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투쟁] 울산 화물연대 노동자들, 다시 안전운임제 투쟁 시동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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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투쟁] 울산 화물연대 노동자들, 다시 안전운임제 투쟁 시동을 걸었다!

  • 배예주
  • 등록 2024.10.22 14:07
  • 조회수 75

차가운 비바람에 내리치던 지난 10월 19일 토요일 오후, 울산에 화물연대 노동자들이 '화물연대운송산업 구조개악 반대! 안전운임제 확대입법 촉구 전국동시다발 결의대회'를 개최하기 위해 태화강역 광장에 모였다. 이는 전국 16개 지역에서 정부의 노동탄압과 자본을 위한 구조개악에 맞서 다시 투쟁을 결의하는 자리였다. 화물연대 노동자들은 비바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힘찬 집회와 행진을 벌이며 차종과 품목을 확대하고 일몰 없는 안전운임제를 다시금 쟁취하기 위한 투쟁을 결의했다. 공공운수, 민주노총지역본부 상근자, 현중사내하청지회와 전진 동지들도 집회에 함께했다.

 

 

정부와 자본은 화물노동자가 싸운 성과와 모든 화물노동자의 권리를 빼앗기 위해 안전운임제를 일몰시키고 화물운송산업 대자본에게 모든 권한을 주는 구조개악을 추진하고 있다. 화주-운송사-화물노동자로 이어지는 기울어진 운동장을 더욱 기울어지게 만들기 위해 정부와 여당은 ‘표준운임제’ 도입을 골자로 화물운송법 개악안을 발의했다. 민주당은 안전운임제를 영구적으로 시행하되, 내용과 범위를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입장을 당론으로 채택한 상태다. 이에 대해 화물연대 김동환 울산본부장은 '정부와 자본의 전략은 명확하다. 이들에게 화물연대는 기업이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없애야 할 최대-최고의 적이다. 화물연대를 약화하는 것이 저들의 전략이다. 우리를 분열시키고 탄압하는 것, 화물노동자들이 화물연대로 모여 한목소리를 낼 수 없게 하는 것이 자본의 전략이다'고 꼬집었다. 그리고 이러한 정부와 자본에 맞서기 위한 화물연대의 투쟁 과제는 명확하다며 '현장에서 운임을 삭감하는 화주에 맞서 운임을 지키고 노동조건을 지켜내는 것, 그리고 운임제도를 개악하는 정부에 맞서 더 넓고 더 강한 모든 화물노동자를 위해 안전운임제를 쟁취하는 것이다. 오늘 이 곳에서부터 화물운송시장 구조개악 막아내고 안전운임제 확대하는 투쟁 결의를 모아내자'고 투쟁의 굳은 의지를 밝혔다.

 

 

강남지부, 강북지부, 울주지부 등 현장에서 투쟁을 조직하고 있는 지부장들도 투쟁사를 이어갔다. '가장 열악한 사람들을 위하는 세상이 필요하다. 이제껏 열악한 조건에서 열심히 꾸준히 일하고 있는 화물노동자를 대변하는 정부는 없었다. 그 때문에 우리는 비가 오든 바람이 불든 자본과 정부를 상대로 투쟁하고 권리를 쟁취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화물연대가 살아있음을 보여주자. 45만 화물노동자의 중심에 서서 화물연대가 앞장서자'며 끝까지 투쟁하겠다는 결의를 밝혔다.

 

 

공공운수노조 최만식 울산지역본부장은 '십수 년간 안전운임제 법제화 투쟁으로 만든 안전운임제를 윤석열 정부가 폐지해 화물노동자들이 위험 운행에 내몰리고 있다. 이러한 탄압의 근본 원인은 천박한 자본주의체제다. 화물노동자들이 안전운임제 법제화 투쟁은 모순되고 썩어빠진 사회구조를 바로잡는 투쟁이기도 하다'며 '공공부문 파업조직화 등 노동자가 살맛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화물노동자의 생존권 투쟁을 넘어 썩어빠진 사회구조를 바꿔내기 위해 사회적 투쟁을 함께하자'면서 일몰 없는 안전운임제 쟁취 투쟁에 함께할 것을 결의했다.

 

 

이날 화물연대 집회에서는 작지만 의미 있는 연대 실천도 있었다. 첫 번째는 화물연대 노동자들이 집회 시작 전 울산팔레스타인평화를위한긴급행동 동지들에게 마이크를 건네준 것이다. 덕분에 무대 앞에서 현수막을 펼치고 전진 정원현 동지 등이 팔레스타인 집단학살의 문제와 이에 맞서는 노동자의 관심과 연대가 필요함을 이야기할 수 있었다. 두 번째는 A학교 성폭력 문제해결에 나섰다가 학교에서 쫓겨난 교육노동자 해임반대 서명운동 참여다. 비가 와서 서명을 제대로 할 수 없었지만, 화물연대 집행부는 사안의 내용을 조합원들에 설명하고 서명에 참여해달라는 방송을 했다.

 

 

화물노동자들은 노동자성도 보장받지 못한 채 도로에서 착취당해온 오랜 시간에 이어 지난 파업과 안전운임제를 빼앗겨온 시간, 노동조건이 나빠지고 현장탄압이 기성을 부려온 시간을 거쳤다. 아마도 다시 안전운임제 쟁취 투쟁에 나선 화물노동자의 마음에는 깊은 분노와 열정이 서려 있을 것이다. 집회에서 만난 한 노동자는 그 심경을 담담하게, 그리고 단호하게 말해주었다. '힘든 시간이었다. 안전운임제는 노동자가 싸워서 만든 것인데 정부와 자본이 없애고 탄압했다. 더는 안 된다. 화물노동자가 먹고살기 위해서는 끝까지 싸울 수밖에 없다! 열심히 싸울 것이다'

 

 

이날 무대 맨 왼쪽에는 '반격'이라는 글씨가 선명하게 적힌 붉은 깃발이 연신 휘날리고 있었다. 45만 화물노동자의 노동권을 위한 '안전운임제' 쟁취하기 위해, 원청 자본에 맞선 아래로부터의 싸움으로 '노조법 2·3조‘를 개정하기 위해 함께 투쟁하자. 전진도 같이 싸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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