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여성뉴스 브리핑] ‘공공성 강화’야말로 돌봄 문제의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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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신문

[주간 여성뉴스 브리핑] ‘공공성 강화’야말로 돌봄 문제의 해법!

발행일_ 2024년 4월 1일

 

 

 

1. 돌봄 해법 ‘최저임금 차등 적용’ 아닌 ‘공공성 강화’

 

 

‘국내 노동자만으론 고령화 사회에서 급증하는 돌봄서비스 수요를 모두 충족할 수 없으니, 외국 인력을 도입하되 이들에게 최저임금보다 낮은 임금을 줘서 높은 비용 부담을 덜자’는 제안이 담긴 한국은행 보고서를 둘러싼 논쟁이 연일 계속되고 있다.

 

지난 3월 28일 양대노총과 참여연대가 공동주최한 ‘돌봄서비스 외국 인력 도입 쟁점과 과제’ 토론회에서는 한국은행 보고서가 대안으로 내놓은 외국인 돌봄노동자 도입 뒤 ‘돌봄노동자 개별 가구 직접고용’, ‘돌봄업종 최저임금 차등 적용’ 주장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돌봄노동자 개별 가구 직접고용’에 대해서는 “돌봄의 국가 책임 원칙에서 완전히 벗어나자는 것”으로 현황 파악도 어려운 비공식 부문을 키우는 방식으로는 ‘좋은 돌봄’이 어렵다고 지적이 제기됐다. ‘돌봄업종에 대한 최저임금 차등 적용’에 대해서도 “노동시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이주노동자 고용허가 업종 중에 ‘돌봄’에만 낮은 최저임금을 적용하면 임금을 더 받을 수 있는 다른 업종으로의 이탈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고, 이를 막기 위해 인권 침해를 부르는 무리한 통제 장치를 둘 수 있다는 것이 그 근거였다.

 

조혁진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외국인 가사도우미 실례로 꼽히는) 홍콩, 싱가포르,대만은 공적 돌봄 체계가 없는 나라”라며 “그런 모델을 선진 사례로 보고 들여오자는 것은 공적 돌봄을 포기하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부는 “돌봄이 저출생·고령화 대비에 중요하다”고 하면서 돌봄노동자에 대한 처우개선은커녕 이주 노동자에게 저임금을 지급해 위기를 해결해야 한다는 이유로 업종별 차등 적용을 주장하고 있다. 돌봄노동에 대한 수요가 점차 늘어나고 있음을 정부도 인정하고 있지만 해법에 대해서는 돌봄노동의 생산성과 시장가치만을 바라보며 이주노동자를 차별하고 돌봄 노동을 더욱 저평가해 위기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이처럼 돌봄의 공적 책임은 등한시한 채 노동자에게 모든 부담을 지우겠다는 발상은 돌봄의 지속가능성은 물론, 공동체의 지속가능성마저 포기하겠다는 말과 다름없다.

 

<참조 기사>

https://www.hani.co.kr/arti/society/labor/1134362.html

 

 

2. 3월 31일은 국제 트랜스젠더 가시화의 날

 

 

지난 3월 31일, 국제 트랜스젠더 가시화의 날(International Transgender Day of Visibility, TDOV)을 맞아 다양한 행사와 집회가 지구 곳곳에서 벌어졌다. 매년 3월 31일로 정해진 트랜스젠더 가시화의 날에는 전 세계에서 트랜스젠더의 삶을 기념하고 세상에 알리는 행사와 활동들이 진행된다. 미국에서는 반트랜스젠더 법안 마련 등 혐오 공격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세계 최대의 성소수자(LGBTQ) 인권미디어 단체인 GLAAD가 트랜스젠더의 인권 보장을 위해 각종 보고서, 안내서 등 다양한 자료를 공유했다. 자료들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비성소수자 미국인의 3분의 1(28%) 미만이 트랜스젠더를 개인적으로 알고 있다는 통계 자료

-오클라호마 오와소고등학교에서 트랜스젠더라는 이유로 괴롭힘을 당해오다 결국 화장실에서 폭력을 당해 사망한 16세 넥스의 부검보고서와 각종 진술과 성명서 등 관련 자료

-국제트랜스젠더가시화의 날 각종 행사 자료

-메타(Meta) 플랫폼에서 트랜스젠더 혐오 공격을 규제하지 않는 콘텐츠 안전에 관한 보고서 등

 

나이아가라트렌스젠더액션연합(Niagara Transgender Action Coalition)은 트랜스젠더 청소년 인권보호에 중점을 두고 성별 확인 치료를 제한하는 법과 제도 개정을 요구했다. 트랜드젠더지원단체 설립자이자 회원인 콜렌 맥티게(Colleen McTigue)는 “우리는 다른 사람들과 같은 기본 인권을 얻기 위해 수십 년을 노력했는데, 이조차 공격받고 있다”며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트랜스젠더가 공개적으로 존재할 권리다”라고 말했다.

