스러웠습니다. 저희는 그 자리에서 사과받지도 못했는데요, 일이 커지니 거제통영고성하청지회에 사과를 했다고 합니다. 이 것 또한 황당합니다. 그 이전의 수많은 사람들이 받았던 심각한 인권 침해는 모르는 일입니까? 거통고에서는 롯데백화점이 공식적으로 사과하라고, 그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롯데백화점 정말 야비한 것 같습니다. 사과를 하려면 숨어서 잘못한 티 안나게 하지 말고, 잘못한 것 똑바로 인정하는 게 사과 아닙니까? 동지들, 그게 맞지 않겠습니까? 저희는 계속해서 노조조끼를 입고, 몸자보를 걸치고, 슬로건을 착용하고 롯데백화점, 롯데몰 이용할 겁니다. 조직적인 대응으로 바꿔나갈 것입니다. 이 사회에 만연한 노조혐오, 바꿔나가기 위해서 행동할 것입니다. 다시는, 노동자의 목소리를 내기 위한 복장을 검열하지 마십시오. 그리고 하나 더 분명히 말해두겠습니다. 노조조끼 벗으라고 안내하신 그 안전요원 직원분, 그 사람에게만 유독 부득이하게 벌어지게 되는, 부당한 조치 취하지 마십시오. 저희는 노동자에 연대하는 사람들입니다. 저희는 롯데백화점 측에서 직원이 규정이라고 말했지만 ‘사실 그런 메뉴얼은 없었고, 오로지 그 하청노동자의 민감한 판단으로 그런 조치를 취한 것이다.’라고 쉽게 꼬리 자르는 것을 보았습니다. 노동자의 식사할 권리, 그리고 노동자의 일할 권리 빼앗지 마십시오. 노조혐오 사라지는 그 날까지 함께 바꿔나가겠습니다. 투쟁! -
[우리의 투쟁] 쿠팡물류센터 노동자에 대한 강제연행 규탄한다!Instagram에서 이 게시물 보기 사회주의를 향한 전진(@marchtosocialism)님의 공유 게시물 2025년 12월 10일 오후 14시경, 쿠팡 대표이사와의 면담을 요구하며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에 진입한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 쿠팡물류센터지회 조합원과 쿠팡대책위 활동가를 경찰이 강제로 연행해갔습니다. 쿠팡물류센터지회 정성용, 최효, 홍익표 동지가 경찰에 의해 연행됐고, 경찰은 이를 항의하고 말리던 쿠팡대책위 조혜연 동지까지, 총 4명을 연행해갔습니다. 쿠팡 노동자들이 쿠팡 본사에서 벌인 항의행동은 정당합니다. 조합원들의 요구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쿠팡에서 반복되는 산재사망에 대한 대책을 마련할 것, 과로와 폭염, 혹한에 시달리는 쿠팡 물류센터 노동자에 대한 휴게시간 보장과 냉난방대책을 마련할 것, 쿠팡 노동자들의 정당한 노조활동 보장과 단체협약을 체결할 것, 최근 발생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에 대해 사과와 책임을 다할 것, 이 모두가 너무나 당연한 요구입니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쿠팡 물류센터 노동자들의 사망 소식이 이어졌습니까? 얼마나 많은 쿠팡노동자들이 새벽배송으로, 과로로, 온열질환으로 쓰러지고 죽어갔습니까. 퇴근 후 욕조에서 돌아가신 장덕준 님, ‘개처럼 뛰고 있어요’라고 말하며 배송하다가 돌아가신 정슬기님의 죽음 앞에 쿠팡물류센터지회와 쿠팡대책위는 벌써 5년 넘게 쿠팡에게, 더 이상 사람이 죽지 않아도 되는 일터를 만들자고 단체협약 체결을 요구해왔습니다. 쿠팡은? 지금까지 교섭 시늉만 냈을 뿐입니다. 올해만 해도 물류센터에서 4명, 택배를 하다 4명의 쿠팡노동자가 죽었습니다. 이 모든 책임이 쿠팡 사측에게 있기 때문에, 그리고 쿠팡노동자는 사람이기 때문에, 정당한 투쟁의 권리가 있습니다. 오히려 쿠팡은 노동조건을 개선해 사람이 죽어가는 걸 막는 대신, 유족에게 접근해 입막음을 하는 매뉴얼을 만들었습니다. 10일 한겨레·문화방송(MBC)·뉴스타파 공동취재팀이 입수한 쿠팡 물류센터를 운영하는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가 만든 ‘위기관리 대응 지침’을 보면, “유족을 우리 편으로 만든다. (유족에게) 오염된 정보를 차단한다”라는 미션이 적혀있습니다. 쿠팡 유족이 노동조합과 만나지 못하도록, “유혹적인 선동이나 잘못된 정보가 많이 들어올 수 있는데 현혹되지 않도록 주의를 당부”한다고 합니다. 즉 그 죽음이 사실 쿠팡의 혹독한 착취환경 때문이고, 사실은 죽지 않아도 되는 일이었다고 생각하지 못하도록, 유족을 회유하기 위한 매뉴얼을 만들고 실행해온 것입니다. 삼성 반도체에서 백혈병으로 노동자들이 죽어갈 때, 유족들을 입막음하려고 했던 삼성이 했던 짓과 판박이입니다. 경찰은 쿠팡 노동자들이 마치 범죄자라도 되는 것처럼 수갑을 뒤로 채워서 연행해갔습니다. 그런데 진짜 범죄자는 누군가요? 물류센터, 택배 노동자들이 초과노동과 위험한 일터 속에서 죽었습니다. 3천만명 규모의 개인정보 유출을 저지르고도, 이를 축소하려 했던 혐의로 지금 9일부터 쿠팡 본사에 압수수색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런 노동구조를 그대로 두고 전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함부로 취급하는 쿠팡의 이런 범죄는 모른체 하면서, 단체협약을 몇 년째 체결을 안하니까, 그래서 지금도 쉬는시간도 없이 노동자들이 죽어가는 소식이 이어지니까, 겨우 의장 만나러 가겠다고 현수막 하나들고 있던 노동자에게 경찰은 잔혹한 탄압을 가했습니다. 자본의 이익과 권리만을 옹호하려 드는 경찰과 쿠팡의 합작이 오늘 벌어진 폭력적 연행 사태의 본질입니다. 쿠팡과 경찰은 쿠팡 노동자와 활동가에 대한 부당한 탄압을 지금 당장 중단하십시오. 쿠팡물류센터지회가 오늘 쿠팡 본사에서 한 항의행동은, 쿠팡에 일하는 모든 노동자들의 죽지 않을 권리뿐만 아니라, 최근 발생한 초대형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 3천만명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한 행동이었습니다. 