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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여성살해로 죽어가는 그녀의 이름을 말하라!2022-10-17 | 조회 2,061 -
[카드뉴스] 저승가서도 앱 켜고 배달하라는 겁니까?2022-10-17 | 조회 1,987 -
[카드뉴스] “여성, 삶, 자유” - 여성살해에 맞선 이란 여성들의 시위, 남성들도 함께 싸운다2022-10-17 | 조회 2,115 -
[번역] 그녀의 이름을 말하라! 경찰이 마사 아미니를 살해한 후 이란 전역에서 시위가 일어나다(원문) https://www.leftvoice.org/say-her-name-protests-erupt-across-iran-after-police-murder-of-mahsa-amini/ 마리암 알라니즈 (Maryam Alaniz) 2022년 9월 20일 히잡을 '부적절하게' 착용했다는 이유로 경찰에 구금된 한 젊은 여성의 죽음을 목도한 이란 민중이 폭발했다. 심각한 경제적, 정치적 위기의 맥락 속에서 이란인들은 악명높은 정권과 여성에 대한 잔혹한 억압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9월 13일(화) 쿠르디스탄 프로방스의 사케즈 지역 서부에서 온 22세 쿠르드족 여성인 마사 아미니는 테헤란의 한 지하철역 밖에서 이란의 악명높은 도덕경찰에 의해 구금됐다. 그녀는 여성의 머리카락과 몸을 가릴 것을 엄격히 강제하는 국가에서 히잡을 똑바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됐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그녀는 그녀를 구금소로 데려가던 경찰차 안에서 폭행을 당했다. 아미니는 3일 간 코마상태에 있다가 9월 16일(금) 병원에서 사망했다. 테헤란 경찰서는 즉각 그녀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부인했다. 그리고 그녀가 다른 여성들과 함께 “교육받기 위해” 구금소에서 기다리는 동안 “급작스런 심장마비”를 겪었다고 말했다. 아미니에 대한 체포와 죽음은 급속하게 이란 전역에서의 시위를 촉발했다. 그녀가 사망한 병원 바깥에서 시작한 시위는 다른 지역으로 퍼져나갔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그녀는 이미 강제적인 히잡착용과 경찰폭력에 맞선 세계적인 투쟁의 상징이 되었다. 이란의 대통령인 아브라함 라이시가 조의를 표하기 위해 아미니의 가족들을 불렀으나, 그는 늘 거리에 나온 이란인들을 잔혹하게 탄압하는 방식으로 - 그의 임기 첫 해에 가장 컸던 - 위기를 다뤄왔다. 탄압은 특히 마사의 죽음에 맞서 총파업을 벌인 쿠르드 지역에 집중됐다. 극심한 경찰탄압에도 불구하고 19일(월) 이후 최소한 10개 이상의 주요 도시가 마비됐다. 강제 히잡착용에 맞선 몇 백명의 용감한 쿠르드인 여성들은 아미니의 장례식이 진행되는 동안 스카프를 공중에 벗어던지며 쿠르드어와 페르시아어로 외쳤다. “독재자에게 죽음을!” “스카프 따위로 살해하는 게, 얼마나 갈 것 같으냐?” “여성, 삶, 자유” . 뒤이어 공안부대가 몇 명의 시위자에게 발포했고, 최루탄으로 시위대를 공격해 최소 30명이 다쳤다. 이란 어느 곳에서든 공안부대는 인터넷 연결을 끊고 시위대를 공격하고 체포했다. 사람들을 거리에서 무차별적으로 구타했고 여성운동가들을 주요 대상으로 삼았다. 이전의 투쟁과 마찬가지로, 학생운동이 시위 조직의 선봉에 섰다. 학생들에게 심각한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는 혹독한 탄압에도 불구하고, 이란 전역의 캠퍼스에서 대규모 시위가 터져나왔다. 