 

또 독립출판 플랫폼인 퀴어AF와 마티 데이비스는 이날에 즈음해 트랜스젠더 역사 주간(Trans+History Week)에 관한 책을 냈다. 수석연구원인 그레이 버크-스토우(Gray Burke-Stowe)는 ‘트랜스젠더는 역사에서 항상 존재해 왔다’라며 책을 낸 이유를 설명했다. 더불어 “지금의 사회에서는 언론과 소셜 미디어를 통해 성소수자(LGBTQ+)에서 ‘T(트랜스젠더)’를 의도적으로 분리하는 일이 계속되고 있어 이에 맞선 공동체의 힘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우리가 더 많이 모일수록 더 자유로워질 것”이라며 응원 메시지를 전했다.

 

<참조 기사>

https://glaad.org/releases/glaad-resources-for-accurate-and-inclusive-coverage-of-transgender-people-for-international-transgender-day-of-visibility/

https://www.thoroldtoday.ca/local-news/niagara-transgender-action-coalition-marks-transgender-day-of-visibility-8504519

https://www.thepinknews.com/2024/03/29/trans-people-always-existed-new-resource-shines-a-light-on-trans-history/

 

 

3. UN에 제출하는 보고서에 ‘차별금지법 제정 권고’ 삭제한 인권위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가 진통 끝에 UN 여성차별철폐위원회에 제출할 보고서를 채택했다. 최대 쟁점 중 일본군 성노예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진상규명 및 사과 요구 권고 등은 통과됐으나,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권고는 위원 과반의 찬성을 얻지 못해 빠졌다.

 

인권위는 한국의 UN 여성차별철폐 협약 이행 상황을 담은 정부보고서를 UN이 5월 중하순쯤 심의하기에 앞서 독립보고서를 4월쯤 제출할 계획이다. UN이 한국의 인권 상황을 다층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추가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동안 독립보고서가 원안 그대로 통과돼야 한다고 주장해 온 여성·인권 시민단체는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문제가 빠진 데 대해 반발했다. ‘경로이탈 국가인권위원회 바로잡기 공동행동’은 3월 26일 성명을 내고 “이번 보고서는 한국의 국가인권기구가 얼마큼 후퇴했는지, 반인권위원들의 행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알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참조 기사>

https://m.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2403252132001

 

 

4. 방글라데시 차농장 노동자, 임금착취에 맞선 파업

 

 

방글라데시 몰비바자주 차농장 여성 노동자들이 명절 상여금 삭감에 항의해 파업을 벌였다. 방글라데시 차농장 노동자들은 농장주들과의 합의에 따라 힌두교 새해 축제 명절에 하루 일당 170타카를 적용한 52일에 해당하는 상여금을 2번에 걸쳐 받아야 했다. 그런데 농장주들이 3월 22일 돌연 수당 삭감을 발표하자 쿠차이 차밭 노동자들이 4시간 파업에 돌입했고 다른 차농장 여성 노동자들도 상여금 미지급에 분노해 다양한 방식으로 항의했다.

 

차노동자연합(Tea Workers Association)은 성명을 통해 “차농장 노동자들은 하루 임금 170타카로 굶주리는 하루를 보내고 있다. 2023년에는 차농장 노동자들의 노력으로 목표치를 초과 달성하는 기록적 양의 차가 생산되었다”라며 상여금 미지급 행위를 규탄하고 즉시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일부 농장에서는 명절 상여금뿐 아니라 주급도 지급되지 않았다. 대부분 영국 자본가인 농장주들은 임금 삭감 이유를 축제 등으로 회사 재정이 어렵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농장주들은 작년 여름 차농장 노동자들이 굶지 않기 위한 최저생활을 요구하며 벌인 파업 때 합의한 주거임대수당, 의료수당 등 각종 수당도 지급하지 않아 왔다.

 

차농장 노동자에 대한 임금착취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차농장 노동자들은 노동법 사각지대에서 최저임금조차 보장받지 못한다. 차농장 노동자들의 임금은 다른 농장 노동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며 임시직 노동자의 임금은 더 열악하다. 차농장 노동자들과 이들의 노동권을 위해 함께 싸우는 활동가들은 정부와 농장 자본가들에게 최저임금 보장과 차 노동자 착취, 농장주 보호의 근거가 되는 식민지 의정서 폐기와 노동법 개정을 요구하고 있다.

