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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파 저지에 매몰돼 신인민전선을 지지한 프랑스노총(CGT) - 계급적 원칙을 저버린 잘못된 사례[편집자 주] 오는 11월 27~29일 민주노총 정책대회에는 프랑스 노동총동맹(CGT) 초청강연이 예정돼 있다. CGT 대표단은 ‘노동자 정치세력화’ 세션에서 <2024 프랑스 조기 총선과 프랑스노총의 역할>을 주제로 강연에 나설 예정이다. 민주노총 집행부가 CGT를 초청한 것은 무엇보다 프랑스 6~7월 총선에서 신인민전선을 지지한 CGT의 사례를 활용해 한국의 4월 총선에서 민주당과 진보당의 위성정당 선거연합을 지지하고자 했던 자신들을 정당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우리는 7월 19일자로 발행한 <프랑스 총선은 과연 극우파를 성공적으로 저지했는가?> 기사에서 신인민전선을 둘러싼 배경과 전개과정을 소개하면서 신인민전선이 노동자계급의 정치적 대안이 될 수 없는 이유를 밝힌 바 있다. 오늘 소개하는 10월 13일 사회주의를향한전진 2024 정치캠프 <프랑스 신인민전선, 극우파 성장에 맞선 대안인가?> 세션에서 프랑스의 혁명적 사회주의 조직 <연속혁명> 활동가 조아킴의 발제문은 CGT의 신인민전선 지지를 둘러싼 이야기들을 좀 더 생생하게 들려준다. CGT는 300만 노동자가 총파업에 참여했던 2023년 연금개악 반대투쟁 때 마크롱 정부의 연금개악 강행을 분쇄하기 위해 무기한 총파업으로 전진하는 것을 거부한 채 관성적인 하루파업에 안주하다가 역사적인 투쟁을 패배로 이끌었다. 그런데 2024년 총선에서는 극우파 집권을 저지하고 신인민전선의 총선 승리를 지지하기 위해 동네마다 대중 집회를 조직하는 등 2023년 총파업 때보다 더 열심히 활동했다. 그 신인민전선의 한 축에 과거 집권시 노동법을 개악하는 등 신자유주의 정책을 집행했던 사회당이 버젓이 자리잡고 있음에도 말이다. 1. 우리는 지난 10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극우의 부상을 보았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네, 우선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발제를 하게 돼서 정말 기쁩니다. 세계적인 극우 부상의 근원은 자본주의 위기 심화에 있다고 보는데요. 프랑스는 좋은 예를 보여줍니다. 오늘날 프랑스 자본주의는 깊은 위기에 빠져 있는데요. 매년 GDP의 6%에 달하는 큰 재정적자를 겪고 있습니다. 오늘날 프랑스 자본주의의 생산성이 매우 낮아서, 생존을 위해서는 많은 재정을 경제에 투입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는 프랑스 자본가들이 노동법과 노동권을 공격하는 데서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같은 이웃 나라들에 뒤처진 것과 관련이 있습니다. 그래서 경제적, 정치적, 국제적 측면에서 위기가 누적돼 있습니다. 특히 프랑스 제국주의는 최근 북서 아프리카 지역에서 패배를 겪고 있습니다. 다른 제국주의 국가들도 제각각의 위기들을 겪고 있다고 봅니다. 미국이나 독일처럼 극우가 전진하고 있는 나라들의 상황이 다 비슷한 것 같습니다. 프랑스뿐만 아니라 유럽연합 전체에서 노동유연화의 장기적 추세가 나타났고, 공공 서비스가 붕괴되었으며, 많은 반사회적 정책으로 인해 노동자의 노동조건과 생활여건이 악화되었습니다. 그러한 사회적 여파 속에서 프랑스에서는 기존에 중심적 역할을 하던 자본가정당들이 크게 약화되었습니다. 우파인 공화당과 중도좌파인 사회당을 말하는데요. 두 당은 지난 70년 동안 모든 대통령을 번갈아 배출했습니다. 하지만 2년 전인 2022년 대선에서 공화당은 4%, 사회당은 1%만을 득표했습니다. 이러한 정치적 격변 속에서 극우파 국민연합(RN)이 빠르게 성장해 왔습니다. 마크롱이 이끄는 새로운 극중도파 정당도 등장했습니다. 마크롱은 사회당과 공화당에서 사람들을 모아 순수한 신자유주의 정당을 만들었습니다. 동시에 좌익 포퓰리즘을 표방하는 신개량주의, 즉 멜랑숑이 이끄는 불복프랑스(LFI)도 성장해 왔습니다. 마크롱은 2017년에 대통령이 되면서 노동자계급을 잔혹하게 공격하여 노동자의 소득을 대량으로 자본에게 이전함으로써 생산성을 높이라는 임무를 금융자본으로부터 부여받았습니다. 이에 맞서 2019년에는 노란 조끼 시위라는, 새로운 종류의 정치적 계급투쟁, 거대한 전국적 계급투쟁이 펼쳐졌습니다. 하지만 명확한 정치적 관점을 갖지 못해 때때로 극우가 영향력을 행사했습니다. 마크롱주의와 같은 새로운 정치형태조차도 매우 빨리 낡은 게 되었습니다. 2022년 대선에서 마크롱은 재선되었지만, 총선에서는 의회 과반수를 차지하지 못했습니다. 지난 2년 동안 마크롱은 권력을 독재적으로 행사했습니다. 예를 들어 정부 예산을 2년 연속 의회 투표 없이 대통령의 긴급명령으로 통과시켰습니다. 동유럽과 서유럽에서, 독일에서, 남미에서 극우를 부상케 한 요소들과 형태들은 매우 다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 모두 비슷한 원인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다수 부르주아 민주주의 국가들에서 권위주의와 억압적인 인종주의 정치가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것은 필연적 결과입니다. 왜냐하면 냉전 종식 이후 자유 민주주의는 삶의 개선이라는 변화의 환상조차 더 이상 제공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노동자대중의 삶에 더 이상 긍정적 변화를 가져올 수 없음을 입증하고 있습니다. 부르주아 민주주의 국가들은 동의를 끌어내는 능력을 점점 상실하고 있습니다. 2024년 8월 31일 극우 ‘독일을위한대안’ 유세 현장 EPA-EFE 우리는 지난 1년 동안 많은 나라에서 펼쳐진 대중운동을 통해 노동자계급을 공격할 수밖에 없는 자본가계급의 모순을 보았습니다. 계급투쟁이 고조되면서 자본가들은 더욱 권위주의적인 질서를 세우기 위해 극우를 선택하고자 하는 유혹을 받고 있습니다. 동시에 극우 정당들이 대중적 기반을 넓혀 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선진 자본주의 국가들의 위기 속에 개량주의의 엄청난 무기력이 있다는 점을 이해해야 합니다. 오늘날 개량주의는 '개량 없는 개량주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프랑스 사회당처럼 노동자들을 직접 공격한 경우는 개량주의라고도 할 수 없습니다. 지금 프랑스에서 '개량 없는 개량주의'의 전형은 불복프랑스입니다. 그리고 혁명운동에 엄청난 위기가 있습니다. 피착취 대중을 위한 혁명조직이라는 관점이 오늘날 세계에는 명확하게 자리잡혀 있지 않습니다. 자본가를 공격하고 부자를 공격함으로써 노동자 민중의 삶을 개선할 수 있다는 전망은 그럴듯하지만 매우 비현실적인 전망으로 비쳐집니다. 어느 프랑스 사회학자가 극우파 국민연합에 투표한 사람들에 대해 조사한 게 있습니다. 그들은 부자와 사장들을 미워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외국인, 이주민, 실업자들도 미워합니다. 자신들의 사회적 지위하락을 피하기 위해 더 쉽게 공격하고 약탈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극우의 부상은 이 모든 요소들과 피착취자들의 거대한 분열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2. 최근 프랑스에서 극우파 국민연합이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구체적인 상황은 무엇이고 왜 그런가요? 국민연합은 이 글로벌 역학의 일부입니다. 예외는 아닙니다. 국민연합(RN)의 전신인 국민전선(FN)은 1970년대에 창당되었습니다. 네오파시스트 집단이 선거에 나가기 위해 만든 정당이었습니다. 2002년 대선에서 마린 르펜의 아버지인 장마리 르펜이 결선투표에 진출해 우파인 시라크와 맞붙었습니다. 장마리 르펜은 아우슈비츠 가스실이 역사의 사소한 일부라면서, 홀로코스트와 나치즘을 방어했는데요. 정말 도발적인 파시스트 스타일이자 파시스트 어법이었습니다. 그의 딸 마린 르펜은 2011년에 당의 지도권을 물려받은 뒤, 당의 악마적 이미지를 제거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예를 들어, 파시즘에 대한 향수에 젖어 있는 자신의 아버지와 그 주변 인물들을, 유권자를 얻어 선거에서 이기는 것을 방해한다며 당에서 축출했습니다. 한편으로 마린 르펜은 아버지의 초자유주의적 입장을 포기했습니다. 대신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소소한 사회적 공약들을 내걸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 마린 르펜은 유로존 탈퇴를 옹호하면서, 빚을 갚을 필요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몇 년 동안, 마린 르펜은 점점 더 금융자본의 요구를 존중하는 경제 강령을 채택해 왔습니다. 예를 들어, 마린 르펜은 2023년 마크롱의 연금개혁에 반대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선거 때에는 "연금개혁을 원하지 않지만 마크롱이 한 개혁을 깰 수 있는 재정 상황이 아닐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마린 르펜은 자본의 규칙을 존중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마린 르펜은 2017년 대선에서 결선투표에 진출해 마크롱과 맞붙었고, 2022년 대선에서도 다시 한 번 결선투표에서 마크롱을 상대했습니다. 마린 르펜은 2014년부터 유럽연합 선거에서 세 번 연속 최다 의석을 확보했습니다. 그래서 큰 영향력을 얻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선거적 성공에도 불구하고, 최근까지 국민연합은 지역적 존재감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국민연합은 영향력 있는 주류 속으로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자본가들도 국민연합에 거리를 두었습니다. 국민연합은 2017년 대선 결선투표에서 800만 표를 얻었지만 이어진 총선에서는 8명의 의원만을 당선시켰습니다. 기존 주류 정당에 유리한 프랑스의 비민주적인 선거 시스템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이 2년 전에 바뀌었습니다. 이제 장벽은 무너졌고 국민연합은 2022년 총선에서 의원 89명을 당선시킨 정당으로 성장했습니다. 올해 6월에 치러진 유럽연합 선거에서 국민연합은 프랑스의 100개 주 가운데 96개 주에서 1위를 차지했습니다. 지역에 깊이 뿌리내린 정당이 되었음을 보여준 것입니다. 2024년 프랑스 국민연합은 유럽연합 선거에서 압승했다 Reuters 의회 해산 후 7월에 치러진 총선에서는 국민연합이 126명의 의원을 확보했습니다. 공화당 출신 동조세력을 포함할 경우 142명의 의원을 확보했습니다. 국민연합의 부상은 마크롱에 대한 엄청난 증오의 결과입니다. 마크롱은 르펜을 자신의 적, 자신의 맞수로 만들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르펜은 마크롱에 대한 차악이었습니다. 그렇게 되자 자본가들의 일부가 이제 르펜을 하나의 가능성으로 보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르펜이 자본가들의 첫 번째 바람은 아닙니다. 여전히 금융자본의 첫 번째 바람은 마크롱입니다. 하지만 자본가들은 마린 르펜이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조르당 바르델라는 국민연합의 당 대표인데요, 28세로 정말 젊습니다. 그는 프랑스 정치의 새로운 스타와 같습니다. 바르델라는 르펜보다 더 경제계에 신뢰감을 주고 있습니다. 그는 부채를 갚고 재정적 안정성을 보장할 것이라고 확실하게 말합니다. 그래서 자본가들이 그를 좋아합니다. 마크롱은 이민자들에 대해 소규모 파시스트 집단이 사용했던 단어들을 사용하면서 인종차별 정책을 추진했습니다. 자본가들이 노골적인 인종차별을 향해 급진화하면서, TV, 유튜브, 신문에서 그에 관한 공개 토론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거대 대체 이론'(Great Replacement)이라고 백인이 유색인에 대체될 수 있다는, 과거 트럼프와 백인 우월주의자들이 애용하던 극우파 논리가 있는데요. 이게 지금은 공화당을 비롯한 우파들의 일반적인 논리가 되었습니다. 프랑스에 뱅상 볼로레라는 억만장자가 있는데요, 그는 서아프리카의 모든 항구와 공항, 철도를 통제하여 거대한 부를 축적했습니다. 볼로레는 여러 TV 채널을 사서 에릭 제무르나 마린 르펜 같은 극우파들에게 완전히 복무하게 했고, 종교적 방송을 하거나 이주민 추방을 촉구했습니다. 최근 팔레스타인과 관련된 많은 일들이 상황을 더욱 가속하고 있는데요. 불복프랑스와 장뤼크 멜랑숑을 겨냥한 매우 거대한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멜랑숑이 팔레스타인을 지지한다는 이유로, 하마스가 테러 조직이라고 말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들은 멜랑숑을 반유대주의자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일부 방송에서는 멜랑숑이 네오나치라고 말했습니다. 국민연합의 전신인 국민전선은 나치 친위대 출신들이 함께 참여해 만든 정당인데요. 그렇게 출발한 국민연합이 이제 자신을 프랑스 내 유대인의 수호자라고 내세우고 있습니다. 심지어 정권 전체가 마린 르펜이 장뤼크 멜랑숑보다 유대인을 더 잘 보호한다고 말합니다. 이것은 지금 극우파가 어떻게 해서 매우 존경받는 사람들로 여겨지고 있는지를 설명해 줍니다. 과거에 사람들은 마린 르펜이 아돌프 히틀러와 비슷하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정말 대단한 사람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마린 르펜은 여성, 고위 임원, 연금 수급자 등에서 다양한 유권자층을 확보했습니다. 과거에는 르펜과 국민연합에 대해 두려움을 갖고 있던 사람들 사이에서 말입니다. 3. 오늘날의 극우와 1930년대 파시즘의 유사점과 차이점은 무엇일까요? 훌륭한 질문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프랑스에서 그 질문을 하고 있고, 사실 전 세계적으로도 그렇습니다. 우선, 우리는 둘 사이에 강력한 유사점이 있다고 말해야 합니다. 세계 자본주의 위기와 자본주의 국가들의 해소되지 않는 정치적 위기라는 구조적 추세가 있기 때문입니다. 경제 위기, 무역 전쟁, 군사적 갈등으로 이어지는 추세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는 극우가 번성할 수 있는 토양이 되고 있습니다. 다른 측면에서, 오늘날 모든 극우 정당은 1930년대의 파시즘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기원이 있습니다. 프랑스의 국민연합, 이탈리아의 '이탈리아 형제들', 스페인의 VOX에 대해 모두 그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국민연합(RN)의 전신인 국민전선(FN)은 1940~50년대의 구세대 파시스트들과 1960년대 알제리 독립에 반대한 극우 테러리스트들의 융합이었습니다. 오늘날에도 소규모 파시스트 폭력 집단들과 네오나치들이 국민연합 주변을 돌며 국민연합 안팎에서 일자리를 얻고 있습니다. 오늘과 어제의 극우가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사실은 그들이 대중들 사이에서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었다는 것입니다. 지금은 노동자계급 조직이 당시만큼 강하지 않다는 사실 때문에 그들이 더 쉽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1930년대의 강력한 노동조합과 노동자계급 정당은 극우를 봉쇄하는 노동자계급의 힘이었지만, 오늘날에는 그런 조직들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또한 오늘날의 노동자계급은 그때보다 훨씬 더 분할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차이점도 있습니다. 저는 우리가 마르크스주의 관점에 입각한다면 국민연합을 파시스트 조직으로 규정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역사적으로 파시즘은 1917년과 이후의 혁명적 물결에 대한 반혁명적 대응이었습니다. 파시즘은 농민, 상인, 장인, 지식인, 학생 등 사회적 지위하락으로 위협받는 소부르주아를 중심으로 한 군사적 대중운동이었습니다. 트로츠키는 당시 파시즘을 자본가계급의 내전을 위한 전투 조직이라고 정의했습니다. 대중운동으로서 파시즘은 피켓 라인을 공격하고, 노동자 건물에 불을 지르고, 거리에서 노동조합원을 죽이고, 혁명가, 사회주의자, 공산주의자를 죽였습니다. 독일에서 나치가 집권하기 3년 전인 1930년에 히틀러는 이미 10만 명의 무장대원을 보유했습니다. 1년 전인 1932년에는 40만 명의 무장대원을 보유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파시즘은 자본가계급의 통상적인 통치 방식과 구별됩니다. 자본가계급의 일반적인 폭력과 파시즘을 통해 사용하는 폭력을 혼동해서는 안 됩니다. 자본가계급은 극심한 위기의 시기에만 최후의 해결책으로 파시즘을 부릅니다. 자본가계급은 자신의 통치를 위해 군주제를 취할 수도 있고, 대통령제를 취할 수도 있으며, 의원내각제를 취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자본가계급은 자신의 통치를 위해 노동자 조직에도 의존합니다. 자본가계급은 분명히 노동자 조직을 공격하고 억압하지만, 또한 노동자 조직에 의지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사회민주주의와 노동조합 관료주의는 노동자 운동이 노동자 엘리트와 불안정 노동자 사이에서 분열되게 하며, 노동자들의 투쟁을 부르주아 합법성의 틀 안으로 가두려고 합니다. 자본가계급은 때때로 노동자들의 동의를 이끌어 내기 위해 일부 노조 관료들을 자본주의 관리경영에 끌어들이기도 합니다. 자본가계급이 파시스트를 권력에 부를 때는, 조직된 노동자 운동을 근절하기 위해서입니다. 자본가계급은 더 이상 노동자 운동에 의지할 수 없을 때, 노동자 운동을 파괴할 때가 왔다고 말합니다. 트로츠키가 말했듯이, 모든 독립적인 노동자 조직을 청산하고, 프롤레타리아 민주주의의 모든 맹아를 파괴하는 것이 권력을 잡았을 때 파시즘의 역사적 역할입니다. 그러한 조직들은 정말로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자본주의 사회 안에 있는 아주 작은 사회주의적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노동자계급이 사회주의를 향한 투쟁으로 나아가고 승리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이러한 요소들에서 비롯됩니다. 이러한 조직들, 즉 노동조합, 협동조합, 다양한 협회, 또는 노동자 정당은 노동자 투쟁, 노동자 권력, 그리고 사회주의 사회의 기반이 될 수 있습니다. 그 점을 염두에 두고 보면, 국민연합을 비롯한 유럽 극우 정당들은 현재 노동자 운동을 파괴하려는 목적으로 의회 바깥에서 폭력적인 운동을 전개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들 대부분은 선거용 운동체고, 견고한 조직도 없습니다. 특히 국민연합의 경우 이 점이 분명한데, 그들은 때때로 프랑스 전역에 후보를 내세우는 데도 어려움을 겪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극우 또한 신자유주의 시대의 특징인 조직의 약화라는 양상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그들 또한 예전 같은 대중조직이 없습니다. 노동자 운동과 마찬가지로요. 아마도 '독일을 위한 대안'(AfD)에서 파시즘으로 진화하는 첫 번째 경향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들은 지금 분명히 파시스트적 어법을 가지고 있는데요. 미래에 더 노골적인 파시스트로 진화할 수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적어도 국민연합은 외부에서 체제를 전복하려고 시도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체제로의 통합을 더욱 가속시키고자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자본가계급이 지금 노동조합이나 노동자 조직을 정말로 필요로 한다는 점입니다. 비록 그들에 적대적일지라도 말이죠. 프랑스에서 우리는 노란 조끼 운동을 겪었으며, 연금 개악에 반대하는 총파업을 일으킨 힘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저는 그런 종류의 총파업이나 더 큰 규모의 운동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막아주고 있다는 점에서 마크롱이 노조 관료들에게 많은 감사를 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국민연합이 집권하더라도 노동조합 관료체계를 파괴하라는 임무를 자본가계급이 부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지금으로서는 자본가계급에게 노동조합 관료체계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그들이 무엇을 하고 싶어하는지만이 아니라 실제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도 따져봐야 합니다. 국민연합은 모든 노동자 조직을 공격하고 제거할 힘이 없을 것입니다. 물론 국민연합이 집권한다면, 분명히 권위주의와 잔혹한 경찰 폭력이 증가할 것이고, 노동자 조직과 여성의 권리, 외국인에 대한 공격이 늘어날 것이며, 소규모의 진짜 파시스트 집단에게도 격려가 될 것입니다. 4. 7월 프랑스 의회 선거에서 극우 국민연합이 이길 것으로 예상되었지만 좌파 신인민전선이 우위를 점했습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습니까? 선거 후 어떤 정치적 상황이 펼쳐지고 있습니까? 유럽의회 선거에서 큰 패배를 당하자, 마크롱은 바로 국회를 해산했습니다. 프랑스 대통령은 마치 군주처럼 국회를 해산할 수 있습니다. 마크롱이 14%를 득표한 반면, 르펜은 31%를 얻었습니다. 역대 프랑스 대통령이 집권 도중에 이렇게 엄청난 패배를 당한 적은 없었습니다. 마크롱은 선거를 준비할 시간으로 고작 2주만 주면서 총선을 소집했습니다. 그의 도박은 좌파 정당들이 자신에 맞서 연합하는 것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마크롱은 총선을 국민연합 대 마크롱 정당의 2파전으로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되면, 별로 중요하지 않은 유럽의회 선거에서는 사람들이 화가 나서 그렇게 투표했지만, 총선에서는 자신에게 투표할 수밖에 없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2022년 총선 때 불복프랑스는 꽤 강했습니다. 몇 주 전에 대선에서 멜랑숑이 아슬아슬 3위를 차지했고 총선을 앞두고 사회당, 녹색당, 공산당과 연합을 결성했기 때문입니다. 당시 연합에서 가장 큰 세력이었던 불복프랑스는 그 연합을 통해 사회당이 정당성을 회복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사회당은 프랑수아 올랑드가 대통령 시절 노동자를 공격한 것 때문에 완전히 미움을 받았고 대선에서 단지 1%만을 얻었는데, 이제 좌파의 대가족 속으로 다시 통합되었습니다. 2022년에 결성된 연합의 대가는 불복프랑스의 강령을 약화하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불복프랑스의 강령은 반자본주의 강령은 아니고, 반신자유주의 강령이자 프랑스 제국주의의 자율성을 추구하는 강령입니다. 미국 제국주의를 따르지 않으면서 프랑스의 독자적인 길을 찾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멜랑숑은 우크라이나를 지지하지 않을 것이고, NATO도 지원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스라엘에 무기를 주는 것도 거부합니다. 그래서 2022년에 결성된 이 동맹은 다른 이유도 있지만 주로 국제정책에서의 차이 때문에 1년 뒤에 깨졌습니다. 사회당과 녹색당이 친NATO, 친미 성향인데 반해, 불복프랑스가 프랑스 제국주의의 자율성을 추구했기 때문입니다. 