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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불법파견에 맞선 노동자들에게 떨어진 손배 폭탄이 말하는 것노동삼권을 부정하는 ‘내란’ 2025년 7월 3일, 대법원은 또다시 불법파견 범죄자 현대차 자본의 손을 들었다. 현대차 자본은, 자신이 저지른 불법파견 범죄와 비정규직 탄압에 맞서 벌어진 2010년 1공장 CTS(도어 탈착) 공장점거 파업투쟁 등에 연대한 노동자 4명에게 끝까지 손해배상을 청구했고, 이번 대법원 재상고심은 ‘심리불속행 기각’ 결정으로 노동자들에게 이자 포함 35억 원이라는 막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얼마 전 현대차는 자신이 손해배상을 청구한 노동자가 죽자, 사망한 노동자의 70대 노모에게 그 금액을 청구해 사회적으로 큰 지탄을 받았다. 그때도 현대차는 노모에 대한 청구만 제외했을 뿐, 손배소송 자체를 취하하지는 않았다. 그간 현대차 자본이 2010년, 2012년 파업에서 손해를 입었다며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청구한 손배소는 총 17건, 청구액은 231억 원에 달한다. 그런데 이번에 ‘집회 사회를 보거나 농성에 참여하는 등 파업에 연대했다’는 이유로 다시 노동자에게 35억 원의 손해배상을 물린 것이다. 이쯤이면 사법부가 자본과 결탁해 노동삼권을 보장하는 헌법을 깨뜨리는 ‘내란’ 수준이 아닌가! ‘개인의 책임에 따른 손배’ 사법부는 자본의 이해에 충실하게 법을 마음대로 꿰맞췄다.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쟁의행위와 단체행동은 자본의 위법한 사내하청제도 운영, 초과착취와 탄압, 차별에 대한 저항이었다. 그런데도 사법부는 자본의 주장대로 손배를 인정해주었다. 또한 비정규직 노동조합 파업투쟁에 참여한 노동자 개인에게 모든 책임을 물었다. 2023년 6월 대법원 상고심은 개인이 파업의 주체인 노조와 동일한 책임(사측 청구액의 50%)을 부담하라는 판결이 불합리하다며 원심을 파기한 바 있었다. “개별 조합원 등에 대한 책임제한 정도는 노조에서의 지위와 역할, 쟁의행위 참여 경위 및 정도, 손해 발생에 대한 기여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이는 하등 진보적인 판결이 아니었다. 즉, 2023년 6월 판결은 외견상 ‘파기 환송’이었을 뿐, 그 본질은 개개인이 현대차 자본에 얼마를 배상해야 하는지를 각자의 책임에 따라 개별 산정하라는 주문이었다. 이에 따라 2025년 2월 13일 고등법원 파기환송심은, 대법원 파기환송 취지에 따라 당사자들의 책임비율을 하향조정하고, 손배 청구금액을 개인별로 산정해 현대차 자본에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그리고 7월 3일 대법원 재상고심은, 올해 2월 고등법원 파기환송심 판결을 그대로 승인했다. 2025년 3월 12일 현대자동차 불법파견에 맞선 2010년 CTS 파업 손배소송 재상고 기자회견 (사진: 금속노조) 모든 손배가압류를 금지하라! 민주당의 노조법 3조 개정안을 폐기하라! 노동자들은 오랫동안 모든 손배가압류 금지를 요구하며 싸워왔다. 그러나 2023년 윤석열 정부 당시, 노조법 2·3조 개정안을 만드는 과정에서 ‘모든 손배가압류 금지’라는 요구는 ‘손해배상 제한’으로 왜곡되었다. 왜였을까? 이는 민주당 입장을 노동자 민중운동이 수용한 결과였다. 노조법 2·3조 개정의 주된 경로를 대중투쟁을 통한 국회의 강제가 아니라, 국회 다수당인 민주당과의 협력을 통한 입법으로 설정한 상황에서, ‘모든 손배가압류 금지’ 요구는 민주당 동의를 구할 수 없다는 판단이 작동한 것이다. 당시 민주당의 노조법 개정안 3조 2호는 “손해의 배상의무자별로 귀책사유와 기여도에 따라 개별적으로 책임 범위를 정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그 경과를 보면, 애초 노조법2·3조개정운동본부는 ‘부진정연대책임’1)이 노조탄압 수단으로 악용되는 것을 방지하자는 취지로 다른 조항들과 함께 3조 2호 신설을 요구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노조법2·3조개정운동본부 개정안의 다른 조항은 모두 삭제하고 3조 2호만 가져와 개인의 책임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를 명문화했다. 즉, '부진정연대책임 폐기'라는 취지를 왜곡해, 오히려 개인별 책임 명시 조항만 수용한 것이다. 이에 따라 ‘손배가압류 철폐’라는 노동자계급의 오랜 요구가 노조법 2·3조 개정운동 정세에서 ‘손해배상 제한’으로 왜곡된 것이다. 이번 판결이 드러내듯, 당시 민주당 개정안이 그대로 통과될 경우, 이는 ‘노조탄압 방지’가 아니라 ‘개별 책임 명문화’라는 법적 효과를 곳곳에서 낳을 것이다. 1) 부진정연대책임은 ‘공동불법행위’로 발생한 손해 전부를 함께 책임지도록 하는 것이다. 그동안 자본가들은 부진정연대책임을 활용해 2010년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CTS 공장점거 파업이나 KEC투쟁처럼, 발생한 손해 전체에 대해 조합원을 대상으로 배상을 청구하고, 조합원이 노조를 탈퇴하면 손해배상을 취하하는 방식으로 노조를 탄압해왔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갔는데도, 민주노총은 당시 노조법 3조 개정안을 ‘성과’라고 규정했다.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은 2월 21일 기자회견에서 "부족하나마 우리가 이 법의 통과를 요구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했다. 2023년 2월 27일, 노조법 3조 개정안을 설명하는 민주노총 법률원 카드뉴스는 다음과 같다. “손해배상 연대책임을 극복하고 개별책임을 명확히 했습니다.” 개인의 책임에 따른 손배가 어찌 성과란 말인가? 이번 대법원 재상고심 결과가 드러냈듯, 개인의 책임에 따른 손배 명문화는 결코 성과가 아니며, 노동자계급의 요구가 아니다. 2023년 2월 27일 민주노총 법률원 카드뉴스 대중투쟁으로 노동삼권을 사수하자! 노조법 2·3조를 온전히 개정하자! 비정규직,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삶과 투쟁은 노조법 2·3조 개정이 얼마나 정당하며 절박한지 수없이 증명해왔다. 특히 내란과 탄핵 시국을 거치며, 노조법 2·3조 개정은 거스를 수 없는 사회개혁 과제로 떠올랐다. 그런데도 사법부는 자본의 이해를 침해했다는 이유로, 가차 없이 노동자에게 손배라는 죄를 물어 노조법 2·3조 개정에 찬물을 끼얹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법’이란 결국 자본의 이익을 관철하는 기제임을, 가뭄에 콩나듯 하는 ‘사법 정의’는 계급투쟁의 결과일 뿐임이 다시 드러난 것이다. 현대차 자본의 사내하청 노동자에 대한 초과착취는 1980년대 초반부터 이어져 왔다. 그렇다면 2025년 지금까지 현대차가 위법하게 초과착취한 비정규직노동자 규모가 얼마나 되겠는가. 노동자를 갈라쳐, 더 빼앗고 저항을 깨뜨리며 현대차 자본이 얻은 직간접적 이익은 얼마나 많을 것인가. 환산하기조차 힘든 천문학적 금액일 것이다. 그런데도 현대차 자본의 불법 사내하청 착취에 사법부가 내린 처분은, 고작 ‘벌금 3천만 원’에 불과하다! 2010년 현대차 1공장 CTS 점거파업 (사진: 노동과세계) 이토록 자본의 노동착취와 탄압과 차별, 억압이 극심하기에 노동자가 뭉쳐서 쟁의행위를 하고, 파업으로 노동자의 힘을 드러내는 것이다. 그렇게 누가 생산의 주인인지를, 계급투쟁으로 자본의 이윤을 침해할 수 있음을 드러내는 것이다. 바로 그 권리, 파업투쟁의 권리를 인정받기 위해 노동자계급은 수없이 많은 피땀을 흘려야 했다. 그러나 이번 35억 손배 폭탄 판결처럼, 정부와 자본은 호시탐탐 노동삼권까지 공격하며 노동자계급의 기본권을 유린한다. 이재명 정부 취임 30일, ‘경제’를 강조한 국정 방향은 그 실제 의미가 ‘자본살리기’인 만큼, 사법부에게 이번 판결의 방향에 관한 중요한 신호가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이재명 정부도, 민주당도, 노동삼권을 유린한 이 손해배상 판결을 규탄하기는커녕 판결에 유감 표명조차 하지 않았다. 지금, 노동자계급은 이재명 정부가 말하는 ‘노동존중’, 그 위선에 속아줄 여유가 없다. 자본이 감히 공격할 수 없도록 노동자의 파업권을 사수하는 투쟁이 필요하다. 나아가 노조법 2·3조 개정 투쟁과 함께, 하청노동자, 특수고용·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의 진짜 사장인 원청에게 책임을 묻는 투쟁을 확대해야 한다. 바로 그 역할을 민주노조가 해야 한다. 노조법 2·3조 개정투쟁 과정에서 민주당에 의존한 결과는 법안 내용의 한계로 그대로 반영되었다. 노조법 2·3조를 전면 개정하고, 파견법을 철폐하기 위해 정부에 기댈 것이 아니라 현장의 분노를 조직해 투쟁으로 나서자. 지금 민주노조가 싸우지 않으면 수많은 비정규직, 간접고용, 불안정, 미조직 노동자들의 노동삼권 행사는 언감생심이다. 이번 35억 손배 폭탄이 손배의 마지막일 수 있도록, 짓밟힌 노동삼권에 대한 분노를 모아 ‘손배’라는 단어를 역사의 뒤안길로 보낼 수 있도록 현장을 조직하자.2025-07-05 | 조회 5,326 -
