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여성 노동자들이 ‘훌륭한 여성 CEO’에 맞서 싸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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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신문

[번역] 여성 노동자들이 ‘훌륭한 여성 CEO’에 맞서 싸운 이유

연재 | 노동자계급 속에서 사회주의 페미니즘의 길을 개척하는 ‘빵과 장미’의 도전③

  • 오연홍
  • 등록 2023.01.04 13:22
  • 조회수 260

다국적 기업인 펩시코에는 여성 CEO가 있고, 회사 내 다문화정책으로 상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아르헨티나 펩시코 공장의 여성들은 펩시코와 결전을 치르고 있다. 이들의 투쟁은 회사 내에서 여성의 개인적인 성공이란 노동자에게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기사를 쓴 타티아나 코차렐리는 브라질 출신의 사회주의자로 미국 <레프트보이스>에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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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드라 크리슈나무르티 누이(Indra Krishnamurthy Nooyi)는 인도계 미국인으로서,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식품·음료 회사인 펩시코의 CEO. 이 회사에서는 펩시, 레이즈, 퀘이커, 도리토스, 스타벅스 음료, 세븐업, 치토스, 아쿠아피나, 마운틴듀, 게토레이, 트로피카나 같은 제품을 만든다. 2016년에 펩시코는 매출액 628억 달러를 달성했고, 1,590억 달러의 시장가치를 지녔으며, 어림잡아 264,000명의 노동자를 고용했다. 그 정도로 비중 있는 글로벌 기업의 CEO라는 점에서, 누이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으로 두어 차례 지명된 것도 놀랄 일이 아니다.

 

누이는 한 개인으로서 최고 수준의 성공을 거둔 재계 인물이 될 수 있었을 뿐 아니라, 기업 내에서 유색인과 여성이 진출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현재 펩시코의 고위급 임원 중 27%가 여성이며, 36%가 유색인이다. 의심할 바 없이 기업들이 평균적으로 보여주는 것 이상의 다양성을 보여준다. 영국에서 펩시코는 여성이 일하기 좋은 상위 50개 기업 중 하나로 뽑혔다. 신문 <더타임즈><오퍼튜니티나우>는 펩시코가 일터의 젠더 평등을 주도해가고 있으며, 이것은 부분적으로 여성 중간 관리자들이 고위급 임원 자리로 나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성공을 위한 전략프로그램 덕분이라고 말한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누이가 여성의 역량 강화(임파워먼트*)를 위한 모델이며, 유색인을 포함한 여성이 원하는 것을 달성하기 위해 인종차별과 성차별의 장벽을 허물어뜨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인이다. 어떤 사람들은 여기서 더 나아가, 페미니스트의 모델 격으로 다른 여성을 위해서도 길을 열어줬기 때문에 그의 역량 강화가 결코 개인적인 성취만을 뜻하지 않는다고 주장할지도 모른다.

[*임파워먼트: 권한을 부여하고 역량을 키우며 동시에 의욕과 성과, 효능감 등을 증진시키는 과정을 함축하는 개념으로 정치, 경영, 페미니즘 운동 등 다양한 영역에서 사용된다. 이 글에서는 역량 강화로 옮겼다.]

 

누군가는 우리의 할머니 세대가 최고 지위로 나아가지 못하도록 가로막았던 과거의 장벽은 사라진 지 오래이며, 새로운 평등의 시대에 접어들었음을 누이의 삶이 입증한다고 주장할 것이다. 이런 논리로 보면, 여전히 여성이 직면하는 난관이 있다 해도, 그 난관을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을 누이 같은 여성이 빛나는 사례처럼 보여주는 것이다.

 

이런 종류의 페미니즘은 의미 없는 막다른 길이다. 누이가 진보를 위한 등대로 서 있는 동안 전 세계 여성들은 문맹, 폭력, 저임금, 끔찍한 노동조건에 고통을 겪고 있다. 누이 같은 사람들 앞에서 수많은 여성의 신체와 정신이 문자 그대로든 상징적 의미로든 육중한 기계설비의 무게에 바스러지고 있다. 그곳에서 누이를 억만장자로 만들어 주는 상품들이 생산된다.

