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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벌을 만나다#3] "해결이 안됐는데 냅두고 갈 순 없잖아요" 호랭이 글우 동지를 만나다12.3 내란 이후, 투쟁의 현장에 연대하는 많은 말벌동지들을 만났다. 4월 4일 윤석열이 파면된 뒤에도 많은 ‘말벌동지’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때로 노동조합원이 되기도 하고, 때로 투쟁사업장에 연대하기도 하며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이들은 어떤 생각으로 윤석열 퇴진 광장에 나왔을까? 그 전에 이들은 뭘 하고 있었을까? 이들은 왜 광장에서 투쟁하는 노동자들과 같은 대오에 섰을까? 대선 시기에 들어서며, 광장에서 우리가 외쳤던 새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동자계급의 독자적 정치세력화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민주노총 지도부는 중집에서 민주당 지지안건 통과를 시도했고, 이미 전현직 간부와 단위노조의 민주당 지지가 줄지어 벌어졌다. 민주노총을 믿고 투쟁했던 말벌 동지들은 이 모습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지금도 고공투쟁중인 3개의 투쟁사업장을 비롯해 여러 투쟁사업장에 연대하고 있는 말벌동지들 중 몇 명과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세 번째 인터뷰이는 글우 동지다. 최근 세종호텔 투쟁문화제에 왔다면 ‘세종호텔 호랭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글우 동지가 호랑이 탈을 쓰고 세종호텔 깃발을 들고 행진하는 모습을 한번쯤은 보았을 것이다. 생일파티로 시작된 세종호텔과의 인연을 끈질기게 이어가고 있는 글우 동지는 어떤 과정을 통해 노동운동을 함께 하게 되었을까? 광장이라는 두 글자로 압축하기에는 너무나 많은 이야기를 듣기 위해 글우 동지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Q1. 12·3 내란사태 이전에도 사회의제나 활동에 관심이 있으셨다면, 주로 어느 방면에서였나요? 집회에 참여해본 적이 있으셨나요? 혹은 아예 없으셨나요? 처음 윤석열 퇴진 광장에 나오게 된 가장 큰 계기는 어떤 것이었나요? 광장 집회는 이번에 처음 나온 게 맞고요. 그 전에 집회, 시위에는 다녀본 적이 잘 없었어요. 예전에 혜화역에서 불법 촬영 반대집회나 미투운동 할 때 잠깐 참여했었는데, 제가 원래 연극 뮤지컬을 좋아해서 혜화역에 자주 방문하고, 가깝기 때문에 참여하게 됐던 것 같아요. 그거 외에는 솔직히 없었던 것 같아요. 12.3 내란 이후에는 언제 처음 나왔나요? 내란 터진 그 주의 주말 집회가 처음이었어요. 친구들끼리 같이 갔었는데, 그때 사람이 너무 많았어요. 9호선을 타러 에스컬레이터를 내려가는데, 사람이 너무 많더라고요. 내려서 걸어갈 때도, 도착했을 때도 사람이 정말 많았고요. 사실 저는 사람이 많은 곳을 좋아하지 않고, 그런 곳을 잘 가지도 않는지라 그런 인파가 강렬하게 기억에 남은 것 같아요. 그리고 그때는 ‘선결제’가 많아서 친구들이랑 국회로 가는 길에 누군가 선결제해준 음식을 수령해서 먹기도 했어요. 그 외에는 별로 기억나는 게 없는데, 너무 오래 되어서 멀게 느껴져요. 그리고 심각한 상황이라는 건 인지하지만, 친구들과 먹고 떠들고 하느라고 그렇게 무거운 느낌은 아니었던지라 크게 기억에 남는 게 없는 것 같아요. 이미 오래 전처럼 느껴지는군요. 세종호텔 투쟁, 혹은 넓게 보면 노동자들이 투쟁하는 사안에 대해서 12.3 내란 이전에 무언가 알거나 또는 관심을 가지거나 그런 적이 있나요? 사실 알지 못했고, 제가 관심도 없었던 것 같아요. 아, 퀴어퍼레이드 행진할 때 세종호텔을 지나갔는데요, 그때 세종호텔 동지들이 피켓 만들어서 연대해줬잖아요. 저도 그때 같이 행진하면서 봐서 기억은 하고 있었어요. 하지만 찾아보거나 하진 않았어서 제대로 모르고 있었죠. 퀴어퍼레이드나, 불법촬영 반대시위 등 페미니즘, 퀴어 의제와 연관된 일들에 참여하곤 하셨었군요. 어떤 이유가 있었을까요? 제가 참여하는 무언가는 다 저랑 가깝기 때문에 간다고 생각해요. 불법촬영도 여성들이 주로 겪었던 것이고, 저랑 멀리 떨어진 게 아니잖아요. 혜화역은 제가 자주 가는 곳이기도 하고. 그래서 더 쉽게 접하고 참여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내란 이전에는 참 무지했다고 느끼기도 했고... 왜 몰랐고, 왜 알려고 하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도 자주 했어요. 지금도 사실 제가 가까운, 다닐 수 있는 곳들을 다니고 있다고 생각하지만요. 세종호텔은 어떻게 처음 알게 됐어요? 내란 이후 연대 시민들이 문화제에 참여하는 트윗을 보고, 세종호텔에서 매주 목요일에 문화제를 한다는 걸 알게 됐어요. 세종호텔에 처음 가게 된 건 제 생일날 주간의 목요문화제였고, 다음날인 금요일이 생일이어서 농성장에 생일케이크를 들고 가서 먹었어요. 사실 ‘꼭 세종호텔에서 먹어야겠다’라는 생각이 있던 건 아니고, 그 전에 크리스마스날에 광장 집회에서 어느 분이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가져와 나눠 드셨다는 트윗을 봤는데, 그게 저는 너무 부럽고 좋아보였어요. 같은 뜻을 가진 사람들이 맛있는 걸 나눠 먹고, 함께한다는 게 아름다워서요. 제 생일날에도 함께한다면 저에게 의미 있는 생일날이 될 거라고 생각했고요. 세종호텔에 왔다가 ‘아 그래 이렇게 싸우는구나’ 하고 그냥 돌아갈 수도 있잖아요. 근데 왜 이렇게 계속 나오게 된 건가요? 그냥 돌아가는 경우는 상상이 안 가요. 생일날 저녁에 3시간 동안 농성장에 있으면서 세종호텔 동지들에게 어떤 일이 있었고, 어떤 투쟁이 있었는지 고진수 동지에게 직접 들은 이야기가 많이 와닿았는데요. 기사와 선전물의 글도 봤지만, 글로만 읽을 때는 누군가의 투쟁이라고 생각했다면, 투쟁 당사자에게 이야기를 들으니 더 이상 누군가가 아닌 내 앞에 있는 동지의 투쟁이라고 느꼈고, 연대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연대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뭔가 엄청난 걸 하겠다는건 아니고 그냥 ‘목요문화제를 열심히 참석하고, 세종호텔 투쟁을 알려야겠다’ 정도를 생각했던 것 같은데... 진수 동지가 고공농성을 시작하고 나서는 일주일에 7일을 세종호텔에 가게 됐죠. 저는 원래 정이 많은데, 그래서 이렇게 계속 나오게 되는 것 같아요. 동지들이 이렇게 투쟁하고, 사람이 고공에 있는데 그냥 두고 살아갈 수는 없어서요. Q2. 윤석열 퇴진 광장에 나오고 난 후로 스스로 가장 변화했다고 느끼신 지점은 어떤 것이었나요? 혹시 그것이 사회를 바라보는 관점이나 정치적 입장과도 연관이 있다면, 조금만 더 자세히 들려주세요. 바뀌긴 했는데, 정치적으로는 잘 모르겠어요. 물론 정치에 대해서 그 전보다 좀 더 관심을 갖게 된 건 있지만요. 저는 원래 누구랑 다투는 것도 싫어하고, 싸우는 것도 싫어하고, 분쟁이 일어나는 것도 싫어해요. 그래서 말하는 걸 잘 못하기도 하고, 보통 ‘그냥 내가 참고 말지’ 했거든요. 그런데 다른 사람의 문제는 이제 그렇게 안 넘어가고 싶더라고요. 누군가 그런 싸움이 필요하다 하면 함께 싸울 생각이에요. 그리고 그렇게 투쟁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고 함께하고 싶다고 생각해요. 예전엔 잘 행동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많이 바뀐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최근에 집에 가는데, 인도에서 오토바이 타신 분이 넘어지셨어요. 옛날 같으면 지켜보다가 그냥 갔을 것 같은데, 지금은 먼저 달려가서 돕게 되는, 그런 행동이 바뀐 것 같아요. 지금은 전보다 예민해진 것 같아요. 예민하면 피곤하잖아요 솔직히. 그래서 예전에는 좀 둔감하게 살려고 했고. 지나가다가 무슨 일이 있는 것 같아도, 한두번 힐끔거리다가 그냥 갔던 것 같은데. 지금은 한 번 더 신경 쓰게 되고, 어떤 상황인지 알려고 행동하게 된 것 같아요. ‘세상에 지지 말아요’ 노래가 생각이 나네요. “좀 더 예민하게 세상을 봐요”라는 가사가요. Q3. 윤석열 퇴진 광장 속에서 대안을 외치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었는데요. 개중에서도 노동자들, 투쟁하는 노동자들의 목소리에 좀 더 이끌리시게 된 이유가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특별히 노동자들의 목소리에 이끌렸던 건 아니긴 해요. 원래는 성소수자와 장애인 인권운동 쪽에 관심이 많았는데, 세종호텔 동지들과 함께하다 보니까 투쟁하는 노동자들을 많이 알게 된 것 같아요. 저는 제가 하는 투쟁이, 그렇게 노동자 투쟁에 국한됐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다니는 거 보면 그런 것 같긴 하네요.(웃음) 넓고, 다양한 문제들에 연대하고 싶은데, 투쟁은 많고 시간과 체력은 한정되어 있는걸 느끼곤 해요. Q4. 결국 윤석열은 노동자민중의 이름으로 파면을 선고받았습니다. 윤석열 파면 광장도 일단락되며 퇴진 이후를 향해가는 사회대개혁의 광장이 새로이 열렸고요. 그러나 혹시 개인적으로 평가하시는 윤석열 퇴진 투쟁에서의 가장 아쉬운 지점이 있다면, 그것은 무엇인가요? 혹은 파면 이후 조직된 노동자 운동(민주노총)에 바라는 점 또는 조직된 운동(민주노총)이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되는 길이 있으시다면 그것은 무엇인가요? 어느 순간 편 가르기가 되던 게 제일 아쉬웠던 것 같아요. ‘왜 응원봉을 갖다 쓰냐’, ‘퀴어를 갖다 붙이냐’ 같은 말들. 트위터에서 ‘퀴어 얘기하느라고 여성을 얘기 안 해준다’ 뭐 이런 말들이 나오는 게 저는 사실 너무 이해가 안 가고 답답했거든요. SNS에서 사람들이 많이 싸우잖아요. 계정 뒤에 사람이 있는 걸 모르는 것처럼 공격적인 말과 혐오발언이 너무 많았어요…그런 글들을 보면서 좀 스트레스를 많이 받기도 했어요. ‘왜 그렇게 생각할까’라고 고민도 해봤지만 이해할 수 없었고요. 민주노총은 양경수 위원장이 루프탑 파티를 한다는 걸 보고 정말 실망했었어요. 음식도 틀리고, 날짜도 틀리고, 장소도 틀리고. 세 가지가 다 틀려가지고. 비건 동지들도 있는데, 바베큐 파티에다가, (고공투쟁사업장 집회를 하는) 목요일이고, 루프탑에서. 그런데 글이 올라오고나서 많은 동지들이 비판의 목소리를 냈는데도, 그 비판점에 대해서 ‘문제가 없다’ 이런 식으로 말하는 사람들도 있어서 그것도 참 화가 났어요. Q5. 최근 민주노총 중집에서의 대선방침 논의 이후 민주노총 전체 차원에서의 민주당과 정책협약 시도가 언론화되며 뜨거운 이슈가 되었습니다. 이 과정의 직전에 진보당 김재연 후보의 민주당 단일화가 논란이 되기도 했는데요. 동지께서는 보수양당과 구분되는 독자적 정치세력화의 필요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그것이 어떤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하시나요? 마지막 질문이 ‘사회주의를향한전진’에 대한 생각이잖아요. 그 질문을 보고 전진이 어떤 곳인지 잘 몰라서, 홈페이지를 들어가서 글을 읽어봤었거든요. 거기에 당을 건설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써 있던데 ‘사회주의노동당’이 만들어지면 괜찮지 않을까요?(웃음) 어떤 의미에서 괜찮을 것 같나요?(웃음) 필요하다고 생각하긴 해요. 민주당이나 다른 정당에서 해줄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고요. 제가 고민해 본 적이 없는 부분이어서, 질문을 듣고도 생각나는 의견이 없더라고요. 현재의 노동자 권리가 너무 낮고,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는 노동자들이 많아서, 그것에 대해 정치적으로 운동을 하려면 확실히 당이 있는 게 좋을 거라고 생각해요. 사실 전진이랑 민주노동당은 생각의 차이가 꽤 있는데, 민주노동당도 나름대로 독자적 정치세력화를 얘기하고, 그래서 지금 민주당과 단일화 안 하고 따로 가고 있잖아요. 민주노동당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제가 원래 정치에 대해서 관심이 진짜 없어가지고 잘 모르겠는데, 현장을 다니다 보면은 노동당 조끼나, 녹색당 대표님이나 이런 분들 많이 보잖아요. 오늘도 팔레스타인 집회에 있으셨고. 그런 걸 보면서, 투쟁현장에 어떤 정치인이 오고 또 발언해주는 게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은 들어요. 그런 당을 지지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고요. 근데 아직 잘 모르겠어요. 사실 저는 어떤 정당에서 정치인이 와서 ‘투쟁을 지지해준다’라는 게 중요하다고 보지는 않고요. 거꾸로 투쟁하는 사람들이 잘 뭉치고 모여서, 그 힘을 바탕으로 당을 만들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투쟁하는 이들이 주체가 되는 당인 거죠. 이들의 요구가 당의 요구가 되고요. 당은 계급투쟁의 한 가지 수단인 거죠. 그래서 정치인이 그 자체로 어떤 힘을 갖고 있어서, 그 힘을 주기 위해 지지하러 오거나, 도와주러 오거나, 이런 게 아니라 투쟁의 힘이 정치적 형태로 표현되면 그게 곧 당이 되는 거라고 생각하고, 그런 당을 만들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게 가장 최종적으로 좋을 것 같긴 하네요. 지금은 일단 그런 당이 없다 보니까… 아직 그런 당이 존재하지 않아서 거기까지는 생각을 못 해봤던 것 같은데 그렇게 되면 좋을 것 같아요. Q6. 모두가 ‘사회대개혁’을 이야기합니다. 윤석열 퇴진 이후를 그리는 상도 저마다 각기 조금씩은 다른 만큼, 그 디테일의 차이도 천차만별인데요. 윤석열 파면 이후 ‘사회대개혁’을 말할 때, 동지께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는 부분 또는 앞으로의 활동 계획을 들려 주세요. 거시적으로 말하면 ‘모든 차별과 배제가 없는 평등한 세상’이라고 생각하고요. 그걸 이루기 위해 제가 투쟁이나 집회에 나간다고 생각해요. 부당해고 당하거나, 피해 받은 노동자 분들이 복직하고, 투쟁사업장들 문제가 제대로 해결돼야 하고, 차별금지법도 당연히 제정돼야 하고, 장애인 이동권, 탈시설 권리도 보장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이미 광장에서 저희가 다 외쳤던 거잖아요. 근데 해결된 게 윤석열 탄핵밖에 없다는 게 조금 아쉽긴 해요. 그리고 윤석열 탄핵되고 일상으로 돌아간 사람들이 많다는 게, 참 아쉬운 것 같아요. 동지는 앞으로 어떻게 활동하실 계획이세요? 활동이요..?(웃음) 계속 연대는 다니겠죠. 근데…잘 모르겠어요. 요즘은 ‘어떻게 해야 될까’라는 고민을 하고 있어요. 해결된 문제가 별로 없고, 진행상황이 눈에 보이는 것도 아니어서, 이게 참 답답하는 생각이 종종 들어요. 사실 제가 뭔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건 없어서, 방안을 혼자서 생각해 보다가도, ‘내가 생각해서 답이 나오는 문제라면 이미 (세종호텔) 공대위 쪽에서 뭔가를 하지 않을까’라고 생각도 했어요. 나름대로 집회에 참여하고, SNS도 열심히 올리고 있긴 하지만, 가끔 ‘내가 하는 일들이 도움이 되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어떻게’라는 질문이 계속 머리를 맴도시는군요. ‘어떻게 하면 고진수가 이겨서 내려오나’ 그게 가장 크죠. ‘일단 사람들이 더 많이 모이면은 나아지지 않을까’ 싶어서 주변 친구들한테 많이 얘기하긴 하거든요. “세종호텔 놀러와라, 명동와라” 근데 잘 안와주더라고요. 쉽지 않더라고요. 답답하고, 해결될지도 잘 모르겠고, 그런데도 계속하게 되는 이유는 뭘까요? 해결 안 됐으니까 하는 거 아니에요?(웃음) 그렇다고…냅두고 갈 순 없잖아요. 우문현답이네요. Q7. 마지막 질문입니다! 혹시 사회주의를향한전진 동지들에게 하고 싶으신 말이나 소감이 있다면, 남기지 말고 전부 들려주세요. 어렵네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홈페이지를 들어가 봤어요. 들어가서 단체 소개도 읽고, 홈페이지를 봤는데 이것저것 많은 글들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왜 이렇게 정리를 해놓고 홈페이지 홍보를 안 했을까’라고 생각을 했고요. 진다 동지한테 얘기하니까 ‘그 사람들은 후원계좌도 홍보를 안 한다’고 얘기해 줬어요. 전진이 뭐하는 집단인지 모를 때부터 전진 멤버들은 많이 봤던 것 같아요. 제가 고진수 동지랑 처음 봤을 때 이청우 동지도 봤었고요. 양동민 동지도, 정은희 동지, 백종성 동지도 전진 소속이시고. 그래서 ‘주변 동지들 중에 전진 소속이 많구나. 뭐 하는 데인지는 모르겠지만’이라는 생각도 했고요. 그리고 광장에서 부스가 되게 구석에 있더라고요. 한번 봤었는데, 너무 구석에 있어서, ‘왜 저렇게 안 보이는 곳에다 했을까’라는 생각을 했었어요. 안 보이는 데 있는 거를 눈여겨 봐주셨네요. 깃발이 커다랗고, 무지개였어서 잘 보였어요. 좀 더 다른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게 되면 좋을 것 같아요. 전진이 어떤 단체고, 어떤 걸 하는지. 홈페이지 들어갔다가 트위터의 여성뉴스브리핑 계정을 알게 되어서 구독하고 기사 잘 읽고 있습니다. 근데 팔로워가 14명이더라고요.. 사람들이 많이 알게 됐으면 좋겠어요. 많은 투쟁 사업장들도, 전진 단체도.2025-06-18 | 조회 5,230 -
