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여성뉴스 브리핑] ‘2022 국가성평등지수’, 돌봄·의사결정서 극심한 격차 재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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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신문

[주간 여성뉴스 브리핑] ‘2022 국가성평등지수’, 돌봄·의사결정서 극심한 격차 재확인

발행일_ 2024년 6월 10일

 

 

1. ‘2022 국가성평등지수’ 발표 … 돌봄·의사결정서 극심한 격차 재확인

 

 

2022년 국가성평등지수가 전년보다 소폭 개선됐어도 공공과 민간 부문 모두에서 여성의 의사결정 참여율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여전한 유리천장과 ‘독박 돌봄’ 등의 제약이 여성들의 발목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7일 여성가족부(이하 여가부)는 <2022년 국가성평등지수 측정결과>를 발표했다. 여가부에 따르면 2022년 국가성평등지수는 100점 만점에 65.7점으로 전년보다 0.2점 상승했다. 성평등지수는 국가의 성평등 수준을 계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도록 지수화한 것으로, 남녀의 격차(GAP)를 측정한다. 성비가 완전 평등 상태는 100점, 완전 불평등 상태는 0점으로 책정한다. 여가부는 지난 2010년부터 성평등기본법 제19조에 따라 국가의 양성평등 수준을 파악하고 정책 추진 방향을 수립·점검하기 위해 매년 조사·공표하고 있다.

 

이번 성평등지수는 7개 영역(의사결정·고용·소득·교육·건강·돌봄·양성평등의식)의 23개 지표로 남녀평등 정도를 점수화했다. 영역별로 살펴보면 교육이 95.4점으로 가장 높았고 뒤이어 건강(92.4점), 양성평등의식(80.0점), 소득(78.5점), 고용(74.0점), 돌봄(31.4점), 의사결정(30.7점) 순으로 집계됐다. 노인이나 아동 돌봄 시간 등 남녀 격차 등을 반영하는 ‘돌봄’ 분야는 31.4점으로 매우 낮았다. 구체 항목별로 살펴보면 가사노동 30.7점, 육아휴직 사용 31.7점이고, 신규 지표인 노인돌봄 분담도 31.7점에 그쳤다.

이 밖에도 4급 이상 공무원과 국회의원 등 고위직 내 여성 비율을 수치화한 ‘의사결정’ 역시 30.7점에 그쳤다.

 

한편 세계경제포럼(WEF)의 젠더 격차지수에서 한국은 146개국 중 105위(2023년)다. 영국 시사주간지《이코노미스트》가 OECD국가를 대상으로 평가하는 유리천장지수에서도 한국은 12년 연속 꼴찌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 여성들이 아이를 갖지 않는 현상(저출생 문제)에 대해서는 국가적인 관심과 대책이 쏟아지고 있지만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정작 여성의 일과 삶을 둘러싼 구조적 차별은 십수 년째 방치되어 왔음을 이들 통계는 분명히 가리키고 있다.

 

<참조 기사>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4060711350003765?did=NA

 

 

2. 유엔 여성차별철폐위 “여가부 폐지 철회 및 여가부 장관 즉시 임명” 한국 정부에 권고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CEDAW)가 최근 한국 정부에 여성가족부 폐지안을 철회해야 한다고 권고하는 한편, 여성가족부 장관 즉시 임명 등 부처 권한을 오히려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여성가족부 측은 여가부 장관 조속한 임명 및 부처 폐지 법안 철회는 “국제기구가 입장을 밝힐 사안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이하 위원회)는 지난 3일(현지 시각) 제9차 한국 국가보고서 심의 최종견해(concluding observations)를 발표했다. 위원회는 여성차별철폐협약에 가입한 국가를 대상으로 협약 이행 상황을 심의한다. 한국은 1984년 12월 협약에 가입한 이래 4년마다 관련 분야의 정책 성과를 국가보고서 형태로 유엔에 제출해 왔다.

