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투쟁] “삼성이 아리셀 노동자들을 쥐어짜고 죽이며 성장해온 그 책임을 지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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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투쟁] “삼성이 아리셀 노동자들을 쥐어짜고 죽이며 성장해온 그 책임을 지라는 것입니다.”

  • 양동민
  • 등록 2024.09.05 17:27
  • 조회수 127

2024년 9월 3일(화) 저녁 7시, 강남역 8번출구 삼성전자 본관 앞에서 아리셀 참사 추모문화제가 열렸다. 참가자들은 에스코넥으로부터 10년 동안 납품을 받아온 삼성에게 아리셀 참사의 책임을 물었고, "아리셀 참사의 책임기업 에스코넥과의 거래를 중단하라" 등의 요구를 외쳤다. 필자도 사회주의를향한전진 성원으로서, 아리셀 참사의 유가족과 연대하는 마음으로 아래와 같이 발언했다.

 

=사진 @김선호(공공운수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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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사회주의를향한전진 서울지역위원회에서 활동하는 양동민입니다.

여기계신 분들은 이미 다 아시겠지만, 에스코넥은 삼성전자와 삼성SDI에 10년 넘게 납품을 이어왔습니다.

그리고 삼성전자와 삼성SDI는 모두 공급망 책임에 관한 행동규범을 이미 오래전에 제정했었습니다. 삼성전자는 2012년, 삼성SDI는 2017년에 제정했습니다. 행동규범의 내용엔 이런 것들이 있습니다.

 

1.1. 강제근로 금지

: 협력회사는 “근로자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근로조건을 문서화하고 전달해야 합니다

1.4. 임금 및 복리후생

:  근로자의 임금 지급 기준 및 항목에 대해 근로자들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급여명세서 등을 제공해야 한다.

2.1. 산업 안전

: “(예컨대 화재와 같은) 안전 위험에 잠재적으로 노출된 근로자들은 지속적 안전 교육을 받아야” 한다. 

2.2. 비상사태 대비

: 잠재적으로 발생 가능한 비상 사태와 사고를 사전에 파악하고 평가해야 한다. 비상사태 발생 시 보고, 근로자 공지 및 대피 절차 등을 마련하고, 비상사태 예방을 위한 근로자 대상 비상 대피 훈련, 쉽게 찾을 수 있고 방해물 없이 탈출이 가능한 출구 시설, 화재 감지 및 소화 장비 확보, 복구 계획을 포함한 비상 사태 계획과 대응 절차를 수립, 이행함으로써 비상사태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2.8. 안전보건 교육

협력회사는 근로자에게 모든 확인된 작업장 위험 (기계, 전기, 화학물질, 화재 및 신체적 위험 등)에 대해 근로자의 모국어 또는 근로자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적절한 안전보건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모든 근로자에게 업무 배치 전에 교육을 실시해야 하며 그 이후에도 정기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그러나 지난 조사과정에서 드러났듯이, 아리셀 공장에서 이러한 규범 중 지켜진 것이 단 하나라도 있습니까? 단 하나도 없습니다. 에스코넥과 아리셀 대표 박순관은 삼성전자, 삼성SDI의 협력사로서 삼성이 협력사에게 요구하는, 요구한다고 말하는, 노동인권, 안전, 환경 경영 등 행동규범을 명백하게 위반했습니다. 행동규범을 충실히 지키지 않는 협력사와는 거래중단을 할 수 있다고도 적혀있지만, 삼성은 에스코넥에게 현재까지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삼성이 공급망의 원청으로서 책임을 지라는 것은 그냥 도의적 책임을 지라는 요구가 아닙니다. 삼성전자는 아리셀 같은 2차, 3차 공급망 사슬의 하단에 있는 노동자들을 초과착취함을 통해서 천문학적인 영업이익과 성장을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심지어 삼성전자는 2019년 에스코넥을 ‘‘준법경영’ 우수협력사로 선정해 특별상까지 주었습니다. 에스코넥이 죽음의 경영을 이어갈 수 있도록 삼성이 부추기고 동조해온 것입니다. 더 빨리 생산하고, 더 값싸게 생산하기 위한 에스코넥의 범죄경영으로 삼성은 더 많은 이득을 취할 수 있었습니다. 공급망 사슬의 정점으로서, 삼성은 바로 그 책임을 져야합니다. 아리셀 같은 공급망 말단 노동자들을 쥐어짜고 죽이며 성장해온 그 책임을 지라는 것입니다. 아리셀과 에스코넥이란 이름 뒤에 숨어있지만 이 참사가 발생하게 된 원인은 진짜 주범은 삼성입니다. 동의하십니까 동지들.

 

얼마 전 아리셀 박순관 대표가 구속됐습니다. 하지만 에스코넥이 삼성과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이상 얼마든지 다시 출소해서 사업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삼성에게 에스코넥과의 관계를 끊으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삼성이 절대 쉽사리 그렇게 하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있습니다. 바로 이 삼성전자 사옥에서 반올림 동지들이, 반도체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에 걸리고 목숨을 잃은 노동자들에게 사과하라고 10년을 넘게 싸울 때 우리는 이미 보았습니다. 얼마 전 삼성전자 다른 하청업체죠. 구미 케이엠텍에서 백혈병에 걸린 노동자가 또 나왔고, 또 지난 5월 삼성전자 기흥공장에서 삼성전자 노동자의 피폭사고가 있었지만 삼성은 늘 책임을 피해가려 하는 것을 우리는 보아왔습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연대를 조직하겠습니다. 얼마 전 케이엠텍에서도 처음엔 백혈병에 대한 자신들의 책임을 전면 부인했습니다. 산업재해 신청 자료도 주지 않고, “따지고 보면 백혈병이 발병한 것은 일차적으로 부모 책임이다”라는 막말을 일삼던 케이엠텍 대표가 결국에 사과하고 책임을 지게 만들기까지 여러 동지들의 연대가 있었습니다. 아리셀 참사에 대해서도 삼성이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도록, 민주노조 운동과 사회운동이 함께 싸워야합니다. 사회주의를향한전진 서울지역위원회도 앞으로 매주 추모문화제에 참석하면서, 서울지역에서 더 넓은 연대를 조직하겠습니다.

 

구호 외치고 들어가겠습니다.

삼성은 아리셀 참사의 책임기업 에스코넥과 거래를 중단하라!

 

=사진 @김선호(공공운수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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