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 미래 없는 나의 동지들이여, 노동자여 우리 함께 지금보다 더 강하게 나아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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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타도!

[발언] 미래 없는 나의 동지들이여, 노동자여 우리 함께 지금보다 더 강하게 나아갑시다

 

[편집자 주]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 틀어박혀 체포를 거부하는 내란주범 윤석열 체포를 위한 노동자 민중의 투쟁이 1월 3일부터 이어지고 있습니다. 1월 4일 새벽, 성공회대학교 노학연대모임 ‘가시’ 최다한 동지의 자유발언을 게재합니다.

 

민주노조 깃발 아래 와서 모여 뭉치세!

 

안녕하십니까 동지 여러분 저는 구로구에서 혼자 사는 스물세 살 최다한입니다. 투쟁으로 인사드립니다. 투쟁!

 

여러분 지난 겨울을 기억하십니까? 추위만큼 매섭던 가스요금을 기억하십니까? 저는 벌벌 떠는 손으로 보일러 버튼조차 누르지 못했습니다. 비싸서요. 쥐뿔도 안 오르는 최저시급 받으려고 하루 종일 일해도, 여전히 보일러 켤 돈은 없었습니다. 12시간 일해도 가스비는 못 냅니다! 윤석열이 모두 망쳐놓았으니까요.

 

여러분, 제가 돈을 벌고 밥을 먹고 정신과를 다니고 아무리 발버둥쳐도 저는 고달프고 가난합니다. 이게 제 잘못입니까?

 

여러분들도 똑같으실 겁니다. 다 먹고살려고, 이거라도 잡는 심정으로 이렇게 나와주신 것 아닙니까? 혼자 사는 제게 저의 이 몸이 유일한 자산이듯 동지들의 몸은 곧 동지들의 유일한 자산일 것입니다. 그 귀한 몸, 이렇게 차가운 땅에 내버려두고 윤석열! 보일러 틀고 등 따시게 누워있냐?

 

오르지 않는 제 최저시급과 여전히 퇴근하지 못하는 노동자 동지들, 무엇이 다릅니까? 우리는 같습니다. 전태일 열사의 말씀처럼 우리는 이어져 있습니다. 나는 이 세상의 모든 너이고 너는 아직 나를 알지 못하는 또 다른 나입니다. 우리는 왜 살기 힘듭니까?

 

노동자도 농민도 여성도 성소수자도 장애인도 성노동자도 이 땅에 핍박받는 모든 이들도. 모두 살기 어려운 것, 이것이 정녕 우리들의 잘못입니까? 아닙니다. 우리의 배고픔은 우리를 이유로 하지 않습니다. 윤석열과 공범들이 우리를 국민으로 보지 않기 때문입니다.

 

제가 참 좋아하는 민중가요 꽃다지의 <주문>에는 이런 가사가 나옵니다. ‘저들이 말하는 국민 중에 너와 나는 간데없고 저들의 계획 속에 너와 나의 미랜 없지’ 참으로 우리의 이야기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 노래에서 주문처럼 반복되는 가사가 있는데요. 이 가사가 늘 저를 살립니다.

 

‘우리는 지금보다 더 강하게, 우리는 지금보다 더 강하게’입니다. 여러분, 강하게 나아갑시다. 간데없는 너와 나, 오늘도 길을 잃은 우리들, 미래 없는 나의 동지들이여, 노동자여 우리 함께 지금보다 더 강하게 나아갑시다.

 

민주노총 여러분! 동지들이 이어주신 길 우리가 함께 이어가겠습니다. 투쟁이란 것은 산길과 같아서 사람이 잇지 않으면 사라진다고 합니다. 그 길, 삐까뻔쩍한 포장도로로 닦아놓겠습니다.

 

오늘 우리가 사는 세상이 더 아름다울 수 있도록, 너와 내가, 그리고 뒤따라오는 또 다른 내가 더 이상 길을 잃지 않도록 우리 지금보다 더 강하게 나가봅시다. 구호로 마무리하겠습니다.

 

우리들도 사람이다! 사람답게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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