[이수기업 해고노동자 인터뷰] 6월 금속노조 전국순회투쟁단, 처음은 낯설었지만 투쟁하는 노동자들을 만나고 배우는 과정이었다[인터뷰 정리 : 강진관] 향후 펼쳐질 정세에 대해, 노동자들에게서 상반된 감정과 생각을 확인하게 된다. 하나는 이재명이 ‘노동자가 존중받는 세상’을 말하면서 갖게 된 기대감이며, 다른 하나는 이재명이 ‘중도 보수’를 표방하며 자본과 기업의 성장을 우선이라고 말하는 데 대해 느끼는 불안감이다. 기대와 불안은 실재하지만, 어떤 것이 현실로 드러날지 결정짓는 것은 정부와 자본에 맞선 노동자의 계급투쟁이다. 노조법 2·3조 개정 투쟁 역시 마찬가지다. 온전한 형태로 개정될지, 아니면 졸속 처리되어 허점투성이 누더기로 전락할지는 노동자 투쟁에 달려있다. 금속노조는 6월 16부터 20일까지 “온전한 노조법 2·3조 개정! 모두의 노조할 권리 쟁취! 전국순회투쟁”을 진행했다. 원청 자본이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실제 사용자로서 책임 있게 교섭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투쟁이었다. 금속노조 전국순회투쟁단은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발대식을 시작으로, 서울 국회까지 9개 지역 12개 사업장을 돌며 노조법 2·3조를 온전하게 개정하기 위한 투쟁을 호소했다. 이번 금속노조 전국순회투쟁에는 정리해고에 맞서 275일째 투쟁하는 현대자동차 비정규직지회 이수기업 해고자 동지들도 참가했다. 현대자동차 자본은 그간 비정규직 업체를 폐업하면 일하던 노동자들을 다른 업체로 전원 고용승계 해왔지만, 이수기업 노동자들은 모두 정리해고했다. 과거 다른 업체에서 일하다 불법파견 재판에서 패소한 현 이수기업 노동자들에게 끝까지 보복하고, 향후 이수기업 담당 공정에 대한 불법파견 시비를 원천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이수기업 노동자들에게, 현대차 자본의 정리해고에 맞선 고용승계 투쟁은 나날이 새로운 경험의 연속이다. 이수기업 해고자 세 동지를 만나 난생처음 전국순회투쟁에 참여한 경험에 대해 진솔한 이야기를 들었다. [문] 이수기업 노동자들이 현대자동차의 정리해고에 맞서 고용승계 투쟁한 지는 얼마나 되었나요? · 김병선 : 정리해고 철회와 고용승계를 위한 이수 투쟁은 280일, 정리해고 275일, 천막 농성 75일을 맞았다. · 김종찬 : 처음 투쟁을 시작할 때는 고립감과 서러움을 느꼈다. 이후 말벌 동지들과 지역사회단체, 현대자동차 등 여러 동지의 연대에 힘입어 275일까지 왔다. · 권홍석 : 다른 투쟁사업장에 비해 아직은 짧은 기간이지만 정신없이 투쟁하며 달려온 275일이었다. [문] 이수기업 정리해고 철회, 고용승계 투쟁 과정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게 무엇인가요? · 김종찬 : 처음 투쟁을 시작할 때, 모든 게 낯설었다. 여러 연대 동지와 만나서 대화하는 과정, 현대자동차 본관 정문 앞에 천막을 치는 과정이 기억에 남는다. 천막을 친 날 집회에서 현대자동차지부 수석부지부장이 이수기업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발언에 희망이 생기기도 했다. 이번 금속노조 4박 5일 전국순회투쟁도 기억에 남는다. · 권홍석 : 현대자동차 본관 정문 앞에 천막을 치는 과정이 기억에 남는다. 3월 13일 처음 천막을 치는 거라서 기대감과 두려움도 있었다. 역시나 현대자동차 구사대의 침탈로 천막을 치지 못했다. 4월 18일 두 번째는 꼭 천막을 쳐야겠다는 오기가 생겼지만, 구사대 폭력이 갈수록 심해져서 희망이 점점 줄어들기도 했다. 그렇지만 5월 20일 세 번째에는 연대하는 동지들과 모두의 강력한 의지로 천막을 쳤다. 자신감이 생기고 희망도 보였다. 현대자동차 구사대의 폭력에 맞서 투쟁하면서 말벌과 연대한 동지들이 많이 다쳐서 마음이 아팠던 게 기억으로 남아 있다. · 김병선 : 두 번째 천막을 치는 당시에 현대자동차 구사대의 폭력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일방적인 업체 폐업과 정리해고에 맞서 고용승계를 요구하는 우리의 정당한 투쟁을 폭력으로 탄압하는 것에 분노했던 때가 떠오른다. 투쟁하고 연대하면서 다른 투쟁사업장이 많다는 것을 알았고, 이수기업과 마찬가지로 노동자들은 연대에 힘을 얻어 투쟁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김종찬 동지 [문] 금속노조 전국순회투쟁에 세 동지가 참가했는데요. 출발할 때의 생각과 4박 5일 마쳤을 때의 생각은 어땠나요? · 권홍석 : 처음에 4박 5일 긴 시간 투쟁사업장을 순회한다는 게 부담이었다. 이런 경험이 처음이고 처음 보는 동지들과 만난다는 게 어색하기도 했다. 그런데 순회투쟁을 마칠 때는 더 많은 이수 동지가 함께 참여하지 못한 게 아쉬웠다. · 김종찬 : 처음 참가자를 결정할 때 누가 가야 하나 토론했다. 참여 희망자가 없어서 새로운 것을 알게 되고 경험할 것 같아서 간다고 했다. 처음에는 버스에 탄 동지들과 좀 서먹서먹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동지들과 한마음으로 비정규직 투쟁사업장을 돌면서 온전한 노조법 2·3조 개정에 대해 알리고 배우는 과정이었다. 참 뜻깊은 프로그램이었다. · 김병선 : 솔직히 처음 참여를 결심할 때 특별한 느낌은 없었다. 그냥 다른 지역 투쟁사업장은 어떤 식으로 투쟁하고 있을까, 궁금 반, 설렘 반, 기대 반으로 가볍게 출발했다. 그런데 4박 5일 순회투쟁 일정을 마치고 돌아올 때의 느낌은 노조법 2·3조가 온전히 바뀌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지금의 노조법이란 게 노동자들을 절대 보호해 주지 못하고, 더 많은 해고자와 투쟁사업장이 생길 것 같았다. 여러 곳에서 투쟁하는 동지들이 우리 이수기업과 똑같다고 느꼈고, 하루빨리 투쟁에서 승리하여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문] 금속노조 전국순회투쟁에서 여러 지역과 사업장 노동자들을 만나면서 무엇을 느꼈나요? 순회 투쟁 중에서 가장 인상적이고 기억에 남은 경험은 무엇이었나요? · 권홍석 : 오랫동안 힘들게 투쟁하는 창원 현대위아 동지들의 모습, 출근하는 노동자들을 많이 접할 수 없어서 휑한 공장처럼 느껴졌던 광주 글로벌모터스, 많은 동지가 함께했던 광양 포스코가 기억에 남는다. 이곳에서는 선전전보다 집회하지 못한 게 아쉬웠다. 모든 투쟁사업장은 연대가 필요하고 절실해 보였다. 다른 지역 사업장은 지회가 있어서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있는데, 이수기업은 지회가 없는 게 큰 차이를 느끼게 했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때마침 거통고조선하청지회 김형수 지회장이 고공에서 내려오는 날, 기자회견과 집회에 참여해 기쁨을 함께할 수 있었던 때였다. 젊은 말벌 시민들의 연대와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다. · 김종찬 : 처음 현대중공업 사내하청 서진 동지들과 아침 선전전으로 순회를 시작했다. 서진은 앞으로도 갈 길이 멀겠다고 생각했다. 현대중공업이 서진 노동자들의 정당한 요구를 완전히 무시하고 있었다. 그러나 앞으로 있을 소송에서도 꼭 이길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 창원 현대위아 비정규직 동지들이 참 어려운 투쟁을 하고 있었다. 많은 도움과 연대가 필요함을 느꼈다. 이수기업 투쟁과 전국 비정규직 사업장 투쟁이 비슷한 점은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힘과 연대가 부족함이었다. 아직 자본의 힘이 크게 느껴져 비정규직 철폐 투쟁은 가야 할 길이 멀다고 생각했다. · 김병선 : 다른 지역 노동자들도 하나같이 힘들어 보였다. 원청과의 싸움이 얼마나 힘든지 동지들의 얼굴을 보고 느낄 수 있었다.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현대제철, 현대차그룹 양재동 본사 등 모든 투쟁사업장 원청은 노동자의 요구가 담긴 공문 받기를 거부했고 어떤 책임도 지려 하지 않았다. 보안 경비들은 벽처럼 서서 우리를 가로막고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들으려 하지 않았다. 순회투쟁에서 가장 인상적이고 기억에 남는 건 한화오션 본사 앞에서 거통고조선하청지회 김형수 지회장이 고공 철탑에서 땅을 밟는 순간이었다. 이수기업 해고자들도 그 자리에 함께했다는 것이 정말 뿌듯했다. [문] 현행 노조법 2·3조의 문제점은 무엇인가요? 노조법 2·3조의 온전한 개정이란 어떤 내용이 포함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 권홍석 : 노동자 범위의 제한, 원청사용자성 불인정, 손해배상·가압류로 노조 활동을 탄압하는 게 지금 노조법의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노조법 2·3조 개정이 비정규직 노동자에게만 절박한 문제이고, 정규직 노동자들에게 관심을 덜 받는 게 문제로 보였다. 온전한 노조법 개정은 간접고용 비정규직이 원청과 교섭하고 파업권을 보장받아 비정규직에 대한 원청의 책임을 지게 하는 것이다. 정당한 파업에 대한 터무니없는 손해배상을 막아서 노조할 권리가 탄압받지 않게 하는 것이다. · 김종찬 : 현행 노조법 개정 시도가 여러 번 있었는데, 윤석열 정권에서 무산되었다. 노조법 2조는 원청과의 교섭을 인정하지 않고, 3조는 손해배상으로 노동자의 재산까지 가압류해서 생계를 파탄내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노조 활동을 제한하는 것이다. 노동자에게 손해배상을 엄청나게 청구해서 자살하게 하고, 개인과 노조에 감당할 수 없는 배상액을 청구해서 고통을 주는 것, 손해배상을 산정할 때 청구액이 크면 노조와 개인이 해결하지 못하니 노조 탄압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 사측은 손해배상액을 전부 받지 않으면 배임에 걸린다고 하는 것도 문제이다. 노조법 2··3조의 온전한 개정이 절실한 이유는 개정 이후 하청 노동자, 해고자도 원청과 교섭할 권리를 가질 수 있고, 노동자의 정당한 파업을 불법파업으로 내모는 행위를 제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노조법 2·3조 개정으로 특수고용, 플랫폼 등 모든 노동자의 노조할 권리를 보장받아야 한다. · 김병선 : 지금의 노조법은 특수고용 노동자, 플랫폼 노동자 등을 노동자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들었다. 쟁의행위 때 손해배상·가압류를 노조만이 아니라 개인한테 청구한다고 들었다. 온전한 노조법 2·3조 개정으로 특수고용, 플랫폼 노동자 등 일하는 모두가 노동자로 인정되고 정당한 쟁의행위에 대한 손해배상·가압류를 원칙적으로 금지해야 한다. 또한 원청사용자성이 인정되어 원청이 하청 노동자들과 직접 교섭에 나와 책임지게 해야 한다. 