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여성뉴스 브리핑] 8주기 맞은 ‘강남역 여성살해 사건’, “더는 누구도 잃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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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신문

[주간 여성뉴스 브리핑] 8주기 맞은 ‘강남역 여성살해 사건’, “더는 누구도 잃을 수 없다”

발행일_ 2024년 5월 20일

 

 

1. ‘강남역 여성살해 사건’ 8주기 “더는 누구도 잃을 수 없다”

 

 

지난 2016년 5월 17일 강남역 인근 화장실에서 한 여성이 일면식도 없는 남성에게 살해된 ‘강남역 여성살해 사건’이 일어났다. 그리고 8년이 지나 다시 강남역 10번 출구 앞에 시민들이 모였다.

 

‘강남역 여성살해 8주기 추모행동, 지금 우리가 반격의 시작이 될 것이다’는 주제로 열린 이날 추모집회는 서울여성회 등 34개 여성·시민사회단체가 주최했다. 이들은 8주기 추모행동 성명을 통해 “여성이 안전한 사회는 모두에게 안전한 사회”라며 “여성의 죽음을 잊지 않겠다는 맹세가 모여 새로운 물결을 만들었던 곳이 강남역이다. 우리는 퇴행을 집어삼키는 반격의 시작이 될 것이다”라고 선언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젠더폭력에 무감각한 정부 인식이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성폭력과 성착취가 계속되는 이유라고 꼬집었다. 그렇기 때문에 한 참가자는 “어디에서도 안전하지 못하므로 우리는 모든 곳에 성평등이 필요하다고 외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참가자는 “8년이 지나도 여성혐오 범죄가 또다시 일어났다. 이 시점에 다시 한번 ‘우리가 잊지 않고 있다’는 것을 드러내야 한다고 생각해서 참여하게 됐다”고 추모집회 참가 이유를 밝혔다.

 

<참조 기사>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141035.html

 

 

2. 윤석열 정부 2년… 여성 없는 ‘저출생 대책’, 방기된 ‘성별근로공시제’

 

(사진 출처: 노동과세계)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한 지 벌써 2년째다. 그러나 당면한 주요 과제인 저출생 현상 해결과 성평등한 노동환경 조성에 전혀 차도가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통계청이 발표한 <한국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 이행현황 2024>에 따르면 오늘날 한국 남성 노동자가 100만 원을 받을 때 여성 노동자는 69만 원을 받는다. 2022년 중위임금 기준 성별임금격차는 31.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12.1%)의 2.6배다.

 

세계 최고 수준인 성별임금격차 해소를 위해 윤석열 정부는 ‘성별근로공시제’를 국정과제로 내건 바 있다. 기업이 스스로 채용·근로(승진)·퇴직 등 고용항목별 성비 현황을 공개해 차별 개선을 유도하는 제도다. 지난해 공공부문에 시범 도입됐다. 정부는 2025년부터 성별근로공시제를 500인 이상 대기업에도 적용하겠다고 했으나, 고용노동부·여성가족부 등 관계 부처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어 의도가 명백한 방기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여성 종사자가 대다수인 돌봄서비스 산업 역시 ‘기울어진 운동장’이긴 마찬가지다. 윤자영 충남대학교 교수는 “최저임금 인상을 제외하고는 돌봄서비스 일자리 임금은 숙련·경력에 상관없이 오랜 기간 일정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윤 교수는 중고령 여성들의 일자리가 저임금·비정규직 일자리에 쏠린 현실도 문제로 지적했다. 그는 “동일 노동에 대한 명시적인 임금 차별이 비교적 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성별임금격차 개선이 더딘 이유는 양적으로 확대되는 중고령 여성의 저임금 때문일 것”이라고 봤다. 이어 “고령화 관련 산업에서 앞으로 노동수요 확대, 노동 공급 제약, 외국 가사돌봄인력 확대가 현실화한다면 성별임금격차 개선을 기대하기는 더욱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또한 윤 교수는 “저임금은 고령화 관련 산업의 국내 노동 공급 제약을 가중할 것이므로, 돌봄서비스의 ‘노동의 가치’를 온전히 평가·보상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라며 “정부가 재정지원을 통해 실질적인 사용자 책임을 안고 있는 사회서비스 부문도 예외가 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더불어 “불안정하고 불평등한 노동시장에 대한 개혁과 성평등 없이는 저출산 고령화 위기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점을 각성해야 한다”며 “성별임금격차, 여성 경력단절, 사회적 돌봄, 일터의 성희롱과 성폭력, 유리천장, 성차별 문화·의식 등 문제를 구조적으로 접근하고, 이에 따른 방안을 체계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정부 2년간 여성 노동 정책이 근본적 원인 해결 없는 현상(저출생) 해결에만 초점을 맞추면서 정작 당사자인 여성 노동자는 배제됐다는 지적을 받아 온 가운데, 보다 근본적인 여성 노동 환경 개선을 촉구하는 목소리는 계속 높아질 전망이다.