이 연합이 깨진 상태였기 때문에, 마크롱은 의회를 해산할 경우 마크롱과 르펜의 2파전이 되리라 생각했던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마크롱의 의회 해산은 극우파에게 의회를 넘기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마크롱의 도박은 실제로 르펜에게 의회 권력을 넘겨주는 것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왜냐하면 지금 재정 상황이 너무 나쁘기 때문에 르펜이 권력을 잡아도 소진될 수밖에 없을 것이고, 결국 3년 후 대선은 다시 자기편으로 넘어올 것이라고 마크롱이 계산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제도적 좌파는 며칠 만에 통합에 성공했고, 신인민전선이라고 이름을 붙였습니다. 2022년 연합과의 차이점은 사회당이 직전 유럽의회 선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었기 때문에 이제 훨씬 더 큰 영향력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사회당은 강령과 후보자 선정에 더 많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예를 들어, 전 대통령 프랑수아 올랑드가 신인민전선 후보로 나서서 당선되었습니다. 그리고 마크롱의 보건부 장관이 사임하고 사회당에 가입한 뒤에 신인민전선의 후보로 나섰습니다. 그는 마크롱의 연금 개악에서 상당한 역할을 한 인물입니다. 그러니까 노동자들에게는 완전히 계급의 적이죠. 하지만 신인민전선의 후보가 되었습니다. 대통령 시절 노동개악을 주도한 올랑드는 2024년 총선에서 신인민전선 후보로 당선되었다 AFP 결국 국민연합은 선거에서 이기지 못했습니다. 가장 많은 표를 얻었지만, 가장 많은 의석을 차지하지는 못했습니다. 1차 투표에서 전통적 우파인 공화당이 100만 표를 얻었습니다. 극중도 마크롱주의자들은 600만 표를 얻었고, 좌파 신인민전선은 700만 표를 얻었으며, 극우파 국민연합이 1,000만 표를 얻었습니다. 여기서 이른바 공화국 전선이 작동했습니다. 극우파에 맞서 이른바 모든 공화주의 세력이 단결한 거죠. 국민연합에 맞선 신인민전선과 마크롱주의의 연합이 이루어졌습니다. 국민연합 후보가 1위를 차지한 모든 선거구에서 3위를 한 신인민전선 후보나 마크롱주의 후보가 2위 후보에게 의석을 주기 위해 후보를 사퇴했습니다. 끔찍한 이민법을 만든 마크롱의 내무부 장관 제랄드 다르마닌이 이 전술을 통해 선출되었습니다. 연금 개악을 밀어붙인 총리였던 엘리자베스 보른도 신인민전선의 양보 덕분에 선출되었습니다. 총선 이후 프랑스에서는 의회가 완전히 조각났습니다. 우호 세력을 합쳤을 때, 신인민전선이 193석, 마크롱주의자들이 166석을 가지고 있습니다. 국민연합이 142석, 공화당이 39석을 가지고 있습니다. 공화당의 작은 의석을 기억하세요. 왜냐하면 그들이 지금 정부를 이끌고 있기 때문입니다. 좌파 성향 사람들은 적극적으로 선거에 임했습니다. 다른 선거보다 기권이 적었죠. 국민연합이 집권하는 걸 막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선거에 의존하는 방어적 반응이었습니다. 총선 이후 사람들은 그동안 극우를 부상시킨 원동력이었던 마크롱주의가 극우의 부상을 막을 거라고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그 환상은 금새 깨졌지요. 신인민전선이 의석 수에서 선두를 차지했지만, 마크롱은 신인민전선에게 정부를 구성할 기회조차 부여하지 않았습니다. 완전히 비민주적이었죠. 대신 마크롱은 공화당의 미셸 바니에를 총리로 지명했습니다. 그래서 6%의 표를 얻은 공화당이 이제 정부의 키를 쥐었습니다. 미셸 바니에는 50년 경력의 전문 정치인입니다. 그는 낙태 합법화에 반대하고 동성애 합법화에도 반대한 인물로서, 정말 반동주의자입니다. 미셸 바니에가 이끄는 새 정부는 마크롱주의자들과 공화당원들로 구성된 완전히 소수파 정부입니다. 총선 이후, 마크롱은 반동적 인물인 미셸 바니에를 총리로 임명했다 AFP 이런 소수파 정부가 어떻게 존재할 수 있을까요? 마린 르펜이 이미 이 정부에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장을 해줬기 때문입니다. 이 정부의 임무는 유럽연합이 요구하는 엄격한 규칙을 준수하기 위해 노동자들과 공공 서비스를 상대로 가혹한 공격을 감행하는 것입니다. 프랑스는 이제 5년 동안 1,000억 유로를 절감해야 합니다. 즉, 그들은 매년 200억 유로를 우리 등에 떠넘길 것입니다. 5. 신인민전선은 1936년 프랑스 인민전선을 연상시킵니다. 1930년대 인민전선을 어떻게 평가하나요? 인민전선은 프랑스 좌파 사이에서 가장 큰 신화, 가장 큰 전설 중 하나입니다. 좌파 활동가나 좌파 성향 사람들에게는 '인민을 위한 1936년 5월'이 역사 속에서 그들의 마음을 대표하기 때문입니다. 좌파의 단결, 반파시스트 투쟁, 거대한 파업, 프랑스 역사상 처음으로 유급 휴가 획득, 노동시간을 48시간에서 40시간으로 단축. 이 황금빛 전설은 올해 좌파 정당들의 연합에도 일정한 정통성을 부여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인민전선에 대해 생각할 때, 서로 다른 두 가지를 같은 것으로 혼동하고 있습니다. 사실 인민전선에는 두 개의 원동력이 있었습니다. 한편에는 대규모 노동자 정당이었던 공산당과 사회당이 완전히 부패한 자본가 정당인 중도좌파 급진당과 구성한 계급협조주의 정부가 있었습니다. 인민전선의 반대편에서는 거대한 총파업이 벌어졌습니다. 1968년 5월 이전까지는 프랑스에서 가장 큰 규모의 총파업이었죠. 350만 명의 노동자가 공장을 점거하고 국가를 완전히 마비시켰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1929년 이후 대공황이 펼쳐지는 가운데 유럽과 프랑스에서 파시즘이 부상하자 노동자계급 내부에서 단결에 대한 강한 열망이 형성되면서 만들어졌습니다. 1933년 독일에서 나치가 집권한 뒤 벌어지는 일을 사람들은 똑똑히 보았습니다. 1934년 2월 프랑스에서도 수천 명의 무장 파시스트가 의회를 공격했을 때 당시 노동자 운동은 일백만 노동자가 거대한 총파업으로 대응했습니다. 노동자 운동은 사회당과 공산당에게 연합하라는 압력을 가했습니다. 왜냐하면 두 정당이 분열돼 있었기 때문입니다. 1934년 사회당은 자본가 정당인 중도좌파 급진당과 연합하고 싶어했습니다. 공산당은 스탈린의 지도를 받았는데, 사회당의 개량주의자들과 그를 따르는 노동자들을 파시스트라고 말하는 극좌적 노선이었습니다. 그래서 공산당은 개량주의자들과 공동전선을 만들거나 개량주의 노조와 함께 싸우는 것을 거부했습니다. 하지만 1934년 2월 파시스트들을 응징한 강력한 총파업 이후 모든 것이 바뀌었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이러한 노동자들의 압력 때문이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스탈린의 외교적 필요성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그 당시 스탈린은 히틀러의 공격을 두려워했고, 그래서 프랑스와 영국이라는 제국주의 식민제국으로부터 보호막을 끌어내고자 했습니다. 프랑스의 거의 모든 좌파 활동가들이 잊었거나 모르는 게 있습니다. 인민전선은 스탈린이 1935년에 프랑스와 평화협정을 맺은 사실의 산물이기도 했습니다. 평화협정에 서명하면서 스탈린은 프랑스 제국주의가 국가 방위를 위해 싸우고, 군대를 가지며, 다른 나라와 전쟁을 벌이고, 식민지를 가질 권리를 인정한다고 공개적으로 말했습니다. 이후 프랑스 공산당은 식민지 독립 요구를 멈췄습니다. 식민지의 독립은 프랑스를 약화시킬 것이기 때문입니다. 공산당은 빨강, 하양, 파랑으로 된 프랑스 자본가계급의 깃발, 파리코뮌 학살의 깃발을 함께 들었습니다. 공산당은 프랑스가 최대한 많은 아이를 낳을 수 있도록 여성들에게 더 이상 임신 중절을 하지 말라고 요청했습니다. 공산당은 군사예산에도 찬성했습니다. 공산당은 불과 몇 주 전까지도 사회당조차 파시스트라고 말했지만, 이제 자본가 정당과도 동맹을 맺고 싶어했습니다. 따라서 1936년 초여름에 일어난 총파업은 좌파 정부의 결과가 아니라 좌파 정부와의 충돌이었습니다. 실제로 공산당과 사회당은 파업을 중단시키기 위해 모든 힘을 동원했습니다. 프랑스 공산당과 사회당은 1936년 총파업을 멈추기 위해 모든 힘을 동원했다 당시 공산당 지도자였던 모리스 토레즈가 파리 노동자들에게 한 유명한 말이 있습니다.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었을 때는 파업을 멈출 줄도 알아야 합니다. 요구를 완전히 따내지 못했더라도 주된 요구를 따냈다면 말입니다." 1930년대에 노동자들의 주된 요구가 무엇이었겠습니까? 대공황이 끝없이 펼쳐지고 있고, 전쟁이 다가오고 있으며, 주변 국가에 파시즘이 들어선 상황에서 말이죠. 유일한 요구는 자본주의 전복 아닐까요? 인민전선 정부는 강령에 따라 일부 파시스트 조직을 해체했습니다. 그러나 그 조직들은 즉시 재건되었습니다. 그런데 파시스트를 해체한 동일한 법률이 반식민주의 조직을 해체하는 데에도 사용되었습니다. 튀니지에서 파업에 나선 노동자들은 인민전선 정부가 보낸 사회주의 군대에게 사살당했습니다. 당시 트로츠키주의 언론이 식민지에서 벌어진 일을 비난하자 프랑스에서는 발행이 금지되는 일까지 있었습니다. 결론적으로 1930년대에 자본가계급은 심각한 자본주의 위기에 직면했고 노동자들의 급진화에 직면했습니다. 이에 맞서 자본가계급은 두 가지 방법을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파시즘을 통해 노동자 운동을 파괴할 수도 있었고, 인민전선을 통해 노동자 운동을 부패시켜 포섭할 수도 있었습니다. 사실, 일반적으로 자본가계급은 둘 다 사용했습니다. 특히 스페인에는 파시즘과 인민전선이 함께 있었습니다. 미국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6. 오늘날 신인민전선의 정치적 성격을 어떻게 특징지을 수 있을까요? 1930년대 인민전선과 어떤 유사점과 차이점이 있을까요? 가장 큰 차이점은 오늘날 신인민전선에는 노동자계급 정당이 전혀 없다는 사실입니다. 1930년대의 공산당과 사회당은 거대한 노동자계급 정당이었지만 지금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오늘날 사회당은 자본가계급의 중심 정당 가운데 하나입니다. 사회당은 제5공화국에서 두 명의 대통령을 배출했고, 지난 수십 년 동안 노동자계급에 대한 대규모 공격을 주도했습니다. 녹색당은 항상 사회당과 연합해 왔으며, 또한 자본가 정당입니다. 완전히 유럽연합 정당입니다. 공산당은 전기를 비롯한 공공 서비스 등에서 소규모로 오래된 노동자계급 기반을 유지하고 있지만, 현재는 주로 지방의 선출직 공직자들로 구성된 주변 정당에 불과합니다. 불복프랑스는 신인민전선 안에서 가장 급진적이지만, 시민주의에 입각한 포퓰리스트 조직입니다. 그들은 노동자계급에 관심이 없습니다. 전략이나 담론에 계급적 관점이 전혀 없습니다. 불복프랑스는 반자본주의가 아니라 반신자유주의입니다. 그들은 반NATO, 반미를 표방하지만 프랑스 제국주의를 옹호합니다. 불복프랑스의 주된 대중적 기반은 노동자가 아니라 소부르주아에 있습니다. 도시에 기반한, 고학력 노동자나 학생입니다. 불복프랑스도 노동자 기반을 가지고 있지만, 국민연합이 노동자들 사이에서 더 많은 표를 얻었습니다. 오늘날 노동자들 사이에서 가장 많은 수는 기권합니다. 만일 1936년과 같은 파업이 벌어진다면, 이 당들 가운데 누구도 개입할 수 없을 겁니다. 그들은 노동자들에게 큰 영향을 미칠 수 없습니다. 1936년과의 근본적인 차이점이 바로 이것입니다. 또 다른 차이는 이들 가운데 어느 정당도 자본주의 철폐를 위해 투쟁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1930년대 당시 사회당과 공산당은 말로는 프롤레타리아 독재를 원했습니다.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지만, 말로는 원한다고 했습니다. 1930년대와 오늘 사이에 유사점도 있습니다. 첫째, 혁명적이거나 반제국주의라고 주장하는 여러 소규모 집단의 투항입니다. 많은 반인종주의 조직들이 신인민전선에 들어가서 식민주의 정당인 사회당과 한 편에 섰습니다. 또한 무정부주의자들이나 과거 트로츠키주의자들도 상당수 신인민전선에 들어갔습니다. 특히 반자본주의신당(NPA)의 필립 푸투는 신인민전선의 후보가 되었습니다. 필립 푸투는 선거 운동 기간 필립 푸투에서 프랑수아 올랑드까지 좌파가 파시즘에 맞서 하나로 단결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캠페인에서 푸투는 경찰에 대한 과거 자신의 비판을 모두 철회해야 했습니다. 1930년대와 오늘의 또 다른 유사점은 전선 안에 우파와 좌파가 분명히 있고 서로 모순으로 가득 차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이 연합을 매우 취약하고 무력하게 만듭니다. 계급투쟁이나 국제정책의 첫 번째 압력이 이 연합을 완전히 깨뜨릴 수 있습니다. 2년 전처럼요. 연금 개악에 맞서 거대한 총파업이 벌어졌을 때, 사람들은 이미 제5공화국의 위기에 대해 말했습니다. 마크롱은 연금 개악을 위해 반민주주의적 수단을 많이 동원해야 했고 그에 맞서 대규모 파업이 일어났습니다. 그때 불복프랑스는 반자본주의 정책 없이 단지 의회에서 시위를 벌이면서 매우 급진적인 척했습니다. 불복프랑스는 의회에서 소리를 지르고 장관들을 모욕했습니다. 형식에서는 정말 급진적이었지만 강령상으로는 그렇게 급진적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자본가계급은 불복프랑스가 현 체제에 대해 너무 왼쪽에 있다고 보면서 매일같이 공격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불복프랑스를 반유대주의이고 신나치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동시에 불복프랑스는 거리나 대중 운동에 대해 너무 오른쪽에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연금 파업 동안 멜랑숑은 운동에 어떤 방향성도 제시하지 못했습니다. 멜랑숑이 제안한 것은 오로지 새로운 선거 뿐이었습니다. 그는 마크롱이 의회를 해산하고 새로운 선거를 실시해야 한다면서, 그럴 경우 더 많은 좌파 의원을 당선시켜 달라고 말했습니다. 그것이 유일한 전략이었습니다. 이 전략은 선거를 통한 집권에 중심을 두고 있습니다. 그래서 불복프랑스는 항상 사회당과 연합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애초에 불복프랑스는 사회당에 맞서 진짜 좌파를 세우려고 설립되었음에도 말이죠. 불복프랑스는 선거를 통한 집권 전략 때문에 늘 사회당과 연합할 수밖에 없고, 그래서 자신의 다소 급진적인 강령조차 매번 쓰레기통에 처박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이제 많은 사람들이 이해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7. 신인민전선이 극우의 부상에 맞선 노동자계급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요? 만일 그렇지 않다면 노동자계급의 진정한 대안은 어디에 있을까요? 사실 저는 동지의 질문에 극우에 맞선 대안뿐만 아니라 권위주의적 마크롱주의나 권위주의적 자본가정치 전반에 맞선 대안이 시급히 필요하다는 사실을 덧붙이고 싶습니다. 좌파 유권자들은 선거에서 이겼기 때문에, 그래서 극우파 국민연합 정부가 들어서는 걸 막아냈기 때문에 정말 기뻤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선거결과를 완전히 강탈당했다고 느낍니다. 지금 우파 정부, 심지어 어느 정도는 극우파라 할 정부가 프랑스에 들어섰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마크롱을 통한 또는 그 이전의 사르코지와 올랑드를 통한 권위주의의 부상과, 극우파 르펜의 부상이 모두 동일한 자본주의 위기의 산물이라는 것을 이해해야 합니다. 이것은 예외적이거나 일시적인 게 아닌, 구조적인 위기입니다. 이제 자본가계급은 정말 어려운 과제에 내몰려 있습니다. 중국에서, 독일에서, 그리고 전 세계에서 경제침체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프랑스 자본가들은 노동자 민중으로부터 1,000억 유로를 빼앗아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걸 허용하지 않을 것입니다. 동시에 자본가들은 군대가 전쟁을 준비할 수 있도록 많은 돈을 쏟아부어야 하는데, 그 비용을 노동자들이 지불하게 하면서도 정치적 폭발을 피해야 합니다. 그간의 정치적 위기로 체제가 너무 허약해졌기 때문입니다. 최근 몇 년 동안 프랑스에서는 아직 1,000억 유로를 빼앗기 전인데도 총파업에 근접한 상황이 펼쳐졌습니다. 그래서 자본가계급에게는 정말 위험한 상황입니다. 자본주의 위기에 대한 신인민전선의 답은 케인스주의 해법입니다. 부자들에게 더 많은 세금을 내게 하면, 국가가 확대된 재정으로 경제를 부양할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이는 신자유주의 경제학자들이 부자들에게 세금을 깎아주면 더 많이 투자할 것이라고 말할 때 품고 있는 것과 똑같은 환상입니다. 지금 자본주의는 거대한 축적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오늘날의 자본주의 위기는 전 세계 자본주의 경제가 갖고 있는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됩니다. 따라서 극우에 맞서 싸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그들을 밀어 올리는 뿌리를 제거하는 것입니다. 경제위기와 전쟁을 만들어내고 여러 국가와 전 세계에서 노동자들을 분열시키는 자본주의 체제를 폐지하기 위해 싸워야 합니다. 이번 총선은 신인민전선을 지지하지 않은 혁명가들에게 힘든 순간이었습니다. 일부 동지들의 친구나 가족들은 우리가 국민연합에 맞서 투표하지 않을 거기 때문에 파시스트라고 말했습니다. 우리는 극우가 노동자들 사이에서 많은 표를 얻고 있는데, 그건 사회당, 마크롱주의자들, 심지어 일부 노조가 노동자들을 배신하고 가혹하게 공격했기 때문이라고 우리의 입장을 설명했습니다. 그래서 노동자들의 의식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비타협적으로 인종주의에 맞서고 제국주의에 맞서는 급진적인 친노동자 강령을 내걸고 싸워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런 일을 사회당과 함께 할 수는 없습니다. 사회당은 위기의 대가를 노동자들이 치르게 해 온 당이니까요. 아프리카에서 전쟁을 일으키고 이주민을 추방한 사회당으로는 극우를 물리칠 수 없다고 설명하면서, 우리는 신인민전선의 사기행각을 비판했습니다. 선거 후 몇 달이 지난 지금, 좌파 유권자들은 사태전개에 매우 실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실질적인 대안이 없습니다. 신인민전선에게 투표하면 모든 게 바뀔 거라고 한 불복프랑스를 비롯한 개량주의자들의 말을 믿었다가 실망하고 있고, 약간은 낙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마크롱이 신인민전선을 차단할 수 있었던 이유는 프랑스의 제5공화국 체제가 정말 비민주적이기 때문입니다. 불복프랑스는 이제 마크롱을 탄핵과 같은 의회 절차를 통해 무너뜨리자고 제안하고 있는데, 사실 그것은 성공할 가능성이 전혀 없습니다. 수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불복프랑스는 탄핵 지지 시위를 몇 차례 조직했지만, 실제로는 아무도 탄핵이 가능하다고 믿지 않습니다.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어 보면, 의회를 통해서는 성공할 수 없다, 노란 조끼보다 더 큰 무언가를 만들어야 한다고들 말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노동조합 좌파에 대해 좀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지금 프랑스에서 일어나는 일이 한국에서도 비슷하게 진행되고 있고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독일과 다른 많은 나라에서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오늘날 프랑스에는 더 이상 노동자 정당이 없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노동자 조직이 있는데, 그것은 노조입니다. 노조는 오늘날 프랑스에서 가장 큰 노동자 조직입니다. 2023년 연금 투쟁 때 우리는 그들이 거대한 파업과 시위를 끌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일부 노조들은 중립을 지켰고, 일부 조합원들은 극우파 국민연합에게 투표했습니다. 하지만 CGT, Solidaires, FSU와 같은 좌익 노총들은 신인민전선을 지지했습니다. 그들은 사실상 신인민전선의 일부였습니다. 사실 이건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프랑스에서는 노동조합이 좀처럼 정치에 나서려 하지 않기 때문이죠. 프랑스에서는 노동조합에 무정부주의 전통이 강해서, 정치와 노동조합 사이에 뚜렷한 경계가 있습니다. 무정부주의자들은 부르주아 정치가 아닌 혁명적 정치를 원한다고 핑계를 대 왔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이런 전통이 "우리는 정치를 하려는 게 아니라 자본가들과 논의하여 사회적 파트너십을 만들려는 거다"라고 말하는 데 사용됩니다. 그들은 그게 정치가 아닌 척하지만, 사실은 자본가들과 대화하고 협력하는 정치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다른 한편 냉전 기간에는 노조가 정당과 긴밀히 연결돼 있었습니다. CGT는 공산당과, CFDT는 사회당과 연결돼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그들은 강한 독립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노동조합들이 이번 총선에서 정치 캠페인에 그렇게 많은 투자를 한 것은 꽤 새로운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노동조합들의 정치참여는 자본가정당, 특히 집권 시기 노동권을 대규모로 파괴했던 사회당을 지지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습니다. 그래서 노동조합의 재정치화가 일정하게 이루어졌지만, 완전히 나쁜 방식으로, 계급적 독립성과는 완전히 반대 방향으로 이루어졌습니다. CGT의 사무총장, 소피 비네는 노동자 조직의 이러한 복종을 정당화하기 위해 지금이 '자정 5분 전'이라고 말했습니다. 자정은 파시즘을 의미합니다. 파시즘까지 5분밖에 안 남았으니, 신인민전선에 투표하는 것과 같은 긴급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논리였습니다. 신인민전선의 프랑수아 올랑드를 위해 우리가 대중 집회를 열었기 때문에, 우리가 회의를 열었기 때문에, 우리가 행진을 조직했기 때문에, 파시즘을 막고 극우를 물리칠 수 있었다고 CGT는 말했습니다. CGT는 2023년 연금 투쟁 기간보다 2024년 신인민전선 정치 캠페인에서 더 활동적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CGT는 동네마다 대중 집회를 여는 등 야심차게 정치활동에 나섰습니다. 그들은 대규모 파업이 벌어지던 연금 투쟁 동안에도 그렇게 하지 않았었습니다. 프랑스 노동총동맹(CGT)은 6월 총선에서 신인민전선을 지지했다 이제 우리는 새로운 정부를 갖게 되었는데요. CGT가 파시즘을 물리쳤다고 말하기에는 상황이 역설적이고 모호합니다. 사실 국민연합은 어느 때보다 많은 권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들의 의원 수는 어느 때보다 많습니다. 어느 때보다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CGT의 말을 들으면 파시즘의 위협이 사라진 것 같습니다. 자정 5분 전이 아니라 한낮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위협은 고스란히 살아 있습니다. 1년이 지나면 마크롱이 다시 국회를 해산할 수 있기 때문에 또 다른 선거가 있을 수 있습니다. 마린 르펜도 바로 그 상황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CGT는 순수한 노동조합주의로 돌아갔습니다. 정치적 위기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습니다. 마크롱에게 선거를 강탈당했다고도 말하지 않습니다. 오로지 임금과 연금을 비롯한 경제적 요구만 말합니다. 