권홍석 동지 [문] 온전한 노조법 2·3조 개정을 쟁취하려면 민주노총과 금속노조가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 권홍석 : 금속노조가 8~9월 온전한 노조법 2·3조 개정을 목표로 7월 총파업을 할 계획이라고 들었다. 모든 비정규직 노동자가 단결 투쟁해서 반드시 온전한 노조법 2·3조 개정을 통과시키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 김병선 : 노조법 개정이 곧 생존권이라는 인식을 대중화시켜야 한다. 조합원 교육을 통해 노조법 개정의 중요성도 알려야 한다. 민주노총과 금속노조가 언론의 지지를 받을 수 있도록 선전전과 투쟁을 조직해야 한다. 또한 투쟁의 힘으로 이재명 정부와 국회가 노조법 개정에 책임 있게 나서도록 압박해야 한다. · 김종찬 : 순회투쟁에서 간담회를 하고 교육을 받았다. 민주당이 미약한 노조법을 통과시키려고 한다고 들었다. 온전한 노조법 개정이 절실한 노동자만이 아니라 민주노총과 금속노조가 모든 노동자에게 노조법의 온전한 개정에 대해 알리고 투쟁을 조직해야 한다. 7월에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등이 노조법 개정을 위한 총파업과 집회를 하고 국회 앞 1인 시위도 한다. 제일 좋은 방법은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을 민주노총과 금속노조의 투쟁으로 압박해서 노조법이 누더기로 개정되지 않도록 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문] 금속노조 전국순회투쟁 과정에서 만나는 노동자들에게 ‘총파업 공동행동’(내란-극우세력 청산! 사회대변혁! 노동자세상 총파업 조직화 공동행동) 유인물 400부를 배포했는데요. 울산에서 출발할 때는 좀 난감해하셨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유인물을 배포해 보니까 어땠나요? · 권홍석 : 순회투쟁에서 피켓 선전전을 하는 일정에서는 어려움이 있었다. 현대중공업 출근 선전전, 현대위아 집회에서는 배포하기가 쉬웠다. 나머지 다른 사업장에서는 걸어서 출근하는 노동자들이 많지 않아서 배포할 수 없었다. · 김종찬 : 처음에는 유인물을 받아서 배포하는 게 좀 난감했다. 금속노조에서 주관하는 순회투쟁인데, 총파업 공동행동 유인물을 배포하는 게 성격과 맞는지, 잘못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이후 순회투쟁하면서 유인물을 직접 나눠주고, 금속노조에서 만든 유인물도 배포했다. 총파업 공동행동 유인물을 배포할 때 좀 눈치가 보이기도 했다. 순회투쟁 일정에 참여하다 보니 유인물을 돌리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막상 순회투쟁에서 총파업 공동행동 유인물을 다 돌리고 나니 속이 시원했다. · 김병선 : 솔직히 유인물 배포에 눈치를 많이 봤다. 현대중공업 정문 앞 퇴근 선전전에서는 금속노조 유인물을 배포하지 않아서 총파업 공동행동 유인물을 배포할 때 어려움이 없었다. 그런데 다른 곳에서는 금속노조 유인물 배포가 있어서 같이 배포할 수 없었다. 창원 현대위아에서는 집회했기 때문에 총파업 공동행동 유인물을 배포했고 많은 노동자가 읽었다. 다른 곳은 간담회 때 유인물을 비치하는 장소가 있어서 물어보고 비치해 두었다. 김병선 동지 [문] 이수기업 투쟁에 대해 전국 노동자에게 전하고 싶은 얘기가 있으면 말씀해 주세요. · 김병선 : 하청업체를 바꾸든, 하청 노동자들을 자르든, 이수기업 정리해고 사태 배후에는 원청 현대자동차가 있다. 현대자동차 구사대가 폭력을 휘둘렀지만, 이수기업 해고자들은 연대의 힘으로 본관 정문 앞에 천막을 설치했다. 전국 노동자들의 연대는 우리 이수기업 해고자들이 원청과 싸울 수 있는 큰 힘이 되었다. 앞으로도 현대자동차 원청이 이수기업 고용승계 문제를 책임지도록 적극적인 관심과 연대를 부탁한다. · 권홍석 : 금속노조 단위 사업장들이 연대 투쟁하는 게 효과 있고 힘을 받을 수 있다는 걸 느꼈다. 지금까지 연대와 지지에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끝까지 투쟁을 이어갈 것이니, 현대차 자본의 부당한 정리해고에 대해 널리 알려 달라. 우리 이수기업도 전국에서 투쟁하는 사업장 동지들에게 적극 연대할 것이다. · 김종찬 : 우리가 순회투쟁에서 찾아갔던 곳은 비정규직 사업장과 해고사업장이었다. 우리 이수기업처럼 투쟁하는 사업장이었다. 지방에 있는 사업장은 투쟁하는 게 어렵다고 생각했다. 광주 글로벌모터스 노동자들이 어려운 투쟁을 하고 있었다. 전국 노동자에게 바라는 것은 여러 사업장을 돌아보며 서로 연대하고 투쟁할 여건을 함께 만들어 가면 좋겠다. 이수기업 투쟁이 275일째, 두 번째 여름을 맞았다. 처음에는 투쟁과 연대가 보이지 않아 힘들었다. 연대를 모으기 위해 우리 이수기업이 먼저 연대를 다녔다. 우리 투쟁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우리에게 연대하는 동지들을 조직하고 있다. 우리는 투쟁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 할 것이다. 이수기업 정리해고 철회하고 고용승계 될 때까지 항상 지켜봐 주고 우리가 필요해서 요청할 때 적극적인 연대를 부탁한다. 전국의 소규모 노조에서 투쟁하는 동지들이 있는데, 이런 투쟁사업장에도 관심과 연대를 부탁드린다. [문] 이수기업 투쟁은 전국적인 관심과 연대를 받았다. 투쟁사업장에 말벌 동지들이 연대하고 있다. 이수기업도 중요한 투쟁 때마다 말벌 동지들이 연대하고 있다. 말벌 동지들에게 한 마디? · 김종찬 : 처음에 말벌을 알지 못했다. 말벌 동지들이 찾아왔을 때 너무 생소하게 느껴졌다. 한 명 두 명 말벌 동지들이 이수기업 정리해고 투쟁에 연대하고 함께하면서 알게 되어 좋았다. 자동차 정문에서 천막을 치려고 투쟁할 때, 많은 말벌 동지가 구사대 폭력을 당했을 때 참으로 가슴이 아프면서 고맙기도 했다. 그런데 말벌 동지들이 ‘우리는 이수기업 투쟁에 연대하는 게 좋아서 왔고, 같이 연대해서 기뻤기 때문에 우리가 다친 것에 너무 걱정하거나 미안해하지 말라’고 했다. 이 말에 고맙고 힘이 생겼다. 말벌 동지들이 투쟁하는 노동자들과 함께 먹고 자고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인데, 아무런 조건 없이 연대하는 것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앞으로도 우리가 가는 길에 연대하고 함께 투쟁하면 고맙겠다. · 권홍석 : 투쟁사업장 연대가 쉽지 않을 것인데, 말벌 동지들이 항상 찾아와서 에너지 넘치게 함께 어울리고, 투쟁사업장 연대를 재미로 느끼고 즐기는 모습이 하나의 새로운 문화를 만드는 것이어서 신선해 보였다. 그로 인해 우리 투쟁 과정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힘이 되어 주어서 감사하다. 앞으로도 변함없는 연대를 바란다. · 김병선 : 처음에 말벌 동지들이 왔을 때, 우리 투쟁에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들었다. 집회에서 자신을 ‘논바이너리’라고 소개했을 때 생소하게 느껴졌다. 투쟁 과정에서 말벌 동지들과 계속 만나고 대화하면서, 말벌 동지의 주장에 공감하고 이해하게 되었고, 관심을 가지고 지지하게 되었다. 지금은 우리 노동자들이 성소수자 권리를 위해 함께 싸워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우리 이수기업 투쟁이 전국에 알려지는 과정, 많은 연대를 조직하게 된 과정에 말벌 동지들의 큰 도움이 있었다. 이런 헌신적인 연대에 감사하며, 앞으로도 이수기업 투쟁 승리할 때까지 함께 해주기를 바란다. 동지들 수고하셨습니다!2025-07-03 | 조회 5,472 -
마사회지부 부경지회, 강력한 현장투쟁으로 노동강도 강화를 막아내다!작업 거부 지난 5월 7일 한국마사회의 자회사인 ‘한국마사회시설관리’가 계약직 여성 노동자들에게 수국나무 1만 주를 심으라는 업무지시를 내렸다. 1미터가 넘는 수국나무들을 굴삭기를 비롯한 전문 장비도 없이 심으라고 강요했다. 기존 업무 범위와 노동강도를 훨씬 뛰어넘는 일이었다. 공공운수노조 한국마사회지부 부경지회는 업무지시를 거부했다. 즉각적인 현장투쟁이었다. 온갖 협박 노동자들이 작업을 거부하자, 회사는 “민형사상 책임이 따른다”고 협박했다. 회사는 계약직 15명 전 조합원에게 징계 협박 문서를 개별로 보냈다. 지회에도 징계 협박 공문을 보냈다. 원청인 한국마사회 관리자는 “수국이 죽으면 개별적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고 협박했다. 한국마사회지부는 국토교통부, 고용노동부 등에 질의를 보냈는데, 국토부는 수국 식재 사업이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른 조경공사에 해당할 수 있으며, 그 경우 등록된 조경사업장만이 그 일을 수행할 수 있다’는 답변을 보냈다. 계약직 조합원들을 지켜내겠다! 법률적 판단은 투쟁을 조직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일 뿐이었다. 현장 노동자들의 단결이 가장 중요했다. 대부분 고령의 여성 노동자인 계약직 조합원들은 사측이 다시 계약하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 고민했다. 눈물을 흘리며 재계약 문제를 고민하는 조합원도 있었다. 지부나 지회 간부들도 처음에는 계약직 조합원 계약해지(해고)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선택의 갈림길에서 지회는 현장을 믿었고, 중단없는 투쟁을 선택했다. 계약직 조합원들만이 아니라 다른 조합원들도 투쟁에 동참했다. 조경 담당 전체 조합원이 투쟁에 참여했다. 피켓팅을 시작했고 현수막을 부착했다. 마사회 부경지회 전체 노동자는 계약직이냐 상용직이냐를 떠나 하나로 단결했다. 동료가 계약해지를 당한다면 가만있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보여줬다. 마사회지부는 부경지회 투쟁을 위해 투쟁기금 1,000만원 지원과 마사회지부 전 지회 현수막 부착, 선전 활동을 결의했다. 