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르트헤이트 이스라엘에 맞서는 노동조합의 역할' 웨비나 기록] #1 "지금 팔레스타인에 대한 집단학살은, 1948년에 이스라엘이 하고 싶었던 일을 계속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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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신문

['아파르트헤이트 이스라엘에 맞서는 노동조합의 역할' 웨비나 기록] #1 "지금 팔레스타인에 대한 집단학살은, 1948년에 이스라엘이 하고 싶었던 일을 계속하는 것입니다"

발제 1: 압둘라한 아부나헬

  • 양동민
  • 등록 2024.03.06 16:57
  • 조회수 322

 

 

아래는 캐나다의 Labour for Palestine(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노동자들)이라는 단체에서 1월 13일에 주최한 ‘노동자 대 노동자의 연대: 아파르트헤이트 이스라엘에 맞서는 노동조합의 역할’ (Worker to Worker Solidarity: The role of unions in fighting Israeli Apartheid) 웨비나의 발제 내용을 필자가 듣고 한글로 정리해 옮긴 것이다. 북미 지역에선 Labour for Palestine 같은 단체들을 중심으로 노동조합 안팎에서 조합원들과 토론하고, 연대 성명을 조직하고, 집회와 실천을 조직하는 등 팔레스타인과의 국제연대 활동을 활발히 벌이고 있다. 한국에서도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노동자들의 운동을 확대하는 데 참고가 되길 바라며 필자가 들은 발제 내용을 번역, 정리해 공유한다. 가급적 빼놓는 내용이 없이 발제 내용을 최대한 그대로 옮기고자 노력했으나, 표현의 어색함이나 내용적 연결성이 부족한 부분 등이 있다면 모두 필자의 책임이다.

 

사회자: 기대보다 많은 사람들이 참여했습니다. 북미(Turtle Island)와 캐나다에서 많은 노동조합 활동가들과 연대자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저는 Labour For Palestine의 조정위원회 회원이자 조직가, PSAC(캐나다 공공서비스 연합)의 협상가이고, UNIFOR 노동조합의 조합원이기도 합니다.

캐나다 또한 정착식민주의에 의해 북미의 원주민들을 학살하고 세워진 국가라는 점을 인식하며 (이 행사를) 시작합니다. 이는 현재에도 여러 형식과 방법으로 계속되고 있습니다. 저는 북미의 비-백인 정착민으로서, 오타와에 살고 있습니다. 오타와는 북미 원주민인 앨곤퀸과 아니쉬나베 부족들이 (정복자들에게) 항복하지도, 양도하지도 않은 옛 땅입니다.

 

팔레스타인에 대한 우리의 연대는, 자선과는 달리, 양방향으로 나있는 길입니다. 우리는 국경을 넘어 자본주의, 제국주의, 식민주의 억압자에 대한 공동투쟁을 하고 있습니다. 국경에 상관없이 세계 여러곳에서 참여한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Mayworks Festival, World Beyond War, UniFor Local 2025, Palestine Youth Movement Canada, Independent Jewish Voices Canada. 단지 이번 웨비나 뿐만이 아니라 팔레스타인 연대를 위한 공동투쟁을 줄곧 함께하고 있는 단위들입니다.

 

가자에서의 학살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제 학살이 시작된지 100일이 다 되어 갑니다. 이 웨비나가 열리는 오늘, ICJ에 남아공이 이스라엘을 집단학살 혐의로 제소한지 이틀이 지났습니다. 실제 재판의 결과가 무엇이든, 이 재판의 중요성은 축소되거나 저평가될 수 없습니다. 우리의 의견으로는 학살을 가능케하는 백인우월주의 제국주의 국가와 세계 민중 사이의 전선이 이보다 분명할 순 없습니다.

 

우리는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학살이 10월 7일, 혹은 10월 8일에 시작되지 않았음을 분명히 밝힙니다. 이는 1947년, 1948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심지어 시오니스트 식민화가 시작된 지난 세기의 시작점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이후 사회자는 발제자 개개인에 대해 소개하고, 첫번째 발제자인 압둘라한 아부나헬(Abdulrahman Abunahel)에게 마이크를 넘겼다. 웨비나의 공식 소개문구에 따르면, 압둘라한 아부나헬은 팔레스타인 지역 사회 조직가, 노동조합 활동가이자 연구자로 서섹스 대학교 개발학 연구소(IDS)에서 개발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1948년 이스라엘이 식민지화한 바바라 마을 출신의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난민이다.)