부르주아 분석가들은 의회가 세 조각으로 나뉜 상태에서 새 정부가 정말 취약하며 사회적 기반이 미미하다는 사실을 지적합니다. 새 정부는 의회를 회피하는 해결책으로 노동조합과의 사회적 대화에 더 많은 무게를 둘 것으로 보입니다. 의회에서 바로 법을 만들려 한다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지만, 노동자 단체 및 자본가 단체와 사회적 합의를 이룬다면 통과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제 프랑스 좌파에는 두 가지 방향이 있습니다. 한편에는 선거에 몰두하는 정치적 좌파가 있습니다. 멜랑숑은 마크롱이 다시 의회를 해산할 경우 치러질 총선이나 2년 반 후에 치러질 대선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불복프랑스와 멜랑숑은 이후에 치를 선거를 준비하며 마크롱을 탄핵하자는 담론과 선동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다른 한편에서 CGT를 비롯한 노조는 이제 더 많은 계급협조주의를 향해, 자본가들과의 더 많은 토론과 협상을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지금 상황에서 혁명적 좌파의 과제는 사람들에게 사기를 북돋고 전략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2023년 연금 개악에 반대해 총파업에 나선 노동자들, 2024년 신인민전선에 투표한 많은 노동자들을 한 번 생각해 봅시다. 그들은 파업을 해도 효과가 없었고, 투표를 하니 더욱 효과가 없었다고 생각할 겁니다. 자본가들이 결과를 존중하지 않기 때문에요. 이런 상황에서 일부 혁명 조직이나 중도파 조직이 우리는 싸워야 한다고 말합니다. 물론 맞는 말입니다. 우리는 싸워야 합니다. 문제는 "무엇을 위해 어느 방향으로" 싸우느냐입니다. 사실 프랑스 노동자계급은 2016년 이후 거의 매년 정말 열심히 싸워 왔습니다. 이제 혁명가들의 임무는 노동자계급이 혁명적 강령과 전략을 갖고 싸워야 한다는 것을 이해하도록 돕는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노동자계급은 노동자정치를 만들어 냄으로써 정치적으로 말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멜랑숑을 넘어서야 합니다. 멜랑숑은 노동자들이 노동조합 운동을 할 수 있지만 혁명과 정치는 시민을 위한 것이며, 의회 절차와 선거를 통한 부르주아 질서를 존중해야 한다고 말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노조관료들을 넘어서야 합니다. 노조관료들은 지금 프랑스를 뒤흔드는 역사적인 체제 위기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서 대신 자본가들과 협상에 나서며 위기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나아가 현 상황을 타개하는 진정한 길은 노동자정부를 수립함으로써 자본주의를 타도하고 자본가를 수탈하여 공산주의로 나아가는 데 있음을 설명해야 합니다. 이와 함께 우리는 이 정권의 모든 반민주적 성격과 반민주적 공격을 서슴없이 비난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급진적인 민주주의 슬로건을 소리 높이 외쳐야 합니다. 개량주의자들은 마크롱을 끌어내리기 위한 시위를 조직하면서 '의회에서 진행 중인 탄핵 절차를 지지하자'고 말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렇게 말합니다. '마크롱을 타도하자. 그러려면 총파업이 필요하다. 노란 조끼 운동이나 2023년 총파업보다 더 큰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것을 준비할 조직이 필요하다. 그런데 당신의 조직인 불복프랑스는 그런 총파업을 조직할 계획에 따라 움직이고 있는가?' 우리는 또한 말합니다. '우리는 마크롱을 끌어내린 뒤 다른 군주나 다른 대통령으로 대체하고 싶지 않다. 설령 그가 좌파라도 말이다. 멜랑숑은 다음번 군주가 되는 게 꿈이지만 우리는 그것을 원하지 않는다.‘ 저는 이게 불복프랑스와 토론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마크롱 정부에 맞서 2023년 프랑스 연금파업, 그 이상의 투쟁을 조직해야할 때다 Reuters 여기서 우리는 1936년 인민전선에 대응했던 트로츠키의 논리를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트로츠키는 프랑스 트로츠키주의자들에게 단일 의회를 위해 싸워야 한다는 점을 놓고 개량주의 지도부 및 기층과 토론하라고 제안했습니다. '우리는 더 이상 대통령이 필요 없다. 상원도 필요 없다. 우리는 보통선거에 의해 선출되고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언제든 소환당하는 의원들로 구성된 단일 의회만 필요하다. 이 의회로 입법권과 행정권을 집중시켜야 한다.‘ 트로츠키는 단일 의회 슬로건을 파업 같은 계급투쟁 방법과 결합함으로써 대중을 운동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사회를 통제하고 선출된 대표자를 통제할 수 있다는 영감을 대중에게 불어넣을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노동자들이 시장의 가격을 통제하고, 공장의 생산을 통제할 수 있는 것처럼 말이죠. 물론 단일 의회는 소비에트가 아닙니다. 이중권력 상황도 아닙니다. 하지만 그런 급진적인 요구는 자본주의에 맞서 싸우지 않고 자본가를 수탈하지 않는다면 민주주의는 단지 말에 그칠 뿐임을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습니다. 지금 정치인들은 자본주의 위기에 따른 비용을 감당하라고, 다가올 전쟁을 위한 비용을 감당하라고 노동자들에게 강요합니다. 이에 맞서 우리는 의원들이 노동자 임금 이상을 받을 수 없고,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언제든지 소환될 수 있는 정치체제를 위해 싸우자고 노동자들에게 호소합니다. 우리는 그와 같은 슬로건이나 요구로 제5공화국에 대한 대중의 불신을 강화하고자 합니다. 계급투쟁의 방법을 통해 대중을 그렇게 준비시키고자 합니다. 불복프랑스는 우리가 이 권위주의 공화국과 싸워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이 공화국의 법률에 따라 싸워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것은 환상입니다. 만일 우리가 대중과 이런 방식으로 대화해 나가지 않는다면, 개량주의자들은 비민주적인 공화국과 정치적 위기에 대해 유일한 비판자 지위를 누리게 될 것입니다. 한 가지 분명하고 확실한 것은 자본가들의 대규모 공격에 맞선 계급투쟁이 머지않아 있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앞으로 몇 주, 몇 달, 또는 몇 년 안에 있겠지만, 몇 주 또는 몇 달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동시에 우리는 이 정부가 정말 잔인하겠지만 또한 매우 허약할 것이라는 점을 이해해야 합니다. 다양한 사회 부문이 이 기회를 이용해 싸워서 뭔가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 작년에 비록 우익적 요소가 강했지만 농민들이 투쟁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우리는 매우 모순적인 요소들과 함께 매우 발작적인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혁명은 순수한 화학적 과정이 아니라고 레닌이 말했습니다. 오른쪽에서도 왼쪽에서도 무언가가 펼쳐지는 복잡한 상황에 혁명가들은 개입해야 합니다. 혁명가들은 대중의 의식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개입하면서, 대중이 개량주의적 환상과 결별하고 더 급진적인 해결책을 찾을 가능성을 대비해야 합니다. 저는 우리 조직, '연속혁명'이 규모는 크지 않지만, 프랑스에서 이 과제에 도전할 수 있는 유일한 혁명 조직이라고 생각합니다. 반자본주의신당(NPA)은 완전히 굴복했고 지금은 불복프랑스의 작은 사본일 뿐입니다. 불복프랑스의 반신자유주의 강령에 순응하면서 자본주의에 대한 모든 비판을 철회했습니다. 반대로 노동자투쟁(LO)은 자신의 회원들이나 노동자들이 정치 상황에 개입하도록 훈련시키지 않습니다. 노동자 권력을 일반적으로 선전하는 데 머무르는 선전주의 태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상황이 매우 빠르게 변화하고 노동자들이 행동의 방향을 찾고 있을 때, 우리는 노동자들에게 행동 강령을 제공해야 합니다. 노동자들의 당면 의식과 노동자 권력에 대한 인류의 필요성 사이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입니다. 지금 혁명가들에게는 가능성과 기회가 매우 풍부한 상황입니다. 우리가 상황의 모든 요소를 고려하여 대중의 의식을 고취하는 올바른 행동 강령을 제안한다면, 개량주의의 부르주아 민주주의적 환상에 강력한 타격을 가할 수 있다고 봅니다. 지금 프랑스 노동자들 대다수는 스스로를 구원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기껏해야 할 수 있는 것은 멜랑숑에게 투표하는 것이고, 더 나쁘게는 르펜에게 투표하는 것입니다. 만일 혁명 조직들이 수동적으로 기다린다면, 상황에 개입하지 않은 채 소비에트가 하늘에서 떨어지기를 기다린다면, 그것은 노동조합 관료와 개량주의 관료에게 가장 큰 선물을 주는 것입니다. 이 경우 개량주의자들은 노동자계급을 위한 정치적 담론과 해결책을 독점하게 될 것이고, 결국 거듭된 패배로 귀결될 것입니다. 로자 룩셈부르크가 말했듯이, 우리가 성공하지 못한다면, 사회주의를 건설하지 못한다면, 야만이 지배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오늘의 자본주의는 이 야만성을 약속하고 있습니다.2024-11-13 | 조회 3,130 -
[번역] 팔레스타인 노동조합의 BDS 압박강화 촉구 공동성명(2024년 10월 19일, 울산 '화물연대운송산업 구조개악 반대! 안전운임제 확대입법 촉구 전국동시다발 결의대회'에서 팔레스타인 울산 긴급행동 소속 동지들이 팔레스타인 연대를 호소했다.) 편집자 주: 가자지구 집단학살이 시작된지 1년이 넘어가는 지금, 팔레스타인의 여러 노동조합이 BDS(이스라엘에 대한 보이콧, 투자철회, 제재를 요구하는 운동)전국위원회를 통해 각국에서 BDS압박을 강화할 것을 요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팔레스타인 노동조합은 약 1년 전인 2023년 10월 16일에도 이스라엘의 집단학살을 가능케하는 각 국가의 모든 공모를 끝내달라는 긴급한 요청을 보낸 바 있다. 특히 이번 요구의 첫 번째 줄에는 한국의 HD현대를 콕 집어 명시하고 있다. HD현대는 정착촌 건설을 위해 팔레스타인 민중의 집을 파괴하는 굴착기를 이스라엘에 수출중이다. 팔레스타인 노동자민중의 호소에 응답하기 위한 한국노동자운동의 실천을 위해, BDS전국위원회에 게시된 공동성명을 번역해 소개한다. ---이하 공동성명 전문--- 팔레스타인 노동조합과 전문직 조합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학살 및 아파르트헤이트에 대한 공모를 종식시키기 위해 BDS 압박을 강화할 것 촉구합니다 점령, 포위된 가자지구에서 230만 명의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학살이 생중계된 지 1년이 넘은 지금, 팔레스타인인들은 이스라엘의 집단학살, 그리고 수십 년 동안 지속된 정착민 식민주의, 점령, 아파르트헤이트 정권에 저항하기 위해 단결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전 세계 노동조합과 노동자들에게, 전체 팔레스타인 민중, 또한 무엇보다도 레바논의 형제같은 민중들에 대한 국가, 기업, 기관들의 이스라엘 범죄행각 공모를 종식시키기 위해, BDS 압력을 강화할 것을 촉구합니다. 국제 노동자들의 연대는 공모를 끝내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이는 도덕적 문제일 뿐만 아니라 법적 의무이기도 합니다. 이스라엘의 집단학살, 점령, 아파르트헤이트에 대한 국제사법재판소의 판결, 유엔 인권이사회의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금수조치 촉구, 유엔 총회의 제재 요구는 모두 BDS 조치가 옳을 뿐만 아니라, 법적 의무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팔레스타인 해방 투쟁을 지지하기 위해 작년에 전 세계 노동조합이 취한 가장 고무적인 조치 중 일부를 소개합니다: - 140개국 5천만 명의 광업, 에너지 및 제조업 분야 노동자를 대표하는 글로벌 노동조합 연합인 IndustriALL 글로벌 유니온(IndustriALL Global Union)은 BDS를 지지했고, 이로써 BDS를 지지하는 가장 큰 노동조합 단체가 되었습니다. - 노르웨이의 100만 명에 달하는 강력한 노동조합 연맹 LO는 세계 최대 규모인 노르웨이 국부펀드가 약 5억 달러 규모의 이스라엘 국채를 전량 투자철회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 수천만 명의 노동자를 대표하는 주요 인도 노동조합들은 인도 정부에 팔레스타인 노동자를 대체하기 위해 인도 노동자를 이스라엘로 '수출'하는 계약을 취소할 것을 요구하며, 노동자들에게 이스라엘 제품 불매 운동, 그리고 이스라엘 화물을 취급하지 말 것을 촉구했습니다. - 벨기에, 인도, 카탈루냐, 이탈리아, 그리스, 터키, 캘리포니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항만노동자 노동조합은 이스라엘 선박 또는 이스라엘로 향하는 무기 선적에 맞선 행동을 실시했습니다. - 550만 명의 노동자와 48개 노조를 대표하는 영국노동조합회의(TUC)는 만장일치로 이스라엘의 점령과 아파르트헤이트 체제에 대한 전면적인 무기금수조치를 촉구하며, 정부에게 대량학살을 방지해야 할 의무를 상기시켰습니다. - 6개 대륙 27개 이상의 국가에서 10만 명의 조합원이 속한 앱 기반 운송노동자노동조합국제연합인 IAATW는 셰브론 주유소 보이콧을 결정했습니다. - 영국 최대 연기금 중 하나인 USS는 대학 노조(UCU)의 압력으로 1억 달러가 넘는 이스라엘 국채 자산을 매각했습니다. - 전체 조합원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는 미국의 7개 주요 노동조합이 사상 처음으로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군사 원조를 중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 에콰도르노동자총연맹(UGTE)은 이스라엘 문화 보이콧을 포함한 BDS를 지지하며, 스스로를 ‘이스라엘아파르트헤이트자유지대(AFZ)’로 선언했습니다. - 27,000명의 대학 노동자를 대표하는 호주 고등교육노조는 모든 이스라엘 공모 대학에 대한 보이콧을 지지하고, 호주 대학들에 이스라엘 군 및 그 공급업체와의 관계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 프랑스의 ‘CGT 탈레스(Thalès)’(이 무기 회사 노동자들을 대표하는 노동조합)는 “가자지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고려해, 이스라엘과의 모든 협력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가장 최근에는 CGT의 파리지부가 BDS를 지지했습니다. - 오스카상 수상자를 포함한 할리우드 SAG-AFTRA 노조원 700명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집단학살과, 팔레스타인 언론인 학살을 규탄했습니다. - 아르헨티나의 ATE 코르도바 노동조합은 스스로를 ‘이스라엘 아파르트헤이트 자유지대’로 선언하며, BDS를 지지했습니다. - 스코틀랜드예술가연합과 아일랜드예술가연합(프락시스)은 모두 이스라엘 문화 보이콧을 포함한 BDS를 지지했으며, 아일랜드예술가연합은 스스로를 ‘이스라엘아파르트헤이트자유지대(AFZ)’로 선언했습니다. 팔레스타인대학교수및직원노조연맹(PFUUPE)과 약 1만 명의 대학 노동자를 대표하는 팔레스타인과학기술아카데미(PalAST)는 “이스라엘의 전쟁 범죄, 반인도 범죄, 집단학살에 연루된 이스라엘 대학 및 연구 센터와의 협력 계약을 검토, 유예, 단절”하려는 전 세계 대학들의 조치를 환영했습니다. BDS 압력은 해방, 정의, 난민의 귀환을 위해 싸우는 팔레스타인 투쟁에 대한 가장 효과적인 국제연대의 형태이며, 공모를 종식시키기 위한 민중의 힘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2023년 10월부터의 우리의 요청에 따라 여러분 모두가 BDS 압력을 강화해 주실 것을 요청합니다: 1. 인텔, 셰브론, 아마존, 구글, HP, 캐터필러, HD현대, 까르푸, 맥도날드, 화낙, 지멘스, AXA 등과 같은 연루 기업에 해당되는 경우, 계약&투자에서 제외하고 계약, 투자를 철회하십시오. 소속 기관(시의회, 대학 등) 또는 고용주에게 같은 조치를 취하도록 압력을 가하십시오. 또한 전략적 정의 운동(학생 주도 단체 등)과 협력해 대학과 시의회와 같은 기관이 이스라엘의 집단학살, 인종차별, 군사점령을 지원하거나 이를 가능하게 하는 군사, 테크 및 기타 기업과의 관계를 단절하도록 압력을 행사하십시오. 이는 컬럼비아대학교 산하 유니온 신학대학, 샌프란시스코 주립대학교, 리치몬드(캘리포니아), 리에주(벨기에), 오슬로(노르웨이), 벨렘(브라질) 시의회 등에서 성공적으로 수행된 바 있습니다. 2. 집단학살을 위한 무기 거래를 중단시키세요: 이스라엘의 집단학살을 위한 군사 및 이중용도 품목의 제작, 취급, 운송을 거부하십시오. 시위, 피켓, 정부 로비, 법적 조치, '관료적' 조치, 미디어 캠페인을 통해, ‘편의치적 제공’ 중단을 포함해 이스라엘행 선박과 군용화물을 막으십시오. 3. 집단학살과 아파르트헤이트를 위한 기술은 안 됩니다! 테크산업 노동자들과 노동조합에 호소합니다: 이스라엘의 집단학살을 가능하게 하거나 아파르트헤이트를 자동화하는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HP, 인텔, 팔란티어, 시스코와 같은 기업의 공모를 끝내기 위한 힘을 구축할 수 있게 테크산업 내에서 조직하세요. 4. 정부가 공모를 중단하고 군사 금수조치 및 제재를 부과하도록 압력을 가하십시오! 팔레스타인 시민사회의 정책 지침과 요구 사항을 여기에서 계속 확인하세요. 5. 아파르트헤이트 노동조합과의 관계 단절: 식민주의와 아파르트헤이트의 한 축인 이스라엘(노동조합연맹) 히스타드루트와의 관계를 단절하십시오. 서명: Palestinian General Federation of Trade Unions (PGFTU) - Gaza (팔레스타인노동조합총연맹 - 가자지구) General Union of Palestinian Workers (GUPW) (팔레스타인노동자총연합) Palestinian Union of Postal, IT & Telecommunications Workers (팔레스타인우편, IT및통신노동자연합) Federation of Independent Trade Unions (팔레스타인독립노동조합연맹) General Union of Palestinian Teachers (GUPT) (팔레스타인교사총연합회) General Union of Palestinian Women (팔레스타인여성총연합) The Palestinian New Federation of Trade Unions (팔레스타인새노동조합연맹) Palestinian Bar Association (팔레스타인변호사협회) Palestinian Dental Association - Jerusalem Center (팔레스타인치과협회 - 예루살렘센터) Palestinian Pharmacists Association - Jerusalem Center (팔레스타인약사협회 - 예루살렘센터) Medical Association - Jerusalem Center (팔레스타인의학협회 - 예루살렘센터) Engineers Association - Jerusalem Center (엔지니어협회 - 예루살렘센터) Agricultural Engineers Association - Jerusalem Center (농업기술자협회 - 예루살렘센터) Veterinarians Syndicate - Jerusalem Center (수의사신디케이트 - 예루살렘센터) Palestinian Journalists’ Syndicate (PJS) (팔레스타인언론인노동조합) Union of Workers in Local Bodies - Hebron (지역단체노동자연합 - 헤브론) Southern Electricity Company Employees Union (남부전기회사직원노동조합) Association of the Financial Sector Employees (금융분야직원협회) Health Services Employees’ Association (의료서비스직원협회) Palestine Electricians Trade Union (팔레스타인전기공노동조합) Jawwal Employee Association (자왈직원협회) The National Trade Union for Banking and Insurance (은행및보험전국노동조합)2024-10-29 | 조회 2,124 -
학살지원 대학에 자유·정의·진리는 없다!지난 10월 4일 오후 2시, 고려대학교 본관 앞에서 학생사회주의자연대 고려대모임, 고려대학교 소수자인권위원회 등 고려대 학내 8개 단위와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중공업지부 사내하청지회가 공동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학살지원 기업에 대한 고려대학교의 협력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공동주최 단위뿐만 아니라 팔레스타인평화연대 활동가, 고려대학교 팔레스타인 연대동아리 쿠피예(KUfiya) 회원, 고려대 청소/주차/경비 노동자들이 소속된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고려대분회 조합원 등 30명에 가까운 인원이 참여했다. 기자회견 참여자들은 이스라엘이 2023년 10월 7일 이래 팔레스타인 집단학살이 1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으며 학교, 대학 등 교육시설이 파괴되는 상황에서 고려대학교가 이스라엘 대사관, 대학을 비롯한 이스라엘 국가기관과의 협력을 중단하고,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거주지를 파괴하는 HD현대 등 방산 기업과의 산학협력을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고려대 소수자인권위원회 소속 김다희 활동가는 “우리는 지금 이 순간에도, 동시대적으로 일어나는 집단학살의 목격자로서,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비극을 막을 책임을 공유”하고 있으며, 고려대학교가 이스라엘 및 학살지원 기업과 연루된 이상, “집단학살 아래 ‘혁신’도 ‘비전’도 ‘발전’도 없다”며 고려대 당국의 즉각적인 이스라엘 협력 중단과 학생들의 행동을 촉구했다. 고려대학교 생활도서관 권세연 활동가는 “학교가 ‘교육으로 나라를 구하는 세계 속의 고려대학교’라는 교육이념을 배반하고 있지 않은지 돌아봐야 한다”고 기자회견문을 빌려 고려대학교를 규탄했다. 팔레스타인평화연대 유지 활동가는 이스라엘의 학술, 첨단 산업분야의 혁신성과 ‘스타트업 국가’라는 이미지가 “팔레스타인 점령과 이들 주민들에 대한 권리 박탈 상황을 기반으로 하고 있고 이를 경제적 수입과 정치적 자원으로써 활용”한 결과이며, “고려대학교를 포함한 국내 학술기관 역시 이스라엘과의 학술, 기술 교류에 대해 전면적으로 제고하고 국제법을 포함한 보편적 인권의 원칙에 따라 행동”해야 함을 강조했다. 고려대에 재학 중인 팔레스타인 유학생도 익명으로 발언을 전하며 1948년 나크바(이스라엘 건국과 동시에 진행된 팔레스타인 원주민 집단학살과 대규모 강제추방) 이래 “팔레스타인에서 살고있는 팔레스타인인들이 매일 위험에 처해” 있고, “팔레스타인을 아직 가보지 못한 팔레스타인인들은 매일 우리의 나라를 그리워하면서 살고 있다”며 이스라엘과 협력하는 기업에 대한 보이콧 등 연대를 호소했다. HD현대건설기계 사내하청업체 서진ENG 해고노동자인 동시에, 울산에서 HD현대건설기계의 대이스라엘 굴삭기 수출에 맞선 투쟁에 앞장서고 있는 변주현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사내하청지회 선전편집부장도 이날 기자회견에 참여해 HD현대, 한화 등 집단학살 공범기업과 고려대가 협력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었다. 변주현 선전편집부장은 HD현대건설기계 노동자들이 만든 굴삭기가 팔레스타인 마을을 파괴하고 부수며 팔레스타인인들을 죽이는 전쟁범죄에 사용되는 것에 대해 HD현대건설기계 노동자로서 자괴감이 들며, 유엔총회결의안에는 ‘이스라엘의 불법점유에 회사 및 단체가 지원하거나 유지하는 활동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되어있지만 이를 철저히 외면하고 있는 HD현대건설기계에 맞서 노동자들이 팔레스타인을 지지하고 엄호해야 한다며, 노동자와 학생이 함께 팔레스타인에 연대하여 투쟁해야 한다는 결의를 밝혔다. 기자회견 참여자 일동은 기자회견을 마무리하는 퍼포먼스로 고려대학교 본관이 인쇄된 판넬을 하나씩 넘기며 고려대학교의 이면에 감추어진 팔레스타인 집단학살 공범행위를 규탄했다. 김동원 총장과 아키바 토르 전 주한이스라엘 대사의 면담 장면을 촬영한 사진, 팔레스타인 거주지 파괴에 사용된 HD현대 굴삭기와 이스라엘에 협력중인 HD현대, 한화 로고가 인쇄된 사진, 파괴된 가자지구 대학과 함께 팔레스타인 점령과 학살에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히브리대학, 텔아비브 대학 등 이스라엘 대학 로고가 인쇄된 사진이 하나씩 공개되는 가운데, 참여자들은 ‘Free Palestine’, ‘Israel you can’t hide‘, ’고려대도 공범이다! 학살지원 중단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팔레스타인 집단학살을 외면하는 고려대학교를 향한 분노를 보여주었다. 기자회견 종료 후, 참여자 일동은 고려대학교 총장 면담요청서 및 공개서한을 가지고 총장 면담을 요구하러 본관 진입을 시도했으나, 고려대 당국은 본관 현관을 봉쇄한 채 무대응으로 일관했다. 이에 여러 차례 구호를 외치고 문을 두들기며 항의행동을 진행한 후에야 총장이 아닌 본관 상주 직원이 나와 문틈으로 공개서한을 수령했다. 이미 기자회견 수일 전 고려대학교 당국은 이스라엘과의 협력 정황을 확인할 수 있는 자교 홈페이지 내 ‘총장동정’페이지를 폐쇄하고 외부 접근을 차단한 바가 있다. 기자회견 참여자 일동은 이와 같은 고려대학교 당국의 무성의·무책임한 태도에 맞서 고려대학교 당국이 팔레스타인 학살공범 행위를 중단하라는 요구를 수용할 때까지 대학구성원 연서명 등 공동의 대응을 이어나갈 예정이다.2024-10-07 | 조회 2,096 -