노동자들의 힘에 놀란 사측은 5월 22일 작업 지시를 중단하겠다고 통보했다. 다만, 뻔뻔하게도 이번 투쟁의 책임자를 징계하겠다는 말을 내뱉었다. 투쟁은 끝나지 않았다. 조합원들은 흔들림 없이 투쟁하고 있고, 만약 작업 지시를 재개하거나 징계를 자행한다면 투쟁을 확대할 것이다. 무늬만 정규직화, 자회사의 실상이 분명히 드러나다! 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 정규직화 정책으로 마사회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2020년 마사회 자회사인 마사회시설관리 소속으로 변경됐다. 하지만, 임금과 노동조건은 용역·하청업체 시절 그대로다. 이번에도 한국마사회시설관리는 전문 공사업체를 쓰지 않고, 다시 말해 전문 인력과 전문 장비를 투입하지 않고 계약직 노동자들을 시켜 아주 싼값에 식재 공사를 진행하려 했다. 현장 노동자들의 노동강도 강화로 자신들의 배를 채우려 했다. 마사회시설관리는 작년 6월 손톱 색깔과 귀걸이 길이, 머리 길이까지 통제하는 ‘표준응대메뉴얼’을 만들어 노동자를 통제했다. 이 매뉴얼은 노동자들의 항의와 지부의 대응으로 올 2월 폐기됐다. 과천지회에서는 근무평가제도를 이용해 지회장에게 근무평가 D등급을 내리는 탄압을 하기도 했다. 이 역시 저항에 부딪히고 나서야 개선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 모든 공격의 배후에는 원청인 한국마사회가 있다. 원청은 자회사에게 쥐꼬리만큼의 시설 유지비만 던져주고, 모든 책임은 자회사에 떠넘겼다. 자회사는 용역 시절과 마찬가지로 인력 충원 없이 노동자들을 쥐어짜는 데 급급하다. 노동자들은 시간이 갈수록 원청과의 투쟁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단결한 노동자들은 정의를 선택했고, 그들의 힘은 강하다. 이 투쟁을 바탕으로 마사회 노동자들이 더 멀리 전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2025-05-29 | 조회 3,275 -
전삼노 부당징계 사태라는 거울로 곱씹어보는 민주노조운동의 원칙과 아래로부터의 활동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하 전삼노) 집행부가 이면 합의를 비판한 노동자들을 제명했다. 이 사태는 18년 동안 삼성과 싸워 온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인권과 건강 지킴이)의 부당징계 철회 호소문으로 많이 알려지게 됐다. 반올림은 전삼노 집행부만이 아니라 전삼노와 연대했던 금속노조의 태도도 비판했다. 명백한 오류 전삼노 집행부는 지난 3월 7일 전임자 처우 개선을 조합원 임금협상과 별도로 합의했다. 조합원 평균 인상률보다 높은 수준의 임금 인상률을 조합원 찬반투표도 거치지 않고 서면 합의도 없이 구두로 합의했다. 사전에 조합원들과 대의원들에게 알리지도 않았다. 집행부는 이 이면 합의를 비판한 간부들을 제명했다. 전삼노 집행부의 비민주적이고 관료적이며 억압적인 행동이다. 지난 5월 15일 제명당한 한기박 기흥지부장과 우하경 대의원의 재심이 열렸는데 초심대로 제명과 피선거권 3년제한이 유지됐다. 한기박 지부장의 제명 사유에는 작년 임단협 찬반투표 부결 선동이 포함되어 있고, 우하경 대의원의 제명 사유에는 이번 별도 합의에 대한 조합원 간담회 영상을 조합 내부에 알린 일이 포함되어 있다. 얼토당토않은 징계사유다. 금속노조 법률원 변호사가 징계 대상자에게 의견서를 써주었고 의견서가 징계위원회에 제출되었는데, 전삼노 집행부는 이 의견서까지 문제 삼으며, 금속노조 위원장, 법률원장 등에게 항의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4천 명 이상의 조합원이 탈퇴했다. 노동자들을 통제하고 경쟁시키는 고과 제도로 수많은 노동자가 고통받고 있는데, 전임자들에게만 별도의 임금 인상률을 적용하는 합의가 자신들도 모르게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전체 조합원의 권리보다 집행부의 처우 개선에 앞장선다고 판단했고, 집행부의 투명하지 못한 모습에 실망했기 때문이다. 전삼노 집행부는 뒤늦게 사과했는데, 문제를 제기한 대의원들은 제명하는 이율배반적 행동을 멈추지 않고 있다. 이면 합의도 아니고, 큰 일도 아닌데, 문제를 제기한 사람들 때문에 조합원들이 탈퇴했다며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부당징계 철회를 요구하는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한기박 기흥지부장) 누구와 함께 해야 하는가? 금속노조는 2021년부터 전삼노와 연대해 왔고, 전삼노와의 연대사업을 중요한 조직화 사업이라고 얘기해 왔다. 이 연대 자체는 아무 문제가 없다. 한국노총 소속인 전삼노가 민주노총으로 조직되어 거대 글로벌 자본인 삼성과 제대로 싸울 수 있다면, 그것이 민주노조운동과 한국 사회에 미칠 영향은 엄청날 것이다. 하지만 진정한 연대와 투쟁은 단순한 조직 형식의 변화에서 오지 않는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민주노조다운 내용이 뒷받침되고 갖춰져야 한다. 조합원들이 단결과 연대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며 금속노조로의 전환을 위해 크고 작은 행동에 나서야 제대로 된 조직 전환이 가능하다. 더군다나 전삼노는 조합원이 3만 명이 넘는 거대 노조다. 진정한 변화에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간판만 바꾸는 것은 모래 위에 성을 쌓는 일일 뿐이다. 이번 사태가 터지고 금속노조 내에선 이면 합의가 아니라거나 심각한 문제가 아니라는 의견도 터져 나왔다. 아무리 민주노조운동의 원칙이 곳곳에서 무너져 내리고 있긴 하지만, 이런 명백한 오류를 감싸거나 축소하려는 태도는 많은 활동가에게 충격을 줬다. 다행히 여러 활동가가 치열하게 문제를 제기했고, 금속노조 내부에서도 원칙을 정돈하면서 금속노조는 늦었지만, 입장을 냈다. ‘전삼노의 처우 개선 합의 과정에 명백한 과오가 있었고 징계는 민주노조 운영의 원칙에 반하며, 전삼노가 숙고하고 성찰하고 민주노조를 지향하는 노동조합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는 내용으로 전삼노에 답신을 보냈다. 처음부터 전삼노 집행부의 오류를 정확히 비판하고, 바로 잡기 위해 치열하게 평가했더라면 상황이 이렇게까지 나빠지지는 않았을 수 있다. 잘못을 제대로 인정하지 않고, 내부 비판의 목소리를 잠재우려는 집행부가 아니라 용기 있게 문제를 제기한 노동자들의 손을 잡고 민주적 토론과 조직 운영을 위해 발 벗고 나서야 했다. 집행부와의 관계 단절보다 민주성, 자주성, 투쟁성이라는 민주노조운동의 원칙이 천만 배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 원칙 말고 민주노조 운동을 전진시킬 방법은 없기 때문이다. 아래로부터의 활동 곳곳에서 관료주의가 득세하고, 투사들이 고립되며, 조합원들은 노조에 등을 돌리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아래로부터의 활동은 더욱더 중요해진다. 이번 전삼노 사태는 현장의 노동대중과 분리된 채 오직 노동조합 간부들과의 접촉, 그들에 대한 영향력 행사에만 머무는 활동이 필연적으로 가져올 위험성을 생각하게 한다. 노동조합 간부들에 대한 영향력이 노조에 대한 영향력, 조합원에 대한 영향력과 등치가 될 순 없다. 그런데 어떤 활동가들은 간부들에 대한 영향력을 전체 조합원에 대한 영향력으로 착각하며, 그 간부들만의 힘으로 노조를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만약 어떤 활동가가 일반 노동자들을 상대로 자기 생각을 드러내고 활동을 펼치지 않는다면, 소수의 노조 간부에게만 배타적으로 주의를 기울인다면, 그 활동가들은 순식간에 고립될 수 있다. 관계를 맺어 왔던 노조 간부가 이러저러한 이유로 마음을 바꾸거나 변질될 때 모든 영향력을 상실할 수 있다. 다시 말해 활동의 역사적 성과가 몇 명 간부들의 향배에 따라 사라져 버리는 일이 일어난다. 민주노조운동의 위기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중요한 이유도 현장의 일상 활동이 너무나 약해졌기 때문이다. 일반 노동자들의 관심, 그들의 고민, 그들의 의식 수준을 치밀하게 고려하는 활동, 그 노동자들과 일상적이고 정규적인 혹은 밀접한 관계를 맺으려는 노력이 없다면, 노조의 운명은 몇몇 간부에게만 의존하게 된다. 평조합원들의 참여는 갈수록 사라진다. 대단히 힘이 들고 당장 성과가 눈에 띄지 않더라도 현장 노동자들의 변화를 바라는 아래로부터의 활동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다. 관료주의에 맞서 싸울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방법도 자기 견해를 만들려 하고, 그것을 표현하려 하고 결국은 자기 결정을 내리려는 더욱 능동적인 평조합원들의 힘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투쟁하는 노동자들을 지켜내자! 작년 위력적인 파업으로 삼성과 세상을 놀라게 했지만, 전삼노는 민주노조의 길, 본격적인 투쟁의 길을 향해 몇 걸음만 떼었을 뿐이다. 이 노조가 어떤 오류도 없이, 어떤 실패도 없이 직선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누구도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데 출발선에서부터 관료주의와 조합주의가 심각하게 드러나고 있다는 것도 분명하다. 이 문제를 바로잡아 나가야만 투쟁의 길이 제대로 열릴 수 있다. 한기박 지부장과 우하경 대의원은 현장 안팎에서 부당징계 철회 서명운동을 조직하면서 연대를 호소하고 있다. 1,800여 명이 서명에 참여했고 현장의 관심도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이 동지들을 지켜내야만 민주노조를 바로세우는 힘이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반도체 신화에 가려져 있는 삼성 노동자들의 고통은 켜켜이 쌓여 있고, 앞으로도 자본의 위기를 노동자들에게 떠넘기려는 공격이 계속 펼쳐질 것이다. 노동자들은 다시 투쟁을 조직할 수 있다. 여러 가능성이 관료주의에 잠식당하면서 가라앉아버리는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투쟁하는 노동자들을 지켜내고 모든 곳의, 모든 형태의 관료주의에 대항하자.2025-05-17 | 조회 3,796 -
