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의 끝없는 욕망을 보여주는 경총의 「최근 노동 현안에 대한 경영계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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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신문

자본의 끝없는 욕망을 보여주는 경총의 「최근 노동 현안에 대한 경영계 제언」

  • 차용준
  • 등록 2026.09.02 09:47
  • 조회수 167

8월 17일, 경총은 「최근 노동 현안에 대한 경영계 제언」을 발표하며 성과배분 단체교섭 대상 제외, 소위 ‘고도의 경영상 결정’에 대한 쟁의행위 금지, 노동시간 규제 완화와 비정규직 확대 등 전면적 노동개악을 요구했다. ‘메가특구 초과착취 지대’를 세우려는 자본에 맞서, 노동자 민중의 투쟁을 준비하자.

 

 

‘국가 경쟁력’이라는 허울 뒤에 숨은 자본의 탐욕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8월 17일 발표한 〈최근 노동 현안에 대한 경영계 제언〉은 국가첨단전략산업 육성과 글로벌 경쟁력이라는 미명 아래, 헌법이 보장한 노동3권을 무력화하고 노동자를 무제한적 착취 대상으로 환원하려는 자본의 계급적 탐욕을 날것 그대로 드러낸 입장이다.

 

경총이 요구하는 성과배분 교섭 차단, 경영권 불가침, 그리고 메가특구를 둘러싼 전면적 노동유연화 조치는 노동자계급의 정당한 저항을 사전에 분쇄하고, 법적·사회적 규제가 거세된 ‘자본의 예외 공간(치외법권 지대)’을 건설하고, 나아가 이를 보편적으로 확장하려는 치밀한 기획이다. 자본주의 등장 이래, 자본은 항상 노동시간을 늘리고 임금을 억제하여 착취율을 높이고자 했고, 이를 위해 법과 제도를 재편해왔다. ‘국제 경쟁력’은 그 주요 명분이었다.

 

이들이 말하는 '국제 경쟁력'이란 노동자의 생존권을 가능한 짓밟아 초과이윤을 취하겠다는 선언에 다름 아니다. 전체 사회의 발전이 아니라 오직 자본의 무제한 축적을 위해 입맛에 맞게 국가를 뜯어고치겠다는 파렴치한 선언이다.

 

‘영업이익 연동 성과배분’ 거부

 

경총은 영업이익 연동 성과배분 요구가 임금·복지·기타 대우 등 근로조건에도,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경영상의 결정’에도 해당하지 않으므로 단체교섭의 대상이 될 수 없으며, 이를 목적으로 한 파업은 불법이라는 논리를 폈다. 같은 보고서 말미에서는 기업 이익의 활용과 배분을 ‘고도의 경영상 의사결정’으로 규정하고, 이를 노동쟁의 대상에서 제외하자고 요구했다. 이것은 노동자의 교섭권에 대한 이중의 봉쇄다. 노동자가 이윤 분배를 요구하면, 성과급은 ‘임금도 노동조건에도 해당하지 않는다’며 벽을 쌓고, 자본이 그 이윤을 독점적으로 처분하려 할 때는 ‘고도의 경영상 결정’이라며 벽을 쌓는다. 이윤을 어떻게 처분할지는 오직 자본이 결정하고, 노동자는 자본이 주는 몫만 받아들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성과급은 명백히 노동자의 실질소득 일부다. 즉, 문제의 본질은 성과급이 법적으로 ‘임금’에 해당하느냐 아니냐가 아니라, 노동자가 자신이 만들어낸 이윤의 용처를 단체교섭과 쟁의행위를 통해 통제할 수 있느냐에 있다. 경총은 그 권리를 부정하고, 이윤 처분권을 자본이 독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생산 현장에서 흘린 노동자들의 땀과 피, 밤샘 교대근무로 쥐어짜낸 연구개발(R&D) 없이 자본의 천문학적인 이윤은 애초에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자본은 이윤 창출의 주역인 노동자에게 정당한 몫을 나누지 않기 위해 ‘법적 교섭 대상이 아니다’라는 핑계만 대고 있다.

 

나아가 경총은 해외 주요국에서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합의 사례가 드물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교묘한 왜곡이다. 미국, 독일, 프랑스 등 주요 선진국 노동자들의 평균임금은 한국 노동자들보다 높다. 한국 노동자는 OECD 최장 수준의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면서도 저임금 구조에 묶여 있다. 이러한 엄연한 현실에는 애써 눈감은 채, 정당한 몫을 요구하는 노동자의 목소리를 폄훼하는 것은 자본의 극단적인 탐욕과 이윤 독점욕을 그대로 보여줄 뿐이다.

 

경총은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고정해 지급하는 해외 사례가 드물다고 하지만, 이는 나라마다 다른 임금결정과 이윤 배분 경로를 무시한 왜곡이다. 프랑스와 독일에서는 산업별 단체협약과 높은 단체협약 적용률 등으로 임금과 이윤 분배를 집단적으로 결정한다. 반면 한국 노동자는 낮은 노동조합 조직률과 단체협약 적용률로, 기업 규모와 고용형태에 따른 임금격차가 구조화된다.