 

지금 다수의 여성 노동자들이 해고에 맞선 투쟁을 조직하고 있는 이곳 아르헨티나 펩시코 공장보다 이런 현실을 더 뚜렷하게 드러내 주는 곳은 없다. 이 투쟁은 린인(Lean In) 페미니즘*의 문제점을 부각시키며, 세계의 여성들이 진짜로 전진할 수 있는 길을 가리키는 다른 종류의 페미니즘을 전형적으로 보여준다.

[*린인 페미니즘: 페이스북과 메타의 최고운영책임자였던 셰릴 샌드버그의 책 <린인 Lean In>에서 유래한 표현으로, 여성이 스스로 자신의 커리어를 계발하려는 의지와 노력을 통해 성공할 수 있다는 능력주의, 자유주의 시각을 담고 있다.]

 

펩시코에서 일하는 여성들

 

지난 수년간 펩시코는 공장의 노동자들을 무지막지하게 착취했다. 그들 대부분은 여성 하청 노동자였고 하루에 12시간 넘게 일했다. 10년간 그 공장에서 일해왔고 사회주의노동자당(PTS) 당원이기도 한 카탈리나 발라게르는 이렇게 말한다. “이곳의 많은 여성이 자녀가 있다는 얘기를 안 해요. 해고될 거라는 생각 때문이에요. 아이를 갖게 되거나 홀로 아이를 키워야 하는 상황이면 어떻게든 돈을 벌어야 하니까 더 가혹하게 착취당할 수밖에 없다는 것도 알게 됐고요.” 카탈리나가 끔찍한 노동조건을 묘사해줬다. 12시간 노동, 주말 근무, 짧은 휴식 시간, 저임금, 위험한 작업조건. “임신하게 되더라도, 일자리를 잃지 않기 위해서는 다른 노동자들과 똑같이 일해야 합니다. 우리는 오랫동안 똑같은 단조로운 동작을 해왔어요. 똑같은 자세로 몸뚱이를 구부려 왔고요. 우리는 기계에 붙어있는 부품이에요. 기계가 과자 봉지를 뱉어내면 우리는 죽을 때까지 그것을 상자에 담아야 합니다. 담고 또 담고, 매일 똑같은 일을 하면서 몸뚱이가 망가지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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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고에 맞서 투쟁하는 펩시코 노동자들

 

 

2001년에 그는 노조를 만들려 했다는 이유로 다른 몇몇 동료들과 함께 공장에서 쫓겨났다. 일자리를 되찾기 위한 투쟁이 1년 반 동안 이어졌고, 변호사 일을 하는 사회주의노동자당 동지도 힘을 보탰다. 그들은 학생들과 다른 사업장 노동자들의 연대를 조직하면서 법정 밖에서 투쟁했다. 카탈리나의 얘기를 들어보자. “우리는 대학 연구자, 심리학자, 사회학자들과 함께 조사를 했습니다. 여성 노동자로 살아간다는 게 어떤 것인지 얘기했고요. 여성 노동자로 살아가는 것의 복합적인 의미를 다루는 훌륭한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었습니다. 얼마나 돈을 벌고 얼마나 쓰는지, 공장에서 얼마나 오래 일하고 집에서는 또 얼마나 오래 일하는지, 이런 게 다른 여성 노동자와 말문을 트는 좋은 방법이기도 했습니다. 이를 통해 다른 여성 노동자들도 노동조건을 바꾸는 데 나서게 됐어요.”

 

결국 카탈리나는 일자리를 되찾았다. 그뿐 아니라 펩시코는 망신당하지 않기 위해 뭔가 조치를 취해야 했다. 그들은 하청 노동자에 대한 초과 착취를 중단했고, 구호단체에 특별 기부금을 내기 시작했으며, 장애인을 고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진정한 승리는 펩시코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의식이 성장했다는 점이었다. “투쟁하면서 정직당하고 해고되거나 위협받는 대가를 치러야 했습니다. 하지만 이 체제가 주는 고통 속으로 내몰리기를 원하지 않는 수많은 여성의 의식이 투쟁하며 변화하는 이상, 우리는 백만 번이라도 또다시 싸울 거에요.” 카탈리나의 얘기다.

