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천초분회, 교육현장과 법원에서 ‘끈질긴 투쟁’ 이어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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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천초분회, 교육현장과 법원에서 ‘끈질긴 투쟁’ 이어가겠다!

부당징계교사 3인의 복직을 앞둔 다짐과 결의

  • 남정아
  • 등록 2024.03.05 17:04
  • 조회수 199

 

2024년 2월 29일 오후 1시, 강릉 월화거리에서 ‘강원도교육청 합의이행을 위한 유천초투쟁공동대책위원회(아래부터는 유천초투쟁공대위)’는 강원도교육청으로부터 억울하게 부당징계 받은 피해교사 3인의 복직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리고 강원도교육청 행정폭력, 신경호교육감 합의불이행 규탄, 합의이행을 촉구하며 함께 투쟁한 845일을 돌아보았다.

 

유천초 분회의 끈질긴 투쟁은 혁신학교를 시도하는 과정에 일어났던 진보교육감운동의 한계, 전교조 탄압, 교사노동권 침해의 심각성을 폭로했다. 3년 만에 현장으로 돌아가는 3인을 비롯해 유천초분회원 모두는 ‘새로 옮겨간 학교현장에서 학교민주주의, 교육혁명을 위해 더욱 확장된 현장투쟁을 이어가겠다’는 결의를 다졌다.

 

부당징계자 김나혜, 윤용숙 교사는 행정법원 1심 판결로 부당징계가 인정돼, 부당징계에 따른 부당전보가 일부 시정되었고 본인이 희망한 가까운 근무지로 발령됐다. 그러나 아직 2심 재판을 진행 중인 남정아 교사는 여전히 부당전보 상태이며, 본래 근무지인 강릉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거주지로부터 멀리 떨어진 태백의 학교로 발령됐다.

 

그런데 2022년 신경호 강원도교육감이 약속한 합의에 따르면, 법원 판결과 관계없이 부당징계자 3인 모두 본인이 희망하는 곳으로 발령돼야 한다. 강원도교육청 합의이행을 위한 유천초투쟁공대위는 합의사항 이행을 촉구하였지만, 강원도교육청은 끝내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학교민주주의를 위해 노력해온 유천초 교사들에게 돌아온 것은 부당징계

 

유천초등학교는 지난 2021년, 개교한지 단 1년 반만에 강원도 교육청의 표적 감사, 혁신학교 지정취소를 겪었고, 유천초 교사 3인은 부당징계 통보를 받았다. 이로 인해 학교 구성원들은 큰 고통과 혼란을 겪어야 했다. 부당징계를 받은 교사들은 유천초등학교에서 강제 전보를 당했고, 강원도교육청의 온갖 방해와 폭력을 견디며 싸워야 했다. 2022년 7월 신경호 교육감은 유천초 분회와 합의를 통해 학교 민주주의를 지원할 것, 그리고 징계교사 3인의 명예회복과 복직을 약속했다. 그러나 신경호 교육감이 약속을 한지 19개월이 넘은 2024년 2월, 개학을 앞둔 현재까지도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있다. 신경호 교육감에게 약속이행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경찰의 폭력적 연행과 심각한 인권침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관련기사: 유천초투쟁, 잘못은 신경호 교육감이 저질렀는데 왜 ‘김남윤’을 연행했는가)

 

강원도교육청이 한 혁신학교 지정취소와 특정 교사들에 대한 표적 징계는 ‘학교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훼손이었다. 강원도교육청이 혁신학교 지정취소, 표적 징계 핵심명분으로 내세운 것은 ‘기획회의’였다. 강원도교육청은 ‘기획회의’를 ‘비합리적인 의사결정기구’로 규정하였다. 학교의 모든 결정은 학교장만 해야 하는데, 감히 교사들이 의견을 내고 여럿의 목소리를 똑같이 들을 수 있는 회의를 운영했다는 것이다. 이는 강원도교육청이 학교민주주의에 관심없음을 노골적으로 보여준다.