 

압둘라한 아부나헬(Abdulrahman Abunahel): 모두 와줘서 고맙습니다. 전 운이 좋아 현재 가자에 있지 않아서 여기서 얘길 할 수 있습니다. 나의 가족과 내 공동체는 가자에서 10월 7일 이후의 집단학살에 의해 고통받고 있습니다. 미국,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유럽, UK 등 모든 서구 정착주의 세계가 집단학살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ICJ에 제소된 건에서, 이것이 집단학살인지 아닌지에 대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얘기하려는 주제는 의도적인 집단학살이 존재했는지를 증명하는 게 아닙니다. 국제 거버넌스 시스템, 그리고 국제법은 의도적으로 정착민 식민주의 국가의 존재가 곧 ‘집단학살’이며, ‘집단학살에 대한 의도’이고 ‘집단학살 행위’라는 걸 망각하고 있습니다.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집단학살은 이스라엘이 19세기 말에 팔레스타인에 첫번째 식민지를 세웠을 때 시작됐습니다. 물론 이는 1947년 나크바를 통해 최고조에 달했고 이어졌습니다. 집단학살은 서로 다른 형태를 띄는데, 1947,48년의 나크바나 1956,1957년의 가자 침공, 시나이반도 침공, 그리고 현재 가자에서 보여지는 것 같은 집중적인 집단학살의 형태를 띄기도 합니다. 또는 천천히 땅을 점령해가고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천천히 죽여가는 점진적인 형태를 띄기도 합니다.

 

예컨대 저의 가족들은 바바라(Barbara) 마을에서 추방됐습니다. 바바라는 현재 가자로부터 겨우 7km 떨어져있습니다. 저희 조부모님은 모두 가자에서 난민으로 죽었습니다. 집에서 겨우 몇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요. 현재 가자에 있는 저의 부모님과 자매형제들, 친척들, 모든 저의 사람들은 2개월 사이 10번 넘게 강제이주를 당했습니다. 오늘은 집단학살이 시작된지 99일이 되는 날인데, 그간 이스라엘은 4%의 가자인구를 죽였습니다. 최소 31,000명의 팔레스타인 인들이 살해되거나 잔해에 깔려 실종됐고, 14일 이상 잔해에 깔린 대부분의 사람들은 숨졌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6만 명 넘는 이들이 부상을 당했습니다. 수천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이 관타나모 수용소와 비슷하거나 더 끔찍한 수용소에 구금됐습니다. 그들 중 일부는 이 수용소 안에서 살해됐습니다. 85%가 넘는 가자 주민들이 강제이주를 당했습니다. 이스라엘은 가자에서 팔레스타인 인들을 모두 몰아내거나, 혹은 모두 죽이려는 집단학살, 강제이주 계획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집, 병원, 교회와 모스크를 포함해 가자에 있는 70%의 지역과 인프라를 파괴했습니다. 교회, 모스크, 박물관 등 등록되어있는 360여 개의 역사적 장소 중 200개가 넘는 장소를 파괴했습니다.

 

이는 가자의 팔레스타인 역사에 대한 구조적인 파괴일 뿐 아니라 미래에 대한 파괴입니다. 즉 집단학살이 멈춘 뒤에도 생존과 발전에 대한 어떤 가능성도 남겨두지 않는 파괴입니다. 집단학살이 발생할 때마다, 이스라엘은 매일매일 새로운 무기를 우리에게 시험합니다. 가자는 이스라엘과 미국 군사기업들에게 실험실이 됐습니다. 2006년, 2008년과 2009년의 겨울, 2012년의 가을, 2014년의 여름, 2021년의 여름, 그리고 2023년과 2024년의 겨울 현재까지, 매번의 집단학살 캠페인이 벌어질 때마다 군사기업들의 매출이 증가합니다.

 

최근 이스라엘의 가자 침공에서 우리는 이스라엘 군이 저지르는 끔찍한 범죄를 목도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군은 그들이 살해한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시체를 무덤에서 꺼내고 있습니다. 현재는 가자지구 전체가 집단 무덤이 됐습니다. 사람들은 거리, 병원, 모스크, 정원, 집 등 모든 곳에 사람을 묻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군은 침략을 하고서 이 시체들을 파헤칩니다. 그들은 불도저로 제 이모와 조부모 등이 묻혀있는 공동묘지 중 한 곳을 파헤쳤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무덤을 열어서 시체를 꺼냈습니다.