다행히 많은 동지들이 함께 긴급 규탄집회를 열고, 싸운 덕분에 연행되었던 동지들은 4시간 뒤에 풀려났다고 합니다. 하지만 투쟁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쿠팡은 이제 삼성 현대에 이어 한국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을 고용한 기업입니다. 쿠팡이 바뀌어야 수많은 노동자들의 노동현실이 바뀝니다. 반대로 쿠팡이 바뀌지 않으면, 더 많은 노동자들이 바닥을 향한 경쟁을 지속해야할 것입니다. 쿠팡물류센터지회와 함께, 안전하고 평등한 일터를 만들어가기 위한 쿠팡 노동자들의 투쟁에 함께합시다. 투쟁! -
[발언] 세종호텔지부는 일터의 차별에 저항하는 용기있는 기아차 화성공장 여성노동자들의 투쟁에 마음깊이 연대합니다[편집자주] “구조적 성차별이 여기 있다! 기아차는 화성공장 청소노동자 부당해고·징계 철회하라!” 12월 11일 경기도 지방노동위원회의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에 관한 심문을 앞두고 차별과 탄압에 맞서 투쟁해 온 여성 노동자들이 기아차 화성공장 청소노동자 투쟁을 지지하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현대차 본사 앞에서 진행된 이날 기자회견에 연대한 허지희 세종호텔지부 사무국장 동지의 발언을 전합니다. 해고 전 호텔객실 청소노동자로 일한 시간이 있었습니다. 로비를 점거한 파업에 참가하고 사실상 사측이 만든 새 노조에 가입하지 않은 보복조치였습니다 특히 기억에 남는 장면은 룸메이드 주간미팅 시간에 하우스키핑팀장에게 ‘차렷 경례’를 시킨 것입니다. 팀장은 변방에 자신만의 소왕국을 만들어 놓고 있었습니다. 지금이라면 사측에 항의하고 직장내 괴롭힘으로 징계를 요구했을 일이지만 당시엔 너무 어이없어 웃음밖에 안 나왔습니다 객실을 정비하는 일은 호텔의 새 상품을 만드는 일로 핵심적인 업무입니다. 그러나 룸메이드 중 누구도 승진을 하는 일은 없습니다. 청소하는 여사님이기 때문입니다. 호텔은 객실을 판매하는 판촉지배인 또는 호텔의 꽃이리는 프론트 클락만 승진시킵니다. 이름만 정규직인 룸메이드는 최저임금 수준임에도 서울시내 대부분 용역회사 소속인 룸메이드들은 정규직이 되려고 세종호텔로 이직해 오곤 했습니다. 저임금이라도 정규직은 고용이라도 보장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것도 코로나 때까지였습니다. 경영위기를 핑계로 세종호텔 또한 룸메이드 용역회사를 들였습니다. 기억에 남는 일은 단체협약으로 1년 이상 비정규직 근무해야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규정이 있었습니다. 비정규직이었던 룸메이드와 남성노동자의 부적절한 행위에 대해 여성노동자만 해고된 일이 있었습니다. 남성은 가족을 부양한다는 통념 속에 여성의 노동은 부차적인 것으로 취급되는 것입니다. 우리 사회의 중요업무는 남성이 한다고 여기는 관습, 여성의 노동은 부수적이라고 여겨지고 폄하됩니다. 현실은 그 부수적 노동 중에서도 청소노동 등 우리사회에서 기반노동은 대부분 비정규직에게 맡겨진다는 겁니다. 코로나 이후 호텔객실청소는 플랫폼 업체에서 방 개수에 따라 수입을 정해져 보통 12객실을 청소하던 일이 최근 세종호텔에서는 25객실 청소합니다. 그 고된 일이 이주노동자 노동이 되고 있으며 더 이상 4대 보험 가입도 안 해주는 노동이 되었습니다. 기아차 화성노동자들이 투쟁하고 있다는 소식은 가슴 아프고도 반가운 일입니다. 용역회사나 자회사 소속의 청소노동자들이 구조적 차별과 열악한 처우의 개선을 당사자들이 요구한다는 것은 너무도 자랑스러운 일입니다. 구조적 성차별이 없다는 윤석열의 거짓은 더 이상 먹히지 않지만 성차별과 가부장적 문화는 곳곳에 뿌리 깊습니다. 그래서 기아차 화성공장 여성노동자들의 투쟁이 더 중요한 투쟁입니다. 부당노동행위가 일상화된 직장 내 조직문화를 끊어내는 것은 부당해고와 징계를 철회시키는 것에서 출발할 것입니다. 지방노동위원회는 기아차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의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을 인정하고 조합원들의 징계와 해고철회를 판단하시기 바랍니다. 세종호텔지부는 일터의 차별에 저항하는 용기있는 기아차 화성공장 여성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지하며 마음깊이 연대합니다. 함께 싸웁시다. 투쟁! -
[우리의 투쟁] 원하청 노동자 공동투쟁으로 원청교섭 쟁취하자!11월 8일, 제55차 전태일 열사 정신계승 전국노동자대회가 진행됐다. 대회 후 노동자들은 대오를 나눠 도심을 행진하며 노동자의 요구를 알려냈다. 금속노조 행진선동에서 김미옥 현대글로비스울산지회 지회장은, 노조법 2,3조 개정이 이뤄졌지만 여전히 허점이 많은 불완전한 법이고, 원청교섭 등의 성과를 이뤄내기 위해서는 원하청 노동자의 공동투쟁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리고 이재명 정부가 차별금지법 제정 거부하고 팔레스타인 집단학살을 지속할 뿐 아니라, 노동기본권은 뒷전으로 미루고 한국 독점자본의 이익을 위한 규제완화와 방위비 인상 등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을 짚으며, 이에 맞서 개정된 노동법을 현장에서 관철하기 위한 투쟁으로 2026년의 투쟁을 열어가자고 제안했다. 