HD현대중공업, 이주노동자에게 숙식비 갈취하는 파렴치한 차별 중단하라!2025년 5월 8일, 고용노동부 울산지청 앞에서는 이주노동자에게 숙식비를 갈취, 차별하는 HD현대중공업과 이를 두둔한 고용노동부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최근 고용노동부는 현대중공업지부가 이주노동자들에게만 밥값을 받는 차별을 시정하라고 진정한 사건에 대해 ‘검사 내사 지휘를 받은 결과 차별이 아니’라며 사건 종결을 통보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밥값까지 대놓고 이주노동자를 차별하는 재벌과 정부를 규탄하는 자리였다.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와 사내하청지회, 울산이주민센터뿐만 아니라 동구지역조선노동자조직화사업단 울림, 금속노조 법률원, 울산인권운동연대, 울산시민연대, 제 정당(정의당, 노동당, 진보당, 민주당), 현대차 이수기업해고자, 공공운수노조 울산지역지부, 서울 말벌 동지들, 전진 등이 참가했다. 현대중공업 자본이 싼값에 숙련노동자를 사용하기 위해 직고용 이주노동자(E7-3비자) 1천여 명을 채용하면서 저질러온 임금 갈취는 숫제 ‘강도짓’이라고 불러도 좋을 정도다. 우선 현중 자본은 ‘외국인생활지원비’ 명목으로 정주노동자보다 11배나 높은 516,500원을 매달 공제해왔다. 당시 E7-3비자 이주노동자에게는 1인당 국민총소득(GNI) 80%가 적용되었는데, 사진처럼 280여만 원 임금에서 ‘주택공제’라는 기숙사비(50,000원)에 ‘외국인생활지원비(516,500원)’, 즉 통상임금 20%가 공제되고 최저임금을 받는 구조였다. 이주노동자들은 이유조차 모른 채 통상임금 20%를 매달 갈취당했고, HD현대중공업은 2025년 E7-3 비자의 임금 기준이 최저임금으로 내려간 이후에야 강도짓을 멈췄다. 그런데 세계 제일의 조선소 자본이라서인지, 이주노동자 차별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2025년 1월 1일부터는 밥값을 차별했다. 현대중공업 식당에서는 정규직이든 하청이든 물량팀이든 정주노동자는 아무도 돈 내고 밥을 먹지 않는다. 그런데 자본은 직고용 이주노동자에게만 점심 밥값으로 매달 210,000원을 떼먹었다. 조식과 석식은 5,600원씩 내게 했다. 그런데도 고용노동부는 이러한 행위를 차별이 아니라고 자본을 비호한 것이다. 울산이주민센터 김현주 센터장은 ‘HD현대중공업이 고용노동부 가이드라인에 따라 기숙사비 5만 원만 받으면 되는데, 2023년 11월 27일 폐기된 숙식비 공제지침을 적용해 1년 이상 이주노동자의 임금을 갈취해왔다. 그래서 임금체불이라 했더니 고용노동부가 임금체불이 아니라고 한다’며 ‘이는 HD 현대중공업, 그리고 고용노동부, 법무부 다 같이 공모한 차별이자 범죄’라고 규탄했다.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 이병락 지회장은 ‘고용노동부와 법무부는 지금 당장 이 문제를 바로잡을 것’을 촉구했다. 금속노조 법률원 조세화 변호사는 자본의 황당한 헛소리와 이를 인정한 노동청을 꾸짖었다. ‘언어 소통에 문제가 있어 업무수행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숙식비를 차별했다? 숙식비는 업무의 질과 양에 상관없이 재직에 대한 복리후생’이라며 ‘그렇다면 세계 1위 조선소가 왜 업무수행 능력이 떨어지는 이주노동자 1천 명을 고용하냐’고 반문했다. ‘생존과 생존의 기초가 되는 숙식비에 대해 이렇게 차이를 둔다면, 이는 헌법 11조, 근로기준법 6조를 들기 이전에 상식과 염치가 없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백호선 지부장은 ‘ESG경영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면서도 출신 국가가 다르다고 노동자를 차별하는 HD현대중공업의 행태를 이대로 둘 수 없다’며 ‘모든 노동자가 차별 없이 일할 수 있는 현장을 만들겠다’고 결의를 밝혔다. 기자회견에 참가한 노동자들은 현대중공업에서 그야말로 허리띠 졸라매고 일하는 이주노동자가 차별받는 현실에 분노하며 ‘임금 떼먹는 현대중공업과 고용노동청 각성하라’고 외쳤다.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은 기자회견 후 이뤄진 대표단 면담에서도 자본을 두둔하며, 친절하게도 ‘지방노동위원회에 기간제 차별시정 진정을 넣는 방법이 있다’고 안내했다. 정부가 나서서 이주노동자 차별과 혐오를 선동하는 만행을 투쟁으로 끝장내야 한다. 이주노동자에게 출신 국가의 음식을 제공해도 모자랄 판에 밥값을 차별하는 현대중공업, 노동자의 단결투쟁으로 책임을 묻자.2025-05-09 | 조회 13,385 -
조선업 자본을 위한 비자 탓에 미등록으로 내몰린 이주노동자4월 15일 오후, HD현대중공업 용접공 출신 이주노동자들이 울산이주민센터에 모였다. 이날 울산이주민센터에서는 조선업 기능인력비자E-7-3(조선업 등 일반기능인력)를 발급받아 현대중공업에서 일하다가 1년 또는 1년 3개월 만에 쫓겨난 이주노동자 9명과 울산, 대구, 부산의 노동자와 활동가들이 모였고, 많은 언론사 취재진의 관심 속에 ‘미등록으로 내몰리는 울산 조선소 이주노동자 어디로 가야 하나?’ 긴급 집담회가 열렸다. 일하러 왔는데 1년 만에 쫓아내면 우린 어디로 가야 하나요? 이주노동자들은 현대중공업에서 용접공으로 일하면 ‘월급 4백만 원, 재계약이 보장된다’는 송출업체의 약속을 믿고 각자의 나라에서 한국행을 결심했다. 각국으로 파견 나온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에게 교육받고 합격해, 현대중공업에서 2년간 일한다는 계약서를 쓰고서 한국에 왔다. 막상 현대중공업 직영 계약직으로 입사해서는 새로 1년 계약서를 쓰고 일해야 했다. 현대중공업 입사까지 지출해야 하는 비용은 최소 2천만 원이었다. 그런데 현대중공업은 연말께부터 1년이 지난 이주노동자와의 재계약을 거부하거나 3개월~6개월 등 쪼개기 계약 후 계약만료를 통보하는 방식으로 이주노동자를 내쫓고 있다. 숫자는 이미 백 명이 훨씬 넘는 걸로 추정된다. E-7-3비자의 체류기간은 원칙적으로 3년인데 대체 이게 무슨 일인가. 현대중공업은 최저임금으로 일할 정주노동자가 부족하다며 이주노동자를 데려와서 일하게 해놓고 1년 만에 내쫓고 있다. 3월 31일, 1년 3개월 만에 현대중공업에서 쫓겨난 스리랑카 이주노동자는 “일하러 왔는데 1년 만에 쫓아내면 우린 어디로 가야 하나요?”라고 호소했다. 이주노동자들은 현중 자본으로부터 어떠한 정보나 안내도 받지 못한 채 ‘헬스 이슈’(건강 문제)라고 인쇄된 사직서에 서명하고, 기숙사에서 나가라는 통보만 받은 채 거리로 쫓겨났다. 다른 조선소에 이력서도 낼 수 없는 구조 이주노동자들은 일하는 동안 ‘최소 1인당 국민총소득(GNI) 80%’ 임금을 약속받았지만, 알 수 없는 공제액으로 최저임금을 받으며 일했다. 그래도 이주노동자들은 열심히 일하며 한국행 대출금을 갚고 앞으로도 꾸준히 일할 계획과 꿈을 키워왔다. 하지만 현중 자본은 이들을 무참히 내쫓았다. 비자 제도의 문제로 인해, 이주노동자들은 폐업 같은 예외적 상황이 아니라면 다른 회사로 취업도 할 수 없다. 조선소 취업 전까지 다른 직종에서 일하지도 못 하는 상황에 놓여있다. 뭐 이런 법이 다 있냐고 하겠지만, 법과 법무부 내부지침이 그렇기 때문이다. 2023년, 정부가 조선업 자본가들의 요청대로 저임금 숙련 이주노동자들을 손쉽게 착취하기 위해 만들어준 E-7-3비자는 조선업종 노동만 허용한다. 이직 시에는 D-10구직 비자(최대 6개월)를 먼저 발급받아야 하고, 각종 서류는 물론 조선소 자본가 단체인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의 고용추천서를 받아야 한다. 애초에 정부가 자본가들의 민원대로 E-7-3비자를 신설하면서 조선업 이주노동자 송출-송입, 채용에 관한 사항을 공공기관인 대한무역투자공사(코트라) 대신 민간업체(현지 송출업체와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맡겼기 때문이다. 이주노동자 이직에 필요한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고용추천서’는 조선소 협력업체나 부품사 사장조차 발급할 엄두를 내지 못하니, 구직을 원하는 이주노동자를 채용할 수 없다. 추천서 없이 일자리를 찾는 이주노동자는 이력서조차 낼 수 없다. 그럼 이주노동자는 어디로 가야 할까? 김현주 울산이주민센터장은 “현 사태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조선업 이주노동자 인력 도입 과정 자체가 기업에 맡겨져 있다는 점이다. 예전 문제가 많던 중소기업 연수생제도처럼 20년이 지나 역행하는 상황이 되었다”고 비판했다. 친구집에서 자고 라면을 먹으며 버틴다 현대중공업은 E-7-3 이주노동자를 대상으로 고용보험조차 가입하지 않아 이들은 회사에서 쫓겨난 후 실업급여도 아예 받지 못한다. 또한 법무부의 E-7의 구직비자(D-10)는 생계활동을 금지해 아르바이트로 돈 한 푼 벌 수가 없다. 1년여 동안 최저임금 수준으로 대출금 갚고 가족 생활비를 보내며 일했으니 모아둔 돈이 있을 리가 없는데, 한국의 법과 제도는 아무 일도 못 하게 묶어놨다. “지금 돈이 없어서 먹는 게 힘들고, 다른 친구 방에서 같이 자고 도움을 받는다. 라면 먹고 살고 있다. 돈이 없어서 힘든 현실이다. 스리랑카는 힘든 사람에게 잘해주는 문화가 있지만 계속 있을 수는 없다”, “지금 대출도 많이 받고 왔는데, 일을 구할 수 없다. 한국에서는 (미등록 이주노동자를) 집중단속하고 있어 무섭고, 앞으로 어떻게 되는지 모르겠다. 집에도 갈 수 없다. 이런 상황이라서 자살하고 싶은 심경이다.” 사람이 일하러 왔을 뿐이다. 그런데 이들의 인생은 오로지 자본의 이해만 충족한 이주노동자 차별의 법과 제도로 인해 180도 뒤바뀌었다. 이에 대해 긴급 집담회를 주최한 울산이주민센터 김현주 센터장은 이렇게 설명했다. “계약 만료인 분들에 대한 회사 입장은 ‘당신들은 가세요’ 다. 