 

폭력, 분노, 고통을 겪으면서, 우리는 투쟁해야 하고 조직해야 한다고 배웠습니다.” 트로츠키주의 정당인 사회주의노동자당 당원이기도 했던 몇몇 동료 노동자들과 카탈리나는 현장위원회를 만들었고, 지도부로 신임을 얻었다. 현장위원회 지도부로서 그들은 임산부 휴가, 안전을 위한 노동조건 개선, 하청제도 폐지 등 몇 가지 양보를 쟁취해냈다. 현장위원회는 공장에서 내부 민주주의와 참여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투쟁 방향을 함께 결정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총회를 소집했다.

 

여성의 권리를 위해 투쟁하는 펩시코 노동자들

 

특히 펩시코 노동자들은 펩시코와 그 밖의 공장에서 여성 노동자의 권리를 위해 투쟁했다. 예를 들어 2010년에는, 크라프트식품 회사의 여성위원회와 함께 하청 불안정 노동은 폭력이다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도로봉쇄 시위를 벌였다. 또한 38일 세계 여성의 날에는 파업을 조직했고, 해마다 63일에는 여성 살해에 반대하는 니우나메노스(Ni Una Menos) 시위에 참여하기 위해 파업을 했다. 지난 화요일 펩시코 노동자를 위한 대규모 시위가 열렸을 때 카탈리나는 한 명도 더 일자리를 잃을 순 없다고 적힌 점퍼를 입고 나왔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 노동하는 여성은 폭력이 가정 안에서만 일어나는 게 아니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 작업장에서도, 그리고 정부에서 우리를 대변한다고 하는 자들에 의해서도 폭력이 가해져요. 정부는 그들 자신의 이익을 지킬 뿐이고, 우리에게 최악의 굴욕과 최악의 생활 조건을 강요합니다.”

 

작업장에서는 남성과 여성 노동자들이 노동자로서의 권리만이 아니라 여성의 권리를 위해 함께 단결한다. “우리는 남성과 여성 노동자의 단결을 바탕으로 전진해 왔어요. 사장이 공장 문에 해고통지서를 붙여놨을 때 그가 성별을 가리지 않는다는 걸 몸소 보여줬기 때문이에요. 우리가 결정하고, 스스로 조직하고, 총회를 열고, 거기에서 투표하고, 투쟁합니다. 남성 노동자들과 나란히요. 남성 노동자 앞에 서는 것도 아니고, 뒤에 서는 것도 아니에요. 우리의 권리를 위해 굳건하게 나란히 섭니다.” 여성 노동자가 겪는 차별, 모욕, 폭력을 거듭 목도해 온 남성 동료 노동자들은 관리자와 사장에 맞서 여성 노동자와 함께 투쟁한다.

 

펩시코에서 벌어진 대결

 

경제위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정부는 긴축 조치를 취하고, 해고는 계속 늘어나는 상황에서, 펩시코는 부에노스아이레스 공장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공장에 출근한 600명의 노동자는 해고통지서가 붙어있는 것을 보게 됐다. 수많은 노동자가 결코 치유되지 않을 질병, 통증, 부상을 겪으면서 오랫동안 몸 바쳐 일하고 조직해온 공장이었다. 이 노동자들은 공장에서 늘 해오던 바로 그것을 하기로 결정했다. 반격에 나서는 것이다.

 

노조 관료들은 이 투쟁을 지원하지 않았다. 그래도 펩시코 노동자들은 누이가 이끄는 미국계 다국적 기업에 대항하기 위해 공장을 점거하기로 결정했다. 그들은 아르헨티나와 세계 곳곳에서 연대해준 수많은 노동자, 연구자, 학생과 함께 피켓 시위와 도로봉쇄 시위를 벌이고, 인터뷰를 하고, 연대 문화제를 열면서 지역사회의 지지를 끌어냈다. 크게 주목을 받은 불매운동과 국제연대 운동도 조직했고, 이 투쟁을 지지하는 탄원서 서명운동도 벌였다.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아돌포 페레스 에스키벨, 오월광장어머니회*, 니우나메노스 운동 참가자들, 인권단체와 학생운동단체, 노동자단체의 수많은 활동가들이 펩시코 노동자를 지원하기 위해 나섰다.