 

또한, 해당 보고서에서 경총도 인정하듯 미국 자동차산업에서는 전미자동차노조(UAW)를 중심으로 이익공유제가 운영되고 있고, 프랑스에는 기업 이윤을 노동자에게 배분하는 ‘법정 이익참여제’가 존재한다. 독일에서는 이윤의 배분 기준을 사측과 사업장평의회의 협정으로 정한다. 이렇듯 세계 각국에는 다양한 성과배분 제도가 존재하며, 각국의 배분 방식이 다양한 것은 계급투쟁의 경험과 경로가 다양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경총이 예로 든 국가들은 이윤 분배를 법률이나 노동조합, 사업장평의회와의 집단적 교섭으로 결정하지만, 정작 경총은 이러한 집단적 결정구조가 한국에 자리 잡는 것을 기를 쓰고 반대하지 않는가? 결국 경총은 다양한 이익공유 제도가 있다는 사실을 가리며, 오직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노사합의로 고정하는 방식’이 드물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노동자가 만들어낸 결실에 대한 배분은 경영진의 자선이나 은혜가 아닌 당연한 권리이자 정당한 대가다. 전년보다 이익이 줄어들거나 적자가 나면 그 즉시 ‘노동자들도 책임져야 한다’고 하면서 이윤은 자본이 독식하겠다는 것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

 

경총은 전면 노동개악을 주문하고 있다

 

‘공장 신설 등 경영상 결정’은 불가침?

 

경총은 신규 공장 신설, 공장 해외 이전, 외주화 등 투자 결정이 ‘고도의 경영상 결단’이므로 교섭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공장의 신설, 폐쇄, 생산 라인 이전은 단순한 자산 이동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에게 전환배치, 강제 전출, 통근 한계, 나아가 일방적인 정리해고와 생존권 박탈로 직결되는 중대한 사안이다. 자신의 삶과 노동조건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결정 앞에서 ‘노동자는 입을 닫고 경영진의 결정을 일방적으로 수용하라’는 경총의 요구는, 노동자를 주체가 아닌 생산라인의 교체 가능한 부품으로 취급하는 자본의 반인간적 시각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노동자의 생존과 직결된 결정을 스스로 통제할 권리는 경영권이라는 자본의 특권 아래 제한될 수 없으며, 이는 노동자의 당연한 권리다.

 

한국GM 군산공장 폐쇄 사례를 보자. GM은 2018년 군산공장 폐쇄를 일방 결정했다. 자본은 공장을 폐쇄하는 ‘경영상 결정’을 했고, 이 결정으로 군산공장 노동자 약 2,000명이 일자리를 잃거나 군산을 떠났고, 협력업체 164곳의 노동자 약 1만 명도 실직과 고용불안에 내몰렸다. 협력업체 50여 곳이 도산하거나 휴·폐업했고, 군산지역 생산 감소액은 지역총생산의 16%인 약 2조3,000억 원에 이른 것으로 추산됐다. 즉, 이는 GM군산공장 노동자, 부품사 노동자, 지역사회 모두에 재앙이었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도 마찬가지다. 일본 니토덴코의 자회사인 한국옵티칼하이테크는 2022년 구미공장 화재 이후 법인 청산을 결정하고, 희망퇴직을 거부한 노동자 17명을 정리해고했다. 구미공장 생산물량은 같은 계열 평택 한국니토옵티칼로 넘어갔지만 고용은 승계되지 않았다. 물량은 유지되어도 노동자의 삶은 버려질 수 있다는 것, 바로 이것이 자본이 말하는 ‘경영의 자유’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고공농성 300일 연대집회 사진: 금속노조

 

노동자의 삶터를 마음대로 쥐고 흔드는 일방적 폭력을 ‘경영의 자유’로 포장하는 기만은 중단되어야 한다. 일터의 주인인 노동자를 배제하는 경영 독재는 결국 고용 불안과 사회적 재앙을 낳을 뿐이다.

 

메가특구 노동유연화: 초과착취 지대 구축

 

경총의 핵심적인 계략은 「메가특구특별법」에 온갖 노동규제 완화 조치를 쑤셔 넣어 메가특구를 ‘노동법의 무풍지대’이자 ‘자본의 축제현장’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연장근로 관리단위 확대는 연장노동 계산 단위를 주에서 월·분기·반기·년으로 넓혀, 일이 몰리는 시기에 초장시간 노동을 집중해 총고용을 줄이고 임금비용을 절감하겠다는 것이다.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도입은 연구개발직·전문직·스타트업 핵심인력을 노동시간 규제에서 제외해, 야근과 초과노동을 일상화하면서도 초과노동 가산수당을 지급하지 않을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유연근로제 정산기간 확대는 탄력적·선택적 근로시간제 계산 기간을 최대 1년으로 늘려, 경기 변동에 따라 노동시간을 고무줄처럼 조정해 임금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것이다. △기간제 사용기간 제한 해제는 ‘평생 비정규직’을 양산하겠다는 것이다. △파견 대상 업무 확대는 중간착취와 간접고용을 산업 전반으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노동시간은 늘리고, 임금은 줄이고, 비정규직은 확대하는 것, 이것이 경총이 말하는 ‘유연화’다.

 

메가특구로 전면 노동개악을 추진하는 자본의 탐욕, 계급적 단결로 분쇄하자!

 

경총의 이번 발표는 명확한 신호를 보내고 있다. 자본은 ‘첨단 산업 경쟁력 강화’라는 구호 아래 실제로는 노동시간 규제 철폐, 비정규직 전면 확대, 노동조합 교섭권 무력화라는 오랜 계급적 숙원을 완수하려 하고 있다.

 

저임금·장시간 노동으로 한국 경제를 지탱해 온 노동자들의 희생 위에 또다시 ‘메가특구 초과착취 지대’를 세우려는 자본의 시도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 생존권을 위협하는 자본의 시도를 막아내고, 노동유연화라는 이름의 야만을 저지하기 위한 노동자계급의 강력하고 단결된 투쟁이 요구된다.

 

지금 맞서 싸우지 않는다면 자본을 위한 예외지대는 전국 모든 일터로 번져나가 더 이상 예외가 아니라 일상이 되어 우리 전체를 옭아맬 것이다. 일터와 삶을 지키는 유일한 무기인 계급적 단결과 투쟁으로 자본의 파상공세를 단호히 분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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