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 “청소노동자의 손, 식당노동자의 손, 세상을 지탱하는 손의 존엄을 짓밟는 자들에게 물러서지 않을 것입니다”
  • 해당된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의 투쟁

[발언] “청소노동자의 손, 식당노동자의 손, 세상을 지탱하는 손의 존엄을 짓밟는 자들에게 물러서지 않을 것입니다”

사진: 기아차 화성공장 청소노동자 투쟁승리를 위한 연대모임

 

[편집자 주]

10월 24일 현대・기아차 본사 앞에서 <비정규직 탄압 현대・기아차 자본 규탄 결의대회>가 있었다. 기아차 화성공장 청소노동자 투쟁 승리를 위한 연대모임 · 현대차 비정규직지회 · 이수기업 해고자 · 비정규직 이제그만 공동투쟁의 공동주최로 진행된 이날 결의대회에서 있었던 <비정규직 이제그만 1100만 비정규직 공동투쟁> 공동소집권자이자 전국대리운전노조 조합원 김주환  동지의 발언을 소개한다.

 

저는 대리운전노동자입니다. 플랫폼노동자라고 합니다. 요즘 배달라이더, 화물기사, 방문서비스 기사, 보험모집인, 자동차 판매 노동자 수많은 저 같은 특고·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들이 1천만 명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저임금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문자로 해고를 당하고, 생계에 내몰려 도로에서 죽음의 질주를 하고 있는데도 정작 이들은 노동기본권을 인정받고 있지 못합니다. 우리는 가장 열악한 노동자들에게 오히려 노동기본권이 배제된 기막힌 현실 속에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자리도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현대·기아차는 오랫동안 불법파견 범죄를 저질러 왔고, 법원에서도 불법이라고 판결이 났습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도 배제된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여기 계시는 청소노동자, 식당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제외했습니다.

 

사진: 기아차 화성공장 청소노동자 투쟁승리를 위한 연대모임

 

묻겠습니다. 공장을 청소하지 않으면, 식당에서 밥을 짓는 손이 없다면, 그 공장이 굴러갈 수 있습니까? 그들의 노동은 ‘부수적’이 아니라, 가장 기본적이고 가장 필수적인 노동입니다. 현대·기아차가 외치는 ‘미래산업’도, ‘친환경 공장’도 그 노동 위에 세워져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더 기막힌 것은 자본과 권력이 배제한 노동자들이 위로 받기는커녕 탄압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현대·기아자본은 불법파견 판정을 받은 하청노동자들에게 조직적  집단 폭력을 휘두르고 성희롱을 폭로하고, 부당한 업무지시를 거부했더니 해고와 중징계로 답했습니다.

 

이러한 처참한 현실을 바꿔보자고 우리가 지금 이 자리에 모여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권이 바뀌고 노조법이 개정되었는데, 비정규직 노동자의 현실은 여전히 바뀌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불법을 저지른 것은 회사였지만, 징계탄압을를 받은 것은 노동자였습니다.

 

사진: 기아차 화성공장 청소노동자 투쟁승리를 위한 연대모임

 

동지 여러분, 그들이 지금 싸우고 있습니다. “우리는 버려지는 사람이 아니다”, “우리는 존중받기 위해 일한다”, 이렇게 외치며 버티고 싸우고 있습니다. 그 싸움이야말로 노동의 존엄을 지켜내는 투쟁, 우리 모두의 자존을 일깨우는 싸움입니다.

 

민주노총의 기둥으로 불리는 현대·기아차 노조도 군사독재 엄혹한 시기에 노동자의 존엄을 지키기 위한 투쟁에서 시작하였습니다. 머리도 마음대로 못 자르게 하는 자본의 독재를, 허기조차 면할 수 없는 끼닛거리를 바꾸자고 시작한 투쟁이었습니다. 40년 가까이 지난 오늘 현대차 이수기업 해고자들이, 기아차 청소노동자들이 그 투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우리를 차별하지 마라.”

“정규직이든 비정규직이든, 플랫폼노동자이든 우리는 같은 노동자다.”

 

사진: 기아차 화성공장 청소노동자 투쟁승리를 위한 연대모임

 

연대로 만드는 투쟁, 정권과 자본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입니다. 자본과 정부가 정작 두려워하는 것은, 불법파견 판정과 노란봉투법이 아닌 노동자의 존엄을 향한 우리의 연대입니다. 이 땅 모든 비정규직이 같은 울분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 마음이 모이면, 재벌도, 정권도, 이 엿같은 거꾸로 가는 세상도 바꿀 수 있습니다.

 

청소노동자의 손, 식당노동자의 손, 모든 노동자의 손, 그 손이 바로 세상을 지탱하는 손입니다. 그 존엄을 짓밟는 자들에게 우리는 결코 물러서지 않을 것입니다.

 

동지 여러분! 오늘의 투쟁과 이 싸움이, 이 나라 노동 현실을 바꾸는 불씨가 될 것입니다. 우리 모두, 그 존엄의 싸움에 함께합시다. 투쟁! 감사합니다.

 

사진: 기아차 화성공장 청소노동자 투쟁승리를 위한 연대모임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