 

유천초등학교는 교장이든 교사든 학생이든 N분의 1의 목소리로 회의에 참여하여 함께 고민하고 함께 결정하고 함께 책임지는 구조를 만들고자 했다. 작년 서이초 교사의 죽음을 함께 슬퍼하며 우리는 철저히 분업화된 노동을 수행하며 각자도생하는 학교가 어떤 비극을 불러오는지 다시 한 번 확인했다. 학교 구성원이 평등하게 참여하는 ‘기획회의’ 시도는 함께 손잡는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바탕이었다. 그러나 강원도교육청은 ‘기획회의’가 서류만 오고 가는 관료적인 형식과 절차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불법으로 만들어 버렸다. 교육관료들 눈에는 당연히 ‘비합리적’이며 ‘불법’적인 학교 운영이었겠지만, 이는 오히려 유천초등학교가 너무나 민주적이어서 징계를 받았다는 점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비민주적인 학교의 모습은 불평등을 재생산하는 자본주의 체제 축소판이다. 그래서 유천초투쟁공대위는 사회를 바꾸기 위한 목소리를 내고 행동하는 것에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부당징계 피해교사 3인을 비롯해 유천초분회와 유천초공대위는 앞으로 어떤 이름으로든, 어느 곳에서든, 학교 민주주의, 교육혁명을 위해 이 땅의 모든 작고 낮고 여린 민중들과 연대하며 나아갈 것을 다짐했다.

 

 

유천초투쟁공대위 박옥주 대표는 “세 분 중 두 분이 무죄 판결을 받았다. 강원도교육청의 행정폭력이 부당했음을 역설적으로 보수적인 1심 법원이 증명한 것이다. 또 한 분의 선생님은 여전히 무죄를 다투는 법정 투쟁을 진행중이다. 2심 법원이 최소한의 상식이 있다면 무죄 판결을 내려야 할 것이다.”라고 법원의 정의로운 판결을 촉구했다. 그리고 유천초분회의 투쟁은 ‘자본주의 체제 안에서 자본이 원하는 교육, 즉 경쟁해서 살아남기를 강요하는 능력주의 교육이 아니라, 협력교육과 민주주의를 실천하고, 학생들을 자본에 순종하는 예비노동자가 아니라 학생 자치를 통해 주체적인 인간으로 성장하도록 지원하려 했던 교사 노동자들의 활동을 알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릉시민행동 김성수 대표는 교육적 가치를 제대로 추진하지 못한 진보교육감의 무책임을 비판했고, 임기 첫 날 합의서에 직접 서명을 하고도 이행하지 않았던 신경호교육감의 비열함을 규탄했다. “시민단체, 교육단체, 모든 지역의 노동단체들은 이러한 세 선생님의 결단에 대해서 환영하고, 그분들이 가시는 길에 항상 함께하고자 한다. 그동안 고생하셨고 앞으로도 함께 하겠다.”라며 부당징계에 맞서 투쟁중인 세 교사 노동자에게 박수를 보냈다.

 

 

‘부당해고취소 원직복직 쟁취’를 걸고 1022일째 투쟁 중인 선원노동자 해운지부 박성모 지부장은 “한 (유천초)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우리는 학생들과 토론하고, 개개인의 다름을 가르치고, 친구들을 존중하는, 참된 인성이 형성되게 아이들이 주도하는 참교육을 한다고! ‘아 정말 이런 학교도 있구나’라고 생각하며 민주적인 학교운영에 감탄했다”며 “(반면에) 강원도 교육청은 부당징계를 강행하고, 전교조 교사를 혐오하며 낙인찍고, 악덕기업이나 하는 탄압을 하고있다.”고 울분을 토하며 이윤만 쫓는 자본을 닮은 교육청의 행태를 비판했다. “아이들을 참된 사람으로, 서로를 존중할 줄 아는 사람으로, 무엇이든 자신감 있는 사람으로 교육하려는 교사들을 희생양으로 만들어 당신들의 무능함과 악랄함을 덮으려 하지말 것”을 요구하며 “아이들에게 정직하고, 약속을 지키라고 가르치는 당신들이, 정작 교사들에게는 거짓말을 일삼고 약속을 안지키는 당신들이 진정한 교육자입니까?”라며 의문을 던졌다.