[말벌을 만나다#2]‘“우리에겐 독자적인 노동자 정치세력화가 필요해요” 누구나노조지회의 시화 동지를 만나다12.3 내란 이후, 투쟁의 현장에 연대하는 많은 말벌동지들을 만났다. 4월 4일 윤석열이 파면된 뒤에도 많은 ‘말벌동지’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때로 노동조합원이 되기도 하고, 때로 투쟁사업장에 연대하기도 하며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이들은 어떤 생각으로 윤석열 퇴진 광장에 나왔을까? 그 전에 이들은 뭘 하고 있었을까? 이들은 왜 광장에서 투쟁하는 노동자들과 같은 대오에 섰을까? 대선 시기에 들어서며, 광장에서 우리가 외쳤던 새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동자계급의 독자적 정치세력화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민주노총 지도부는 중집에서 민주당 지지안건 통과를 시도했고, 이미 전현직 간부와 단위노조의 민주당 지지가 줄지어 벌어지고 있다. 민주노총을 믿고 투쟁했던 말벌 동지들은 이 모습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지금도 고공투쟁중인 3개의 투쟁사업장을 비롯해 여러 투쟁사업장에 연대하고 있는 말벌동지들 중 몇 명과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두 번째 인터뷰이는 시화(김형은) 동지다. ‘단결 투쟁’이라 적힌 머리띠를 묶고 당당하게 걸어가는 고양이를 프로필 사진으로 걸어둔 그는 인터뷰이 요청에 망설임 없이 흔쾌히 응해주었다. 내란 사태 이후 광장을 경유하며 민주일반노조 누구나지회의 조합원으로 함께하게 된 그의 SNS 피드는 쿠팡 노동자의 선거권 보장을 요구하는 포스터, 한국옵티칼하이테크 청원 연대를 요청하는 포스터, 135주년 세계 노동절 맞이 고공농성 투쟁사업장과 비정규직 단위들이 함께한 1,000인 선언 라이브 영상 링크 등 온통 투쟁하는 노동자들의 흔적으로 가득했다. 그의 가장 최근 게시물에는 2025 퀴어퍼레이드를 홍보하는 해시태그가 들어있었다. #우리는결코멈추지않는다. 시화 동지는 어떤 과정을 통해 노동운동과 함께, ‘결코 멈추지 않을’ 길로 들어서게 되었을까? 광장이라는 두 글자로 압축하기에는 너무나 많은 이야기를 듣기 위해 시화(김형은) 동지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2025년 3월 15일, 거통조선하청지회 지회장 김형수 동지가 고공농성을 시작한 날 밤, 시화(김형은) 동지를 비롯한 누구나노조지회 조합원들이 휴대폰 플래시로 하트를 만들고 있다.) Q1. 12·3 내란사태 이전에도 사회의제나 활동에 관심이 있으셨다면, 주로 어느 방면에서였나요? 집회에 참여해본 적이 있으셨나요? 혹은 아예 없으셨나요? 처음 윤석열 퇴진 광장에 나오게 된 가장 큰 계기는 어떤 것이었나요? 주로 페미니즘과 관련된 사회의제, 활동에 참여했습니다. 2016년 강남역 살인사건을 기점으로 집회에 참여하거나 주변 사람들과 사회의제에 대해 말을 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퀴어문화축제를 한 번도 집회로 인식하지는 않았지만, 서울퀴어문화축제는 성실하게…? 참여했었어요. 박근혜 파면 이후로도 여성을 비롯해 소수자에 대한 정책들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고, (그 뒤로) 개인의 정신건강도 좋지 않아져서 집회 참여를 한동안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윤석열의 12·3 비상계엄 당일 계엄 포고 과정을 전부 봤으면서도 국회로 가지 못했던 스스로가 부끄러워 광장에 나가게 되었습니다. 불안감과 죄책감, 미안함 등의 감정이 가장 큰 계기였던 것 같아요. Q2. 윤석열 퇴진 광장에 나오고 난 후로 스스로 가장 변화했다고 느끼신 지점은 어떤 것이었나요? 혹시 그것이 사회를 바라보는 관점이나 정치적 입장과도 연관이 있다면, 조금만 더 자세히 들려주세요. 타인에게 말을 걸고 다가가는 것, 인사를 하는 것이 조금 쉬워졌어요. 다른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야겠다는 생각이 강해졌고, 광장에 나와서 외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사회의 여러 문제들을 말하는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사람이 사람답게 살기 위해 외치는 말'들이 왜 진보 의제가 되었는지, 사회가 얼마나 기울어져 있는지 인식하게 되었고, 그것을 되돌리려는 사람들을 보면서 힘과 용기를 많이 얻었죠. 저들이 지치기 전에 함께 외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번 대선에는 살면서 처음으로 소신투표를 해볼 계획이에요. Q3. 윤석열 퇴진 광장 속에서도 대안을 외치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었는데요. 개중에서도 노동자들, 투쟁하는 노동자들의 목소리에 좀 더 이끌리시게 된 이유가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취업을 준비하며 다양한 곳의 취업 조건들을 비교해보았고, 내가 안정적인 일자리를 얻을 수 있을까 의문을 가지게 된 것이 계기가 되었습니다. 제가 원하는 직종에 정규직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닌데, 수가 많지는 않고 자격조건도 많이 걸려있더라고요. 거기서부터 시작해서 “나만 좋은 조건의 일자리를 가지면 되는 걸까?” 스스로 질문을 해봤는데, 모두에게 안정적이고 안전한 일자리가 생기지 않으면 내 일자리의 조건은 언제든지 나빠질 수 있겠구나 하는 것을 느꼈어요. 그래서 안정적이고 안전한 일자리를 위해 투쟁하는 노동자들의 목소리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Q4. 결국 윤석열은 노동자민중의 이름으로 파면을 선고받았습니다. 윤석열 파면 광장도 일단락되며 퇴진 이후를 향해가는 사회대개혁의 광장이 새로이 열렸고요. 그러나 혹시 개인적으로 평가하시는 윤석열 퇴진 투쟁에서의 가장 아쉬운 지점이 있다면, 그것은 무엇인가요? 혹은 파면 이후 조직된 노동자 운동(민주노총)에 바라는 점 또는 조직된 운동(민주노총)이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되는 길이 있으시다면 그것은 무엇인가요? 사회대개혁의 광장이라고 말을 하지만, 자꾸 의회적인 방식으로만 풀이하려는 게 아쉽습니다. 퇴진 투쟁에서 나왔던 다양한 의제들 중 어떤 것들은 또다시 일부만 얘기하는 세상으로 돌아오게 되어 아쉬워요. 민주노총이 다양한 사람들에게 긍정적으로 인식되었을 때, 기존 산별 체계에서는 조직될 수 없는 다양한 노동자들을 조직하고, 더 작은 사업장들에도 근로기준법이 적용되고, 안전하고 안정적인 일자리의 비중이 훨씬 더 많이 늘어나도록 같이 싸워나갔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노동자가 자신의 권리를 찾기 위한 여러 가지 방법에 대해 더 많은 사람들이 알도록 그 방법을 잘 홍보하고, 더 많이 조직하거나, 조직되지 못하는 노동자들의 목소리도 잘 대변하는 노동자 운동이 되면 좋겠습니다. Q5. 최근 민주노총 중집에서의 대선방침 논의 이후 민주노총 전체 차원에서의 민주당과 정책협약 시도가 언론화되며 뜨거운 이슈가 되었습니다. 이 과정의 직전에 진보당 김재연 후보의 민주당 단일화가 논란이 되기도 했는데요. 동지께서는 보수양당과 구분되는 독자적 정치세력화의 필요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그것이 어떤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하시나요? (지금의 노동자계급에게는) 독자적 정치세력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정책협약 시도나 김재연 후보의 단일화를 아쉽게 느낍니다. 자본을 가지고 있는 기득권에 기대어서는 정책, 법안을 입안하는 것도 쉽지 않을뿐더러, 설령 재판에서 승리를 하더라도 자본이 그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마저 광장에서 종종 보게 되면서 일단 노동자계급이 정치세력화되지 않으면 현재의 대한민국에서 변화를 일으키기는 어렵겠구나 생각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나와 가장 가까운 얘기를 해주는 정치인이 필요해서였고요. Q6. 모두가 ‘사회대개혁’을 이야기합니다. 윤석열 퇴진 이후를 그리는 상도 저마다 각기 조금씩은 다른 만큼, 그 디테일의 차이도 천차만별인데요. 윤석열 파면 이후 ‘사회대개혁’을 말할 때, 동지께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는 부분 또는 앞으로의 활동 계획을 들려주세요.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건 역시나 "차별금지법 제정"입니다. 우선은 차별금지법에 대해 말하는 권영국 후보가 더 많은 표를 얻을 수 있도록 함께할 사람들을 열심히 찾아볼 예정이에요, 그 다음은, 차차 생각해봐야겠습니다.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위해서 정확히 어떤 활동들을 해야 할지 제 안에서 명확하게 정리된 바가 없어서요. 먼저 투쟁을 시작한 사람들의 곁에서 조금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며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Q7. 마지막 질문입니다! 혹시 사회주의를향한전진 동지들에게 하고 싶으신 말이나 소감이 있다면, 남기지 말고 전부 들려주세요. 인터뷰를 비대면으로라도 시간 맞춰 진행했어야 했구나 싶은 아쉬움이 남을 정도로 멋진 질문이었습니다…! 작성하는 내내 많이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별개로 전진 동지들이 열어주신 사회주의 기초학습 강의 잘 듣고 있습니다.2025-06-03 | 조회 3,733 -
이준석의 맞수는 이재명이 아니라 노동자계급과 함께 싸우는 청년학생이다이준석의 득세, 각종 캠퍼스에서의 학생운동 탄압, ‘탈정치화’까지 –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명백한 징조다 지난 27일 중계된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3차 토론회를 두고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선거 후보의 여성혐오적 발언이 사회적 화두에 올랐다. 이준석 후보는 이날 함께 토론에 참가한 권영국 민주노동당 대통령선거 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선거 후보에게 특정한 성폭력 행위를 직접적으로 묘사하면서, “어떤 사람이 여성에 대해서 얘기할 때 이런 얘기를 했다면 이건 여성혐오에 해당하는가”라 물어 장내를 싸늘하게 만들었다. 엄연히 언어 성폭력으로 진단될 수 있는 이 같은 발언에 온갖 문제제기가 뒤이었다. 이어 이준석 후보는 문제의 발언이 방송으로 송출된 지 거의 하루 만에 사과를 내놓아야 했다. 그러나 어찌 된 일일까? 27일 당일 게시된 토론회 해당 부분 편집자료 중 가장 높은 조회수1)를 기록한 JTBC 영상2)을 보면, 댓글 여론은 각종 언론의 지적 내용과는 전혀 다른 의견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아이들 보고있는데<< 정작 아이들 등골 휘는 연금제도 만든 양당을 지지함”3), / “"우리 애들과 함께 보고있었는데...!!!" (연금과 세금,부동산 폭탄을 자녀에게 넘기며)”4), / “선택적 여성인권 잘 봤습니다”5), / “ㅡ확실히 낡은 기성세대가 물러나야겟다고 느낀게 범죄or희롱의 발얼을한사람(주: 발언을 한 사람)을 가해자 만드는게 아니라, 그말을 인용한 사람을 가해자로 만들어버림 더구나 우리 드럼통씨와 잉글랜드씨는 그에 답변을 못하셧죠? 더럽고 추악한말을 한사람은 누구인가 < 젊은세대포커스 어머 어떻게 대선토론에서 저런말을 할수가잇어<기성세대 포커스6)” 영상에 달린 약 15,000개 가량의 댓글 중 다수는 청년학생의 당사자성을 강조하며 이준석을 거의 기득권에 저항하는 청년 투사로 믿고 변호하고 있다. 물론 언어 성폭력에 대한 이들의 옹호는 어떠한 경우에도 정당화될 수 없지만. 그럼에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단순히 우스꽝스러운 극우 정서 이외에도 이들의 주장을 관통하는 궤가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등골 휘는 연금제도”, “연금과 세금 폭탄”, “낡은 기성세대”, “선택적 여성인권”. 즉 기존 보수양당 정치의 폐단에 대한 노골적인 증오다. 이를 부추기듯 다음 날 이준석은 자신의 노골적인 폭력 발언으로 인한 불편에 사과를 표한다면서 “혐오나 갈라치기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하면서도 정작 본인 진영 내 문제에 대해선 침묵하는 진보 진영의 위선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궤변을 끝내 덧붙였다. 이준석의 정치적 성장과 특히 청년 남성에 기반한 2030 청년층의 극우화는 그저 우연이 맞물린 결과일까? 더 살펴보자. 최근 또 다른 한 축에서 크게 논란이 된 것은 각종 대학에서 총학생회에 의해 행해진 학내 인권기구 및 자치단체 탄압이었다. 2025년 4월 6일 고려대학교 전체학생대표자회의(이하 전학대회)에서는 학내 특기구에 대한 징계가 상정되었다. 내용은 문제적이라고 판단되는 여학생위원회와 소수자인권위원회에 대한 징계 상정의 건, 그리고 징계 수위를 통폐합으로 결정하는 건이었다. 안건 상정에 대한 근거는 민주노총(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과 연대하는 것이 해당 기구의 의제 실현과 무슨 연관이 있느냐, 여학생위원회가 왜 노동절 전야제의 공동주최를 맡느냐 등 비상식적이며 인권 탄압적인 질의에 기반하였으나 두 건 모두 전학대회 참석 의원들의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되었다. 이어 같은 달 15일에는 성균관대학교 여성주의 교지 ‘정정헌’의 중앙동아리 재등록이 부결되었고, 똑같은 달 10일에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는 자교 생활도서관의 재인준이 부결되었다. 5월에는 경희대학교 학생소수자인권위원회가 이준석 후보 초청 강연에 대한 비판 대자보를 게재했다가 정경대 학생회에 의한 무차별적 비난에 노출되는 것도 모자라 전혀 연관 없는 중앙운영위원회(이하 중운위) 회의에서의 학소위 존폐 및 대체 기구 설립 필요성 논의에 휘말리기까지 했다. 이 같은 학내 기구들에 대한 전면적 탄압은 각기 다른 대학에서 순차적으로 진행되었다. 그러나 탄압을 가한 총학생회 내지는 학생 대표자 기구의 변명은 매번 똑같았다. “자치 기구의 과도한 정치 참여”7)가 문제이며, 이들은 “지나친 정치 이념을 견지하고 있는” 까닭에 “극단적인 워딩”8)을 사용하고, “외부 연대 활동”에 몰두하는 바람에 “학내 구성원을 위한 사업에 충실하지”9) 못하는 엄청난 문제를 자아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학내 기구 탄압의 사례들의 시초가 모두 극우 정치의 선봉에 선 이준석 후보 초청 강연에 대한 비판(경희대학교 학생소수자인권위원회), 민주노총과의 연대(고려대학교 여학생위원회 및 소수자인권위원회), 12·3 계엄 포고에 대한 ‘내란’ 표현의 직접적 표명(한국외국어대학교 생활도서관)이었다는 사실은 무척이나 공교롭게 느껴진다. 우리를 둘러싼 불안한, 그러나 명확한 징조를 하나하나 뜯어보아야 할 때다. 보수양당이 사실상 양당제를 유지하며 볼 대신 권력을 쥔 캐치볼 경기에 매진하는 동안 이준석은 극우 2030 청년학생층의 리더로 더욱 강력하게 성장해왔다. 이준석은 자본주의 체제 아래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문제들 - 일자리 부족, 연금제도의 몰락, 저출생, 전면적 불황 등을 기존 보수양당 정치의 문제로 지적하며 자신과 개혁신당을 그 대안으로 팔아치웠다. 약 2,119자에 불과한 개혁신당의 강령에서 자그마치 25번이나 등장하는 단어 ‘미래’의 존재로 익히 확인할 수 있듯. 이준석은 정치적 전략의 일환으로서 ‘청년’을 자처했으며 갈라치기식 정치에 기반한 언어로 하여금 그가 ‘미래세대’의 이익을 위해 ‘기성세대’에 맞서고 있다고 신뢰하게 만들었다. 이준석의 전략 속에서 청년학생의 불안은 오직 더 신랄한 혐오를 통해서만 타개되었고, 청년학생의 공포는 그들 공포의 본질적 초래 원인을 거세하는 이준석의 편협한 사고관 속에서만 해석되었다. 계엄 포고 이후에도 운명의 파트너인 국민의힘을 버리지 못한 채 꾸준히 여야정협의를 추동하며 우유부단한 한계를 보여준 민주당의 이중성, 이른바 ‘우클릭’을 시도하며 주 52시간 노동유연화 및 반도체특별법 제정, 포괄적 차별금지법 및 비동의간음죄 입법에 대한 의도적 침묵 등으로 당선 전부터 ‘소년공’이 아닌 ‘자본가’임을 확고히 한 이재명의 행보는 이러한 이준석의 날뜀에 투철한 발판을 제공할 뿐이었다. 이준석의 방식은 제대로 먹혀든 것처럼 보인다. 한국갤럽의 2025년 5월 20~22일간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선이 거의 임박한 25년도 5월 4주차에 이준석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응답한 18~29세 응답자는 29%로 이재명 후보의 응답률인 31%와 고작 2% 차이를 보였다. 자신을 학생으로 분류한 응답자 가운데서는 이준석의 대통령 당선을 긍정하는 답이 자그마치 36%로 이재명 후보보다 14%나 앞섰다. 무당층이라 답한 응답자 가운데서는 이준석 후보에 대한 지지가 이재명 후보와 단 1% 차이를 보이는 19%의 값을 도출했는데, 22대 총선 일주일 전 시행된 한국갤럽 조사에서 정치적 무당층을 자임한 2030 청년이 무려 38%에 달했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이는 결코 웃어넘길 수 없는 결과였다. 단순히 하늘에서 떨어진 난봉꾼 이준석의 문제인가? 아니다. 2030 청년학생에게 심각한 문제가 있는 탓인가? 당연히 아니다. ‘이기주의’와 ‘개인주의’가 유독 이 세대에서만 고질적이며 불치병의 난제로 드러나는가? 장담하건대 아니다. 진짜 원인은 아무리 진보적인 얼굴을 가장해도 자본주의 체제 자체에 대한 변혁으로 청년학생의 고통을 해소해줄 수 없는 보수양당의 이율배반적 본질에 있다. 자본주의 체제가 노후하면서 드러나는 온갖 고질적 문제를 금방이라도 해소해줄 것처럼 젊은 세대를 어르고 달래다가도 중요한 국면에서는 늘 배신해왔던 민주당과 국민의힘식 양당제가 종말을 보이고 있을 뿐이다. 이준석은 앞서 기술한 요인들을 착실히 섭취하고 자라난 중간 결과에 지나지 않는다. 윤석열 퇴진 이후 국면과 유사한 박근혜 퇴진 직후, 2017년에 치러진 19대 대선 당시만 하더라도 한국갤럽 조사상10) 문재인 전 대통령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통령선거 후보)을 향한 19~29세 응답자의 지지율은 거의 과반에 달하는 43%였다. 자신을 학생으로 분류한 응답자 가운데서 역시 문재인 전 대통령을 향한 지지율은 가장 높은 27%에 달했다. 