집단학살 공범 고려대학교의 행보를 규탄하며 - 집단학살 1년, 캠퍼스 팔레스타인 연대운동의 전략편집자 주: 9월 23일(월), 고려대학교 생활도서관에서 '집단학살 1년, 캠퍼스 팔레스타인 연대운동의 과제'를 주제로 공개강연회&토론회가 열렸다. 독일 대학가 팔레스타인 연대운동에 관한 1부 강연에 이어, 2부에서는 고려대학교의 이스라엘과의 교류협력 현황, 그리고 이를 중단시키기 위한 당면한 과제에 대해 설명했다. 당일 강연회의 발제문을 발제자의 동의를 구해 지면에 싣는다. 1. 가자지구 집단학살 1년, 그리고 교육학살(Scholasticide) 2023년 10월 7일 이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학살이 1년에 가까워지고 있다. 이스라엘의 집단학살로 인한 사망자는 4만 명을 넘어섰고, 92,000여 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 중 희생자의 70%는 여성과 어린이다. 이스라엘이 주거지와 일터, 병원, 학교, 수도, 전기시설을 비롯한 기반시설까지 무자비한 폭격을 자행하며 가자지구 주민의 일상생활은 완전히 파괴되었고, 170만 명이 기아와 전염병으로 고통받고 있다. 이스라엘의 잔학행위 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영역 중 하나는 학교, 대학 등 교육기관을 대상으로 한 무차별적 폭격과 학살, 이른바 교육학살(Scholasticide)이다. 교육학살은 2008~09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 당시, 학교, 교육부 등 교육과 건물이 표적이 된 상황을 묘사하기 위해 옥스퍼드 대학의 카르마 나불시(Karma Nabulsi) 박사가 고안한 용어다.1) 1) 2008년 12월,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공습에 나서며 유엔 난민구제사업국 관할 학교에 백린탄을 투하한 행위로 국제사회에 큰 비난을 받았다. 지난 11개월 동안 가자지구 내에선 수천 명의 학생과 수백 명의 교사가 사망하고 수백 개의 학교가 파손되거나 파괴되었다. 가자지구에 있는 학교의 40% 이상(288개)은 유엔 팔레스타인 구호 사업국(UNRWA)이 운영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직접 운영하거나 민간에서 관리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가자지구 주민 230만 명 중 85% 이상이 난민이 된 가운데, 현재 모든 학교가 문을 닫은 상태이다. 2023년 11월 6일 팔레스타인 교육부는 2023~2024학년도 학기를 공식적으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2023년 10월 27일 기준 가자지구 625,000명 이상의 학생과 22,500명 이상의 교사가 있다고 보고했고, 현재 이들은 학습권과 교육권을 전적으로 박탈당한 상태다. 팔레스타인 교육부에 따르면 최대 280개의 정부 학교와 65개의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기구(UNRWA) 운영 학교가 파괴되거나 피해를 당하였다. UN 발표에 따르면 2023년 10월 7일 이후 6개월간 학생 5,479명, 교사 261명이 이스라엘군에 의해 살해당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학교의 90%는 직간접적인 피해를 당하였으며, 학교 건물의 약 29%는 철거되거나 심하게 파손되어 사용할 수 없는 상태이다. 가자지구 내 최소 133개의 학교가 가자지구 내 이재민들의 피난처로 사용되고 있으며, 190만 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 한 가운데 대부분의 학교가 포화상태다. 이스라엘은 대피소 역할을 하는 여러 학교를 공격하여 집과 삶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들을 무차별적으로 살해했다. 2023년 11월, 이스라엘군은 유엔난민기구가 운영하는 알 파쿠라 학교를 공격해 최소 15명이 사망했고, 일주일 후에는 알 부라크 학교에서 최소 25명이 사망했다. 2023년 12월에는 샤디아 아부 가잘라 학교 공격으로 여러 명이 목숨을 잃었다. 유니세프에 따르면 7월 6일 기준으로 가자지구의 318개 학교가 직접 공격의 표적이 되었으며, 그 이후에도 수십 건의 공격이 발생했다. 유엔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8월에만 총 16차례에 걸쳐 가자지구에 위치한 학교를 공습했다. 제네바 협약은 학교 공격이 위반임을 명시적으로 명시하고 있으나, 학교를 향한 공격은 ‘하마스 대원 색출’을 명목으로 계속되고 있다. 이스라엘의 표적에는 대학도 예외가 아니다. 국제연합개발계획(UNDP)에 따르면 팔레스타인의 문해율은 92.4%로, 이는 싱가포르와 비슷한 수준이다. 팔레스타인의 대학을 비롯한 학술기관은 수학, 공학, 비즈니스와 같은 분야에서 높은 성과를 거두어왔다. 그러나 대학을 포함한 고등교육 기관은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완전히 마비되었다. 팔레스타인 통신사 와파에 따르면, 가자지구의 고등 교육 기관 12곳이 파손되거나 파괴되어 대학교육이 완전히 중단되었다. 제네바에 있는 유로메드 인권 모니터는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의 모든 대학을 단계적으로 체계적으로 파괴했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 언론은 이스라엘군이 가자시티 남부에 있는 이스라 대학을 폭약으로 철거하는 영상을 보도했다. 해당 캠퍼스는 이스라엘군에 의해 점령당한 이후, 폭파 직전까지 군사기지와 구금시설로 사용되었다. 유로메드 인권 모니터는 이미 94명의 대학교수가 이스라엘군에 살해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학습의 터전을 전적으로 상실한 가자지구 학생들은 피난민 캠프와 천막을 거점으로 열악한 환경에서 교육을 이어나가고 있다. 파괴된 학교와 교원을 포함한 교육 인프라를 재건하는 작업에는 최소 몇 달, 수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온라인 학습이 고려되고 있지만, 통신, 전력 등의 인프라가 파괴되고, 집을 떠나 피난을 끊임없이 이어가야 하는 상황에서 온라인 수업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미 서안지구에서는 이스라엘의 군사활동과 정착민들의 폭력이 극심해지면서 온라인 수업으로의 전환이 이루어졌다. 가자지구의 교육 시스템에 대한 고의적인 파괴는 한 세대의 지적·사회적·문화적 역량 증진과 재생산을 파괴한다는 측면에서 이스라엘이 추구하고 있는 민족 말살-아파르트헤이트- 정책의 연장선에 있다. 미국, 영국 등 이스라엘의 식민지배에 동조하고 있는 제국주의 국가들은 가자지구 대학과 학교의 재건 과정에서 팔레스타인의 독립적인 교육 가능성을 없애려는 계획을 홍보하며 서구와 이스라엘의 식민주의적 헤게모니를 중동 사회 전체에 관철하려 하고 있다. 교육학살은 수십만의 아동과 수백만의 팔레스타인 민중의 미래를 파괴할 뿐만 아니라, 이를 방치하는 국제사회의 인도적 위기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2)3) 2) Scholasticide must not be normalised, 「Al Jarzeera」, 2024.09.06. https://www.aljazeera.com/opinions/2024/9/6/scholasticide-must-not-be-normalised 3) How Israel has destroyed Gaza’s schools and universities, 「Al Jarzeera」, 2024.01.24. https://www.aljazeera.com/news/2024/1/24/how-israel-has-destroyed-gazas-schools-and-universities 2. 집단학살 공범 고려대학교의 현주소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민중의 교육받을 권리를 철저하게 말살하고 있는 상황에서 고려대학교는 학살의 주범인 이스라엘 당국과의 협력을 강화하려 하고 있다. 고려대학교는 십수년 전부터 이스라엘 대사관과 수차례에 걸쳐 관계를 맺으며 이스라엘 정부, 이스라엘 대학과 고려대 간의 학술적 연계를 강화하고, 이를 재정확보의 수단으로 삼으려 하고 있다. 고려대학교는 2014년부터 예루살렘 히브리 대학교(Hebrew University of Jerusalem)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있다. 고려대학교가 가맹 학교로 있는 베니스 국제대학(Venice International University)은 20개 대학의 컨소시엄 형태로 운영되는데, 여기에는 텔아비브 대학(Tel Aviv University)이 참여하고 있다. 베니스 국제대학은 2024년 여름 계절학기 단기 교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본교 공식 교환학생 프로그램인 ISEP에 가맹된 이스라엘 대학은 없으나, 경영대학에서 예루살렘 히브리대학교와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운영해왔다. 아래의 총장동정 보고 항목은 이스라엘과 고려대 간의 관계망이 십수년 이상 이어져 왔음을 말해준다. 특히 2023년 이후 보고로부터 연계가 확인되는 아키바 토르 주한이스라엘 대사는 10월 7일 미디어와 비공개 대학 강연을 활용하며 팔레스타인 집단학살을 옹호해온 인물이다. 2005년 2월 21일 어윤대 총장-박경탁 주 이스라엘 한국대사 면담. 이스라엘 국가연구기관과의 학생교환, 생명과학분야 공동연구 등 논의. 2005년 12월 5일 어윤대 총장-이갈 카스피(Yigal B. Caspi) 주한 이스라엘대사 면담, 고려대 100주년 기념행사로 예루살렘 히브리대학 총장 참석. 2006년 7월 20일 여윤대 총장-이스라엘 과학기술부 차관 겸 국가 수석과학자 Mina Teicher 교수 접견. 자연계 분야에서 이스라엘 대학과의 협력 의견을 교환, 이갈 카스피(Yigal B. Caspi) 주한이스라엘 대사 참석. 2017년 7월 3일 염재호 총장과 이갈 에르리히(Yigal Erlich) 요즈마그룹 회장과 하임 호센(Chaim Choshen) 주한 이스라엘 대사 접견. 요즈마그룹은 1993년 설립된 이스라엘 벤처캐피탈, 20개 회사를 나스닥 상장, 매각하여 40억달러 규모로 성장. 고려대-요즈마 그룹간 창업 인재 육성에 관한 MOU 체결. 창업 지원을 위한 요즈마 캠퍼스 유치, 교내 융합창업교육과정 개설 협력 2023년 8월 6일 김동원 총장과 아키바 토르(Akiva Tor) 주한 이스라엘 대사가 만나 고려대학교 발전기금 확충 및 협력방안 논의함 2024년 4월 16일 김동원 총장과 아키바 토르 주한 이스라엘 대사 간 면담. ‘이스라엘과 한국 대학의 비전과 발전을 위한’ 한-이스라엘 캠퍼스 간 협력시스템 논의. 고려대-이스라엘 간 혁신에 대한 협력 강화 방안 논의, 국제학부 학생들과 만나 ’하마스-이스라엘 전쟁‘에 대한 해결 방안 논의. 고려대학교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예루살렘 히브리대학, 텔아비브 대학은 이스라엘 정부와의 긴밀한 유착 하에 팔레스타인 식민지배를 정당화하고 집단학살을 ‘효율적’, ‘체계적’으로 수행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해왔다. 예루살렘 히브리 대학교는 설립 자체부터 나크바(Nakba)4)와 맥락을 같이 한다. 예루살렘 히브리 대학교 캠퍼스는 동예루살렘 스코푸스 산에 입지해있는데, 이곳은 20세기 초 팔레스타인의 불법점령 과정에서 이스라엘의 월경지로 귀속되었다. 학생 기숙사 중 일부는 이스라엘의 불법 정착촌에 위치해있다. 히브리대학교는 고교졸업자를 대상으로 소수의 엘리트를 선발하여 첨단 군사과학 인재로 육성시키는 ‘탈피오트’ 군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해당 프로젝트는 이스라엘 공군과 육군의 후원을 받는다. 탈피오트 프로그램을 졸업한 학생들은 군 복무와 고등교육을 병행하며 이스라엘군의 R&D와 정보전에 동원되고 있다. 탈피오트 프로그램은 이명박정권 시기 국방부 주도로 고려대학교에 설립된 계약학과인 사이버국방학과의 설립, 운영에 중대한 모티브가 되었다.5) 4) 아랍어로 ‘재앙’을 의미. 1948년 5월 14일 이스라엘의 독립선포 이후 75만 명이 넘는 팔레스타인인들이 삶의 터전에서 강제로 추방된 사건을 지칭. 5) 고려대학교 사이버국방학과 소개문은 아래와 같다. “사이버국방학과의 목표는 사이버테러와 사이버전쟁의 위협으로부터 대한민국을 방어할 사이버보안 전문장교들로 양성하는 것으로 세계 보안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이스라엘의 탈피오트와 같은 성공사례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텔아비브 대학교는 이스라엘군∙방산업체와 산학 협력 기관을 운영하고 있으며, 친 이스라엘 선전을 목적으로 하는 하즈바라 강의를 운용하고 있다. 텔아비브 산하 이스라엘 국가안보연구소(INSS)는 압도적 군사력으로 민간 시설과 기간산업을 파괴하고, 주민을 학살해 집단 처벌하는 것을 군사작전의 원칙으로 삼는 다히야 독트린을 개발한 곳이다. 다히야 독트린은 지금의 가자지구를 향한 집단학살, 그리고 교육학살을 포함한 무참한 기반시설 파괴를 통해 실현되고 있다. 팔레스타인 점령과 집단학살에 동조하며 막대한 이윤을 거두어들이고 있는 재벌/방산기업은 대학을 잠식하고 있다. 고려대에 100억 원 이상의 기부금을 납부한 삼성, SK, LG는 이스라엘 현지 법인을 운용하고 있다. 고려대의 주요 후원자인 현대그룹 계열사 HD현대는 팔레스타인 주민의 거주지를 파괴하고, 불법 유대인 정착촌 건설에 사용되는 중장비를 생산하고 수출하며 BDS 운동의 보이콧 대상 기업으로 오른 대표적인 학살지원 기업이다. 그럼에도 HD현대는 아랑곳하지 않고 학내에서 채용설명회를 열며 ‘인권경영’이란 외피로 자신들의 행보를 포장하려 하고 있다. 방산기업인 한화시스템은 2019년 고려대학교 공과대학과 ‘인간 중심 인공지능(HCAI) 공동 연구센터’ 설립을 시작으로 산학협력를 강화하고 있다. 2022년 4월에는 고려대학교 정진택 총장이 참여한 자리에서 인공지능공학연구소(KU-AIER, Korea University Artificial Intelligence Engineering Research Center)와 ‘미래 인공지능 핵심기술 공동연구’를 위한 산학협력 발대식을 열었다. 고려대학교는 한화시스템과 함께 2024년 9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진행되는 채용연계형 현장실습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2021년 10월 21일 이스라엘의 방산업체인 엘타 시스템(Elta Systems), 엘빗 시스템(Elbit Systems)과 "기술 협력 증진 및 신규 수출 기회 모색"을 위한 양해각서 (MOU)를 체결한 전력이 있다. 엘타 시스템은 킬러 드론을 공급하는 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 (Israel Aerospace Industries; IAI)의 자회사로, 현재 점령지 내의 팔레스타인 마을을 조직적으로 파괴하기 위해 무인 D9 불도저를 시험하고 있다. 엘빗 시스템은 이스라엘 군이 사용하는 드론과 지상 장비의 85%를 생산하고 있으며, 2009년, 2012년, 2014년 가자지구 민간인 학살 당시 이스라엘 군에 드론을 판매했다. 또한 엘빗 시스템은 국제사법재판소(ICJ)가 2004년 국제법에 따라 불법으로 규정한 서안 지구 분리장벽의 감시 시스템을 공급했다. 엘빗은 2008년 이스라엘군이 가자기구의 학교, 병원에 투하하여 국제사회의 비난을 얻은 백린탄과 집속탄 등 대량살상무기를 생산해온 전력이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자회사 한화디펜스 오스트레일리아는 엘빗이 공급하는 30mm 유인 포탑과 기타 시스템을 탑재한 전차를 제작해 호주에 수출하는 8천억 원(6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스라엘군은 현재 AI기반 표적지시 체계인 ‘라벤더’를 활용하며 민간인과 거주구역을 대상으로 한 폭격을 정당화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집단학살에 연루된 기업과 산학협력을 체결하며 ‘인간 중심 인공지능’을 운운하는 것은 고려대학교의 윤리적 파산을 의미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 3. 고려대 학내 팔레스타인 연대운동의 과제 1) 이스라엘과의 학술교류 중단, 재벌/방산기업의 대학기업화 중단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집단학살이 계속되고 있는 지금, 고려대학교와 이스라엘 당국과의 모든 연결을 끊어내기 위한 실천이 절실한 상황이다. 팔레스타인 민중은 ‘학술 교류’라는 명분으로 점령과 학살에 동조하는 이스라엘 학술기관과의 교류 중단을 호소하고 있다. 가자지구 대학의 학자들과 대학 행정당국은 전 세계에 공개서한을 보내 대학과 이스라엘 간의 학술적/재정적 연결을 중단하는 것이 팔레스타인 해방으로 향하는 경로임을 전하고 있다. 우리는 전 세계의 친구들과 동료들에게 점령지 팔레스타인에서 계속되는 학살에 저항하고, 파괴된 대학을 재건하는 데 함께 협력하며, 교육기관의 무결성을 우회, 삭제 또는 약화시키려는 모든 계획을 거부할 것을 촉구합니다. 가자지구 젊은이들의 미래는 우리에게 달려있으며, 우리가 이 땅에 남아 다음 세대를 위해 계속 봉사할 수 있는 능력은 우리에게 달려있습니다. (중략) 우리는 점령된 가자지구의 점령군 폭격 아래서, 라파의 난민 캠프에서, 이집트와 다른 호스트 국가의 임시 망명지에서 이 호소문을 발표합니다. 이스라엘 점령군이 우리 국민에 대한 집단 학살 캠페인을 매일 계속하며 집단과 개인의 삶의 모든 측면을 제거하려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는 이를 널리 알리고 있습니다. 2024년 4월 17일 미국 컬럼비아 대학을 시작으로 하여 전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는 대학가 팔레스타인 연대운동은 팔레스타인 집단학살 중단과 함께. 대학의 이스라엘과의 투자관계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팔레스타인 민중의 요구와 맞닿아있다. 이스라엘 대학이 팔레스타인 점령, 정착민 식민주의, 아파르트헤이트 체제의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가운데, 특정 대학과 이스라엘 정부·대학 간의 연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팔레스타인의 이스라엘 학술 및 문화 보이콧 운동(PACBI-편의상 학술적 보이콧으로 칭함)’은 팔레스타인 해방을 향한 유효한 전략이 될 수 있다. 학술적 보이콧은 이스라엘 학술 기관과의 행사, 활동, 계약, 프로젝트 등 모든 형태의 협력을 취소하고, 이스라엘을 홍보하거나 이스라엘의 국제법 위반을 은폐하는 선전 활동에 대한 보이콧을 촉구하는 전략이다. 많은 캠퍼스 점거 운동이 학술적 보이콧 전술을 채택하여 이를 실천적 요구로 구체화해왔다.(전진 대학가 팔레스타인 시위 기사 링크) 고려대 학내에서의 팔레스타인 연대운동 역시, 고려대와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이스라엘 대사관, 그리고 대학 등 학술기관과의 교류를 중단하는 것을 요구로 제시해야 한다. 학술적 보이콧은 개인이 아닌 연루된 이스라엘 학술기관에 대한 보이콧인 동시에, 팔레스타인 민중의 고통을 돈벌이의 기회로 삼아온 기업의 재정지원과 학술적 교류에 대한 보이콧이기도 하다. HD현대, 한화시스템 등 팔레스타인 학살을 지원하며 막대한 수익을 벌어들이고 있는 재벌/방산기업이 기부금, 산학협력을 매개로 대학기업화를 가속하는 상황도 멈춰 세워야 한다. 직접적으로 확인되지 않으나, 총장과의 면담을 통해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는 이스라엘 당국의 대학 재정지원 여부와 그 규모에 대해 우리는 정보의 투명성 보장에 기초한 알 권리가 있으며, 그것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이를 단호하게 끊어낼 수 있는 운동을 조직해야 한다. 궁극적으로, ‘팔레스타인 연대’를 말하고 실천하는 것이 금기시되고 있는 대학은 자본의 종속을 거부하고, 공공의 운영 하에 사회정의를 구현하는 학문공동체로 재편되어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학술적 보이콧 운동은 이스라엘 학술기관이 BDS 요구안에 명시된 대로 이스라엘 당국과 관련 기업이 팔레스타인 국민의 권리를 인정하고 이스라엘의 국제법 위반에 대한 모든 형태의 공모를 끝낼 때까지 계속되어야 한다. 2) 억압과 차별에 맞서 팔레스타인 해방운동의 전망 찾기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내부의 세속주의적 경향을 포함한 동학과 무관하게 팔레스타인 전체를 성차별 국가, 퀴어억압 국가로 매도하며 자신을 유일한 중동의 성평등, 퀴어친화, 친환경 국가로 선전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자국 내 프라이드 행진을 비롯해 기업의 성소수자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지만, 정작 이스라엘에서 동성결혼은 여전히 불법이며, 팔레스타인 성소수자 난민 역시 탄압하는 등의 핑크워싱을 자행하고 있다.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은 지난 6월 1일 퀴어퍼레이드에 참여한 미국, 영국, 독일 등 제국주의 대사관 부스 앞에서 이들의 핑크워싱을 규탄하며, 이들의 이스라엘을 향한 경제적, 군사적, 외교적 지원에 대한 항의행동을 펼쳤다. 이스라엘의 집단학살/아파르트헤이트의 이념적/물질적 기반인 제국주의와 식민주의는 오늘날 벌어지고 있는 기후부정의의 원천이다. 이는 단순히 전쟁행위가 막대한 탄소배출을 일으킨다는 것과 다른 차원의 문제이다. 예컨대 팔레스타인 영토를 대상으로 하는 이스라엘의 산림조성 사업은 이스라엘의 녹색식민주의 정책과 체계적인 팔레스타인 점령 전략의 일환으로 쓰이고 있다. 기후위기의 원인과 결과에 불평등 체제가 있음을 직시하는 기후정의운동은 그 근원에 있는 제국주의와 식민주의를 철폐하는 전망과 함께해야 한다. “가자지구에서는 물의 97%가 인간이 마실 수 없을 정도로 오염되었습니다. 