아미카비르 대학, 타르비이트 모다레스 대학, 알라메흐 타바타바이 대학을 포함한 14개의 학생조직에서 낸 공동성명서는 이란에서 “이슬람혁명 이후 가장 중요한 탄압기구들 가운데 하나로서 지도순찰대와 도덕경찰의 해체“를 요구했다. 시위는 경찰만이 아니라, 사회 전 분야에 걸쳐 정권에 대한 의문을 심화시키는 데로 나아갔다. 시위대는 “하메네이에게 죽음을!”과 같은 반정부 슬로건을 내걸었다. 그 밖에도 “독재자에게 죽음을!” “두려움은 없다! 우리는 모두 하나다!” 같은 구호를 외쳤다. 특히 일부 시위대는 샤(이슬람혁명 이전 이란을 통치하던 왕 -옮긴이)의 아들을 통한 이란 군주제 복고를 옹호하는 일부 이란인들의 군주제적 시각에 맞서, 1941년부터 1979년 혁명까지 미국에 의해 지원받았던 샤 정권과 현재의 이슬람 정권 양쪽 모두의 잔혹한 권위주의적 역할을 비난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최소한 6백만 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되는 이란 출신 이주민들도 특히 유럽과 토론토, 뉴욕에서 아미니에 대한 극악무도한 살해에 맞선 저항을 적극적으로 조직하고 있다. 심화되는 분열 마사 아미니의 충격적인 죽음과 이에 뒤따른 사회적 불만은 21일(수)에 뉴욕에서 열리는 UN 총회에서 연설을 하기로 돼 있던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대처하기 어려운 정치적 배경을 형성했다. 대중의 불만을 진압하고는 있지만, 라이시는 강력한 신정정치적 특성을 지닌 이란 정권의 정당성이 침식하는 걸 목도하고 있다. 이란 정치를 지배하는 “개혁파” 세력과 훨씬 보수적인 “강경파” 세력 사이의 균열 확대가 이 정치적 위기를 특징짓는다. 현재까지, 전 대통령 모하마드 하타미와 같은 친개혁파 인물들은 아미니의 죽음에 대한 정권의 반응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전 의원인 알리 모타하리도 이 사건이 이란 정부를 국제적으로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처럼 보이게 할까 봐 두렵다고 적었다. 다른 개혁파들은 히잡 강제착용과 도덕경찰에 맞선 성명서를 발표하는 데까지 나아갔다. 개혁파이자 국회 내 여성의원단의 지도자인 파르바네 살라쇼우리는 2018년에 히잡 강제착용에 반대하는 글을 썼다. 최근에는 8월 2일 21명의 주요 개혁파 인사들이 히잡 강제착용 법률을 비판했다. 이란의 최고지도자인 알리 하메네이의 노쇠하고 병든 건강상태에 대한 최근의 보고서 또한, 그의 죽음이 후계자리를 둘러싼 권력투쟁을 촉발할 것이라는 점에서, 정치적 불확실성과 정파갈등 심화 여부에 대한 물음을 던졌다. 이란 정권의 깊어지는 위기는 이란 핵 협정 무효화 문제를 빼놓고선 제대로 이해될 수 없다. 이란 핵 협정은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를 일시적으로 완화했는데, 이는 이란의 양 파벌이 공히 전략적 목표로 추구하던 바였다. 허나 트럼프가 시작했고 바이든이 지속하고 있는 “최대 압박” 제재는 이란을 전례없는 경제 위기로 몰아넣었고, 가장 먼저 노동자와 가장 가난한 이들에게 영향을 미쳤다. 이들은 2018년과 2019년의 중요한 두 계급투쟁 물결 속에서 경제 상황에 대한 분노를 표출했다. 그 이후로, 정권은 훨씬 더 보나파르트주의적인 면모를 표출하고, 어떤 불만이든 탄압하기 위해 억압적 기구에 강하게 의존하는 방식으로 이 불안정한 상황에 대응해왔다. 탄압의 증가와 함께 작년에 치러진 대선은 이란 “공화국”의 비민주적인 측면을 가감없이 보여주었다. 