같은 조사상 “현재 거론되는 대선 후보 중 가장 신뢰감이 가는 후보는 누구라고 생각”하냐는 질문, “현재 거론되는 대선 후보 중 변화와 쇄신을 가장 잘 실천할 후보는 누구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도 문재인 전 대통령이 19~29세 응답자들에게서 각각 36%, 26%를 얻으며 1위를 차지했다. (두 질문 모두 2위는 심상정 전 정의당 후보가 차지했다. 홍준표 전 국민의당 후보는 각 6%, 4%의 처참한 성적을 받아들었다) 2017년만 하더라도 청년학생의 대부분은 촛불 정부를 자청한 민주당 정권을 신뢰하고 있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가 임기 동안 보여준 것은 자본가계급 정당의 숙명을 벗어나지 못하는 본질적 무능이었다. 청년 실업률은 박근혜 정부 당시 최악을 기록했던 것보단 약간 나아졌을 뿐 전반적으로는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 취임 약 7개월 차인 2017년 12월 16일 통계청의 11월 고용동향을 보면 15∼29세 청년층의 실업률은 9.2%로 1년 전에 비해 상승했다. 더불어 체감 실업률을 나타내는 청년 고용보조지표3은 21.4%에 달했다. 언론은 이를 “청년 5명 중 1명이 사실상 ‘백수’라는 뜻”으로 부연하기도 했다.11) 차별금지법 입법 검토 또한 사실상 유실되었고, 청년학생 성소수자의 존재는 부정당했다. 문재인 정부는 2018년 3월 15일 제네바에서 열린 국가별 정례 인권 검토(UPR)와 관련 토론을 통해 유엔인권이사회(UNHRC)가 제안한 성소수자 관련 22개 권고를 거부했다. 동일한 자리에서 한국 정부에 의해 거절된 권고에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의 즉각적 입법과 낙태죄(임신중절을 불법화하는 법안) 폐지가 포함되어 있었다.12) ‘페미니스트 정부’라 불린 문재인이 안희정과 박원순을 적극적으로 두둔하는 모습은 청년학생으로 하여금 이들의 성평등이 무엇인지 불신하게 만들었고, 2008년 이후 꾸준한 하락 경향을 보이던 소득분배 지표는 10년 만에 5.23배를 기록하며 역대급 빈익빈 부익부의 정세를 보여주었다. 이외에도 건설노조 공안탄압, 최저임금 산입범위 개악과 같이 최악의 행보를 거듭하며 “촛불 민주주의”, “광화문 대통령”이라는 듣기 좋은 수식은 종잇장처럼 무너졌다. 더 이상의 증거가 필요 없이 막 임기 첫해를 지난 2018년 4월 2주차의 한국갤럽 조사에서 19~29세 응답자에게 75%라는 지지율을 획득한 문재인 정권이 퇴임을 1년 앞둔 21년도 5월 2주차 여론조사에서는 같은 세대의 응답자로 하여금 68%의 “잘못하고 있다”는 대답을 득했다는 점은 민주당 정권을 향한 청년학생 세대의 환희가 얼마나 큰 실망으로 뒤바뀌었는지를 잘 설명해준다. 따라서 뒤이은 정권인 윤석열 정부의 집권은 단순한 정권 교체가 아니라, 기존 보수양당 정치의 서로를 향한 공허한 심판론에 청년학생층이 더 이상 환호하지 않으리라는 차가운 진실의 반영이었다고 칭해도 과언이 아니게 되었다. 21대 대통령선거를 1주일 앞두고 진행된 MBC가 실행한 여론조사에서 이준석 후보가 11%라는 절대 낮지 않은 지지율을 얻었다는 사실은 “중요한 시대적 과제를 제쳐 놓고 극한 정치적 대립과 편향을 조장하는 모든 정치적 언어와 이념, 행동들을 반대한다”는 개혁신당의 강령이 앞으로 우리 현실 속에서 무엇으로 재현될지를 공포스럽게 만든다. 단 하나는 확실해졌다. 만성화된 한국 자본주의, 나아가 세계 자본주의 쇠락이 자아낸 문제들에 청년학생들은 시달릴 만큼 시달렸다. 더는 버틸 수 없는 고통에 그들은 이 모든 통증을 완화할 대답을 절실히 기다리고 있다. 불우하게도 만약 이준석과 같은 극우 정치인들이 그들에게 힘 있는 답을 먼저 제공한다면, 이 11%는 점차 늘어 다시 한번 우리 삶을 위협하는 파쇼의 형태로 재등장할 것이다. 만일 그렇게 된다면 역사의 장에서 청년학생을 비롯한 노동자민중이 맞이할 결말은 양자택일이다. 극우를 분쇄하거나, 과거 나치당과 파시스트당에서 그랬듯 분쇄되거나다. 이준석의 일취월장은 한국에서 역시 그러한 가능성이 단지 망상이 아니라 현실이라는 것을 환기한다. 퇴진 광장 속에서 왜 2030 청년학생들은 민주노총에 열광했는가 오늘날 2030 세대 사이에서 보수양당 정치는 과거에 가지고 있던 강력한 흡인력을 잃었다. 기득권 정치를 혁신할 새로운 주자로 등장한 이준석은 사회구조가 자아내는 고질적 문제들의 해결 방안으로 혐오와 갈라치기를 들이밀며 그 방안의 유효성과는 전혀 별개로 막대한 지지자들을 결집시켰다. 박근혜 퇴진 광장 내내 부르짖은 공정, 정의, 민주주의와 같은 단어가 정작 삶을 바꾸지 못한다고 여기게 된 2030세대의 청년들은 특히 남성 청년학생을 중심으로 빠르게 극우화하고 있다. 이제 그들은 이준석을 보며 이주민 혐오, 여성혐오, 소수자 혐오로 자신의 이익을 사수하기로 결심한 것처럼 보인다. 극우 청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막 새어 나오기 시작했던 시대를 지나 우리는 지금 대학교 과 잠바를 입은 ‘자유대학’ 청년학생들이 중국계 이민자 거리를 행진하며 이주민 노동자에게 테러를 가하는 나날에 살고 있고, 총학생회가 이준석 초청 강연과 간담회를 주도하며 노동조합과 연대하는 학생 활동가들에게 징계를 내리는 나날에 살고 있고, ‘탈정치화’된 동세대의 사이에서 심지어 계엄 포고에 대한 규탄 성명조차 특정 정당에의 반대나 지지를 표하지 않는다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나날에 살고 있다. 학생 대중을 대표하는 기구가 캠퍼스 내 진보적인 변화를 꾀하는 활동가들을 저지할 목적으로 학생운동이 ‘우리’의 이익에 복무하지 않는다는 근거를 들고, ‘지나치게 정치적인’ 단어들을 사용한다는 비판을 꺼내 드는 시대다. '과도한’ 좌파도 우파도 싫다는 탈정치적인 주장은 우익 논리에 적극적으로 기여하며 청년학생의 삶을 완전히 파괴하려 드는 내란세력에조차 제대로 저항할 수 없게 만들었다. 보수양당 간의 정권 교체나 경찰력의 무장 발동이 제2의 서부지법 폭동, 제2의 자유대학 이주민 테러를 막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는 불가능해졌다. 노동자, 성소수자, 여성, 이주민의 전혀 반대편에 서기를 원하는 우익적 경향의 학생들 그리고 그들에 의해 연거푸 당선되는 인권 탄압적 학생 대표자의 존재는 지금 우리에게 객관적 현실이다. 그렇다면 캠퍼스 내 우경화를 촉진하는 근본적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어떤 방법이 있을까? 만약 본질적인 자본주의 체제의 문제들이 청년학생층의 극우화를 부추긴다면, 그것을 손 놓고 바라보는 방법밖에는 없을까? 대답은 지난 광장이 이미 보여주었다. 민주노총이라는 조직된 노동자운동이 진정 권력에 맞서 싸울 수 있고 자본을 향해 강력한 저항을 펼칠 수 있다는 것을, 그런 잠재력을 품고 있다는 것을 약간이나마 보여주었을 때 그 결과는 누구도 기대하지 않았던 놀라운 값으로 나타났다. 윤석열 퇴진 광장을 통해 민주노총은 이전과는 사뭇 다른 의미로 청년학생층에 다가섰다. 12월 3일 밤, 윤석열이 군용 헬기를 서울 상공에 띄우고 무장한 군부대와 경찰병력을 국회에 들이밀며 집결한 노동자와 민중을 위협할 때 국회 앞 농성장을 사수하고 있던 전국금속노조 자동차판매연대지회의 노동자들의 존재부터 시작하며 돌아보자. “저항하라, 금속노조는 선봉에 선다”고 외친 금속노조의 성명은 이례적으로 엄청난 열광을 얻으며 SNS에서 전문이 공유된 여러 게시물마다 1만회 이상의 공유 수를 기록했다. 윤석열 탄핵에 도달하기까지의 지난한 과정에서 내란에 암묵적으로 동조한 경찰과 맞서고, 경찰이 설치한 차벽이며 통제 라인에 맞서 길을 뚫어내는 노동자들은 광장에 나선 청년학생이 이전까지 살갗에 닿게 느끼지 못한 ‘자본과 권력에 맞선다’는 이미지를 파격적으로 제시했다. “민주노총이 길을 열겠다”는 한 마디는 온갖 지면과 SNS 페이지를 통해 다시 인용되었다. 민주노총이 기획한 윤석열 퇴진 한강진 집회에는 추위를 불사하고 수많은 청년학생이 모였다. 자신을 20대, 30대의 누군가로 호명하는 자유발언이 밤새도록 줄을 이었다. 민주노총 산하 민주일반노조에서 모집한 ‘누구나지회’는 민주노조를 원하는 청년학생에 의해 전체 조합원 450여명의 규모로 늘어났다. 세종호텔지부,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등 긴 싸움을 이어가고 있던 장기 투쟁 사업장에도 젊은 20-30대의 연대자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대학생과는 얼핏 거리가 멀어 보이는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의 투쟁에 어째서 연대하냐는 한 인터뷰 질문에 누군가는 “제가 혹여 정규직이 되더라도 하청노동자가, 비정규직이, 특수고용 노동자가 안전하지 않은 사회라면 제게도 안전하지 않은 환경일 것”13)이라며 연대활동에 나선 까닭을 강조하기도 했다. 자본과 권력에 맞서 싸운다는 민주노조 운동의 본질에 청년학생들은 보수양당과는 다른, 민주노조만의 힘을 기대하며 속속들이 투쟁하는 노동자 근처로 모여들었다. 이러한 사례들은 몇 가지 사실을 증명하는데 가령 조직된 노동자운동이 진짜 현실을 바꿀 수 있는 힘 있는 대안이 됐을 때, 그것을 아무리 미약하나마 증거로 내밀 수 있을 때 청년학생은 노동자계급 투쟁을 진지한 방향성으로 받아들일 것이며 나아가 노동자계급의 투철한 동맹군이 되리라는 점이다. 더욱 날카로운 캠퍼스에서의 활동으로 나아가자 현실적으로 캠퍼스 안팎의 청년학생들이 극우화되는 속도에 비해 저항이 조직되는 속도는 아직 느리다. 여러 가지 까닭이 복합적으로 관여하고 있지만 오늘날 민주노총이 적극적으로 청년학생의 삶에 개입하지 못하는 원인도 있다. 내란세력과의 맞대결이라는 직접적 과제가 닥쳤을 때 조직 노동자 운동은 간신히 최소한의 역할을 해 냈지만, 나머지 과제인 포괄적 차별금지법의 입법이나 기후정의 실현, 청년 실업 완화, 학벌주의 청산, 양극화 해소와 같이 청년학생이 진정 노동자계급 투쟁을 통해 자기 일상의 근본적 변혁을 기대할 수 있을법한 창구들에 지금의 민주노총은 과감하게 임하고 있지 못하다. 그러나 외려 그렇기에 더더욱 혁명적 사회주의 정치 전망에 기초한 계급 기반 노학연대의 재건이 시급하다. 21대 대선 방침 수립 논쟁에 부쳐 지금의 민주노총이 청년학생이 원하는 ‘대답’에 부응하고 있지 못하다는 점은 건조한 현실로서 인정해야 한다. 그러나 그 사실이 계급투쟁의 잠재력에 대한 청년학생들의 신뢰마저 부정해야 할 근거는 되지 않는다. 지금 필요한 것은 왼손으로는 조직된 노동자운동을, 오른손으로는 캠퍼스 내의 학생 대중을 더욱 급진적이고 더욱 담대하게 연결할 학생운동이며 계급적 노학연대다. 혐오와 갈라치기의 목소리가 2030 청년의 천부적인 목소리가 아니듯 이준석의 정치도 ‘개혁’이 아니다. 이준석의 정치는 개혁을 참칭하며 자본주의 체제 아래 근원적 문제들로 몸살 앓는 청년학생의 고통을 자신에 대한 광신도적 지지로 뒤바꿔놓을, 그리곤 아무것도 해결해주지 않을 파시스트 정치인의 연극이다. 더 이상 ‘청년’이나 ‘학생’을 자칭하는 허위의 목소리에 넘어갈 필요는 없다. 당연히 언제까지나 최악 대신 차악을 택하라고 꼬드기는 민주당, 제 이득을 위해서라면 또 한 번의 계엄도 불사할 내란정당을 채택할 이유 역시 전무하다. 광장에서 우리가 맛본 미래는 노동자계급과 청년학생이 거리를 함께 행진하며 나아가는 모습을 하고 있었다. 윤석열이 퇴진한 지금, 그 미래는 청년학생과 노동자민중의 단결로만 허상이 아닌 현실이 된다. 지금부터라도 노동자계급의 독자적 정치세력화를 요구하는 청년학생의 목소리를 더욱 드높이자. 또 당면한 6월의 최저임금 투쟁에 △ 특고/플랫폼/프리랜서 등 모든 노동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 △ 최저임금 대폭 인상 △ 최저임금 산입범위 정상화 등의 구호로 연대하고,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을 요구하는 발전 노동자들의 투쟁이 기후위기를 저지하는 모든 노동자민중의 투쟁임을 피력하며 △ 기간산업 국유화 △ 총고용 보장되는 에너지 전환 등 이준석이 그토록 예찬하는 ‘미래세대’의 언어란 이런 것임을 보여주자. 더욱 예각화된 실천과 정치를 통해 고심하는 2030 동세대의 청년학생들에게는 노동자계급과의 연대투쟁이라는 대안을 제시하고, 민주노총 안의 조직된 노동자들에게는 노동자들이 더욱 전투적인 계급투쟁으로 나설 때 적극적으로 연대하며 함께할 청년학생층이 존재함을 보여주자. 닫히지 않을 광장이 노동자계급의 투쟁, 노동자계급과의 계급적 노학연대를 통해 마침내 모든 청년학생의 삶으로 퍼져나갈 수 있음을 말하자. ---- 1) (25년 5월 28일 20시 기준) 62만 3,329회 2) [현장영상] "젓가락을" 이준석 돌발 질문, 분위기 점점 싸해지더니.. #대선토론 / JTBC News, JTBC News, 25년 5월 27일 3) @Davea-iu6qy 4) @user-mb7mz8tr6g 5) @풍덕천불개미 6) @quard4012 7) 신하균 경희대학교 정경대 학생회장 발언 인용. “[뉴스] [보도] 사상 초유의 학생 자치 단체 간 갈등, 그 결말은?”, 변정현, 권효정 기자, 경희대학교 미디어센터, 2025년 5월 26일자. 8) “지나친 정치이념”~부터 ㄱ 한국외국어대학교 단과대 부학생회장, ㄴ 한국외국어대학교 단과대 학생회장 발언 인용. “‘내란수괴 윤석열’이 극단적 표현? 그래도 생활도서관은 계속된다”, 채윤태 기자, 한겨레21, 2025년 5월 3일자. 9) 고려대학교 제55대 총학생회 ‘바다’ 공식 입장 인용. “[단독] 설자리 잃은 대학 여성·소수자단체…고대 여학생위 재인준 부결”, 신윤하 기자, 뉴스1, 2025년 5월 7일자. 10) 한국갤럽 데일리 오피니언 제257호 2017년 5월 1주(1~2일), https://www.gallup.co.kr/gallupdb/reportContent.asp?seqNo=829 11) “[뉴스+] IMF 시절로 역주행하는 청년실업률…'혹독한 취업난'”, 이천종 기자, 세계일보, 2017년 12월 17일자. 12) “한국 정부는 낙태죄 폐지, 성소수자 인권에 관한 유엔 권고를 불수용했다”, 백승호 기자, 허프포스트, 2018년 3월 17일자. 13) “[고공농성 연대시민 인터뷰] 말벌이 나타나지 않았다면 어쩔 뻔했어”, 정소희 기자, 매일노동뉴스, 2025년 5월 21일자.2025-05-29 | 조회 4,238 -
[기고] 가부장적 자본주의 위기, 트랜스 혐오는 탈출구가 아니다광장의 트랜스젠더와 괴리된 SNS상의 혐오정서 윤석열의 비상계엄 이후 열린 퇴진광장에는 하나의 특별한 문화가 생겼다. 바로 ‘광장식 소개’였다. 발언의 서두에 자신의 ‘정체성’을 밝히는 이 소개는, 남태령에서 시작된 철야 농성 중 많은 트랜스젠더-퀴어 자유 발언자가 자신의 성정체성 및 성지향성을 밝히는 데에 사용하며 입소문을 탔다. SNS를 통해 화제가 된 수많은 ‘광장식 소개’ 발언과 발언에 담긴 성소수자 발언자들의 진솔한 경험은 이전과 사뭇 다른 방식으로 성소수자들의 삶을 가시화해냈다. SNS에서는 한 성소수자 참여자의 소개에 “그렇구나, 알아두겠다”며 반응을 표한 한 중년 남성 집회 참여자의 발언이 크게 인기를 얻기도 했고, 남태령을 기점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담은 깃발을 직접 만들어 집회 현장에 지참하는 참여자들이 대폭 늘기도 했다. 최근 전국농민회총연맹(이하 전농)에서는 ‘남태령 대첩’에 대한 보답으로 LGBT를 의미하는 무지개색의 떡을 만들어 나누기도 했다. 차별금지법 및 생활동반자법 논의에서 부르주아 정치 세력이 언제나 핑계처럼 언급해오던 ‘사회적 합의’가 마침내 광장을 통해 이루어진 셈이었다. 사진: 전국농민회총연맹 그러나 실제 광장의 분위기와 달리, SNS상에서의 트랜스 혐오는 꾸준히 심화되었다. X(구 트위터)에서는 전농의 무지개떡이 “트랜스젠더를 포함한 성소수자와의 연대를 상징하지 않는다(트랜스젠더를 제외한 성소수자와의 연대만 표명한다)”는 주장이 있었다. 이 논의에서 발전해 기존의 ‘LGBT’를 트랜스젠더를 배제한 ‘LGBA’로 명명해야 한다는 주장이 등장하기도 했다. 한편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가 마련한 성중립 숙소를 두고, ‘성중립 숙소가 여성 배제적’이라는 의견도 화두에 올랐다. 실제로는 여성 참여자의 수를 고려해 여성 숙소 2개 중 인원에 비해 남는 숙소 하나를 성중립 숙소로 전환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하나뿐이었던 여성 숙소를 성중립 숙소로 전환해 ‘트랜스젠더가 여성 공간을 빼앗은 것’처럼 거짓을 사실로 둔갑시킨 루머가 일파만파 퍼진 것이다. 이처럼 성소수자 의제에 대해 개방적으로 진전하고 있는 대중적 정서와는 대비되는 SNS상의 반응은, 트랜스젠더를 향한 혐오 정서가 특히 SNS를 통해 얼마나 빨리 심화/확산되고 있는지를 잘 드러낸다. 미국 성소수자 인권단체 ‘GLAAD’가 발표한 ‘LGBTQ 사용자 안전 지수 (SMSI)’에 따르면, 주요 SNS 플랫폼 안전지수는 틱톡 67%, 페이스북 58%, 인스타그램 58%, 유튜브 58%, 스레드 51%, X(구 트위터) 44%로 LGBTQ 사용자 보호정책에서 심각한 부진을 보였다. 심지어 과반수 플랫폼은 지난해보다 점수가 더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GLAAD는 해당 플랫폼들이 “특히 트랜스젠더, 논바이너리, 젠더비관행을 표적으로 삼지 않도록 보호하기 위한 정책과 의지를 표명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분리주의 페미니즘의 문제 SNS 플랫폼에서 성소수자의 권리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가운데 SNS에서의 반트랜스 정서는 심각하게 확산되고 있다. 혐오발언을 제재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혹자는 이러한 반트랜스적 분위기의 배경에 분리주의 세력이 있다고 분석하기도 한다. 실제로 트랜스젠더 혐오 성향을 띤 급진 페미니즘 조류인 TERF(Trans-Exclusionary Radical Feminism, 트랜스젠더를 배제하는 급진적 여성주의)의 젠더이분법적 주장은 SNS상에서 더욱 가시화된다. 퇴진국면 이전부터 성중립 화장실은 분리주의 세력을 비롯한 반트랜스 세력의 주된 논란거리였다. 지난 2022년 성공회대학교에 설치된 성중립 화장실인 ‘모두의 화장실’은 여전히 논란의 잣대로 존재한다. 약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분리주의 세력이 차별금지법에 반대하며 내세운 “차별금지법이 통과되면 여성 전용 화장실에 남성이 들어올 것이다”는 주장과 해당 논란은 유사한 선상에 놓여있다. 성공회대 '모두의 화장실' 사진: 여성신문 분리주의 세력의 반트랜스적 행보는 이뿐이 아니다. 지난 2020년 트랜스젠더 입학 거부 사태 당시, 분리주의적 언사가 SNS에 우후죽순 게시되기도 했다. 