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0 사전결의대회]기후위기가 우리를 죽이기 전에, 여성 노동자가 맨 앞에 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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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신문

[330 사전결의대회]기후위기가 우리를 죽이기 전에, 여성 노동자가 맨 앞에 서겠습니다

  • 이영미
  • 등록 2024.04.14 08:00
  • 조회수 198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330 충남노동자행진, 사회주의를향한전진은 교육노동자현장실천, 변혁적여성운동네트워크 빵과장미, 학생사회주의자연대와 함께 <노동자 산업통제운동을 위한 330 충남노동자행진 사전결의대회>를 개최했습니다. 변혁적여성운동네트워크 빵과장미 이영미 동지의 발언 내용을 공유합니다.

 

변혁적여성운동네트워크 빵과장미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영미입니다. 반갑습니다.

 

저는 병원에서 일하는 노동자입니다. 병원에는 수많은 질병이 있는 환자들이 치료를 위해 방문합니다. 병원에 온 환자 옆을 보면, 으레 여성들이 돌봄과 간병을 도맡고 있습니다. 일상적인 돌봄노동이 얼마나 여성에게 편중되어 있는지를 일터에서 절감합니다.

 

기후위기는 바로 이 여성들의 돌봄노동을 가중시킵니다. 기후위기가 만든 홍수와 가뭄, 이례적인 한파와 혹한, 뜨거운 뙤약볕 아래서 수많은 사람이 다치거나 죽습니다. 기존 질병이 더 쉽게 확산할 뿐 아니라, 우리가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질병들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이렇듯 기후위기로 더 많은 사람들이 병들어가지만, 여성들은 자신의 몸을 돌볼 겨를이 없습니다. 누군가 다치거나 돌봄이 필요할 때, 여성들은 자기가 아니라 타인을 돌봐야 하기 때문입니다.

 

여성 노동자가 내몰리는 저임금, 불안정 일자리는 어떻습니까. 2022년 폭우로 신림동 반지하 방에 일가족이 익사한 사건을 기억합니다. 당시 일가족의 생계를 책임졌던 것은 여성 노동자입니다. 장애를 가지고 있는 언니와 고령의 노모, 그리고 어린 자녀의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이었습니다. 이 여성 노동자는 백화점 하청업체에서 일하며 어렵게 삶을 이어가야 했습니다. 팍팍한 삶이지만, 반지하 방에서라도 삶을 이어가길 원했습니다. 그러나 기후위기가 만든 폭우 속에서 이 노동자는 그 삶마저도 빼앗겨 버렸습니다.

 

여성 노동자들이 강요당하는 저임금과 불안한 일자리는 팍팍한 삶의 주름을 조금이라도 펴주지 않습니다. 더 열악한 상황 속에서 목숨마저 위협당하고 있습니다. 그 누구도 우리의 삶을 책임져주지 않습니다. 오직 노동자들의 투쟁 속에서 이 상황을 헤쳐나가야 합니다. 기후위기를 조장하고 더 심각한 위기로 몰아넣는 자본가계급이 삐까번쩍한 국제회의장에서 내놓는 기후대책, 기후협약에 무슨 대안이 있습니까. 여성, 노동자 민중과 사회적 약자를 죽음으로 내몰고 있을 뿐입니다. 그들의 협약이란 자신들의 이윤을 지키는 것뿐입니다.

 

생산을 부여잡고 있는 노동자들이 나설 때, 자본주의가 아닌 새로운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투쟁할 때 기후위기 문제는 해결될 수 있습니다. 맨 앞에 단결한 여성 노동자들이 서겠습니다. 기후위기가 아닌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새로운 사회를 위해 전진해나가겠습니다. 빵과장미도 함께 서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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