 

위원회는 최종견해에서 ▲여성가족부(이하 ‘여가부’) 폐지 계획의 철회 및 부처 강화,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비동의 강간죄 도입, ▲안전한 임신중지 및 관련 서비스에 관한 포괄적인 정책체계 도입과 건강보험 적용, ▲일본군 ‘위안부’ 문제 관련 법적 배상을 포함해 피해자/생존자의 구제 등을 주요 권고로 제시했다. 특히 위원회는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및 구체적 입법 타임라인 설정 ▲여가부 자원 대폭 확대와 직원 역량 강화 ▲비동의 강간법 제정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생존자에 대한 완전하고 효과적인 구제 배상 등에 대해 해당 권고의 이행상황을 2년 이내에 추가 보고하라고 한국 정부에 요구했다.

 

제9차 한국 정부 심의 대응에 참여한 26개 여성·시민사회단체 및 네트워크는 위원회의 최종견해를 환영하며 “이번 위원회 심의 과정에서 드러났듯이 한국 사회에는 대통령 지지도 반등을 위한 국면 전환용 반여성주의적 수사로는 가릴 수 없는 ‘구조적 성차별’이 엄연히 존재하며, 성평등이라는 국제사회의 공동의 지향과 목표에 다가가기 위한 정부 및 정치권의 시정 노력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참조 기사>

https://www.ibaby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17595

https://www.newsis.com/view/?id=NISX20240605_0002762132&cID=10220&pID=10200

 

 

3. 기혼·유자녀 여성 노동자의 근속 기간, 혼인 관계가 없는 노동자의 2배

 

 

한국의 기혼, 유자녀 여성 노동자는 혼인 관계가 없는 여성 근로자보다 근속 기간이 2배 이상 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일자리 안정성’이 사전적으로나 사후적으로 출산의 주요한 요인이라는 점이 확인된 셈이다.

 

3일 한국고용정보원은 <고용 동향 브리프> 최신호에서 ‘여성 일자리와 출산의 선택’을 주제로 일자리 안정성과 출산의 관계를 분석했다. 해당 연구에서는 여성 노동자의 근속 기간과 종사하는 산업 분야를 일자리 안정성의 척도로 삼았다. 통계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결과적으로 혼인 관계가 없는 여성 노동자와 기혼 유자녀 노동자 간 평균 근속 기간 차이는 44.6개월이나 벌어졌다. 연령 구간별로 보면 20∼24세 구간에서 기혼 유자녀 여성 노동자에 비해 앞서던 혼인 관계가 없는 여성 노동자의 평균 근속 기간이 25~29세 구간부터는 역전하기 시작했다. 두 집단의 근속 기간 차이는 45∼49세 구간에서 가장 컸다.

 

산업 분야를 봤을 때도 근로 안정성이 떨어지는 직종에서 혼인 관계가 없는 취업자 비중이 높았다. ‘숙박 및 음식점업’에서 혼인 관계가 없는 여성 노동자 비율은 기혼 유자녀 여성 노동자보다 약 2배 많았다.

 

이정아 한국고용정보원 부연구위원은 위와 같은 통계를 근거로 “일자리 안정성은 사전적, 사후적으로 출산을 선택하는 주요한 요인”이라며 “일자리 불안정성이 유배우, 유자녀 상태로 전환하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추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저출생 대책에서 노동시장의 불안정에 대한 고민 없이 단기 유인책만 마련하면 근본적인 해법이 어려울 수 있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한편, 연령에 제한을 두지 않고 전체 여성 취업자 중 단순노무직이 차지하는 비중을 따지면 기혼 비율이 높았다. 이날 통계청에 따르면 4월 기준 여성 단순노무직은 207만 9,000명으로 1년 전보다 12만 5,000명 늘었다. 기혼 여성 단순노무직은 123만 9,000명으로 전체 기혼 여성 취업자의 16.6%를 차지했다. 혼인 관계가 없는 여성 단순노무직 비중과 비교하면 3배가 넘는다.

 

<참조 기사>

https://www.segye.com/newsView/20240603515905?OutUrl=naver

 

 

4. 인도, 일터에서 폭염에 병드는 섬유 노동자

 

 

인도 타밀나두의 기온이 4월부터 43℃를 기록하는 등 에도르 섬유산업 지역이 극심한 폭염과 열악한 노동환경으로 섬유 노동자들이 실신하고, 열사병, 탈수, 요로감염, 질염 등 각종 질환에 시달리고 있다. 타밀나두섬유일반노동조합(TTCU) 티비야키니(Thivyarakini) 위원장은 “올해 폭염으로 인해 질병에 걸리는 노동자가 늘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패션 브랜드와 공급업체들은 여름 성수기 배송기한만 강요하고 있다.