선거 후보자를 승인할 권한을 가진 12명의 ‘헌법수호위원회’는 강경파의 당선을 효과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라이시를 위협할 수 있는 누구도 후보로 나서지 못하도록 근본적으로 차단했다. 보나파르트주의를 향한 이런 경향은 이슬람 혁명 수비대의 정치적 영향력 증대와 의심할 바 없이 연결되어 있다. 이슬람 혁명 수비대는 성직자들과 권력 경쟁을 심화하고 있는데, 일부 계산에 따르면 이란 GDP의 2/3를 통제하는 막강한 공안부대이자 치안경찰이다. 그들의 역사적 역할은 이란 반혁명 때 이슬람 정권 강화에 기여한 데서 기원한다. 이란 혁명 수비대의 기능은 2009년 선거의 여파로 촉발된 정치적 위기 속에서 진압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면서 거대하게 확장됐다. 최근 몇 달간 이란의 정치활동가들에 대한, 특히 레일라 후세인 자데, 세피데 라스노와 같은 여성들에 대한 박해의 증가는 반동적 정권의 경직된 규율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이는 여성에 대한 억압(이란은 여성을 가장 많이 사형시키는 나라 중 하나이다)을 넘어, 최근 퀴어 활동가인 자흐라 세디키 하메다니와 엘함 쿠브다르에 대한 최근의 사형선고가 보여주듯, 퀴어 공동체에 대한 잔혹한 처벌과, 독립적인 노동조합 인정과 같은 기본적인 민주적 권리에 대한 부정과도 연결된다. 계급투쟁과 위기를 향한 경향을 발전시키는 것 2022년 초부터, 이란의 사회적 분위기는 시위와 파업의 물결로 특징지어졌다. 대부분 물 부족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악화된 생활비 위기의 증대에 반발한 시위였다. ‘Red Flag’가 최근에 보도했듯이, 이란 경제는 심각한 위기를 직면하고 있다. 이란 통계 센터(Statistical Center of Iran)의 수치에 따르면 이란 리알화는 6월에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연간 인플레이션은 41.5%에서 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계속 상승하고 있다. 생필품 가격은 90.2%나 올랐고, 가계 지출은 3배나 증가한 반면 실질 임금은 계속 하락했다. 사실상 무효화된 핵 합의와 최대 압박 제재의 결과로, 정권은 노동자들이 위기의 비용을 치르게 하는 방법으로서 긴축을 강요했다. 이미 라이시 대통령은 밀 보조금 삭감 및 의약품 보조금 철폐와 같은 강력한 조치를 도입했다. 그 결과 빵값이 13배나 올랐고, 많은 아랍 소수민족의 고향인 남부 쿠제스탄에서 빵 폭동이 빠르게 일어났다. 남부 쿠제스탄은 환경 문제 때문에, 그리고 해프트 타페 노동조합의 전투적인 사탕수수 노동자들의 존재로 종종 투쟁의 화약고 역할을 한 곳이다. 노동자 운동 내에서 교원노조협의회에 속한 교사들은 생활비 위기와 관련된 투쟁을 주도했으며 올해 메이데이에 전국적으로 대규모 시위를 하는 것을 포함하여 일련의 전국적인 파업, 집회 및 점거를 주도했다. 정치적 측면에서 보면, 2019년 대규모 봉기부터 2021년 석유 노동자 파업까지의 최근 투쟁 물결에 포함된 이란의 선진적 부위 속에서 혁명적 사회주의 사상이 다시 등장함에 따라, “조직노동자 행동위원회”(LOAC)와 같은 새로운 마르크스주의 조직(대부분 지하에서 운영됨)이 학생 운동과 노동자 운동 사이에서 부상하고 있다. 분노에서 자유로 이란에서 나타나고 있는 사회적 폭발은 억압적인 정권과 제국주의 위협에 맞서는 이란 대중의 역사적 투쟁과 연속되는 맥락을 형성할 가능성이 있다. 