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돌리는 것은 그 자체로 그린워싱입니다
  • 해당된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후위기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돌리는 것은 그 자체로 그린워싱입니다

IMG_7530.jpg

 

923 기후정의행진, 사회주의를향한전진은 변혁적여성운동네트워크 빵과장미, 923기후정의행진 학생참가단과 함께 <기후정의 계급투쟁을 위한 923 사전 결의대회>를 개최했습니다. 성공회대학교 인권위원회 최보근 동지의 발언을 공유합니다. 

 

 

안녕하세요. 성공회대학교 인권위원회 위원장 최보근입니다. 923기후정의행진 사전집회에서 만나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에코주간'이라 불리는 성공회대학교 그린워싱에 대항하는 저희 활동을 소개하고자 이렇게 마이크를 잡게 되었습니다. 


성공회대학교 에코주간은 여름방학과 겨울방학 각각 2주간 학교를 폐쇄하여 인건비와 관리비를 절약하는 정책입니다. 이미 여름방학 2주간 에코주간을 실시했습니다. 


학교 측이 설명하는 에코주간은 학교를 폐쇄하여 아무도 출근하지 않으면 냉난방기를 사용하지 않아 에너지가 절약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기간에 교직원은 자기계발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에너지가 절약되었을지 의문이 많이 듭니다. 에코주간이 진행되는 동안 일본의 단기어학연수생이 수업을 들었고, 감사로 인해 교직원들이 출근했습니다. 그러면서 곰팡이가 필까 봐 빈 강의실에 에어컨을 틀어놓기도 했습니다. 

 

MIN_4187.jpg

 

성공회대학교가 에코주간을 실시하는 진짜 취지는 대학 재정을 아끼기 위함입니다. 성공회대학교는 지속적인 학령인구 감소와 지난 2022년 대학평가 탈락으로 재정위기에 처했습니다. 에코주간은 기후위기 대응을 핑계 삼아 청소노동자와 교직원 인건비를 아끼려는 속셈입니다. 하지만 청소노동자의 임금은 대학 재정위기의 근본적인 원인이 아닙니다. 에코주간으로 대학 재정위기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실제로 에코주간이 있던 7월 청소노동자 임금은 고작 110만 원이었습니다. 청소노동으로 가정의 생계를 부양하는 노동자분들도 많기에 우려가 큽니다. 비단 임금삭감만 문제는 아닙니다. 2주간 쌓여온 쓰레기를 치워야 하며 방학 기간 진행되던 대청소를 압축적으로 진행해야 하므로 노동강도는 올라갔습니다. 학교 곳곳에 퍼진 곰팡이를 제거하면서 포자를 마시기도 하고, 2주간 뜨거운 여름을 지난 음식물쓰레기는 구더기가 끓기까지 했습니다. 청소노동자의 건강도 우려가 되는 상황입니다. 


학생들의 피해도 많았습니다. 청소노동자분들이 출근하지 않은 기숙사에서는 층마다 쓰레기가 쌓여 대자보가 붙기도 했습니다. 그 대자보에서는 ‘기숙사는 도저히 사람이 살 수 있는 공간이 아니었다‘고 쓰여있었습니다. 청소노동자분들의 노동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다시금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미 학생들은, 등록금 운영을 심의하는 등록금심의위원회, 학생복지에 대해 논의하는 학생복지협의회에서 에코주간에 우려입장을 표명했으나 학교 측은 강행했습니다. 에코주간을 저지하고자 저희 성공회대학교 인권위원회는 학교 곳곳에 홍보물을 부착하고 학내 서명운동을 진행하였습니다. 서명은 총장 면담을 동반하며 전달할 예정입니다. 학내 집회도 계획 중에 있어 내년 에코주간 진행계획을 기획 단계에서 저지하고자 합니다. 


노동자와 학생들의 피해를 가중하는 에너지 절약은 명백히 기후정의에 위배되는 행위입니다. 기후위기의 책임을 약자에게 돌리며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것은 그것 자체로 그린워싱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름은 다르지만, 다양한 대학에서 에코주간을 실시하는 것으로 압니다. 각 학교에서 에코주간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를 내며 기후정의를 향해 전진하면 좋겠습니다.


구호 하나 하고 발언 마무리하겠습니다. 끝 구호 세 번씩 외쳐주시면 됩니다. 


노동자권리 침해하는 에코주간 그린워싱 중단하라!

 

MIN_4157.jpg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