 

인도 섬유산업 4,500만 명의 노동자 중 여성이 70%를 차지하는데, 대부분 열악한 환경의 저임금, 장시간 노동에 처해 있다. 많은 공장은 더위를 식혀줄 냉방기는커녕 환기장치도 갖추지 않고 있다. 주석판으로 만든 지붕은 실내온도를 오히려 더 높이고 있다. 대부분 공장에 깨끗한 수돗물과 위생적 화장실이 없고 노동시간 중 화장실 사용 가능 횟수는 단 2번뿐이다. 공장 의무실에조차 식염포도당이 충분치 않은 데다 간호사가 온열질환 응급 처치법을 모르는 경우도 많다.

 

방직공장 노동자 강가(Ganga)는 사업주가 “회사는 한 달에 만 루피(Rs)도 안 되는 월급을 주면서 40℃가 넘는 온도에서 일주일에 6일, 하루 9시간 일을 시키고 식염포도당도 각자 가져오길 원한다”고 말했다. 다림질 업무를 하는 앰비카(Ambika)는 “더위에 기절할까 봐 두렵다. 낮에도 물을 많이 마실 수 없어 위험한 걸 알고 있다”고 말했다. 재단사 헤마(Hema)는 “여름철 공장은 압력솥 같다. 폭염과 생리통을 동시에 참을 수는 없다”면서 약물로 생리를 늦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동자들 대부분은 끼니도 거른다. 락쉬미(Lakshmi)는 “더위에 도시락이 상한다. 관리자도 알지만 우리는 납품을 맞추려 장시간 일한다”고 말했다. 검사원 첼라말(Chellamal)은 “더워지면서 질 건강이 나빠지고 온몸에는 발진이 생겼다. 공장 간호사가 면옷을 입으면 나아진다는데 내가 버는 8,500루피로는 식비와 임대료도 감당이 안 되는데 어떻게 면옷을 살 수 있겠냐”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류공장의 인사담당자는 “공장의 최고 허용온도는 30℃ 안팎이지만 3월 중순 이후부터 36℃까지 올랐다”고 밝혔다. 글로벌 의류산업 공급망 꼭대기의 자본은 대부분 국제법과 국내법 규제를 피하고 맨 아래에 있는 여성 노동자들은 물과 음식도 먹지 못한 채 폭염 속 장시간 노동에 혹사당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섬유산업을 위한 독일시민단체’의 대표인 라비니아 무스는 “이제 브랜드 기업이 이러한 착취가 불가능하게 기후위기의 현실도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https://behanbox.com/2024/06/06/in-tns-garment-factories-heat-stress-is-leaving-women-workers-sick-fatigued/

 

 

5. 멕시코, 전투적 교사노조 파업 투쟁

 

 

멕시코에서 진보적 집권여당연합*의 여성 대통령이 선출되었지만, 다수가 여성인 교사들의 노동조합인 전국교육노동자연합(CNTE)의 투쟁은 계속되고 있다. 교사들은 2023년 스승의날 법령에 따라 정한 최소 월 급여 1만 6,000페소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등의 열악한 현실에서 6월 7일, 파업 24일 차 행진 시위를 벌였다.

 

노동자들은 멕시코시티 중앙광장인 소칼로의 파업 농성장에서 출발해 도심에서 행진하며 “북에서 남으로, 동에서 서로, 어떤 희생이 있더라도 우리는 승리할 것이다”라고 외쳤다. 노조는 100% 임금인상, 기간제 교사의 정규직화, 출산육아휴직 및 가족 돌봄 휴가 개선, 해고자 복직, 노조탄압 중단, 퇴행적 교육개혁 철회 등을 요구하며 투쟁하고 있다.

