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A학교 성폭력 사안 해결과 지혜복 공익제보교사 부당해고 철회를 위한 농성장을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이 철거하겠다고 협박중이다. 지난 10월 22일 A학교 집중집회에 나선 발언자들은 그런 정근식 교육감이 틀렸고, 지혜복 교사가 옳다는 발언을 이어갔다. 그중 독일에서 온 참가자 얀 동지의 발언을 지면으로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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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애하는 친구 여러분, 동지 여러분,
오늘 이 자리에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의 참여, 연대, 침묵을 거부하는 용기에 감사드립니다.
여러분의 존재는 중요합니다. 너무 오랫동안 학대를 방관해 온 침묵을, 이곳의 모든 목소리가 조금씩 깨뜨리고 있습니다.
전 세계에서 용감한 이들이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학교 내 성폭력을 폭로한 교사 혜복 씨가 직장을 잃었습니다. 그녀는 학생들을 보호하려 했으나, 시스템은 그녀를 처벌했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용기는 시위를 촉발했고, 교육청이 묻어버리려 했던 논의를 강제로 이끌어냈습니다.
이 이야기는 고통스럽게 익숙합니다. 베를린 지역에서 성교육, 성폭력 예방 프로그램, 여성 난민을 위한 프로그램 등의 예산 삭감에 맞서 싸우자고 호소한 내 동지 이네스도 직장에서 해고당했습니다.
서울이든 베를린이든, 학교와 교육 시스템은 학생을 보호하기보다 자신들의 명성과 이익을 우선시하기 때문입니다. 더 나은 교육을 위해 진실을 말하는 이들—내부 고발자, 교사, 생존자, 사회복지노동자(이네스동지)—은 너무나 자주 홀로 남겨집니다.
이 문제가 개인만의 사안이 아님을 우리는 잘 압니다. 우리 교육 시스템은 여전히 자유가 아닌 순응을 가르칩니다. 소녀들은 조용히 하는 법을, 소년들은 지배하는 법을 배웁니다. 성교육은 동의나 쾌락, 평등이 아닌 생식에 대해서만 이야기합니다. 통제에 의해 형성된 지식 속에서, 침묵은 교육 과정의 일부가 됩니다.
위기의 시기일수록 권력자들은 더욱 강하게 '질서'를 요구합니다. 우리는 이를 곳곳에서 목격합니다 — 성소수자에 대한 공격, 젠더포괄적 언어의 금지, '전통적 가족'의 미화. 이는 도덕이 아닙니다, 권력자들의 정치입니다. 폭력을 가능케 하는 바로 그 위계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제 그만하라고 말합니다. 베를린에서 우리는 이네스의 직장을 되찾기 위해 1년 넘게 싸웠습니다. 학생들과, 교사들과, 간호사들과 조산사들과 함께, 정부에 맞서서도, 노조관료에 맞서서도 싸웠고, 결국 우리는 승리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계속해서 투쟁할 것입니다. 학교가 성차별을 배우는 장소가 되지 않도록. 교육이 학생들을 보호하고 목소리를 내는 이들을 침묵시키지 않도록. 모든 아이가 자신의 몸, 자신의 목소리, 자신의 경계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자라도록.
그러니 감사드립니다 — 목소리를 내는 투사들에게, 저항하는 교사들에게, 외면하지 않는 이 모든 분들에게. 진정한 교육은 용기에서 시작됩니다. 진정한 변화는 연대에서 시작됩니다.
교실에서, 우리 제도 안에서, 우리 마음속에서 성차별을 분쇄합시다.
감사합니다. 투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