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 거대 자본에 맞선 비정규직 노동자의 승리를 위해, 강고하게 싸워 나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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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투쟁

[발언] 거대 자본에 맞선 비정규직 노동자의 승리를 위해, 강고하게 싸워 나갈 것입니다

사진: 기아차 화성공장 청소노동자 투쟁승리를 위한 연대모임

 

[편집자 주]

10월 24일 현대・기아차 본사 앞에서 <비정규직 탄압 현대・기아차 자본 규탄 결의대회>가 있었다. 기아차 화성공장 청소노동자 투쟁 승리를 위한 연대모임 · 현대차 비정규직지회 · 이수기업 해고자 · 비정규직 이제그만 공동투쟁의 공동주최로 진행된 이날 결의대회에서 있었던 김경숙 동지의 발언을 소개한다. 김경숙 동지는 부당한 업무지시와 만연한 성폭력에 맞서 싸우는 과정에서 10월 1일자로 해고 통보를 받은 상황이다. 함께 싸우는 조합원 4명에게도 중징계가 내려졌다. 

 

기아자동차 화성공장 비정규직 청소노동자 김경숙입니다.

 

13년 전, 기아라는 글로벌 대기업에서 화장실 청소업무를 맡아 일하게 되었다는 사실 만으로도 가슴 벅차하며 사업장에 발을 들였습니다. 일하다 길을 잃고, 다시 길을 찾기도 어려울 만큼 거대한 규모에, 3·40년을 근무해도 화성공장 현장을 다 파악하지 못한다는 이야기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곳에서 마주한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의 현실은 참혹했습니다. 휴게실, 샤워실도 없이 오물 묻고 땀 범벅이 되어 지친 몸을 그대로 말리며, 잘하면 잘 한다고 인정도 받지 못하는 업무를 묵묵히 해내며 노동현장을 지켜왔습니다. 그런데도 가족과 즐겁게 함께해야 할 추석을 목전에 두고, 회사는 잔인하게도 해고의 칼날을 휘둘렀습니다.

 

화장실 청소업무를 맡고 있는 노동자에게, 산업폐기물이 가득한 현장 쓰레기를 치우라는 부당한 업무지시가 내려졌습니다. 해당 업무는 전문 안전장비를 갖춘 별도인력이 필요한 일입니다. 이에 맞서 싸우고, 여러 남성들에 의해 날마다 성희롱과 추행이 일어났음을 문제 삼으며 정당한 투쟁에 나선 조합원 5명에게 내려진 중징계였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강한 노조, 수 많은 노동조합 중 몇 안되는 노동조합만 쟁취했다는 귀한 단협이 있는 기아차 현장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는 안전과 기본권조차 보호받지 못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기아라는 자본은 하청업체 바지사장들을 앞세워 협박, 고소, 징계 등 치졸하기 그지없는 방법으로 노동자의 목을 조르는 노동탄압을 단협도 무시한채 자행하고 있습니다.

 

사진: 기아차 화성공장 청소노동자 투쟁승리를 위한 연대모임

 

이 자리에서 현대차에 맞서 싸우는 이수기업 노동자 동지들, 연대시민 동지들, 그리고 활동가 동지들과 함께하니, 기쁨과 분노가 교차하는 마음입니다. 불법파견 정규직 전환 소송에서 노동자가 승소해도, 정규직 전환은커녕 업체를 날려 고용승계 자체를 막고, 노동자들을 거리로 내몰았을 뿐 아니라, 구사대를 동원해 조직적으로 폭력 진압을 자행하였습니다. 이러한 이수기업 사태를 보며 분노합니다!

 

이것이 우리가 몸담고 땀 흘려 일하는 일터의 현실이자, 대기업 현대·기아차 자본의 민낯입니다. 어느 시절 탄압 방법입니까?! 10년이 넘어 강산이 변할 시간이 흘러도 노동자 탄압은 강도를 더해 갑니다. 현대·기아차에서 일하는 노동자라고 가슴과 어깨를 펴고 자랑할 날은 오지 않는 것입니까?!

 

‘정의선이 기업을 잘 이끌어 엄청난 이윤을 쌓고 국익을 높였다’고 칭찬하고 자랑하는 뉴스를 볼 때마다 치가 떨립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 임금 깎고, 이중·삼중으로 차별하며 나날이 정규직과의 격차를 벌려놓을뿐 아니라, 구사대를 동원해 악랄한 노동탄압을 자행하면서도 부끄러움을 모르는 정의선의 웃음에 분노합니다.

 

그래서 이 자리에 모여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를 요구하고, 저들 입맛대로 길들이고 착취하기 위해 끝없이 억누르고 짓밟는 자본의 탄압에 맞선 투쟁을 결의합니다. 우리 노동자들이 투쟁으로 싸워 이겨내야 하는 이유! 노동자를 귀하게 여기는 사업장을 만드는 노동자의 힘을 보여 줄 것입니다.

 

내일도 오늘 같은 탄압이 벌어질지라도, 투쟁으로 함께 하겠습니다. 동지들을 믿고 저 거대 자본이 노동자에게 무릎 꿇을 때까지, 비정규직 노동자의 승리를 위해 강고하게 싸워 나갈 것입니다.

 

투쟁!

 

사진: 기아차 화성공장 청소노동자 투쟁승리를 위한 연대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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