[*오월광장어머니회: 1976년에서 1983년까지 아르헨티나 군사독재 시기에 실종된 사람들의 어머니들이 만든 단체. 군부가 좌파 척결을 내걸고 벌인 더러운 전쟁으로 3만 명 가까이 실종됐다.]

 

7월 중순, 공장을 점거 중이던 펩시코 노동자들이 폭력적으로 퇴거당했다. 경찰이 최루액과 고무총탄을 쏘고 곤봉을 휘두르며 노동자와 지지자들을 공격했다. 노동자와 학생들을 공격하는 경찰의 모습이 TV로 생중계됐다. 한 민간 컨설팅회사가 추정하기로는 2,000만 명 이상이 펩시코 노동자 침탈 영상을 봤고, 트위터에 글을 쓰고 읽었다. 아르헨티나 전체 인구의 절반에 가까운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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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의 침탈에 맞서 펩시코 노동자와 연대 대오가 저항하고 있다.

 

 

언론 보도가 쏟아지고 대중적인 압박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강제 퇴거가 집행된 지 2시간 만에, 노동법원에서 노동자에게 유리한 판결이 나왔다. 법원은 회사에 노동자들을 복직시키라고 명령했다. 하지만 펩시코는 여전히 법원의 판결을 따르지 않고 있다.

 

공장 점거는 끝났지만, 노동자들은 투쟁을 계속하고 있다. 718, 전투적인 노조 지부, 학생단체, 인권단체, 니우나메노스 운동을 벌이며 세계적으로 알려진 페미니즘 단체 등에서 나온 30,000명의 참가자들이 국회를 향해 행진했다. ‘#모두함께펩시코에맞서싸우자라는 해시태그가 6시간 동안 널리 확산됐다. 노동자들은 펩시코에 대항하는 투쟁을 이끌기 위해, 그리고 긴축과 해고에 맞서기 위해 농성 천막을 세웠다.

 

최전선에 선 노동자계급 여성들

 

펩시코 여성 노동자들이 보여준 것은, 정부에서든 기업에서든 사회의 최상층에 여성이 있다고 해서 그것이 노동자계급 여성의 해방을 뜻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이다. 펩시코 CEO인 누이는 유색인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펩시코에서 착취가 조금이라도 줄어드는 조건을 만들어주는 것은 아니다. 권력을 쥔 자들의 성별을 바꾸는 것은 상징적인 행위에 불과하며, 압도 다수의 여성에게는 아무런 실질적인 의미가 없다.

 

펩시코 CEO로서 누이의 지위, 332억 원이 넘는 엄청난 연봉, 그가 관리직으로 끌어올리려는 모든 여성과 유색인의 엄청난 연봉은 카탈리나와 전 세계 수많은 여성 노동자가 등골 빠지게 일한 결과다. 카탈리나가 혹사당하고 저임금에 시달린 대가로 누이는 부를 누린다. 카탈리나와 동료 노동자들의 노동을 쥐어짜 주주들에게 이윤을 보장함으로써 누이는 CEO라는 지위를 유지한다. 카탈리나가 더 장시간 일할수록 임금은 더 떨어지고 일자리는 더 불안정해지는 반면, 펩시코는 더 많은 이윤을 챙겨간다. 그럴수록 누이는 더 훌륭한’ CEO가 된다.

 

<포브스>가 펩시코를 여성 노동자에게 가장 좋은 직장이라고 선정했을 때, 세상의 모든 카탈리나 같은 여성이 등골 빠지게 노동하고, 기계의 부속품처럼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고려하기라도 했을까?

 

바로 지난해 힐러리 클린턴은 미국 여성들에게 자신이 여성 역량 강화의 상징이며, 자신이 대통령으로 뽑히는 것이 모든 여성의 승리라고 설득하려 애썼다. 그 여성 역량 강화란 펩시코 CEO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주지사가 보여준 것 같은 종류의 역량 강화다. 그것은 역량을 강화한 여성에게 억눌리고 착취당하는 펩시코의 여성 노동자, 남성 노동자의 아내나 연인, 세상의 모든 여성 노동자에게 아무 의미 없는 역량 강화다.