여성억압에 맞서는 운동이 이란에서 억압받고 착취당하는 자들의 이익에 부응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기 위해서는 특히 이란의 비민주적이고 가부장적인 정권에 대한 투쟁을 이슬람식 자본가계급(*부르주아 물라(이슬람 율법학자))을 지속시키는 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투쟁과 결부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싹트고 있는 여성운동과 최근 투쟁에서 중요한 주체로 떠오른 이란의 전투적인 노동자계급의 결합은 이러한 투쟁을 전진시키는 데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란 혁명이 샤의 폭력적인 시위 진압과 권위주의적 통치에 맞서면서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이런 탄압에 맞선 석유 노동자들의 파업이 이란에서 총파업을 촉발했고, 결국 샤 정권을 무릎 꿇게 만들었다. 오늘날 이란의 석유 노동자들은 비슷한 방식으로 전략적 힘을 휘두를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란 혁명은 샤 정권에 대항한 혁명일 뿐만 아니라, 샤 정권의 통치로부터 이득을 얻은 제국주의 세력에 대항한 혁명이었다. 미국과 프랑스와 같은 제국주의 국가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은폐하기 위한 수단으로 마사 아미니 살해를 비난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점은 오늘날 중요하다. 이 이른바 “민주주의” 국가의 경찰은 여성을 잔혹하게 살해하고, 정부는 임신중단의 권리를 부정하며, 다른 측면에서 여성의 자율성을 제한하는 인종차별적 히잡금지조치를 강제한다. 이들은 매일 이란 노동자들에게 고통을 주는 최대 압박 제재를 가하는 바로 그 국가들이다. 이란 지배계급과 제국주의 세력에 대항해, 좌파의 개입은 이러한 억압적인 공격에 맞서 독립적인 반격을 조직하는 데서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1979년 세계 여성의 날에 강제 히잡착용에 반대하는 첫번째 대규모 시위를 조직한 것도 마르크스주의 여성들이었다. 국제 좌파와 전 세계의 페미니스트 운동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됐던 조지 플로이드 시위의 정신으로, 투쟁하는 이란의 여성과 청년과 노동자의 현수막을 함께 들어야 한다. 우리가 계급으로 직면하는 문제는 국경이 없고, 오로지 국제적으로만 해결될 수 있다.2022-10-13 | 조회 3,034 -
“여성, 삶, 자유” - 여성살해에 맞선 이란 여성들의 시위, 남성들도 함께 싸운다“여성, 삶, 자유”, “독재자에게 죽음을”, “내 누이를 죽인 자는 내 손에 죽을 거다”, “우리의 인내심은 바닥났다”, “가난, 부패, 폭압”, “왕이든 최고지도자든, 압제자에게 죽음을!” 지금 이란을 뒤흔들고 있는 시위 현장에서 외쳐지는 구호들이다. 지난달 13일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 20대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도덕경찰에게 폭행당하며 끌려갔고, 3일 만에 목숨을 잃었다. 경찰은 이 여성이 갑작스런 심장마비로 사망했다고 둘러댔다. 그러나 가족들은 마흐사 아미니의 건강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반박했다. 목격자들은 도덕경찰이 곤봉으로 아미니의 머리를 구타했다고 말한다. 