오세일 현대중공업지부 사내하청지회 비상대책위 위원장은, 현대중공업 생산의 80%를 하청노동자가 담당하고 있으며, 1만 9천 명의 하청노동자 중 4천 3백여명이 이주노동자인데, 세계 1위 조선산업이라는 허울과 달리 하청노동자, 이주노동자는 현장에서 유령취급을 받는다고 역설했다. 그 핵심에는 20년 간 원청 현대중공업이 사내하청지회와의 교섭 자체를 거부해온 역사가 있으며, 하청노동자, 이주노동자의 현실을 바꾸기 위해 원청교섭 투쟁에 나설 것임을 결의했다. 사진=금속노동자 원하청 노동자 공동투쟁, 전국 노동자 총단결·총투쟁으로 원청교섭 쟁취하자! - 김미옥(현대글로비스울산지회 지회장) 2026년 3월 10일부터 개정 노동법이 시행될 예정입니다. 윤석열 정부가 두 차례 거부권을 행사했던 개정 노동법은 윤석열 탄핵 이후에야 국회 문턱을 넘었습니다.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투쟁과 희생, 오랜 탄압을 이겨낸 비정규직 하청노동자들의 투쟁이 없었다면, 노동법 2·3조 개정은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개정 노동법은 노동자에게 유리한 부분이 있지만, 자본가들이 빠져나갈 허점이 많은 불안전한 법입니다. 그래서 개정 노동법을 제대로 관철하려면 하청노동자들의 총단결,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공동투쟁을 조직하는 게 필수적입니다. 이미 자본가들은 개정 노동법이 파업을 부추긴다는 온갖 거짓 선동을 늘어놓고 있습니다. 동지들! 우리 자본가들이 말하는 것처럼, 2026년 개정 노동법을 활용해서 전국적인 총단결·총파업을 조직해서 본때를 보는 건 어떻습니까? 또한 자본가들은 법 기술자들을 동원해 개정 노동법을 무력화하려고 혈안입니다. 윤석열의 법 기술자들도 광장의 투쟁과 탄핵을 막지 못했습니다. 마찬가지로 자본가들의 법 기술자의 잔머리로는 개정 노동법을 온전히 실현하려는 노동자 총단결·총투쟁을 절대 막지 못할 것입니다. 나아가 자본가들은 개정 노동법의 무력화뿐 아니라, 대통령령과 시행령으로 개정 노동법을 흠집 내려고 달려들고 있습니다. 이재명 정부가 자본가단체에 ‘기업 경쟁력 강화’가 우선이라 얘기한 만큼, 우리는 고동노동부의 행보를 두 눈 부릅뜨고 경계해야 합니다. 자본가들의 거짓 선동과 행보의 목적은 노동자들을 더 많이 착취해 더 많은 이윤을 쌓으려는 것에 있습니다. 이들의 노동자 착취와 이윤 추구는 자본주의 사회를 넘어 새로운 노동자 사회로 나가지 않는 한, 절대 멈추게 할 수 없습니다. 오늘 노동자대회에 참가하신 전국 노동자 여러분!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은 자신을 ‘중도 보수’로 자칭한 바 있습니다. 이재명 정부가 등장한 지 5개월이 지났지만, 노동자 민중의 요구는 어느 것 하나 속 시원하게 해결된 게 없습니다.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사회적 소수자의 권리는 뒷전으로 밀렸습니다. 기후 위기 해결,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집단학살 공모 중단은 거부되고 있습니다. 청년 일자리 창출, 비정규직 문제 해결, 모든 노동자의 근로기준법, 노동기본권 보장은 말 잔치일 뿐입니다. 그러나 반도체, 조선, 자동차 등 독점자본의 이익을 위한 정부의 행보는 속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종부세와 금투세 완화, 반도체 특별법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3,500억 달러 미국 투자, 방위비 인상(2.8%에서 3.5%로)으로 엄청난 혈세를 물 쓰듯 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건 대기업과 독점자본의 이익과 긴밀하게 연결돼 있습니다. 노동자의 권리와 사회대변혁은 자본가단체, 국회, 정부로부터 주어지는 게 아닙니다. 오직 노동자 민중의 총단결·총투쟁으로 쟁취해야 할 과제입니다. 권리 위에 누워 잠자는 자는 그 권리를 누릴 수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 노동자들이 투쟁으로 쟁취한 권리는 우리 노동자 자신의 투쟁을 통해 관철해야 합니다. 개정노동법이 그것입니다. 우리 모두 2026년 투쟁에서, 개정노동법이 전체 노동자의 이익에 복무할 수 있도록 원하청 노동자 공동투쟁, 전국 노동자 총단결·총투쟁으로 힘차게 나갑시다! 열사정신 계승하여 사회대변혁 쟁취하자! 사진=금속노동자 진짜 사장 HD현대는 교섭에 나서라! - 오세일(현대중공업지부 사내하청지회 비상대책위 위원장) 안녕하십니까 울산 동구 HD현대중공업에서 일하는 하청노동자 오세일입니다. 요즘 HD현대중공업은 배우 김우빈을 기용해 화려한 광고를 하고 있습니다. K조선이라고 합니다. 한국의 조선산업이 세계 1위라고 합니다. 미국 관세 협상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조선산업에서 일하는 하청노동자, 이주노동자는 유령입니다. 현대중공업 원청 생산의 7~80% 를 맡고 있다고 하면서도 말입니다. 현대중공업 안에 있는 정규직 노동자 1만 2천 명 중 정규직 조합원은 6천 5백여 명이고, 원청소속 이주노동자 계약직이 1천여 명입니다. 그리고 이보다 많은 1만 9천 명이 하청노동자입니다. 하청노동자 중 4천 3백여 명은 이주노동자입니다. 이들이, HD현대가 재계 순위를 10위에서 5위까지 끌어올리게 만든 주역입니다. 그런데 원청 현대중공업은 지난 20여 년간 교섭 대상이 아니라며 하청노동자와 교섭을 거부했습니다. 업체 폐업, 조합원 해고, 박일수 열사 투쟁 마무리 합의에서 하청노조 인정한다고 했으나 실제로는 합의를 거부합니다. 그리고 도장부 파워노동자 일당 시급 전환 투쟁에서 투쟁 당사자 블랙리스트로 현대중공업 취업을 못 하게 했습니다. 