숙명여대 사태부터 지금까지, 4년간 사회는 젠더이분법적 사고에서 한 발자국도 벗어나지 못한 것일까. 2030 여성을 상징하는 <'응원봉 연대와 성소수자 연대를 연결시키지 말라'>는 주장 또한 등장하고 있는 요즘, 응원봉을 들고 계급적 연대를 널리 확산하는 모습과 SNS를 통해 반트랜스 여론을 강화하는 모습 모두가 2030 여성이라는 세대 안에 존재함은 더 이상 부정하기 어렵다. 분리주의 페미니즘이 특히 2030 여성을 상대로 일정 부분 세력을 확대해 온 것도 사실이다. 분리주의 페미니즘 논리 안에서 특히 대두되는 성중립 화장실 – 숙소의 문제, 트랜스젠더를 가장한 젠더폭력 범죄의 문제는 그 이면에 가부장적 자본주의 사회가 야기한 구조적 성차별과 젠더폭력의 공포를 관통하고 있기 때문이다. 분리주의 페미니즘은 당장 눈에 보이고, 타격하기 가장 쉬운 집단인 MTF(지정성별 남성 트랜스젠더가 성전환을 통해 여성으로 성별을 정정한 경우) 트랜스젠더를 공격함으로써 젠더폭력의 위기로부터 탈출하기를 여성들에게 권장한다. 마치 ‘여성’의 정의를 시스젠더 여성으로 국한하면 모든 여성혐오와 혐오범죄의 표적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이는 윤석열 정부가 2030 남성에게 내세웠던 ‘혐오정치’의 방식과도 무척 유사하다.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정부가 주요 공약으로 부각했던 ‘여성가족부 폐지’ 등 여성혐오적인 정책은 자본주의 체제가 필연적으로 청년층에게 부과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억압의 책임을 2030 여성에게 전가함으로써 ‘역차별’이라는 환상을 덧씌웠다.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젠더폭력, 구조적 성차별과 같은 실제 가부장적 자본주의 체제의 문제를 두고, 'MTF 트랜스젠더의 존재가 여성의 삶을 파괴하고 있다'는 분리주의 페미니즘 정치가 2030 여성들을 매료시켰듯, '징병제, 일자리 문제, 저임금 등의 구조적 불안은 모두 페미니즘으로 인한 것'이라는 논리 또한 손쉽게 2030 남성을 잠식했다. 청년층의 삶을 압도하는 자본주의 체제의 억압 속에서 간결하고 명료한 혐오정치가 전례 없이 빠른 속도로 양측을 갉아먹기 시작한 것이다. 만연한 반트랜스 정서와 위기 한편, 이러한 반트랜스 정서는 국내 사례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실제로 작년 8월, 알제리 국적의 권투 선수 이마네 칼리프의 ‘성별’에 대한 논란이 도마에 올랐다. 여러 매체가 이마네 칼리프에게 ‘남성’, ‘XY염색체’라는 수식어를 붙였고, 이 과정에서 이마네 칼리프가 성별정정을 마친 트랜스젠더이며 지정성별은 남성이라는 왜곡된 정보가 널리 퍼졌다. 여러 언론과 분리주의 세력이 의도적으로 이마네 칼리프 선수를 공격했고, 이 과정에서는 셀 수 없는 트랜스혐오 논리가 수반되었다. 더불어 ‘반 트랜스젠더(anti-transgender)’를 캐치 프레이즈 중 하나로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의 재선 성공도 트랜스젠더와 성소수자에게 큰 위협으로 다가온다. 대선에서 반트랜스 선전을 쏟아냈던 트럼프는 1기 트럼프 정부와 같이 ‘트랜스젠더 군복무 금지’ 정책을 내놓았다. 약 1만4천 명의 트랜스젠더 군인이 추방될 예정이며, 연방교도소의 트랜스 여성 또한 남성 수감시설로 이감될 처지에 놓여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의 당선 요인이 ‘노골적인 트랜스젠더 혐오’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강화되는 가부장적 자본주의 체제의 위기 속에서 트랜스 혐오를 대안으로 제시한 트럼프의 전략이 실제로 유효했다는 분석이다. 이마네 칼리프 사진: AP 트럼프의 반 트랜스 캠페인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은 트랜스 혐오정치가 청년 여성층을 공략하기 위한 극우 자본주의 정치 세력의 도구로 급부상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SNS상에서 만연해진 트랜스젠더 혐오가 이제는 접근성 좋은 ‘놀이’로까지 치닫는 현재, 분리주의 페미니즘은 여성해방의 열쇠가 될 수 없다. 오히려 노동자계급이 서로에게 칼을 돌리게 하려는 자본의 전략이 될 뿐이다. 결국 궁극적인 해결책은 단결과 연대다. 순수한 여성이 아닌 존재를 솎아내는 분리주의 페미니즘은 어떠한 힘도 만들 수 없다. 노동자계급의 단결된 정치투쟁만이, 여성해방과 성소수자의 해방을 이끌어 낼 수 있다.2025-01-31 | 조회 6,258 -
꾸준히 고민해야 하는 것은, 왜 학생운동인가? - 2024 사회주의를향한전진정치캠프 선택세션2 "왜 사회주의 학생운동인가" 후기지난달 12일부터 13일까지 주말 이틀간 경향신문사 건물에서 사회주의를 향한 전진의 2024 정치캠프가 진행되었다. 진보정치 몰락 시대의 과제, 노동자 단결 전략, 프랑스 신인민전선 고찰, 여성주의 노동운동, 노동자 중심 반제/반전투쟁 등의 다양한 주제로 전체 및 선택세션이 구성되었는데, 그중 대학생인 필자의 관심을 사로잡은 것은 바로 "왜사회주의 학생운동인가"라는 선택세션이었다. "현재의 학생운동을 진단하고, 학생운동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전망을 함께 토론해봅시다"라는 설명과, 토론자들이 대표하는 다양한 학내 단체들의 이름을 읽고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인권운동 전반에 대한 백래시와 중립에의 환상이 만연한 현재의 대학에서 과연 사회주의 학생운동이 설 자리가 있는지, 대학교를 처음 입학한 순간부터 계속 고민해왔기 때문이다. 지난 6월, 필자가 속했던 고려대학교 문과대학 성평등위원회(이하 문성평위)가 자진 해단하였다. 표면적인 이유는 신입위원 가입 저조로 인한 기존 위원들의 소진이지만, 사실 해단의 더욱 근본적인 이유는 정치적 활동 자체를 하기 어려운 학내 문화에 있다. 학내 분위기를 잘 보여주는 일례로는, 페미니즘적 기조를 띤 대자보를 발행했다는 이유로 문성평위가 학생회 산하 특별기구임에도 불구하고 문과대학 새내기 새로 배움터 평등 세미나 준비 과정에서 완전히 배제되었던 것을 들 수 있다. 학생사회의 우경화에 지친 위원들은 점차 학내 활동보다는 규모가 있는 교외 단체에서 활동하는 데 주력하거나, 교지 제작이나 세미나 참여와 같이 ‘운동’이 주가 아닌 방향으로 활동 양상을 바꾸기 시작했다. 이 같은 존속의 어려움은 비단 한 단체에만 해당되는 문제가 아니고, 현재 학내의 다양한 운동 단체들이 직면하고 있는 큰 위협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과연 학생사회의 위기를 돌파할 활로가 사회주의 운동에게 있을까, 간절한 마음에 세션을 듣게 된 것이다. 발제문은 우선 학생과 노동자를 계급적으로 구분하며 시작된다. 대학생은 전통적인 마르크스주의적 자본가-노동자의 도식 속에서 그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레닌이 천명한 바 "학생은 인텔리 중 가장 민감한 부분"이므로, 단순히 자신이 노동자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한 사회의 노동문제에 있어 정치적으로 주요한 역할을 수행한다고 발제문은 설명한다. 물론 실상은 이상과 다른데, 현재 숱한 학생 단위들은 대(對)사회적인 정치성의 마련은 커녕 단체의 존속 여부와 씨름하며 다음 단계로 이동하지 못한 채 정체되어 있기 때문이다. 발제문은 이렇게 학생운동이 위축된 것에 대해, 원인으로 자주 지목되는 코로나 바이러스나 20대의 보수화와 같은 외부적 요인보다도, 계급적 당파성의 부족이라는 학생운동의 내부적 요인을 문제의 핵심으로 지적한다. 노동자계급과의 연대를 통해 자본주의에 격렬히 대항했을 때 학생운동은 가장 융성했고, 노동자계급 또한 사회주의 혁명을 향해 다른 피억압 민중과의 연대로 헤게모니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학생운동과 함께해야 한다는 것이다. 발제문은 이러한 노동자계급과 학생운동의 연대가 필수적임에도 불구하고 잘 성사되지 못하는 이유로 크게 두 가지 흐름을 언급한다. 민주노조 운동에서 실천적 투쟁을 저해하는 조합주의/관료주의적 성격과, 체제전환 운동과 같이 ‘공동체의 윤리’나 ‘보편적 권리’라는 평이한 기조로 노학연대를 구성하고자 하는 움직임 모두 문제적이라는 것이다. 전자는 사회주의 학생운동이 물러난 자리를, "허술하고 모호"하고 "노동자계급의 삶과 맞닿은 지점에서 불가피하게" 허점을 드러내는 의제를 선택한 정치적 공동체들에게 내어줬다는 점을 지적받았다(자료집 186). 후자는 착취 대상으로서 노동자와 이데올로기 재생산 기관으로서 학교, 양측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자본주의 체제를 의도적으로 외면하며 현재의 부조리한 체제를 향한 투쟁을 등한시한다는 점에서 비판받았다. 즉, 발제문은 학생운동과 사회주의 운동의 정치적 부활을 위해, 각각에 노동자계급 투쟁의 이념적 성격을 뚜렷이 부여하고, 자본주의 억압이 기후, 성소수자, 여성, 장애인 등 다양한 의제에 작용하는 방식을 기반으로 혁명적 사회주의를 좌파 헤게모니로서 세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서로 안티 테제인 양 굴고 있는"(자료집 191) 자본가계급 보수양당과, 자본경제 중심의 무분별한 발전으로 인한 기후위기, 여성을 이중으로 억압하는 가부장적 자본주의, 자본의 이윤을 위한 전쟁위기 등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사회운동’과 같은 모호한 태도보다는 예리하고 선명한 사회주의 이데올로기가 좌파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핵심 골자다. 이후 진행된 토론에서, 네 명의 토론자를 통해 각각 소속된 학교와 단체의 개성을 바탕으로 한 보완적이고 비판적인 시각을 제공받을 수 있었다. 고려대학교 생활도서관 박민상 운영위원은 캠퍼스를 사회주의로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캠퍼스를 사회로 활성화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교의 공공성과 학생의 정치성을 일깨우는 것을 통해, 중립성이라는 환상에서 벗어나 학교와 학생은 각각 공론장과 정치적 주체로 거듭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화여대 노학연대모임 바위 박서진 활동가는 학생사회 속 다원화된 진보적 의제 사이의 공통분모로서 반자본주의를 다양한 학내운동 단체들 간의 연대의 고리로 기획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회주의라는 단호한 이념이 정론적 비판의 목소리로서, "어느 한 노선뿐 아니라 운동 전체의 동력을 유지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았다(자료집 211). 홍익대 미대의외침 이시온 활동가는 발제문에서 진단하는 학생운동의 문제적인 측면들을 사회주의적으로 개혁하기에 앞서, 현재 각 캠퍼스에서 전개되고 있는 학생운동의 현주소를 파악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또한 그는 사회주의가 좌파 헤게모니가 되어야 한다는 발제문의 결론에 반박하며, 교차적 억압에 대해서는 여러 의제가 평등하게 연대해야함을 주장했다. 서강대 인권실천모임 노고지리 김한울 활동가는 구체적인 설득 전략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노학연대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꿔야 할 필요성을 논의했다. 시혜를 베푸는 식의 연대가 아니라, 학생과 노동자가 일상적 차원에서부터 긴밀하게 교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진 토론과 전체 질의응답 시간에 제기된 의견들을 종합했을 때, 해당 세션의 쟁점은 크게 발제문의 내용에 대한 이의와 내용의 현실성에 대한 의문의 두 가지로 정리될 수 있었다. 우선 내용에 대한 측면에서는, 대학생이 현 사회에서 여전히 지식인적 존재라는 발제문의 전제와, 사회주의 노동운동이 좌파 운동에서 반드시 헤게모니적 중심에 위치해야 한다는 발제문의 결론이 과연 유효한지에 대한 논의가 주를 이루었다. 먼저 전제에 대해서는, 진학률이 70%를 넘어서며 점차 대학이 학문의 장이 아닌 취업의 발판으로서 기능한 지가 20년이 넘어선 현재의 한국 사회에서 대학생은 더이상 지식인(인텔리)이 아니라는 의견이 제시되었다. 이에 대해 발제자는 2024년 한국사회에서도 여전히 청년학생의 여론이 시대를 반영하는 중요한 지표로 여겨진다는 점을 들며, 인텔리가 "가장 의식적으로, 가장 결정적으로, 가장 정확하게 전사회의 계급적 이해와 정치적 조직화의 발전을 반영하고 표현"한다는 레닌의 기술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답변했다. 결론에 대해서는 거대담론만이 능사가 아니며 미시적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 좌파 내 각 진영별로 견지하는 비전이 다른 것은 존중해야 한다는 견해, 최대한 다원화된 의제에 대해 교차성을 토대로 단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 등, 다양한 관점에서 이의가 제기되었다. 특히 다원화된 의제와 관련하여, 한 토론자는 예컨대 ‘소수적 몸의 언어가 홀로 있을 때 흘러나온다면 반(反)자본 운동의 언어는 함께 있을 때 흘러나온다’는 소견을 밝히며, 개별 담론들이 출발점은 다를 수 있지만 그럼에도 서로를 규탄하기보다는 각각이 존중되는 제3의 도착점으로 나아가야 함을 주장하기도 했다. 발제자는 앞서 언급된 여러 문제들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데 결국 자본주의가 커다란 방해물이 되기에, 사회주의 헤게모니를 세우는 것을 통해서 더 많은 의제를 포섭하고 연결할 수 있다고 답했다. 다음으로 발제문의 현실성에 대한 측면에서는, 사회주의 혁명이 좌파 진영의 최종 목적지가 되어야 한다는 원론적인 이상에는 동의하지만, 그것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현해 나가야 할지에 대해서는 발제문이 충분히 대답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의 목소리도 있었다. 사회주의 학생운동이라는 기치하 실제 학생들의 필요와 요구에 부응하는 교육권/공간권에 대해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 외국인 학생의 정치세력화나 유입구로서 페미니즘의 적극적 활용 등을 통해 투쟁 전략을 구체화해야 한다는 것, 에브리타임(익명 커뮤니티)과 같은 학생사회 내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 등이 이야기되었다. 이러한 논의에 더해 발제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운동이 마르크스주의적 이념성을 잃고 학생사회 내로만 한정되면 안 된다는 우려의 말도 첨언했다. 한편 이미 신자유주의와 능력주의를 내면화하고 자본가계급에 이입하는 대학생들에게 사회주의 정치성을 강조한 학생운동이 대중적 호소력을 갖는지에 대한 질문도 있었다. 이에 대해 발제자는 그러한 내면화를 가능케 하는 대학의 자본주의 이데올로기 재생산을 막기 위해서라도 사회주의 정치성은 필수라고 대답했다. 이어서 대학생들 사이에서 자신을 표현하기 위한 기호로 채택된 신자유주의적 성공과 그러한 성공이 구조적으로 어려운 현실 사이의 낙차를 비집고 들어갈 저급이론1)을 사회주의 학생운동이 최대한 많이 공급해야 한다는 토론자의 제안도 이어졌다. 1) 이때 "저급이론"이란 『실패의 기술과 퀴어 예술』의 작가 잭 핼버스탬이 그람시의 유기적 지식인론을 독해하며 사용한 개념으로, 사회정치적 개념을 일상이나 하위문화에 적용 가능하도록 문턱을 낮추는 지적실천을 뜻한다. 발제자와 토론자, 참여자 모두의 열정적인 참여 덕분에 세션은 유익한 정보와 유의미한 시사점을 남기고 성황리에 종료되었다. 학내 활동을 위주로 하는 대학생 활동가로서, 친숙하면서도 낯선 주제인 사회주의에 대해 넓고 깊게 이야기할 수 있어서 기뻤다. 특히 평소 다른 학교에서 학생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활동가들과 교류할 수 있는 기회가 적은 필자에게는 더욱 소중한 경험이 된 것 같다. 다만, 세션이 끝나고 적지 않은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도 명쾌하게 해결되지 않은 의문점들이 몇 가지 남아있기도 하다. 세션을 통해 충분히 다뤄진 ‘왜 사회주의인지’의 측면에는 전반적으로 공감할 수 있었지만, ‘왜 학생운동인지’의 측면에 대해서는 더 알고 싶고 궁금한 점들이 여전히 많기 때문이다. 사회주의 ‘학생운동’의 대상은 결국 전체 대중인지, 혹은 학내 구성원인지, 우선은 학내 여타 좌파 진영 활동가들인지, 학내 활동가로서 자문하게 되었다. 더 나아가 ‘학생운동’이라는 범주 자체도, 주체가 학생일 때 성립하는 것인지, 공간이 학교일 때 가능한 것인지, 대상이 학내 구성원일 때로 한정되는 것인지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무엇보다 소진이 되지 않고 즐거운 학생운동을 하기 위해서는, 여러 학교의 활동가들 간의 활발한 교류를 통해 어떠한 현실적인 대응이 가능한지 모색해보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따라서 이번 세션이 짧은 시간이었음에도 사회주의 학생운동에 대한 논의의 수준을 크게 향상시킨 것으로 미루어 보아, 사회주의 학생운동의 이름으로 이번 기회와 같은 담론장이 꾸준히 열린다면 학생사회에도 실질적인 변화가 생기지 않을까 기대해본다.2024-11-14 | 조회 2,158 -
