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노동조합 회계공시 수용, 민주노조의 자주성을 포기한 민주노총 결정을 규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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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노동조합 회계공시 수용, 민주노조의 자주성을 포기한 민주노총 결정을 규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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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조운동의 치욕이다. 10월 24일, 민주노총 중집은 윤석열 정부가 요구하는 노동조합 회계공시 수용을 결정했다. 그리고 어처구니없게도, 민주노총은 이 결정을 ‘조직적 단결을 강화하고 국민의 신뢰를 확대해 노동탄압에 맞서 힘있게 투쟁하기 위해서’라고, ‘조합원에게 불이익을 주지 않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마치 더 큰 투쟁을 위한 고도의 전략적 행보라는 투다. 참담하다. 노동조합이라는 자주적 결사체에 대한 국가폭력을 그대로 수용하면서도, 이를 미사여구로 포장하는가. 민주노총이 민주노조운동을 대표한다면, 최소한의 염치는 있어야 할 것 아닌가. 회계공시 수용이라는 백기투항에 노동부도, 국민의힘도 “노동개혁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환호했다. 그 어떤 설명을 가져다 붙인다고 해도, 이는 치욕이고 굴종이다. 


민주노총은 조합원의 세액공제 상 불이익과 이탈 우려를 고려했다고 한다. 민주노총은 조합원을 모욕하지 마라. 지금 조합원들이 세액공제에 눈멀어 정권에 무릎 꿇으라 아우성친다는 말인가? 고작 그것이 민주노총 지침을 믿고 노동부의 자료제출 요구를 거부하며 싸운 조합원들에게 할 해명인가? 비겁한 결정을 하고도, 그 책임마저 조합원들에게 돌리는가? 이 참담한 백기투항을 사죄하기는커녕, ‘조합원을 위한 조치’라는 변명을 늘어놓는 민주노총의 철저한 반성을 촉구한다.


민주노조운동의 자주성을 포기한 민주노총의 결정이 윤석열 정권의 노동탄압과 노동개악에 날개를 달았다. 윤석열 정권은 민주노총의 회계공시가 여전히 ‘깜깜이 회계’에 불과하다며 거짓 선동을 강화할 것이고, ‘조합원 세액공제’를 위해 더 많은 자료를 제출하라는 압박을 가할 것이며, 회계를 들여다보았으니 구체적 조직운영과 사업내용도 들여다보자며 공세를 확대할 것이다. 회계공시 수용으로 민주노조운동의 자주성을 팽개치고 나서, 윤석열 정권의 한층 강화된 탄압을 자초하고 나서, 내놓는다는 대책이 고작 ‘노조법과 소득세법 개정을 위한 양대노총 공동대응’이란 말인가. 


자주성, 민주성, 연대성, 투쟁성, 변혁지향성 - 모진 탄압 속에서도 지켜온 민주노조운동의 정신이다. 심화하는 자본주의의 위기와 함께, 윤석열 정권은 극우로 치달으며 노동자 민중의 생존을 벼랑으로 몰고 있다. 자본과 국가로부터 독립적인 민주노조운동 없이 어찌 이 공세에 대응한다는 말인가. 다시 한번, 민주노조운동의 자주성을 포기한 민주노총의 결정을 규탄한다. 이 참담한 사태를 바로잡기 위해, 사회주의를향한전진도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2023년 10월 25일

사회주의를향한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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