빅3로 당시 대우조선, 삼성중공업 조선사업장 취업 못 하게 할 정도로 악독한 경영진이었습니다. 그리고 대법원 원청 사용자 판결에 따른 교섭도 거부했습니다. 대법 판결에 맞춰 원청교섭 요구를 했고 2018년 대법원 심리, 전원 합의체로 전환, 7년째 판결이 안 나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판결 촉구 기자회견을 11월 12일 대법원 앞에서 합니다. 노조법 2·3조가 개정되었으니, 판결을 촉구합니다. 하청지회는 조합원과 하청노동자들 투쟁과 함께해왔습니다. 하지만 하청지회가 교섭을 통해 성과를 만들어 내지 못하는 상황은 하청노동자들의 노조 참여를 가로막아 왔습니다. 하청노동자 참여 없는 하청지회는 힘을 가질 수 없고 하청노동자들의 문제를 알리고 청원하는 수준 이상을 할 수 없었습니다. 하청노동자들은 노사협의회를 통해 임금인상을 요구합니다. 그러면 그 해 기성율 인상을 따라 하청업체의 임금인상이 결정됩니다. 임금, 복지가 결국은 기성에 달렸습니다. 연말 성과금도 그 해 성과인데 1년부터 3년, 지난해부터는 5년으로 연장됐고, 원청이 하청노동자 근속을 연장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합니다. 원청과 교섭해야 할 이유입니다. 안전에 대한 협의도 당연히 원청이 함께해야 합니다. 하청지회의 원청교섭은 헌법에 보장된 노동3권을 실현하는 길입니다. 현대중공업 원청이 하청노동자, 이주노동자들의 모든 것을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진짜 사장과 교섭하고, 노조로 인정될 때 노조를 믿고 싸워 요구를 쟁취할 수 있습니다. 하청노동자, 이주노동자가 현대중공업 배를 70~80%를 만들고 있다면, 원청은 이들에게 임금과 복지, 안전, 연말 성과를 보상해야 합니다. 그럴 때 헌법에 보장된 노동3권이 일하는 현장과 일상에서 실현되는 것입니다. 관심과 지지, 응원이 현대중공업 하청·이주 노동자들에게도 희망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할 것입니다. 그리고 진정 진짜 노동자가 가진 힘이 무엇인지를 보여줄 것입니다. 87년 노동자 투쟁에서 선두에 섰던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의 후배답게 노조법 2·3조 시대를 활짝 열 것입니다. -
[발언] 연대 동지들의 헌신과 사랑에 힘입은 우리 투쟁의 승리는 우리의 의무입니다[전진 울산지역위원회] 11월 13일(수) 현대차 울산공장 본관 정문 앞에서, 현대자동차 비정규직지회 이수기업 노동자 정리해고 규탄집회를 열었다. 이번이 33번째 규탄집회이다. 매주 목요일 규탄집회 장소인 현대차 본관 정문 앞은 구사대와 경찰의 무자비한 폭력에 맞서 이수 해고자와 전국 연대 동지가 가열차게 투쟁했던 곳이다. 또한 이수 해고자 투쟁이 400일을 넘도록 지역과 전국 연대를 모아내고 확장해 온 곳이다. 지난 규탄 집회에서 이수 동지의 발언은 집회의 의미를 보여준다. "이수기업 해고자 주체는 깃발입니다. 연대 동지들은 바람입니다. 바람이 불어야 깃발은 펄럭입니다. 깃발이 없으면 바람은 의미를 잃습니다. 지금까지 바람이 되어 깃발을 휘날리게 한 연대 동지들에게 감사드립니다!" 현대차 구사대가 자행한 이수기업 해고자와 연대 동지들에 대한 여러 차례의 폭력과 불법파견 범죄는 정의선을 국회 국정감사의 도마 위에 올렸다. 이것은 정의선을 격노하게 했으며, 자본은 부랴부랴 이수기업 해고자 고용승계와 구사대 폭력 문제를 올해 말까지 해결하겠다고 약속한 뒤 정의선을 국정감사 증인에서 빼냈다. 그리고 약속 이행 차원에서 노사 교섭이 시작됐다. 9월 이후 상견례, 실무교섭 2차례, 11월 13일 본교섭까지 진행됐다. 그러나 현대차 자본은 손바닥을 뒤집듯, 이수기업 해고자의 온전한 고용승계와 구사대 폭력 재발방지를 위한 해결 방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현대차 자본은 '1차 업체 현인기업은 불법파견으로 인정된 공정이니 안된다', '불법파견 법적 리스크가 없는 보안이나 식당은 어떠냐' 등 불법파견 정규직 전환을 피해가려 역겨운 소리를 늘어놓으며 시간만 끌고 있다. 이번 교섭에서 자본은 이수기업 정리해고가 불법파견범죄 은폐조치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시인한 셈이다. 현대차 자본의 비열한 행태는 결국 이수 해고자와 연대 동지들의 투쟁을 확대할 뿐이다. 다음은 이수기업 해고자 정성훈 동지의 규탄집회 발언이다. [정성훈 동지 발언] 현대차로부터 정리해고 당하고 투쟁을 시작한 지 400일이 훌쩍 넘었습니다. 많은 연대 동지의 도움으로 교섭이 열렸습니다. 국정감사 기간에 정의선 회장의 국회 출석을 막기 위해 ‘해고자들과 교섭을 성실하게 한다’고 서약서를 보낸 지 벌써 몇 주가 지났습니다. 하지만 그간 오고 간 공문을 보면 단 한 줄도 진실도 없고 거짓말만 가득합니다. 처음부터 해고 당사자들은 교섭에서 빠지라고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하더니, 이제는 ‘고용승계 교섭이 아닌 취업을 알선해 주는 자리’라고 정신 나간 소리를 해대고 있습니다. 저희가 언제 일자리 알아봐달라고 1년 넘게 길거리에서 이러고 있습니까? 사측의 태도는 명확합니다. 진정성 따위는 없고 헛소리만 나불대며 시간만 질질 끌다가 던져주는 거 먹고 떨어지라는 수작질입니다. 교섭에서 이런 말장난이나 치며 시간 때우는 행태나 수십 년 불법파견 범죄를 저지르고도 사과는커녕 당당한 이유는 규제나 처벌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불법파견으로 쌓아 올린 막대한 이익은 수백억일지 수천억일지 수조 원에 달할지 모르지만, 벌금은 고작 3천만 원이었습니다. 벌금이 수백억 수천억이었다면 과연 불법파견을 유지할 엄두나 냈겠습니까? 