집단학살 공범 고려대학교의 행보를 규탄하며 - 집단학살 1년, 캠퍼스 팔레스타인 연대운동의 전략편집자 주: 9월 23일(월), 고려대학교 생활도서관에서 '집단학살 1년, 캠퍼스 팔레스타인 연대운동의 과제'를 주제로 공개강연회&토론회가 열렸다. 독일 대학가 팔레스타인 연대운동에 관한 1부 강연에 이어, 2부에서는 고려대학교의 이스라엘과의 교류협력 현황, 그리고 이를 중단시키기 위한 당면한 과제에 대해 설명했다. 당일 강연회의 발제문을 발제자의 동의를 구해 지면에 싣는다. 1. 가자지구 집단학살 1년, 그리고 교육학살(Scholasticide) 2023년 10월 7일 이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학살이 1년에 가까워지고 있다. 이스라엘의 집단학살로 인한 사망자는 4만 명을 넘어섰고, 92,000여 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 중 희생자의 70%는 여성과 어린이다. 이스라엘이 주거지와 일터, 병원, 학교, 수도, 전기시설을 비롯한 기반시설까지 무자비한 폭격을 자행하며 가자지구 주민의 일상생활은 완전히 파괴되었고, 170만 명이 기아와 전염병으로 고통받고 있다. 이스라엘의 잔학행위 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영역 중 하나는 학교, 대학 등 교육기관을 대상으로 한 무차별적 폭격과 학살, 이른바 교육학살(Scholasticide)이다. 교육학살은 2008~09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 당시, 학교, 교육부 등 교육과 건물이 표적이 된 상황을 묘사하기 위해 옥스퍼드 대학의 카르마 나불시(Karma Nabulsi) 박사가 고안한 용어다.1) 1) 2008년 12월,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공습에 나서며 유엔 난민구제사업국 관할 학교에 백린탄을 투하한 행위로 국제사회에 큰 비난을 받았다. 지난 11개월 동안 가자지구 내에선 수천 명의 학생과 수백 명의 교사가 사망하고 수백 개의 학교가 파손되거나 파괴되었다. 가자지구에 있는 학교의 40% 이상(288개)은 유엔 팔레스타인 구호 사업국(UNRWA)이 운영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직접 운영하거나 민간에서 관리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가자지구 주민 230만 명 중 85% 이상이 난민이 된 가운데, 현재 모든 학교가 문을 닫은 상태이다. 2023년 11월 6일 팔레스타인 교육부는 2023~2024학년도 학기를 공식적으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2023년 10월 27일 기준 가자지구 625,000명 이상의 학생과 22,500명 이상의 교사가 있다고 보고했고, 현재 이들은 학습권과 교육권을 전적으로 박탈당한 상태다. 팔레스타인 교육부에 따르면 최대 280개의 정부 학교와 65개의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기구(UNRWA) 운영 학교가 파괴되거나 피해를 당하였다. UN 발표에 따르면 2023년 10월 7일 이후 6개월간 학생 5,479명, 교사 261명이 이스라엘군에 의해 살해당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학교의 90%는 직간접적인 피해를 당하였으며, 학교 건물의 약 29%는 철거되거나 심하게 파손되어 사용할 수 없는 상태이다. 가자지구 내 최소 133개의 학교가 가자지구 내 이재민들의 피난처로 사용되고 있으며, 190만 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 한 가운데 대부분의 학교가 포화상태다. 이스라엘은 대피소 역할을 하는 여러 학교를 공격하여 집과 삶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들을 무차별적으로 살해했다. 2023년 11월, 이스라엘군은 유엔난민기구가 운영하는 알 파쿠라 학교를 공격해 최소 15명이 사망했고, 일주일 후에는 알 부라크 학교에서 최소 25명이 사망했다. 2023년 12월에는 샤디아 아부 가잘라 학교 공격으로 여러 명이 목숨을 잃었다. 유니세프에 따르면 7월 6일 기준으로 가자지구의 318개 학교가 직접 공격의 표적이 되었으며, 그 이후에도 수십 건의 공격이 발생했다. 유엔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8월에만 총 16차례에 걸쳐 가자지구에 위치한 학교를 공습했다. 제네바 협약은 학교 공격이 위반임을 명시적으로 명시하고 있으나, 학교를 향한 공격은 ‘하마스 대원 색출’을 명목으로 계속되고 있다. 이스라엘의 표적에는 대학도 예외가 아니다. 국제연합개발계획(UNDP)에 따르면 팔레스타인의 문해율은 92.4%로, 이는 싱가포르와 비슷한 수준이다. 팔레스타인의 대학을 비롯한 학술기관은 수학, 공학, 비즈니스와 같은 분야에서 높은 성과를 거두어왔다. 그러나 대학을 포함한 고등교육 기관은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완전히 마비되었다. 팔레스타인 통신사 와파에 따르면, 가자지구의 고등 교육 기관 12곳이 파손되거나 파괴되어 대학교육이 완전히 중단되었다. 제네바에 있는 유로메드 인권 모니터는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의 모든 대학을 단계적으로 체계적으로 파괴했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 언론은 이스라엘군이 가자시티 남부에 있는 이스라 대학을 폭약으로 철거하는 영상을 보도했다. 해당 캠퍼스는 이스라엘군에 의해 점령당한 이후, 폭파 직전까지 군사기지와 구금시설로 사용되었다. 유로메드 인권 모니터는 이미 94명의 대학교수가 이스라엘군에 살해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학습의 터전을 전적으로 상실한 가자지구 학생들은 피난민 캠프와 천막을 거점으로 열악한 환경에서 교육을 이어나가고 있다. 파괴된 학교와 교원을 포함한 교육 인프라를 재건하는 작업에는 최소 몇 달, 수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온라인 학습이 고려되고 있지만, 통신, 전력 등의 인프라가 파괴되고, 집을 떠나 피난을 끊임없이 이어가야 하는 상황에서 온라인 수업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미 서안지구에서는 이스라엘의 군사활동과 정착민들의 폭력이 극심해지면서 온라인 수업으로의 전환이 이루어졌다. 가자지구의 교육 시스템에 대한 고의적인 파괴는 한 세대의 지적·사회적·문화적 역량 증진과 재생산을 파괴한다는 측면에서 이스라엘이 추구하고 있는 민족 말살-아파르트헤이트- 정책의 연장선에 있다. 미국, 영국 등 이스라엘의 식민지배에 동조하고 있는 제국주의 국가들은 가자지구 대학과 학교의 재건 과정에서 팔레스타인의 독립적인 교육 가능성을 없애려는 계획을 홍보하며 서구와 이스라엘의 식민주의적 헤게모니를 중동 사회 전체에 관철하려 하고 있다. 교육학살은 수십만의 아동과 수백만의 팔레스타인 민중의 미래를 파괴할 뿐만 아니라, 이를 방치하는 국제사회의 인도적 위기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2)3) 2) Scholasticide must not be normalised, 「Al Jarzeera」, 2024.09.06. https://www.aljazeera.com/opinions/2024/9/6/scholasticide-must-not-be-normalised 3) How Israel has destroyed Gaza’s schools and universities, 「Al Jarzeera」, 2024.01.24. https://www.aljazeera.com/news/2024/1/24/how-israel-has-destroyed-gazas-schools-and-universities 2. 집단학살 공범 고려대학교의 현주소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민중의 교육받을 권리를 철저하게 말살하고 있는 상황에서 고려대학교는 학살의 주범인 이스라엘 당국과의 협력을 강화하려 하고 있다. 고려대학교는 십수년 전부터 이스라엘 대사관과 수차례에 걸쳐 관계를 맺으며 이스라엘 정부, 이스라엘 대학과 고려대 간의 학술적 연계를 강화하고, 이를 재정확보의 수단으로 삼으려 하고 있다. 고려대학교는 2014년부터 예루살렘 히브리 대학교(Hebrew University of Jerusalem)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있다. 고려대학교가 가맹 학교로 있는 베니스 국제대학(Venice International University)은 20개 대학의 컨소시엄 형태로 운영되는데, 여기에는 텔아비브 대학(Tel Aviv University)이 참여하고 있다. 베니스 국제대학은 2024년 여름 계절학기 단기 교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본교 공식 교환학생 프로그램인 ISEP에 가맹된 이스라엘 대학은 없으나, 경영대학에서 예루살렘 히브리대학교와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운영해왔다. 아래의 총장동정 보고 항목은 이스라엘과 고려대 간의 관계망이 십수년 이상 이어져 왔음을 말해준다. 특히 2023년 이후 보고로부터 연계가 확인되는 아키바 토르 주한이스라엘 대사는 10월 7일 미디어와 비공개 대학 강연을 활용하며 팔레스타인 집단학살을 옹호해온 인물이다. 2005년 2월 21일 어윤대 총장-박경탁 주 이스라엘 한국대사 면담. 이스라엘 국가연구기관과의 학생교환, 생명과학분야 공동연구 등 논의. 2005년 12월 5일 어윤대 총장-이갈 카스피(Yigal B. Caspi) 주한 이스라엘대사 면담, 고려대 100주년 기념행사로 예루살렘 히브리대학 총장 참석. 2006년 7월 20일 여윤대 총장-이스라엘 과학기술부 차관 겸 국가 수석과학자 Mina Teicher 교수 접견. 자연계 분야에서 이스라엘 대학과의 협력 의견을 교환, 이갈 카스피(Yigal B. Caspi) 주한이스라엘 대사 참석. 2017년 7월 3일 염재호 총장과 이갈 에르리히(Yigal Erlich) 요즈마그룹 회장과 하임 호센(Chaim Choshen) 주한 이스라엘 대사 접견. 요즈마그룹은 1993년 설립된 이스라엘 벤처캐피탈, 20개 회사를 나스닥 상장, 매각하여 40억달러 규모로 성장. 고려대-요즈마 그룹간 창업 인재 육성에 관한 MOU 체결. 창업 지원을 위한 요즈마 캠퍼스 유치, 교내 융합창업교육과정 개설 협력 2023년 8월 6일 김동원 총장과 아키바 토르(Akiva Tor) 주한 이스라엘 대사가 만나 고려대학교 발전기금 확충 및 협력방안 논의함 2024년 4월 16일 김동원 총장과 아키바 토르 주한 이스라엘 대사 간 면담. ‘이스라엘과 한국 대학의 비전과 발전을 위한’ 한-이스라엘 캠퍼스 간 협력시스템 논의. 고려대-이스라엘 간 혁신에 대한 협력 강화 방안 논의, 국제학부 학생들과 만나 ’하마스-이스라엘 전쟁‘에 대한 해결 방안 논의. 고려대학교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예루살렘 히브리대학, 텔아비브 대학은 이스라엘 정부와의 긴밀한 유착 하에 팔레스타인 식민지배를 정당화하고 집단학살을 ‘효율적’, ‘체계적’으로 수행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해왔다. 예루살렘 히브리 대학교는 설립 자체부터 나크바(Nakba)4)와 맥락을 같이 한다. 예루살렘 히브리 대학교 캠퍼스는 동예루살렘 스코푸스 산에 입지해있는데, 이곳은 20세기 초 팔레스타인의 불법점령 과정에서 이스라엘의 월경지로 귀속되었다. 학생 기숙사 중 일부는 이스라엘의 불법 정착촌에 위치해있다. 히브리대학교는 고교졸업자를 대상으로 소수의 엘리트를 선발하여 첨단 군사과학 인재로 육성시키는 ‘탈피오트’ 군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해당 프로젝트는 이스라엘 공군과 육군의 후원을 받는다. 탈피오트 프로그램을 졸업한 학생들은 군 복무와 고등교육을 병행하며 이스라엘군의 R&D와 정보전에 동원되고 있다. 탈피오트 프로그램은 이명박정권 시기 국방부 주도로 고려대학교에 설립된 계약학과인 사이버국방학과의 설립, 운영에 중대한 모티브가 되었다.5) 4) 아랍어로 ‘재앙’을 의미. 1948년 5월 14일 이스라엘의 독립선포 이후 75만 명이 넘는 팔레스타인인들이 삶의 터전에서 강제로 추방된 사건을 지칭. 5) 고려대학교 사이버국방학과 소개문은 아래와 같다. “사이버국방학과의 목표는 사이버테러와 사이버전쟁의 위협으로부터 대한민국을 방어할 사이버보안 전문장교들로 양성하는 것으로 세계 보안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이스라엘의 탈피오트와 같은 성공사례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텔아비브 대학교는 이스라엘군∙방산업체와 산학 협력 기관을 운영하고 있으며, 친 이스라엘 선전을 목적으로 하는 하즈바라 강의를 운용하고 있다. 텔아비브 산하 이스라엘 국가안보연구소(INSS)는 압도적 군사력으로 민간 시설과 기간산업을 파괴하고, 주민을 학살해 집단 처벌하는 것을 군사작전의 원칙으로 삼는 다히야 독트린을 개발한 곳이다. 다히야 독트린은 지금의 가자지구를 향한 집단학살, 그리고 교육학살을 포함한 무참한 기반시설 파괴를 통해 실현되고 있다. 팔레스타인 점령과 집단학살에 동조하며 막대한 이윤을 거두어들이고 있는 재벌/방산기업은 대학을 잠식하고 있다. 고려대에 100억 원 이상의 기부금을 납부한 삼성, SK, LG는 이스라엘 현지 법인을 운용하고 있다. 고려대의 주요 후원자인 현대그룹 계열사 HD현대는 팔레스타인 주민의 거주지를 파괴하고, 불법 유대인 정착촌 건설에 사용되는 중장비를 생산하고 수출하며 BDS 운동의 보이콧 대상 기업으로 오른 대표적인 학살지원 기업이다. 그럼에도 HD현대는 아랑곳하지 않고 학내에서 채용설명회를 열며 ‘인권경영’이란 외피로 자신들의 행보를 포장하려 하고 있다. 방산기업인 한화시스템은 2019년 고려대학교 공과대학과 ‘인간 중심 인공지능(HCAI) 공동 연구센터’ 설립을 시작으로 산학협력를 강화하고 있다. 2022년 4월에는 고려대학교 정진택 총장이 참여한 자리에서 인공지능공학연구소(KU-AIER, Korea University Artificial Intelligence Engineering Research Center)와 ‘미래 인공지능 핵심기술 공동연구’를 위한 산학협력 발대식을 열었다. 고려대학교는 한화시스템과 함께 2024년 9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진행되는 채용연계형 현장실습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2021년 10월 21일 이스라엘의 방산업체인 엘타 시스템(Elta Systems), 엘빗 시스템(Elbit Systems)과 "기술 협력 증진 및 신규 수출 기회 모색"을 위한 양해각서 (MOU)를 체결한 전력이 있다. 엘타 시스템은 킬러 드론을 공급하는 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 (Israel Aerospace Industries; IAI)의 자회사로, 현재 점령지 내의 팔레스타인 마을을 조직적으로 파괴하기 위해 무인 D9 불도저를 시험하고 있다. 엘빗 시스템은 이스라엘 군이 사용하는 드론과 지상 장비의 85%를 생산하고 있으며, 2009년, 2012년, 2014년 가자지구 민간인 학살 당시 이스라엘 군에 드론을 판매했다. 또한 엘빗 시스템은 국제사법재판소(ICJ)가 2004년 국제법에 따라 불법으로 규정한 서안 지구 분리장벽의 감시 시스템을 공급했다. 엘빗은 2008년 이스라엘군이 가자기구의 학교, 병원에 투하하여 국제사회의 비난을 얻은 백린탄과 집속탄 등 대량살상무기를 생산해온 전력이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자회사 한화디펜스 오스트레일리아는 엘빗이 공급하는 30mm 유인 포탑과 기타 시스템을 탑재한 전차를 제작해 호주에 수출하는 8천억 원(6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스라엘군은 현재 AI기반 표적지시 체계인 ‘라벤더’를 활용하며 민간인과 거주구역을 대상으로 한 폭격을 정당화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집단학살에 연루된 기업과 산학협력을 체결하며 ‘인간 중심 인공지능’을 운운하는 것은 고려대학교의 윤리적 파산을 의미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 3. 고려대 학내 팔레스타인 연대운동의 과제 1) 이스라엘과의 학술교류 중단, 재벌/방산기업의 대학기업화 중단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집단학살이 계속되고 있는 지금, 고려대학교와 이스라엘 당국과의 모든 연결을 끊어내기 위한 실천이 절실한 상황이다. 팔레스타인 민중은 ‘학술 교류’라는 명분으로 점령과 학살에 동조하는 이스라엘 학술기관과의 교류 중단을 호소하고 있다. 가자지구 대학의 학자들과 대학 행정당국은 전 세계에 공개서한을 보내 대학과 이스라엘 간의 학술적/재정적 연결을 중단하는 것이 팔레스타인 해방으로 향하는 경로임을 전하고 있다. 우리는 전 세계의 친구들과 동료들에게 점령지 팔레스타인에서 계속되는 학살에 저항하고, 파괴된 대학을 재건하는 데 함께 협력하며, 교육기관의 무결성을 우회, 삭제 또는 약화시키려는 모든 계획을 거부할 것을 촉구합니다. 가자지구 젊은이들의 미래는 우리에게 달려있으며, 우리가 이 땅에 남아 다음 세대를 위해 계속 봉사할 수 있는 능력은 우리에게 달려있습니다. (중략) 우리는 점령된 가자지구의 점령군 폭격 아래서, 라파의 난민 캠프에서, 이집트와 다른 호스트 국가의 임시 망명지에서 이 호소문을 발표합니다. 이스라엘 점령군이 우리 국민에 대한 집단 학살 캠페인을 매일 계속하며 집단과 개인의 삶의 모든 측면을 제거하려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는 이를 널리 알리고 있습니다. 2024년 4월 17일 미국 컬럼비아 대학을 시작으로 하여 전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는 대학가 팔레스타인 연대운동은 팔레스타인 집단학살 중단과 함께. 대학의 이스라엘과의 투자관계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팔레스타인 민중의 요구와 맞닿아있다. 이스라엘 대학이 팔레스타인 점령, 정착민 식민주의, 아파르트헤이트 체제의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가운데, 특정 대학과 이스라엘 정부·대학 간의 연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팔레스타인의 이스라엘 학술 및 문화 보이콧 운동(PACBI-편의상 학술적 보이콧으로 칭함)’은 팔레스타인 해방을 향한 유효한 전략이 될 수 있다. 학술적 보이콧은 이스라엘 학술 기관과의 행사, 활동, 계약, 프로젝트 등 모든 형태의 협력을 취소하고, 이스라엘을 홍보하거나 이스라엘의 국제법 위반을 은폐하는 선전 활동에 대한 보이콧을 촉구하는 전략이다. 많은 캠퍼스 점거 운동이 학술적 보이콧 전술을 채택하여 이를 실천적 요구로 구체화해왔다.