인구 밀집 지역에서 폭탄을 터뜨리는 것은 사람의 목숨을 빼앗을 뿐만 아니라 토양과 대기를 오염시켜 가자 주민들이 살 수 없게 만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은 지속가능성의 선두주자라고 자화자찬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이 태양광 발전과 관개 시설을 자랑하는 동안 굴착기가 옛 올리브 나무 숲을 헤집고 폭격이 마을을 통채로 파괴하고 있습니다. 이는 그저 팔레스타인의 땅과 자원을 수탈하고 파괴하는 것을 숨기기 위한 그린워싱에 불과합니다. 팔레스타인의 해방을 위한 투쟁은 인류를 위한 투쟁입니다. 기후정의는 인권과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가자지구의 해방은 그저 군사점령을 끝내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삶에 필요한 땅, 물, 공기를 되찾는 것입니다.” -907 기후정의행진 본대회 팔레스타인평화연대 활동가 마리암 발언- 이러한 활동들에 기초해 팔레스타인 연대운동은 성차별, 젠더차별을 비롯한 사회적 억압과 차별에 맞선 투쟁, 기후정의운동과 함께하며 핑크워싱, 그린워싱을 자행하는 이스라엘에 맞선 투쟁임을 확인하고 이를 확대하는 운동이 되어야 한다. 3) 노동자 국제주의 운동과 연대하기 2023년 10월 16일 팔레스타인의 노동자들이 연대를 호소하는 긴급요청을 보낸 후, 전 세계 노동자들이 이에 응답하며 파업, 봉쇄 행동, 집회 등의 행동에 나서고 있다. 한국에서도 민주노총과 여러 산별노조에서 팔레스타인의 해방을 지지하는 성명이 나왔고, 팔레스타인 연대운동에 함께하려 하는 움직임이 있다. 2024년 5월 13일 민주노총 울산본부는 대의원대회에서 팔레스타인 자유와 해방을 위한 연대사업을 만장일치로 결의했다. 울산에서는 현대자동차, 현대글로비스, HD현대 등 대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 병원, 운송 등 공공부문 노동자들이 매주 집회를 열며 팔레스타인 연대운동에 앞장서고 있다. 그러나, 민주노총이나 각 산별노조의 주요 공식 사업으로서 힘을 동원하는 팔레스타인 연대행동은 아직 미약하다. 이러한 조건에서, 학생운동은 노동자 국제주의 운동과 긴밀하게 연결되어야 하며, 때로는 이러한 운동을 제기할 수 있는 설득과 실천을 펼쳐야 한다. 팔레스타인 연대를 축으로 노동자와 학생 간의 연대를 구축하는 것은 단순한 힘의 합력을 넘어, 자본을 위협할 수 있는 힘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학교의 사무를 관리하는 교직원 노동자와의 연대는 대학의 학술적 보이콧 이행을 위한 압력을 만들어낼 수 있다. 캘리포니아대학(UC)에서 대학원생과 박사후과정 노동자 48,000명을 포괄하는 UAW 4811지부가 대학생들의 점거운동에 호응하며 파업에 돌입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마찬가지로, 집단학살과 연루된 기업을 대학에서 축출하는데, 공동의 실천을 도모할 수 있는 노동자들을 만나고, 토론하는 것이 필요하다. 당장 HD건설기계의 불법파견과 해고에 맞서 1,000일이 넘도록 싸우고 있는 서진이엔지 하청노동자들은 울산 팔레스타인 긴급행동에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학생운동은 이스라엘이 장악하려 하는 현장과 의제들을 매개로 이스라엘의 만행을 폭로하고, 제조업, 방산, 물류산업 등 전략적 영역에서의 반제/반전 행동을 추동해야 하며, 그러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러한 영역들이 팔레스타인 문제로부터 거리를 두거나, 상징적 연대를 넘어 이스라엘 국가기구 및 그와 연관된 자본을 축출하는데 있어 실질적인 힘을 창출할 수 있는 운동으로 전환하지 못하고 동요하고 있는 상황에서, 왜 팔레스타인 문제가 자기 자신의 문제인지 자각하고 가능한 실천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설득하고, 조직하는 과정은 팔레스타인 연대운동의 확장을 도모할 수 있다. 이러한 행동 하나하나는 광범위한 시위, 혹은 파업을 포함한 강력한 반격을 여는 계기를 준비함으로써, 팔레스타인 연대운동의 새로운 지평을 열 수 있을 것이다. --- ※아래는 고려대학교에서 강연회 이후 진행중인 대학구성원 연서명이다. [팔레스타인 학살범 이스라엘과 고려대학교의 협력 중단을 위한 대학구성원 연서명] Link : bit.ly/petition4palestine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집단학살이 1년이 가깝게 이어지고 있는 지금, 고려대학교는 집단학살 주범인 이스라엘과 교류를 강화하려 하고 있습니다. 고려대학교는 팔레스타인 학살과 점령에 가담하고 있는 HD현대, 한화 등 방산기업과의 교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우리 대학구성원들은 고려대학교가 학살자 이스라엘, 그리고 학살에 가담하고 있는 기업들과 학술적, 경제적 교류를 포함한 전면적인 교류를 멈출 것을 요구하며 서명운동을 진행합니다. 고려대학교 당국은 이스라엘의 집단학살을 규탄하고, 고려대의 공범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대학구성원의 목소리를 직시해야 합니다. 고대문화 편집위원회, 고려대학교 민주학생기념사업회, 고려대학교 생활도서관, 고려대학교 소수자인권위원회, 고려대학교 여학생위원회, 고려대학교 정치경제학연구회 수레바퀴, 서울지역대학 인권연합동아리 고려대지부, 학생사회주의자연대(준) 고려대모임 [Petition of University Members to Korea University stop connecting with Israel, the Palestine massacre] As Israel's genocide in Gaza nears its one-year. Meanwhile, Korea University is trying to strengthen its engagement with Israel, the Palestine massacre. Eventually, KU has continued to engage with conglomerate and defense companies such as HD Hyundai and Hanwha, both of which are complicit in the massacre and occupation of Palestine. We, the members of the Korea University, are organizing a petition to demand that KU authority cease all exchanges, including academic and economic exchanges, with Israel and companies that are participating in the genocide. The KU authority must hear the voices of members of univesity who condemn Israel's genocide and demand that KU end its complicity.2024-09-30 | 조회 3,486 -
독일 대학가 팔레스타인 연대운동에 대하여편집자 주: 9월 23일(월), 고려대학교 생활도서관에서 '집단학살 1년, 캠퍼스 팔레스타인 연대운동의 과제'를 주제로 공개강연회&토론회가 열렸다. 1부에서는 독일의 사회주의 학생조직인 '비판의 무기'(Waffen Der Kritik)의 활동가이자, 뮌헨대학교 학생인 Kilian Gremminger 동지가 독일 대학가에서의 팔레스타인 연대운동에 대해 설명했다. 당일 강연회의 발제문을 발제자의 동의를 구해 지면에 싣는다. 발제문의 영문본은 링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1. 현재의 국제 정세 여름 동안 전 세계에서 그리고 대학에서 시위가 일정한 소강상태에 들어갔습니다. 이는 부분적으로는 방학이라 많은 학생들이 대학교에 없었고, 수업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늘 주기성을 지니는 시위의 국제적 역학 때문이기도 합니다. 미국과 유럽의 대학에서, 개강과 함께 새로운 행동이 계획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더 많은 모멘텀이 다시 생길 수 있습니다. 이는 물론 중동에서의 상황의 발전과도 연결돼 있습니다. 서안지구에서 더욱 심한 점령행위가 일어나고 있는 걸 볼 수 있고, 가자학살은 지속되고 있고, 레바논은 점점 더 공습과 미사일 공격 등 이스라엘 정부의 전쟁타겟이 되어 왔습니다. 국제정세는 모순적입니다. 한편에서, 우리는 많은 이른바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극우정당이 집권하거나, 극우정당이 다른 부르주아 정당들을 전진시키는 등 전반적인 우경화 경향을 볼 수 있습니다. 독일에서 극우정당 ‘독일을위한대안(AfD)’이 성장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는 2008년 이후 지속되고 있는, 그리고 코로나에 의해 강화된 경제위기와 연결돼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원인도 있습니다. 앞선 흐름들과 동시에 2022년부터, 프랑스에서 연금개악에 맞선 대중적 저항과 같은 진보적인 예시들처럼, 우리는 계급투쟁의 새로운 동학을 보고 있습니다. 팔레스타인 문제에 있어서도, 노동자계급의 일부를 정치적 문제와 연결시키는 것이, 그래서 그 노동자들이 단지 더 많은 임금을 위해서만 싸우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능해 보입니다. 이러한 점은 우경화에 맞서는 시작점이 될 수 있습니다. 2. 팔레스타인 연대운동의 두 가지 물결 큰 틀에서 볼 때, 우리는 10월 7일부터 오늘까지, 세계의 팔레스타인 운동에서 두 가지의 흐름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 물결은 10월 7일 이후에 곧바로 시작되었고, 이 물결은 매우 크고 매우 동질적인 거리에서의 시위로 특징지어집니다. 세계 모든 부분에서 대중시위가 있었습니다. 미국에서, 라틴아메리카에서, 아랍국가들에서, 아시아에서도요. 이 시위는 처음에는 인도주의적 성격을 지녔습니다. 가자의 팔레스타인인들의 고통을 가시화하기 위한 시위였고요, 자국 정부를 향해 인도적 지원에 대한 요구를 했습니다. 이에 더해, 팔레스타인 운동은, 나크바와 불법점령 같은 지난 76년 간의 역사를 말하지 않고 이른바 “갈등”이 10월 7일에 시작됐다는 지배적인 내러티브를 깨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시위는 그래서 인도주의적이고 시민적이었고요, 노동조합, 정당, 학생, 이주민, 연금수령자 등으로부터 나온 시위대는 UN과 자국정부를 호명하고, 그들에게 이 고통에 대해 뭔가를 하라고 요청했습니다. 기후운동과 ‘black lives matter(흑인의 생명은 소중하다)’운동의 많은 부분도 이 시위에 함께 참가했습니다. 독일은 (이런 흐름에서) 특별히 예외였지만요. 그래서 반식민주의, 반인종주의 투쟁과 자본주의에 의해 야기된 기후위기에 맞선 투쟁 사이에 자연스러운 연결이 있었습니다. 저희 조직이 활동하고 있는 뮌헨과 다른 유럽 도시들에서, 다양한 행동을 하기위해 학생을 단결시키기 위한 위원회들이 만들어졌습니다. 동시에, 이 운동의 첫번째 물결 동안 국제적인 항구들에서 무기전달을 봉쇄하는 노동자계급에 의한 행동이 이미 있었습니다. 하지만 올해 초에, 이스라엘 정부가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집단학살하고 있다는 증거를 제공한 국제사법재판소의 결정과 함께 상황은 바뀌었습니다. 이 결정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기 때문에, 그리고 집단학살이 계속됐기 때문에, 특히 이른바 “가자의 안전지대”라고 불리는 곳의 민간인을 분명하게 타겟팅한 집단학살이 계속됐기 때문에,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자국 정부, 그리고 국제사법재판소나 또는 유엔 전체와 같은 국제기구들에 대한 믿음을 잃어버렸습니다. 운동의 측면에서 4월 17일이 모든 걸 바꿔놓았습니다. 뉴욕 컬럼비아 대학의 십수명의 용감한 학생들이, 경찰과 대학당국의 극심한 방해에도 불구하고 세계에서 첫 번째 가자 연대 캠프농성장을 차렸습니다. 경찰과 대학당국의 탄압은 직접적으로 대학 교직원들의 일부로부터 연대를 촉발했습니다 그들은 인간띠를 만들어 학생들이 퇴거되는 것을 막고 캠프를 지키려 했습니다. 컬럼비아 대학 농성 이후로, 이러한 실천이 나라 전역의 여러 대학으로 빠르게 퍼져나갔습니다. 그리고 4월 말에는 유럽과 독일 대학으로도 퍼져나갔습니다. 두 번째 물결이 탄생했고, 학생들은 전위로서 저항을 이끌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그들의 프로그램, 강령 혹은 요구안을 확대하고 무기 수출을 한다는 점에서, 또 외교적 노력의 부족이란 점에서, 정부의 공모를 비판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점을 대학과도 연결시켰습니다. 제국주의는 대학 교정 앞에서 멈추지 않고요, 무기연구 또 어떤 경우엔 무기생산에의 직접적인 참여를 통해서 이스라엘과 연구협력을 하는 방식으로 제국주의는 자신을 표현합니다. 학생들은 대학당국에 맞서 싸우고, 그들의 대학, 더 이상 집단학살에 봉사하기 위해 활용되어선 안 되는 그런 대학을 다시 되찾고 싶어했습니다. 그들은 과학, 정치, 문화, 군사적 측면에서 이스라엘과의 관계를 보이콧할 것을 요구했고요, 또 모든 학생과 교직원이 대학의 돈이 어디로 흘러가는지를 알 수 있도록, 대학이 회계장부를 공개할 것, 그리고 이스라엘과 연관된 투자철회를 요구했습니다. 시위를 통해 학생들은 명백하게 제국주의를 반대하고 있었습니다. 학생들은 더 이상 ‘시민’으로서 행동하는 게 아니라, 분명하게 ‘학생’으로서, 따라서 그들의 대학에 대한 권력과 통제를 위해 투쟁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측면들은, 강령 혹은 요구안의 확대라는 점과 함께, 학생들의 전위적 성격을 가능케 했고, 학생들을 개척자로서, 다른 부문과 구별짓게 한 지점입니다. 3 독일 운동의 세 가지 경향 현재 단계에서 첫 번째 경향은 철수 또는 일상주의입니다. 이 현상은 매우 제한적인 성공과 함께 몇 달 넘게 이어진 활동으로 인한 고갈로부터 기인합니다. 이 경향은 추모제, 정보안내소, 캠프농성 등, 결론적으로 기력이 다하는 반복되는 저항의 형태로 스스로를 표현합니다. 우리는 이를 심지어 처음에 폭발적이었던 미국의 경험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컬럼비아에서 세워졌던 것 같은 이런 캠프들은 계속 새로 지어졌습니다만, 새로운 행동의 형태가 발전되진 않았고요, 인구의 더 많은 부문을 포함시켜 운동을 확장하기 위한 노력이 만들어지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지나가는 사람에게 상황을 알리고 교육하는 것에 활동이 주로 집중됐고, 새로운 활동가들을 끌어내거나 활성화하는 데에는 덜 집중됐습니다. 이러한, 이른바 “우리들만의 공동체”(one’s own community)로의 후퇴는 정치적 이유가 있었는데요, 하지만 물론 이는 객관적인 조건과도 연결돼있습니다. 바로 저항 주기(싸이클)의 침체라는 객관적 조건 말이죠. 왜냐하면 우리는 우리의 고유한 추진력(모멘텀)을 지역적 수준에서 만들어낼 수 있다는 생각을 포기해야 했고, 다시 말하자면 우리의 활동과 동원력은 많은 부분 국제적 상황에 의존하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두 번째 경향을 상징적 급진주의(Symbolic Radicalism)라고 부릅니다. 이 경향은 현재 운동의 핵심부에 가장 널리 퍼진 경향이며 계속해서 표현되고 있습니다. 독일에서는 베를린 대학에서 이 경향을 가장 많이 볼 수 있었는데요, 창문과 벽이 저항의 슬로건과 상징으로 뒤덮였던 걸 기억합니다. 그리고 활동가들은 교육기관의 이름을 (자발리아 난민촌의 이름을 따서)“자발리아 기관”이라고 새롭게 호명하기도 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특히 자발리아 기관이라고 이름을 붙인 후자의 행동에 대해 강한 동조감을 느끼는데요, 하지만 이러한 행동들은 전략적으로 우리를 돕는 건 아니었습니다. 이런 경향은 국제적 부르주아 기구들에 대한 환멸로부터 나왔습니다. 이 경향은 물리적인, 그리고 매우 상징적인 저항들을 유일하게 가능한, 또는 상상할 수 있는 선택지라고 여깁니다. 이 경향의 논리는 이렇게 요약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권력 혹은 권력자에게 영향을 주지 못한다면, 그들이 그들이 하는 짓에 대해 최대한 가능한만큼 댓가를 치르도록 만들자.” 탄압받는 것은 순교적인 방식으로 전투성의 도덕적인 증명을 하는 것으로 양식화되고 여겨집니다. 법적 형태의 행동들에 대한 근본적인 반대, 정치적 반달리즘(어떤 것들을 훼손하는 행위)에 대한 집중은 이 경향을 더욱 결정짓는 요소들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종파적인’ 경향들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학생 대중과 인구의 나머지 부분들이 ‘길을 잃었다’ 또는 ‘되찾을 수 없다’고 선언하고, 그들로부터 등을 돌리는 경향 말입니다. 세 번째 경향은 정치적 확장입니다. 10월 7일 이후, 이 경향은 여러 대학에서 위원회의 형태로 존재해왔습니다. 그리고 일정한 정도로는, 4월과 5월의 폭발을 이미 준비해왔습니다. (이 경향이) 준비해온 구조들이 운동의 도약대로서 기능할 수 있었습니다. 위원회의 목적은 분노와 슬픔 그리고 극심한 탄압의 상황 속에서, 즉 다시 말해 방어적인 상황 속에서, 학생들의 고립을 극복하는 것이었고, 지금도 그렇습니다. 우리는 방어적인 상황에 놓일 때, 어떤 순간에 반격을 할 수 있기 위해서 가능한 한 넓은 세력을 모아야 합니다. 그것이, 정치적 경험이 없고 조직되지 않은 1학년 학생들이 위원회에 있고, 정치적으로 이슬람주의에 가까운 이들도, 또 저같이 스스로를 마르크스주의자라고 부르는 이들도 모두 같은 위원회에 속해있는 이유입니다. 이러한 몇 달 간의 준비를 통해서, 우리는 대학당국의 입장에서 볼 때 때때로 최소한 가시가 될 수 있었습니다. 캠프농성 같은 활동을 통해서요. 그리고 우리의 운동을 여름학기를 넘어서서 확장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정치적 확장은 무엇보다 내용이 중요합니다. 이 팔레스타인 연대운동은, 수단이나 콩고 같은, 다른 반식민주의 투쟁들과 연대를 구축하는 것을 의제로 삼았을 뿐 아니라, 다른 형태의 억압이 팔레스타인 문제와 연결돼있다는 것도 얘기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한 가지 예시가 이를 보여줍니다. 본래 이스라엘의 핑크워싱과 같은 이슈에 집중해오던, 퀴어연결의 문제는, 운동의 더 많은 부분으로 확장되고 있고, Christopher street day(CSD, 스톤월 항쟁 기념일, 우리나라의 퀴어퍼레이드와 유사한)를 둘러싼 토론에서 우리는 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민족해방과 반식민주의 투쟁의 문제는 따라서 더 많은 억압의 형태와 연결돼있고, 운동의 보수적인 이슬람주의 부분과 분명한 대조를 이룹니다. 우리의 운동은 더 많은 사람들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우리는 억압의 문제에 대한 치열한 토론이 필요하고, 이는 팔레스타인 해방운동에 대한 질문 또한 제기할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상황이 퀴어공동체들에게 나쁜 만큼이나, 우리는 하마스에 주도되는 저항 지도부에 대해 침묵한 채로 남아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무조건적으로 저항의 권리를 지지합니다, 하지만 하마스의 꿈이 실현된다면, 그곳에선 여성과 퀴어와 주변화된 집단들에 대한 엄청난 억압이 지속될 것입니다. 4. 뮌헨 팔레스타인 연대캠프 뮌헨 팔레스타인 연대캠프는 5월 초부터 거의 중단 없이 지속적으로 이어져오고 있고, 현재 아마 세계에서 가장 오래 지속된 캠프일 겁니다. 바이에른 주에서, 우리는 특별한 정치적 상황에 놓여있는데요. 왜냐하면 우익 보수정당이 지방정부를 1945년부터 한결같이 집권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국경통제나 대학에서 학생들의 공동결정권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 등 권위적인 경향으로 귀결됐습니다. 특히 캠프농성과 학생시위에 대한 탄압이란 측면에서 볼 때, 학생들을 “반유대주의 혹은 극단주의적 이유”를 붙여서 대학에서 퇴학시킬 수 있도록, 학생들을 범죄화하는 데에서 지방정부가 주도권을 쥐어왔습니다. 동시에, 바이에른 대학들과 군대 사이에 구속력있는 협력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계획이 시작됐습니다. 캠프농성장이 설치되는 동안에요. 그게 우리가 특정한 어떤 요구들을 만들어낸 이유입니다. 예컨대, 독일연방군(Bundeswehr, 분데스베아)은 대학에서 퇴출시켜라, 라든지, 대학은 순수하게 시민적인 목적을 위해서만 연구를 수행해야 한다, 라든지, 시위의 범죄화를 중단하라 같은 집회와 학문의 자유 등 민주적 자유권의 온전한 실행을 위한 요구라든지 말입니다. 몇몇 정치적 행사가 최근 몇 달 간에 대학당국에 의해 금지되었기 때문에, 그리고 이는 대학에서 팔레스타인 해방에 대해, 또는 탄압에 대해 토론할 수 있는 공간을 거의 남겨놓지 않았고, 그래서 우리는 대학을 노동자와 학생의 통제 아래 둬야 한다고, 그래서 소수의 사람들이 대학에서 무엇을 가르치고 토론할지를 결정하지 못하도록 해야한다고 요구합니다. 마지막으로, 하지만 매우 중요하게 말하고 싶은 요소는, 우리가 연대캠프에서 발견한 노동자의 주도성입니다. 왜냐하면 노동자들은 실로 자본주의 아래에 있는 계급, 전쟁에 맞선 투쟁에서 무기공장을 점거하고 항구를 봉쇄하는 등 가장 정치적인 힘을 가진 계급이기 때문입니다. 독일에서는, 하지만, 노동자들은 여전히 매우 노조관료들에 의해 통제되고 있고, 이 노조관료들은 친시온주의 노선을 따르고 팔레스타인에 관한 어떤 정치적 요구도 계속 추방하고 있습니다. 그게 우리가 “무기가 아니라 의료를” 그리고 “팔레스타인을 위한 노동자들”이란 조직을 설립한 이유입니다. 노동조합 안에서 지도부에게 압력을 가할 수 있는 노동자들의 기반을 만들기 위해서요. 우리는 예컨대,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노동조합원들에게 서명을 받는 식으로, 이를 실행했습니다.2024-09-26 | 조회 2,901 -