 

<참조 기사>

https://www.wome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47997

 

 

3. 유엔 ‘여가부 폐지 철회’ 의향 묻자 ‘성평등 축소 아니’라는 답변 일관한 정부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CEDAW)가 한국 정부의 여성차별철폐협약 국가보고서를 심의하면서 “여성가족부(이하 여가부) 폐지 계획을 철회할 의향이 있나?”라고 질의하자 정부 대표단은 “여가부의 양성평등 업무나 기능을 축소하는 게 아니다”라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CEDAW는 ‘국제여성헌법’으로 불리는 여성차별철폐협약이 원활하게 이행되도록 감독하는 기구다.

 

CEDAW 위원들은 여가부 폐지 시 실질적 성평등 정책 추진과 여성의 권리 강화에 많은 제약이 따를 것이라고 우려하는 한편, 지난 2년간 성평등 정책이 줄어들고 관련 예산이 삭감되면서 “성차별을 해소하기 위한 정책이 사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심의에서는 한국 정부가 제출한 정책 성과 국가보고서 외에도 현 정부의 여가부 폐지 시도를 비롯해 차별금지법 입법, 비동의 강간죄 도입,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른 후속 입법 등 당면 현안에 대한 날카로운 질문이 쏟아졌다. 이에 대한 정부 대표단의 설명은 기존의 입장을 반복하는 데 그쳤다.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에 관해서는 “사회적 공감대와 토론이 필요”하고, 비동의 강간죄 도입에 관해서는 “여성의 의지를 깎아내리는 것이라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처럼 무성의한 정부 대표단의 답변은 여성과 성소수자 등에 대한 차별과 폭력을 ‘사회적 합의’를 이유로 방치하는 것이며, 보편적 인권의 문제, 구조적 차별의 문제를 외면하겠다는 말과 다름없다.

현지에서 심의를 참관한 국내 시민단체들도 한국 정부가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이들 단체는 15일 성명을 내고 “정부는 여가부 폐지 정책 기조를 폐기하고, 국가 성평등 기구가 실효성 있게 작동할 수 있도록 부처의 예산, 조직, 권한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조 기사>

https://www.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2405161050001

 

 

4. 아르헨티나, 레즈비언 증오 살해에 맞선 투쟁

 

 

지난 5월 6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화장실도 없는 하숙방을 함께 쓰던 4명의 레즈비언 여성이 한 남성에게 화염병 공격과 폭력을 당해 3명이 죽고 1명이 다쳤다. 범행 용의자는 피해자들의 집 근처에 방을 빌린 60대 남성이었다. 이에 아르헨티나 노동자 민중은 충격에 빠졌고, 성소수자 공동체들과 함께 ‘정의’를 요구하며 성소수자 증오 범죄를 규탄하는 시위와 추모를 이어가고 있다.