이것은 그동안 정부가 현대차 자본에 면죄부를 쥐여주는 공범이나 다름없었다는 증거입니다. 교섭 장소에서도 말장난이나 던지는 실무교섭자들이 처벌받고 징계받았다면 정신 나간 헛소리는 나오지 않았을 것입니다. 저들의 비열한 행태에 우리는 단호하게 우리의 권리를 요구해야 합니다. 대한민국 민법의 근원인 로마법에서는 ‘정의란 각자에게 그의 몫을 주는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우리는 권리를 빼앗겼고 현대차 자본은 우리의 권리를 도둑질하였습니다. 우리의 정당한 권리를 요구하고 피해를 원상회복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우리의 권리를 찾기 위해 투쟁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실현에 가장 가까운 방법입니다. 목적도 방법도 우리가 옳습니다. 현대차 자본은 구사대 깡패를 동원하여 우리의 입을 막으려 했고, 시간을 끌며 거짓말과 헛소리를 뱉는 것 말곤 할 줄 아는 게 없습니다. 이수기업 해고노동자들을 위해 함께 투쟁하고 도움 주시는 많은 연대 동지가 있었기에 여기까지 왔습니다. 그중에서도 젊은 활동가 말벌 동지들은 이제 사회초년생이거나 취업 준비 중인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분들의 열기는 뜨겁지만, 현실은 차갑습니다. 취업이 잘되지 않고 일자리가 있다고 하더라도 저임금, 계약직, 임금체불이 허다합니다. 그들은 배가 고픕니다. 하지만 더 배고픈 동지들을 위해 자기의 것을 아낌없이 내어주었습니다. 없는 돈을 털어서 천막에 빵이라도 하나 갖다 놓고 생활비가 없어도 타지역에서 오고 가며 함께 투쟁하였습니다. 이곳에서 다쳐서 치료비가 없어도 우리에게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이것은 진정한 헌신이고 사랑입니다. 우리는 분에 넘치는 도움과 연대를 받아왔고 지금도 받고 있습니다. 그런 우리가 인제 와서 현대차 자본의 헛소리와 술수에 놀아나 투쟁을 포기할 수 없습니다. 우리 투쟁의 승리는 우리의 의무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겪은 아픔을 이제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연대 시민 동지들께 똑같이 겪게 할 수 없습니다. 서면시장번영회지회 동지들처럼 노동착취 갑질 폭행 욕설을 당하며 일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세종호텔 동지들처럼 특정 노조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표적이 되어 집단해고 당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주얼리노조 동지들처럼 5인 미만 사업장이라는 이유로 근로기준법 적용을 받지 않는 노동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A학교 지혜복 선생님처럼 피해 학생을 보호하고 공익제보를 했다는 이유로 부당전보 해임당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태경산업 이주노동자들처럼 주말에 교회에 끌려 나와 종교의 자유를 침해당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라이더유니온 배달노동자들처럼 최저시급도 되지 않는 저임금 노동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끝으로 쿠팡 SPC와 런던베이글뮤지엄처럼 장시간 강제노동을 하다 억울하게 생을 마감하는 비참한 삶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침묵하고 자본에 무릎 꿇고 투쟁을 포기한다면 이런 삶은 반복될 것입니다. 단결과 연대로 여기까지 왔습니다. 현대차 자본의 수작에 흔들리지 말고 우리의 요구를 쟁취하고 승리합시다.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우리가 함께 만들어 나갑시다. 나 자신을 믿고 내 옆의 동지를 믿고 끝까지 부당한 해고에 맞서 싸웁시다. 감사합니다! 투쟁! -
[발언] "활동지원 노동자의 권리가 바로서야 장애인의 권리가 바로 섭니다"10월 28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2025년 1029 국제돌봄의날! 돌봄중심사회로 전환하자! 전국동시다발 울산 기자회견'이 진행되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민주노총 소속의 활동지원사뿐만 아니라 요양보호사, 노인생활지원사, 아이돌봄사 노동자 등이 참여하여 각 부문에서 노동자가 처한 열악한 환경을 이야기했다. 참가자들은 돌봄노동자 노동권 보장과 통합돌봄 등으로 국가가 책임지는 돌봄사회로의 전환을 촉구했다. '국제돌봄의날'은 2023년 돌봄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UN 총회에서 지정된 날이다. 오늘날 한국의 공공돌봄은 매우 미약하며, 돌봄의 99%가 민간위탁으로 내몰려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활동지원 노동자의 권리가 바로서야 장애인의 권리가 바로 설 수 있다"고 발언한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장애인활동지원지부 전인표 동지의 발언을 싣는다. 저는 장애인활동지원 노동을 하고 있는 전인표입니다. 장애인활동지원사는 장애인의 옆에서 장애인의 불편함을 최소한으로 줄여주는 노동을 하는 돌봄 노동자입니다. 대부분의 활동지원사는 이용자인 장애인의 집으로 출근합니다. 