 

이 범죄는 두 가지와 관련됩니다. 첫 번째로, 이스라엘 군인들은 팔레스타인 인들의 장기를 오랫동안 훔쳐왔습니다. 두번째는, (가자 외과의사의 증언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자신들이 사용한 무기의 효과가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팔레스타인인의 몸을 통해 확인하고 싶어합니다. 그래서 더더욱 이스라엘의 정착민 식민주의 범죄를 멈춰야 합니다.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거래 금수 조치를 통해, 가자 지구뿐만 아니라 서안지구, 나깝(네게브), 하이파 등에서도 마찬가지로 집단학살을 멈추게 해야합니다.

 

하산(사회자)이 말했듯이 이 사건은 2023년 10월에 시작된 것도 아니고, 1967년에 시작된 것도 아닙니다. 이는 19세기 말에 시작되었습니다. 가자지구는 영국 점령기인 1948년 이전에도 역사적 팔레스타인의 일부였습니다. 하지만 가자지구는 1948년 이스라엘 식민화 이후 360km의 매우 인구가 붐비는 지역이 됐습니다. 230만 명이 살고, 8개가 넘는 난민캠프가 있는 지금보다 그 때 더 인구밀도가 높았습니다. 이 집중성과 인구밀집은 가자에서 정치적 해방운동이 시작되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이스라엘이 1967년부터 시작한 고통과, 저발전이 더욱 가자에 영향을 끼쳤습니다. 가자 봉쇄(siege)는 많은 인도주의적 단체들이 얘기하길 좋아하듯 단지 2006년에 시작한게 아닙니다. 가자 봉쇄는 팔레스타인 인들이 평화적으로 이스라엘의 점령에 맞서기 시작했던 70년대 이후부터 시작됐습니다. 아리엘 샤론(*이스라엘 15대 총리)은 가자를 분리했고, 이 봉쇄는 1990년대에 선언됐고, 2006년에 완전한 봉쇄가 이뤄졌습니다.

 

굶주림에 대해 얘기하겠습니다. 지금 가자지구의 모든 사람들이 이스라엘에 의해 굶어죽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근은 2006년에 점진적으로, 위험한 방식으로 시작됐습니다. 이스라엘은 레드라인 정책을 시작했습니다. 그 때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죽음의 문턱으로 몰아넣기 위한 칼로리의 계산을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굶주림이 시작됐습니다. 그리고 집단학살에 대해 말하자면, 어느 국제법 전문가가 언급하듯, 봉쇄 그 자체가 집단학살의 행위입니다. 즉 집단학살은 계속 진행중입니다.

 

이제 제 강연을 마무리하겠습니다, 지금 팔레스타인에 대한 집단학살은, 1948년에 이스라엘이 하고 싶었던 일을 계속하는 것입니다. 이스라엘 시오니스트 프로젝트의 아버지는 그들이 실수를 저질렀다고 인정했습니다. “1948년 모든 팔레스타인 인들을 죽이지 않았던 게 실수였다”고요. 이 수십년을 거쳐오면서 팔레스타인 해방 운동의 중심지로서 가자는, (이스라엘에게) 청소되어야 하는 곳이고, 그게 지금 이스라엘이 하고 있는 일입니다.

 

그리고 물론 집단학살 캠페인은 서안지구, 예루살렘, 모든 곳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결론으로 가보겠습니다. 휴전(Ceasefire)은 충분치 않습니다. 휴전은 시급하지만(Urgent), 충분치 않습니다(Not enough). 인도적 지원을 허가하는 것은 시급하지만 충분치 않습니다. 현재 필요한 것은 이스라엘의 무장을 막고, 무기 금수조치를 강제하고, 팔레스타인 땅의 모든 팔레스타인인들과 팔레스타인 난민들의 정의와 자유를 회복하기 위해 노동조합이 주도하는 연대운동입니다. 이는 또한 이스라엘이 다른 모든 정착민 식민주의 국가들과 상호 거래를 하고 있기에, 모든 곳에서의 정의와 연결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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