 

바스카스 레즈비언 공동체(Barracas Lesbian Assembly)의 한 회원은 시위에서 “그들은 레즈비언이라는 이유로, 가난한 레즈비언이라는 이유로 불태워졌다”라고 외쳤다. 성소수자연맹(Argentine LGBT Federation)은 성명을 통해 ‘증오범죄는 현재 여러 정부 관료들이 지지하는 증오심 표현으로 유지되는 폭력과 차별 문화의 결과’라고 지적했다. 니우나메노스(Ni Una Menos, 한 명도 잃을 수 없다) 단체는 ‘우리는 정치적, 상징적 폭력에 대한 저항의 한 형태로서 공동체의 강화와 동행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13일 콜로비아광장에서 살해 사건이 벌어진 건물까지 이어진 행진 시위에 참여한 수많은 이들은 이 사건을 ‘레즈비사이드(레즈비언 살해)’라 부르고 ‘국가책임’을 요구했다. 대통령 대변인은 같은 날 이 사건을 두고 ‘특정 집단에 대한 공격으로 정의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빵과장미 회원이자 교사인 아일렌 베랄도(Ailén Beraldo)는 “증오범죄에 대한 국가책임을 지적하는 최고의 방법은 거리 투쟁이다”고 말했다. 빵과장미 회원이자 바라크스의회 의원인 리아 페사레시(Lía Pesaresi)가 함께 작성한 문서도 낭독되었다.

 

“이는 밀레이 대통령을 필두로 하는 국가가 이러한 폭력을 사회적으로 합법화하고 성적 다양성에 낙인을 찍는 담론을 재생산하는 맥락에서 발생한 증오범죄다. 밀레이 전기를 쓴 작가는 연설에서 동성애는 ‘미친 짓이며 자기 파괴적’이라고 말했다. (중략) 거리에 있는 우리는 처음도 아니고 마지막도 아닐 것이다. (중략) 레즈비언이나 성소수자, 원주민 여성에 대한 증오가 표준이 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참조 기사>

https://www.laizquierdadiario.com/Fue-lesbicidio-cientos-de-personas-exigen-justicia-por-Pamela-Roxana-y-Andrea-en-Barracas

https://www.elsaltodiario.com/lgtbiq/triple-lesbicidio-argentina-evidencia-impacto-discursos-odio

 

 

5. 영국, NHS 간호사 10명 중 9명 아파도 일한다

 

 

영국 국민건강서비스(National Health Service, NHS)의 간호사 10명 중 9명이 아파도 출근해서 일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왕립간호대학(RCN)이 1만 1,0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작년에 간호사의 85%가 스트레스, 허리 통증, 감기, 불안 또는 우울증 등으로 몸이 아픈데도 불구하고 교대근무를 했다. 거의 절반(46%)은 이러한 경우가 2~5회나 반복되었다.

 

질병에 걸리는 간호사도 늘었다. 2021년에 77%였던 질병이 있는 간호사의 비중은 2023년 85%로 늘어났다. 조사를 실시한 왕립간호대학은 간호사가 병원 내 다양한 업무에 대한 의료 인력배치 시스템인 로타(Rota)의 간극을 메우고 환자가 가능한 한 최상의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자신이 아파도 일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왕립간호대학이 2년마다 실시하는 간호사 직업 현황 연구에서도 불행하고, 과로하며, 낙담하고, 보수에 대해 불만을 느끼는 간호 노동자 수가 늘었다. 71%는 일터에서 너무 많은 압박을 받고 있다고 답했으며 66%는 너무 바빠서 환자에게 이상적 수준의 진료를 제공할 수 없고, 45%는 직장을 그만둘 계획이거나 그만둘 것을 고려한다고 했다. 가장 최근의 결원 조사에 따르면 영국 NHS에만 3만 4,709명의 간호사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자의 가장 큰 불만 사항으로는 보수가 꼽혔다. 10명 중 거의 9명(88%)이 급여 인상이 가장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답했는데 이는 노동시간 유연화(30%), 휴일 확대(30%), 노동시간 단축(25%)을 훨씬 앞지른 것이었다.

 

<참조 기사>

https://www.theguardian.com/society/article/2024/may/16/almost-nine-out-of-10-nurses-in-england-work-when-ill-survey-fin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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