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여성뉴스 브리핑] 여성장애인 고용률·임금, 남성장애인의 절반에 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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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여성뉴스 브리핑] 여성장애인 고용률·임금, 남성장애인의 절반에 그쳐

발행일_ 2024년 3월 18일

 

 

 

1. 여성장애인 고용률·임금 ‘남성장애인의 절반’

 

 

‘장애인차별’과 ‘성차별’이라는 이중의 차별을 겪고 있는 장애여성은 노동 현장에서 특히나 취약한 상황에 놓여있다. 7일 ‘2023년 장애인 경제활동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국 최대 규모의 여성장애인 고용률을 기록하고 있는 경기도 여성장애인(23만 2,714명) 고용률이 19.9%인 반면, 도내 남성장애인(33만 4,988명)의 고용률은 47.9%이었다. 이러한 조사 통계를 통해서도 장애여성의 취약한 노동 조건이 여실히 드러난다. 여성·남성장애인의 임금 격차도 상당한데, 같은 조사에서 남성장애인의 월 평균 임금은 234만여 원, 여성이 117만여 원으로 2배 가까이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 내 여성장애인에 대한 차별 문제도 심각했다. 경기도장애인옹호기관이 지난 2022년 11월께 실시한 ‘2022 경기도 여성장애인 노동자 인권실태조사 연구’ 결과를 보면, 도내 거주 여성장애인 중 조사에 응답한 152명 가운데 38명은 ‘여성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직장 내 차별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구체적으로 ‘따돌림, 소외 등 직장생활·대인관계 관련 차별(28.6%)’이 1위를 기록했으며, ‘업무 평가 관련 차별(17.9%)’, ‘직무·부서 배치 관련 차별(14.3%)’ 등이 뒤를 이었다.

 

이처럼 장애여성이 겪는 사회적 차별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노동 현장에서도 되풀이되고 있지만, 정부와 지자체는 고질적인 이중차별 구조를 해소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지 않고 있다. 장애여성은 노동권과 성적자기결정권, 주거권, 교육권 등 사회구성원이라면 누구나 동등하게 누려야 할 다양한 권리의 주체다. 따라서 장애여성의 교육 기회 보장, 장애여성의 특성과 욕구에 기반한 고용서비스 지원 등 단순히 고용률을 개선하겠다는 목표를 넘어 장애여성의 일자리 정책 전반에서 권리 중심의 정부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

 

<참조 기사>

https://www.joongboo.com/news/articleView.html?idxno=363639916

https://www.joongboo.com/news/articleView.html?idxno=363640533

 

 

2. 작년 이주여성 성폭력 상담 40% 늘었다는데 … 이유조차 모르는 정부

 

 

지난해 젠더폭력 관련 상담을 요청한 이주여성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가 발표한 ‘2023년 이주 여성 상담 및 보호 통계’를 보면, 2023년 서울이주여성인권센터의 가정폭력 상담 건수는 5,345건으로 전년(4,416건)보다 21% 증가했다. 성폭력 상담 건수는 733건으로 전년도 522건에 비해 40.4% 늘어났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김혜정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사무처장은 “사업주에 의한 성폭력, 사업장 변경 제한과 체류자격 문제가 만드는 위계로 인해 발생되는 성폭력·성희롱, 기숙사 내 발생한 성폭력, 사업장과 같은 곳에서의 불법 촬영 피해 등의 사례가 있었다”고 했다. 문제는 이러한 상담 통계 외에 이주여성을 대상으로 한 젠더폭력 실태를 파악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노력이 전무하다는 점이다.

 

법무부에 따르면 2013년 15만 865명이었던 결혼이민자는 2022년 16만 9,633명으로 꾸준히 증가 추세에 있다. 이처럼 이주여성의 규모 자체가 확대되면서 가정폭력·성폭력 위험에 처한 사례도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지만 정부는 정확한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여성가족부는 “2024년 전국 다문화가족 실태조사 시 가정폭력 피해 조사 항목을 신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문화가족 실태조사는 3년 주기로 실시되고 있는데, 올해 하반기 실태조사부터는 가정폭력 조사 항목을 처음으로 포함할 예정이다.