출근을 하여 장애인의 식사, 목욕, 배변, 이동, 병원 동행, 일상생활의 모든 과정을 함께하며 많은 시간을 보냅니다. 활동지원사의 돌봄노동 없이는 장애인의 삶이 유지될 수 없지만, 활동지원사의 처우와 권리는 여전히 매우 불안정합니다. 활동지원사들은 경력이 처음이든 몇 년이 되든 모두 최저시급을 받고 있습니다. 작년 국회에서 정한 활동지원사의 2025년 바우처 수가는 16,620원입니다. 그러나 여기에서 민긴위탁 기관에서 활동지원 관련 업무를 보는 사회복지사의 (일부)임금, 사측부담 4대보험, 사무실 운영비 등 명목으로 25% 선공제를 하면 12,465원이 되며, 이마저도 활동지원사가 실제로 받는 금액이 아닙니다. 각종 수당이 포함된 포괄임금제를 실시하다 보니 실제로 받는 건 최저임금이거나 그마저도 안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2019년부터 휴게시간은 실정에 맞는 대비 없이 시행되어, 활동지원사의 노동을 더욱 가중시켰습니다. 장애인의 특성상 언제 어디서 어떤 상황이 발생할지 알 수 없는데, 휴게시간에 대체인력도 없이 제대로 쉴 수 있는 활동지원사가 몇이나 되겠습니까? 휴게시간 도입 이후 바우처 단말기 상으로는 ‘휴게시간’으로 기록되지만, 실제로는 그 시간에도 일을 하면서 ‘유노동 무임금’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활동지원사는 아프거나 급한 일정이 생겨도 대체 인력을 구할 수 없으면 쉴 수 없고, 일정을 포기해야만 합니다. 그리고 하루라도 일을 못 하게 되면 수입이 곧바로 끊깁니다. 결국 돌봄은 국가의 책임이 아니라, 노동자 개인의 희생으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돌봄은 개인의 희생이나 봉사가 아니라, 사회가 공동으로 책임져야 할 공공서비스입니다. 그러나 국가가 책임을 회피하는 동안, 노동자와 장애인 모두가 불안정 속에 방치되고 있습니다. 돌봄 노동자는 단순하게 일만 하는 직업이 아닙니다. 활동지원사는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의 일상을 지켜내고 동행하는 핵심 필수노동자입니다. 그런데도 활동지원사의 노동은 저임금 구조 속에 갇혀 있으며, 감정적 고통과 신체적 부담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습니다. 돌봄 노동이 존중받지 않는 사회에서 사회서비스의 미래는 없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후보시절 돌봄 노동을 국가의 책임으로 전환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9월 16일에 발표한 123대 국정과제 관리계획에는 돌봄 노동자를 위한 정책은 단 한 줄도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돌봄 노동이 필수 노동이라 이야기를 하고 싶다면, 후보시절 했던 그 약속은 반드시 지켜져야 합니다. 돌봄 노동자의 권리는 곧 장애인의 권리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노동이 흔들리면 돌봄도 흔들리고, 돌봄이 흔들리면 곧 장애인들의 인간으로서의 삶이 흔들립니다. 이제 돌봄 노동이 존중받고, 국가가 책임을 다하는 사회로 나아가야 합니다. 시급제가 아닌 월급제, 고용 안정, 아플 때 쉬어도 서비스가 중단되지 않는 대체 인력 체계, ‘유노동 무임금’이 되지 않는 휴게시간, 감정의 스트레스로부터 노동자를 지켜줄 제도적 보호 장치. 민간위탁으로 내몰려있는 오늘날 돌봄의 현실에선 절대 불가한 것들입니다. 마지막으로, ‘대한민국의 복지는 잔여복지’란 말이 있습니다. 처음 예산이 책정되고 나서 다음 단계를 거칠 때마다 예산이 삭감되거나 증발해버려, 정작 복지의 혜택을 받아야 할 현장에 오게 되면 예산이 턱없이 모자라게 됩니다. ‘대한민국 복지는 잔여복지’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민간위탁이 아닌 돌봄의 공공성을 강화, 확대해야 합니다. 감사합니다. -
[발언] “청소노동자의 손, 식당노동자의 손, 세상을 지탱하는 손의 존엄을 짓밟는 자들에게 물러서지 않을 것입니다”사진: 기아차 화성공장 청소노동자 투쟁승리를 위한 연대모임 [편집자 주] 10월 24일 현대・기아차 본사 앞에서 <비정규직 탄압 현대・기아차 자본 규탄 결의대회>가 있었다. 기아차 화성공장 청소노동자 투쟁 승리를 위한 연대모임 · 현대차 비정규직지회 · 이수기업 해고자 · 비정규직 이제그만 공동투쟁의 공동주최로 진행된 이날 결의대회에서 있었던 <비정규직 이제그만 1100만 비정규직 공동투쟁> 공동소집권자이자 전국대리운전노조 조합원 김주환 동지의 발언을 소개한다. 저는 대리운전노동자입니다. 플랫폼노동자라고 합니다. 요즘 배달라이더, 화물기사, 방문서비스 기사, 보험모집인, 자동차 판매 노동자 수많은 저 같은 특고·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들이 1천만 명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저임금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문자로 해고를 당하고, 생계에 내몰려 도로에서 죽음의 질주를 하고 있는데도 정작 이들은 노동기본권을 인정받고 있지 못합니다. 우리는 가장 열악한 노동자들에게 오히려 노동기본권이 배제된 기막힌 현실 속에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자리도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현대·기아차는 오랫동안 불법파견 범죄를 저질러 왔고, 법원에서도 불법이라고 판결이 났습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도 배제된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여기 계시는 청소노동자, 식당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제외했습니다. 