하지만 돌아갈 수가 없다. 이분들을 미등록으로 일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모는 거다. 그런데 정부는 미등록 노동자를 또 단속한다고 한다.” 이미 4월 14일부터 또다시 미등록 이주노동자 추방을 위한 5개 부처 합동 단속이 시작되었다. 정부와 자본은 ‘이대로 살 수 없는’ 조선소 현장을 만들어놓고, 이주노동자들에게 ‘빚더미 안고 순순히 돌아갈래? 아니면 미등록으로 일하다 험하게 붙잡혀 추방당할래?’라고 협박하고 있다. 이번 현대중공업 직영계약직 이주노동자 해고 사태는, 정부와 자본이 이주노동자를 함부로 쓰고 버려도 되는 소모품 취급하고 있음을 다시 한번 여실히 보여준다. 더 값싸게 쓰고 버리려는 또 다른 비자 정부는 자본의 소원대로 E-7-3비자의 임금요건을 매년 완화해 올해는 최저임금과 같으며, 자본은 현대중공업처럼 수십만 원을 임금에서 공제해도 제재받지 않는다. 이주노동자들은 잔업이나 특근이 없는 달 약 200만 원의 월급을 받으며 고되게 일하다 쫓겨날 뿐이다. 그런데도 정부와 자본은 노동자 분열 조장과 하향평준화에 열 올리며 더 값싸고 손쉽게 노동력을 충원하기 위해 지역 광역형 비자, 울산형 고용허가제를 새로 만들려 한다. 김현주 센터장은 울산시가 새로 도입하려는 ‘지역형 광역비자 시범사업’(E-7-3, 510명)과 ‘울산형 고용허가제’(조선 5개 직종 E-9, 280명) 계획을 중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선업 자본을 위해 “이주노동자를 E-7-3제도의 희생양”으로 내모는 계획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공교롭게도, 울산시가 새롭게 추진하는 비자 규모가 현대중공업 직영 계약직으로 일하는 E-7-3 이주노동자 800명과 같다며 “새로운 비자 도입이 아니라 현재 여기 와 있는 이분들에게 살길을 열어주는 게 먼저”라고 강조했다. 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 오세일 부지회장은 정주노동자 고용보장을 원청이 책임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주노동자를 도입하고 사용한 현대중공업이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점을, 윤태현 사무장은 새로운 비자 추진 등이 원청에서 실질적으로 직영 계약직을 없애 아웃소싱하려는 의도로 보인다며 현대중공업이 그 책임을 져야 한다고 뜻을 모았다. 이주노동자들은 “우리는 언제 다시 일할 수 있을까요? 일자리를 어디에서 어떻게 구할 수 있나요? D-10비자 없는 사람은 빨리 만들도록 도와주세요. 그리고 D-10비자 받는 사람들이 일할 수 있게 도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주노동자와 손잡자 취재진은 다른 이주노동자들이 이런 내용을 아느냐고 물었고, 이주노동자들은 “현대중공업은 커뮤니티를 금지하고, 커뮤니티에 참여하면 집에 보내 버린다”고 증언했다. 지금도 이주노동자들은 체류에 필요한 생활, 업무, 미래에 대한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받지 못한 채 저임금 고강도 노동에 시달리며 일상적 고용불안에 떨고 있다. 아프다고 말하면 재계약이 안 될까 봐 참다가, 일요일이 되어서야 울산이주민센터 진료소를 찾기도 한다. 이주노동자에게만 식비를 받으니, 돈을 아끼려 구내식당에 가지 못하기도 한다. 이런 현장에서 일하던 직영 이주노동자들이 이제 거리로 내몰리고 있다. 자본주의 쇠퇴기, 격화하는 경제위기에 따라 더 악랄해지는 자본의 착취는 이주노동자만을 향한 것이 아니다. 정주노동자가 열악한 처지에 놓인 이주노동자를 탓하거나, 이주노동자들의 고통에 무관심해서는 안 된다. 이주노동자를 ‘우리와 다른 존재’로, 이주노동자의 문제를 별개의 사안으로 취급하며 분열해서는 안 된다. 단결투쟁으로 정주노동자와 이주노동자를 용접해야 한다. 그러할 때 조선소 전체 노동자 착취도를 높이며 생명과 존엄을 위협하는 자본에 맞서 노동자의 권리를 지킬 수 있다. 이주노동자는 소모품이 아니다! 정부와 자본은 이주노동자를 미등록으로 내모는 야만적 해고를 당장 멈춰라! E-7-3 이주노동자의 적정기간 고용을 보장하라! 계약만료 노동자에 대한 재교육과 재취업을 보장하라! 사업장 변경·이동의 자유를 보장하라! 저임금과 차별 대우를 중단하라! 빚더미를 안고 타국에서 해고된 채 자신의 목소리를 낸다는 건 보통을 용기가 아닐 것이다. 이들은 자신의 억울함을 증언하며 다른 이주노동자들 맨 앞에 서서 연대를 호소했다. 라면을 먹으며 버티지만, 노동자로서 당당히 자신의 권리를 말한 동지의 손을 잡자. 뜻있는 울산지역 노동자 활동가들이 구체적 연대 방안을 모색할 것이다. 정부와 자본의 이주노동자 차별에 맞서자. 국적과 인종을 넘어, 일하며 살아가는 전국 노동자 민중이 단결 투쟁하자.2025-04-17 | 조회 4,490 -
윤석열 파면, 현장의 목소리4월 4일, 노동자 민중이 윤석열을 파면했습니다. 파면 소감과 앞으로의 투쟁에 대한 의견을 몇 분 동지들께 들었습니다. = 현중사내하청지회 해고노동자 윤태현 - 될 게 된 거다. 당연한 파면이다. 선택지는 둘이었다. 법으로 파면시키는 것과 노동자 시민들이 직접 끌어내는 거였고 오늘 파면되었다. - 아직 많은 일이 남아있다. 내란세력 청산이 남았고 세상을 바꾸는 2차전이 남아있다. 새로운 국면에서 마음을 가다듬고 투쟁으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각 시에만 총파업이 필요했다고 보지 않는다. 거대 양당 체제에서 노동자들이 목소리를 내려면 더 강력한 투쟁과 총파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현중사내하청지회 해고노동자 변주현 - 윤석열 파면 선고를 듣고 나서 기뻐서 눈물이 났다. 한시름 놨다는 기분이었다. 함께 고생한 동지들이 생각났고 가족들도 생각났다. - 하지만 기쁨도 잠시 노조 사무실로 돌아가는 길에 현대차 해고자 이수기업 안미숙 동지가 연행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리고 고공농성 동지들의 성명이 올라왔다. 그리고 여전히 공장에 들어가지 못하는 우리의 처지가 보였다. 파면 전에도 ‘윤석열 없는 세상’, ‘다시 만날 세상’ 만들어가자 했지만, 막상 되고 나니 막막하다. 파면된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이며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이대로 민주당이 집권하면 친자본 정책으로 또 우리 노동자들이 고통스러워질 텐데 파면됐으니 할 거 다 했다고 민주노총이 손 놓을까 봐 걱정된다. 우리가 빼앗긴 것들을 되찾고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라도 아직은 긴장을 놓아선 안 되겠다. = 말벌 동지 - 너무 기쁩니다. - 하지만 우리가 바꿀 세상은 이제 시작이기에, 도취되지 말고 이제 혐오에 기반한 정치를 몰아내기 위해 차별금지법 입법 투쟁이 시급하다고 생각합니다. = 빵과장미 동지 - 윤석열 당선될 때 터진 울음이 파면의 날 기쁨의 눈물로 이어졌네요. - 막막한 세상을 뚫고 더 나은 곳으로 향하는 우리, 낮은 곳에서부터 손잡고 함께 틈을 냅시다! = 공공운수노조 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노동자 - 윤석열 파면은 너무나 당연한 결과였기에 불안(파면 안 될까)하지 않았고, 대통령에 당선된 사실부터가 잘못된 일이었기에 지금이라도 바로잡을 수 있게 된 오늘이 행복한 날입니다. - 갈라진 민중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 무너진 상식을 바로 잡고, 철탑 위에(고공에) 있는 노동자들이 다시 땅을 밟을 수 있게 하는 투쟁이 필요합니다. 노동자가 살고,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만들 수 있는 희망찬 투쟁을 하겠습니다. = 현대차비정규직지회 이수기업 해고노동자1 - 12.3 이후로 코앞에 노동자의 권리를 내세우기보다는 계엄으로 불합리한 상황을 바로잡기 위한 투쟁이 급선무였다. 이제 윤석열이 파면되었다. - 이제 일상으로 돌아왔다. 노동자의 권리를 되찾는 투쟁에 힘을 싣고 좀 더 노동자의 힘을 모을 수 있는 투쟁을 만드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한다. = 현대차비정규직 이수기업 해고노동자2 - 윤석열 파면은 당연하다. 그의 죄가 한둘이 아니다. 윤석열 파면 시간을 끈 건 헌법재판소가 잘못한 것이다. 노동자와 시민이 외치니 그마나 일주일 빠르게 판결이 났다고 생각한다. - 파면되었다고 끝난 게 아니다. 내란세력이 남아있다. 자본도 내란세력 잔재다. 일터에, 도처에 윤석열이 많이 남아있다. 내란세력을 다 몰아내기 전까지는 계속 투쟁해야 한다. = 말벌 동지 - 후련함 반, 앞날 걱정 반입니다. 가장 커다란 걸림돌이었던 윤석열을 우리 손으로 뽑아냈다는 사실은 분명 기뻐해 마땅한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윤석열 퇴진 시위라는 구심점이 사라진 뒤에도 시민과 투쟁하는 노동자 사이의 연대가 이어질 수 있을지 걱정됩니다. - 우리는 저마다 모두 노동자입니다. 노동권 쟁취를 위한 싸움은 불의에 맞선 시민의 연대가 아닌 우리 자신의 요구를 관철시키는 것입니다. 윤석열 없는 사회에서는 연대시민 말벌로부터 스스로를 조직하고 투쟁하는 꿀벌이 됩시다. 밖에서 건네는 손이 아니라 일터 안에서 내뻗는 손이 됩시다. = 현대차 노동자 - 사람들이 잘 모를 때는 그 사람이 잘하겠지 하며 선택합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사람들을 힘들게 하고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사람들은 진실을 알게 되었고 탄핵과 파면을 선택했습니다. 권력을 가져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가 보여줬습니다. 만약 다음에 선택된 대통령이 똑같은 잘못을 하면, 우리는 또다시 언제든 나설 수 있게 늘 올바른 노동자의 눈으로 지켜봐야 한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 양당 정치의 결과는 또다시 우리의 선택을 좁게 만듭니다. 