 

<참조 기사>

https://www.hani.co.kr/arti/society/women/1131924.html

 

 

3. 인도 아몬드 공장 여성 노동자 5,000명, 최저임금 등 요구 파업

 

 

인도 카라왈나가르 아몬드 공장에서 일하는 약 5,000명의 노동자들이 3월 1일부터 파업 중이다. 60여 개의 아몬드 공장의 사용자들은 대부분 비하르 지역에서 이주한 노동자들을 비정규직으로 고용해 노동법을 위반한 채 장시간, 저임금, 고강도, 위험 노동으로 착취해 왔고 인플레이션으로 생활비가 상승했지만 12년째 임금을 동결했다. 대부분이 여성인 노동자들은 더는 참을 수 없는 상황에 카라왈나가르 마즈도르 노조(Karawal Nagar Mazdoor Union)로 뭉쳐 최저임금 적용, 8시간 노동시간, 안정적 임금 지급(매달 1일~15일 사이), 어린이집 제공, 화장실 개선, 안전장비 제공 등을 요구하며 파업에 나섰다.

 

함께 파업에 참여한 라리타는 “(그동안) 우리 노동자들은 비참한 삶을 살았다”고 말했다. 여성 노동자들은 강제적으로 하루 14~15시간씩 분류와 청소작업을 했다. 남성들에게는 주로 기계작업이 맡겨졌다. 임금은 많이 받는 날에는 하루 300루피를 받는데, 이는 델리 지역 비숙련노동자 최저임금 하루 673루피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공장에서는 마실 수 없는 식수가 제공되었고, 화장실은 개수도 적고 아주 더러운 남녀공용 화장실뿐이었다. 정부로부터 의료보험, 사회보장 혜택도 받지 못했다. 사용자는 장갑, 마스크, 보안경조차 제공하지 않았다. 아몬드 표백에 사용되는 사폴라이트(Safolite) 화학물질과 먼지로 인한 호흡기질환이나 기계 사고 등으로 매년 12명이 사망했고 많은 노동자가 다치고 병을 얻었다. 사장들은 새벽 4시에도 호출해 일을 시키기도 했다. 6~8세의 아동노동 착취가 발생하기도 했다.

 

노동자들이 파업에 돌입하자 사측은 지난달 임금을 주지 않으며 업무에 복귀하라고 협박했다. 그러나 노동들은 완강했다. 경찰의 시위 제지도 소용이 없자 사측은 깡패를 동원해 파업 노동자들에게 폭력을 행사했다. 여성 노동자들은 더 용감하게 맞서며 단결했다. 3월 8일 국제 여성의 날에도 붉은 깃발을 흔들며 행진했다.

 

수차례의 노동부 항의에도 반응이 없자, 노조는 12일부터 무기한 파업을 선언했다. 파업의 주요 구호는 “노동자들을 존중하기는커녕 노예로 대우했다”, “사장은 막대한 이윤을 벌어들이는데 임금인상을 거부하고 있다”, “우리는 목숨을 걸고 일하고 있다. 우리는 목숨을 바쳐도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것이 공정인가?”, “우리의 노동을 훔쳐 가게 놔두지 않겠다” 등이다.

 

<참조 기사>

https://en.themooknayak.com/labourer/enslaved-almond-workers-demand-for-basic-rights-and-daily-wage-in-delhi

https://thewire.in/labour/delhi-amid-threats-over-5000-almond-workers-in-karawal-nagar-protest-for-fair-wages

 

 

4. 생식기능 상실 … 여성 노동자도 남성처럼 7급 장해 부여해야

 

 

여성 노동자가 난소 질환으로 생식기능을 잃을 경우 남성과 같은 장해 등급을 부여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현행법에는 여성의 생식기능 상실에 관한 별도의 장해 등급 기준이 없는데, 이는 성차별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지난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A씨는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장해등급결정 처분 취소 소송에서 공단의 항소에도 불구하고 승소를 거뒀다. A씨는 2003년에서 2012년까지 LG전자 평택 공장에서 일하다 재생불량성 빈혈이라는 질환을 얻었으며 이후 치료 과정에서 조기난소부전, 비장절제술로 인한 비장결손 등 후유 질환에 시달렸다. 조기난소부전은 이른 나이에 난소기능이 약해져 임신 능력을 잃는 병이다.

