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투쟁] “스탑 크랙다운(Stop Crackdown, 단속을 멈춰라)” - 폭력단속 강제추방 중단! 울산출입국외국인사무소 규탄 결의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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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신문

[우리의 투쟁] “스탑 크랙다운(Stop Crackdown, 단속을 멈춰라)” - 폭력단속 강제추방 중단! 울산출입국외국인사무소 규탄 결의대회

  • 배예주
  • 등록 2024.09.04 13:41
  • 조회수 98

 

2024년 9월 3일 울산출입국사무소입구 사거리에서는 ‘폭력단속, 강제추방 중단! 울산출입국외국인사무소 규탄 결의대회’가 열렸다. 이날 집회는 지난 6월 20일 경주지역 공단에서 벌어진 미등록 이주노동자 폭력단속과 강제추방 사태를 규탄하고자 민주노총울산지역본부, 민주노총경북지역본부, 이주민인권을위한부산울산경남공동대책위원회, 이주노동자인권노동인권실현을위한대구경북이주연대회의가 ‘울산출입국 6.20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지금까지 싸워온 투쟁을 집중 집회로 확인하는 자리였다. 울산, 경주, 대구, 경북, 부산지역 노동자들과 이주단체, 전진 등 약 100명의 노동자가 모여서 한글 구호와 함께 영어로 ‘위 아 원(We are one, 우리는 하나다)’, ‘스탑 크랙다운(Stop Crackdown, 단속을 멈춰라)을 힘차게 외쳤다.

 

법무부 산하 울산출입국사무소는 지난 6월 20일 마치 인간사냥을 하듯 미등록 이주노동자를 폭력적으로 단속했다. 그로 인해 세 명의 이주노동자가 무릎과 발목 등을 크게 다쳤고 태국 여성 노동자는 임신한 상태에서 골절에 강제추방까지 당했다. 결국 고향에 돌아간 그는 태아가 유산되는 일까지 겪고 말았다. 민주노총과 이주단체들은 울산출입국사무소 규탄 행동에 돌입했다. 7월 3일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매일 1인 시위와 현수막 걸기를 진행했고, 투쟁을 전국으로 확대해 모든 지역 출입국사무소 앞에서도 1인 시위와 현수막 선전을 이어왔다. 법무부를 찾아 규탄 기자회견도 진행했다.

 

첫 순서로 이춘기 경주이주노동자센터장이 6월 20일 폭력 사태와 경과를 전할 때, 집회 참가자들도 여러 날이 지났으나 여전히 생생한 분노를 함께 느꼈다. 이춘기 센터장은 ‘미등록 이주노동자가 가장 낮은 곳에서 모든 착취의 대상이 된다’며 ‘이주노동자에게 차별적 노예의 삶을 강요하는 국가와 자본을 향해 투쟁하자, 미등록 이주노동자도 인간의 존엄성을 인정받고 노동의 고귀함을 쟁취할 때까지 함께 나아가자’고 강조했다.

 

 

‘울산출입국 620대책위’는 아직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은 울산출입국사무소장을 면담하기 위해 6명의 동지를 먼저 출입국으로 들여보내고 집회를 이어갔다. 민주노총 최용규 울산본부장의 대회사에 이어 박준 문화노동자의 노래가 이어졌다. 한국에서 처음으로 집회에 참여한 게 어색했을 법도 한 이주노동자는 주먹을 쥐고 피켓을 들며 정주노동자의 발언과 투쟁가에 집중했다.

 

 

짧은 영상이 지나가고 휠체어가 무대 앞으로 움직였다. 6월 20일 폭력단속에 무릎뼈와 신경까지 손상되는 큰 부상을 당한 스리랑카 이주노동자가 마이크를 잡았다. ‘한국에서 더 일하고 싶었지만, 방법이 없어서 미등록으로 어느 금속 공장에서 일하게 되었다. 그러다 같이 일하는 이주노동자가 산재사고로 죽었다. 다른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이 떠났지만 나는 공장에 CCTV가 없었기 때문에 죽음을 증언하기 위해 남았다. 강제추방을 각오하고 경찰서에 가서 진술했다. 잡혀가진 않았다’, ‘이번에 폭력단속을 당했다. 너무 무서워서 도망치다가 넘어졌고 산 위에서 몸을 숨겼다. 무릎 신경까지 크게 다쳐 1년 넘게 치료받아야 하는 상태다. 입원 중에서 태국 여성 노동자가 유산되었다는 소식도 들었다. 왜 우리에게 이런 일이 발생하나? 미등록 이주노동자라서인가? 코로나 때도 우리는 같이 일했다. 우리는 모두 똑같은 사람이고 똑같은 노동자다. 똑같은 노동자인 우리는 노예처럼 개처럼 단속하는 게 가슴 아프다’ 뜨거운 박수가 쏟아졌다.

 

 

다음으로 이주단체 ‘함께하는세상’에서 활동하는 리샤오나 사무국장이 발언했다. ‘아침에 부산에 있는 외국인보호소에 갔는데 처음 가본 친구는 왜 보호소가 감옥이냐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울었다. 출입국관리소 직원은 2천만 원을 내면 다시 한국에 와서 일하게 해주겠다고 말했다. 왜 사람을 단속하고 장사하나? 살기 위해 이주하는 건 죄가 아니다. 이런 외국인 보호제도는 당장 바꿔야 한다. 이주노동자를 비인간적으로 대우하는 출입국은 예나 지금이나 바뀐 게 없다. 그래서 회의감이 들 때도 있지만 우리는 여기서 모여서 연대한다. 노래를 들을 때 눈물이 났다. 한국은 이주노동자를 많이 오게 만들면서 한편으로 제도적으로 미등록을 만들고 단속·추방한다. 악으로 연결된 사슬을 연대로 끊을 수 있도록 함께 힘을 모아보자’고 힘차게 말했다.

 

 

민주노총 김태영 경북지역본부장 투쟁사에 이어 ‘노동자는 하나, Labor is the One’을 함께 부르고 대오는 울산출입국사무소까지 짧은 행진을 이어갔다. 도착한 대오는 구호를 적은 리본을 출입국 주변에 묶었다. 소장을 겨우 만난 면담 대표자들이 내려와 ‘소장이 앞으로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말뿐인 약속’이라고 보고했다. 대오는 울산출입국사무소 앞에서의 투쟁은 일단락되지만, 앞으로 더 많은 정주노동자가 이주노동자와 단결해 비인간적 인간사냥, 단속추방을 없애고 노동권을 보장받도록 투쟁하자고 결의했다. 이후 620 폭력추방 사태에 대해서는 인권위원회 제소, 국가 상대 손해배상 소송 등이 이어질 계획이다.

 

 

미등록 이주노동자는 오늘도 착취와 차별, 혐오 속에 두려운 하루를 보내고 있다. 폭력단속으로 오른발을 움직일 수 없게 된 이주노동자의 말처럼 우리는 똑같은 노동자다. 리샤오나의 말처럼 이주노동자에 대한 잘못된 정책과 제도는 당장 바꿔야 한다. 모두가 외쳤듯 위 아 원! 노동자는 하나다! 스탑 크랙다운(Stop Crackdown, 단속을 멈춰라)! 미등록 이주노동자 노동권을 보장하라! 그리고 고용허가제 폐지하고 이주·정주 노동자가 단결로 착취를 끊어낼 때까지 함께 투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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