항의 시위가 격렬해지자 이란의 라이시 대통령은 뒤늦게 ‘유감’을 표명하면서도, 최루탄과 물대포를 쏘고 실탄까지 사용하면서 시위를 진압했다. SNS와 인터넷도 차단했다. 현재까지 2,000명 이상이 체포됐다. 130명을 넘어선 사망자 숫자는 계속 늘어나는 중이다 남성들도 함께 싸운다 이번 이란 시위에서 유달리 눈에 띄는 장면의 하나로, 여성만이 아니라 수많은 남성 노동자, 학생들이 함께 여성 살해를 규탄하는 투쟁에 나섰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남성들은 투쟁에 나선 여성들에게 박수와 환호를 보내고, 경찰에게 돌을 던지고, 날아드는 고무총탄을 몸으로 막았다. BBC와 인터뷰한 여성은 “하늘을 향해 히잡을 흔드는 동안 남성들이 우리를 둘러싸고 보호하는 모습에 감동 받았다. 연대를 확인해 기쁘다”고 말했다. 이전부터 히잡 강제 착용에 반대했던 한 이란 남성은 이런 글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히잡을 안 쓴 여성이 불명예스러운 게 아니다. 우리 어머니, 여동생, 그리고 이 땅의 여성들이 이런 억압과 제약 속에 지내도록 그냥 두고 보는 게 진짜 불명예스러운 것이다.” 이 남성의 글은 우리에게도 묵직한 울림을 준다. 일터에서, 학교에서, 길거리에서, 공중화장실에서, 집 안에서 숱한 여성이 스토킹 당하고 폭행당하고 살해당하는 한국의 상황에서도 다수의 남성 노동자, 민중이 기꺼이 여성의 편에서 함께 싸우지 못하는 우리의 현실이 쓰라리다. 이란 남성들도 여성들과 함께 싸우고 있다. 마흐사 아미니의 죽음에 항의하는 한 남성이 손을 치켜들고 있다. 사진출처: AFP 제국주의 개입과 이란 정권 둘 다에 반대해야 이란 정권은 처음에는 ‘쿠르드족’을(사망한 여성이 쿠르드계였다), 그다음에는 ‘미 제국주의의 음모’를 투쟁의 배후로 지목했다. 미국의 오랜 경제 제재는 이란 경제를 피폐하게 만들었고 그 피해는 누구보다도 노동자, 민중에게 무겁게 전가됐다. 자국 내에서 벌어지는 인종차별과 경찰에 의한 살해, 반동적인 낙태죄 부활, 노조 탄압, 가공할 만한 빈부격차에 대해서는 입을 다문 채 이란의 여성 인권을 들먹이는 미국 지배자들의 역겨운 제국주의적 개입에 대해서는 철퇴를 가해야 마땅하다. 그러나 1983년에 히잡을 착용하지 않은 여성은 채찍 74대를 맞게 하는 처벌을 도입하고, 이후 최대 2개월의 징역형이나 벌금형을 추가한 것, 2005년에 이른바 도덕경찰, 공식 명칭 지도순찰대를 창설해 여성의 복장과 화장 등에 한층 더 폭력적인 억압체제를 도입한 것, 올해 8월 공공장소에 설치된 CCTV를 이용해 히잡을 쓰지 않은 여성을 단속하기로 한 결정 등은 전적으로 이란 정권의 성차별적, 폭압적 실체를 숨김없이 드러내 준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제국주의 열강의 ‘개입’이 이와 같은 억압체제를 바꿀 수 없다는 점은 미국이 20년 전쟁 끝에 야반도주하듯 철수한 아프가니스탄에서 명백히 확인됐다. 이번 투쟁의 전면에 나선 여성들과 함께 남성들이, 노동자와 학생들이 똘똘 뭉쳐 대규모 항쟁의 힘으로 밀어붙이는 만큼 이란의 현실은 바뀌기 시작할 것이다. 모순들이 쌓이고 서로 엮여 있을 때 하나의 사건이 순식간에 거대한 투쟁으로 번졌다는 것은 그만큼 통제할 수 없는 모순들이 켜켜이 쌓이고 서로 엮여 왔다는 걸 뜻한다. 반대로 이는 자본주의 위기와 모순이 만성적으로 누적된 상황에서는 작은 불씨 하나로도 폭발적인 항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가르쳐준다. 2019년의 칠레항쟁도 그랬다. 시위대는 “30페소가 아니라 30년이다”라고 외쳤다. 