 

그러나 A씨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산업재해보험법령에 관련 장해등급 기준이 없다는 점이었다. 생식기능을 상실한 남성 노동자에게는 장해 등급을 인정하는 반면, 여성 노동자가 생식기능을 잃었을 때는 별도의 기준을 부여하지 않은 탓이었다. 근로복지공단은 2020년 3월 A씨의 장해등급을 8급으로 정해버렸다. 8급은 비장이나 한쪽 신장을 잃은 사람에게 해당하는 등급이었다.

 

A씨는 남성 노동자의 경우처럼 7급으로 산재를 인정해 달라고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작년 2월 1심 재판부는 “난소의 경우도 기능적 상실에 대해 7급을 부여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공단은 불복했으나 2심 역시 판단은 같았다. 국제적으로 여성 노동자의 생식기능 상실은 형식적 존재 여부나 물리적 상실과 관계 없이 기능 상실의 여부를 근거로 판단하고 있다. 가까운 일본에서도 여성 노동자의 생식기능 관련 산재 판정은 기능 상실에 토대해 판단되고, 미국의사협회는 기능 상실 여부에 맞게 장해 등급을 부여할 수 있도록 가이드 라인까지 제시했다. 2심 재판부는 “1심 판결은 정당하고, 피고의 항소는 이유가 없어 기각한다”고 결론을 내려 차후 생식기능에 관한 다른 산재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참조 기사>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4031716540001900?did=NA

 

 

5. 그리스, 트랜스젠더 혐오 공격이 벌어지자 수천 명이 시위에 나서

 

 

3월 9일, 그리스 테살로니키시 아리스토텔레스 광장에서 검은 옷을 입은 200명에 가까운 군중이 21세 트랜스젠더 커플을 계속 쫓아다니며 병을 던지고 침을 뱉고 성소수자 혐오 발언을 퍼붓는 끔찍한 일이 벌어졌다. 이 사건은 곧바로 소셜 미디어에 공유되었고 바로 이튿날 같은 장소에서 수천 명의 시위가 조직되었다.

 

이날 시위에는 성소수자, 여성단체, 반파시스트연합, 학생, 노동자 등 약 3,000~4,000명이 모였다. 참가자들은 파시즘, 동성애 혐오, 트랜스젠더 혐오를 비판하는 현수막과 피켓, 프라이드 깃발 등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거리를 행진했다. 한 참가자는 “24시간도 안 돼 조직된 집회치고는 많이 모였다”고 했다.

 

이번 성소수자 혐오 공격은 그리스가 정교회 국가 중 최초로 동성결혼과 입양을 합법화한 지 불과 일주일 만에 발생했다. 심지어 해당 지역에서는 ‘증오 폭력과 인종차별 거부’ 메시지를 담은 테살로니키 다큐멘터리 페스티벌이 도시에서 벌어지는 중이었다. 6월에는 2024 유로프라이드(2024 EuroPride)가 테살로니키에서 열린다.

 

예술가인 필 이에로풀로스도는 “이번 사건은 새로운 법으로 일부 사람들은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그리스 사회, 특히 트랜스젠더의 현실을 전반적으로 바꾸지는 못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테살로니키 유로프라이드 행사의 주최 측은 “두려움이 다시 생기지 않도록 모이고 연대하는 것은 우리 자신에게 달려 있다! 우리는 부끄러워하지 않고, 숨지 않고,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참조 기사>

https://www.thepinknews.com/2024/03/11/thessaloniki-greece-trans-attack-protest-lgbt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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