 

그렇지만 펩시코 투쟁은 새로운 종류의 페미니즘에 주목하도록 이끌어준다. 그것은 노동자계급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전투적이고, 저들의 허구적인 평등 조치를 거부하는 페미니즘이다. 이 페미니즘은, 여성 노동자의 적은 사장들이며, 그 사장이 남성인지 여성인지는 중요하지 않다는 점, 펩시코의 여성 노동자들이 그랬듯이 여성 노동자는 같은 처지에서 일하는 그들의 남성 동료들과 뭉쳐야 한다는 점을 이해한다. 오늘날 노동시장에는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여성이 나와 있다. 노예 같은 노동과 성차별에 맞서 노동자계급 여성이 스스로를 조직한다면, 이것은 거대한 힘의 원천이 될 수 있다.

 

펩시코 노동자들이 보여주는 새로운 종류의 페미니즘은 노동자계급의 연대에 바탕을 둔다. 이 페미니즘은 개별적인 남성, 자본가, 정부의 모든 폭력에 대항해 노동자계급과 여성을 방어한다. 개인적인 역량 강화가 아니라, 자신의 권리와 이 사회의 모든 피억압 민중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노동자계급의 역량 강화를 추구하는 페미니즘이다. 또한 이 페미니즘은 한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은 곧 우리 모두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며, 누군가 억압받고 착취당한다면 우리 모두가 사슬에 묶여 있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이러한 페미니즘은 임신한 여성 노동자의 권리를 위해, 그리고 모두의 안전한 노동조건을 위해 현장위원회에서 남성 동료들과 함께 단결한다.

 

누군가는 이런 종류의 페미니즘이 세력이 없고, 이상적이며, 주도력을 가질 수 없다고 주장한다. 나는 이런 종류의 페미니즘이야말로 모든 여성의 권리를 쟁취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페미니즘은 허구적인 성과가 아니라 진짜 승리를 바라며, 소수의 행운아를 위한 빵 부스러기가 아니라 노동자계급과 피억압 민중을 위해 세상을 쟁취하기를 바라는 그런 페미니즘이다.

 

글쓴이 타티아나 코차렐리, 2017816

옮긴이 오연홍

*로 표시한 각주는 옮긴이가 붙인 것이다.

기사 원문

https://www.leftvoice.org/women-workers-vs-intersectional-exploitation/

연재 소개

페미니즘이라고 하면 남성 혐오갈라치기부터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다. 자유주의 페미니즘 또는 래디컬 페미니즘이 여전히 주류인 것도 맞다. 하지만 페미니즘에는 다른 길이 있다. 착취, 가난, 전쟁, 기후 위기로 점철된 자본주의라는 체제 안에서 남성과 더 잘 경쟁하기 위한 페미니즘이 아니라 자본주의 자체를 깨뜨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페미니즘, 이를 위해 또 다른 누군가를 배제하는 게 아니라 모든 성별, 국적, 인종의 노동자와 청년이 똘똘 뭉쳐 함께 싸워야 한다고 외치는 페미니즘이 있다. 2003년에 아르헨티나에서 만들어지기 시작했고 지금은 독일, 볼리비아, 브라질, 칠레, 코스타리카, 스페인,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 멕시코, 페루, 우루과이, 베네수엘라에서도 활동하는 국제 빵과 장미네트워크가 그것이다. 한국에서 노동자계급에 기반한 변혁적 여성운동을 건설하려는 우리는 혁명적 페미니즘의 중요한 사례로 빵과 장미를 주목하면서, 이들의 주장과 실천을 소개하고자 한다.

 

사회주의 페미니즘이란 이런 것이다(타티아나 코차렐리)

왜 여성이 사회주의를 위해 투쟁해야 하는가?(안드레아 다트리)

③ 여성 노동자들이 ‘훌륭한 여성 CEO에 맞서 싸운 이유(타티아나 코차렐리)

우리는 임신 중지권을 이렇게 쟁취했다(너새니엘 플라킨)

혁명은 여성의 삶을 어떻게 바꾸는가?(안드레아 다트리)

사회적 재생산과 사회주의 페미니즘(호세피나 마르티네스)

페데리치의 주장에 대한 비판적 토론(호세피나 마르티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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