지하철 요금 30페소(약 50원) 인상이 투쟁의 방아쇠를 당겼는데, 그 밑바닥에는 수십 년간 쌓인, 아니 칠레에서 자본주의가 굴러가기 시작한 이래 끝없이 누적된 계급 간 빈부격차와 부패에 대한 울분이 깔려 있었다. 고용불안과 저임금, 열악한 의료체계, 보잘것없는 연금, 가장 비싸면서도 형편없는 수준의 교육, 경찰과 고위관료와 기업들의 유착과 부패, 수도 민영화 등 모든 게 엉망진창인 칠레 사회를 빙산에 비유한 그림이 유행처럼 나돌았다. 2011년 이집트항쟁의 이면에도 30년 동안 장기집권한 무바라크 정권의 폭정과 모든 부를 독점한 자들에 대해 켜켜이 쌓인 분노가 있었다. 그 토대 위에서 이집트인들이 주식으로 먹는 빵(아이쉬)의 원료인 밀가루 가격이 폭등했다. 2010년 여름, 기후위기 탓에 이집트의 핵심 밀가루 수입원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 이상고온, 가뭄, 산불이 이어져 밀가루 생산량이 절반 가까이 줄었고, 가격이 폭등했다. 그 타격이 고스란히 이집트 노동자, 민중에게 전가됐다. 타흐리르 광장에 모인 시위대 속에서 “빵, 자유, 인권”이라는 구호가 터져 나왔다. 도처에 얽혀 있는 투쟁의 실마리를 붙잡고 그리고 이제 이란에선 여성 살해를 규탄하는 저항이 정권을 겨냥하는 전국적인 시위로 확산됐다. 이란에서도 느닷없이 이런 투쟁이 일어난 것은 아니다. 최근 몇 년만 보더라도, 2017년 물가폭등과 경제난에 시달리던 민중의 시위, 2018년에 경제난과 정부의 부패를 규탄하며 재개된 총파업과 시위, 같은 해 6월 깨끗한 식수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 책임을 물으며 일어난 시위, 2019년 11월부터 2020년까지 두 배로 폭등한 기름값 인상에 항의해 전국적으로 벌어진 시위, 2021년 7월 다시 물 부족에 항의하는 시위, 그리고 2022년 5월엔 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으로 밀가루 가격이 폭등하고 일부 식료품 가격이 300%까지 치솟는 상황에서 파업과 시위가 터져 나왔다. 시위가 발발할 때마다 이란 정권은 최루탄과 실탄 사격으로 응수했다. 어느 시위에서나 사망자가 생겼다. 2019년 시위에선 1,500여 명이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 정권이 결코 노동자, 민중의 생명을 지켜줄 생각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 데 충분한 시간이었을 것이다. 히잡을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삶을 빼앗긴 한 여성의 죽음을 보며, 이제는 여성뿐만 아니라 수많은 남성도 함께 분노하고 싸움을 시작하게 만든 것은 다름 아니라 이란 정권이다. 우리는 미국을 비롯한 제국주의 열강의 개입에 반대하고 규탄하면서도, 이란 정권이 아니라 이란 노동자 민중의 편에, 투쟁하는 여성의 편에 서야 한다. 더 나아가 여성 살해를 비롯해 다양한 유형의 성차별적 억압, 만성불황에 따른 생계난, 실질임금 하락과 불안정한 일자리, 인종차별, 기후위기, 식량난, 제국주의 패권 갈등과 전쟁 등 온갖 모순이 뒤얽히며 이 시대를 절박한 위기의 시대로 몰아가고 있는 현실을 똑똑히 직시해야 한다. 자본주의 위기의 시대를 걷어내고 새로운 시대를 열어젖히자. “두려워하라, 두려워하라, 우리는 함께 한다” 10월 5일, 한국에서도 이란 여성들의 투쟁을 지지하는 기자회견이 이란대사관 앞에서 열렸다. 기자회견에는 <사회주의를 향한 전진>도 공동주최단위로 참여했다.2022-10-13 | 조회 2,95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