 

 

부당징계 취소로 동해(*본래 근무지는 강릉이었으나, 근무만기로 동해에 발령됐다.)에 발령받은 김나혜 교사는 “투쟁의 선봉 유천초 분회동지들, 전국의 수많은 동지들의 연대투쟁으로 드디어 복직기자회견을 하게 되었다. 진심으로 고맙다. 강원도교육감 신경호는 2022년 7월1일 유천초 분회와 원직복직 약속을 하며 취임했으나 여전히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 유천초 투쟁은 복직을 했다고 해서 끝이 난 것이 아니다. 앞으로도 끝까지 함께 해주시길 바란다.”며 “이 투쟁에 끝까지 함께 할 것을 결의하며 교육노동자로 현장에서 투쟁하며 배운 것들을 실천하고, 함께 투쟁하고 함께 승리하겠다, 마음 변치않겠다”며 결연히 다짐했다.

 

 

부당징계 취소로 강릉으로 다시 돌아오게 된 윤용숙 교사는 “행정권력은 합의를 하고도 이행을 하지 않았고 사법권력은 행정권력의 눈치를 보며 징계당사자들을 갈라치기하는 사법폭력을 휘둘렀다. 3년째 국가권력에 맞서 싸우면서 배우고 성장한 지점은 우리가 옳았다는 것이다.”며 복직 소감을 나누었고 “맑은 영혼들과 호흡하고 살아간다고 생각하니, 설레기도 하지만 두려움도 공존하고 있다.  그렇지만 차별을 뚫고 평등한 세상, 사람이 존중받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학교 민주주의 교육은 계속 될 것이다. 지금까지 힘든 싸움 함께 연대해주신 모든 동지분들께 감사하다. 앞으로도 평등세상을 위한 전국의 여러 투쟁에 함께 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직 행정소송 2심을 진행 중인 필자, 남정아 교사는 “불의가 법이 될 때 저항이 의무임을 실천했고, 두 사람의 부당징계 강제전보가 취소되는 승리를 이루었고, 자본의 탄압과 착취에 저항하며 싸우는 수많은 노동자와 연대하며,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가진 우리 학생들, 그 보호자들의 삶을 더 생생히 알아갈 수 있었다.”며 투쟁 과정에서의 배움을 이야기했고 “학교현장에서 학생들과 함께 삶을 가꾸며 부당하고 불합리한, 비민주적 학교현장을 바꾸는 교육운동을 다시 시작하게 되는 지금 이 순간의 설렘과 떨림을 꼭 기억하며 새롭게 도전하겠다”고 다짐했다. 두 교사의 앞선 복직을 응원하고 축하하며 “복직은 했으나 바로 복귀하지 못 하고, 두 달 동안 쉼과 치유, 아직 끝내지 못한 투쟁으로 병가 속에서 지내게 됐지만 몸도 마음도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학생들과 함께 살아가는 행복을 꿈꾸며 기다릴 것”이라며 “끝나지 않은 싸움을 위해 다시 걸어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유천초투쟁공대위는 복직이 투쟁의 끝이 아니며 여전히 남정아 교사에 대한 2심 재판이 남아있고, 3월 6일 수요일 심리가 재개되므로 2심 재판부가 부당징계를 인정하도록 법원 앞 기자회견과 1인 시위를 이어갈 것이라고 앞으로의 실천계획을 밝혔다. 또한 노동시민사회 의견서도 받아 법원에 전달할 예정이며, 매주 수요일 5시부터 법원 앞에서 펼쳐질 ‘강원도교육청 규탄’ ‘학교민주주의, 교사노동권을 보장하는 법원의 정의로운 판결 촉구’ 1인시위, 그리고 재판투쟁에 많은 관심과 응원, 연대를 부탁했다.

 

 

*강원도교육청은 표적감사, 혁신학교지정취소, 부당징계, 강제전보 등 행정폭력에 사과하라!

*신경호교육감은 합의불이행을 사과하고 지금 당장 약속을 지켜라!

*학교민주주의를 위해 법원의 정의로운 판결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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