그렇다고 지금 당장 혁명적 투쟁을 만들지 못하니 결국 누군가는 권력을 가질 것입니다. 또한 탄핵 정국에서 생존과 자신 삶에 목숨 걸고 투쟁하는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이 땅의 모든 저항하고 투쟁하는 노동자의 투쟁이 이제는 승리하기 위해 들뜨지 말고 탄핵 때보다 더 크게 연대해야 합니다. 그리고 극우세력의 준동에 대해 우리의 대책이나 방비를 해야 하겠습니다. = 대학원생노동조합 김홍주 - 우리는 내란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그 수괴의 범죄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썩은 병폐들을 드러냈고, 핍박 받던 소중한 생명들이 있음도 배웠다. 그래서 힘들었지만 그만큼 가치 있는 투쟁이었다. 윤석열 파면은 앞으로 이룰 사회대개혁의 초석이 되어야 한다. -내란수괴의 거듭된 거부권 행사로 인해 가로막힌 노조법 2조, 3조 개정이 가장 시급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실질적인 사용자가 교섭에 나오도록 하고, 노동조합의 쟁의행위를 임금협상 이외에도 포괄적으로 인정하도록 하며, 쟁의행위를 무력화하기 위한 기업의 무분별한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해야 한다. = 희망연대본부 저축은행중앙회 통합콜센터 노동자 - 동트기 전이 가장 어둠이 짙은 법. 계엄의 밤 이후 가장 어둡던 4개월을 함께 견디며 새벽을 맞이한 우리가 자랑스럽습니다. 옳음을 포기하지 않았던 모든 국민의 승리입니다. - 노동자는 일터로, 내란범은 감옥으로! 누구도 차별받지 않는 대한민국으로! 고공동지들(세종, 옵티칼, 거통고) 모두 일터에서 지상에서 우리와 함께 일상을 영위해야 합니다. = 자동차부품사 노동자 - 윤석열 파면은 당연한 결과다! 노동자민중의 투쟁의 결과물이다! 노동자들은 식당에서 11시 22분 TV를 통해 파면을 확인한 순간 환호와 박수로 식당공간을 가득 채웠다. 123일의 긴 투쟁이 22분이라는 짧은 시간의 판결로 갈음된다는 것이 허탈하기도 했다. - 이제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야 한다. 잘못된 사회구조와 법제도를 모두 갈아엎고 “노동자 민중이 오롯이 주인되는 세상! 고통받지 않는 세상!”을 위해 노동자 민중의 힘으로 국가권력을 장악해야 한다. 노동자 민중 항쟁으로 노동자 민중이 살기 좋은 세상을 건설하자!2025-04-05 | 조회 15,905 -
현대차의 이수기업 해고노동자 폭력탄압을 규탄한 1박2일 농성투쟁!거듭된 자본의 폭력 3월 13일 16시, 현대자동차 재벌 자본의 경비대가 현대차 울산공장 정문 앞에 열린 현대차 비정규직 이수기업 정리해고 규탄 집회 앞에 도열했다. 매우 커다란 문 안쪽과 무대 앞쪽, 그리고 정문 안까지 2백 명쯤 되는 숫자였다. 그리고 이들은 정리해고를 규탄하고 복직을 촉구하는 집회가 마무리되고 인도에서 이수 노동자들이 농성용 천막을 펼치자 득달같이 달려들어 천막을 부수고 빼앗았다. 그리고 갑자기 나타난 1톤 트럭에 실어 보낸 후 정문을 봉쇄했다. 사진: SNS라이브(상: 촬영자 미상 / 하: 정승철) 3월 14일 새벽 5시 30분, 현대차 경비대는 갑자기 정문을 열더니 밤새 문 앞에 있던 이수 노동자들에게 달려들었다. 또다시 폭력으로 노동자들을 마구 밀쳐냈다. 이것이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를 대하는 재벌 자본의 방식이다. 자본은 수십 년 일한 이수기업 노동자들을 하루아침에 정리해고하는 것도 모자라 불법 폭력마저 불사하며 노동자를 짓밟았다. 경찰은 그런 행위를 뻔히 지켜보면서도 경비대를 현행범 체포하지 않고 오히려 노동자, 시민들에게 연행을 경고하는 방송을 해댔다. 항의 철야농성 이로 인해 현대차 비정규직 이수기업 노동자의 정리해고 철회, 고용승계 쟁취 집회에 참석했던 노동자와 연대 시민들은 자본의 탄압에 분노하며 철야 농성에 들어갔다. 현대자동차 원하청 노동자, 금속노조 간접고용 사업장 대표자와 현대그린푸드 등 현대차 비정규직단위들, 울산지역 노동자와 단체 동지들, 트위터를 보고 전국에서 온 말벌 동지들, 부산지역 여러 노동자 등은 현대차 정문 앞에 모여 현대차 자본의 폭력탄압과 경찰 비호를 규탄했다. 밤에도 늦게 소식을 듣고 달려온 노동자와 연대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며 자본의 공장 문 앞에서 짓밟혀버린 민주주의에 분노했다. 사진: 현중사내하청지회 이수기업 안미숙 동지,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김형수 동지, 현대차 공동행동 김현제 동지, 금속노조 조직국장 진환 동지가 차례로 사회를 보고 이수기업 해고노동자들부터 연대한 노동자와 말벌 동지 등이 자유발언을 이어가며 ‘연대의 힘’으로 현대차 자본에 맞서자는 의지를 불태웠다. 말벌 동지들이 현대차를 규탄하는 포스트잇을 굳게 걸어 잠긴 철재문과 경비대가 보이는 유리창 등에 부착했다. ‘이수기업해고자 복직시켜라’, ‘2025년에도 백골단? 구사대? 폭력자본 규탄한다’, ‘윤석열 파면 구속!’. 나중에 경비대 몇 명이 뛰쳐나와 자신들이 보이는 유리창에 붙이지 말라는 작은 소동도 있었다. 유리창에 여러 개 붙은 글은 “부끄러운 줄 알라”였다. 옵티칼과 세종호텔, 전국에서 찾아온 연대 성주에서 사드 반대 투쟁을 벌이는 주민이신 ‘싸람’의 기록자 손소희 동지께서 옵티칼하이테크지회 고공농성자 박정혜 동지의 전화를 연결해주셨다. 그리고 세종호텔 고공농성자 고진수 동지의 전화도 연결되었다. 해고에 맞서 하늘에서 싸우고 있는 동지들은 트위터 라이브 방송을 보면서 이수투쟁에 함께하고 있었다. 현대차 자본을 꾸짖으며 연대의 마음을 전하고 함께 싸워서 함께 현장으로 돌아가자는 힘찬 투쟁발언을 해주었다. 농성자들은 “옵티칼도 승리하고 이수노동자 승리하자!”, “정리해고 박살내고 현장으로 돌아가자!”는 구호로 화답했다. 현대중공업지부 대의원 수련회에 참가하던 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가 방송차를 끌고 결합하고 나서는 더 힘찬 분위기가 되었다. 노동자들의 앰프 소리가 커지자, 경비대가 정문 안쪽에서 큰 음향장비를 끌고 나오더니 가요를 틀기 시작했다. 이 상황이 어이없었던 대오는 양방향에서 투쟁가와 구호로 응수했다. 그랬더니 경비들이 슬그머니 음악을 껐고 농성자들은 한바탕 웃을 수 있었다. 자정이 되기 전에는 ‘진짜 사장이 나와라’ 율동을 배우면서 차가운 밤공기를 이겨냈다. 0시 10분 퇴근시간에 경비대가 문을 조금 열어 대오는 퇴근하는 노동자들을 만나면서 현대차 자본의 폭력 탄압과 이수노동자 투쟁의 정당성을 알렸다. 많은 퇴근자가 ‘수고 많으십니다’는 격려와 인사로 이수기업 투쟁을 응원해주었다. 탄압이 불어넣은 투쟁 결의 이수기업 34명 노동자가 일하던 자리는 1차 하청 비정규직 공정에서 ‘촉탁계약직’ 공정으로 바뀌어 고용불안이 더 심해졌다. 현대차는 약 7천 명 직접고용 촉탁계약, 약 1만 4천 명의 비정규 일자리와 갈수록 줄어드는 정규직 자리로 노동자를 갈라치기하며 비정규직 초과착취를 강화하고 있다. 이수기업 정리해고는 불법파견 은폐, 비정규직 확대만이 아니라 앞으로 자본의 이윤을 위한 광폭한 구조조정이 일환이기도 하다. 이에 맞선 저항에 자본은 변함없이 구사대 폭력을 휘둘렀다. 그런데 자본이 잘못 건드렸다. 이수기업 노동자들은 덕분에 자본을 향한 분노가 고조되었고 부족했던 투쟁을 절감하며 더 큰 투쟁의 결의를 다졌다. 특히 1박 2일 동안 약 2백 명의 노동자·시민이 직접 연대하고 SNS를 통해 수천 명이 응원하는 모습을 보면서 큰 자신감을 얻었다. ‘이수기업 정리해고 철회 및 고용승계대책위원회’는 3월 14일 오전 10시 기자회견에서 해고자에게 폭력을 가한 현대차 원청의 사과와 책임 처벌, 고용승계를 요구했다. “천막을 치려던 땅이 현대차 것이냐! 자신이 법인 양 천막을 폭력 강탈해갔다. 하지만 많은 노동자, 말벌 동지가 연대했다. 우리가 승리할 것이라는 확신을 또 한 번 가졌다. 반드시 승리할 것이다.” 현대차 정문에 울려 퍼진 이수 해고자 안미숙 동지의 목소리와 이수노동자들의 눈빛은 단호했다. 더 힘찬 단결과 연대로 현대차 공장 앞에서 짓밟힌 생존권, 짓밟힌 민주주의를 되찾자. 이수 노동자들은 다음 투쟁을 기약하며 다시 공장 앞과 윤석열 퇴진 광장에 선다. 윤석열은 감옥으로! 해고자는 현장으로!2025-03-14 | 조회 14,278 -
[연설문] 250311 광화문 민주노총 대표자 집회 - 금속노조 울산지부 현대글로비스울산지회 김미옥 지회장내란수괴 윤석열이 풀려난 비상한 상황입니다. 이제 윤석열의 파면도 불투명해진 상황입니다. 노동자 민중의 피로 쟁취한 민주주의가 위태롭습니다. 노동자 민중이 투쟁으로 쟁취한 모든 민주적 권리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습니다. 이런 비상하고 위태로운 상황을 노동자 투쟁으로 돌파해야 할 때입니다. 만일 계엄과 내란이 면죄되고 윤석열이 복귀한다면, 내란·극우세력은 노동자와 민중을 상대로 무슨 끔찍한 일을 벌일지 모릅니다. 지금의 윤석열과 내란·극우세력은 12.3 비상계엄 당시의 그들이 아닙니다. 이들은 모든 정치적 권리와 조직적 성과를 파괴하는 파시즘으로 세력화되고 있습니다. 내란·극우세력은 자본가들과 함께 노동조합과 노동자의 삶을 짓밟을 것입니다. 장애인, 이주민, 성소수자, 여성 등 사회적 소수자들을 가장 참혹하게 공격할 것입니다. 내란·극우세력이 판치는 야만적 세상, 착취와 억압의 시대가 닥칠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지금까지 누렸던 삶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일상을 멈추는 결단이 필요합니다. 노동자 민중이 피로 쟁취한 권리와 자유를 지키기 위해, 노동자가 투쟁의 광장을 열어야 합니다. 내란수괴 윤석열 파면, 내란·극우세력이 청산될 때까지, 노동자의 모든 힘을 동원해야 합니다. 노동자가 할 수 있는 모든 투쟁 수단을 단호하게 동원해야 합니다. 노동자의 권리와 민주주의는 자본가 정당의 정치, 사법부의 판결, 검찰·경찰의 호언장담이 지켜주지 않습니다.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더 이상 기다려서는 안 됩니다. 노동자 투쟁으로 윤석열을 확실하게 끌어내려야 합니다. 노동자 투쟁으로 국민의힘 해체, 검찰 해체, 내란·극우세력을 청산해야 합니다. 이곳에 모인 금속노조 동지들! 내일 현장으로 돌아가면 다시 조합원과 함께 광장으로 나갑시다. 거대한 노동자의 힘으로 내란·극우세력을 압도합시다. 우리 모두 긴급하게 파업할 태세를 갖춥시다. 만일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탄핵을 기각한다면, 그 즉시 공장을 멈춥시다. 민주노총과 금속노조는 즉각 총파업을 조직하고, 노동자 민중과 함께 전국적 항쟁을 일으킵시다. 또한 헌법재판소가 윤석열을 파면했을 때, 내란·극우세력이 준동한다면, 민주노총과 금속노조가 사회적 총파업을 조직해 내란·극우세력을 완전히 청산하고 사회대변혁의 길로 나아갑시다. 노동자들이 이 사회의 주인이 누구인지를 똑똑히 보여줍시다. 윤석열과 내란·극우세력에게 우리 모두의 미래를 내맡길 수 없습니다. 노동자 총파업과 전국적 항쟁으로 내란수괴 윤석열과 국민의힘, 내란·극우세력을 몰아낼 때에만 노동자 민중의 더 나은 미래를 열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 힘차게 외쳐봅시다. 노동자 총파업으로 내란을 끝장내자! 윤석열을 파면하라!2025-03-12 | 조회 2,266 -