[번역] 전환점에 선 베네수엘라(원문 기사) https://www.leftvoice.org/venezuela-at-a-tipping-point/ 후안 크루즈 페레, 히메나 베르가라 2024년 8월 8일 7월의 치열한 대선 이후 베네수엘라는 쉬운 탈출구가 없는 전환점에 서 있다. 권위주의적이고 반노동자적인 마두로 정부도 극우파 야당도 베네수엘라 노동자계급에게 어떤 것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베네수엘라의 정치적 위기가 극에 달하고 있다. 7월 28일(일) 베네수엘라 중앙선관위가 니콜라스 마두로를 대선 승리자로 선언하자, 우파 야당은 중앙선관위의 판정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자체 집계 결과를 토대로 에드문도 곤살레스 우루티아 후보를 승자로 내세웠다. 미국의 주류 언론 매체는 예상대로 마두로 정부를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우파 야당을 지지하고 있다. 일부 좌파들은 계속해서 마두로를 옹호하며 이번 선거가 공정하고 투명했다고 주장한다. 베네수엘라 외부의 사람들이 너무 많은 소음 속에서 급변하는 현 상황을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7월 29일 아침 베네수엘라 전역에는 침묵이 감돌았다. 어떤 축하 행사나 불만의 표시도 없었다. 하지만 늦은 아침이 되자 정적은 냄비와 프라이팬을 두드리는 소리로 바뀌었고, 몇 시간 뒤에는 전국 각지에서 수천 명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선거 조작이 있었다는 인식이 널리 퍼졌기 때문인데, 특히 광역 카라카스로 알려진 노동자·빈민 거주 지역도 마찬가지였다. 많은 사람이 수년 동안 반민주 정권과 굶주림에 지쳐 있었고, 따라서 마두로가 압도적인 선거 승리를 거둘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번 시위는 우파와 정부 모두를 놀라게 했을 것이다. 일요일 밤, 우파 야당 지도자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와 에드문도 곤살레스 우루티아는 사람들에게 거리로 나오라고 요청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정부는 폭력적인 진압으로 대응했는데, 특히 월요일 늦게 노동자 거주 지역에서 두드러졌다. 7월 30일 화요일까지 우파는 이러한 상황을 이용하여 자발적인 시위가 자신들의 이익에 복무하도록 유도했고, 자신의 전통적인 사회적 기반인 중산층 지역을 중심으로 전국적으로 집회를 조직했다. 7월 29일 밤부터 대규모 군경 부대가 시위대를 체포하고 괴롭히고 잔인하게 구타했으며, 정부가 후원하는 준군사 단체인 이른바 '콜렉티보스'와 협력했는데 이들은 시위가 열리는 동안 총기를 발사하는 장면이 목격되기도 했다. 단속이 시작된 이후 최소 2,000명의 시위대가 체포되었고 수백 건의 불법 가택 급습이 보도되었다. 마두로는 심지어 구금된 시위대를 “옛날처럼 도로를 건설하기 위해” 강제 노역에 투입하고 싶다고 기자회견에서 말하기도 했다. 제국주의 압력과 차베스주의 사이의 베네수엘라 오늘날 베네수엘라의 상황을 이해하려면 거슬러 올라갈 필요가 있다. 마두로는, 1999년부터 2013년까지 베네수엘라를 통치한 중도 좌파 군 장교이자 정치가인 우고 차베스의 후계자다. 그는 신자유주의 경제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가 온 나라를 뒤흔든 격변기 이후 1998년 선거에서 승리했으며, 그 결과 강력한 반제국주의 수사(修辭), 석유 대금 일부를 전유(專有)하는 국가 개입, 석유 추출주의로 자금을 조달하는 진보적인 사회경제 정책을 중심으로 지지층을 구축했다. 차베스의 정책은 불평등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었지만, 그의 목표와 업적은 베네수엘라 안팎에서 크게 과장돼 있다. 그는 자신의 프로그램을 “21세기 사회주의”라고 불렀지만, 일부 유명한 국유화를 제외하고는 기업 소유권은 여전히 사적 소유로 남아 있었고, 소유주에게는 항상 시장 가치에 따라 관대한 보상이 주어졌다. 14년간의 집권 기간에 차베스는 외채를 갚지 않은 적이 한 번도 없었다(중남미 지역 좌파들은 대체로 외채를 제국주의 국가들의 수탈 장치로 인식한다. 특히 FT는 그런 인식이 분명하고, 따라서 중남미 지역 전반에서 ‘외채상환 거부’를 중요한 투쟁 강령으로 내세운다. -옮긴이). 2013년 차베스가 사망한 후 마두로가 임시 대통령으로 취임했고, 그해 말 선거에서 승리했다. 그 직후 유가가 급락하면서 베네수엘라 경제가 침체의 늪에 빠졌다. 마두로는 노동자계급에게는 잔인하고 대자본과 기업에게는 유리한 긴축 정책을 펼치며 위기에서 벗어나려고 했다. 2018년 마두로가 내놓은 경제 계획은 최저임금을 급격히 하락시켜 월평균 3달러로 떨어뜨렸다(필자의 확인에 따르면, 2017년에는 최저임금이 월평균 13달러였다. -옮긴이). 임금은 결코 회복되지 않았다. 차베스주의와 제국주의 압력으로 베네수엘라는 평화 시기에 있는 국가 중에서 21세기 들어 가장 심각한 경제 위기에 빠졌다. (2010년대 초반 베네수엘라 인구의 약 20%에 해당하는) 500만 명 이상이 베네수엘라를 떠났고 기아와 실업, 빈곤이 전례 없는 비율에 이르렀다. 제재를 통한 제국주의의 개입은 2017년과 2019년에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역외 자산과 전 세계 유동성 은행계좌를 몰수하면서 급격히 증가했다. (쿠바에 대한 금수 조치와 마찬가지로)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상대로 이런 제재를 가한 이유는 베네수엘라 인민을 고통과 빈곤에 빠뜨려 정부에 대한 불만을 촉발하거나 강화함으로써 정부 축출을 촉진하기 위한 것이다. 이러한 조치들은 2019년 [우파의 대부분이 동조하고 트럼프 또한 마침내 베네수엘라에서 정권 교체를 단행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고 보았던] 후안 과이도의 쿠데타 시도 과정에서 더욱 강화되었다. 게다가 차베스의 프로젝트는 민주적 참여 메커니즘을 구축하지 않았기 때문에 노동자계급과 억압받는 사람들은 의사결정에서 배제되었다. 그 대신 차베스 개인에게 집중된 하향식 통치, 베네수엘라 통합사회당이라는 단일 정당에 의한 국가 통제, 그리고 궁극적으로 그를 지지하는 군대에 의존하는 것이 특징이었다. 대부분의 좌파 조직들은 차베스주의에 포섭되었으며, 그렇지 않은 경우 탄압의 표적이 되었다. 예를 들어, 매우 반민주적인 선거법 때문에, 통상적으로 자원이 부족한 좌파 조직들은 [우파가 정치적 대표성을 가진 것과 달리] 선거에 후보를 내세울 수 없었다. <제4인터내셔널 트로츠키주의분파>(FT그룹) 소속 사회주의노동자동맹(LTS)의 지도자 밀턴 데 레온은 이렇게 설명한다. “수백만 명의 베네수엘라 인민이 극심한 빈곤에 빠진 반면, 소수의 기존·신흥 부자들은 베네수엘라에서 자신의 입지를 공고히 해 왔다. 밀레이가 아르헨티나에서 하려고 하는 일을 마두로는 이미 수행했다. 그래서 나는 아르헨티나의 '자유주의자'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부러워해야 할 것이라고 말해왔다. 만일 야권 후보인 에드문도 곤살레스가 집권한다면 그가 해야 할 더러운 일의 상당 부분은 이미 수행된 상태일 것이다.” 차베스주의의 권위주의적 과정과 지금의 선거 양보를 제공할 능력이 사라지면서 정부는 통치를 유지하기 위해 점점 더 강압에 의존하게 되었다. 장기적인 경제 위기를 배경으로 차베스 사망 이후 마두로 정부는 보나파르트주의와 억압의 강화라는 특징을 띠었다. 따라서 오늘날 베네수엘라 정부에 대한 사회적 불만이 큰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정부가 선거 조작을 저질렀다는 인식이 널리 퍼지면서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합법적이고 정당한 분노가 촉발되었고, 탄압에 대한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월요일에 거리로 나와 시위를 벌였다. 민주주의를 (또는 적어도 민주주의의 최소한의 표현인 투표권 인정을) 지키기 위한 대중의 결집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파에 의해 활용되고 있다. 노골적인 선거 조작에 맞서, 보수파 ‘통합 민주주의 플랫폼’의 지도자들은 스스로를 민주주의의 옹호자로 내세운다. 하지만 이들은 합법적으로 선출된 이전 정부에 대한 군사 쿠데타와 외국의 개입을 일관되게 옹호했었다. 우파 야당 인사 가운데 가장 널리 알려진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는 차베스 집권 초기부터 차베스나 마두로를 무력으로 축출하려는 모든 시도를 일관되게 지지해 왔다. 마차도는 미국의 지원을 받은 2002년 쿠데타를 지지했는데, 당시 민주적으로 선출된 차베스 대통령이 군부 고위층에 의해 체포되고 사업가 페드로 카르모나로 대체되었지만 대규모 군중 동원으로 차베스가 다시 권력을 되찾았다. 2004년에는 차베스 축출을 위한 국민투표를 다시 추진했지만, 거의 20%의 표차로 패배하자 부정투표를 주장하며 공식 결과를 인정하지 않았다. 최근에는 2019년 후안 과이도의 실패한 쿠데타 시도를 지지했을 뿐만 아니라 미국의 개입을 옹호하기도 했다. 이 마지막 행위로 인해 마차도는 이번 선거에서 출마가 금지되었다. 따라서 마차도는 74세의 전직 외교관인 에드문도 곤살레스 우루티아를 대선 후보로 직접 지명했다. 민주적으로 선출된 정부를 상대로 쿠데타를 일으키는 데 거리낌이 전혀 없었던 마차도가 다시 한 번 군대에 “베네수엘라 국민의 편에 서라”고 촉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군부는 2002년 쿠데타 실패 이후 줄곧 차베스에게 충성해 왔으며 마두로에 대한 지지를 철회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베네수엘라는 7월 28일 선거와 부끄러운 조작극 이후 새로운 지형에 접어들고 있다. 마두로에 대한 표면적으로 견고한 지지는 충분한 수의 노동자계급이 지속적으로 결집한다면 순식간에 사라질 수 있다. 그러나 노동자계급과 국제 좌파는 마두로 정부나 우파 야당 어느 쪽에도 희망을 두지 않아야 한다. 실제로 베네수엘라의 한 좌파 단체 연합은 이번 선거 기간 동안 “노동자계급에게는 후보가 없다”는 캠페인 아래서 단결했다. 참여 단체인 사회주의노동자동맹(LTS), 모두를 위한 나라(PPT-APR), 사회주의 흐름(MS), 사회주의 자유당(PSL)은 공동 성명에서 정부와 부르주아 야당이 노동자 권리를 약화시키고 초과착취 조건을 강요하려는 목표를 공유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또한 둘 다 청소년에 대한 경찰폭력 지지, 낙태 금지와 반성소수자 종교단체에 대한 지지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마두로는 이번 선거에서 지지를 얻기 위해 2023년부터 수천 개의 교회에 자금, 물품, 라디오 방송을 제공하는 등 복음주의 교회들에 구애하기 시작했다). 사회주의노동자동맹의 리더 앙헬 아리아스가 기자회견에서 말한 것처럼, “모든 후보가 차이는 있지만 사업가와 대형 상인, 다국적 기업과 은행가들의 이익을 대변하고 있다.” 국제적 압력 강화 시간이 지나도 정부가 공식 개표 결과를 발표하지 못하면서 마두로에 대한 외국의 압력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미국과 그 지역적 '전선 조직' 미주기구(OAS)의 비난은 예상할 수 있는 일이었다. 앤서니 블링컨은 8월 1일 목요일 보도자료를 통해 “에드문도 곤살레스 우루티아가 선거에서 승리했다”고 발표했다. 루이스 알마그로 미주기구 사무총장은 마두로에게 패배를 인정하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미주기구 상임 총회에서 공식 투표 기록의 즉각적인 공개를 요구하는 안건에 충분한 찬성표를 모으는 데는 실패했다. 선거 결과 발표 이후 이 지역의 중도 좌파 정부들은 곤경에 처했다. 마두로 정부에 우호적인 정부들은 베네수엘라 정부가 제공한 납득할 수 없는 결과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외국의 개입을 거부하느라 고군분투하고 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멕시코), 구스타보 페트로(콜롬비아),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브라질) 대통령은 모든 투표 집계표의 공개와 공정한 기관의 결과 검증을 요구하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최근 미국 국무부는 곤살레스 우루티아를 아직 베네수엘라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았으며, 브라질·콜롬비아·멕시코 정부가 제안한 협상적 권력 이양을 위한 중재를 지지한다고 밝히며 입장을 완화했다. 미국이 강경한 정권 교체 접근 방식에서 벗어난 것은 지역 내 중국의 존재감이 커지면서 미국의 영향력이 감소한 맥락, 그리고 마두로 정부와 다른 중도 좌파 라틴 아메리카 정부들 사이에 틈을 벌리려는 시도라는 차원에서 이해해야 할 것이다. 쉬운 탈출구는 없다 베네수엘라는 전환점에 서 있다. 이 갈등이 어떻게 해결되든, 우리는 정치적 사건들의 가속화를 목격하고 있다. 마두로는 탄압을 강화해야만 권력을 계속 유지할 수 있으며, 이미 그 맛보기가 일어나고 있다. 반면에 모종의 권력 이양이 합의되면 우파 정부는 노동자의 권리를 약화시키고 국내외 자본에게 유리한 퇴행적 재분배를 초래할 프로그램을 시행하려고 할 것이다. 베네수엘라 인민은 뚜렷한 탈출구가 없는 수렁에 빠져 있다. 미국의 제재는 지난 10년간 엄청난 고통을 초래했으며, 미국에서 베네수엘라에 연대하려는 노력은 무엇보다 바로 이 제재를 문제 삼아야 한다. 또한 선거 과정이 아무리 조작되거나 의심스러워 보여도 우리는 항상 외국의 개입에 반대해야 한다. 베네수엘라에서 손을 떼라! 그러나 이것이 마두로 정부에 대한 지지를 의미해서는 안 된다. 미국 좌파의 일부는 (설령 수사에 불과할지라도) 미 제국주의와 반대되는 '진영'에 자신을 배치하는 정치 지도자를 지지하는 '진영주의' 입장을 취한다. 사회주의해방당(PSL)이 대표적이다. 사회주의해방당은 더 나아가 반대편을 가리키는 압도적인 증거들을 무시한 채 차베스주의를 사회주의를 향한 '혁명적' 경로의 예로 찬양한다. 마두로의 통치를 지지함으로써, 사회주의해방당은 권위주의적이고 반민주적일 뿐만 아니라 결정적으로 자본주의 이윤을 보존하기 위해 긴축 정책을 통과시키고 노동자계급 운동과 좌파를 탄압하는 데 아무런 거리낌도 보이지 않는 정부를 정당화하고 있다. 이는 사회주의를 위한 투쟁의 장애물이다. 국제 좌파는 친쿠데타 우파를 지지하지 않으면서도 특히 마두로 정부가 사회적 시위에 대해 잔인한 탄압을 가할 때 마두로에 반대하는 분명한 입장을 취해야 한다. 차베스주의의 기괴한 퇴행에 직면하여, 좌파는 이 경험에서 결론을 도출하고 독립적이고 노동자계급적이며 사회주의적인 프로젝트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2024-09-04 | 조회 1,792 -
프랑스 총선은 과연 극우파를 성공적으로 저지했는가?6월 14일 신인민전선 선거강령 발표 사진: AFP 2차 대전 이후 최초로 극우파 정부가 출현할 가능성 때문에 세계적인 주목을 끌었던 프랑스 총선이 7월 7일 예상 밖 결과와 함께 끝났다. 1차 투표에서 33.2%를 득표하며 1위를 했던 극우파 ‘국민연합’(RN)은 143석을 차지하며 3위로 밀려났다. 마크롱 대통령이 속한 중도우파 ‘앙상블’은 1차 투표 3위(21.3%)라는 부진을 딛고 163석으로 2위로 올라섰다. ‘불복프랑스’(LFI)·사회당·공화당·녹색당을 중심으로 결성된 신생 좌파연합 ‘신인민전선’(NPF)은 1차 투표에서 2위(28.2%)로 선전한 여세를 몰아 182석으로 깜짝 1위를 차지했다. 이번 선거는 투표율이 1차(66.7%)와 2차(67.1%) 모두 1997년 총선 이후 최고를 기록할 만큼 프랑스 국내에서도 뜨거운 관심 속에 치러졌다. 2022년 총선에 비하면 20% 가량 투표율이 치솟았다. 관심의 초점은 역시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여 온 극우파 국민연합의 집권 여부였다. 2007년 총선 때만 해도 4.3%에 불과했던 극우파의 득표율이 2022년 총선 때 18.7%로 늘어났다가 올해 6월 초 유럽의회 선거에서 31.4%로 폭증했기 때문이다. 2위를 한 마크롱 세력(14.6%)과 16.8%나 차이가 나면서 선거 결과는 더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졌다. 유럽의회 선거 결과가 나오던 6월 9일 밤, 프랑스 대통령 마크롱은 의회 해산과 조기 총선이라는 승부수를 꺼내 들었다. 한편으로 극우파의 기세가 탄력을 받은 상황에서 다음 총선까지 3년 동안 소수파 정부를 끌고 가는 데 대한 부담 때문이었다면, 다른 한편으로 극우파의 집권을 경계하는 표가 결집함으로써 자신의 당이 2022년 총선의 부진을 딛고 다시 과반수를 획득할 수도 있으리라는 계산에서였다. 극우파의 집권 실패와 신인민전선의 ‘성공’ 마크롱이 그런 도박을 할 수 있었던 중요한 전제는 2022년 총선 때 결성됐던 좌파 선거연합 ‘사회생태신인민연합’(NUPES)이 붕괴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끊임없는 내부 분란으로 시달리던 사회생태신인민연합은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공격과 이스라엘의 가자 침공 이후 내부 이견이 첨예화하면서 끝내 붕괴했다. 하마스의 공격을 “테러리스트 공격”으로 규정해야 한다는 사회당의 주장을 불복프랑스가 반대하자 사회당이 전격 철수했던 것이다. 그런데 마크롱이 조기 총선을 발표하고 불과 5일 만인 6월 14일 불복프랑스·사회당·녹색당·공산당은 새 선거연합 ‘신인민전선’의 결성을 선언하면서 공동 강령을 발표했다. 사회경제 분야에서는 급진좌파 불복프랑스의 입장을 골격으로 해서 △2023년 연금개악 취소 및 퇴직 연령을 64세에서 60세로 하향 △세후 최저임금을 월 1,600유로(약 230만원)로 14% 인상 △생필품과 에너지 가격 동결 △임금과 연금의 물가연동제 △(2017년 마크롱 정부가 폐지한) 부유세 재도입 △과도한 이윤에 대한 새로운 세금 도입 △의회 투표를 생략할 수 있는 정부의 긴급명령 입법권을 헌법에서 삭제 등의 공동 강령이 만들어졌다. 반면 대외정책 분야에서는 사회당의 입장을 골격으로 해서 △러시아에 맞서 NATO 협력을 유지하며 우크라이나 계속 지원 △우크라이나에 프랑스의 직접적인 군사개입 반대 △두 국가 해법을 전제로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 △이스라엘에 무기수출 중단 △10·7 하마스 공격을 ‘테러주의 학살’로 규정 △이스라엘과 하마스 지도부에 대한 국제형사재판소 체포영장 지지 등의 공동 강령이 만들어졌다. 또한 극우파 국민연합이 이민자 수의 대폭 축소를 핵심 공약으로 내거는 데 맞서 △2023년 마크롱 정부가 개악한 이민법 취소 △망명 절차를 더 관대하고 매끄럽게 하는 이민법 개정 등을 내걸었다. 결과적으로 신인민전선은 결성 23일 만에 극우파의 집권을 저지하고 최다 의석을 차지하면서 일정한 ‘정치적 성공’을 거두었다. 그런데 신인민전선의 성공은 극우파의 집권 가능성에 맞서 신인민전선을 열렬히 지지한 노동자대중에게도 역시 성공을 뜻할까? 신인민전선의 모델 - 1936년 프랑스 인민전선 극우파의 집권을 막겠다고 결성된 신인민전선이 모델로 한 것은, 그 이름에서 바로 드러나듯이 1936년의 프랑스 인민전선이다. 아이러니한 것은 프랑스 인민전선이 처음에는 파시즘에 맞서 그럴 듯하게 출발했지만 결국에는 파시즘에게 스스로 굴복했다는 명백한 역사적 사실이 있는데도 신인민전선이 이를 모델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1933년 독일에서 히틀러의 나치당이 집권한 이후 이웃 나라 프랑스에서도 나치당과 비슷한 파시즘 세력이 거침없이 준동했다. 독일 노동자계급이 파시즘에게 패배한 핵심 이유가 공산당과 사회당의 분열에 있다고 본 프랑스 노동자대중은 파시즘에 맞선 공산당과 사회당의 단결을 아래로부터 추동해 냈다. 1935년 정치적 단결을 실현해 낸 프랑스 노동자계급이 파시즘 세력을 거리에서 육탄전을 펼쳐가며 분쇄해 냈을 때, 노동자대중의 자신감은 하늘 높이 솟구쳤다. 그런 상황에서 공산당과 사회당이 1936년 총선을 앞두고 자본가정당인 급진당을 끌어들여 인민전선을 결성했다. 57.8%를 득표하며 610석 가운데 386석(63.3%)을 차지한 인민전선의 총선 승리는 파시즘을 확실히 제압한 것처럼 보였다. 총선 직후 노동자들은 수백만 명이 참여하는 거대한 공장점거 총파업을 일으켰다. 10일 이상 프랑스를 완전히 마비시킨 총파업을 중단시키기 위해 자본가들은 (1930년대 대공황 상황임에도) △집단교섭권과 파업권의 보편적 인정 △주 48시간 임금을 지급하며 주 40시간으로 노동시간 단축 △2주간의 유급 여름휴가 등 상당한 양보를 제시했다. 1936년 총파업에 나선 르노 노동자들. '바캉스'라는 말은 프랑스 노동자들이 총파업으로 얻어낸 2주 유급휴가에서 비롯되었다 그런데 노동자들이 더욱 근본적인 변화를 향해 전진할 수도 있었을 그 상황에서, 노동자들을 설득하여 이 총파업을 중단시킨 것은 바로 인민전선이었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당시 노동자들에게 강력한 영향력을 갖고 있던 공산당이 급진당의 인민전선 이탈을 막기 위해 노동자들에게 총파업을 중단하도록 설득하여 관철시킨 것이었다. 파시즘을 막아내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것은 자신들의 총파업이 아니라 인민전선 정부라는 잘못된 믿음 때문에 노동자들은 물러섰다. 그러나 인민전선은 세상을 바꾸는 길과는 반대로 갔다. 바로 옆 나라 스페인에서 비슷한 성격의 인민전선 정부가 쿠데타를 일으킨 파시즘 군부에 맞서 내전을 벌이고 있었지만, (독일의 나치 정부와 이탈리아의 파시즘 정부가 스페인 군부를 공공연히 지원한 것과 달리) 프랑스 인민전선 정부는 급진당의 반대에 가로막혀 스페인 인민전선에 대한 지원을 포기했다. 급진당은 자본가들의 지원을 받으며 1년 뒤 인민전선의 주도권을 장악했고, 급진당 주도로 재구성된 인민전선 정부는 긴축정책을 전면화하고, 그에 항의하는 노동자들의 파업과 시위를 무력 진압했다. 인민전선 정부의 정책은 국내적으로나 국제적으로나 노동자대중의 힘을 약화시키고 파시즘 세력의 힘을 키우는 결과를 낳았다. 결국 1940년 애초 인민전선 정부를 출범시켰던 그 의회가 (히틀러에게 항복한) 파시즘 군부에게 나치 부역정권을 수립하도록 전권을 부여하면서 스스로 최후를 맞이했다. 자본가정당과 연합한 인민전선 정부에 대한 환상 때문에 총파업이라는 무기를 내려놓고 수동적 방관자로 전락했던 노동자대중은 결국 그 대가를 톡톡히 치러야 했다. 그런데 만일 1936년 거대한 총파업에 나섰던 프랑스 노동자들이 인민전선 정부에 대한 환상을 거부하면서 (당장 권력 장악까지는 아닐지라도) 작업장을 토대로 지역별로 노동자평의회를 건설해 내면서 자본가계급과 정부를 감시하고 통제할 물질적 힘을 구축하는 방향으로 전진했다면, 역사는 완전히 달라질 수도 있었을 것이다.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의 경제위기 신인민전선이라는 이름이 상징하듯이, 지금 프랑스의 상황은 1930년대와 비슷한 점이 적지 않다.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전반은 1930년대 대공황 때와 비슷하게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끝없는 경제위기에 시달리고 있다. 물론 1930년대보다는 국가의 경제 개입이 훨씬 다양하게 전개되기 때문에 경제위기의 양상이 덜 파국적이지만, 문제는 출구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유럽의 위기는 미국과도 뚜렷이 대비된다. 미국은 2008년 세계 금융위기의 진원지였지만, 지난 15년 동안 기축통화 달러를 마음껏 찍어내며 자신의 경제위기를 나머지 세계로 (아직까지는 성공적으로) 전가해 왔다. 물론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의 제국주의 열강들이 여전히 몇몇 나라를 상대로 제국주의적 수탈을 지속하고 있긴 하지만, 달러화 대비 유로화가 가진 취약성은 미국과 큰 차이를 만들어 내고 있다. 경제학적으로는 벌써 수십 번 파산했어야 마땅한 달러화의 무제한 발권이 지속될 수 있는 힘은 첨단기술, 금융, 군사 부문에서 여전히 세계를 압도하는 미국의 패권에서 나온다. 그런 패권을 갖고 있지 않은 유럽은 따라서 유로화를 마음껏 찍어내며 국가개입을 극대화하는 마법을 부릴 수가 없다. 게다가 유로화는 유럽연합이 미국처럼 하나의 국가가 아니라는 또 하나의 취약점을 안고 있다. 유럽연합 27개 국가 중 19개 국가가 유로화를 공동화폐로 사용하는 상황에서, 유로존 국가들은 특정 국가가 과도하게 재정을 지출하여 유로화 가치를 떨어뜨림으로써 타국에 피해를 안길까봐 서로 민감하게 감시하고 있다. 그래서 유로존에서는 매년 정부 재정적자를 GDP 대비 3% 이내로 하고 누적된 총 정부부채를 GDP 대비 60% 이내로 유지한다는 이른바 ‘재정건전성’ 기준이 존재한다. 물론 이 기준은 수시로 무시되긴 하지만, 늘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는 점에서, 미국처럼 무제한 발권을 통한 국가개입을 불가능하게 하는 또 하나의 족쇄로 작용한다. 지난 15년 동안 자본주의 위기 대응에서 미국과 유럽 사이에 발생한 차이는 2008년 미국 GDP 대비 110.3%를 기록했던 유럽연합의 GDP가 2023년에는 67.1%로 축소됐다는 통계로도 확연히 드러난다. 위기 전가 공세에 맞선 노동자들의 투쟁 2008년 이후 만성화된 유럽의 경제위기는 당연하게도 그 고통을 노동자들에게 전가하기 위한 수많은 공세를 낳았다. 그에 맞선 노동자들의 투쟁도 줄기차게 전개됐다. 특히 프랑스에서는 정권의 공세와 노동자들의 투쟁이 거대한 파노라마를 형성하며 전개돼 왔다. 2010년 우파 정권이 밀어붙인 연금개악에 프랑스 노동자들은 최대 300만 명이 참여한 총파업으로 맞섰다. 그러나 총파업의 위력을 10여 차례의 하루 경고파업과 거리시위로 제한시킨 노조 지도부 때문에 ‘60세 정년의 62세로 연장’ 등을 요지로 하는 연금개악을 저지하지 못했다. 노조 지도부가 생각한 대안은 정권교체였고, 노동조합의 강력한 지원에 힘 받은 중도좌파 사회당이 2012년 대선과 총선에서 모두 승리하며 집권했다. 그러나 사회당은 연금개악을 되돌리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2016년에는 노동시간 연장과 정리해고 자유화를 골자로 하는 노동법 개악을 추진했다. 다시 노동자들이 격렬한 총파업으로 맞섰지만, 사회당 정부는 헌법상 긴급명령 제도를 활용해 의회 표결을 생략한 채 입법을 강행했다. 이후 사회당 정부의 지지 기반이 무너져 내린 틈을 뚫고 중도우파 마크롱이 혜성처럼 나타나 권력을 장악했다. 프랑스 정치의 양대 축으로서 번갈아 공세를 폈던 우파와 중도좌파가 공히 대중의 분노 앞에 무너져 내리면서 발생한 정치적 격변이었다. 그런데 2017년 집권한 마크롱 또한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2018년의 유류세 인상은 ‘노란 조끼’ 운동이라는 광범위한 빈민층의 반란을 촉발했다. 2019년의 공공부문 연금개악 추진은 공공부문 노동조합들의 강력한 총파업에 맞닥뜨렸고 2020년 코로나가 터지면서 흐지부지되었다. 