(전진 대학가 팔레스타인 시위 기사 링크) 고려대 학내에서의 팔레스타인 연대운동 역시, 고려대와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이스라엘 대사관, 그리고 대학 등 학술기관과의 교류를 중단하는 것을 요구로 제시해야 한다. 학술적 보이콧은 개인이 아닌 연루된 이스라엘 학술기관에 대한 보이콧인 동시에, 팔레스타인 민중의 고통을 돈벌이의 기회로 삼아온 기업의 재정지원과 학술적 교류에 대한 보이콧이기도 하다. HD현대, 한화시스템 등 팔레스타인 학살을 지원하며 막대한 수익을 벌어들이고 있는 재벌/방산기업이 기부금, 산학협력을 매개로 대학기업화를 가속하는 상황도 멈춰 세워야 한다. 직접적으로 확인되지 않으나, 총장과의 면담을 통해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는 이스라엘 당국의 대학 재정지원 여부와 그 규모에 대해 우리는 정보의 투명성 보장에 기초한 알 권리가 있으며, 그것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이를 단호하게 끊어낼 수 있는 운동을 조직해야 한다. 궁극적으로, ‘팔레스타인 연대’를 말하고 실천하는 것이 금기시되고 있는 대학은 자본의 종속을 거부하고, 공공의 운영 하에 사회정의를 구현하는 학문공동체로 재편되어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학술적 보이콧 운동은 이스라엘 학술기관이 BDS 요구안에 명시된 대로 이스라엘 당국과 관련 기업이 팔레스타인 국민의 권리를 인정하고 이스라엘의 국제법 위반에 대한 모든 형태의 공모를 끝낼 때까지 계속되어야 한다. 2) 억압과 차별에 맞서 팔레스타인 해방운동의 전망 찾기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내부의 세속주의적 경향을 포함한 동학과 무관하게 팔레스타인 전체를 성차별 국가, 퀴어억압 국가로 매도하며 자신을 유일한 중동의 성평등, 퀴어친화, 친환경 국가로 선전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자국 내 프라이드 행진을 비롯해 기업의 성소수자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지만, 정작 이스라엘에서 동성결혼은 여전히 불법이며, 팔레스타인 성소수자 난민 역시 탄압하는 등의 핑크워싱을 자행하고 있다.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은 지난 6월 1일 퀴어퍼레이드에 참여한 미국, 영국, 독일 등 제국주의 대사관 부스 앞에서 이들의 핑크워싱을 규탄하며, 이들의 이스라엘을 향한 경제적, 군사적, 외교적 지원에 대한 항의행동을 펼쳤다. 이스라엘의 집단학살/아파르트헤이트의 이념적/물질적 기반인 제국주의와 식민주의는 오늘날 벌어지고 있는 기후부정의의 원천이다. 이는 단순히 전쟁행위가 막대한 탄소배출을 일으킨다는 것과 다른 차원의 문제이다. 예컨대 팔레스타인 영토를 대상으로 하는 이스라엘의 산림조성 사업은 이스라엘의 녹색식민주의 정책과 체계적인 팔레스타인 점령 전략의 일환으로 쓰이고 있다. 기후위기의 원인과 결과에 불평등 체제가 있음을 직시하는 기후정의운동은 그 근원에 있는 제국주의와 식민주의를 철폐하는 전망과 함께해야 한다. “가자지구에서는 물의 97%가 인간이 마실 수 없을 정도로 오염되었습니다. 인구 밀집 지역에서 폭탄을 터뜨리는 것은 사람의 목숨을 빼앗을 뿐만 아니라 토양과 대기를 오염시켜 가자 주민들이 살 수 없게 만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은 지속가능성의 선두주자라고 자화자찬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이 태양광 발전과 관개 시설을 자랑하는 동안 굴착기가 옛 올리브 나무 숲을 헤집고 폭격이 마을을 통채로 파괴하고 있습니다. 이는 그저 팔레스타인의 땅과 자원을 수탈하고 파괴하는 것을 숨기기 위한 그린워싱에 불과합니다. 팔레스타인의 해방을 위한 투쟁은 인류를 위한 투쟁입니다. 기후정의는 인권과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가자지구의 해방은 그저 군사점령을 끝내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삶에 필요한 땅, 물, 공기를 되찾는 것입니다.” -907 기후정의행진 본대회 팔레스타인평화연대 활동가 마리암 발언- 이러한 활동들에 기초해 팔레스타인 연대운동은 성차별, 젠더차별을 비롯한 사회적 억압과 차별에 맞선 투쟁, 기후정의운동과 함께하며 핑크워싱, 그린워싱을 자행하는 이스라엘에 맞선 투쟁임을 확인하고 이를 확대하는 운동이 되어야 한다. 3) 노동자 국제주의 운동과 연대하기 2023년 10월 16일 팔레스타인의 노동자들이 연대를 호소하는 긴급요청을 보낸 후, 전 세계 노동자들이 이에 응답하며 파업, 봉쇄 행동, 집회 등의 행동에 나서고 있다. 한국에서도 민주노총과 여러 산별노조에서 팔레스타인의 해방을 지지하는 성명이 나왔고, 팔레스타인 연대운동에 함께하려 하는 움직임이 있다. 2024년 5월 13일 민주노총 울산본부는 대의원대회에서 팔레스타인 자유와 해방을 위한 연대사업을 만장일치로 결의했다. 울산에서는 현대자동차, 현대글로비스, HD현대 등 대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 병원, 운송 등 공공부문 노동자들이 매주 집회를 열며 팔레스타인 연대운동에 앞장서고 있다. 그러나, 민주노총이나 각 산별노조의 주요 공식 사업으로서 힘을 동원하는 팔레스타인 연대행동은 아직 미약하다. 이러한 조건에서, 학생운동은 노동자 국제주의 운동과 긴밀하게 연결되어야 하며, 때로는 이러한 운동을 제기할 수 있는 설득과 실천을 펼쳐야 한다. 팔레스타인 연대를 축으로 노동자와 학생 간의 연대를 구축하는 것은 단순한 힘의 합력을 넘어, 자본을 위협할 수 있는 힘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학교의 사무를 관리하는 교직원 노동자와의 연대는 대학의 학술적 보이콧 이행을 위한 압력을 만들어낼 수 있다. 캘리포니아대학(UC)에서 대학원생과 박사후과정 노동자 48,000명을 포괄하는 UAW 4811지부가 대학생들의 점거운동에 호응하며 파업에 돌입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마찬가지로, 집단학살과 연루된 기업을 대학에서 축출하는데, 공동의 실천을 도모할 수 있는 노동자들을 만나고, 토론하는 것이 필요하다. 당장 HD건설기계의 불법파견과 해고에 맞서 1,000일이 넘도록 싸우고 있는 서진이엔지 하청노동자들은 울산 팔레스타인 긴급행동에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학생운동은 이스라엘이 장악하려 하는 현장과 의제들을 매개로 이스라엘의 만행을 폭로하고, 제조업, 방산, 물류산업 등 전략적 영역에서의 반제/반전 행동을 추동해야 하며, 그러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러한 영역들이 팔레스타인 문제로부터 거리를 두거나, 상징적 연대를 넘어 이스라엘 국가기구 및 그와 연관된 자본을 축출하는데 있어 실질적인 힘을 창출할 수 있는 운동으로 전환하지 못하고 동요하고 있는 상황에서, 왜 팔레스타인 문제가 자기 자신의 문제인지 자각하고 가능한 실천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설득하고, 조직하는 과정은 팔레스타인 연대운동의 확장을 도모할 수 있다. 이러한 행동 하나하나는 광범위한 시위, 혹은 파업을 포함한 강력한 반격을 여는 계기를 준비함으로써, 팔레스타인 연대운동의 새로운 지평을 열 수 있을 것이다. --- ※아래는 고려대학교에서 강연회 이후 진행중인 대학구성원 연서명이다. [팔레스타인 학살범 이스라엘과 고려대학교의 협력 중단을 위한 대학구성원 연서명] Link : bit.ly/petition4palestine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집단학살이 1년이 가깝게 이어지고 있는 지금, 고려대학교는 집단학살 주범인 이스라엘과 교류를 강화하려 하고 있습니다. 고려대학교는 팔레스타인 학살과 점령에 가담하고 있는 HD현대, 한화 등 방산기업과의 교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우리 대학구성원들은 고려대학교가 학살자 이스라엘, 그리고 학살에 가담하고 있는 기업들과 학술적, 경제적 교류를 포함한 전면적인 교류를 멈출 것을 요구하며 서명운동을 진행합니다. 고려대학교 당국은 이스라엘의 집단학살을 규탄하고, 고려대의 공범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대학구성원의 목소리를 직시해야 합니다. 고대문화 편집위원회, 고려대학교 민주학생기념사업회, 고려대학교 생활도서관, 고려대학교 소수자인권위원회, 고려대학교 여학생위원회, 고려대학교 정치경제학연구회 수레바퀴, 서울지역대학 인권연합동아리 고려대지부, 학생사회주의자연대(준) 고려대모임 [Petition of University Members to Korea University stop connecting with Israel, the Palestine massacre] As Israel's genocide in Gaza nears its one-year. Meanwhile, Korea University is trying to strengthen its engagement with Israel, the Palestine massacre. Eventually, KU has continued to engage with conglomerate and defense companies such as HD Hyundai and Hanwha, both of which are complicit in the massacre and occupation of Palestine. We, the members of the Korea University, are organizing a petition to demand that KU authority cease all exchanges, including academic and economic exchanges, with Israel and companies that are participating in the genocide. The KU authority must hear the voices of members of univesity who condemn Israel's genocide and demand that KU end its complicity.2024-09-30 | 조회 3,516 -
독일 대학가 팔레스타인 연대운동에 대하여편집자 주: 9월 23일(월), 고려대학교 생활도서관에서 '집단학살 1년, 캠퍼스 팔레스타인 연대운동의 과제'를 주제로 공개강연회&토론회가 열렸다. 1부에서는 독일의 사회주의 학생조직인 '비판의 무기'(Waffen Der Kritik)의 활동가이자, 뮌헨대학교 학생인 Kilian Gremminger 동지가 독일 대학가에서의 팔레스타인 연대운동에 대해 설명했다. 당일 강연회의 발제문을 발제자의 동의를 구해 지면에 싣는다. 발제문의 영문본은 링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1. 현재의 국제 정세 여름 동안 전 세계에서 그리고 대학에서 시위가 일정한 소강상태에 들어갔습니다. 이는 부분적으로는 방학이라 많은 학생들이 대학교에 없었고, 수업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늘 주기성을 지니는 시위의 국제적 역학 때문이기도 합니다. 미국과 유럽의 대학에서, 개강과 함께 새로운 행동이 계획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더 많은 모멘텀이 다시 생길 수 있습니다. 이는 물론 중동에서의 상황의 발전과도 연결돼 있습니다. 서안지구에서 더욱 심한 점령행위가 일어나고 있는 걸 볼 수 있고, 가자학살은 지속되고 있고, 레바논은 점점 더 공습과 미사일 공격 등 이스라엘 정부의 전쟁타겟이 되어 왔습니다. 국제정세는 모순적입니다. 한편에서, 우리는 많은 이른바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극우정당이 집권하거나, 극우정당이 다른 부르주아 정당들을 전진시키는 등 전반적인 우경화 경향을 볼 수 있습니다. 독일에서 극우정당 ‘독일을위한대안(AfD)’이 성장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는 2008년 이후 지속되고 있는, 그리고 코로나에 의해 강화된 경제위기와 연결돼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원인도 있습니다. 앞선 흐름들과 동시에 2022년부터, 프랑스에서 연금개악에 맞선 대중적 저항과 같은 진보적인 예시들처럼, 우리는 계급투쟁의 새로운 동학을 보고 있습니다. 팔레스타인 문제에 있어서도, 노동자계급의 일부를 정치적 문제와 연결시키는 것이, 그래서 그 노동자들이 단지 더 많은 임금을 위해서만 싸우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능해 보입니다. 이러한 점은 우경화에 맞서는 시작점이 될 수 있습니다. 2. 팔레스타인 연대운동의 두 가지 물결 큰 틀에서 볼 때, 우리는 10월 7일부터 오늘까지, 세계의 팔레스타인 운동에서 두 가지의 흐름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 물결은 10월 7일 이후에 곧바로 시작되었고, 이 물결은 매우 크고 매우 동질적인 거리에서의 시위로 특징지어집니다. 세계 모든 부분에서 대중시위가 있었습니다. 미국에서, 라틴아메리카에서, 아랍국가들에서, 아시아에서도요. 이 시위는 처음에는 인도주의적 성격을 지녔습니다. 가자의 팔레스타인인들의 고통을 가시화하기 위한 시위였고요, 자국 정부를 향해 인도적 지원에 대한 요구를 했습니다. 이에 더해, 팔레스타인 운동은, 나크바와 불법점령 같은 지난 76년 간의 역사를 말하지 않고 이른바 “갈등”이 10월 7일에 시작됐다는 지배적인 내러티브를 깨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시위는 그래서 인도주의적이고 시민적이었고요, 노동조합, 정당, 학생, 이주민, 연금수령자 등으로부터 나온 시위대는 UN과 자국정부를 호명하고, 그들에게 이 고통에 대해 뭔가를 하라고 요청했습니다. 기후운동과 ‘black lives matter(흑인의 생명은 소중하다)’운동의 많은 부분도 이 시위에 함께 참가했습니다. 독일은 (이런 흐름에서) 특별히 예외였지만요. 그래서 반식민주의, 반인종주의 투쟁과 자본주의에 의해 야기된 기후위기에 맞선 투쟁 사이에 자연스러운 연결이 있었습니다. 저희 조직이 활동하고 있는 뮌헨과 다른 유럽 도시들에서, 다양한 행동을 하기위해 학생을 단결시키기 위한 위원회들이 만들어졌습니다. 동시에, 이 운동의 첫번째 물결 동안 국제적인 항구들에서 무기전달을 봉쇄하는 노동자계급에 의한 행동이 이미 있었습니다. 하지만 올해 초에, 이스라엘 정부가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집단학살하고 있다는 증거를 제공한 국제사법재판소의 결정과 함께 상황은 바뀌었습니다. 이 결정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기 때문에, 그리고 집단학살이 계속됐기 때문에, 특히 이른바 “가자의 안전지대”라고 불리는 곳의 민간인을 분명하게 타겟팅한 집단학살이 계속됐기 때문에,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자국 정부, 그리고 국제사법재판소나 또는 유엔 전체와 같은 국제기구들에 대한 믿음을 잃어버렸습니다. 운동의 측면에서 4월 17일이 모든 걸 바꿔놓았습니다. 뉴욕 컬럼비아 대학의 십수명의 용감한 학생들이, 경찰과 대학당국의 극심한 방해에도 불구하고 세계에서 첫 번째 가자 연대 캠프농성장을 차렸습니다. 경찰과 대학당국의 탄압은 직접적으로 대학 교직원들의 일부로부터 연대를 촉발했습니다 그들은 인간띠를 만들어 학생들이 퇴거되는 것을 막고 캠프를 지키려 했습니다. 컬럼비아 대학 농성 이후로, 이러한 실천이 나라 전역의 여러 대학으로 빠르게 퍼져나갔습니다. 그리고 4월 말에는 유럽과 독일 대학으로도 퍼져나갔습니다. 두 번째 물결이 탄생했고, 학생들은 전위로서 저항을 이끌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그들의 프로그램, 강령 혹은 요구안을 확대하고 무기 수출을 한다는 점에서, 또 외교적 노력의 부족이란 점에서, 정부의 공모를 비판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점을 대학과도 연결시켰습니다. 제국주의는 대학 교정 앞에서 멈추지 않고요, 무기연구 또 어떤 경우엔 무기생산에의 직접적인 참여를 통해서 이스라엘과 연구협력을 하는 방식으로 제국주의는 자신을 표현합니다. 학생들은 대학당국에 맞서 싸우고, 그들의 대학, 더 이상 집단학살에 봉사하기 위해 활용되어선 안 되는 그런 대학을 다시 되찾고 싶어했습니다. 그들은 과학, 정치, 문화, 군사적 측면에서 이스라엘과의 관계를 보이콧할 것을 요구했고요, 또 모든 학생과 교직원이 대학의 돈이 어디로 흘러가는지를 알 수 있도록, 대학이 회계장부를 공개할 것, 그리고 이스라엘과 연관된 투자철회를 요구했습니다. 시위를 통해 학생들은 명백하게 제국주의를 반대하고 있었습니다. 학생들은 더 이상 ‘시민’으로서 행동하는 게 아니라, 분명하게 ‘학생’으로서, 따라서 그들의 대학에 대한 권력과 통제를 위해 투쟁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측면들은, 강령 혹은 요구안의 확대라는 점과 함께, 학생들의 전위적 성격을 가능케 했고, 학생들을 개척자로서, 다른 부문과 구별짓게 한 지점입니다. 3 독일 운동의 세 가지 경향 현재 단계에서 첫 번째 경향은 철수 또는 일상주의입니다. 이 현상은 매우 제한적인 성공과 함께 몇 달 넘게 이어진 활동으로 인한 고갈로부터 기인합니다. 이 경향은 추모제, 정보안내소, 캠프농성 등, 결론적으로 기력이 다하는 반복되는 저항의 형태로 스스로를 표현합니다. 우리는 이를 심지어 처음에 폭발적이었던 미국의 경험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컬럼비아에서 세워졌던 것 같은 이런 캠프들은 계속 새로 지어졌습니다만, 새로운 행동의 형태가 발전되진 않았고요, 인구의 더 많은 부문을 포함시켜 운동을 확장하기 위한 노력이 만들어지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지나가는 사람에게 상황을 알리고 교육하는 것에 활동이 주로 집중됐고, 새로운 활동가들을 끌어내거나 활성화하는 데에는 덜 집중됐습니다. 이러한, 이른바 “우리들만의 공동체”(one’s own community)로의 후퇴는 정치적 이유가 있었는데요, 하지만 물론 이는 객관적인 조건과도 연결돼있습니다. 바로 저항 주기(싸이클)의 침체라는 객관적 조건 말이죠. 