광장과 현장의 연결, 그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믿는다!최근 공공운수노조 마사회지부가 작은 승리를 일궈냈다. 이 작은 승리가 노동자들이 나아가야 할 길을 비추고 있다. 한국마사회시설관리는 한국마사회의 자회사로 문재인 정부의 기만적인 공공부문 정규직화 정책으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노동자의 현실은 용역업체 소속이었을 때와 달라지지 않았다. 투쟁 없이 노동자의 삶은 바뀌지 않는다는 진실은 그대로임을 우리는 또 한 번 상기해야 한다. 여성다움을 강요하는 외모 통제 마사회시설관리는 <고객응대 표준메뉴얼>로 노동자들의 외모를 통제해 왔다. 목걸이는 1cm 이하 한 개, 귀걸이도 귓불 1cm 이하 한 개만 착용하라고 했다. 염색 가능한 색깔, 립스틱 색깔, 머리카락 길이, 손톱 모양 등 노동자의 온몸을 통제했다. 실제로 지난 12월 한국마사회 수원지사의 관리자들은 한 여성 노동자에게 귀걸이를 떼라는 인권 유린을 자행했다. 모욕감을 느낀 해당 여성 노동자는 마사회지부 수도권지회 지회장에게 이 사실을 알렸고 지부가 대응에 나섰다. 회사는 노동자들이 “이 메뉴얼에 사인을 했다”라고 거짓말을 하면서 상황을 슬쩍 모면하려 했다. 마사회지부는 연대를 조직했다. 3.8 여성파업 조직위원회가 마사회에 항의 메일, 항의 문자 보내기 등 온라인 행동을 조직했다. X(구 트위터)에서 분노의 여론이 만들어졌다. MBC를 비롯한 여러 언론에 알려졌고 공공운수노조와 많은 노동시민단체가 규탄 성명을 냈다. 회사는 메뉴얼에서 외모 통제 부분을 빼고 수습하려 했으나 지부는 전면 폐기와 책임자 징계, 피해자 보호조치를 요구하며 회사를 더 압박했다. 결국, 회사는 메뉴얼 폐기, 피해자 보호 조치, 관련자 문책을 받아들였다. 또한 지부와 계속 협의하자고 하며 물러섰다. 외모와 용모에 대한 통제는 마사회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수많은 서비스 노동자가 이런 통제를 강요당하고 있다. 자본가들은 이윤을 끌어올리기 위해, 고객의 요구를 무조건 수용하기 위해 서비스의 개념을 노동자의 외모로까지 확장한다. 이런 통제 때문에, 노동자들은 정해진 틀에 더욱 자신을 옭아매고 자본에 순종하게 된다. 나아가 이런 통제는 여성들에게 ‘여성다움’을 강요하며 성차별 인식을 조장한다. 노조 탄압, 노동자 줄 세우기 마사회지부는 근무평가제도를 개선하기 위해서도 싸웠다. 회사는 마사회지부 수도권지회 김현주 지회장에 대한 근무평가점수를 D등급(최하위 등급)으로 매겼다. 노동조합 활동 시간을 적극 활용하는 지회장에 대한 탄압이고, 노동조합에 대한 탄압이었다. 근무평가점수는 임금과 승진에 영향을 미친다. D등급 3회 이상이면 정년 연장에 불이익을 주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회사는 근무평가제도를 노동조합과의 성실한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만들어 노동자를 갈라치고 줄 세우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해 왔다. 김현주 지회장은 지난 1월 23일 조합원들과 함께 1인 시위와 정문 앞 선전전을 시작했다. 근무평가제도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해서 조합원들의 의견을 들었다. 조합원들과 함께 투쟁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설문 결과 대부분의 조합원은 근무평가의 절차나 기준, 내용을 몰랐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지부는 설문 결과를 회사에 전달했고, 회사의 입장은 궁색해졌다. 마사회지부는 집회신고를 내고 천막농성과 집회개최 등 투쟁을 확대할 계획을 세웠다. 외모통제를 강요하는 고객응대 메뉴얼 폐지 투쟁과 근무평가제도를 개선하기 위한 투쟁을 하나로 결합해 투쟁하려고 했다. 회사는 또 물러섰다. 절대평가 실시, 평가결과 개별 통보, 평가자 교육 실시, 평가자 확대, 이의제기 절차 개선, 근로시간 면제, 사용자에 대한 평가 기준 마련 등 다양한 의견을 청취했고, 평가제도 개선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근무평가를 임금과 승진에 연계시키지 않는 방향으로 노동조합의 원칙을 세우고, 이후 다시 회사와 협상을 해야 하는데, 꿈쩍도 하지 않았던 회사의 입장이 바뀌게 만든 것은 큰 성과다. 광장과 현장의 연결 이번 마사회지부의 투쟁은 광장 퇴진 투쟁에 나선 수많은 시민이, 2030 여성들이 직접 현장에 찾아와 연대한 투쟁은 아니었다. 온라인에서만 연대가 조직됐다. 이것만으로도 회사는 큰 부담을 느꼈다. 회사가 물러서지 않았더라면 마사회지부는 더 큰 연대를 만들기 위해 더 많이 알렸을 것이고, 광장에서 투쟁하고 있는 수많은 노동자 민중이 직접 연대했을 것이다. 지금 ‘말벌 동지’로 불리는 광장의 노동자 민중이 투쟁사업장 승리를 위해 전국 곳곳에서 수많은 연대를 만들어 가고 있다. 구미 옵티칼하이테크지회 투쟁 승리를 위한 희망뚜벅이, 거제통영고성하청지회 투쟁, 세종호텔 투쟁, A학교 성폭력 해결을 위한 지혜복 교사 투쟁, 주얼리분회 투쟁에 연대 물결이 밀려들고 있다. 대구 태경산업, 부산 서면시장번영회지회 투쟁 등 지역에서도 크고 작은 연대 물결이 있다. 극우들의 끊임없이 준동하고 있고, 2030 청년의 일부가 윤석열 탄핵 반대에 나서고 있지만, 그들을 능가하는 2030 청년들의 에너지가 있다. 워낙 다양한 청년과 시민이 퇴진 투쟁에 나서고 있기에 뭉뚱그려 얘기할 순 없지만, 2030 청년의 상당수는 특수고용 노동자, 프리랜서 노동자, 1인 자영업자로 불안정 노동을 하고 있다. 그들은 실업과 가난의 위협에 허덕이며, 투쟁해야만 스스로의 삶도, 모두의 삶도 바꿀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 그들은 착취 받고 짓밟히는 노동자들, 차별과 폭력에 신음하고 있는 가난한 민중의 현실에 깊이 공감하며, 윤석열 퇴진을 넘어 새로운 세상이 열리길 바라고 있다. 미조직 불안정 노동자들이 대개 그렇듯 이들도 노조를 만들기 어렵다. 민주일반연맹 누구나지회로 가입한 미조직 노동자들이 있고 노조 가입에 대해 고민하는 노동자들이 있긴 하지만, 당장 뭉칠 수 있는 방법이 많지는 않다. 이들이 연대하는 공간이 투쟁사업장인 것은 아주 자연스럽다. 그동안 쌓여 있던 분노가 워낙 크고 경험도 쌓였기 때문에 윤석열이 파면되더라도 연대의 물결은 쉽게 약해지지 않을 것이다. 지금 퇴진 투쟁 국면에서 적지 않은 노동자들도 무언가 큰 변화가 시작될 수 있겠다고 느낀다. 막연한 기대가 아니다. 한국 사회가 격동하고 있기 때문이고, 그동안 볼 수 없었던 민주노조운동에 대한 지지와 연대의 물결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조직되어 있는 노동조합과 광장의 미조직 노동자, 2030 청년들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퇴진 이후에도 투쟁을 확산시킬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이제 내가 서 있는 현장에서도 제대로 된 투쟁을 만들어내자 문재인 정부 시절로 돌아가 보자.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금호타이어, 한국지엠, 대우조선(현 한화오션) 등에서 대규모 구조조정이 펼쳐졌다. 태안화력 고 김용균 님이 컨베이어벨트에 끼여 참혹하게 죽는 등 중대재해는 끊이지 않았다. 그런데도 노동자들은 제대로 싸우지 못하고 계속 밀렸다. 수많은 비정규직이 여전히 조직되지 못했기 때문이었고, 다른 한편으로 조직된 정규직 운동이 후퇴를 거듭해 왔기 때문이다. 게다가 촛불을 찬탈한 문재인 정부를 ‘촛불’ 정부로 잘못 인식함으로써 노동자들의 계급의식도 퇴보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직 확대가 투쟁의 분출로 이어지지 못했다. 이런 잘못된 경험을 되풀이하지 말자. 도약의 계기를 놓치지 말자. ‘민주노조운동 혁신’을 기치로 활동하는 노동자들이 먼저 용기를 내야 한다. 관료주의 질서 안에 갇히지 말고, 투쟁을 회피하는 상층 지도부에 굴복하지 말고 현장의 목소리를 대변해야 한다. 현장의 수많은 이야기를 쏟아내야 한다. 이제 내가 서 있는 현장에서도 제대로 된 투쟁을 만들어내자. 더불어 미조직 노동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노조에 가입할 수 있도록 과감하게 문호를 열고 미조직 노동자들의 이해를 전면적으로 대변해야만 한다. 이것은 미조직 노동자만이 아니라 조직 노동자의 자기 방어력을 높일 수 있는 길이다. 미조직 노동자와 단결하지 못해 고립된 조직 노동자들은 결국 정부와 자본의 입체적 공격 앞에 제대로 맞설 수 없기 때문이다.2025-03-02 | 조회 6,137