 

<참조 기사>

https://www.banginews.com/web-news?id=51b2662972ba324243f6ac85484d3e2472b6243b

https://sylhetmirror.com/2024/03/25/tea-workers-demand-payment-of-festival-allowance/

 

 

 

5. 트랜스젠더 선수에 대한 IOC의 포용적 방침, ‘불공정’이라며 공격 받아

 

 

트랜스젠더 선수에 대해 기계적으로 호르몬 수치를 적용하는 대신 구체적인 경기력 격차를 살펴봐야 한다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지침이 공개적으로 도전받았다. 3월 22일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과대학 토미 룬드베리 연구원을 비롯한 스포츠 생리학 연구자 26명이 《스칸디나비안 스포츠 의/과학 저널》에 관련 연구를 공동 발표하면서다. 이들은 논문 <성별 정체성/성 변화 단계에 기반한 IOC의 공정·포용·비차별 지침은 여성 선수들의 공정을 보장하지 않는다>에서 “해당 지침이 과학·의학적 증거와 부합한다는 기존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여성 경기에 트랜스젠더 선수를 포함하는 조치는 공정성, 혹은 (‘생물학적’ 여성 선수들의) 안전과 공존할 수 없다는 게 스포츠가 마주한 ‘불편한 진실’”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IOC는 2004년 5월 스톡홀름 합의를 통해 성전환 수술을 받은 트랜스젠더 선수의 올림픽 출전을 허용한 바 있다. 당시 IOC가 내놓은 트랜스젠더 선수에 관한 지침은 법적 구속력을 가지지 않으나, 각종 경기 단체에 의해 참고되어 단체들의 자체 규정에 반영되어 왔다. 이번 논문 발표로 더 이상 테스토스테론 혈중 농도 기준을 트랜스젠더 선수들에게 적용하지 않겠다는 2021년도 IOC의 결정이 도마에 오른 셈이다. 당시 IOC는 250명 이상의 스포츠 선수 및 관계자의 의견을 반영해 ‘테스토스테론 수치만으로 경기력이 뛰어날 것이라 단정할 수 없다’며 혈중 농도 지침을 삭제했다. 이와 같은 IOC의 결정은 대회 참여를 위해 각종 약물과 요법으로 테스토스테론을 억제해야 했던 트랜스젠더 선수들에게 크게 환영받았다. ‘포용적 정책’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도 따랐다.

 

그러나 이번 연구는 남성으로서 테스토스테론에 노출된 데 따른 각종 신체적 이점이 여성으로 바꾼 이후에도 사라지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며 IOC 권고안을 전면으로 비판했다. 대표 저자인 룬드베리 연구원은 테스토스테론 억제 요법이 근육량 등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해 럭비 대표 기구 월드 럭비가 세계 최초로 여자부 국제 대회에 성전환 선수 출전을 전면 금지하도록 이끌었다. 그는 2022년 “마이클 펠프스나 우사인 볼트의 신체처럼 타고난 이점 중 일부는 보상받아 마땅하지만, 그렇지 않은 것들도 있다”며 “남성이었기 때문에 얻은 이점은 여성들이 절대 얻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 14일 미국 대학 소속 전현직 여성 선수 16명이 성전환 선수의 여성부 대회 출전을 허용한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면서 트랜스젠더 스포츠 선수의 출전 제한을 둘러싼 논쟁은 더욱 심화할 전망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트랜스젠더 여성이 ‘생물학적 여성’의 지위와 안전을 위협할 것이라는 불안이 서구 전역을 강타한 상황이지만, 트랜스젠더 스포츠 선수 표본 자체가 지나치게 적은 까닭에 전문가들조차 정확한 결론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과학적 근거가 부재하는 관념적 공포 속에, 특히 스포츠 분야를 거점으로 확산될 트랜스젠더 혐오 여론이 주목된다.

 

<참조 기사>

https://n.news.naver.com/article/057/0001808384

 

 

6. 토론회 ‘최저임금 투쟁, 어떻게 할 것인가?’

 

오는 4월 2일 오후 6시 30분부터 민주노총 12층에서 토론회 ‘최저임금 투쟁, 어떻게 할 것인가?’가 열린다. 이번 토론회는 공동주최로 진행되며 오프라인과 함께 온라인으로도 참여할 수 있다. 공동주최 단위는 2024년 3.8여성파업조직위원회, 공공운수현장활동가회의, 교육노동자현장실천, 노동해방을위한좌파활동가전국결집, 변혁적여성운동네트워크 빵과장미, 비정규직이제그만공동투쟁, 사회주의를향한전진, 학생사회주의자연대, 현장투쟁복원과계급적연대실현을위한전국노동자모임 등 9개 단위다.

 

이번 토론회는 비정규직이제그만 공동소집권자 차헌호 동지의 사회로 진행된다. 준비된 발제문 <2024년 최저임금 정세와 투쟁 방향>(이청우_사회주의를향한전진 공동집행위원장), <최저임금은 페미니즘 이슈, 어떻게 투쟁할 것인가?>(정은희_2024년 3.8여성파업조직위), <자발적 착취의  무한경쟁을 넘어, 비정규직 당자들이 나아갈 길>(김주환_비정규직이제그만 공동소집권자) 등 3개다. 토론자로는 김진아 금속노조 KEC지회 지회장, 김희정 금속노조 성서공단지역지회 지회장, 김정원 금속노조 엘지케어솔루션지회 지회장이 참여한다.

 

<참가 신청 링크>

https://docs.google.com/forms/d/e/1FAIpQLSdgfd6eAimgOoSJ5BNGq22hAChswkHh6VjgeiJE67UEXaI-Zw/viewfo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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