 

정부와 자본가정당으로부터 독립된 민주노조를 추구하는 50만 조직의 교육노동자연합(CNTE)은 지난 5월 15일 스승의날부터 오악사카, 게레로, 치아파스주에서 무기한 파업을 시작하며 농성에 돌입했다. 하지만 정부는 대통령이 바뀌었어도 경찰을 동원한 탄압을 지속했다. 지난 4일에는 대통령과 노정교섭이 열리는 동안 경찰이 집회 대오에 폭력을 행사해 수십 명의 교사가 다쳤다. 원주민단체와 지역사회가 곧바로 정부의 탄압을 규탄하는 연대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CNTE 교사들에 대한 탄압은 셰임바움이 이끄는 정부가 자신의 권리를 요구하고 저항하는 모든 사람에게 분명하고 직접적인 탄압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다. 하지만 7일에도 경찰은 행진 도로를 제한하고 폭력을 행사했다.

 

결국 교육노동자들의 21일간의 파업과 농성으로 정부는 노조 요구안을 상당히 수용했다. 정부는 먼저 해고자 164명을 복직시켰고, 93%의 해고자 복직을 약속했다. 퇴직 근속연수를 여성 28년, 남성 30년으로 단축하는 등 노조 요구를 반영한 수정법안은 6월 11일 의회에 제출된다. 노정합의에 따라 노조는 7일 집회 후 농성을 종료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노동자들이 남은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농성장을 떠날 생각이 없자, 노조는 ‘함께 투쟁을 시작하고 끝낸다’는 입장으로 집회 마무리에 파업 농성을 지속한다고 발표했다.

 

*진보정당들로 이뤄진 집권여당연합은 셰인바움 당선자의 국가재건운동(MORENA)과 녹색당(PVEM), 노동당(PT)으로 구성되어 있다.

 

<참조 기사>

https://www.resumenlatinoamericano.org/2024/06/07/mexico-condenan-represion-contra-maestros-de-la-cnte-en-ciudad-de-mexico-y-oaxaca/

https://www.jornada.com.mx/noticia/2024/06/07/sociedad/maestros-de-la-cnte-marchan-del-angel-al-zocalo-2669

 

 

6. 미국, 뉴욕의 프라이드 행사에서 벌어진 팔레스타인 연대 시위

 

 

6월, 성소수자 자긍심의 달(LGBT Pride Month)을 맞아 성소수자 국제비영리인권단체 아웃라이트 인터내셔널(Outright International)이 지난 3일,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개최한 화려한 갈라 행사장 인근에서는 팔레스타인 연대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에 참여한 300여 명의 사람들과 액트업(ACT UP) 뉴욕지부, 여러 성소수자 단체들은 “‘아웃라이트’가 UN의 ‘협의적 지위’에 있는 인권기구임에도 팔레스타인 집단학살에 대해 침묵하기로 결정”한 사실을 비판하고 이 단체가 ‘팔레스타인에 대한 휴전 재확인, 인도적 지원, 유엔에서 미국의 전쟁 공조를 멈추게 할 것, 학살에 연계된 기업이 후원과 참여 중단’하게 할 것 등을 요구했다. 아웃라이트 재정 후원자, 행사 참가자 등에게 ‘집단학살에 자부심은 없다’는 문구 등이 쓰인 팔레스타인 연대 요청 선전물도 나눠주었다.

 

시위에 참여한 앤J.티파(Anne J. Tifah)는 “사람들의 스마트폰에 동일한 알고리즘이 작동하지는 않는다”며 “팔레스타인의 해방에는 여러분의 해방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누르 알다예(Noor Aldayeh)는 “성소수자 팔레스타인인도 존재한다. 이들은 아파르트헤이트, 점령, 집단학살, 인종 청소 그리고 80년 넘게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가해진 이주로부터 보호받을 수 없었다”고 했다. 팻(Pat)은 “팔레스타인에서 일어나는 참상에 연대하지 않는 우리 커뮤니티의 성소수자들을 조직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 우리는 계속 목소리를 낼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참조 기사>

https://www.autostraddle.com/act-up-outright-international-action/

https://www.them.us/story/lgbtq-activists-protest-outright-international-gala-demand-action-palestinians

https://www.washingtonblade.com/2024/06/05/pro-palestinian-activists-protest-outright-international-gala-in-ny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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