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금이 웬말이냐! 필리핀 이주가사 노동자에게 한국은 독재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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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신문

통금이 웬말이냐! 필리핀 이주가사 노동자에게 한국은 독재시대!

  • 배예주
  • 등록 2024.09.26 13:19
  • 조회수 126

 

서울시와 고용노동부는 지난 9월 24일 ‘서울시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에 참여해 이달 일을 시작한 필리핀 이주가사 노동자 중 2명이 출근 2주째에 이탈하자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긴급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공개된 10분간, 2명의 필리핀 이주가사 노동자들은 어처구니없는 현장의 노동실태를 전했다. 

 

통금! 외박 금지!

 

“(40만원씩 월세를 내는) 숙소는 통금시간이 밤 10시라서 일을 마치고 밤 9시쯤 도착하면 우리에게 자유시간이란 것은 없습니다.” “우리는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 결정할 수 있는 자유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통금 시간이 있어서 우리의 자유를 박탈당했습니다.” 

 

들어는 봤나? ‘통금!’ 이주가사 노동자들에게는 ‘밤10시’ 통금 조치, ‘외박 금지’ 등 군사독재 시절에나 있었던 구시대적이고 비인간적 노동 통제가 가해지고 있었다는 게 밝혀졌다. 이주가사 노동자가 노예인가!

 

월급에서 주급으로 임금을 체불하겠다

 

필리핀 이주가사 노동자들에게는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임금이 체불되었다. 8월 한국에 오자마자 첫 달부터 임금이 체불되었다. 지난달 임금이 9월 20일까지 세 차례(8월20일, 9월6일, 9월20일)에 걸쳐 지급되었고, 9월 임금을 10월 20일에서야 받게 된다는 걸 뒤늦게 알게 되었다. 

 

가사플랫폼 기업 업계 1위, 2위 자본에게 일감을 몰아줬다. 그런데 ‘현금유동성’이 없다며 이주여성 노동자의 임금을 체불하고 있다. 당장 돈이 없다니 말이 되는 소린가! 플랫폼 자본은 이주노동자들에게 줄 돈이 아까워서 지급을 미루는 악덕사업주 짓거리를 버젓이 하고 있다. 

 

서울시는 한술 더 뜬다. “지금은 월급제로 매월 20일 급여를 드리게 돼 있는데 필요하다면 이제 거의 주급제까지라도 전환을 (하겠습니다.)”라고 해결책을 제시했다. 장난하냐! 초등학교에서 배우는 ‘조삼모사’ 한자 사자성어 예시가 딱 이걸로 바뀌겠다. 이주가사 노동자를 원숭이 취급하나. 임금체불을 앞으로 한 달에서 일주일로 하겠다는 걸 대책이라고 제시하다니 정부와 자본의 구시대적 노동관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2024년 9월 26일 11시 서울시청 앞에서는 이주 가사 노동자 권리 보장을 위한 연대회의가 출범했다.

 

지하철 식사, 쪼개기 노동

 

이뿐이 아니다. “하루 8시간을 한 가정에서 일하지 못하고 3가정까지 쪼개서 일하다보니 이동이 부담되고 공원이나 지하철역에서 식사를 때우고 있다”고 이주노동자가 말했다. 김선순 서울시 여성가족실장은 “간담회를 통해 다자녀 우선으로 신청을 받다보니 필리핀 가사관리사들이 굉장히 고생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조안의 경우도 20개월과 5살 두 아이를 다 돌봐야 하는 상황이다보니 너무 힘들어했다더라”고 했다.

 

저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작업 중 이동시간은 무급으로 착취하고 식사시간, 휴게시간도 제공하지 않는다. 이미 정부는 가사와 육아를 함께 하도록 하는 업무지시를 내린 바 있다. 여기에 아동 1인 돌봄이라는 기본사항도 무시하고 다자녀를 돌봄노동, 즉 두 사람이 일해야 하는 몫을 한 사람에게 부과하는 방식으로 더 많은 노동을 착취하고 있다. 

 

최소한 정주노동자에게는 가사와 육아를 같이 하거나 다자녀 돌봄노동일 때 가산임금을 지급한다. 그런데 서울시는 별도의 조치도 없이 신청부터 다자녀 가구를 중심으로 받았다. 애초부터 서울시, 정부와 자본은 모두 한통속으로 이주가사 노동자를 초과착취할 작정이었던 속셈이다. 

 

규탄하자!

 

처음부터 필리핀 이주가사 노동자에게 통금, 외박금지, 임금체불, 쪼개기 노동, 공짜 노동 등 자행하는 작태를 허용할 수 없다. 노동자를 정주, 이주, 여성, 가사돌봄 노동자로 쪼개어 착취를 서열화하면 조삼모사하려는 한국 정부와 자본을 향해 정주노동자들이 한국어로 분명히 규탄하자! 독재시대 노동통제 중단하라! 이주가사 노동자의 노동권을 보장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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