왜냐하면 우리는 우리의 고유한 추진력(모멘텀)을 지역적 수준에서 만들어낼 수 있다는 생각을 포기해야 했고, 다시 말하자면 우리의 활동과 동원력은 많은 부분 국제적 상황에 의존하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두 번째 경향을 상징적 급진주의(Symbolic Radicalism)라고 부릅니다. 이 경향은 현재 운동의 핵심부에 가장 널리 퍼진 경향이며 계속해서 표현되고 있습니다. 독일에서는 베를린 대학에서 이 경향을 가장 많이 볼 수 있었는데요, 창문과 벽이 저항의 슬로건과 상징으로 뒤덮였던 걸 기억합니다. 그리고 활동가들은 교육기관의 이름을 (자발리아 난민촌의 이름을 따서)“자발리아 기관”이라고 새롭게 호명하기도 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특히 자발리아 기관이라고 이름을 붙인 후자의 행동에 대해 강한 동조감을 느끼는데요, 하지만 이러한 행동들은 전략적으로 우리를 돕는 건 아니었습니다. 이런 경향은 국제적 부르주아 기구들에 대한 환멸로부터 나왔습니다. 이 경향은 물리적인, 그리고 매우 상징적인 저항들을 유일하게 가능한, 또는 상상할 수 있는 선택지라고 여깁니다. 이 경향의 논리는 이렇게 요약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권력 혹은 권력자에게 영향을 주지 못한다면, 그들이 그들이 하는 짓에 대해 최대한 가능한만큼 댓가를 치르도록 만들자.” 탄압받는 것은 순교적인 방식으로 전투성의 도덕적인 증명을 하는 것으로 양식화되고 여겨집니다. 법적 형태의 행동들에 대한 근본적인 반대, 정치적 반달리즘(어떤 것들을 훼손하는 행위)에 대한 집중은 이 경향을 더욱 결정짓는 요소들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종파적인’ 경향들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학생 대중과 인구의 나머지 부분들이 ‘길을 잃었다’ 또는 ‘되찾을 수 없다’고 선언하고, 그들로부터 등을 돌리는 경향 말입니다. 세 번째 경향은 정치적 확장입니다. 10월 7일 이후, 이 경향은 여러 대학에서 위원회의 형태로 존재해왔습니다. 그리고 일정한 정도로는, 4월과 5월의 폭발을 이미 준비해왔습니다. (이 경향이) 준비해온 구조들이 운동의 도약대로서 기능할 수 있었습니다. 위원회의 목적은 분노와 슬픔 그리고 극심한 탄압의 상황 속에서, 즉 다시 말해 방어적인 상황 속에서, 학생들의 고립을 극복하는 것이었고, 지금도 그렇습니다. 우리는 방어적인 상황에 놓일 때, 어떤 순간에 반격을 할 수 있기 위해서 가능한 한 넓은 세력을 모아야 합니다. 그것이, 정치적 경험이 없고 조직되지 않은 1학년 학생들이 위원회에 있고, 정치적으로 이슬람주의에 가까운 이들도, 또 저같이 스스로를 마르크스주의자라고 부르는 이들도 모두 같은 위원회에 속해있는 이유입니다. 이러한 몇 달 간의 준비를 통해서, 우리는 대학당국의 입장에서 볼 때 때때로 최소한 가시가 될 수 있었습니다. 캠프농성 같은 활동을 통해서요. 그리고 우리의 운동을 여름학기를 넘어서서 확장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정치적 확장은 무엇보다 내용이 중요합니다. 이 팔레스타인 연대운동은, 수단이나 콩고 같은, 다른 반식민주의 투쟁들과 연대를 구축하는 것을 의제로 삼았을 뿐 아니라, 다른 형태의 억압이 팔레스타인 문제와 연결돼있다는 것도 얘기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한 가지 예시가 이를 보여줍니다. 본래 이스라엘의 핑크워싱과 같은 이슈에 집중해오던, 퀴어연결의 문제는, 운동의 더 많은 부분으로 확장되고 있고, Christopher street day(CSD, 스톤월 항쟁 기념일, 우리나라의 퀴어퍼레이드와 유사한)를 둘러싼 토론에서 우리는 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민족해방과 반식민주의 투쟁의 문제는 따라서 더 많은 억압의 형태와 연결돼있고, 운동의 보수적인 이슬람주의 부분과 분명한 대조를 이룹니다. 우리의 운동은 더 많은 사람들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우리는 억압의 문제에 대한 치열한 토론이 필요하고, 이는 팔레스타인 해방운동에 대한 질문 또한 제기할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상황이 퀴어공동체들에게 나쁜 만큼이나, 우리는 하마스에 주도되는 저항 지도부에 대해 침묵한 채로 남아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무조건적으로 저항의 권리를 지지합니다, 하지만 하마스의 꿈이 실현된다면, 그곳에선 여성과 퀴어와 주변화된 집단들에 대한 엄청난 억압이 지속될 것입니다. 4. 뮌헨 팔레스타인 연대캠프 뮌헨 팔레스타인 연대캠프는 5월 초부터 거의 중단 없이 지속적으로 이어져오고 있고, 현재 아마 세계에서 가장 오래 지속된 캠프일 겁니다. 바이에른 주에서, 우리는 특별한 정치적 상황에 놓여있는데요. 왜냐하면 우익 보수정당이 지방정부를 1945년부터 한결같이 집권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국경통제나 대학에서 학생들의 공동결정권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 등 권위적인 경향으로 귀결됐습니다. 특히 캠프농성과 학생시위에 대한 탄압이란 측면에서 볼 때, 학생들을 “반유대주의 혹은 극단주의적 이유”를 붙여서 대학에서 퇴학시킬 수 있도록, 학생들을 범죄화하는 데에서 지방정부가 주도권을 쥐어왔습니다. 동시에, 바이에른 대학들과 군대 사이에 구속력있는 협력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계획이 시작됐습니다. 캠프농성장이 설치되는 동안에요. 그게 우리가 특정한 어떤 요구들을 만들어낸 이유입니다. 예컨대, 독일연방군(Bundeswehr, 분데스베아)은 대학에서 퇴출시켜라, 라든지, 대학은 순수하게 시민적인 목적을 위해서만 연구를 수행해야 한다, 라든지, 시위의 범죄화를 중단하라 같은 집회와 학문의 자유 등 민주적 자유권의 온전한 실행을 위한 요구라든지 말입니다. 몇몇 정치적 행사가 최근 몇 달 간에 대학당국에 의해 금지되었기 때문에, 그리고 이는 대학에서 팔레스타인 해방에 대해, 또는 탄압에 대해 토론할 수 있는 공간을 거의 남겨놓지 않았고, 그래서 우리는 대학을 노동자와 학생의 통제 아래 둬야 한다고, 그래서 소수의 사람들이 대학에서 무엇을 가르치고 토론할지를 결정하지 못하도록 해야한다고 요구합니다. 마지막으로, 하지만 매우 중요하게 말하고 싶은 요소는, 우리가 연대캠프에서 발견한 노동자의 주도성입니다. 왜냐하면 노동자들은 실로 자본주의 아래에 있는 계급, 전쟁에 맞선 투쟁에서 무기공장을 점거하고 항구를 봉쇄하는 등 가장 정치적인 힘을 가진 계급이기 때문입니다. 독일에서는, 하지만, 노동자들은 여전히 매우 노조관료들에 의해 통제되고 있고, 이 노조관료들은 친시온주의 노선을 따르고 팔레스타인에 관한 어떤 정치적 요구도 계속 추방하고 있습니다. 그게 우리가 “무기가 아니라 의료를” 그리고 “팔레스타인을 위한 노동자들”이란 조직을 설립한 이유입니다. 노동조합 안에서 지도부에게 압력을 가할 수 있는 노동자들의 기반을 만들기 위해서요. 우리는 예컨대,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노동조합원들에게 서명을 받는 식으로, 이를 실행했습니다.2024-09-26 | 조회 2,921 -
22대 총선, 왜 청년은 정권심판론에 반응하지 않았는가청년층, 낮은 투표율과 높은 무당층 비율이 드러내는 것 2024년 22대 총선이 끝났다. 야당에 비례정당 포함 175석이라는 압승을 안기면서다. 정부와 여당은 ‘주 69시간제’, 민주노조에 대한 ‘반 카르텔 투쟁’, ‘최저임금 적용 제외 이주노동자 고용 확대’, ‘최저임금 230원 인상’ 등 노동자 생존권을 위협하는 조치를 쏟아내왔고, 이를 심판하려는 대중의 열망도 뜨거웠다. 이번 총선 투표율은 67.0%로 1992년 14대 총선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청년층 투표율은 낮았다. 아직 연령대별 투표율 집계가 나오지 않았으나, 매우 저조한 청년층 사전투표율에서 드러나듯, 청년층 투표율은 저조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학가에 회자했던 “지겨운 절망을 넘어, 내일을 위해 투표합시다”라는 대자보 제목이 무색하게도, 청년 대중이 고른 대답은 투표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 한창 달아올랐던 총선 분위기 가운데서도, 많은 2030 유권자들은 선거장에 가야 할 이유를 찾지 못했다. 즉, 투표한 청년 중 다수는 정권 심판론을 지지했으나, 애초 정권 심판론을 비롯한 총선 담론 자체에 냉소하며 투표하지 않은 청년도 다수다. 30대 이하 유권자수 비중은 32%이나 사전투표자 중 30대 이하의 비중은 24%에 불과했다. 출처: 슬로우뉴스 상황을 보자. 4월 4일 공개된 한국갤럽 3월 4주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18~29세 유권자 중 38%는 특정 정당을 지지하지 않는 무당층이었다. 같은 연령대의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인 27%, 국민의힘 25%보다 훨씬 높다. 30대 유권자로 범위를 넓혀도 무당층 다수 경향은 줄어들지 않았다. 30대 중 29%가 그 어떤 정당도 지지하지 않았다. 이 또한 양당 지지도보다 10%가량 높은 수치였다. 4050의 무당층 비율이 10%를 겨우 웃돌고 6070의 무당층 비율은 6-7%에 불과한 상황에서, 전체 무당층의 70%에 달하는 비율이 청년이라는 점은 유독 눈에 띈다. 이어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한국갤럽을 통해 지난 3월 31일과 4월 1일 전국 유권자를 조사한 결과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하겠다는 20대 응답자는 50.3%에 불과했다. 4년 전 총선 당시 ‘적극적 투표’에 응답한 20대 응답자 비율 74.1%에 비하면 현저히 낮은 수치다. 30대 유권자 또한 별반 다르지 않았다. 4년 전에는 82.2%의 응답자가 ‘적극적으로 투표하겠다’고 밝혔으나 올해는 겨우 68.8%의 응답자만 같은 의사를 밝혔다. 이 같은 수치는 결국 동 여론조사에서 응답자가 밝힌 가장 큰 더불어민주당 지지 이유 ‘정권 심판을 위해서’(63.7%)와 국민의힘 지지 이유 ‘국정안정을 위해서’(46%)가 청년 대중을 흔들지는 못했다는 뜻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매 선거 반복되는 공허한 심판론에 청년 대중은 충분히 지쳤다. 과거를 돌이켜보자. 청년 대중은 과거 문재인 정부나 윤석열 정부처럼 이전 정부를 ‘심판’하겠다 나선 정권에 표를 실어주었던 당사자였다. 19대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의 20·30대 여성 지지율은 각각 47.6%, 56.9%로 타 세대보다 월등히 높았고, 20대 대선의 윤석열 후보의 20·30대 남성 지지율 역시 58%, 46%로 상당히 높았다. 그렇다면 이들이 건넨 열렬한 지지의 결과는 어땠는가? 자칭 타칭 촛불 정부로 불린 문재인 정부 재임 중에도 생명안전법을 비롯한 각종 진보적 법안들은 통과되지 못했고, 그런 문재인 정부 심판을 외치며 당선된 윤석열 정부는 각종 사회적 참사를 유발해왔다. 위협받는 생존권에 투표용지를 들어도 청년 대중의 삶에는 일절 변화가 없었다. 그 결과 청년층 다수는 선거에 관심이 없거나, 선거에 참여하는 경우에도 고정된 지지 정당 없이 ‘현 정권’을 번갈아가며 심판할 뿐이다. 그간 청년의 탈정치화와 냉소주의에 대한 비판은 손쉽게 쏟아져왔다. 조국 조국혁신당 당대표는 지난 3월 10일 당의 20대 지지율이 유독 낮은 까닭을 묻는 자리에서 “조국혁신당뿐 아니라 정치 자체에도 관심이 없는 것 같다”며 발언하기도 했다. 물론 이를 뒷받침하는 조사 또한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한국행정연구원이 2022년 9월부터 10월까지 진행한 ‘사회통합실태조사’에 따르면 20대 연령층의 정치 무관심 비율은 77%에 달했다. 그러나 생각해보자. 현재의 20대, 30대가 정치에 관심이 없어 투표소로 향하지 않았다는 진단은 선후관계가 바뀌어있다. 투표소로 향했으나 바뀌지 않았던 것이고, 바뀌지 않으니 관심 또한 없어진 것이다. 청년은 정치를 버린 적이 없다. 다만 한국 자본주의 정치가 먼저 청년을 버렸다. 세분된 억압과 착취로 청년 대중이 그 어느 때보다 위기를 겪는 지금. 청년 대중이 맞이한 위기의 종류와 총선에서 내놓은 정당들의 공약을 돌이켜보고, 비판하고자 한다. 선거 일주일 전 기준, 청년 무당층 비율 추이. 사진 아시아경제 증가하는 플랫폼노동, ‘N잡러’라니 지난 3월 17일 통계청에서 발표한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에 따르면 2023년 월평균 청년층 취업자는 389만 9천 명이다. 언론은 ‘역대 최고 고용률’이라며 연일 청년 고용 증가를 보도했다. 389만이라는 숫자는 얼핏 보기에 분명 낙관적으로 보인다. 그러나 ‘역대 최고 청년 고용률’에는 함정이 숨겨졌다. 청년 인구 감소로 2018년에 대비해 전체 취업자가 5,000명 줄었음에도 개중 단순노무직 등 불안정노동자 비율은 약 2만 명이나 증가했기 때문이다. 포장·운반·청소 등 대부분 단순노무직이 플랫폼 업체에 의해 외주화된 오늘날, 이와 같은 비율의 증가는 다수 청년이 비정규직, 특수고용·플랫폼 일자리로 첫 노동을 시작한다는 뜻과도 일맥상통한다. IMF 경제위기 이후 노동시장에 나온 2000년대 초반 청년층이 ‘88세대’가 될 것이라는 진단으로부터 무려 20년에 가까운 시간이 흘렀지만, 청년 노동자에 대한 억압은 갈수록 세분된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이번 총선에 억눌린 청년을 대변하는 정당은 없었다. 국민의힘은 10대 총선 슬로건 중 하나로 ‘청년 모두 행복한 대한민국’을 내걸었지만 실상 세부 방안은 △출산 가구 주택 지원 △미래세대 문화생활 지원 △청년이 당당하고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여건 조성 △학자금/주거비 지원으로, 극히 일부의 경제적 부담 경감에 지나지 않았다. 국민의힘이 총선 공약집을 통해 내건 청년 공약 가운데 그나마 노동과 관계있는 부분은 △인턴 기간이 부당하게 길어져 채용 ‘희망고문’이 되지 않도록 정확한 근무기간 명기 및 무분별한 인턴기간 연장 등 금지에 불과했다. 나머지 공약으로 △해외연수 기회 확대 △친환경 차 구입 시 신혼부부 특별공제 등이 있기는 했지만, 청년 노동자 중 비정규직/특수고용직 비율이 늘어나는 현실과 한참 동떨어져 있다. 국민의힘은 주4일제 도입 및 장시간 압축노동 근절에 공식적으로 반대했다. 또한 최저임금 인상과 플랫폼노동 중간착취 근절은 공약집 어디서도 거론되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10대 공약 중에는 아예 ‘청년’, ‘노동’이라는 단어가 등장하지 않았다. 잘 보이지도 않는 세부 항목에 들어가서야 △동일노동 동일임금 제도화, 플랫폼노동 최소보수 도입, 중간착취 근절로 비정규직·특고·플랫폼 노동자 등 차별 해소를 언급하고 있을 뿐이다. △특수고용‧플랫폼노동자 보호 제도화 등은 결국 특고·플랫폼노동자의 노동자성을 인정하지 않는 선심성 보호조치에 불과하며, △간접고용노동자 보호 패키지 입법 제도화 등 또한 원하청 이중착취 확대라는 현실에 대한 인정에 불과하다. 대부분 정책이 지원금 보장이나 상담센터 운영에 그친다는 점도 문제다. 비정규노동자의 노동권은 ‘정규직 전환 지원금’이나 ‘노동자 대표 참여 보장’으로 지켜지지 않는다. 비정규직 철폐와 플랫폼 노동자 직고용, 노조법 2·3조의 온전한 개정, 최저임금 인상을 비롯한 삶의 권리를 논해야 할 시점에 ‘억압을 조금 덜어주겠다’고 외쳐봐야 청년 노동자를 구원할 수 없다. 그 밖에도 녹색정의당 △15시간 미만 초단시간 노동자 대상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 △플랫폼에서 일하는 N잡러를 위한 플랫폼 수수료 5% 상한제 도입 등이 눈에 띄었지만. 노동 외주화로 인한 장시간 노동, 야간 노동, 이른바 ‘파트타임’ 노동의 심화 앞에 놓인 청년 노동자에게 ‘N잡러’ 운운하는 것은 좀처럼 이해하기 힘든 모양새였다.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해줄지 모른다는 희망을 안고 무리한 야간 노동을 지속하던 20대 노동자가 사망한 지 겨우 4년이 지났다. 해당 노동자는 쿠팡 물류센터에서 1년 4개월을 일했지만 서류상으로 여전히 일용직이었다. 1일 단위 고용계약을 다시 맺는 기형적인 형태의 비정규노동자였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가 비단 쿠팡에서만 벌어지는 것은 아니다. 편의점, 술집, 물류, 배달 등 초단시간 노동은 숱한 직종에서 청년 노동자의 수명을 갉아먹고 있다. 현행법상 근로기준법에서조차 배제되는 초단시간 노동자를 근로기준법 적용 대상에 포함하겠다는 것은 듣던 중 반가운 소식이지만, 노동의 ‘파트타임’화를 저지할 대안은 수수료 상한이 아니다. 노동자를 죽음으로 몰아넣는 건당 수수료제는 폐지하고 원청에 의한 직고용, 건수에 관계없는 전면 월급제가 필요하다. 녹색정의당이 일하는 청년들의 삶을 말하고자 한다면, 목표는 ‘N잡러’ 보호가 아니라 불안정노동철폐를 통한 ‘1인 1잡’ 시대여야 했다. 치솟는 청년 여성 자살률, ‘인구부’라니 20대 여성 자살률은 2019년 16.5명, 2020년 19.4명, 2021년 20.2명으로 꾸준히 증가해왔다. 30∼34세 여성 자살률 역시 비슷한 상승세를 보였다. 30대 여성 자살률도 마찬가지로 2018년 18.6명에서 2019년 19.5명, 2020년 19.4명, 2021년 21.6명으로 올랐다. 이 같은 청년 여성 자살 급증의 원인으로는 ‘여성의 노동시장 주변화’가 주 원인으로 지목됐다. 생계 위기가 심화하면서 결혼이나 출산보다는 노동 중심의 생애 계획을 꾸리는 여성이 늘었는데, 여성노동자의 인식과 요구가 바뀐 데에 비해 고용주 측은 여전히 ‘가장이 아닌’ 생계보조자 여성 노동자만을 고려한다는 것이다. 한국여성학회 학술지 ‘한국여성학’ 호를 통해 '노동시장에서의 위기심화와 청년여성 자살률' 논문을 발표한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이민아 교수는 사회적 관심도 대책도 없는 여성노동의 현실을 ‘조용한 학살’로 진단하고 성인지적 일자리 대책 마련을 촉구한 바 있다. 그렇지만 관련 상황은 꽤나 처참하다. 국민의힘 총선 공약집의 ‘여성’ 파트는 고작 단면 두 장, 양면으로 한 장짜리였다. 