사진: 기아차 화성공장 청소노동자 투쟁승리를 위한 연대모임 묻겠습니다. 공장을 청소하지 않으면, 식당에서 밥을 짓는 손이 없다면, 그 공장이 굴러갈 수 있습니까? 그들의 노동은 ‘부수적’이 아니라, 가장 기본적이고 가장 필수적인 노동입니다. 현대·기아차가 외치는 ‘미래산업’도, ‘친환경 공장’도 그 노동 위에 세워져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더 기막힌 것은 자본과 권력이 배제한 노동자들이 위로받기는커녕 탄압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현대·기아자본은 불법파견 판정을 받은 하청노동자들에게 조직적 집단 폭력을 휘두르고 성희롱을 폭로하고, 부당한 업무지시를 거부했더니 해고와 중징계로 답했습니다. 이러한 처참한 현실을 바꿔보자고 우리가 지금 이 자리에 모여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권이 바뀌고 노조법이 개정되었는데, 비정규직 노동자의 현실은 여전히 바뀌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불법을 저지른 것은 회사였지만, 징계탄압을 받은 것은 노동자였습니다. 사진: 기아차 화성공장 청소노동자 투쟁승리를 위한 연대모임 동지 여러분, 그들이 지금 싸우고 있습니다. “우리는 버려지는 사람이 아니다”, “우리는 존중받기 위해 일한다”, 이렇게 외치며 버티고 싸우고 있습니다. 그 싸움이야말로 노동의 존엄을 지켜내는 투쟁, 우리 모두의 자존을 일깨우는 싸움입니다. 민주노총의 기둥으로 불리는 현대·기아차 노조도 군사독재 엄혹한 시기에 노동자의 존엄을 지키기 위한 투쟁에서 시작하였습니다. 머리도 마음대로 못 자르게 하는 자본의 독재를, 허기조차 면할 수 없는 끼닛거리를 바꾸자고 시작한 투쟁이었습니다. 40년 가까이 지난 오늘 현대차 이수기업 해고자들이, 기아차 청소노동자들이 그 투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우리를 차별하지 마라.” “정규직이든 비정규직이든, 플랫폼노동자이든 우리는 같은 노동자다.” 사진: 기아차 화성공장 청소노동자 투쟁승리를 위한 연대모임 연대로 만드는 투쟁, 정권과 자본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입니다. 자본과 정부가 정작 두려워하는 것은, 불법파견 판정과 노란봉투법이 아닌 노동자의 존엄을 향한 우리의 연대입니다. 이 땅 모든 비정규직이 같은 울분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 마음이 모이면, 재벌도, 정권도, 이 엿같은 거꾸로 가는 세상도 바꿀 수 있습니다. 청소노동자의 손, 식당노동자의 손, 모든 노동자의 손, 그 손이 바로 세상을 지탱하는 손입니다. 그 존엄을 짓밟는 자들에게 우리는 결코 물러서지 않을 것입니다. 동지 여러분! 오늘의 투쟁과 이 싸움이, 이 나라 노동 현실을 바꾸는 불씨가 될 것입니다. 우리 모두, 그 존엄의 싸움에 함께합시다. 투쟁! 감사합니다. 사진: 기아차 화성공장 청소노동자 투쟁승리를 위한 연대모임 -
[발언] 거대 자본에 맞선 비정규직 노동자의 승리를 위해, 강고하게 싸워 나갈 것입니다사진: 기아차 화성공장 청소노동자 투쟁승리를 위한 연대모임 [편집자 주] 10월 24일 현대・기아차 본사 앞에서 <비정규직 탄압 현대・기아차 자본 규탄 결의대회>가 있었다. 기아차 화성공장 청소노동자 투쟁 승리를 위한 연대모임 · 현대차 비정규직지회 · 이수기업 해고자 · 비정규직 이제그만 공동투쟁의 공동주최로 진행된 이날 결의대회에서 있었던 김경숙 동지의 발언을 소개한다. 김경숙 동지는 부당한 업무지시와 만연한 성폭력에 맞서 싸우는 과정에서 10월 1일자로 해고 통보를 받은 상황이다. 함께 싸우는 조합원 4명에게도 중징계가 내려졌다. 기아자동차 화성공장 비정규직 청소노동자 김경숙입니다. 13년 전, 기아라는 글로벌 대기업에서 화장실 청소업무를 맡아 일하게 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가슴 벅차하며 사업장에 발을 들였습니다. 일하다 길을 잃고, 다시 길을 찾기도 어려울 만큼 거대한 규모에, 3·40년을 근무해도 화성공장 현장을 다 파악하지 못한다는 이야기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곳에서 마주한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의 현실은 참혹했습니다. 휴게실, 샤워실도 없이 오물 묻고 땀 범벅이 되어 지친 몸을 그대로 말리며, 잘하면 잘한다고 인정도 받지 못하는 업무를 묵묵히 해내며 노동현장을 지켜왔습니다. 그런데도 가족과 즐겁게 함께해야 할 추석을 목전에 두고, 회사는 잔인하게도 해고의 칼날을 휘둘렀습니다. 화장실 청소업무를 맡고 있는 노동자에게, 산업폐기물이 가득한 현장 쓰레기를 치우라는 부당한 업무지시가 내려졌습니다. 해당 업무는 전문 안전장비를 갖춘 별도인력이 필요한 일입니다. 이에 맞서 싸우고, 여러 남성들에 의해 날마다 성희롱과 추행이 일어났음을 문제 삼으며 정당한 투쟁에 나선 조합원 5명에게 내려진 중징계였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강한 노조, 수많은 노동조합 중 몇 안 되는 노동조합만 쟁취했다는 귀한 단협이 있는 기아차 현장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는 안전과 기본권조차 보호받지 못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기아라는 자본은 하청업체 바지사장들을 앞세워 협박, 고소, 징계 등 치졸하기 그지없는 방법으로 노동자의 목을 조르는 노동탄압을 단협도 무시한 채 자행하고 있습니다. 