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팔레스타인 동지에게 직접 듣는 팔레스타인과 중동의 현재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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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신문

[번역] 팔레스타인 동지에게 직접 듣는 팔레스타인과 중동의 현재 상황

  • 양준석
  • 등록 2023.11.13 08:55
  • 조회수 251

사진: 10월 14일 이스라엘의 로켓 공격을 받은 가자시티 서쪽 알샤티 난민캠프 현장 / 출처: Mohammed Saber/EPA-EFE/Shutterstock

 

편집자 주 - 사회주의를향한전진은 지난 11월 5일 '팔레스타인 동지에게 직접 듣는 팔레스타인과 중동의 현재 상황' 긴급 간담회를 민주노총 12층 회의실과 온라인을 병행해 진행했다. 이날 초대손님이었던 시마(Sima) 동지의 발제 요지를 번역해 소개한다.

 

최근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이 시작된 지 한 달이 다 되어 갑니다. 이 공격으로 3,000명 이상의 어린이를 포함해 9,000명 이상의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하고 20,000명이 부상당했습니다. 아직 파헤쳐지지 않은 잔해가 많기 때문에 사망자 수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 지역 전체가 무너져 내렸고, 140만 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해 현재 인구의 51% 이상이 집이 없는 상태입니다.

 

10월 9일, 이스라엘은 가자지구를 전면 봉쇄하고 식량, 연료, 기타 생필품 등 필수 물품의 반입을 중단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가자지구 주민 대다수는 이미 빈곤한 삶을 살고 있었는데, 이를테면 가자지구 주민의 63% 이상이 식량 불안정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10월 12일, 이스라엘 공군은 엿새 동안 가자지구에 약 6,000개의 폭탄을 투하했다고 발표했는데, 그 무게가 4,000톤에 달하는 양이었습니다.

 

10월 13일, 이스라엘이 이집트로 넘어가는 라파검문소를 반복적으로 폭격한 지 이틀 뒤였는데,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북부에 거주하는 민간인 100만 명(전체 인구의 약 절반)에게 24시간 이내에 대피하라고 명령했습니다. 당시 가자지구 북부에는 17만 명 이상의 주민이 유엔 구호기구 학교로 피신해 있었습니다. 이 터무니없는 명령을 내린 후 이스라엘 점령군은 남쪽으로 이동하는 사람들을 폭격했습니다.

 

10월 16일까지 가자지구에는 이미 깨끗한 식수가 부족해져 가자 주민들은 바다와 인접한 지역에 우물을 파거나 하수와 바닷물로 오염된 짠 수돗물을 마시기 시작했습니다. 최근 공격 이전에도 가자지구의 물 공급량은 이미 세계보건기구가 정한 1인당 하루 물 소비량 최소 기준치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가자지구의 주요 담수화 시설 세 곳은 이스라엘의 봉쇄로 인한 전력 제한으로 가동이 중단된 상태였습니다.

 

10월 27일 저녁 6시, 가자지구 주민들은 외부 세계와의 연락뿐만 아니라 서로 간의 연락도 모두 끊겼습니다. 인터넷과 전화 서비스가 중단되면서 구급차 출동, 병원 통신, 구조 작전 등이 서로 소통되지 않았습니다. 가자지구 각지에 있는 가족들은 생사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연락도 서로 주고받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런 와중에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폭격은 계속되었습니다.

 

10월 31일에 이어 11월 1일에도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의 자발리아 난민 캠프를 폭격했습니다. 최소 195명이 사망하고 120명이 부상당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바로 직후인 11월 2일,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의 또 다른 난민 캠프(알 부레이 난민 캠프)를 폭격했습니다.

 

지난 4주 동안 가자지구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 더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습니다. 병원과 구급차, 빵집에 대한 폭격, 도시에 스며든 죽음의 악취, 깨끗한 물 부족으로 인한 전염병의 위험, 소독제나 마취제 없이 바닥에서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들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여러분께 상기시키고 싶은 것은 이번 공격이 가자지구가 겪은 공격 중 가장 강도 높은 공격이기는 하지만, 이번이 처음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2008년 이후 이스라엘은 이번 공격 이전에 가자지구에 대해 네 차례의 대규모 군사 공격을 감행했습니다. 2008년 12월부터 시작된 군사 공격은 매번 가자지구의 민간인을 무차별 표적으로 삼아 수천 명의 사망자를 냈습니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제가 말씀드린 이스라엘의 모든 행위들을 이스라엘이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돌아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전쟁을 통해 우리가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 있다면, 이스라엘 점령군이 물, 연료, 전기, 소비재, 통신, 건설 자재 등을 차단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소위 '평상시'에,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국경을 완전히 통제하고 있어서 가자지구로 들어오고 나가는 모든 것이 이스라엘 점령군의 완전한 통제 하에 있습니다. 가자지구 밖에서 일할 수 있는 허가를 받은 가자지구 주민은 약 18,500명입니다. 1948년 이스라엘이 점령한 지역이든, 서안지구든, 가자지구 밖에서 일하고자 하는 팔레스타인 노동자는 이스라엘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최근 공격이 시작된 이후 가자지구 노동자들은 허가증을 빼앗겼고, 수천 명이 실종되었습니다. 불과 이틀 전에는 약 4,500명의 노동자가 이스라엘에 구금되어 4주 동안 고문을 당한 후 걸어서 가자지구로 돌아갔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그들은 가족이 살아 있는지, 죽었는지, 난민이 되었는지, 부상을 입었는지 알 수 없는 전쟁터로 들어가기 위해 6km를 걸어야만 했습니다. 이것이 세계 각국 정부가 방관하는 가운데 매일 우리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집단학살(genocide)임을 입증하기 위해 무엇을 더 말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지금 가자지구만 공격을 받고 있는 게 아니라는 점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우리는 서안지구에서도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폭력이 증가하고 있음을 보고 있습니다. 제닌 난민 캠프에 대한 공격이 재개되고 있습니다. 정착민들의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공격이 강화되어 10월 7일 이후 최소 115명이 사망했습니다. 거의 천 명에 가까운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집을 잃었고, 서안지구와 1948년 점령 지역에서 어린이와 언론인을 포함한 수천 명에 이르는 대규모 체포가 이루어졌습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서안지구에서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살해, 이주, 대량 체포는 새로운 일이 아니라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현재 이러한 종류의 공격이 강화되고 있긴 하지만, 이는 이스라엘의 점령 아래서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삶을 보여주는 것이며, 10월 7일에 시작된 것이 아닙니다.

 

사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 규탄 한국 시민사회 2차 긴급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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