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행동하는 노동자들이 공장에 이태원 참사를 애도하는 대자보를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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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신문

한국지엠 행동하는 노동자들이 공장에 이태원 참사를 애도하는 대자보를 붙였다

편집자 주) 지난 11월 2일 한국지엠의 원하청 공동투쟁 연대를 위한 모임인 '한국지엠 행동하는 노동자‘에서 한국지엠 1•2공장•복지관에 이태원 참사 관련 대자보를 수기로 써 붙였습니다. 해당 대자보의 내용을 기사로 전합니다.

 

침묵이 아니라 참사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

 

 

10.29 참사가 벌어져 156명이 희생됐다. 이런 와중에 정부는 뭘 했는가? 자신의 책임이 아니라고 거짓말하기에 급급했다. 행정안전부 장관은 진상조사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선동성 정치적 주장"이라 매도했다. 그런데 행정안전부 장관 이상민, 경찰청장 윤희근, 용산구청장 박희영이 갑자기 태로를 바꿨다. 사과를 한 것이다. 알고보니 그 이유는 무려 열 한 차례의 시민들의 112 구조 요청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시민들은 참사 발생 4시간 전부터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구조를 호소했다. 그러나 그 현장에 경찰은 출동하지 않았고, 생명과 안전은 방치됐다. 결국 수백 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비극적 참사로 이어졌다. 2014년 세월호에서 희생된 어린 학생들도 구조를 요청했지만 국가는 차가운 바닷속으로 배가 가라앉을 때까지 방치했다. 이번에도 달라진 건 없었다. 이태원의 젊은이들은 구조를 요청했지만 묵살됐고 희생됐다. 정권 지지율만 걱정하는 그들에게 이제 우리는 참사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

 

참사 책임자 처벌

 

 

이태원 골목길 참혹한 현장에서 살려달라 절규하는 희생자들에게 국가는 아무것도 해주지 않았습니다.

밤낮으로 술만 처먹었지 ‘사전준비’도 ‘현장통제’도 ‘비상 시 계획’도 없었습니다.

애도를 강요하는 애도기간 지정과 면피를 위한 ‘쉴드 매뉴얼’ 시전에만 급급해 하고 있습니다.

참사라 부르지 말고 사고라 해라. 희생자라 하지 말고 사망자라 해라. 근조리본에 근조를 쓰지 마라.

이런 해괴망측한 지침만 있고 진정성 있는 사과나 반성은 없습니다.

이미 수많은 희생자가 발생했음에도 이번 참사가 발생하지 않은 것 마냥 안전과 국가의 무한책임을 떠벌리고 있습니다.

장례비 줄 테니 빨리 장례나 치르고 이번 참사는 없었던 일로 하자는 식입니다.

각자도생하라는 말인 것 같습니다.

우리 모두가 살기 위해, 젊은이들이 더 이상 죽지 않는 세상을 위해, 노동자가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세상을 위해 싸워야 합니다.

우리는 개돼지가 아닙니다. 이태원 참사에 분노해 야합니다. 희생자 분들을 잊지도 말아야 합니다. 이제는 행동해야 합니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분들의 명복을 빌며 잊지 않겠다 다짐합니다!

 

누군가의 이익을 위해 강요된 슬픔에 내몰리고 싶지 않다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서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켜야 할 책무가 있는 사람의 일성이 국가애도기간 지정이었다.

사과, 책임통감이라는 말 대신 애도기간을 설정한 것은 철저히 집권 세력의 책임 회피를 위한 정치행위였으나, 도리어 참사의 원인을 물으면 정치병 환자라고 몰아세웠다.

축제의 주최가 없다하여도 수년째 수십만의 인파가 몰리는 상황에서 적절한 공권력의 투입으로 동선만 통제했더라면, 일어나지 않았을 참사였고, 국가는 이를 위해 존재하는데, 그 의미를 스스로 부정했다.

그리고 더 최악인 것은 참사 초기, 이유를 막론하고, 사과했어야 하는데 그 누구도 사과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사과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사실을 그들은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다 112 신고내역이 공개되고, 여론이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형성되지 않자 그제서야 억지 사과에 이르렀다.

이 참사가 어디서부터 무엇이 왜 잘못되었는지 밝히지 않으면 국민의 생명은 계속 위협받을 것이다.

위정자는 돌을 맞을 때 맞아야 하나 현 집권 세력은 그럴 생각이 없어 보인다.

비정하나, 각자도생의 시대다. 참사로 희생된 이들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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