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억압받는 여성에게 국경은 없습니다 | 10월 19일 이란 대사관 앞 기자회견에서
  • 해당된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동영상

[영상] 억압받는 여성에게 국경은 없습니다 | 10월 19일 이란 대사관 앞 기자회견에서

  • 정은희
  • 등록 2022.10.29 16:01
  • 조회수 380

편집자주) 지난 10월 19일, '이란 시위를 지지하는 한국시민모임'에서 이란 레카비 선수의 실종 소식에 그녀의 신변안전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습니다. 당시 전진 정은희 동지의 발언을 공유합니다.

 

 

이란 정권의 여성 억압은 단지 히잡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이란의 공식 결혼 연령은 13세이며, 아버지의 허락이 있으면 더 어린 나이에도 결혼할 수 있습니다. 2021년 3월까지 한해 동안 10-14세 소녀 31,379명이 결혼했습니다. 성소수자에 대한 전환요법이 여전히 만연하고, 이들은 채찍에서 사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처벌을 받습니다. 임신중지의 권리 역시 사실상 전면 금지돼 있습니다. 2014년에는 히잡 착용을 거부했다가 9천 명이 구금됐고, 더구나 여전히 많은 여성 인권운동가들이 수감돼 있습니다.

 

의무 복장 규정은 1980년대 지배계급이 헤게모니를 행사하고 사회 계층을 동원하여 문화 정책을 지원하는 도구였습니다. 그러나 이는 단순히 근본주의화된 이슬람 정권의 문제만이 아닙니다. 단적으로 이란 패션업계는 미디어를 통해 여성과 성소수자에 대한 가부장적인 이미지를 강요해 왔습니다. 여성의 몸에 특정한 의복 패턴을 상품으로 강요하는 것은 이란의 가부장적 자본주의 체제에서 '지도'의 논리입니다. 이러한 이데올로기적 실체는 이란에서 수십 년 동안 여성의 신체를 지배하고, 굴욕하고, 상품화하고, 젠더 갈등을 심화하고, 계급적 요구를 주변화하는 지배계급의 도구로 사용되었습니다.

 

미국은 이러한 이란을 인권의 이름으로 비판하지만, 이란의 가부장적 자본주의 체제를 지원했던 것은 다름아닌 미국의 제국주의였습니다. 이란 세속화 팔레비 정권 시절 미국은 그들의 석유자원을 탐욕하며 그들을 지지했으며, 지금은 인권의 이름으로 이란을 제재하지만 그의 피해는 고스란히 이란 여성과 민중에게 돌아갈 뿐입니다.

 

50여 년 전 이란 팔레비 2세가 독일을 방문했을 때 독일 학생들은 이에 저항했고 나아가 68운동의 도화선이 됐습니다. 그러나 현재의 국제연대는 너무나 부족합니다.

 

우리는 히잡을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또 한 명의 여성이 죽임당하도록 둘 수 없습니다. 이란의 여성억압과 부당한 권력, 가로막힌 자유는 지구적인 가부장적 자본주의 체제에 억압되는 여성들의 처지와 다를 게 없습니다. 이란 정부와 한국 정부를 규탄합니다.

 

전진은 어제 배예주 동지께서 기사로 이번 문제를 규탄했는데요, 그는 여성억압에 맞선 국제연대는 이란 민중과 함께 우리의 권리 역시 키워나갈 것이라고 제안했습니다. 맞습니다. 마흐사 아미니외 신당역에서 살해된 여성노동자와 블랙 라이브즈 매터를 외치는 수많은 흑인여성들, 팔레스타인에서 고통당하는 여성들은 다르지 않습니다. 히잡을 쓰건 쓰지 않건 그것은 여성 자신이 결정할 문제입니다. 이란 정부와 함께 레카비 선수의 신변을 지키지 못한 한국 정부를 규탄합니다.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