2022년 가까스로 재집권에 성공한 마크롱은 2023년 다시 ‘정년 64세로 추가 연장’을 핵심으로 하는 연금개악을 추진했다. 2023년, 그러니까 지난해 상반기 연금개악에 맞서 다시 한 번 거대한 총파업이 전개됐다. 최대 참가 인원이 350만 명으로 2010년의 규모를 능가하면서 1980년대 이후 최대 규모의 노동자투쟁이 됐다. 전통적으로 노동자투쟁의 중심 역할을 해온 대도시뿐만 아니라 프랑스 전역의 중소도시들까지도 총파업 열기로 가득 찼다. 여론조사에서 94%가 연금개악에 반대하고 65%가 연금개악 철회를 위한 경제봉쇄를 지지할 정도로 일반 대중의 지지도 압도적이었다. 2010년의 총파업이 연금개악을 저지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모두가 다 기억하는 상황에서, 일부 선진노동자들은 무기한 총파업을 건설하기 위한 운동에 착수했다. 에너지·정유·철도·청소 등 일부 부문에서는 실제로 무기한 파업이 아래로부터 시작되기도 했다. 그러나 노조 지도자들은 다시 한 번 총파업을 10여 차례의 하루 경고파업과 거리시위로 제한하면서, 더 이상 넘어서려 하지 않았다. 이번에도 그들이 생각한 대안은 ‘정권교체’였다. 그들이 생각한 정권교체의 주체는 2022년 총선 때 결성됐던 좌파 선거연합 ‘사회생태신인민연합’(NUPES)이었다. 그 중심에는 사회당의 몰락 이후 좌파의 새로운 중심으로 부상한 급진좌파 불복프랑스가 있었다. 그러나 노동자들을 명백하게 배신했던 사회당 또한 좌파 선거연합의 일원이었다. 따라서 좌파 선거연합의 집권이 또 다른 배신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누구도 부정할 수 없었다. 이번에도 총파업이 연금개악을 막지 못하고 허망하게 소멸되자, 대중의 기대는 좌파 선거연합보다는 한 번도 집권한 적이 없는 극우파 국민연합을 향해 쏠렸다. 연금개악에 반대한다는 입장만 밝혔을 뿐 총파업 시위에는 매우 적대적이었던 극우파가 아이러니하게도 연금개악 반대투쟁의 가장 큰 정치적 수혜자가 됐다. 극우파의 지지가 가파르게 상승하자, 마크롱 정부는 그 기세를 꺾어볼 요량으로 극우파의 핵심 공약인 이민 제한을 상당 부분 수용하는 이민법 개악을 지난해 12월 강행했다. 이민 허용 기준을 강화함으로써 극우파로 쏠리는 흐름을 자기 당에 묶어 보겠다는 계산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자신의 당은 분열되고 극우파의 기세만 더 살려주는 꼴이 되었다. 바로 이런 배경 위에서 지난 6월 초 유럽의회 선거에서 국민연합이 (2022년 총선 때 18.7%에서 31.4%로 득표율이 폭증하는) 눈부신 선전을 하게 된 것이었다. 독일을 비롯한 다른 나라들에서도 극우파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는데, 구체적인 맥락은 조금씩 다르지만 큰 틀에서는 비슷한 과정의 결과였다. 2023년 프랑스 연금개악 반대투쟁 사진:AFP 무엇이 진정한 희망인가? 자본가세력과의 인민전선인가, 투쟁하는 노동자대중의 자기조직화인가? 이번 총선에서 극우파의 상승세가 집권으로 귀결되는 것을 막았다고 해서 불복프랑스를 중심으로 하는 신인민전선이 새로운 희망을 만들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불복프랑스는 지난해 연금개악 반대투쟁 때 오로지 그 정치적 수혜를 얻는 것에만 집중할 뿐 무기한 총파업을 건설하려는 노력에는 철저히 눈을 감았다. 그런 태도를 가진 불복프랑스가 설령 집권을 한들 노동자들의 열망을 진정으로 관철해 낼 수 있을까? 결코 그러지 못할 것이다. 그것은 그들의 주관적인 진실성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객관적인 역학관계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무기한 총파업과 같이 노동자들의 투쟁이 폭발적으로 분출하는 상황이 열리면 노동자대중은 자본주의 일상 속에서는 감히 꿈꾸지 못하던 변화를 추구하고 실행하면서 자본주의를 결정적으로 타격할 힘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 그러한 투쟁 속에서 건설되는 노동자평의회 같은 노동자대중의 자기조직화 기관들은 노동자계급의 혁명적 잠재력을 집결하는 조직적 수단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그러한 투쟁들이 중단되고 자본주의 일상으로 돌아오게 되면, 그래서 노동자대중의 힘이 가라앉고 자본가계급의 통제력에 압도당하는 상황에서는 노동자대중의 의식마저 부르주아 의식에 장악당하게 된다. 그렇게 무기력해진 노동자들 위에서 자본가계급이 가하는 압력은 어떤 정권에게든 거역할 수 없는 힘이 된다. 이번 선거에서 불복프랑스가 보여준 ‘정치’는 만일 그들이 집권한다면 훨씬 더 거세질 압력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를 잘 보여준다. 불복프랑스가 주도적으로 결성한 신인민전선에 참여한 사회당은 2012년부터 5년 간 대통령을 역임하며 노동법 개악 강행 등을 주도했던 올랑드를 총선 후보로 내세웠고 결국 당선까지 시켰다. 6월 30일 오후 8시 15분, 1차 투표의 개표 결과가 나온 직후 불복프랑스를 대표하는 멜랑숑은 신인민전선 소속으로 3위를 한 모든 후보들의 사퇴를 전격 선언하며 극우파 국민연합에 맞선 이른바 ‘공화국전선’의 형성에 앞장섰다. 그런데 그렇게 해서 신인민전선 후보들이 양보해 준 후보들 가운데에는 마크롱 정부의 전 총리로서 2023년 연금개악과 그 긴급명령 강행처리를 주도했던 보른, 그리고 역시 마크롱 정부의 현 내무장관으로서 노란조끼 시위부터 연금개악 반대투쟁과 경찰폭력 항의투쟁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시위에 대한 잔인한 폭력진압과 2023년 이민법 개악을 주도했던 다르마냉이 포함돼 있었다. 아르헨티나의 극우파 대통령 밀레이의 미치광이 같은 정책들이 보여주듯이, 지난 10여 년 자본주의 위기 심화와 함께 세계 곳곳에서 성장해 온 극우파의 집권은 노동자들에 대한 훨씬 더 강화된 공세를 가져올 것이다. 또한 앞으로 자본주의 위기가 더욱 심화되면 이들 극우파는 노동자의 모든 성과를 파괴하고 노동자운동의 절멸을 시도하는 파시즘의 수준으로까지 발전해 갈 것이다. 자본주의 위기가 끝없이 전개되는 상황에서는, 자본주의를 뛰어넘어 대안을 바라보지 못한다면, 결국 누군가를 희생양 삼아야만 나의 생존을 지킬 수 있다는 극우파와 파시즘의 논리가 대중에게 악마적 호소력을 갖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극우파의 전진을 저지하는 것, 파시즘으로의 진화를 가로막는 것은 오늘날 세계 노동자계급에게 사활적인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얼핏 보기에 극우파를 제외한 모든 세력과의 연합은 극우파를 저지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처럼 보인다. 그러나 바로 최근의 프랑스 사례가 보여주듯이 그러한 방법은 극우파의 전진을 저지하지 못한다. 오히려 극우파의 성장을 위한 비옥한 토양을 만들어줄 뿐이다. 극우파의 전진을 저지할 힘은 노동자계급의 혁명적 잠재력을 불러내는 데 있다. 노동자계급의 투쟁을 가장 강력하고 광범위하게 건설해 내고, 그 한복판에서 노동자대중의 자기조직화 기관을 건설해 내는 것이다. 자본가세력과 연합하는 인민전선이 무엇보다 문제가 되는 것은 바로 그러한 노동자투쟁의 건설 및 노동자대중의 자기조직화와 정면으로 충돌하기 때문이다.2024-07-19 | 조회 4,554 -
[번역] 중국에 파업이 돌아오다중국 최대 음식배달 플랫폼 메이퇀 배달 노동자 (사진: REUTERS/ALY SONG/FILE PHOTO) (옮긴이 주) 최근 중국 노동자투쟁 상황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아시아 노동 리뷰>(Asian Labour Review)에 6월 4일자로 실린 ‘The Return of Strikes in China’를 번역하여 게재한다. (원문) https://labourreview.org/strike-wave-china/ 1980년대 시장 개혁 이후 ‘세계의 공장’이 된 중국에서는 특히 2000년대와 2010년대 초에 제조업 부문에서 파업이 빈번하게 발생했다. 그러나 2016년 이후 공장 파업은 전반적으로 그 수와 규모가 감소했으며, 파업의 중심도 제조업에서 서비스 부문, 특히 플랫폼 경제로, 연안 도시에서 중국 내륙으로 옮겨가고 있다. 공장 노동자들의 최근 파업 양상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무엇인가? 플랫폼 노동자들의 파업은 중국 노동자운동의 현황에 대해 무엇을 말해주는가? 제조업 파업의 부활 2023년은 2016년 이후 파업의 활기에서 새로운 정점을 찍은 해였다. 공장 파업 건수가 눈에 띄게 증가했으며, 특히 주강삼각주와 양쯔강삼각주 등 연안지역에서 파업이 가장 많이 발생했다. <중국노동통신>(China Labor Bulletin)에 따르면 2023년 공장 파업은 434건으로 2022년 37건, 2021년 66건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434건 중 약 80%가 남동부 연안지역에서 발생했다. 2023년 공장 노동자들의 파업 증가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중국노동통신>의 중국 파업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제조업 파업의 절반 이상이 저부가가치 공장의 이전 또는 폐쇄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이후 이러한 공장 이전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다. 첫째, 코로나19 팬데믹의 파급 효과로 인해 자본 이전이 가속화되었다. 코로나19로 인해 글로벌 공급망의 최하단에 위치한 공장들은 큰 타격을 입었고, ‘제로코로나’ 정책이 종료된 이후에도 주문량이 늘지 않았다. 이러한 압박에 따라 공장들은 비용 절감을 위해 임금이 낮은 지역으로 이전했다. 지난 10년 동안 운영의 일부를 이전한 일부 공장은 이제 완전히 이전하고 있다. 둘째, 팬데믹은 글로벌 공급망의 구조조정을 촉발했다. 대형 글로벌 브랜드들은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중국 공급업체에 과도하게 의존해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하게 됐다. 이로 인해 이들 브랜드는 다른 곳에서 공급업체를 찾게 되었다. 가장 극적인 사건은 2022년 ‘제로코로나’ 정책으로 인해 세계 최대 아이폰 조립공장인 정저우의 폭스콘 공장에서 노동자들의 대규모 시위가 벌어진 것이다. 이로 인해 새 아이폰 모델의 출시가 지연되었고, 애플은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 중국 외 지역으로의 생산 전환을 가속화했다. 셋째, 2000년대 말부터 연안지역 지방정부들은 산업 고도화를 촉진하기 위해 저급 제조업이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도록 장려했다. 2023년 광둥성 정부는 공장 이전을 장려하고 ‘첨단화, 지능화, 친환경화’ 제조업을 촉진하기 위해 거의 10개의 청사진과 지침을 발표했다. 이러한 요인들이 결합되어 중국 연안, 특히 남부 주강삼각주에서 저급 제조업 자본이 대량으로 빠져나가는 현상이 발생했다. 중국 노동법에 따르면 고용주는 노동자를 해고할 경우 퇴직금을 지급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이윤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고용주들은 2023년에 공장 이전 비용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사용했다. 일부 사장들은 몰래 기계를 반출하거나 잠적하기도 했다. 따라서 노동자들이 퇴직금을 받지 못하거나 심지어 임금과 사회보험을 지급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중국판 틱톡에서 노동자들은 이러한 현상을 ‘사장들의 도주’라고 부른다. 일요일이나 휴일을 마치고 돌아온 노동자가 사장이 이미 도망친 것을 발견하는 경우도 있다. 국경절과 설 연휴 기간 동안 노동자들은 사장의 도주 가능성에 대한 걱정을 짧은 동영상으로 표현했다. 고용주가 퇴직금을 피하기 위한 또 다른 일반적인 전략은 노동자에게 ‘주 5일, 하루 8시간’ 근무를 강요하는 것이다. 표준 노동일은 국제 노동운동의 역사적인 승리이지만 오늘날 중국에서는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다. 중국의 제조업 부문에서 노동자는 일반적으로 매우 낮은 기본급을 받기 때문에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연장근무에 의존해야 한다. 고용주가 연장근무를 줄이거나 없애면 노동자는 충분한 수입을 올릴 수 없다. 이렇게 함으로써 고용주는 노동자가 자발적으로 그만두도록 효과적으로 강요하여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을 수 있게 된다. 일부 고용주들은 노동자를 기술적으로 ‘해고’하지 않으면서 공장을 다른 곳으로 이전하기 위해 이 전략을 사용한다. 고용주들은 또한 월급을 더 줄이기 위해 노동자에게 더 많은 휴가를 제공한다. 일부 공장은 노동자들에게 일주일에 이틀이나 사흘만 일하게 하고 최저임금의 70~80%만 지급한다. 일부 공장은 단순히 생산을 중단하고 몇 달 동안 휴무를 하기도 한다. 이러한 전략을 통해 사장들은 퇴직금을 회피하거나 줄일 수 있었다. 또한 노동자들을 매우 불안정한 상황에 놓이게 했다. 중국의 지속적인 경기 침체로 노동자들은 높은 임금을 받을 수 있는 대체 일자리를 찾기가 매우 어려웠다. 따라서 공장 폐쇄와 이전으로 인해 2023년에 많은 비공인 파업이 발생했다. 고용주의 전략에 대응하여 노동자들은 법 안팎에서 행동에 나서고 요구를 제기했다. 첫째, 노동자들은 고용주에게 퇴직금 지급을 압박하기 위해 폐쇄된 공장의 기계 반출을 막았다. 둘째, 노동자들은 휴무일 연장과 잔업 취소를 고용주의 꼼수로 인식하고 ‘주 5일, 하루 8시간’ 근무제에 맞서 싸우며 잔업 시간을 요구했다. 셋째, 노동자들은 연장근무수당에 의존할 필요가 없도록 고용주에게 기본급 인상을 요구했다. 넷째, 일부 노동자들은 사장이 퇴직금을 줄이기 위해 임금을 삭감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법에 규정된 것 이상의 퇴직금을 요구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2023년 11월 세계 최대 신발 제조업체 중 하나인 바오첸 코퍼레이션은 장쑤성 양저우에 있는 공장을 폐쇄하고 인도에 대한 투자를 늘렸다. 노동자들의 파업 압력으로 공장은 법이 정한 대로 노동자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지난 1년 동안 노동자들의 임금이 5,000위안(약 95만원)에서 2,000위안(약 38만원)으로 급격히 감소하면서 퇴직금이 크게 줄었다. 노동자들은 보상 계획에 불만을 품고 파업을 계속했다. 요약하자면, 노동자들은 고용주의 공세에 맞서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주었다. 많은 노동자가 과거에 파업을 통해 집단행동에 참여하는 경험을 쌓았고 또 이를 공유했다. 2023년 파업에서는 작업 중단, 집회, 농성, 공장 출입구 봉쇄, 기계 지키기 등 다양한 전술을 사용하여 사장들을 압박했다. 또한 노동자들은 총공회(노동조합), 노동국, 법무부, 사회보장국 등에 불만 사항을 전달하며 여러 정부 기관에 시정조치를 요구했다. 일부 투쟁이 몇 달 동안 지속되는 등 노동자들의 활력이 행동의 지속 기간에서도 입증되었다. 하지만 이번 파업 물결에도 한계가 있었다. 첫째, 제조업 노동력의 규모가 급격히 축소되면서 노동자들의 협상력이 제한되었다. 수만 명의 노동자가 참여했던 2016년 이전 파업에 비해 2023년 공장 파업 참가자는 보통 수십 명에서 수백 명에 불과했다. 둘째, 많은 공장이 생산 축소를 겪고 있었기 때문에 노동자들은 이미 생산 규모가 축소되거나 중단된 공장을 상대로 파업을 벌였다. 이러한 파업은 사측에 경제적으로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없었다. 셋째, 2015년 이후 중국 정부가 더욱 권위주의적으로 변하고 노동권 보호를 약화시켰으며 노동운동에 대한 탄압을 강화했다. 정부는 노동자들의 행동을 억압하기 위해 고용주들과 손을 잡았다. 2023년의 파업 물결에서도 노동 NGO의 개입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선전의 한 자동차 부품 공장에서 파업이 발생하자 정부 기관과 노동조합이 신속하게 개입하였는데, 표면적으로는 분쟁을 중재했지만 실제로는 사측을 지지했다. 지방 노동감독관은 ‘고의로 생산을 방해하는 노동자는 해고하고 구금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에 항의하기 위해 이 공장의 노동자 수백 명이 함께 걸어 나와 지하철을 타고 시청으로 향했다. 하지만 지하철에서 내리자 경찰이 이들을 가로막고 버스에 태워 다시 공장으로 돌려보냈다. 이렇듯 제조업 부문 노동자들은 투쟁 과정에서 더 적대적인 상황에 마주쳤다. 플랫폼 노동자들의 새로운 전술 지난 몇 년 동안 제조업의 공장 폐쇄와 IT·부동산 같은 분야의 대규모 해고로 인해 플랫폼 산업에 진출하는 노동자가 점점 더 많아졌다. 2018년 중국 최대 음식배달 플랫폼인 ‘메이퇀’의 배달 노동자는 270만 명이었는데, 2023년에는 700만 명 이상으로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승차공유 운전자도 같은 추세이다. 이처럼 플랫폼 노동자가 크게 증가했지만 경기 침체로 인해 고객층이 줄어들고 있다. 중국의 플랫폼 산업은 2023년에 ‘포화 상태’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관찰자들은 공장 노동자에 비해 플랫폼 노동자들이 집단적 조직화에서 더 큰 장벽에 직면해 있다고 주장한다. 플랫폼 노동자들은 노동 과정에서 공간적으로 더 많이 분산되어 있어 지속적인 관계를 구축하기가 더 어렵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소통과 조율이 더 어려워진다. 하지만 2023년 중국의 플랫폼 노동자들은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산발적으로 투쟁을 벌였다. 10월에는 헤이룽장성 칭안현의 노동자 50여 명이 메이퇀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8월에는 하이난성 청하이시의 메이퇀 노동자들이 파업에 나섰다. 4월에는 광둥성 산웨이시에서 수백 명의 메이퇀 음식배달 노동자들이 일주일 이상 파업을 벌여 국내외의 관심을 끌었다. 산웨이 지역 음식배달 노동자들의 파업은 최근 몇 년간 플랫폼 노동자들의 파업 중 가장 길고 가장 잘 알려진 파업 중 하나였기 때문에 자세히 살펴볼 가치가 있다. 메이퇀 산웨이 지사에 고용된 음식배달 노동자는 총 800명에서 1,000명 사이였다. 2023년 4월 초, 메이퇀의 현지 관리사무소는 노동자들에게 지급하던 각종 보조금을 취소하고 주문 건당 단가를 낮췄다. 그 후 메이퇀 노동자들은 각 역과 팀 내에서 오프라인 대화를 통해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몇 년 전 성공적인 선례가 있었기 때문에 일부 직원들이 파업을 제안했다. 이들은 위챗 그룹을 개설하고 팀원들에게 파업에 대한 관심을 표시하기 위해 그룹에 가입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한 지인·친구 네트워크를 통해 다른 팀과 역의 동료들을 추가했고, 그러자 이들이 다시 자기 팀원들 사이에서 소문을 퍼뜨렸다. 쿠이위안 거리는 산웨이에서 가장 번화한 지역으로, 많은 배달 노동자들이 주문을 받기 위해 기다리는 곳이었다. 그곳에서 기다리는 동안 노동자들은 동료들에게 파업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위챗 그룹에 가입하도록 권유했다. 며칠 만에 위챗 그룹에 가입한 노동자 수가 수백 명으로 늘어났다. 위챗 그룹 참여자 누구도 대면 조직화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4월 중순까지 수많은 오프라인 대면 조직화가 이루어졌다. 오프라인 대화를 통해 노동자들은 비가 올 때 파업을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메이퇀은 보통 비가 올 때 더 많은 주문량을 받기 때문에 그때 파업을 하면 메이퇀에 가장 큰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결정은 오프라인에서 팀원 네트워크와 팀 간의 지인·친구 네트워크를 통해 노동자들 사이에 불균등하게 전달되었다. 4월 19일, 비가 내렸다. 노동자들은 위챗 그룹에 “지금 비가 오니 더 이상 주문을 받지 말아야겠다”와 같은 메시지를 올렸다. 수십 개의 메시지가 그룹에 넘쳐나자 모두가 파업이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위챗 그룹에 속하지 않은 노동자들도 점점 더 많은 노동자들이 앱에서 로그오프하면서 배달이 불가능할 만큼 많은 주문이 배정되자 파업이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주문을 완료할 수 없어 일을 중단했다. 일부 노동자들은 파업 첫날이 끝날 무렵 산웨이에서 역에 기반해 움직이는 메이퇀 노동자들의 70%가 파업에 참여했다고 추정했다. 둘째 날 밤, 메이퇀은 파업을 중단시키기 위해 주변 지역에서 수백 명의 노동자를 산웨이로 투입했다. 파업파괴에 동원된 노동자들에게는 일당 200위안의 기본급과 산웨이 노동자들보다 거의 3배나 많은 단가가 지급되었다. 이는 산웨이 현지 노동자들을 더욱 분노하게 만들었다. 노동자들은 파업 3일째부터 경영진에 가장 충성도가 높은 30명의 현지 노동자만 파업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추정했다. 나머지는 모두 파업을 벌였다. 파업파괴에 동원된 노동자들은 메이퇀의 운영을 제대로 유지하지 못했다. 그들은 산웨이의 복잡한 지역 지리를 잘 몰랐고 주문을 배달하는 데 매우 느렸다. 그들 가운데 많은 이들이 곧 지쳐서 차라리 기본급만 받고 인터넷 카페에서 비디오 게임을 하며 하루를 보내는 것을 선호했다. 그러자 지역 당국과 경찰이 노동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일터로 복귀하라고 압력을 가하기 시작했다. 한 노동자는 경찰의 전화를 받고 압박에 굴복하여 일터로 돌아가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곧 그의 팀원들이 메이퇀 업무 앱을 통해 그가 순위 시스템에서 ‘최고 성과자’로 선정된 것을 보게 되었고, 따라서 그가 업무에 복귀한 게 틀림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러자 같은 팀에서 파업을 조직하고 있던 그의 삼촌에게 꾸중을 들었다. 다른 팀원들에게도 꾸중을 들었다. 이 노동자는 다시 파업에 들어갔다. 동료노동자들 간의 압력이 국가 당국의 압력을 무력화시킨 사례였다. 파업이 시작된 후 위챗 그룹은 노동자들이 다음 단계를 논의하는 활기찬 공간이 되었다. 노동자들은 경영진과 교섭할 대표를 선출하지 않기로 결정했는데, 노동자 교섭 대표들이 보복을 당할까 봐 두려웠기 때문이다. 대신 팀 리더들이 노동자들의 요구 사항을 경영진에게 전달했다. 8일째 되던 날, 경영진은 모든 보조금을 원상복구하고 단가를 기존 수준으로 회복하는 것으로 양보했다. 그러나 파업 참가자들은 파업 기간 동안 ‘모든 등급의 폐지’라는 야심차고 평등주의적인 요구를 만들어 냈다. 그렇게 되면 노동자들을 더 잘 단결시킬 수 있을 것이었다. 파업 전에는 많은 보조금이 A등급 노동자에게만 지급되었고, 그 단가도 더 높았다. 노동자들은 보조금을 메이퇀 앱을 통해 일하는 모든 산웨이 배달 노동자에게 적용하고 단가를 균등화할 것을 요구했다. 이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러자 파업 참가자들 사이에 균열이 생겼다. 8일차와 9일차에 A등급 노동자들이 대부분 업무에 복귀했지만, 하위 등급 노동자들은 파업을 계속 이어갔다. 이후 며칠 동안 경영진은 매일 보너스를 지급하며 노동자들을 다시 일터로 유인했다. 11일째가 되자 파업 참가자의 약 80%가 업무에 복귀했다. 14일째에 파업이 사실상 종료되었다. 파업의 마지막 단계에서 일어난 파업 참가자들 사이의 분열은 지속적인 영향을 미쳤다. 반년이 지난 후에도 일부 노동자들은 저녁 식사 자리에서 A등급 노동자들이 자신을 배신했다고 불평하며 다시는 이런 배신자들과 함께 파업을 하지 않겠다고 맹세했다. 파업 이후 메이퇀 경영진은 파업을 조직하고 유지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한 팀원 네트워크를 방해하기 위해 산웨이 지사와 팀 구조를 훨씬 더 자주 개편했다. 이번 파업에는 주목할 만한 몇 가지 측면이 있다. 첫째, 플랫폼 노동자들이 주로 비교적 작은 도시의 지역 주민인 경우, 노동자들 간의 촘촘한 인적 네트워크가 공간적으로 분산된 노동력을 조직하는 중요한 통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둘째, 이 사례에서는 아이러니하게도 플랫폼 알고리즘이 노동자들의 파업을 확산하고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셋째, 노동자들의 연대가 취약하며 경영진의 ‘분할지배’ 전략을 극복하는 것이 단체행동의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음을 또한 알 수 있다. 2023년 공장 노동자와 플랫폼 노동자가 주도한 중국의 파업은 고무적이면서도 냉정한 교훈을 준다. 경기 침체가 노동자들의 생계에 다양한 방식으로 심각한 영향을 미치자 노동자들은 이에 맞서 싸우면서 ‘마땅히 받아야 할 것’을 요구하겠다는 강한 결의를 보여주었다. 그러나 동시에 산발적이고 즉흥적인 노동자들의 투쟁은 사측의 책략, 정부의 조치, 경제의 구조적 변화로 인해 제약을 받기도 했다. 이러한 장벽에 대응하려면 보다 정교하고 지속가능한 조직화 방식과 더 강력하고 광범위한 계급 연대의식이 필요하다. 거칠게 조직화를 가로막는 정치 환경 속에서 이를 어떻게 달성할 수 있을지가 중국 노동자들에게 절박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2024-06-13 | 조회 3,038 -