그마저도 노동 주체로서의 여성은 거의 소실됐다. 국민의힘은 여성을 위한 공약으로 △생애주기별 여성 3대 질환 비용 지원 △미혼 여성 난자동결 시술비용 지원을 들었으나, 이 두 공약 모두 여성을 인구 재생산의 도구로서 한정하고 있을 뿐이다. 한편 국민의힘이 앞서 분류한 여성의 ‘생애주기’라는 기준조차 가임기, 월경기, 폐경기로 나뉘었다. 여성을 철저히 가부장적 자본주의의 객체로 취급하는 시선이 총선 공약집에 그대로 투영되어 있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여성노동자들에게 차별 없는 평등한 노동환경 조성 △여성청년 채용 과정에서의 성차별 관행 근절 △실질적 성평등 사회 실현을 위한 구조적 변화 주도 등을 내걸었으나,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더불어민주당 공약 중 일부였던 ‘비동의 간음죄’를 비판하며 “억울한 사람만 대거 생기는” 법이라 언급한 뒤 바로 해당 공약을 정정하면서 퇴행적인 민주당의 본질을 드러냈다. 비동의 간음죄란 강간죄의 구성 요건을 ‘폭행 또는 협박’에서 ‘상대방의 동의 여부’로 바꾸는 내용을 핵심 기조로 하며, 국제적으로 가시화된 ‘NO MEANS NO’ 구호가 의미하듯 젠더폭력 피해자에 있어서는 반드시 필요한 법안이다. 이토록 중요한 법안 공약조차 “실무적 착오”라는 터무니없는 변명과 함께 삭제된 일은 민주당표 ‘여성 친화’가 그저 선거철 유세에 불과함을 입증했다. 지난 대선에서 수많은 언론은 20대 여성층을 이재명의 핵심 지지층으로 언급했다. 20대 대선 당시 지상파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20대 여성 58.0%가 이재명을 뽑은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그러나 과연 20대 청년 여성의 지지가 민주당에게 보답받은 적 있었나? 그 선택 또한 “착오”에 불과하지는 않았던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지난 25일 경향신문사와의 인터뷰에서 “페미니즘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으려 한다”면서도 “젠더불평등 문제에 대해서 저 역시 관심이 있다. 당이 아직 완비된 여성 정책을 갖고 있지는 않으나 당연히 추후 합당한 정책을 만들 것이다”라 밝힌 것 또한 2030 청년 여성을 외면하려는 조국혁신당의 노골적인 행보였다. 조국혁신당은 2일 4050세대 지원 공약을 발표하며 “정치권이 지금껏 청년, 여성, 아동 등을 대상으로 정책을 추진했지만 4050세대는 늘 소외돼 왔다”는 4050 소외론을 부상시켰다. ‘아직 완비되지 않았다’는 표현은 핑계일 뿐이다. 조국혁신당 10대 공약 중 네 번째는 △담대한 저출생 정책, 성평등·돌봄 정책 추진이지만, 조국혁신당이 담대한” 성평등·돌봄 정책을 만들 날은 정당 해산의 날까지 요원해 보인다. 조국혁신당이 주장하는 ‘제7공화국’ 어디에도 청년, 여성, 노동자의 자리는 없기 때문이다. 조국혁신당 강경숙 후보는 노조법 2‧3조 개정안을 ‘민주노총 구제법’이라고 칭했다 허울뿐인 공약, 그런데도 투표가 전부라니 지금의 2030은 구조적 문제를 민감하게 감각하는 세대다. 청소년기 – 청년기에 걸쳐 세월호 참사, 이태원 참사처럼 대중이 희생되는 장면을 목격해왔기 때문이다. 이들은 “가만히 있으라”는 국가와 체제가 개인의 안전을 보장해주지 않는다는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다. 그뿐인가. 나날이 치솟는 취업난 그래프와 물가상승에 턱없이 못 미치는 임금은 과거 학교에서 가르쳤던 ‘노력에 의한 계층 이동’의 꿈을 처절하게 박살냈다. 오늘날 청년 대중은 말 그대로 죽느냐 사느냐의 위기 앞에 놓였다. 그리고 그 위기의 해결책을, 선거에 출마한 어떤 정당도 제대로 진단해내지 못했다. 비단 이번 총선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이번에도’의 이야기다. 총선은 끝났지만 청년 대중은 여전히 사회적 죽음 앞에 몰려있다. 착취체제는 모든 청년 대중을 조금씩 죽음으로 몰아넣고 있다. ‘이번에도’를 깨달았다면 ‘이제는’ 달라야 한다. 스스로 주체가 되어야 한다. 영구히 반복되는 보수 여야 간 권력 주고받기를 끝내야 한다. 청년 대중은 삶을 개선할 수 없는 정치, 기실 '정치'라고 부를 수도 없는 체제 재생산 과정으로서의 선거에서 객체 역할을 강요받는다. 물론 노동자 민중의 삶을 개선하는 과정과 하등 무관한 보수여야의 '청년정치'에 그 어떤 쓸모도 없다는 점 역시 지적해야겠다. 지금은 정권 견제냐 정권 지지냐를 두고 갑론을박하는 공허한 안티테제의 시대를 깨부숴야 할 때다. △비정규직 철폐 △최저임금 인상 △노동 현장에서의 젠더 불평등 해결 △플랫폼/특수고용/간접고용 노동자 직고용 등의 의제로 스스로 주먹을 쥐자. 국회의원 누구의 지지자가 아니라, 직접 변혁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투표를 통한 기간제 구원이 아닌 진정한 해방으로 가는 그 길에 앞장서, 6월 최저임금 투쟁에서부터 청년 대중의 힘을 보여주자. 투쟁으로부터, 삶을 바꾸는 정치세력화, 끝없는 고통과 자기학대를 강요하는 자본주의를 철폐하는 정치세력화의 토대를 새롭게 만들자.2024-05-05 | 조회 3,273 -
[330 사전결의대회]노동자와 연대하여 자본주의와 싸우는 것이 기후정의입니다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330 충남노동자행진, 사회주의를향한전진은 교육노동자현장실천, 변혁적여성운동네트워크 빵과장미, 학생사회주의자연대와 함께 <노동자 산업통제운동을 위한 330 충남노동자행진 사전결의대회>를 개최했습니다. 단국대학교 학생 이주헌 동지의 발언 내용을 공유합니다. 안녕하십니까 동지들! 저는 단국대학교 비정규직 노동자와 함께하는 학생모임 새벽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주헌입니다. 투쟁으로 인사드리겠습니다. 투쟁! 우리는 파국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자본주의는 그 자신이 만들어낸 위기를 한없이 드러내고 있는데 반하여 우리는 자본에서 벗어나 있는 사회는 꿈꾸기 힘들고, 이제는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기후위기까지 나타나 우리의 삶을, 그리고 지구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기후위기에 대해서 우리는 해수면 상승, 지구 온도의 상승 등의 말들은 옛날부터 많이 들어왔습니다. 이는 모두 사실입니다. 그러나 기후위기의 중요한 결과는 과학적 데이터로는 설명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중요합니까? 기후위기는 불평등하게 작용한다는 점입니다. 기후위기는 거대 자본보다는 노동자-민중의 삶에 보다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입니다. 날씨가 더워지면 누구에게 직접적인 영향이 끼쳐집니까? 실외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에게 직격탄입니다. 단국대학교의 경우에는 여전히 냉방 시설이 설치되어 있지 않거나 몇 년째 보수가 이루어지지 않은 휴게실들이 존재합니다. 한 휴게실에는 창문도, 환풍기도, 냉방장치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한여름에는 휴게실이 너무 더워서, 휴게실 안에서 쉬지 못하고 밖으로 나가서 휴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또한 작년에 폭염 속에서 일하던 마트 노동자분이 사망하셨다는 소식을 듣기도 하였습니다. 이처럼 기후위기가 불평등하게 작용한다는 점, 특히나 노동자-민중에게 기후위기가 전가된다는 점, 나아가 이 불평등이 생명에 대한 위협으로까지 나타난다는 점은 자명해보입니다. 오늘 저희는 충남의 발전 노동자들과 연대하기 위해 이곳에 왔습니다. 기후위기 해결을 위해 산업전환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러나 산업 전환의 책임은 누가 지고 있습니까?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기후위기의 책임은 누가 지고 있습니까? 모두 발전 노동자들에게 전가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기후위기가 노동자들의 노동의 결과입니까? 아니면 자본주의가 자본의 끝없는 성장을 위하여 인간과 자연을 착취하고 약탈한 결과입니까? 당연하게도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결과입니다. 그럼에도 자본은 불평등하게 책임을 전가하고 자신은 슬쩍 빠져나갑니다. 우리는 자본의 책임 전가를 거부하고 노동자와 연대하여 노동자와 지구를 착취하는 자본주의에 대항하여 싸워야 합니다. 자본에게 기후위기의 책임을 묻는 것이 기후정의이고, 자본주의를 끝내는 것이 기후정의 아니겠습니까? 오늘 충남행진처럼 노동자계급이 자본과 맞서 싸울 때, 저희 학생들 또한 연대하여 투쟁하겠습니다. 함께 자본주의에 대항합시다. 감사합니다.2024-04-13 | 조회 2,056 -
'투쟁과 아름다움' - 1박2일 한국옵티칼하이테크 투쟁문화제 후기내가 처음으로 옵티칼하이테크 투쟁 현장을 방문했던 것은 지난 8월 말이다. 당시에는 학생사회주의자연대의 도움을 받아 ‘세상을 바꾸는 노학연대’라는 이름으로 옵티칼하이테크 투쟁 현장을 방문해 동지들과 결합하고 소통간담회를 했다. 그때 구미시를 떠날 때만 하더라도 언제 다시 이곳에 올 수 있겠냐는 생각이 들어 아쉬움이 컸다. 그러나 방문할 기회는 생각보다 빠르게 돌아왔다. 옵티칼하이테크 투쟁 현장에서 1박2일 투쟁문화제가 계획되어 있다는 소식을 전달받자마자 나는 반가운 마음으로 곧장 참석 의향을 밝혔다. 약 한 달이 지나 다시 방문하게 된 투쟁 현장은 겉으로 보기에는 크게 달라진 것이 없었다. 구미시와 한국옵티칼하이테크 사측에서 철거를 강행하고자 위협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달라진 것이 없다는 말은 서글프지만 좋은 의미일 것이다. 공장은 변함없이 제자리에 서 있었다. 그동안 구미시 측에서 단수를 집행하고 단전 또한 시도하는 등의 악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옵티칼하이테크 동지들은 환한 낯이었다. 동지들은 그새 몰라보게 쌀쌀해진 날씨에 모자를 벗고, 허연 햇살을 맨얼굴로 맞으며 타지에서 온 동지들을 마중하러 나왔다. 이윤엽 작가의 작품 앞에서 김계월 아시아나케이오지부장과 변주현 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 서진 해고노동자가 함께 포즈를 취했다. 사진=신유아 공장 건물은 달라진 것이 없었지만, 공장의 외견에는 변화가 있었다. 공장 내부로 진입하는 입구 쪽에 이전에는 없던 새로운 그림이 걸려 있었다. 변화가 눈에 띄어 물어보니 동지들이 당일 아침에 막 게시한, 이윤엽 작가의 작품이라고 설명해 주었다. 기사의 이미지가 바로 그 작품이다. 해당 작품 말고도 우측 하단에 노란 꽃이 예쁘게 그려진 ‘질라라비 훨훨’ 문구 현수막이 사무실 외벽에 걸려 있기도 했고, 공장 지부 내 아스팔트 바닥 일부분이 밝은 원색 페인트와 형광색 테이프로 꾸며져 있기도 했다.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형광색 테이프는 ‘일본기업 니또는 고용승계 보장하라’는 문구였다. 페인트는 투쟁하는 옵티칼 동지들의 모습을 실루엣 테두리만 따서 바닥에 옮겨 그린 것인 듯했다. 밝은 원색 페인트는 카메라를 들고 있는 동지의 모습, 웅크리고 앉은 동지의 모습, 서로 어깨동무를 하고 있는 세 명의 동지의 모습 등을 그리고 있었다. 모두 뜻밖에도 아름다운 이미지들이었다. 변화는 건물 바깥에만 그치지 않았다. 노조 건물 내부로 들어서자마자 이전에는 없었던 빵과장미의 응원 문구가 벽에 알록달록하게 붙어 있는 것이 보였다. 문구를 읽어 나가면서 사무실 내부로 들어서자 이전에 보았던 사무실 풍경이 다시 한번 보였다. 하지만 두 번째 와서야 새삼스럽게 눈에 보이는 것들이 있었다. 그새 새로 만들어진 것인지 원래도 있었던 건지는 모르겠지만, 연한 초록빛 무늬가 들어간 미색의 천 위에 빨간 원단으로 ‘공장의 주인은 노동자다’라는 문구가 바느질된 퀼트 작품이 사무실 창문 옆에 걸려 있었다. 화이트보드 뒤편에는 캘리그라피로 ‘당신의 오늘을 응원합니다’ 등의 문장이 써진 종이가 이런저런 잎사귀나 나비 그림과 함께 예쁘게 장식되어 있었다. 나는 사무실 창가에 다가갔다가 거기에 비치된 간단한 장난감들을 보았다. 하나는 링을 던져 고리에 거는 방식으로 노는 장난감이었고 하나는 골프공만 한 작은 플라스틱 공을 던져 림에 통과시키면 반 바퀴 간격으로 낙차를 두고 설치된 미끄럼틀을 따라 공이 툭 툭 툭 떨어지면서 내려오는 장난감이었다. 나는 그 장난감의 공을 집어 세 번 정도 림에 넣어, 공이 미끄럼틀을 따라 툭 툭 툭 소리 내어 떨어지는 것을 보았다. 어떻게 보면 이것들은 모두 사소하기 짝이 없는 것들이다. 후기 기사로 쓰기에는 지나치게 하찮고 무의미한 오브제들만 쭉 나열한 것처럼 읽힐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멀리서, 투쟁하지 않는 자들의 입장에서, 자본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노동자들만큼 하찮고 무의미한 존재가 또 있는가? 나에게 투쟁과 아름다움은 그다지 멀리 떨어져 있는 개념이 아니다. 다른 사람들이라면 잊고 무심하게 흘려보냈을 경험을 내 안에 차곡차곡 쌓고 잊지 않는 것. 그것은 아름다움과 투쟁이 모두 공통적으로 가진 특성이 아닌가. 투쟁하는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조합원을 상징하는 그림자에 알록달록한 학이 놓여있다. 그 앞에서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이지영 조합원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1박2일 투쟁문화제가 진행된 첫째 날인 10월 6일 금요일은 택시 노동자 방영환 열사께서 영면에 든 당일이기도 했다. 나는 바쁜 일정 탓에 그날 아침에 인터넷에서 소식을 보곤 겨우 10초 남짓한 시간만큼만 관심을 할애했다. 21세기에 이러한 일이 일어난다는 사실에 입이 쓰긴 했지만 그 이상 무언가를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내가 아직 투쟁 경험이 부족하기에 당위적인 추모 외의 감상을 느낄 능력도 없었고, 당장 일어나자마자 번개같이 씻고 약속한 대로 동지들을 만나러 가기에 바빴다. 그러나 투쟁문화제의 첫 번째 발언자로 나선 민주노총 경북지역본부 김태영 본부장께서는 곧바로 방영환 열사의 소식을 거론했다. 내가 그날 아침 무심하게 흘려보냈던 소식이 흘려보내선 안 되는 이야기, 기억해야만 하는 이야기로 돌아온 순간이었다. 방영환 열사의 이름이 거론되는 순간 나는 내 가슴속에 들어 있던 비석처럼 견고한 무관심을 보았고, 그 아득한 차가움에 살짝 몸을 떨었다. 아무리 투쟁에 결합하기 위해서였다지만 그렇게 쉽게 그 소식을 넘겨 버렸다는 사실이 새삼스럽게 두려웠다. 날씨는 냉랭했고, 마음은 쉽게 식었다. 투쟁의 현장에 오기까지 했는데도 다른 현장의 소식에 대해서는 이토록 간단하게 무관심을 내세웠다니? 그러나 김태영 본부장을 비롯하여 다른 동지들은 그 소식을 잊지 않고 나에게, 다른 동지들에게 재차 부고를 알렸다. 그리고 우리가 그 죽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다시금 일깨웠다. 투쟁문화제가 한창 진행되고 있을 때, 나는 후드 집업 하나로만 버티며 추위에 몸을 둥글게 말았다가 펴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그러자 옆에 계시던 동지께서 그런 나를 눈여겨보시곤 조끼와 푸른 폴라티를 건네주셨다. 그러면서 괜찮냐고, 머리칼도 이렇게 차갑게 식었는데 계속 바깥에 있어도 되는 거냐고 말씀하셨다. 달리 드릴 말씀이 없어 감사하다는 말과 괜찮다는 말만 번갈아 주워섬겼지만 그 순간 나는 모종의 깊은 신뢰가 마음을 스치는 것을 느꼈다. 발언을 통해서 방영환 열사의 이름을 재차 일깨우는 것도 나에게 옷을 나눠 주는 것도 모두 나 자신이 아니라 다른 동지가 나에게 해 준 일이었다. 내가 잊어도, 내가 소홀해져도 동지들은 그렇게 되지 않는다. 혼자서는 개인적인 흥망성쇠를 볼지라도 연대한다면 구호대로다. “단결하는 노동자는 반드시 승리한다.” 문화제에서 벌어지는 몸짓패와 노래패의 퍼포먼스는 단순히 개인이 아니라 이 공간에 있는 모두를 대상으로, 감각과 기억을 공유하기 위한 것이고 그렇기에 언제나 유의미하고 아름답다. 으레 유튜브 등지에서 연예인이나 프로들의 공연을 보면서는 저게 그렇게까지 열광할 일인가, 생각하곤 했지만 투쟁문화제의 공연들에 대해서는 단 한 번도 그런 의혹을 품은 적이 없다. 현대 사회에서 순식간에 잊히는 부고와 비보를 간직하고 연대와 주체의 감각을 촉발하려는 시도에 대해서 가치를 의심할 여지는 없다. 앞에서 쭉 거론한 사소하고 하찮은 소품들을 비롯해 몸짓패, 노래패의 퍼포먼스들은 결국 무언가를 잊지 않고 조금이라도 더 선명하게 간직하려는 시도고 그것은 곧 아름다움이다. 구태를 떨쳐 일어서고 주체를 일깨우는 것만큼 예술적이고 투쟁적인 일은 없다. 그날 문화제에서 내 마음속에 가장 깊게 박힌 한 마디는 「투쟁을 멈추지 않으리」의 “우리가 잃을 것은 비참한 어제의 날들일 뿐”이라는 구절이었다. 그렇다. 투쟁으로써 잃을 것은 비참과 망각뿐이고 얻을 것은 기억과 영혼이다. 문화제 발언 자리에서 옵티칼하이테크 투쟁 당사자인 소현숙 동지는 설움에 발언을 채 잇지 못하고 연거푸 중단하면서도, 떨리는 목소리로 근무 당시 옵티칼하이테크가 내세웠던 회사 정신을 이야기했다. 다른 무엇보다 사람이 소중하다고, 우리는 사람을 소중하게 생각한다고. 그런데 회사가 했던 그 말이 다 거짓말이었다고. 사측은 자본 특유의 허위를 내세웠지만 듣는 노동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허위를 진실로 믿고 받아들였고 그 배반에 상처받아 지금의 투쟁 현장까지 왔다. 자본주의가 아무리 세계를 은폐하며 인간성을 말살하려 시도하더라도 사람의 본성은 잊지 않고 기억한다. 자본의 허위를 진심으로 받아들이고 살아 나가다가 결국에는 자본 이상의 세계로 나아가게 된다. 이제까지 무수한 사람들이 그랬고, 옵티칼하이테크의 사람들이 그렇고, 앞으로도 미래의 많은 사람들이 그럴 것처럼. 인간이 인간인 이상, 자본주의는 결코 인간의 의지를 감당하지 못하고 종국에는 패배할 것이다. 「투쟁을 멈추지 않으리」의 마지막 가사대로 “나의 피, 피 끓는 나의 영혼은 투쟁을 멈추지 않”는다.2023-10-12 | 조회 2,4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