사진: 기아차 화성공장 청소노동자 투쟁승리를 위한 연대모임 이 자리에서 현대차에 맞서 싸우는 이수기업 노동자 동지들, 연대시민 동지들, 그리고 활동가 동지들과 함께하니, 기쁨과 분노가 교차하는 마음입니다. 불법파견 정규직 전환 소송에서 노동자가 승소해도, 정규직 전환은커녕 업체를 날려 고용승계 자체를 막고, 노동자들을 거리로 내몰았을 뿐 아니라, 구사대를 동원해 조직적으로 폭력 진압을 자행하였습니다. 이러한 이수기업 사태를 보며 분노합니다! 이것이 우리가 몸담고 땀 흘려 일하는 일터의 현실이자, 대기업 현대·기아차 자본의 민낯입니다. 어느 시절 탄압 방법입니까?! 10년이 넘어 강산이 변할 시간이 흘러도 노동자 탄압은 강도를 더해 갑니다. 현대·기아차에서 일하는 노동자라고 가슴과 어깨를 펴고 자랑할 날은 오지 않는 것입니까?! ‘정의선이 기업을 잘 이끌어 엄청난 이윤을 쌓고 국익을 높였다’고 칭찬하고 자랑하는 뉴스를 볼 때마다 치가 떨립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 임금 깎고, 이중·삼중으로 차별하며 나날이 정규직과의 격차를 벌려놓을 뿐 아니라, 구사대를 동원해 악랄한 노동탄압을 자행하면서도 부끄러움을 모르는 정의선의 웃음에 분노합니다. 그래서 이 자리에 모여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를 요구하고, 저들 입맛대로 길들이고 착취하기 위해 끝없이 억누르고 짓밟는 자본의 탄압에 맞선 투쟁을 결의합니다. 우리 노동자들이 투쟁으로 싸워 이겨내야 하는 이유! 노동자를 귀하게 여기는 사업장을 만드는 노동자의 힘을 보여 줄 것입니다. 내일도 오늘 같은 탄압이 벌어질지라도, 투쟁으로 함께하겠습니다. 동지들을 믿고 저 거대 자본이 노동자에게 무릎 꿇을 때까지, 비정규직 노동자의 승리를 위해 강고하게 싸워 나갈 것입니다. 투쟁! 사진: 기아차 화성공장 청소노동자 투쟁승리를 위한 연대모임 -
[발언] 교실에서, 우리 제도 안에서, 우리 마음속에서 성차별을 분쇄합시다.[편집자주] A학교 성폭력 사안 해결과 지혜복 공익제보교사 부당해고 철회를 위한 농성장을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이 철거하겠다고 협박중이다. 지난 10월 22일 A학교 집중집회에 나선 발언자들은 그런 정근식 교육감이 틀렸고, 지혜복 교사가 옳다는 발언을 이어갔다. 그중 독일에서 온 참가자 얀 동지의 발언을 지면으로 전한다. --- 친애하는 친구 여러분, 동지 여러분, 오늘 이 자리에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의 참여, 연대, 침묵을 거부하는 용기에 감사드립니다. 여러분의 존재는 중요합니다. 너무 오랫동안 학대를 방관해 온 침묵을, 이곳의 모든 목소리가 조금씩 깨뜨리고 있습니다. 전 세계에서 용감한 이들이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학교 내 성폭력을 폭로한 교사 혜복 씨가 직장을 잃었습니다. 그녀는 학생들을 보호하려 했으나, 시스템은 그녀를 처벌했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용기는 시위를 촉발했고, 교육청이 묻어버리려 했던 논의를 강제로 이끌어냈습니다. 이 이야기는 고통스럽게 익숙합니다. 베를린 지역에서 성교육, 성폭력 예방 프로그램, 여성 난민을 위한 프로그램 등의 예산 삭감에 맞서 싸우자고 호소한 내 동지 이네스도 직장에서 해고당했습니다. 서울이든 베를린이든, 학교와 교육 시스템은 학생을 보호하기보다 자신들의 명성과 이익을 우선시하기 때문입니다. 더 나은 교육을 위해 진실을 말하는 이들—내부 고발자, 교사, 생존자, 사회복지노동자(이네스동지)—은 너무나 자주 홀로 남겨집니다. 이 문제가 개인만의 사안이 아님을 우리는 잘 압니다. 우리 교육 시스템은 여전히 자유가 아닌 순응을 가르칩니다. 소녀들은 조용히 하는 법을, 소년들은 지배하는 법을 배웁니다. 성교육은 동의나 쾌락, 평등이 아닌 생식에 대해서만 이야기합니다. 통제에 의해 형성된 지식 속에서, 침묵은 교육 과정의 일부가 됩니다. 위기의 시기일수록 권력자들은 더욱 강하게 '질서'를 요구합니다. 우리는 이를 곳곳에서 목격합니다 — 성소수자에 대한 공격, 젠더포괄적 언어의 금지, '전통적 가족'의 미화. 이는 도덕이 아닙니다, 권력자들의 정치입니다. 폭력을 가능케 하는 바로 그 위계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제 그만하라고 말합니다. 베를린에서 우리는 이네스의 직장을 되찾기 위해 1년 넘게 싸웠습니다. 학생들과, 교사들과, 간호사들과 조산사들과 함께, 정부에 맞서서도, 노조관료에 맞서서도 싸웠고, 결국 우리는 승리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계속해서 투쟁할 것입니다. 학교가 성차별을 배우는 장소가 되지 않도록. 교육이 학생들을 보호하고 목소리를 내는 이들을 침묵시키지 않도록. 모든 아이가 자신의 몸, 자신의 목소리, 자신의 경계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자라도록. 그러니 감사드립니다 — 목소리를 내는 투사들에게, 저항하는 교사들에게, 외면하지 않는 이 모든 분들에게. 진정한 교육은 용기에서 시작됩니다. 진정한 변화는 연대에서 시작됩니다. 교실에서, 우리 제도 안에서, 우리 마음속에서 성차별을 분쇄합시다. 감사합니다. 투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