집단학살에 퀴어자긍심은 없다서울퀴어문화축제는 올해도 많은 방해에 직면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서울퀴어문화축제는 근거없이 서울시청 광장 사용을 불허당했다. 혼인평등법이나 차별금지법도 오랫동안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의 퀴어는 여전히 기본적인 법률상의 평등도 누리지 못하며, 혐오세력으로부터 존재를 위협받는다. 2000년부터 이어진 퀴어문화축제는 한국의 퀴어들이 자신의 존재를 긍정하고, 차별과 억압에 맞서는 주체로 스스로를 조직화하는 중요한 행사였다. 그리고 지난 6월 1일, 2024년 서울퀴어문화축제가 15만 명의 참가 속에 진행되었다. 퀴어와 앨라이(퀴어 당사자는 아니나 차별에 반대하는 연대자를 뜻하는 용어(ally)) 참가자들은 일상의 억압에서 벗어나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며 잠시나마 해방의 분위기를 누렸다. 하지만 퀴어문화축제에는 ‘퀴어자긍심’을 논할 자격이 없는 이들도 함께했다. 이날 미국, 영국, 독일 대사관을 포함해, 덴마크, 핀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프랑스, 네덜란드, 벨기에, 아일랜드,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주요 서구 국가의 대사관들이 축제에 부스를 열고 참여했다. 이들은 서울퀴어문화축제에 대한 후원을 의미하는 ‘파트너십’ 단체로도 홍보됐다. 특히 ‘프리미엄 파트너십’을 택한 호주 대사관과 미국대사관은 퀴어문화축제 공식책자의 마지막에 자신의 슬로건과 로고를 박았다. 2시 본 행사가 시작되기 전에는 미국 대사의 축사발언이 영상을 통해 현장에 송출되었고, 영국 대사는 퀴어문화축제를 방문해 부스에 머물며 사람들과 사진을 찍었다. 서구 제국주의 국가들은 팔레스타인 집단학살의 또 다른 주범이다 이날 서울퀴어문화축제에 참가한 미국, 영국, 독일 등 서구 제국주의 국가들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에서 자행하고 있는 대규모의 집단학살을 가능케 한 주범들이다. 이들은 이스라엘의 집단학살과 인종청소에 대해 ‘테러에 맞선 자위권의 행사’라는 이름으로 정당성을 부여해왔고, 무기수출과 경제지원을 통해 이스라엘의 집단학살을 물리적으로 가능케하고 있다. 지난 5년 간 이스라엘에 공급된 무기 중 65%가 미국으로부터, 30%가 독일로부터 나왔다. 오바마 정부때부터 미국은 2026년까지 이스라엘에 매년 38억 달러의 군사지원을 하고 있다. 여기에는 전투기, 헬리콥터, 유도탄 등 가자지구 민중을 공격하는 데 사용되는 무기들이 포함된다. 또 미국 하원은 지난 4월 우크라이나, 이스라엘, 대만에 안보지원을 제공하는 950억 달러의 법안 패키지를 통과시켰고, 이를 통해 이스라엘은 앞으로 미국으로부터 약 260억 달러의 추가원조도 받을 예정이다. 여기에 더해 바이든은 지난 5월 탱크 포탄, 전술 차량 박격포탄 등 10억 달러 이상의 무기를 제공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수천 발의 정밀유도탄, 소구경 폭탄, 벙커버스터, 소형무기 등 의회에 공식적으로 통보하지 않아도 되는 100건 이상의 군사판매도 진행해왔다. 경제적 지원뿐 아니라, 2023년 10월 18일 인도주의적 전투중단 결의안 거부, 12월 8일 휴전결의안 거부, 2024년 2월 20일 휴전결의안 거부, 5월 20일 국제형사재판소의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 대한 전쟁범죄 혐의 체포영장청구 거부 등 미국은 이스라엘에 노골적인 정치적 지지도 제공해왔다. 뉴욕타임스, AP 등 주요 서구언론은 학살을 정당화하기 위해 하마스가 강간을 무기화했다는 보도를 퍼뜨렸고, 바이든은 이를 그대로 받아 연설에 인용하며 이스라엘의 집단학살에 정당성을 부여해주었다. 영국 역시 높아가는 무기 수출 중단 요구를 묵살하며 막대한 무기를 이스라엘로 수출하고 있다. 영국 방산업체 BAE시스템즈는 F-35 전투기 부품의 15%를 공급하고 있으며, 이 전투기는 가자폭격에 사용되고 있다. 지난 5월에 영국은 라파공격을 앞두고서도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지원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은 2023년, 전년보다 10배나 많은 무기를 이스라엘로 수출했으며, 독일의 대 이스라엘 무기 수출 218건 중 185건이 10월 7일 이후 이루어졌다. 지난 4월 국제사법재판소에서 니카라과가 독일을 집단학살 조장으로 제소한 것에 대해 반박하며, 독일은 “이스라엘의 안보는 독일 대외 정책의 핵심”이고, 이스라엘의 대량학살이 ‘자위권’이라는 주장을 반복했다. 퀴어문화축제에 집단학살 동참국이 있을 자리는 없다 이날 미국, 영국, 독일 대사관이 자리한 36번 부스 맞은편에서는 오전 11시부터 행진이 시작되던 4시까지 팔레스타인 긴급행동의 주관 아래 제국주의 대사관들의 핑크워싱을 규탄하는 항의 선전전이 진행되었다. 선전전 참가자들은 “미국, 영국, 독일은 학살지원 중단하라” “Free, Free Palestine(팔레스타인에 자유를)” “퀴어는 팔레스타인 집단학살 반대한다” “From the River to the sea Palestine Will be Free(요르단 강에서 지중해까지 팔레스타인은 해방되리라)” 등의 팻말을 들었다. 사회주의를향한전진도 “팔레스타인 퀴어를 살해한 폭탄이 미국으로부터 나왔다. 주한미국대사관은 퀴어퍼레이드를 함께할 수 없다”는 피켓을 제작해 함께 들었다. “퀴어가 요구한다, 집단학살 중단하라!” “퀴어는 팔레스타인 해방을 지지한다” “팔레스타인 민중들은 퀴어와 연대한다” 등과 같은 구호가 끊기지 않고 울려퍼졌다. (관련: ‘Queers in Palestine’이란 단체에서 퀴어 팔레스타인인을 대변하며 2023년 11월에 성명을 발표했다.) 서울퀴어문화축제 참가자들은 핑크워싱 규탄에 적극적으로 호응해주었다. 부스 앞을 지나던 많은 참가자들이 항의구호에 호응해 함께 구호를 외치며 지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여러 퀴어단체들도 항의행동에 동참했다. 8천 부의 유인물이 모두 배포됐고, 약 18개 이상의 부스에 긴급행동에서 제작한 유인물이 비치됐다. 팔레스타인 국기를 부스나 행진차량에 걸어놓은 팀도 있었다. 긴급행동에서 준비한 선전전 대오는 20명 안팎이었는데, 피켓팅 참가자 수가 계속 불어나 행진 직전 무렵에는 40~50명 가까운 사람들이 선전전을 함께 진행했다. 2시부터 이스라엘 대사관 인근에서 개최된 ‘이스라엘의 집단학살 규탄 16차 긴급행동 «팔레스타인에 해방을 - 우리의 해방은 연결돼 있다»’에는 600명 넘는 인원이 참가했다. 최근의 집회 참가자 수에 비해 훌쩍 늘어난 참가자 수를 통해 제국주의 대사관들의 핑크워싱 규탄 행동이 퀴어커뮤니티와 운동사회 내에서 다시 한 번 팔레스타인 연대투쟁의 의의를 확산하는 계기가 됐음을 짐작해볼 수 있었다. 팔레스타인 긴급행동 16차 집회 참가자들은 이스라엘 대사관 앞으로 행진해 함께 이스라엘을 규탄하는 구호를 외쳤다. 이후 팔레스타인 긴급행동은 4호차와 6호차 뒤에 행진대오를 형성하여, 구호를 외치며 퀴어퍼레이드 행진에 함께했다. 많은 행진 참가자들과 지나가는 시민들이 팔레스타인 연대를 호소하는 피켓과 구호에 호응했다. 아무도 지우지 않는 퀴어자긍심을 위해 - 국가와 기업으로부터 독립적인 변혁적 퀴어운동을 퀴어문화축제에 기업과 서구 제국주의 국가의 대사관이 참여하는 문제는 2010년대 중반부터 오랫동안 핑크워싱 논란을 불러일으켜왔다. 올해 팔레스타인 긴급행동의 대응은 특히 ‘제2의 나크바’라 불리는 이스라엘의 광범위한 집단학살이 7개월 째 지속되고 있던 상황에서 제기된 것으로, 퀴어커뮤니티 내에 핑크워싱에 대한 논쟁을 확산시키는 계기점이 되었다. 많은 퀴어단체/활동가들과 퀴어 당사자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팔레스타인에 대한 연대를 표명하며, 성소수자 억압을 지속하는 주체인 국가와 자본으로부터 독립적인 퀴어자긍심에 관한 더 많은 논쟁을 촉발하고 있다. 5월 30일에는 HIV 소수자난민인권네트워크, 서울인권영화제, 팔레스타인평화연대,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HIV/AIDS인권행동 알이 팔레스타인 연대성명서를 발표했고, 6월 18일까지 연서명을 조직하고 있다. 개최를 앞두고 있는 한 지역퀴어문화축제 조직위에서는 만장일치로 미국, 영국, 독일 대사관을 초청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6월 13일부터 4일 간 진행되는 제26회 서울인권영화제에는 ‘팔레스타인 연대 특별 섹션: 연대로, 해방으로’가 마련됐다. 6월 16일(일) 오전 10시에는 ‘핑크워싱(Pinkwashing Exposed: Seattle Fights Back!)’(2015)이 상영되며, 11시에는 HD현대의 이스라엘 굴착기 수출 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 ‘언허드: 마사페르 야타를 지켜라(Unheard: Defend Masafer Yatta)’(2023), ‘이름의 무게(I Signed the Petition)’(2018)가 상영되고 13시부터는 ‘퀴어와 팔레스타인 연대에 대해 고민하며 모두의 해방을 이야기’하는 토크쇼가 예정돼있다. 이스라엘의 집단학살을 지원하고 있는 서구 제국주의 국가들의 퀴어문화축제 참여를 둘러싼 논쟁은 보다 근본적인 질문으로 우리를 이끈다. 실제로 많은 서구 제국주의 국가들에선 동성혼이 법제화돼있고, 법률적 평등과 권리를 보장하며, 적극적인 정책으로 퀴어에 대한 차별을 시정해나가기도 한다. 이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동시에 그 국가들이 적극적인 정치적, 경제적 지원으로 팔레스타인의 퀴어들을 학살하고 있다는 것 또한 분명한 사실이다. 이 모순적 상황 앞에서 퀴어운동은 누구의 손을 잡을 것인지를 정해야 한다. 당연히, 양쪽의 손을 다 잡는 것은 불가능하다. 앞으로 이 논쟁이 더욱 확대돼 우리가 처해있는 모순을 분명히 밝히고, 대안을 구체화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를 위해 올해 하반기에도 핑크워싱에 관한 논쟁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가며, 내년에는 퀴어문화축제가 준비되는 초기부터 특허독점제약사 길리어드, 제국주의 대사관 등 기업, 국가들이 부스참여, 후원 등으로 퀴어문화축제에 참여하는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자. 국가와 자본으로부터 독립적인 변혁적 퀴어운동을 만들어나갈 필요성을 함께 이야기하자.2024-06-13 | 조회 3,068 -
이스라엘과 미국의 팔레스타인 집단학살을 규탄하는 미국 성소수자 노동자들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미국 대학 퀴어노동자들 미국 보스턴대 대학원생(대학원생으로 연구나 교육 등 노동자로 일하는) 퀴어 노동자들이 ‘파업 중’이라는 손피켓과 함께 무지개 깃발을 들고 있다. 목에는 흰 바탕에 검은색 체크무늬 카피예를 두르고 팔레스타인 지지를 표현했다. 이들은 지난 3월 25일 임금 인상과 저렴한 주택, 노동조건 개선 등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한 보스턴대학원생노동조합(BUGWU, 3천 조합원)의 성소수자 간부들이다. 이들은 지난 5월 1일 메이데이에 BUGWU 현장 간부(BUGWU Rank and File Caucus)들과 함께 “보스턴에서 뉴욕까지, 우리는 해방 팔레스타인을 외친다”라는 성명을 발표하고 공개적으로 이스라엘에 팔레스타인 학살 중단을 촉구했다. [파업 중인 보스턴대 퀴어 노동자들 @gradworkersofBU] 퀴어조합원를 비롯한 보스턴대학교 대학원노동자들이 이스라엘을 규탄한 이유는 간단하다. 대학원생노동자들이 밝혔듯 “노동자로서 우리의 투쟁은 근본적으로 전쟁에 반대하는 투쟁이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대학원생노동자들은 “우리의 노동이 전쟁을 부추긴다면, 우리는 우리의 고용주들과 다를 바 없다”며 “존엄한 노동조건을 위한 우리의 투쟁은 대학의 비무장화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대학원생노동자들은 “우리는 대학의 비무장화가 전투적 집단행동과 결의를 통해서만 달성될 수 있다는 점을 안다”며 “우리는 보스턴 대학교가 국방부 연구의 열렬한 지지자라는 점에 주목한다. 현재 4천만 달러가 넘는 국방부 보조금과 계약이 보스턴대에 지원되고 있다. 우리는 보스턴대에 국방부와 군산복합체의 연구비 지원을 거부하고 보잉, 엘빗시스템즈, 록히드마틴, 모트루먼 등 군수업체에 보내는 추천서 작성을 거부하라고 간곡히 호소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퀴어 대학원생노동자들은 수많은 학내 팔레스타인 지지 집회에 참여해 이스라엘의 집단학살과 핑크워싱을 비판해 왔다. 보스턴대학에서는 ‘팔레스타인 정의를 위한 보스턴대 학생들(BU Students for Justice in Palestine)’이 주도해 팔레스타인 연대 시위와 농성을 벌였고, 여기에는 성소수자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그동안 보스턴대 학생들은 학내에 텐트 100여 개로 이뤄진 농성촌을 세우고, 행진을 하고, 졸업식에서는 팔레스타인 깃발로 만들어진 학사모를 쓰며 팔레스타인에 대한 지지를 밝혀 왔다. 지난 4월 말에는 경찰의 농성장 강제철거에 맞서 투쟁하다 100여 명이 연행되기도 했다. 특히 성소수자들은 이스라엘이 ‘중동 유일의 성소수자 친화 국가’를 자처하며 팔레스타인 식민지배와 학살을 정당화하고자 성소수자를 이용하는 핑크워싱을 비판한다. 성소수자 투쟁은 팔레스타인 식민지배와 학살이라는 제국주의 억압에 맞선 투쟁과 분리할 수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스라엘 정부는 이스라엘 프라이드 행진을 비롯해 기업의 성소수자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지만, 정작 자국 내 동성결혼은 여전히 불법이고, 팔레스타인 성소수자 난민 역시 탄압한다.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미국 대학생 운동은 파업투쟁으로 확산하고 있기도 하다. 캘리포니아대학(UC)에서는 대학원생과 박사후과정 노동자 48,000명을 포괄하는 UAW 4811지부가 파업에 돌입했다. UAW 4811지부는 지난 5월 15일 파업 찬반투표를 벌여 79% 찬성으로 가결했다. 이 파업에도 성소수자 노동자들이 어깨를 걸고 있다. [뉴욕대 팔레스타인 지지 농성장 모습 | www.them.us] 팔레스타인 연대집회를 조직하고, 군산복합체 지원을 받는 성소수자단체를 규탄하는 미국 퀴어운동 팔레스타인 민중의 절박한 호소에 손 맞잡은 미국 성소수자들은 대학원생노동자들뿐만이 아니다. 2023년 10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대규모 공세를 시작한 직후부터, 미국 성소수자들은 가두시위를 열었다. 이들은 평화단체가 조직한 시위에 참여하는 것은 물론, 이스라엘의 핑크워싱을 규탄하는 시위를 직접 조직하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2023년 10월 23일에는 뉴욕 맨하탄에서 ‘임신중지권리 그룹’과 ‘해방 팔레스타인의 퀴어들’이라는 단체가 시위를 열고 가자지구 집단학살을 규탄했다. 이들은 ‘재생산 정의는 해방 팔레스타인을 의미한다(Reproductive Justice means FREE PALESTINE)’, ‘해방을 위한 레즈비언들(Lesbian4Liberation)’, ‘가자 휴전을 위한 게이들(Gays4Gaza Ceasefire)’ 등의 구호를 외치며 행진했다. 12월 11일, ‘해방 팔레스타인의 퀴어들’은 2,500명 규모의 시위를 주도적으로 열기도 했다. 미국 성소수자들은 가두시위뿐 아니라 이스라엘과 기업, 군산복합체의 핑크워싱을 비판하면서 BDS1)운동도 조직하고 있다. 대표적 상대는 미국 최대 성소수자 조직인 ‘인권캠페인(HRC)’으로, HRC가 미국 군산복합체 노스롭그루먼(Northrop Grumman)의 후원을 받기 때문이다. HRC의 ‘기업 파트너’인 노스롭그루먼은 세계에서 4번째로 큰 무기제조사로, 이스라엘에 무기를 ‘원조’한다. 이 때문에 미국 퀴어들은 2월 14일 발렌타인데이에 워싱턴DC HRC본부 앞에서 팔레스타인 집단학살에 대한 ‘침묵을 깨라’라고 시위를 벌였으며, 2월 3일에는 뉴욕시에서 열린 HRC 연례행사장 밖에서도 유사한 시위를 벌였다. 당시 시위에는 미국 드라마 ‘포즈(Pose)’의 스타 배우, 인디아 무어(Indya Moore)도 참여해 팔레스타인을 지지했다. 무어는 작년 10월 30일 반시온주의 단체인 ‘평화를위한유대인의목소리(Jewish Voice for Peace)’가 조직한 시위에서 연행된 수백 명 중 한 명이었고, 연행자 중에는 지난 2월 세상을 떠난 트랜스젠더 활동가 세실리아 젠틸리도 있었다. 1) 보이콧(boycott), 투자철회(divestment), 제재(sanctions)의 약자로 이스라엘의 군사 점령 및 인종차별을 끝내기 위한 비폭력 저항 운동이다. 인권캠페인(HRC)에 대한 BDS운동은 ‘노 프라이드 인 제노사이드(No Pride in Genocide, 집단학살에 자긍심은 없다)’라는 전국적 연합단체가 조직했다. 이들은 퀴어, 트랜스젠더 무슬림, 유대인, 아랍인, 서남아시아인, 북아프리카인 등 소수자들이 결성한 팔레스타인 연대모임이다. 이 단체의 2월 13일 성명에 따르면, “이 연합은 퀴어해방이 팔레스타인 해방과 하나라는 신념을 더욱 고양하고, 이스라엘의 점령으로 희생된 퀴어와 트랜스젠더를 위해 싸우기 위해” 조직됐다. 이들은 “아랍과 무슬림 공동체에 대한 경멸적 고정관념을 조장하는 이스라엘과 이스라엘 동맹국의 핑크워싱으로, 팔레스타인 집단학살에 대한 우리의 슬픔, 공포, 분노는 더욱 깊어졌다”고 규탄한다. 미국도 성소수자들을 탄압하기는 마찬가지다.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에 따르면 올해에만 515건의 반 성소수자 법안이 미국에서 발의됐다. 반 성소수자 법안 대부분은 학교에서 성정체성 논의를 금지하고, 트랜스젠더 운동선수의 스포츠 참여를 제한하며, 아동과 청소년에 대한 성별확인진료를 금지한다. [2월 14일 ‘노 프라이드 인 제노사이드’가 주최한 시위 장면 | NATASCHA TAHABSEM/COURTESY OF NO PRIDE FOR GENOCIDE] ‘노 프라이드 인 제노사이드’ ‘노 프라이드 인 제노사이드’는 워싱턴이나 뉴욕에서뿐 아니라 디트로이트, 리노, 로스엔젤레스에서 성소수자들이 유사한 시위를 진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대표적인 미국 에이즈 운동단체인 액트업 뉴욕(ACT UP New York)도 노스롭그루먼을 상대로 BDS운동을 벌이는데, 이 또한 ‘노 프라이드 인 제노사이드’와의 연대를 통해 시작됐다. 2월 14일에는 로스앤젤레스 퀴어해방 풀뿌리 조직인 ‘젠더정의(Gender Justice LA)’도 행진 시위를 진행했다. 지난 5월 초, 액트업 뉴욕은 맨해튼 ‘글래드미디어어워드’2) 시상식장 밖에서도 친이스라엘 기구 및 구글·월마트·맥도날드·디즈니·코카콜라 같은 노조파괴 기업과 관계 단절을 촉구하는 집회를 조직했다. 글래드미디어어워드는 다수 방산업의 후원을 받는다. 2) 미디어에 나오는 LGBT의 이미지를 감시하는 비정부기구GLAAD가 주관하는 시상식으로, 성소수자 인식 개선에 공헌한 인사들에게 시상한다. 프라이드 행진 조직위원회가 입장을 내기도 했다. 2월 8일, 샌프란시스코 프라이드위원회는 “휴전과 모든 인질 석방을 촉구한다”라는 성명을 냈다. “가자지구에서 계속되는 전쟁과 집단학살은 많은 어린이를 포함해 수만 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 우리는 가가지구 즉각 휴전과 모든 인질들의 석방을 촉구한다.” 이외에도 약 28,000명이 ‘해방을 위한 퀴어들’ 그룹의 청원에 온라인 서명했다. 이 청원은 즉각적인 휴전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미국 정부 관료들에게 이스라엘 지원 중단을 요구하고자 조직됐다. 물론 이 같은 미국 퀴어들의 투쟁이 하루아침에 시작된 것은 아니다. 가부장적 자본주의의 성소수자 억압과 제국주의를 동일시해 온 미국 퀴어들이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식민지배와 핑크워싱을 규탄하며 조직해 온 BDS를 비롯한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의 결과다. 그리고 이제 그 투쟁은 노동자 운동과 결합해 그들을 억압하고 착취하는 가부장적 자본주의 체제에 맞선 투쟁으로 전진하고 있다. 우리 역시 성소수자 해방을 위해, 제국주의 세력이 아니라 그에 맞선 노동자 운동과 단결해 함께 싸우자. 집단학살에 자긍심은 없다! 이스라엘은 요르단강부터 지중해까지 팔레스타인 땅에서 영원히 떠나라! 미국과 서구 열강은 서울퀴어문화축제에서 떠나라! [NATASCHA TAHABSEM/COURTESY OF NO PRIDE FOR GENOCIDE] [영국 레즈비언 집단의 직접행동을 비롯한 영국 성소수자들의 팔레스타인 연대] “언론이 무슨 얘기를 하든, 팔레스타인에는 퀴어인들이 살고 있어요. 우리가 여기에 있고, 우리가 퀴어입니다. 팔레스타인에 해방을!” “가자에서 살고 있는 우리를 도울 수 있는 유일한 것은 바다와 당신뿐입니다.” “저는 항상 당신과 내가 햇볕 아래서 손을 맞잡고 자유를 만끽하는 모습을 상상해 왔습니다. 우리는 할 수만 있다면 가고 싶은 모든 곳에 대해 이야기했었죠. 하지만 이제 당신은 떠났어요. 우리에게 쏟아지는 폭탄이 당신을 빼앗아 갈 줄 알았더라면, 내가 당신을 얼마나 사랑했는지 세상에 기꺼이 말했을 거예요. 내가 겁쟁이여서 미안해요.” 팔레스타인 가자에 이스라엘의 포탄이 쏟아지던 지난해 10월 말, 영국에서는 버스 정류장과 지하철 광고판에 퀴어 팔레스타인들의 증언들이 도배됐다. 이 이미지들은 영국 레즈비언 집단 다이크 그룹(Dyke Group)이 ‘퀴어링 인 더 맵’이라는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팔레스타인 퀴어들의 증언을 인쇄해 붙인 것이었다. 성소수자들을 팔레스타인 식민정책의 선전 도구로 삼는 이스라엘의 ‘핑크워싱’에 반대해 조직한 행동이었다. 다이크 그룹처럼 영국 퀴어인들도 절박하게 팔레스타인에 대한 연대를 조직하고 있다. 이들은 자국 정부들에 “집단학살에는 자긍심이 없다”고 말하며 팔레스타인 민중을 학살하고 핑크워싱하는 이스라엘에 대한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한다. 대표적으로는 영국에서는 작년 10월 이스라엘이 가자 학살을 시작하자마자 전 세계 성소수자들을 대상으로 한 지지 성명이 발의되어 1천4백여 명의 성소수자가 팔레스타인에 대한 연대를 선언했다. 이들은 1990년 에이즈에 대한 정부의 무책임과 사회적 혐오에 맞서 제작된 ‘침묵은 죽음’이라는 다큐멘터리 영화를 빗대어 “우리는 ‘침묵은 죽음과 같다’고 말한 적이 있다. 지금은 침묵할 때가 아니다”라며 즉각 휴전과 팔레스타인 점령 종식을 촉구하고 “우리 모두가 자유로울 때까지 우리 중 누구도 자유롭지 않다”고 밝혔다. [“여기(가자 지도에 표시된 장소)가 첫 번째 데이트 장소야. 우리는 앉아서 우리 어린 시절과 퀴어 문화, 음식과 백파이프에 관해 이야기했었지”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 Dyke Project]2024-05-29 | 조회 2,4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